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뚜껑이  유리였던  이유 :




 

 

 

 

옷이라는 낱말과

비슷한말은 사람이다



 


                                                                                                                                                                                                선고합니다 ! 주문, 피정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그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얼큰한 해물탕으로 유명한 식당이었다.  마포에서 20년 넘게 장사를 한 곳이라 하니 음식 맛은 보장한다는 코멘트도 덧붙였다.

식당 안은 티븨에서 탄핵을 선고하는 이정미 재판관와 낭랑한 목소리와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재잘대는 목소리가 섞여서 시끄러웠다.  앉자마자 이리저리 주위를 살피니 무엇보다도 냄비 뚜껑이 눈에 띄었다.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식당은  깨질 위험이 있고 무거워서 잘 사용하지 않는 유리 재질의 냄비 뚜껑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안을 들여다보니 살아있는 낙지 한 마리가 냄비 뚜껑에 빨판을 붙여 서서히 움직이고 있었다. 수족관 속 물고기를 들여다보듯, 사람들은 유리뚜껑 밑에서 흐느적거리는 낙지를 구경하고 있었다.  종업원은 불을 붙여 가열을 하기 전에 손님에게 냄비 뚜껑을 손으로 꾹 눌러달라고 당부했다. " 손으로 뚜껑을 꽉 누르셔. 낙지 요놈이 힘이 장사여서 뚜껑도 뒤집는다니까.

주저앉은 병든 소도 낙지 먹으면 다음날 벌떡 일어난다고 하잖아요. 저희 가게는 싱싱한 해산물 아니면 취급을 안한다니까. 호호 "  열이 오르자 낙지는 유리뚜껑 밑에서 발버둥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비로소 이 가게의 냄비 뚜껑이 투명한 유리로 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과정을 전시하는 상업적 전략인 것이다. 잠시 후, 온갖 해산물이 가득 찬 냄비가 도착했다. 냄비 속에 낙지 한 마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


< 옷 > 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무릎 탁, 치고 아, 하게 된다.  설핏, " 졸라맨 " 캐릭터 같아서 문자보다는 그림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이 그린 낙서처럼 보인다. 절묘하다. 몸에 걸치는 옷이라는 단어가 사람 형상을 닮았으니 우연치고는 기묘하다. 옷을 의미하는 상형문자인 한자 < 衣 > 가 갓 쓰고 도포 입은 모양을 본뜬 글자라는데 이리저리 뜯어봐도......     아니올시다. 닮은꼴로 보자면 아무래도 한글 < 옷 > 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 비슷하다 " 는 말은 두 개의 대상이 크기, 모양, 상태, 성질 따위가 똑같지는 않으나 닮은 구석이 있다는 점에서,  < 옷 > 이라는 글자와 가장 비슷한말은 의복'이 아니라 사람이다. 

하여, 나는 당당하게 말하련다. < 사람 = 옷 > 이다.  옷을 입는다는 행위는 문명화된 사회에 동의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아무리 명망 높고 위엄 있는 인간이라 해도 벌건 대낮에 벌거숭이가 되어 거리를 돌아다니면 광인 취급을 받을 뿐이니까. 아감벤의 호모사케르 1) 개념을 적용하자면 옷을 입지 않은 것은 " 벌거벗은 생명(nuda vita) " 에 불과하다. 이들에게 내려지는 형벌은 시민으로서의 모든 권리를 제한( 혹은 제외) 하는 것'이다. 법외 인간'이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정치적 질서에 의해 작동되는 사회로부터 추방당한 외부자'다.

독가스를 살포했던 아우슈비치 수용소나 고문실에서 수감자의 옷을 벗기고 나서 고문을 하는 행위는 옷을 입은 자신과 그들을 분리하기 위해서이다. 여기 벌거벗은 생명이 있다,  물고기는 다른 종에 비해 " nuda vita " 을 대표하는 종이다. 물짐승은 길짐승이나 날짐승과는 차이가 있다.  길짐승과 날짐승은 (깃)털이라는 털가죽 옷을 입고 있지만 물짐승은 털이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럴까 ?  길짐승과 날짐승은 동물 보호법에 의해 법적 보호를 받곤 하지만 물짐승은 법외 존재로 취급된다. 물고기를 잡거나 죽일 때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이는 없다.

