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앞문장을 몇 번이나 고쳐대고 있는 것인가?
오늘로서 올 해 마지막 날이로군요.
오늘로서 새해 첫 날이로군요.
오늘은 둘째 날....
오늘 못 올리면 또 세째 날...
오늘은 반드시 올려야 한다!는 각오로 저녁까지 페이퍼를 마무리 하였건만,
그동안 밥 먹던 시간에 잠깐 로그아웃이 되었던 것인가?
로그인도 하지 않은 채, 신나게 글을 썼던 것이다.
뾰로롱~ 날아가버린 아까운 시간들!ㅜㅜ
내가 이래서 컴으로 접속해서 글을 쓰지 않건만,
일목요연하게 책 한 권씩 올려 글을 쓰려면 컴으로 접속할 수밖에 없는데,
부글부글~
떡국 끓여 먹고, 심기일전,
다시 앉았다.
올 해 책 아니 작년에 책을 129 권을 읽었다.
(놀라지 마세요. 130 권은 못 채웠고, 그리고 저보다 더 많은 책을 읽은 자들이 알라딘에 수두룩 하잖아요?)
암튼, 내가 읽은 책 권수에 놀라 잘못 세었나? 다시 세어 봐도 129권!
원인이 뭘까? 분석해 보니 후반기에 시집을 좀 읽었더니 권 수를 가득 채움.^^
(여러분 읽은 책 권 수 채우시려면 시집을 읽으세요^^)
책은 제법 읽은 것 같은데 막상 막 좋았었던 책을 추스리니 그렇게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닥 없어 보여 의문이었다가, 막상 순위 정하려고 보니 책 제목들이 눈에 밟히기 시작했다. 결정을 잘 못하는 나로선 남들처럼 쿨하게 딱 세 권! 딱 다섯 권! 딱 한 권!
이렇게 정하기가 넘 어렵더라는~
그래서 가장 좋았던 책 고르라는 제목의 서술형은 답하기가 참 곤란하던데...
암튼 분야별로 그냥 느낌이 좋았던 책들 위주로 올려 보련다.
우선 허구헌날 읽는 책은 소설 아니면 에세이 종류다 보니 소설 분야부터 찾아보았는데 22년도에는 외국 소설을 많이 읽었더라. 한국 소설은 달랑 다섯 권 정도 읽었다. 소설도 한국 소설 위주로 읽는 사람인데 22 년도에는 다미여 덕분에 외국 소설, 그것도 영미 소설 분야 집계수가 엄청나게 올라 50 권이 넘었다. 이걸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외국 소설을 잘 못 읽는, 아니 안 읽는 사람이었다는 걸 증명하는.....
그래서 누적된 영미소설은 52 권!!!!
자랑스럽네!!!
암튼, 각설하고 외국 소설 중 1 위는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올리브 키터리지>, <다시, 올리브> 요 두 권이다.
며칠 전 독서괭님 서재에서도 올리브 키터리지 책을 꼽으신 걸 보고 혼자 씨익~.
작년 1월 중 완독 했었는데 읽고 너무 좋아서 독후 활동?도 하면서 혼자 놀았던 흔적들이 보여 사진을 올려본다. 그때는 리뷰를 쓰게 된다면 같이 올려보려고 사진을 찍어 뒀었는데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만 하다가 시간이 지났던 것 같다.
그러니까, 너무 좋은데 이 좋은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뭐 그런 심정이었달까?
중년의 올리브와 가족, 그리고 올리브 이웃들의 솔직하면서, 현실적인 서로의 관계에 대해 면밀하게 묘사되어 있는데 어쩌면 곧 우리에게 다가올, 또는 지금 현재 닥친 우리네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도록 쓴 무척 공감가는 소설이었다. 올리브 덕분에 줄곧 노년의 건강한 올리브가 되고 싶어 걷기 싫어도 열심히 걷고 있기도 하다.
아래 사진은 올리브 책 내용과는 전혀 상관 없다.
