SNS의 열 가지 얼굴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이재현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1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가 서울이라는 도시로 보이니 ? :








공포 특급 : 오세훈과 도시










 

 

내가 공포 영화를 즐겨 보기 시작한 동기는 " 매우 " 불손했다. VHS 시절, 비디오 대여점에서는 신간 대여료가 2000원이었던 반면에 신간을 제외한 공포 영화는 대여료가 1000원에 세 개'였다. 무엇보다도 신간은 대여 기간이 1박'이어서 한 번에 서너 개씩 빌렸던 나는 대여료보다 비싼 연체료를 내거나 보지도 못하고 반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에 반해 신간을 제외한 공포 영화는 대여 기간이 무려 열흘이었다. 말이 열흘이지 열흘을 넘겨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때부터 대여점 한쪽 구석에 먼지 쌓인 채 방치된 공포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도 없었다. 진열장에 나열된 순서대로 3개씩 뽑아서 집으로 모셨다. 처음 세 편을 보고 나자 비디오 대여점 주인이 왜 공포 영화를 박리다매로 대여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한 마디로 그, 지, 같,(았), 다. 그럴 때마다 나는 SF 작가 테어도어 스터젼이 했던 말을 상기하며 스스로 자위했다.  " SF의 90%는 쓰레기다. 하지만 다른 모든 것의 90%도 쓰레기다. "  나는 쇼파에 앉아서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내가 고른 작품은 공교롭게도 90%에 해당되는 작품이었을 거야. 9편까지는 정말 쓰레기'였다.  드디어 10번 째 관람.

쓰레기'였다. 뭐냐 ?  이 어처구니없는 확률은. 모난 돌에 정 든다는 속담이 있다. 그 사이 나는 싸구려 공포 영화와 정이 든 모양이었다. 참고 견디는 순간이 오더니 어느덧 그 세계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1년 동안 공포 영화를 집중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아 !  무릎 탁 치고 아아, 했다.  영화 모임에서 사람들이 공포 영화 장르를 조롱할 때마다 나는 괄약근에 힘을 주며 말했다. " 공포 영화,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군가를 위해 피 흘린 적 있는냐 ? " 범죄 영화를 포함한 공포 영화 장르는 < 곳 > 에 대한 이야기'다.

범죄 영화(미스테리,스릴러 장르)는 " 그곳에 있었느냐 ? " 는 질문으로 시작하는 장르이고 공포 영화는 " 왜 그곳에 갔는가 ? " 고  탓하는 장르이다. 공포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성격이 비슷한 두 장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 알리바이 " 다. 알리바이'는 alius ( 다른 ) + ibi ( 거기에 ) 를 합친 것으로 " 다른 + 곳에 " 라는 뜻이다. 그러니깐 용의자가 살인이 일어난 곳'에 없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알리바이'다. 현장부재증명/現場不在證明'은 곧 타소존재증명/ 他所存在證明'을 의미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 A 라는 곳에 내가 없었음(부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B 라는 곳에 내가 있었음(존재)를 증명 " 하면 된다. 

예를 들어 종로에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했을 때 같은 시간대에 영등포에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면 알리바이는 성립되는 것이다. 형사가 당신에게 묻는 것은 범죄 현장이 아니다. 반면, 공포 영화는 가지 말라고 수없이 경고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간 희생자를 탓하는 장르'다. 거봐, 가지 말라고 했잖아 ?  아닌게 아니라, 관객인 우리는 영화 속 희생자가 소리 나는 벽장문을 열려고 다가갈 때(혹은 지하실 문을 열고 내려가려고 할 때) 동시다발로 소리친다. " 왜 거기를 가냐고요, 가지 말라니까요 !!!!!! "   공포 영화 대여료에 투자한 돈이 얼추 2,3만 원이 되자 내 눈에 < 장소성 > 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정도 비용을 투자하고 철학적 개념 하나를 얻으면 훌륭한 가성비가 아닐까. 누가 공포 영화나 범죄 영화를 하위 장르라고 흉보는가 !   내가 < 거기(곳) > 를 크게 장소와 공간으로 분류했다면 인류학자 마르크 오제는 장소와 대비되는 곳으로 공간 대신 "비장소(non-places)" 이라는 개념을 끌어들인다. 그가 말하는 비장소는 " 전통적인 장소의 요건인 관계성, 역사성, 정체성을 갖지 못하는 그런 곳을 의미한다 "1). 즉, 사회적 맥락이 끊긴 곳이 바로 비장소'인 셈이다. 그가 내린 정의에 의하면 모텔, 기차역 대합실, 미술관뿐만 아니라 SNS라는 공간도 비장소인 셈이다. 도표로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비장소

장소

환승 transit의 실재물
(임시수용소, 환승객)

주거 residence 또는 거주의 실재물

나들목 interchange
(아무도 다른 사람의 길에 끼어들지 않음)

교차로 crossroads
(사람들이 서로 만남)

여행객 passenger
(종착지가 있음)

여행자 traveller
(자기의 길을 걸어감)

거주지역 housing estate
(더불어 살지 않으며 어떤 곳의 중심도 아님)

유적지 monument
(사람들이 공유하고 기념함)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코드, 이미지, 전략과 결부됨)

언어 language
(입으로 말을 함)

* 출처 : 오제(Augé, 1995), pp.107~108에서 재구성.

[네이버 지식백과] 비장소로서의 SNS (SNS의 열 가지 얼굴, 2013. 2. 25., 커뮤니케이션북스)

  

공포 영화는 대부분 마르크 오제가 명명한 " 비장소 " 에서 이루어진다.  << 13일 밤의 금요일 >> 에 등장하는 청소년 캠프장은 환승의 실재물에 해당된다. 그곳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임시수용소이자 환승객이다. 슬래셔 무비 속 희생자는 대부분 여행객들이다.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실 세계에서 강호순을 비롯한 수많은 범죄자들이 시체를 즐겨 은닉하는 장소로 나들목을 선택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맥락이 끊긴 곳은 위험하다.  내가 오세훈의 디자인 서울 정책을 비판하는 대목은 그가 디자인이라는 이름으로 < 장소 > 를 < 비장소 > 로 리모델링한다는 데 있다.

리모델링한다는 의미는 " 장소의 역사성 " 을 빠르게 삭제한다는 뜻이다.  오세훈은 맛집이 몰려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오랜 역사의 흔적이 있는 골목에 대한 향수 때문에 사람들이 피맛골에 간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는 " 장소는 사랑이지만 공간은 공포 " 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철학이 부재한 탓이다.  서울은 600년이나 된 도시이지만 이젠 그 흔적도 없다. 600년은 고사하고 5년 전 단골 분식점을 찾기도 힘들다. 서울은 빠르게 탈역사화된 공간으로 변했다.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2)가 서울을 두고 "600년 된 도시라는데 마치 30년 된 신도시처럼 느껴진다 " 고 말한 맥락도 서울이 비장소'라는 지적일 것이다.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에 대한 애착이 없다. 애착이라는 것은 과거에 대한 향수 혹은 기억인데 과연 기억할 만한 장소가 남아 있나 의문이다. 기억이 삭제되었으니 서울 사람들은 기껏해야 맛집 정보만 내놓게 된다.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다

 