옷도 없고, 털도 없고, 심지어 깃털조차 없는 벌거벗은 생명에 대해 우리는 그것들이 지능도 없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소리를 지르지도 못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

 

 

지금껏 출간된 수많은 어류 관련 서적들은 물고기의 다양성, 생태학, 생식력, 생존전략 등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많은 서점들에는 낚시에 관한 낚시에 관한 책과 잡지가 넘쳐난다. 그러나 아쉽게도 물고기의 입장에서 쓴 책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서 멸종위기종의 곤경을 애도하거나 어족자원 남획을 지적하는 환경보호활동가들의 고리타분한 메시지를 열거할 생각은 없다. 독자들은 혹시 아는가 ? 남획이라는 단어가 적당한 어획을 합리화하고 자원이라는 말이 물고기를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으로 전락시킨다는 것을. 이 책의 목적은 물고기에게 사상 유례가 없었던 발언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우리는 동물행동학, 사회생물학, 신경생물학, 생태학의 획기적인 발달에 힘입어, 물고기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느끼고 경험하는지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위의 글은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의 서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인 조너선 밸컴은 상어를 잡아 지느러미와 꼬리만 잘라낸 다음 몸통을 바다에 버리는 상어 피싱'이란 행위의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

 

 

어부들은 상어의 지느러미만 잽싸게 도려낸 후 , 아직 살아있는 상어를 바다에 내던진다. 지느러미와 꼬리가 없는 상어는 헤엄을 칠 수 없기 때문에 목숨만 붙어 있을 뿐 통나무나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상어들은 심연으로 가라앉으며, 출혈과 질식, 그리고 수압 등 온갖 고통을 겪으며 서서히 사망하게 된다(같은 책, 305쪽)

 

 

이 책을 읽으면 물고기도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희노애락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펄펄 끓는 물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낙지를 보고 즐거워하는 당신은 과연 상어 피싱 작업 방식을 비판할 수 있을까 ?  죽음은 그 어떤 방식으로든 볼거리로 전시되어서는 안된다. 상처 입은 존재는 통증을 느끼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같다는1)  사실을 왜 모르는 것일까.  통증은 인간만이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종종 잊는다. 

 

숨탄것은 모두 통증을 느낀다는 점에서 사람이라는 낱말과 비슷한말에는 물고기도 포함되어야 한다. 하여, 나는 이정미 헌법 재판관의 말투를 빌려 여기에 쓴다. 선고합니다! 주문, 사람이라는 낱말과 비슷한 말의 범주에 물고기도 허용한다 ■

 

 

 

 

 

 

 

 

 

                                  

 


1)        성스러운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호모 사케르(homo sacer)는 낱말의 의미와 달리 고대 로마법에서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형벌을 받은 죄인을 가리킨다.

  

2)       같은 책, 3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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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3-18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고 보니 어류권..이건 한번도 본적이 없었네요..ㄷㄷㄷㄷ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8 12:13   좋아요 1 | URL
샥스핀 먹지 말자는 캠패인이 있었습니다. 상이 지르러미만 자르고는 산 채로 상어를 버린다고 하네요.
상어는 수영을 할 수 없으니 심해로 내려가는데, 수압이라는 것 때문에.. 그 압력으로 내장이 터지고, 막 고통스럽게 죽는다고 합니다... 그걸 먹지말자는 캠패인.. 우리도 이제는 법적으로 이런 거는 규제를 해야 합니다..
죽어가는 낙지보고 즐거워하다니...

samadhi(眞我) 2017-03-18 15: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그림은 또 어떻게 찾아내셨대요?
목숨 가진 모든 것에 대한 곰발님의 애틋함이 귀합니다. 얼마 전에 제 별 것 아닌 생각에 누군가 ˝귀하다˝ 라고 말해주어서 무지 송구하더라구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09   좋아요 0 | URL
댓글이 늦어서 죄송합니다.. 며칠 좀 바빴습니다...
귀하다는 말, 참.. 좋죠. 좋은 사람이라는 말보다는 귀한 사람이라는 말이 더 느낌이 옵니다..ㅎㅎ.
글구보니 저는 태어난 이후 귀한 사람이라는 말은 한번도 들은 적이 업군요..

samadhi(眞我) 2017-03-21 15:27   좋아요 0 | URL
귀한 생각을 가지면 귀한 사람이지요. 곰발님이 여태 그런 말을 못 들어보셨다는게 이상한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41   좋아요 0 | URL
평생 미운오리새끼로 살았습니다...ㅎㅎㅎㅎㅎ

samadhi(眞我) 2017-03-21 16:40   좋아요 0 | URL
그건 저랑 비슷하네요. ㅋㅋ 오리동지

북프리쿠키 2017-03-1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중에 옷을 입고 다니는 괴생명체는 인간밖에 없네요ㅎ
˝옷˝으로 인해 진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11   좋아요 1 | URL
짐승도 엄밀히 말하면 털옷이 있는데, 물고기는 말 그래도 벌거벗은 생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참.. 신기한게 고문할 때는 항상 옷을 벗겨요.. 신기하죠... 일종의 거리두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이 아니다라는 자기최면을 위해 일부러 고문자는 고문당하느 사람을 벗기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

2017-03-20 1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21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3시 2017-03-20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지내시지요 페루애님!
저도 잘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1 15:13   좋아요 0 | URL
이거 너무 오랜만에 오신 것 아니십니까.. ㅎㅎ 저야 잘지내죠. 향유 님도 잘지내시죠 ? 어찌 지내시나요 ?
 