참고 하시길^^
개인적으로 올리브 그린 색을 좋아한다. 나는 주로 녹차색이라고 부르긴 하는데, 올리브 그린이란 색으로 통하는 것 같다. 현재 책 표지는 리커버가 된 책이 있지만, 나는 옛날 <올리브 키터리지> 책 표지가 좋다. <다시, 올리브> 책의 표지는 별로여도 <올리브 키터리지>책이 너무 좋아 저 색이 정확히 어떤 색인지 찾아보려고 할일없이 저런 짓도 했었던....
올리브 그린 색일 것이라 단정했던 나였건만, 막상 색연필을 비교해보니 마린 그린색 988 번 같기도 하다.
옷장에 있는 올리브 그린색이라 칭하는 쉐타랑 조끼랑 양말을 들고 나와 비교를 해봤지만, 똑같은 색이 없는 듯하다.
아, 올리브 당신은 어떤 그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당신만의 색깔을 지니고 계시군요?
신디가 고개를 돌렸다. 햇빛이 장엄했다. 한낮의 빛이 끝을 향하면서 입 벌린 모습을 한 태양이 연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황홀한 노란색을 쏟아냈고, 그 빛은 헐벗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내리 비쳤다.
그리고 그 다음 일어난 일은 이것이다-
신디는 이 일을 앞으로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올리브 키터리지가 말했다.
"어쩜, 나는 늘 2월의 햇빛을 사랑했어." 올리브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어쩜." 그녀는 경외감이 깃든 목소리로 한번 더 말했다. "2월의 저 햇빛 좀 봐."
(<다시, 올리브> 햇빛 중 224 쪽)
작년 2 월에 <다시, 올리브>를 읽었었다. 햇빛이란 단편을 읽고 나니, 그 날의 햇빛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비록 사진은 2 월 한낮의 햇빛은 아니고, 2 월 오후께 햇빛이었던 것같다.
자연의 풍경을 면밀히 살펴보고 느끼는 작가였기에 소설은 더욱 다정하게 파고드는 것 같다. 쓸쓸한 노년의 삶에 귀를 기울여 읽다 보면, 저 자리에 앉아, 2 월의 햇빛을 해바라기 한 느낌이다. 뜨겁지는 않지만, 은근하게 따뜻한 기온이 온종일 감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만세!
이제 사다놓은 윌리엄 시리즈 읽으러 가야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만세!
<다락방 미친 여자들>을 읽으면서 정말 정신없는 늦가을과 겨울을 보냈던 것같다.
관련된 소설과 시집을 읽으면서 처음엔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다가 뒤늦게 발 등에 불이 떨어진 격으로 벼락치기 공부 하듯 지난 달까지 완독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초조해 하면서 책을 읽었었다. 실로 시험치는 듯한 학생같은 심정은 정말 오랜만이었던 듯하다.
그래서 특별한 경험이었다. 제인 오스틴,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메리 셸리, 이디스 워튼, 조지 엘리엇등 19세기 고전 소설을 읽으면서 빨리 읽지 못해 초조할 때는 나는 왜 이런 소설들도 그동안 읽지 못해 이 고생인 것인가? 자책 반, 이 나이에 이런 소설을 다시 읽어, 로맨스 감정을 살짝 느껴 보기도 한 감동 반을 얹어 독서 경험은 잊지 못할 듯 싶다. 사실 감동에 앞서 절반은 얄미운 인물들 욕하기 바빴지만...욕 하면서 더욱 그 인물은 잊지 못할 듯 싶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소설은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와 샬럿 브론테의 <교수>와 <빌레뜨> 였는데 샬럿의 책을 한 권 꼽으라면 <빌레뜨>가 최근에 읽어서인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사실 빌레뜨 2 권은 시간에 쫓겨 후다닥 읽어버려 나중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재독을 할 생각이다. 언제가 될지는 기약이 없다만....^^;;;
*국내 소설
김숨 작가의 <숭고함은 나를 들여다보는 거야>
국내 소설을 워낙 적게 읽어서 선택하기 쉬웠지만, 그렇다고 허투루 읽히는 책은 아니다.