다시 공포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오자. 내가 空間3)으로 인식하고 마르크 오제가 비장소로 명명한 곳은 더불어 살지 않으며 어떤 곳의 중심도 아닌 곳이다. 그곳은 맥락이 끊긴 곳이요, 속이 빈 공간'이다. 홍대 정문에 세워졌다가 부서진 일베 조각상 제목이 <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다 > 라는 것은 " 어디 " 와 " 데 " 가 모두 < 곳 > 을 지시하는 단어라는 점에서 일베의 비장소성을 지시한다. 그들은 익명성 속에 숨은 여행객이며 일베 사이트는 임시저장소이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귀신이 영토를 점령한 후 소유권을 주장하기 좋은 곳이다. 좀비의 불모지인 충무로에서 << 곡성 >> 과 << 부산행 >> 4)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빠르게 비장소로 변모했다는 불안 심리가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                                       


1) SNS의 열 가지 얼굴, 김재현

2) 오래된 미래의 저자

3) 공간은 한자 구성대로 틈이 벌어지고 텅 빈 곳을 의미한다. 空빌 공 + 間사이 간

4) 영화 < 부산행 > 은 개봉 전부터 화제다. 예고편 조회수가 500만을 넘었다고 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빠 2016-06-25 2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내가 본 리뷰중에 제일 재미있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6 10:36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재미있으면 장땡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최고의 댓글이십니다..

samadhi(眞我) 2016-06-26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공포영화가 ˝안˝ 공포스러워서 못 보거든요. 무섭지? 무서워해야 하는 거야 하고 겁주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안 무섭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6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기죠. 전 공포 영화 웃으려고 봅니다.. ㅎㅎㅎ. 곡성 만든 감독이 곡성은 코미디 영화라고 했을 때 전 고개를 끄덕였슴돠..

수다맨 2016-06-28 16: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겨울에 피맛골에서 곰곰발님과 막걸리 마셨던 기억이 생각나네요. 술집 몇 곳만 간신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뿐, 현수막과 펜스들만 가득했던 그곳 풍경은 곰곰발님이 글에서 말씀하신 비장소, 이것과 딱 맞아떨어져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9 13:28   좋아요 0 | URL
참 황량하죠. 그토록 북적북적대던 피맛골이 폐허가 되었습니다.
이게 다 오세훈의 디자인 서울 정책의 결과입니다. 약깐 또라이 인 것같기도 하고..
 

 

 

 

 

                                 


내가 핫바지로 보이니 ?  :







박유천과 나





                                                                                                         오늘은 " 더러운 이야기 " 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 나 > 에 대한 이야기'이니 이 글은 내 삶의 스포일러'인 셈이다. 기행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그리고 끝난 시점도 알쏭달쏭하다. 아마도 가랑비에 옷이 젖듯 내가 저지른 이상한 행동도 작은 행위들이 쌓여서 만든 결과이지 않을까 싶다.

곤혹스러웠다. 나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볼 때는 반드시 옷을 벗어야 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바지를 벗고 똥 싸야지, 그럼 바지 입고 똥 싸냐 ? "  이보게 ! 누군가 씨, 끝까지 듣게나.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   바지를 벗고 똥을 싸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홀라당 벗어야 한다는 것이다. 바지를 내리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  상의는 물론 양발도 벗어야 했다. 화장실에서 벌거숭이 상태가 되지 않고서는 일을 치룰 수 없었던 것이다. 묻지 마라. 강박 장애'란 딱히 명확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니까. 그냥 내 괄약근이 남들보다 섬세하다고 하자.

진짜 문제는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때 발생한다.  참을 만큼 참았다가 집에 와서 해결하면 좋지만 생리 현상이라는 게......  휴.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  벗었다. 어느 빌딩 공중화장실에 들어간 나는 우선 바지를 벗어고, 다음은 라운드 티셔츠를, 시계를, 모자를, 빤스를, 양말을 벗고 나서야 항문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1평짜리 공간에서는 한 사내가 벌거숭이가 되어 열공하는 우등생처럼 항문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내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사건이 발생했다. 괄약근에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우선 참을 만큼 참을 수 있는가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괄약근으로 쏟아지는 압력의 크기를 가름한 결과 공중화장실에서 해결해야 된다는 메시지가 뇌하수체를 거쳐 좌측 뇌에 전달되었다.     삐리리 ~  당신의 괄약근이 똥의 압력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15분. 집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23분.  결론 : 공중 화장실로 가라 !        나는 교보빌딩으로 들어가 화장실을 찾았다. 문을 열자마자 옷을 벗기 시작했다. 문제는 겨울이라는 데 있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화장실 안에 걸린 옷걸이는 달랑 하나.

부피가 큰 외투를 걸면 끝. 생각 끝에 바지를 옆 칸막이(공중화장실 칸막이는 대부분 위가 뚫려 있다) 위에 걸쳐 두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벌거숭이가 된 나는 변기 위에 앉아 괄약근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후두두두두두두..... 툭 !  불길한 예감. 천장을 보니 칸막이 위에 걸어두었던 바지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솜씨 좋은 소매치기의 짓이리라 ? 후후. 소매치기의 짓일 리 없다. 남이 입던 바지를 훔치는 소매치기는 본 적이 없으니까. 칸막이 위에 걸쳐 두었던 바지가 무게 균형을 잃고 옆 칸으로 떨어진 것이다. 후두두두둑은 바지주머니에서 빠진 동전이 떨어지는 소리였고, 툭은 바지가 떨어지는 소리였다.

화장실에 휴지가 떨어질 때보다 천 배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나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 장고에 장고에 장고를 거듭했다. 똑, 똑, 똑 ! " 여보떼여 ? " 화장실 칸막이를 사장실 문처럼 조심스럽게 두들겼다. 응답하라, 옆 칸에서 똥 싸는 이여 ! 응답하시라 ~ 하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옆 칸막이에는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리스 비극에 대한 정의를 10자평으로 요약하자면 " 엎친 데 덮친 격 " 인데 내 꼴이 그러했다. 이런 쉬이이이이이발 !  내 입에서 무의식적으로 욕이 튀어나왔다. 화장실에서 나는 울고 싶었고 고독했다. 일단 용무를 마치고 옷을 입었다.

바지만 빼고. 영락없이 바바리맨이라. ① 아무도 없을 때 화장실 문을 잽사게 열고 옆 칸으로 옮겨 재빨리 잠근 후, ② 그곳에서 바지를 입는다. ③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문을 열고 화장실을 빠져나온다. 끗. 나는 일단 화장실 문에 귀를 기울인 후 사람이 있나 없나를 확인했다. 조용했다. 이때다. 기회는 한 번뿐이다. 다행히도 내 예상은 적중했다. 아무도 없었다. 나는 잽싸게 나와서 바지가 떨어진 칸의 문을 힘껏 열었다. ???????!!!!!   그런데 열리지가 않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곳은 화장실 비품을 두기 위해 건물 사용자가 평소 잠금 장치를 해둔 것이 아니겠는가 ㅡ

라고 해야 재미있겠지만 다행히도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나는 잽싸게 문을 열고 들어가 바지를 입고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나는 다짐했다.  첫째, 벗은 바지는 절대 칸막이 위에 걸쳐 두지 않는다. 둘째, 화장실 옷걸이에 걸어야 할 옷의 우선 순위는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바지가 우선한다. 바지가 안전해야 가족이 화목하고 나아가 나라가 산다. 화장실에서의 기행은 세월이 흐르자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이제는 옷 입고 똥을 싸는 경지에 이르렀다. 스스로 대변스럽게 생각한다. 오타다. 대견스럽게 생각한다. 물론 바지는 내리고 싼다. 여기까지가 더러운 이야기의 전부'다.