 






 

 

 

 

 

 

 

                                         

용  서  받  지     못  한   자   :

 

 

 

X, 울어버린 !


흉터에는 신기한 힘이 있지. 과거가 진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을 일깨워주거든. 흉터를 얻게된 사연은 결코 잊을 수 없지. 안 그런가?

 

- 모두 다 예쁜 말들 中

 

 

 

 


 

- 영화 << 로건, 2017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최고 걸작은 무엇일까 _ 라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망설이게 된다. << 용서받지 못한 자, 1993 >> 냐, << 밀리언 달러 베이비, 2004 >> 냐 ?   그것이 문제'다. 중국집에서 짜장을 시킬 것인가, 짬뽕을 시킬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선택하는 순간에 나는 후회하게 되리라.  제임스 맨골드 감독이 연출한 SF 영화 << 로건, 2017 >> 에서 늙고 병든 울버린(로건은 울버린의 이름이다)을 보자마자

영화 << 용서받지 못한 자 >> 에서 용서 받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던 늙은 총잡이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떠올랐다.  영화 << 로건 >> 에서 " 스트롱맨(STRONGMAN) " 를 기대했던 관객은  서걱거리는  " 스트로맨(STRAWMAN) "  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그는 더 이상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노후 걱정을 하며 돈을 벌어야 하는 콜 리무진 운전자'이다.  힐링 팩터 능력을 상실한 울버린의 몸은 온통 흉터투성이다. 그는 흉터를 통해서 자신이 과거에 저질렀던 죄악을 읽는다. 이 모습은 영화 << 용서받지 못한 자 >> 에서 은퇴한 무법자 월리엄 머니(클린트 이스트우드)을 떠올리게 한다. 그 또한 용서를 받기에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다.

이제는 캔사스 촌구석에서 촌부가 되어 어린 자식과 함께 돼지를 키우며 조용히 살고 있으니,  로건과 머니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조용히 숨어 산다는 점에서 서로 겹친다.  사람들은 종종 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려는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나지만 로건과 머니는 자신이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꿈을 꾸다 잠에서 깨어난다.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에서 과거를 배경으로 한 서부 장르를 떠올리는 것은 과장된 해석 혹은 과시적 허풍이 아니다.  << 스타워즈, 1977 >> 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지만,  사실 이 영화는 우주로 옮겨진 미국의 기원이자 서부 개척사에 가깝다. 먼 미래는 알고 보면  멀지 않는 미국 건국 신화에 대한 자격지심이다.

영화 << 로건 >> 에서 찰스 자비에 교수와 어린 로라는 티븨에서 상영하는 서부 영화 << 셰인 >> 을 넋 놓고 감상한다.  찰스 자비에 교수는 오래 전 서부 영화를 보며 " 이상화된 과거 " 를 그리워한다. 암, 그때가 좋았지.              그것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초능력을 통제할 수 없게 된 찰스 자비에 교수의 신세한탄에 가깝지만 따지고 보면 그러한 속성은 웨스턴 장르의 특징이기도 하다. 웨스턴 장르는 주로 외부 적과 싸워야 하는 마을 공동체/가족 공동체 내의 갈등과 봉합을 다룬다는 점에서 < 엑스맨 > 시리즈 또한 뮤턴트라는 공동체 내의 갈등과 봉합을 다룬다는 장르적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엑스맨 시리즈는 외형은 SF이지만 본질은 웨스턴에 가깝다. 감독은 이 영화에서 노골적으로 서부극에 대한 오마주를 투사하는데,  영화 << 셰인 >> 속 대사는 고스란히 어린 로라의 입을 통해 대미를 장식한다. 또한 서부 영화 장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역마차라는 영화 소품은 울버린이 운전하는 크라이슬러 300C 리무진 웨딩카로 업그레이드된다. 그 옛날,                  가족 공동체를 안전한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포장 마차를 몰던 영웅은 미래의 서부극에서는 차를 몰고 총 대신 클로(손가락 사이에서 튀어나오는 금속 칼날)라는 가공할 만한 금속 갈퀴'로 총싸움 대신 칼싸움을 한다.

