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이성과 감성>을 지지부진하게 읽는 중이다.
어릴 때, 주니어 축약본으로 오스틴의 책을 한 권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 책일 것이라 여기고 읽어 나가는데 이 책이 아니었나봐? 생소하다. 아주 많이!!
그럼 <오만과 편견>이었던가?
하긴, 지난 달에 읽었던 책도 기억 못하는 판국에 어릴 때 읽었던 책을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나를 호되게 꾸짖었다.
다만, 기억하고 있는 게 무엇인고 하니,
줄거리보다도 읽는 와중에 뭔소리야? 하고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응!!!! 갑자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느낌표가 몇 개 남았던 것 같았다. 뭔진 모르겠는데 마음이 흐뭇했었던 기억이 오랫동안 남았었다. 제목도 비슷비슷하고, 작가도 비슷비슷하여 제인 오스틴의 작품이었는지? 샬롯 브론테의 작품이었는지?
헷갈리지만....책을 잡고 읽으면서 줄곧 마지막 장을 읽었을 때의 흐뭇함을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고, 읽고 있고, 읽고 또 읽긴 읽는데.....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은 계속 읽을 수 있을까?
초반부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대상의(19세기 초)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읽는 속도가 계속 늦어지는 듯하다.
그 시절 영국 상류층 사람들의 결혼관과 연애관에 깊은 애정이? 있어야 인내하고 읽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나 책에 제닝스 부인만 등장하면 속이 부글부글거린다.
나도 오지랖도 깊어, 수다도 깊지만 제닝스 부인의 오지랖 수다가 사람의 간을 뒤집어 놓기에 딱 알맞춤이라 읽으면서 아... 나도 이제 앞으로 조심해야겠구나! 반성하고 있어 <이성과 감성> 책이 이런 의도가 아니었을텐데? 혼자 웃기도....
책의 중반부정도 넘어가면 앨리너와 메리앤 자매의 극렬한 감정에 동화된다. 나쁜 남자들의 실연 앞에서의 앨리너의 이성과 메리앤의 감성이 파바박~ 불꽃이 튀는데, 나로선 둘 다의 정서가 이해가 가진 않지만, 그 불꽃 튀는 듯한 대화들이 맛깔스럽다.
이런 맛에 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읽는 것인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러니 저러니 반박하기 싫어진 엘리너는 그냥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증오스러운 적이 누구든 간에, 너의 결백함과 선의가 얼마나 고귀한지를 보여 줘서 그들의 악의에 찬 승리를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버리자꾸나. 온당하고도 칭찬받아 마땅한 자존심이 그런 악의를 물리칠 수 있는 법이지.˝
˝아니, 아니야.˝ 메리앤이 소리쳤다.
˝나처럼 비참해지면 자존심이고 뭐고 다 없어진다고. 내가 비참하다는 걸 누가 알든 말든 소용없어. 세상 누구든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승리감을 느낄테면 그러라지. 언니, 고통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든지 자존심을 지키고 독립적일 수 있어. 그렇지만 난 그렇지 못해. 비참하기 그지없다고.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이나 얼마든지 그런 의식을 즐기라지뭐.˝
(236쪽)
슬픔과 비통함에 빠져 있는 2 부쯤 읽고 있는데,
왠지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답답하다.
이것은 소설 내용에 대한 답답함인지?
두 자매들에게 몰입된 답답함인지?
알길은 없지만, 완독한다면 어린 시절처럼 분명 눈 앞에 무지개가 펼쳐지길 바라는 바이다.
실은 그때 무지개를 보았던 것인가? 그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 그런데 책이 이뻐 한참 보다가,
어제 받은 패브릭 독서대를 또 보다가,
왜??
잠자냥님댁 여섯마리 고양이들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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