이제부터는 이 글을 쓰는 목적에 해당된다. 80년대 슬래셔 무비를 20자 내외로 정의를 내리자면 다음과 같다. " 집 밖에서는 함부로 바지를 내리지 마라. " 80년대 슬래셔 무비가 주는 교훈은 집 밖에 함부로 바지를 내리다가는 괴물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다. 브래지어를 풀지 않는 여자와 바지를 내리지 않는 남자가 최후의 생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교훈은 비단 슬래셔 무비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남성들이여, 밖에서는 함부로 바지를 내리지 마라. 좆되는 수가 있다. 나처럼, 박유천처럼 혹은 슬래셔 무비 속 남자들처럼.  

 


댓글(24) 먼댓글(0)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amadhi(眞我) 2016-06-2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변스러워 즐겁사옵니다. 돈이 어마어마하게 생기면 곰발님을 앉혀두고 계속 이야기해주는 일을 시키고 싶습니다. ㅋㅋㅋㅋㅋ 이런 진상.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21   좋아요 0 | URL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사실 전 눌변가입니다. 말을 재미있게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마... ㅠㅠ

samadhi(眞我) 2016-06-24 12:23   좋아요 0 | URL
대충 얘기해도 다 이해합니다. ㅋㄷㅋㄷ 이야기보따리만 뱃속에 품고 계시면 됩니다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31   좋아요 0 | URL
곰곰 생각해 보니까. 이 이상한화장실 강박 행위는 아마도
옷에 냄새가 베길 것 같아서 한 행동 같기도 합니다. 변기에서 최대한 멀리 옷을 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참... 스스로 등신같단느 생각을 하게 되네요..이거 점심시간에 이런 글 올려 죄송합니다.

samadhi(眞我) 2016-06-24 13:17   좋아요 0 | URL
그렇게 합시다. 출근하기 싫지만 곰발님 책 보려면 일해야겠네요. ㅋㅋ
일단 팬클럽 모임부터 가져야 할 듯해요 ㅎㅎ

samadhi(眞我) 2016-06-24 13:25   좋아요 0 | URL
밥 먹는데 똥 먹는 얘기 좀 해 줘야 하는 거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3:33   좋아요 0 | URL
50만 원씩 저축 요망...


+

전 점심을 안 먹으니 상관없슴..ㅎㅎㅎ

samadhi(眞我) 2016-06-24 13:34   좋아요 0 | URL
뜨허... 다시, 생각을 ^^;

samadhi(眞我) 2016-06-24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곰발님을 돈으로 낚을 수(?) 없을 테니까 그 돈으로 귀한 책들을 수집해서 그 책들로 어떻게 안 될까요? 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29   좋아요 0 | URL
뭐 이게 팔리겠씁니까. 자비 출판을 잠시 고려하긴 했지만 돈으 더 나갈 거 갇더라고요..ㅎㅎ

samadhi(眞我) 2016-06-24 12:43   좋아요 0 | URL
곰발님 팬들용으로만 어떻게 찍어보면 안 되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50   좋아요 0 | URL
팬들이 힘을 모아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주신다면
함 생각해 보겠습니다. 제책비 포함 원고료도챙겨 주시어야 합니다.
난 냉정한 사람임..

peepingtom 2016-06-24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3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로만 완성된 댓글은 어렵습니다. 답글을 달기가...

ㅋㅋㅋㅋㅋㅋ

stella.K 2016-06-24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 역시 곰발님!!!ㅋㅋㅋㅋㅋㅋㅋㅋ
추울 때 공중화장실서 그렇게 일보면 넘추워 나올 것도 안 나올 것 같은데
곰발님은 안 그러시나봐요.ㅋㅋ
그런데 칸막이 밑으로 공간이 있어서 팔만 잘 뻗으면 바지를 끌어 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아무튼 그러길 다행이지 그때마침 누구라도 있었으면 어쩔 뻔했습니까?
더 다행인 건 그 기행이 사라졌다니 정말 다행이어요.

박유천은 좀 안 됐어요.
누가 박유천을 표적삼아 죽이기를 하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솔직히 스타일은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연기를 못해
별로 좋아하지는 않게 되더군요.
아무래도 연예계는 접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거 누굽니까, 개그맨 유상무도 그렇고...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3:31   좋아요 0 | URL
화장실 중에 제일 추운 곳은 제 집 화장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빌딩 화장실 가보십시오. 얼마나 따듯합니까. 난방도 되고...

그런데 전 체질적으로 공중화장실이 굉장히 불편해합니다.
뭔가 좀 찜찜하기도 하고...

목욕탕 가도 왜 의자 있잖아요. 파란 의자..
그가 안 앉습니다. 수천 개의 엉덩이가 그 의자에 앉았을 텐데..
어절 수 없이 앉아야 할 때는 수건 의자 위에 깔고....

stella.K 2016-06-24 13:45   좋아요 0 | URL
헉, 이제보니 곰발님 깔끔쟁이셨군요.ㅎㅎ
저도 공중화장실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시설 좋은 곳은 그나마 낫긴하죠.
근데 말에 의하면 집이 공중화장실 보다 더럽다고 하더군요.
집은 깨끗할 거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청소를 게을리 한다고..
일리가 있는 것 같긴하지만 그렇다고 공중화장실을 그렇게 신뢰해도 좋은 건지
그건 잘 모르겠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3:51   좋아요 0 | URL
안 깔끔의 대명사인데 유독 목욕탕 의자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수십 만 엉덩이가 질펀하게 앉은, 벌거벗은 엉덩이로..
의자에 앉는 게 찜찜하죠..ㅎㅎ

stella.K 2016-06-24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실례가 될지 모르겠는데, 곰발님의 그 캐릭터는 좋은 거 같아요.
나중에 혹시 영화 만드시게 되면 꼭 쓰세요.
오늘 글 내용만으로도 홍상수 같은 영화의 시퀀스 하나 정도는 충분히 나오겠는데요?ㅋ
아, 아니다. 제가 혹시 글을 쓰게 되면 제가 살 테니 저한테 파십시오.
막걸리 한 사발이면 되겠습니까?
역시 곰발님은 문제적 인간인 것 같아요..ㅋ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5:04   좋아요 0 | URL
한 사발이면 됩니다. 유진식당에서 막걸리 3000원+홍어무침 6000원 사시면 에피소드 드리겠습니다. 헐값에 넘긴다, 에이 ~

stella.K 2016-06-24 15:1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
나중에 연락드리겠슴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ㅋㅋ

루쉰P 2016-06-2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교보빌딩 화장실 갔었단 말이에요 ㅋㅋㅋㅋ 이럴수가 ㅋㅋㅋㅋ 그곳에 당신이 있었다니 ㅋㅋㅋㅋ
그나저나 좀 힘드시겠어요. 밖에서 진짜 그런 일을 겪으시면 화장실 가기가 쉽지가 않으실텐데....

전 갑자기 신호 올 때가 정말 무서워요. 부끄럽지만 저도 용기를 내본다면 며칠 전에 도림천에 앉아서 잠깐 명상 중이었는데 방귀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사람도 없으니 힘차게! 하면서 힘을 주었는데 설사를 했어요.....

정말 숙소로 걸어오면서 가방을 길게 내리고 최대한 뒤를 가리고 왔지만 그 비참함이란.....