 

웨스턴 영화 속 영웅은 공동체의 해체를 막고 봉합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듯이 로건은 멸종 위기에 처한 뮤턴트(차세대 돌연변이 공동체)를 적으로부터 지켜낸 후 그들 곁을 떠난다. 그들을 지키되 공동체와 함께 할 수 없다는 룰은 웨스턴 속 영웅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마지막 장면은 코끝을 찡하게 만든다. 상남자 울버린 때문에 울어버린 영화'다.  결투의 세계, 총잡이에게 있어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 뒤 > 이지만 공교롭게도 서부극은 앞모습으로 시작해서 풍요로운 뒷모습으로 끝나는 장르이다. 눈물이 아,        앞을 가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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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03-17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는 내내 그 고독함과 쓸쓸함과 슬픔에 잠겨 있었어요

안녕 로건..
안녕 찰스 자비에..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7 09:37   좋아요 1 | URL
고독이 몸부림친다는 표현이 딱인듯...
약간 한국 영화 같지 않습니까.. 서사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시아 영화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살짝 패밀리뽕도 과하게 설정된 것 같기도 하고..

samadhi(眞我) 2017-03-18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젠 영어까지 영역을 넓혀 언어유희 하는 우리 곰발님 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18:19   좋아요 0 | URL
어라, 이 댓글도 놓쳤군요.뒤늦게 답글답니다. 아님파인탱큐앤드유 ?

samadhi(眞我) 2017-03-26 21:55   좋아요 0 | URL
노땡큐. 영어로 묻는 어떤 말에도 노땡큐로 일관하는 우리 남편에게 배워서 써먹어요.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물속에 사는 우리 사촌들의 사생활
조너선 밸컴 지음, 양병찬 옮김 / 에이도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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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의 죽음 앞에서 침이 고일 때 :



 

 

 

 

 

 

 


 

 물고기는 thing이 아니라 being이다

 

 

                                                                                                                                                                                                   극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화 내용은 이렇다    :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외아들을 키우는 아버지. 금이야 옥이야 은이야, 어허둥둥 내 새끼. 어느 날, " 내 새끼 " 가 괴한에 의해 납치당하자 아버지는 아들을 찾아 지옥에라도 갈 결심을 한다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극단적 최루성 쓰빽따끌 무비

 

<< 니모를 찾아서 >> 앞에서,    눈물 없이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듯 객석 뒤쪽에서 콧방귀를 뀌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사연이 궁금하여 푸른 눈동자를 가진 그에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원어민처럼 물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인데 왜 웃으시죠?) 내 질문에 대해 그는 가방에서 책 한 권을 꺼냈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What a Fish Knows. 2016년 >> !  그가 대답했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번역 : 내가 이 책의 저자올시다. 반갑소 ! 나, 조너선이오. )  < 니모를 찾아서 > 에서 주인공 아버지 말린과 외아들 니모(물고기)의 실제 모델은 횐동가리라는 물고기인데 이 책에서는 흰동가리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준다.  

 

 

영화 < 니모를 찾아서 > 아버지 몰리와 아들 니모

흰동가리와 말미잘

흰동가리들은 몸집, 서열, 그리고 성전환에 의존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한다. 이들은 ' 덩치 큰 개체 ' 두 마리와 ' 덩치작은 개체 ' 여러 마리로 그룹을 형성하는데, 덩치 큰 두 마리는 ' 번식 커플 ' 이며, 둘 중에서 더 큰 것이 ' 지배적인 암컷 ' 이고 작은 것이 ' 비지배적인 수컷 ' 이다. 덩치가 작은 하급자들은 모두 수컷인데, 몸집 순서대로 서열이 매겨진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의 나이가 번식 커플과 같을 수 있지만, 성적으로 성숙한 개체들의 행동 지배가 하급자들의 성장이나 발육을 억제한다...... 서열이 낮은 수컷들은 본질적으로 정신생리적으로 거세된 상태라고 한다. 이 상황에서 각각의 수컷들은 지휘부에 결원이 생길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가 알 낳는 암컷이 죽으면 서열 1위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2위 수컷의 지위가 한 단계 상승한다고 한다. 따라서 흰동가리 그룹에서 억압받는 수컷들은 늘 한 줄기 희망을 품고 있는 셈이다 ( 물고기는 알고 있다, 253 쪽 )


 

맙소사 !              흰동가리 무리는 암컷 한 마리에 수많은 수컷으로 구성된 사회인데, 서열 1위인 암컷이 사라지면 서열 2위였던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되고 서열 3위였던 넘버쓰리가 남편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내와 사별한 홀아비 몰리가 아들을 애지중지 키운다는 영화 설정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물고기 생활에서는 수컷이 양육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다반사이지만 흰동가리 세계에서 홀아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넘버 투인 남편이 죽으면 넘버 쓰리가 남편의 자리를 차지하고, 넘버 원이 죽으면 넘버 투인 수컷이 암컷으로 성전환을 하니 말이다. 해저 2만리. 어허, 재미있는 세상일세.  

 

얼핏 보면 흰동가리 성생활은 두 명의 하드바디만이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승자 독식 사회 모델(넘버 원과 넘버 투'만이 섹스를 할 수 있다)을 따르지만 한편으로는 하빠리-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보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과연 인간 사회는 물고기 사회보다 고등할까 ? 이 책은 물고기가 인간이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만 아니라 어느 실험은 물고기가 인간보다도 똑똑하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기도 한다. 네 살짜리 꼬마에게  색깔이 각각 다른 M&M초콜릿 두 개(a와 b라고 하자)를 준다.  