우리 힘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6:54   좋아요 0 | URL
저와는 반대시군요. 루쉰 님 괄약근은 감각이 무딘가 봅니다.
대 괄예모 회원입니다. 괄약근이 예민한 사람들의 모임..
내가 아는 사람은 남자친구가 급설해서 데이트 현장에서 사라졌답니다.
사라진 남자친구를 찾아 한참 찾아헤메는데 바닥에 똥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웃길려고 그 분이 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왜 빵조각 땅에 뿌려서 그것으로 집 찾아갔다는 동화처럼
이 여성은 땅에 떨오진 똥 흔적으로 남자가 있는 곳을 찾았다고...

루쉰P 2016-06-24 21:0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아 이거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ㅋㅋ 그 남자분 ㅋㅋㅋㅋ 아 너무 웃기네요 ㅋㅋ
흠...괄예모 회원이 되기에는 전 기본이 안된 사람이군요.

그 동화는 헨젤과 그레텔로 알고 있어요 ㅋㅋㅋ 아 정말 크게 웃었어요. 감사합니다. ㅋ
 

 

 

 

 

 

 

                                       

 

김 민 희 는    한 국 적 이 다 :




 

박찬욱과 영화-


  

                                                                         

 

                                                                           피천득의 수필 << 인연 >> 을 흉내 내자면 박찬욱과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이 연출한 << 숨은 요새의 세 악인, 1958 >> 이라는 영화는 앞좌석에 앉은 관객 머리가 커서 영화 보는 내내 방해가 되었는데알고 봤더니 박찬욱 감독이더라. 그와는 세 번 모두 낙원동 아트 시네마에서 만났다. 첫 번째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 거미의 성, 1957 >> 상영관에서, 두 번째는 스즈키 세이준의 << 관동무숙, 1963 >> 상영관에서 그와 우연히 마주쳤다.

공교롭게도 세 번 모두 일본 영화 특별전'에서 만난 꼴이다. 영화 << 아가씨 >> 에서 낭독회의 무대가 되는 장면 중에  미닫이문이 열리면 늦은 밤 함박눈이 내리는 풍경이 인서트(insert) 효과처럼 와닿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 장면은 << 관동무숙 >> 에서 아이디어를 구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관동무숙에도 그와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적산가옥(敵産家屋)과 눈이 내리는 풍경은 묘하게 잘 어울린다. 신기하게도 그렇다. 일본 주거 문화 양식에 대한 호감은 전작 << 박쥐, 2009 >> 에서도 엿볼 수 있다.

영화에서 배우 김해숙이 운영하는 한복집이 바로 적산가옥이다. 에밀 졸라의 원작(프랑스적-)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된 이 영화는 적산가옥(일본적-) 에 딸린 한복집(한국적-)을 운영하는 가족을 중심으로 사건이 진행되는데, 그들은 이곳에서 마작(중국적-)을 하며 보드카(러시아-)를 마시며 논다(여기에 덧대어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면 영락없이 박근혜식 범우주적 취향이 될 뻔했다)이 정도면 박찬욱의 영화 양식은 다국적, 무국적, 탈국적 취향인 셈이다. 혼용의 미학, 더 나아가 " 튀기 " 의 미학이라 할 만하다.

곰곰 생각하면 : 영화 << 올드 보이, 2003 >> 를 작동시키는 주요 코드 양식 또한 만두(중국적-)와 스시(일본적-)가 아니었던가 !  박찬욱이 선호하는 혼용 양식은 << 친절한 금자 씨, 2005 0) >> 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두부와 케잌의 관계에서도 드러난다. << 올드 보이 >> 가 만두와 스시에 대한 이야기라면 << 친절한 금자씨 >> 는 두부와 케익에 대한 이야기'다. 잔혹한 복수를 꿈꾸는 주인공이라면 << 킬 빌 >> 에 나오는 우마 써먼처럼 사무라이 칼'이라도 휘둘러야 할 터인데 금자 씨가 손에 쥐고 있는 것은 케잌을 자를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칼이다.  

교도소 철문 앞에서 두부 먹는 행위가 " 한국적- " 이라면 케익 만드는 행위는 " 서구적- " 이다. 영화에서 흰 두부와 하얀 케잌이 모두 구원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두 오브제는 동일한 은유'이다. 두부 = 케익'이다. 영화 << 아가씨 >>에 등장하는 대저택은 한국 양식과 일본 양식 그리고 서양 양식의 건물이 혼합된 공간이다. 비유를 들자면 그 공간은 마치 식탁 위에 스시와 김치 그리고 포도주가 공존하는 세계'다. 그에게서 << 명량 >> 따위의 영화를 기대하는 것은 당돌하고 명랑한 상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가 억지로 사극을 만들어야 한다면 < 열두 척 > 을 이끌고 해협으로 향하는 장군'보다는 < 열두 첩 > 을 거느린 고립된 성의 성주 이야기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

흔히 박찬욱의 복수 3부작으로 << 복수는 나의 것 >> , << 올드 보이 >> , << 친절한 금자씨 >> 를 묶지만 스타일의 변화를 중심에 놓고 보자면 << 복수는 나의 것 >> << 올드 보이 >> 는 복수라는 코드만 같을 뿐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1). << 올드 보이 >> << 복수는 나의 것 >> 과의 결별을 선언한 작품 같다. 박찬욱이 보라색을 즐겨 사용하기 시작한 첫 번째 영화가 바로 << 올드 보이 >> 이다. 그러니까 피카소에게 청색시대가 있었다면 박찬욱에게는 보라색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는 보라색을 다루기 시작하면서 " 살짝 맛이 간 영화들 " 을 양산하기 시작했는데 이 작품을 경계로 날것2)을 버리고 익힌 것(영화의 양식화)에 집착하게 된다. 그는 제작 회의를 할 때 제작진에게 제일 먼저 이런 주문을 할 것이 분명하다. “ 우선 벽지부터 봅시다 ! ” , 벽지-성애자여 !  종종, 박찬욱 작품의 왜색(倭色)을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 이 비판은 그의 영화가 한국적 이지 않다는 비판으로도 읽힌다. 그런데 이 비판은 굉장히 비뚤어진 시선이다. 그가 즐겨 사용하는 양식은 왜색이 아니라 탈색에 가깝기 때문이다.

적산가옥과 한복집과 마작 그리고 보드카의 혼용은 특정 국적(國籍)에 대한 선망이 아니다. 한국인이라고 해서 한국적- 이어야 한다는 발상은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국가 주도의 주입식 세뇌가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게 만들 수는 있으나 한국적인 것은 그냥 한국적인 게 아닐까 ? 서양인이 김치를 맛있게 먹는다고 해서 한국이 세상의 중심에 우뚝 솟아오른다면, 인도는 오래 전에 최강국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코카콜라가 페루 원주민이 코카 잎을 씹은 후 뱉은 것을 발효해서 만든 음료에서 비롯되었다는 가설이 있던데 이 가설이 진짜라면 페루는 이미 선진국 반열에 오르고도 남았을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보기에가장 한국적인 것 은 한국인이 김민희에게 쏟아내는 비난이다.   모든 비난은 바람피운 년에게만 집중된다그들은 평소 가족밖에 모르던 남자가 가정을 버릴 정도라면 김민희의 애교와 집착이 얼마나 집요했는가 _ 라며 탄식하기도 한다언론 보도를 봐도 홍상수 감독에게는 애처가라는 프레임으로,  김민희에게는 불륜녀라는 프레임에 씌운다그것이 한국적이니까 말이다. " 홍상수 감독은 가정적인 남자로 행복한 가정 생활을 했다. 김민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 뭐, 이런 서사가 아닐까 ?  한국적인 것에 대한 과도한 자긍심을 가진 사람에게 그 유명한 금자 씨의 어록을 남기고 싶다

너나 잘하세요.