 

꼬마가 a 초콜릿을 먼저 먹으면 엄마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은 채 b 초콜릿을 수거한다. 반면, 초콜릿 b를 먼저 먹으면 a 초콜릿도 먹을 수 있도록 치우지 않는다. 네 살짜리 꼬마는 이 게임의 법칙을 알게 될까 ?  b초콜릿을 먼저 먹는 쪽이 유리하다는 사실을. 꼬마는 100번이 넘도록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순서를 깨닫지 못했다. 그렇다면 인간 다음으로 영리하다는 영장류는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 결과는 영장류 열여섯 마리 중 두 마리'만 성공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 3초 기억력의 세계 " 로 알고 있는, 머리 나쁜 짐승의 대명사인 물고기(청소놀래기)는 ?  정답은 전원 통과'이다. 이 책을 쓴 조너선 밸컴이 주장하고 싶은 말은 인간의 희노애락과 물고기의 희노애락은 동일하다는 점이다.



 

첫째, 물고기는 사물thing이 아니라 존재being이며, 단순히 살아있는 게 아니라 생활을 영위한다. 둘째, 물고기는 개성을 갖고 있으며 관계를 형성하는 개체이다. 셋째, 물고기는 계획과 학습, 인식과 혁신, 책략과 회유를 하며, 쾌락, 공포, 장난, 통증 그리고 즐거움을 경험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물고기도 느낄 건 다 느끼고 알건 다 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론은 물고기에 관한 기존의 통념과 얼마나 일치1)하는가 ?  우리는 그동안 물고기를 어엿한 개체로 취급해 왔을까 ? ( 286쪽 )



좋은 독서 경험은 내가 생각하고 있던 고정 관념을 산산조각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조너선 벨컴의 << 물고기는 알고 있다 >> 는 얼음을 깨는 도끼(카프카)이며, 낡은 가치를 부수는 망치(니체)이고, 어둠을 밝히는 형광등 101개(박근혜)다2). " 금붕어의 기억력은 3초 " 라는 프레임은 인간이 악의적으로 유포한 가짜 뉴스인 셈이다. 물고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희노애락을 느낄 줄 안다. 어쩌면 모든 생물은 통증을 느낀다는 그 단순한 사실을 인간만 모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_ 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인 우리는 노는 물 이 다르다는 이유로 물고기를 being이 아닌 thing으로 인식하려 한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다는 이유로, 핏기 하나 없는 횟감이라는 이유로, 혹은 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품격 없는 무지에 대한 훌륭한 반격은 조너선 밸컴이 이미 준비해 두었다나랏 말쌈이 듕국과 다른,  영국에서 태어나 미국에 정착한 그는 여러분에게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번역 : 우리가 물고기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결정적 이유는 노는 물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에 꿰여 물 밖으로 끌려나온 물고기가 울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물속에 빠졌을 때 울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다, 316)           

륭한 번역'이라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한 평가는 별 다섯 개 만점에서 여섯 개 주겠다. 흥행성과 함께 작품성까지 두루 갖춘 책이다. 다 읽고 나면 묘하게 울컥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이 책은 물고기를 키우는 이보다는 오히려 해물탕 냄비 속에서 살아있는 문어의 고통을 보며, 아아.................    입에 침이 고였던 당신에게 권한다.  싱싱한 생물을 보여주기 위해서 낙지해물탕집 주인은 손님  앞에서 산낙지를 부글부글 끓는 냄비 속에 넣는다. " 요래요래, 오래,  낙지가 힘차게 꿈틀거리는 거 보십시오.  지랄하는 거 보이십니까 ?  낙지가 얼마나 싱싱하면 끓는 물 속에서 3분 동안이나 꿈틀거리겠습니까 ! 하하하. "

사(死)의 몸짓을 선(鮮:싱싱하다)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연 온당한 일인지 묻고 싶다. 하여,  만국의 지구촌 친구들에게 원어민 발음으로 묻는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1)   번역 오류인 것 같다. 전후 문맥을 살펴보면 < 일치 > 가 아니라 < 대치 > 가 아닐까 ?

2)   삥 뜯기의 달인인 박근혜는 삥의 규모도 쓰빽따끌해서 집 한 채 사달라는 요구 대신 동네 전체를 사달라고 한다. " 삼성동 사줘 ! " 라니.......  탄핵으로 인한 연금 박탈을 이유로 박씨의 먹고사니즘을 걱정하는 인간에게 되묻고 싶다. 아임파인탱큐앤드유 ?

 

 

 

 


 

 

▶ 별책부록

 

 

http://blog.aladin.co.kr/myperu/6370810  : 낙지 사회

http://blog.aladin.co.kr/myperu/6695997  : 심장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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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17-03-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 평등 사회‘이자 성차 없는 양성 평등 사회라는 점에서 인간 사회보다 진화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 ; ‘진화‘보다 ‘진보‘가 더 어울리는 단어 선택이 아닐까요?

이글을 읽고 숙고 중입니다. 1) 성폭력 범죄자는 being일까? 2) 사람은 짐승과 다를까? (어느 페미니스트가 제게 한 말, 사람은 동물이 아니잖아요. 사람이라면 더 높은 도덕성을 발휘해야 하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4:49   좋아요 0 | URL
고쳤습니다아.. ㅎㅎㅎㅎ



숙고의 결과에 도달하시게 되면 결과르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마립간 2017-03-15 15:02   좋아요 0 | URL
숙고 전의 default value를 말씀드리면

1) thing과 being은 인위적 분류이다. (생명이 단자 monad인지, 영 spirt가 단자인지는 불분명하다.)
2) 사람은 짐승(동물)과 다르지 않다.

1)은 2)에 의한 따름 정리입니다.

cyrus 2017-03-15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근혜 형광등... 진짜 오랜만에 들어보는 희대의 개드립입니다. 이제는 그 형광등은 완전히 깨져버렸어요. 얼른 이 폐형광등을 수거했으면 좋겠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20   좋아요 0 | URL
어디 형광등뿐이겠습니까. 꽃 중의 꽃, 박근혜 꽃이라고 노래하는 이도 있었는데....

yureka01 2017-03-1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폐형광등은 함부로 버릴 수가 없...수은은 상온에서는 액체인 금속인데요..대표적인 증상이 무감각증과 기억장애랍니다. 수은 중독이 의심되는 상황에 놓은 형광등의 아우라였나 싶더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5 19:1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훌륭한 베스트댓글입니다.......

아 우리 근혜 머리가 수은으로 가득 차서 그렇게 형광등 백 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를 풍겼군요..
그게 수은 중독 증상이었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몰랐었나 봅니다..

samadhi(眞我) 2017-03-18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임파인탱큐 앤드유 때문에 집이 떠나가라 웃었습니다. ㅎㅎㅎ
전 근혜에 주석을 단 이유가 3초 기억력 때문이겠거니 했어요. ㅋㅋㅋ
이 책 곰발님 때문에 마구 땡기네요. 곰발님 뽐뿌질 정말 심하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26 09:04   좋아요 0 | URL
엇, 요기 댓글 하나 놓쳤군요. 뒤늦게 봐서 죄송합니다..
원래 닭도 머리가 똑똑하다고 하더군요. ㅎㅎ.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세상에나, 이토록 아름다운 미소






                                                                                                          약속은 미뤄도 돼, 어둠이 내 얼굴을 감춰주기를 ! 박씨는 일몰시를 기다리며 밍기적거리며 삐대다가 7시 즈음 관사를 떠난다. 그는 차에 오르자 편지를 쓴다. 자리를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반짝반짝 빛나는 변기들아. 창밖을 서성거리던 친박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백성들아, 잘 있거라.....

 

삼성동 사저(私邸)에 도착한 박근혜는 차문을 열고 사람 앞에 선다. 괄약근에 힘 꽉 주고 어금니 깨물며 주먹 쥐고 복수를 다짐하지만 이미지 정치에 능한 박씨는 손바닥 펴며 방긋 웃는다. 아아.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눈물이 난다. 생각한다. 씹새끼들, 두고보자고요.                        웃는 여자 앞에서 시민은 부글부글 끓었지만 나는 감동했다. 진짜 매력적인 악당은 반성을 모르는 법이지 !  치킨런 게임 룰은 간단하다. 핸들을 먼저 꺾는 놈이 겁쟁이가 되는 법이니까. 헌법은 몰라도 겁쟁이는 되지 않는 법은 누구보다도 잘 알지, 호호.                 하지만 여기까지다. 끈 떨어진 권력을 지지할 끄나풀은 없다.

두고 보시라,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밝혀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만 한 살 더 먹을 뿐니니 말이다. 우선, " 삼성동 사저 " 라는 표현이 눈에 거슬린다. 왜 하필 " 삼성 " 이며 " 사저 " 인가. 삼성동 사저'라는 문장을 볼 때마다 박씨가 삼성에게 말 사줘 _ 라고 떼 쓰는 떼쟁이 모습이 아른거려서 < 사저 > 가 < 사줘 > 로 보인다. 사저의 사전적 의미가 < 고관이 사사로이 거주하는 주택을 관저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 인데, 범죄자에게 점잖은 격식은 어불성설이다. 그런 식이라면 이런 멘트도 가능하리라. " 뉴스 속보입니다. 18명을 살해한 후 암매장한 유영철 사저에서 시체 3구가 추가로 발견됐습니다...... "