     

 

 

 

 

​                        

0)    주요 무대인 나루세 과자점은 여성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기로 유명한 나루세 미키오 감독 이름을 빌렸다.

1)    사실 많은 영화들이 복수를 즐겨 다룬다. 복수 3부작 운운은 프레임 짜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갖다 붙인 네이밍에 불과하다

2)    << 복수는 나의 것 >> 은 날것의 정수를 보여준다. 이 영화는 익힌 것(영화의 양식화)에 집착하기 전 상태를 보여준

 

 


댓글(28)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포스트잇 2016-06-23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두척보다는 열두첩..., 기가 막히십니다 ㅎㅎㅎㅎㅎㅎ
`양식화`이후부터 여자를 유리대 위에 놓고 지켜보는 듯한 그의 눈을 느끼는 건 ..글쎄요.. 저는 너무 불편하더군요.
영화를 논하기 전에.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17   좋아요 0 | URL
유리대 위에 놓고 지켜보는 게 어쩌면 감독의 숙명인지도 모릅니다..ㅎㅎㅎㅎㅎㅎㅎ
저는 약간 ( 사실은 상당한 ) 변태여서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루쉰P 2016-06-2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보는 눈이 남다르셔요 감탄합니다 ㅎ 저 역시 왜 김민희만 욕을 먹는 지 이해가 안가요 홍상수가 더 비난 받아야 하는 놈이에요 진짜 그건 짐승의 삶입니다 진정한 사랑이 모르는 인간이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19   좋아요 0 | URL
워 워낙 그쪽 분들은 흥도 많고 사랑도 많으니 어찌어찌 그리 됐다면 인정하는 쪽입니다. 그런데 남의 가정사 운운하며 충격, 경악, 패닉에 빠졌다느니 하는 표현 쓰는 게 더 웃깁니다. 국민이 그렇게 한가한가? 이런 생각.. 진짜 충격에 빠진 사람 함 만나봤으면.. 왜 이런 일 가지고 충격에 빠지냐고 말이죠..

보슬비 2016-06-23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홍상수가 아닌 김민희에게만 더 가혹하게 비난을 쏟는것이 불편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09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저도 이런 걸 두고 프레임 짜기` 라고 하는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슴디다..너무 눈에 보이잖아요.
저러니 정치 프레임은 두말하면 잔소리갰죠..

alummii 2016-06-23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언론에서는 김민희가 엄청 들이댄걸로 ㅜㅜ 홍감독님도 원래 그리스인조르바처럼 자유로운 영혼으로 유명하시다던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2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제가 듣기로는 김아무개 감독과 함께 여자관계 꽤 복잡했던 것으로 유명했던 감독인데..
순간, 내가 그동안 들었던 충무로 찌라시는 다 가짜였나 ???! 이런 생각...

yureka01 2016-06-2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외국의 영화감독와 여배우 스켄들은 이거랑 비슷하거나 더 심한 것도 많을텐데.. 하여간 유독 누구의 개개인의 사생활에 너무 관심집중은 ...뭔가 이런 뉴스에 의도가 있는건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개개인 사생활문제가 무슨 대형 이슈를 덮어 버릴 만큼 알권리에 충족해야 할 꺼리인지도 의문스럽고요....영화는 영화고 개개인 사생활은 별개라고 생각되어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20   좋아요 1 | URL
그냥 개인사 하라를 두고 국민이 충격에 빠졌다느니, 경악, 이런 표현을 쓰다니..
아니 무슨 남의 개인사에 충격을 빠질 만큼 국민이 한가하던가요. 약간 미친 것이죠. 남의 가정사에 충격에 빠진다면...

yureka01 2016-06-23 14:11   좋아요 0 | URL
아고 그러게요 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26   좋아요 0 | URL
웃기지 않나요. 바람난 가장과 옆길로 샌 여인을 두고 충격, 도탄... ㅋㅋㅋㅋㅋ 니미... 도대체 왜 이렇게 충격의 연속인지...

stella.K 2016-06-23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근데 왜 박찬욱 얘기를 하다 홍상수로 빠지십니까?
저는 홍상수도 그렇고 김민희도 그렇고 둘 다 옳다고는 생각안하는데
이해 못할 건 아니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하지만 이해 못할 건 홍상수 와이프라고 생각하는데...
자기와 가정에 마음 떠난 사람을 아직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놔줄 생각이 없잖아요.
하지만 과연 그녀가 남편을 정말 사랑할까 의문스럽더군요.
하긴 오늘 뉴스에도 김민희 엄마와 홍상수 아내가 카톡 주고 받은 거 보도 하던데
방송도 재정신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자극적인 보도를 해서 뭐 어쩌자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13   좋아요 0 | URL
바로 그게 예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사랑한다. 영원히 사랑한다. 돌오아로리 민는다.. 하면서도
막상 다 까잖아요. 이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는 겁니다.
내가 홍상수라도 아내에게 안 돌아갈 것 같습니다.
아내의 대응은 사살 홍상수를 다시 못오게 하는 다리 폭파하는 것과
같은 거 아니겠습니까...

진짜 문제는 방송과 언론이죠.. 아



기억의집 2016-06-23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상수도 욕 먹던데요. 어느 댓글 보니 홍상수가 가족적인 남편은 아니였다는데.. 스캔들만 안났지 여배우와의 섬씽은 계속 이어왔던 사람이라던데요. 전 두 년놈다 제정신은 아닌 듯 싶습니다. 저도 적산 가옥에 상당히 매력을 느끼는데.군산에 가면 적산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다더군요.군산이 발전이 늦어 일제 식민지 시대의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동네라던데. 한번 가 보고 싶어요..그리고 한국적인 거.. 전 제발 제발 젓가락으로 콩 집을 정도로 우수한 민족이라는 말 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어디 쪽 팔려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24   좋아요 0 | URL
홍상수와 김기덕 유명하잖습니까. 제가 얻어들은 얘기로는 그리스인 조르바 풍이었는데 느닷없이 가정밖에 모르는 애처가라는 프레임 설정이 어리둥절했습니다. 이거.. 뭐지 ? 이런 생각..

군산의 적산가옥 유명하죠. 가장 잘 보전된 곳이 군산일 겁니다. 저도 여길 몇 번 간 적 있죠. 군산에서 1년 정도 산 경험이 있거든요...

적산가옥 적산 가옥 해서 저는 적산이 붉은 재료로 만든 집이라는 뜻인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전쟁으로 적이 남기고 간 재산을 뜻한다네요...


젖가락 내공... ㅋㅋㅋㅋㅋㅋㅋ

기억의집 2016-06-23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교육열이 높아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외국은 더 똑똑하고 능력 있더구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25   좋아요 0 | URL
젖가락 문화를 이런 식으로 해석할 지 누가 알아겠습니까. 갑자기 호아우 황우석 생각나네요.
뭐하시나. 대국민을 사기 치셨던... 분..