상식이 있는 이라는 삼성동 사저 대신 삼성동 집구석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 박씨가 삼성동 집구석에 들어가기 전 철문 앞에서 지지자에게 환한 미소로 화답하고 있습니다. 아아.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납니다. 집구석에서의 하룻밤.  박씨는 숙면할 수 있었을까 ?  등 따숩고 배 부른, 안락한 보금자리라 해도 삼성동 사저는 더이상 사저가 아니라 사자우리'일 것이다. 그녀는 바늘 침대에서 잠을 자고 곰 쓸개를 씹으며 복수를 다짐할 테지만 허무하여라, 덧없다. 박사모의 한 사람인 나는 당신이 겁쟁이가 되어 핸들을 꺾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것은 열혈 지지자인 우리를 배신하는 행위.

후회도 없고 반성도 없이 핸들에서 손 떼고 악쎌레터 힘껏 밟아라.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우리에게 주는 러브레터일 테니까

 

 

편지의 끝은 이렇다 : 자리를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반짝반짝 빛나는 변기들아. 창밖을 서성거리던 친박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백성들아. 잘 있거라, 벼랑 끝에서도 공포를 모르는 나의 심장이여. run, run, run !!!           푸쳐핸 들~  달리는 차 안에서 머리 위에 손 !  흥미진진하다. 당신의 쓰빽따끌한 논스톱 자동차 활극을 기대한다.

 

 

 

 

 

덧대기 ㅣ 박씨가 반려견을 버리고 떠나서 동물단체에서 동물 유기를 물어 박씨를 고발 조치했다고 한다. 박씨 없는 집, 똥은 누가 치울 것인가. 흥부가 키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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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4: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3-13 15: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아의서재 2017-03-13 1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 기형도시 패러디 대박입니다. 어찌 저리 딱딱 잘 맞게 쓰셨는지!!

..저는 박근혜가 웃으며 내리는 모습에 대해 쓴 어느 댓글-악마를 보았다-에 심히 공감합니다. 이쯤되면 김문수에 대한 유시민의 진단처럼 박근혜가 아닌, 정신이상을 일으킨 박씨의 뇌신경을 탓해야한다는 생각을.. 끌어내리고도 아직 참 멀었다, 는 생각에 다시 괴롭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4 10:54   좋아요 0 | URL
박근혜 빈집을 보니 문득 제가 좋아하는 빈집이라는 시가 생각나더군요,,,

+
신기하죠 ? 자기 때문에3명이 죽고 많은 사람들이 다쳤는데, 슈퍼스타가 대중 앞에서 손 흔드는 멘탈은 해석이 불가능한 구석이 있습니다. 이해불가능...



한편으로는 전두엽의 문제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

수다맨 2017-03-14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러다 검찰이 제대로 조사 들어가면 그 옛날 박씨의 친애하던 오빠(!)가 그랬던 것처럼, 충성스런 졸개들 데리고 삼성동에서 골목성명도 감행할 것으로 보이네요......
지금 당장이라도 가막소로 직행해야 할 인간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4 1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


한나라의 대통령에서이제는 골목대장으로 추락한 거죠..
 

 


​                                      

 

지오디가 부릅니다, 니가 있어야 할 곳  :




돌격, 격동의 현장 속으로 ! 



 


 





 


                                                                                                       아빠는 지금 생방송으로 BBC 방송과 박근혜 탄핵 정국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빨려들고 있습니다. ( 치지직 ) 지금 한국은 .......  격동의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아아, 서울은 지금 불타고 있습니다. 정국이 급박하....... 이때 문을 열고 4살 남짓한 딸이 아장아장 걸어온다.

꼬마에게는 미안한 소리이지만 그것은 마치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파리가 날아다녀서 방송 사고가 난 꼴이다. 이처럼 제자리에 있어야 할 것이 엉뚱한 곳에서 발견되면 이야기는 생명력을 얻게 된다. 예를 들면 일본으로 3박 4일 출장을 떠난 남편을 엉뚱하게도 도봉산 아래 장미 모텔 주변에서 목격하게 될 때, 도시락 뚜껑을 열었더니 밥 대신 개구리가 튀어나올 때, 재벌가 가문에 재벌가 가문과는 어울리지 않는 가난한 며느리가 들어올 때 서사는 이상한 낌새를 풍기기 시작한다. 지금 니가 있어야 할 곳은 여기가 아닌데......  정치를 논하는 아빠의 무대에서 딸이 깜짝 등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꼬마는 엉뚱한 곳에서 느닷없이 출몰한다. 먹구름 낀 격동을 이야기하는데 해맑은 아동이 등장하다니 그 누가 상상했으랴.