기억의집 2016-06-23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뤼포는 솔직이라도 했죠. 트뤼포평전인가 자서전인가 벽돌책 읽었었는데 영화찍은 여배우마다 다 침대로 직행했다는... 성에 일찍 눈 떴고 엄청 밝혔더라구요. 홍상수는 트루포계열이면서 뭘 그리 가정적인 남편 운운하는지...영화 스토리보면 딱 알겠던데..근데 김기덕도 그렇군요. 전 그 양반 영화 별로여서. 둘다 너무 적나라한 남자의 성을 토해내서... 솔직히 역겨워요. 세계영화제의 시선과 달리...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35   좋아요 0 | URL
저도 남자인지라... 전 두 감독 작품 다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헐리웃 문화 혁명이란 벽돌책 보면...
헐리우드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올리버스톤이 쓴 올리버스톤 보면 자기가 섹스광이라고도 하지요.
약 먹고 그룹섹스하는 건 일상이었다고...
왜 모 여배우 자신이랑 잔 남자 목록 재미로 나열했던 적도 있잖습니까.

저는 연예계 이런 사건 발생하면 그려려니 합니다..

기억의집 2016-06-23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살아 본 곳이 없군요..저는 광주 잠깐 살 때 군산이랑 전주 갔었는데 그 때만해도 저런 지식이 없어서... 밥만 먹고 왔네요. 저는 서울 출신인데 전라도 음식을 엄청 선호해 여행을 다녀도 전라도쪽만 다니는데... 군산은 겉핥기만 하고 다녔어요. ㅠ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4:38   좋아요 0 | URL
저도 서울 출신인데.. 역마살이 있어서.. 그리되었습니다. 군산 볼 건 없죠. 군산 도착하면 딱.. 너무 볼 게 없어서 당황하게 되죠. 전주야.. 정책적으로 볼거리를 만들었는데 군산은 없어요. 미리 정보를 알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지 꼼꼼하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 박쥐에 나온 적산가옥은 부산에 있는 곳입니다..

시이소오 2016-06-23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우치다 타츠루나 하스미시게히코가 울고갈 혜안입니다.
두부와 케잌, 소오오름 ~~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15:20   좋아요 0 | URL
두부와 케잌 설정이야말로 박찬욱 스타일이죠. 이 사람은 여러 양식을 짱뽐을 시킵니다..

samadhi(眞我) 2016-06-2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수는 나의 것. 정말 쩔죠. 진짜 좋아했는데 금자씨부터 슬슬 샛길로 빠지는 느낌이었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이건 아닌데, 하고서 씁쓸해했지요.
그나저나 언제 그 영화를 봤는지까지 기억하세요? 박찬욱 감독과 만난 날을 기억하는 것도 대단한데요. 곰발님 별 걸 다 기억하는 남자였군요. 조심해야지 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4 12:13   좋아요 0 | URL
복수는나의것 진짜 짱짱 좋죠. 이 영화 이후로 박찬욱이 기교와 양식에 집착하게 되어서 날것이 주는 다큐적 성격이 상실했다고나 할까요..



아키라 회고전과 세이준 회고전에서 3번 봤씁니다.
분명히 다 본 작품들인데도 회고전 하면 자주 와서 보시더라고요...
이분 세이준 광팬이기도 합니다. 저도 세이준을 최고로 치죠..

neoland 2016-06-26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글에서 이렇게 친구신청한건 처음인데, 정말 글센스가 멋지시네요.
글 읽으면서 새로운 지식도 지식이지만, 곰발님의 각 영화에 대한 해석도 공감되면서 흥미로왔어요.
특히나 마지막에 `한국적인 짓 - 김민희 비난하기` 를 연결시킨 것은 일종의 `사이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렇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장 한국적인 특징 중 하나가 `이중성` 아니겠습니까..
굉장히 도덕적인 체하면서 뒤로는 비도덕적인 사람이 되고, `자신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속담을 어찌 그리도 열심히들 지키시는지들..
하나의 꺼리가 나왔다 싶으면 하이애나떼처럼 몰려 들어 물어뜯는 언론이나, 그 언론에 편승해서 같이 물어뜯기에 열중하는 껍데기만 남은 사람들이나, 그리고 어쩌면 모종의 음모론같지만 그 위에서 그 모습들을 지켜보며 `아래것들`을 비웃고 있을지도 모를 그 어떤 윗분들까지...어찌보면 한편의 블랙코미디일지도 모르죠..

그나저나 시간나면 저도 한번 군산이나 다녀와봐야겠네요.
적산가옥을 한번 보고 싶긴 했는데 곰발님 글을 읽고 진짜 다녀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곰발님의 오늘 글 정말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p.s. 근데 궁금해서 그런데요, 글위에 타이틀 그림 말입니다. 그 그림 어디서 구할 수 있는건가요?
포스터인가요? 좀 무식해보일지 모르지만, 저 그림은 처음봐서요..근데 상당히 맘에 드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6 10:40   좋아요 0 | URL
글 위의 타이틀이요 ? 어수선, 하다.. - 요거 말인가요 ? 아님, 영화 포스터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랫 것은 아가씨 영화포스터이고.. 윗것은 제가 만든 이미지입니다.. 쓰고 싶으시면 캡쳐해서 가져가십시오.. ㅎㅎ

군산에 가시면 히로쓰 가옥이라고 있습니다. 정원도 가꾸어져 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왜 다른 적산가옥은 좀 후줄근한데.. 군산 히로쓰 가옥은 꽤나 고관집이었던 것같기도 합니다.
 
고어 영화
필립 루이에 지음 / 정주 / 1999년 12월
평점 :
절판


 

 

가격은 상담 후 결정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이소오 2016-06-22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된 책을 소유하는데서 오는 짜릿함이 있죠.
모리스 블랑쇼의 문학의 공간을 읽겠다고 국립도서관 출퇴근 한 일이 떠오르네요. 뭔소린지 모르면서도 어찌나 좋던지요. 재출간된 이후에도 좋았지만 절판된 책을 보던 시기만큼 짜릿하진 않더라구요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2 14:38   좋아요 0 | URL
비슷한 경험을 저와 공유하셨군요. 전 오래전에 로브그리예의 < 고무지우개 > 란 소설을 읽기 위해 여러 군데 거쳤다가 정독까지 간 경험이 있습니다. 그냥 이런 희귀 소설을 읽게 되는구나, 에서 오는 쾌감 비스무리한 거....


절판된 책이 재출간되면 화딱지나죠.. ㅋㅋㅋ

stella.K 2016-06-22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저라면 별 두 개짜리는 리뷰 안 쓸 텐데
참 명문으로 잘 쓰십니다.
저도 별 두 개짜리 보게되거든 곰발님처럼 잘 쓸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별로 잘 될 것 같지는 않지만...^^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2 14:40   좋아요 0 | URL
쓸데없는 소릴 주저리주저리..
번역자는눈 감고 번역하고(번역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고어 장르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것이지..)
중요한 원서 스틸 사진은 흑백으로 그것도 이상하게 인쇄가 되고..
출판사의 퀄리티는 동문선의 퀄리티를 압도하고...

짜증 이빠이 난 상태에서 읽은 책입니다.. 오랮 전에 읽었죠. 10년 도 더 된 독서인데 이제 쓰네요..
책장 뒤지다가 역자 서문 보다가 웃으면서 썼습돠..

수다맨 2016-06-22 1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때 오에 겐자부로 전집을 모으겠다고 헌책방 전전했던 적이 생각나네요. 몇 년에 걸쳐서 한두 권씩 모으다 보니 이제는 팔할은 모으게 된 것 같습니다. 근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까 후회도 약간 들더군요. 전집이란게 그렇듯이 오에는 수작도 많이 썼던 반면에 범작도 만만치 않게 썼더군요.
그래도 오래전 절판된 서적이 제 서가에 꽃힌 모습을 보노라면 뭔가 기분이 묘하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3 09:40   좋아요 0 | URL
전작주의가 문학 공부해야 하는 교수나 평론가 아니면 쓸데없는 짓 같기도 합니다.
반드시 다 읽어야 할 필요는없는 것 같습니다.
카잔차키스 전집 사놓고 한 권도 안 읽은 1인....
 