이야기를 쥐락펴락하는데 능수능란한 작가는 " 대상과 공간의 엇박자 " 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안다. 딸(꼬마)의 출몰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아이템이지만,  뛰어난 스토리텔러는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일본으로 3박 4일 출장을 갔던 남편이 도봉산 아래 장미 모텔 주변을 배회하는 것을 아내가 목격하는 장면은 남편과 불륜을 저지른 여자의 정체가 이웃집 여자'라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야기는 엎친 데 덮쳐야 흥미진진해지는 법이요,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어야 재미의 품격을 유지하는 법. 위 동영상은 흥미있는 서사가 갖춰야 할 모범적 사례라 할 만하다. 네 살짜리 꼬마의 등장도 웃긴 데 엎친 데 덮친 꼴로 보행기를 탄 한 살짜리 꼬마가 등장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관객은 박장대소를 하게 된다. 대한민국 정치를 심각하게 논하는 어른들의 세계에서 보행기를 끌고 잠입한 아기는 점입가경의 화룡점정이다. 네 살짜리 딸(로 추정되는)이 승(承)에 해당되는 " 뒤죽 " 이라면,  한 살짜리(로 추정되는) 아가는 전(轉)에 해당되는 " 박죽 " 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  두 아이가 아빠의 서재로 잠입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엄마는 결(結)의 주체로서 헐레벌떡 방 안으로 들어와 일을 수습하려 하지만 되려 그녀의 오버액션이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된다. 결이라고 생각했던 엄마가 사실은 전인 경우이다.

박장대소는 이제 웃다가 눈물이 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유쾌한 뒤죽박죽 소동극의 모범 사례인 경우이다. 박근혜 게이트는 시민을 분노하게 만들었지만, 스토리텔링이라는 면에서 보자면 교과서적인, 아주 잘 만든 서사 구조이다. 청와대에 한갓 민간인에 지나지 않는 최순실이 기거하며 국정을 자지우지할지 그 누가 알았으랴. 청와대라는 공간과 최순실이라는 대상의 엇박자가 빚어내는 서사가 바로 박근혜 게이트인 것이다. 설상가상, 병원 수술실도 아닌 안방에서 성형 시술이 이루어지고 주사 아줌마가 들락날락할 줄은, 그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상상 그 이상의 상상력이다.

이제는 박근혜도 < 장소와 대상의 엇박자 > 의 주인공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탄핵으로 인해 민간인이 된 박씨가 여전히 청와대 내실 안주인 행세를 하니 말이다. 운명은 뛰어난 소설가'다. 이보다 쫄깃쫄깃한 서사'도 없다. 당신의 탄핵이 없었더라면 이토록 유쾌한 동영상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4개월 동안 주말이면 광화문 극장에서 욕하면서 보다가 20회를 끝으로 종영하니 서운한 마음이다. 그래서 애타게 불러본다. 굿바이, 박근혜 !  나의 친애하는 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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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7-03-12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ㅋㅋ 얼마 전 휴가를 내고 집에서 연의와 놀 때 걸려왔던 회사전화가 생각나네요
ㅋ 딱 저 모습이었어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2 10:42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ㅎㅎ...
아이들은 참 독특하죠.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마립간 2017-03-12 0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와대 퇴거를 결정하는 최순실의 오더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2 10:39   좋아요 0 | URL
멘붕 상태죠. 마징가 조종석에 철이와 영희가 없는 경우라고나 할까요. 망부석된 느낌 일 것..

수다맨 2017-03-1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성동 사저에 문제(난방 누수 공사, 경호 시설 미비 등)가 있어서 보수가 끝나는대로 옮긴다는 것 같기는 한데, 이런 사안은 헌재에서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미리 해결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면 일단 지금은 임시 거처(서울 어느 호텔? 대구 본가?)로 옮겨서 숙식을 해결하고, 보수가 끝나는대로 사저로 다시 이사하는 모양새를 취했어야지요.
대통령 직위를 법적으로 박탈 당한 인간이 이런저런 변명 대면서 청와대 아직도 눌러앉아 있는 모습을 보아하니, 그곳의 방과 밥이 그리도 좋은가 봅니다. 하기야 5성 호텔의 숙식을 거부하고 싶은 사람은 세상에 없겠지요 ㅎㅎㅎ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2 10:43   좋아요 1 | URL
전혜 예상을 못한 듯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이건 인용 100%인데
박근혜는 전혀 예상을 못한 듯... 여기서도얼마나 이기적이며 멍청하고
생각없이 사는 인간이란 생각이 드네요.. 띨띠리라고나 할까..... ㅎㅎㅎㅎㅎㅎㅎ

yureka01 2017-03-12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이제 어디로 가야하지? 고민중일듯.. 자기 손으로 팬티 한 장 사본 적이 없었다믄서요..

곰곰생각하는발 2017-03-12 10:44   좋아요 0 | URL
주인이 없으니 멘붕 상태일 겁니다.. 앞길이 캄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