 

 

 

 

 

 

 




 

 


 

 

                        


책 읽어주는 여자 :


                         낭독의 발견


최민식 _ 그때 유지태의 구두를 무지하게 핥았지. 유지태가 날 보고 웃는 모습이 참 좋았다. 박찬욱 감독의 디렉션이 생각난다. 오대수가 그렇게 몸부림을 치는데 우진이 냉정하게 봐야 되는 거 아니냐 했더니 박 감독이 유지태 보고 웃으라고 했다. 유지태가 “여기서 웃어요?” 하니까 박 감독이 “웃어. 재밌잖아. 네가 그토록 데리고 놀고 싶어 했던 놈이 개가 돼서 드디어 네 앞에 무릎을 꿇었는데. 더 갖고 놀아라”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속으로 그랬지. ‘야, 저 인간 진짜 변태다!’ 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정확한 디렉션이었다. 유지태도 정확하게 잘 표현했고. 위와 아래의 정서가 아주 대비되면서 오대수는 더욱더 비굴해지고 이우진은 더욱더 위에서 찍어누르고 마지막엔 곧 허무해지지 않나. 또 이런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싶었을 정도로 정신적으로 굉장히 행복했다.


- CGV 무비 콜라쥬 중




" 야, 저 인간 진짜 변태다 ! " 배우 최민식이 GV 시간에 박찬욱 감독에 대해 혀를 내두른 적이 있다.  < 혀 > 하니 배두나의 고백도 얼핏 떠오른다. 영화 << 복수는 나의 것 >> 에서 송강호가 전기 고문을 할 때 고통을 배가시킬려고 배두나의 귀에 침을 묻히는(혀로 귀를 핥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을 연기할 때 소름이 끼칠 정도로 싫어서 몸부림을 친 적이 있었다고. 이래저래 박찬욱 감독은 변태 같은 구석이 있다. 급기야, 요즘은 " 배운 변태 " 로 통하는 모양이다. 배운 변태 박찬욱 선생 !  내 취향 또한 변태에 가깝다 보니 막장을 즐겨 보게 된다. 내가 << 오이디푸스 >> 와 << 햄릿 >> 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고전 걸작이라는 사실보다는 막장 드라마라는 데 있다.  왕이면 뭐하나. 이 정도면 콩가루 집안을 떠나 미숫가루 집안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남들이 " 인간 심연의 어두운 구석 " 운운하며 독후감 문장을 작성할 때,   

나는 " 하이고 ~ 이눔의 집구석,  아주 잘 돌아가는구먼...... "  이라고 쓰고 싶었다.  B-무비에 대한 애정도 내 변태 기질과 궁합이 맞았기에 가능했다. 영화 << 아가씨 The Handmaiden, 2016 >> 는 영화에 대한 영화 이야기'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 배운 변태 박찬욱 선생 " 의 자의식이 반영된 영화라는 소리'다.  코우즈키(조진웅 분)는 명백히 박찬욱의 도플갱어(이 견해는 내 생각이라기보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사항이다. 이 지적에 뒤늦게 동의한다)처럼 보인다. 코우즈키(조진웅)와 박찬욱을 동일선상( 同一者 ) 에 놓고 본다면 조진웅이 수집하는 책은 영화에 대한 은유'이다.

종이는 필름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종이는 물에 젖고 필름은 물에 젖지 않는 물성을 가졌다는 것이 다를 뿐. 그런 점에서 음서 낭독회는 영화 시사회'이다. 조진웅이 초조한 눈빛으로 주변 반응을 살피는 장면은 극장에서 관객의 반응을 꼼꼼하게 챙기는 감독은 연상케 한다. 그러니까, 아가씨가 음독(音讀)을 통해 재현하는 이미지가 포르노 영화 장르라고 했을 때,  조진웅이 초대한 은밀한 부르주아(들)은 귓구멍에 성감대가 달린 음란서생인 셈이다.  박찬욱 감독이 사라 워터스의 << 핑거스미스 >> 를 흔쾌히 영화화하기로 마음 먹은 데에는 종이와 필름이 가지고 있는 " 재현의 기록성 " 에 마음이 끌렸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작품 가운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시킨 영화는 대부분 번안한 텍스트라는 점1) 에서 조진웅이 음서淫書 를 필사하고 음독하는 과정은  박찬욱이 원작 텍스트를 빌려 오롯이 자기 것으로 번안하는 과정을 닮았다2).  제라르 쥬네트의 범주를 빌려오자면 박찬욱(코우즈키)이 실력을 발휘하는 지점은 하이포텍스트(HYPOTEXT : 오리지날)가 아니라 하이포텍스트를 재해석한 하이퍼텍스트(HYPERTEXT)에 있다. 그는 오리지날을 변형시키고, 수정을 가하고, 확장을 시키거나 과감하게 생략한다. << 아가씨 >> 도 원작을 변형, 수정, 확장, 삭제를 통해 만들어진 영화'다.

 

내가 이 영화에서 주목한 점은 하녀의 대사 한 마디'였다. 하녀 눈으로 본 으리으리한 대저택은 으스으스한 공간처럼 보인다. 하녀가 늦은 밤에 벚나무 아래3) 를 지나가면서 툭 내뱉은 독백은 꽤나 인상 깊다.  " 집이 너무 커서 미쳤나 ? "  이 독백은 영화 전체를 요약해 준다.  더러운 욕망이 꿈틀거리는 코우즈키 대저택은 < 추억의 장소 > 가 아니라 < 텅 빈 공간 > 으로 작용한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   장소(topos)는 채워지는 곳이고 공간(atopos)은 부재로 인해 결여된 곳4) 이다.  하녀가 대저택에서 공간의 결핍을 인식하는 계기가 아가씨가 들려주는 서사,  즉 안주인이 목을 매 죽었다는 사연을 들은 후'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대저택의 안주인이 장소(場所 : topos)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순간5)  비로소 공간(空間 : atopos)을 인식하게 된다.  장소와 공간에 대한 인식은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경험하게 되는 감정이다.  사랑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장소에 대한 애정이고, 이별 후에 오는 감정은 공간에 대한 인식이다.  영화 << 번지 점프를 하다 >> 에서 서인우(이병헌 분)를 힘들 게 하는 것은 그 옛날 그녀와 함께 했던 것 - 곳, 짓, 말 따위)과 마주칠 때이다.  그는 그녀와 함께 했던 곳에서 그녀의 부재를 확인하게 된다.  한때, 즐거웠던 장소는 이별이라는 사건을 겪으면서 고통스러운 공간으로 변해 있다. 

그곳은 이미 부재하는 그녀가 점령한 공간이다 !   아가씨와 하녀가 대저택을 벗어나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는 이유도 코우즈키 대저택이 타자들이 점령한 영토'라는 데 있다.  그녀 - 들이 원하는 곳은 아토포스가 아니라 토포스'이다.  그래서 그들은 새로운 처녀지處女地 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오갱끼데스까 ? 와따시와 갱끼데스.  공간(空間)은 자신과 관계된 대상의 부재로 인하여 장소에 구멍(空 : 빌 공)이 생기고 틈(間 : 사이 간)이 벌어질 때 생기는 영토'다.  한자 間 : 사이 간'은 閒 : 사이 간6) 과 같은 말로 두 개의 문 사이로 달이 스며든 형국이다.

얼핏 보기에는 낭만적 풍경처럼 보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으스스한 풍경이기도 하다.  빗장이 풀린 문 사이로 달(月)이 개입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달(月)이라는 오브제는 atopos 라는 단어에서 부정과 결여의 접두사 역할을 하는 < a - > 이다.  그것은 결여이면서 동시에 개입하는 오브제'다.  영화 << 아가씨 >> 에서 하녀(김태리 분)가 " 개입하는 오브제 " 라면,  벚나무 아래에서 목 매달아 죽은(영화는 아내가 남편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점을 암시한다) 안주인은 " 부정과 결여의 오브제 " 로 작동한다. 영화 또한 환영(幻影)이라는 잡히지 않는 물성을 가진 매체라는 점에서 텅 빈 기호(=헛것)이다.

극장은 하나의 거대한 공간이요, 밤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스며든 달이 그림자를 춤추게 하고 환영을 만든다. 그 옛날, 어느 카페에서 최초의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7) 사람들은 놀라서 혼비백산 도망쳤다고 한다.  그들이 본 것은 스크린에 투영된 기차의 환영(幻影)이 아니라 환영의 실재(實在)였다. 기차는 거기에 없었지만 거기에 있는 오브제였다. 지금 그녀는 그 카페에 없지만 그 카페를 점령한 것처럼 





​                               



1)         올드보이, 박쥐, 아가씨는 모두 원작 텍스트를 번안한 작품이다. 오리지날 각본으로 만든 영화 中에 친절한 금자 씨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성공한 작품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박찬욱 감독의 최고 걸작은 << 복수는 나의 것 >> 이라고 생각한다. 흥행에 참패한 대표적 영화'다

2)         조진웅이 필사한 책을 부르주아 고객에게 파는 행위는 박찬욱이 영화 판권을 파는 행위를 닮았다

3)         대저택의 안주인은 이 나무에 목을 매달고 죽는다

4)         아토포스는 장소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토포스에서 유래한 단어이다. 여기서 a는 부정과 결여의 접두사로서, 아토포스는 비장소성으로 번역될 수 있다. 이 단어는 어떤 장소에도 고정될 수 없어서 그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의미로 소크라테스의 대화자들이 그에게 붙여 준 것이라고 한다. 바르트는 이러한 비장소성이 사랑의 사건에 내재한다고 보면서 " 내가 사랑하고, 또 나를 매혹시키는 그 사람은 아토포스다 " 라고 말한다. ( 진은영 문학의 아토포스, 179쪽 ) 

5)         정작 안주인은 바깥에 존재하는 유령이다.

6)         間은 閒의 변형이다.

7)        << 열차의 도착, 1895년 뤼미에르 형제 >> 당시 관객들은 기차가 자신을 향해 스크린을 뚫고 다가온다고 착각했다.

 

 

 

 

 

 

 

 

 

 


 



덧대기  ㅣ 박찬욱은 영화광이다. 낙원동 서울 아트 시네마에서만 박찬욱을 세 번 만났다.  GV 게스트로서가 아니라 순수한 관객으로서 말이다. 두 번은 구로사와 아키라 특별전에서 한 번은 스즈키 세이준 감독전에서(아니다. 총 네 번을 만났다.  아주 오래 전, 아는 형의 소개로 만난 적이 있다). 이미 본 영화들인 터인데 굳이 영화관의 스크린으로 다시 보는 모양이다. 코우즈키로 빙의된 박찬욱이 일본은 아름답고 한국은 추하다고 말했을 때 불쾌했지만 그의 취향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것은 왜색이라기보다는 무국적 탐미에 가까우니까 말이다. 사실 나 또한 일본의 주거 양식을 좋아한다. 또한 그가 프랑스인 서재를 통째로 사들이고 싶다고 고백했을 때도 박찬욱 감독이 가지고 있는 미적 취향을 읽을 수 있었다(영화 박쥐는 에밀 졸라의 테레즈 레캉'이 원작이다). 그는 무국적 변태다.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06-2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영화를 먼저 보고 이 포스팅을 읽어야 겠군요..ㅎㅎㅎㅎ아직 영화를 못봤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0 13:37   좋아요 1 | URL
호불호가 좀 갈릴 겁니다. 박찬욱 영화가 늘 그렇지만 말입니다. 전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슴돠.
미술 디자인 하나 만큼은 정말 끝내줍니다. 인테리어 잘된 카페 구경하는 재미를 느낀 사람이라면 추천 ~

yureka01 2016-06-20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일단 곰발님의 추천을 근거로 해서 ..한번 감상토록하겠습니다..ㅋㅋㅋ감사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0 13:47   좋아요 0 | URL
사진 좋아하시니 아마 영화 미술 디자인 쪽으로 감상하셔도 흥미로우실 겁니다.
류성희 미술 감독이 미술 디자인 쪽에서는 최고로 인정받는 감독입니다.

alummii 2016-06-2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아가씨 리뷰 중 최고네요^^b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1 09:28   좋아요 0 | URL
아침부터 어깨를 으쓱거리가 만드는 댓글이네요. 감사합니다. 아.. 알.. 뭐라 읽어야 합니까. 닉네임을..

samadhi(眞我) 2016-06-21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전공(?)인 영화이야기다보니 논문을 쓰셨군요. 박찬욱 감독이 금자씨 이후로는 개인성(예술성?)을 드러내기로 한 것 같더라구요. 영화 잘 모르는 제가 볼 때. 제 취향이랑은 좀 안 맞고요. 저도 변태인데 종류가 달라서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1 09:29   좋아요 0 | URL
박찬욱 영화는 취향 타는 영화죠. 대중이 좋아할 취향은 아닙니다. 박찬욱 감독이 슬슬 배가 불러서 배 고플 때 시절 생각 안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ㅎㅎ

별족 2016-06-2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77900, 제가 이 책을 읽었거든요. `번안`에 `번역`이 포함된 뜻이라면, 공동경비구역,은 빼야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1 15:15   좋아요 0 | URL
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얼릉 빼도록 하겠습니다..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syo 2016-06-2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신 고개 끄덕거리며 읽느라 목이 다 아픕니다...



사실 아프진 않고 아플려고 합니다.
함량도 함량이지만, 곰발님 글은 언제나 너무 읽기 좋습니다. 워너비스타일이에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1 15:52   좋아요 0 | URL
어허. 이거 왜 이러십니까 ? 알라딘 몰카인가 ??! ㅎㅎㅎㅎㅎ


갑자기 든 생각인데 확실히 박찬욱 감독은 일본의 미학 양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본의 미학 양식이라기보다는 무국적이라는 표현이 맞겠죠?


박쥐도 보면... 왜 적산 가옥이 무대잖습니까. 탈 한국적입니다.

거 뭐냐.. 공동경비구역 보십셔. 이영애는 그때 외국인으로 나오지 않습니까.
아마도 스웨덴인가 스인스 스위스인가... 입양아로...


그는 아마도 임권택 싫어할 거란 생각이 갑자기 쇼 님 댓글 읽다가 생각났네요..

syo 2016-06-21 16:02   좋아요 0 | URL
?????
네?????

ㅋㅋㅋ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어찌됐든 제가 뭐라도 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하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6-06-21 16:08   좋아요 0 | URL
아니 갑자기 여럿 알라디너가 글 칭찬을 하길래 저를 놀리는 줄 알았씁니다.. ㅎㅎㅎ (농담)

내일은 박찬욱 영화에 대해 글을 써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