'위안부' 고 김복동 할머님의 증언집을 작가가 소설로 만든 책이지만 한 편의 아름다운 시집처럼 읽힌다. 슬픔이 극대화 될까 두려웠는데 절제미가 압축되어 있는 아름다운 책이다.
동네 도서관에서 '한 책 읽기' 프로젝트에 이 책이 선택되었고, 연말에는 작가를 초대하여 북 콘서트를 하는데 김숨 작가님이 우리 동네에?? 얼른 신청하여 달려가 보았더니 수수한 차림의 김숨 작가님을 뵙고 책에 싸인도 받아왔었다. 이러저러 김복동 할머님과의 에피소드를 풀어 주셨는데 메모를 한가득 적어왔건만, 다미여 책을 읽느라 제대로 된 에피소드를 적진 못하고 간단하게 기록만 올려 조금 아쉬웠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정보라 작가의 <저주 토끼>.
부커상 엔터내셔널 후보로 선정된 책이라고 하여 유명해 얼른 사서 읽었던 책이다.
한여름엔 스릴러물을 찾아 읽는 관행이 있어 올 여름엔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었는데,
좀 오싹한 단편들이 몇 개 눈에 띄었었다.
올 해는 토끼의 해, 나의 해!
저주 토끼는 얼른 행운의 토끼로 바뀌길!!!!
*시
다미여 덕분에 시집을 다 읽었네?
에이드리언 리치와 에밀리 디킨슨 그리고 실비아 플라스 등
나는 다미여가 아니었다면 이 여성 시인들을 잘 몰랐을 것이다. 시인에겐 그닥 관심이 없었으니까!
시는 어렵고 잘 모르겠지만, 관련 에세이집을 통해 어라, 나는 에이드리언 리치님과 에밀리 디킨슨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시를 읊조리며 사랑하면 더욱 좋았겠지만, 나는 시인, 사람 그 자체가 좋았다. 사랑스러운 여성들이다.
한국 시집도 읽었더라!
문태준의 <맨발>이다.
이 시인의 시적 감수성은 그 깊이감이.....
분명 노시인이 썼을 것 같지만, 책 날개의 시인의 나이는 김연수 작가님과 친구.
아, 김연수 작가님도 그닥 어리진 않군요?!!!
암튼, 시를 잘 모르지만, 문태준의 시집은 아름다운 마음으로 충만해진다.
*에세이 국내
정희진 샘의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
참 어른들이 곁을 다 떠나가는 기분이 드는 요즘, 정희진 선생님은 좀 더 오래 오래 곁에 있어 주셨음 싶은 생각이 들곤 한다. 책을 읽을 때마다 그러한 생각이 간절하게 드는 것이다.
지식도 그러하거니와, 그 분의 삶 자체를 존경하게 만든다.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 많이 어렵지 않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시리즈 중 유일하게 이 책 한 권만 읽었다.
올 해는 시리즈를 다 읽어볼 예정이다.
황정은의 <일기>
황정은은 황정은이다.
어느 분의 리뷰에서 읽은 대목인데 나도 공감하는 문구였다.
예전에 팟캐스트를 듣다가 황정은이 문득 이런 이야기를 꺼내던데 듣다가 혼자 웃었다.
내가 황정은이긴 하지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도 잘 모르는데...란 내용이었던 것 같다.
웃다가 그러한 말도 황정은 답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황정은을 모르겠는 사람은 <일기>를 읽어본다면 황정은이 어떤 사람인지 단박에 알게 될 것이다.
황정은은 황정은일 수밖에 없다.
정의석 <병원의 밥, 미음>
띵 시리즈 중 한 권으로 음식에 관한 에세이집인데 이 책은 병원의 밥에 관한 의사 작가가 쓴 에세이집이다.
코로나 초기 시절 의료진의 활약이 대단했었다. 물론 지금도 그들은 일선에서 노고가 클 것이다.
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되었고, 워낙 무덤덤해진 탓에 의료진들에 대한 노고에도 조금은 무감각해진 듯도 하다. 이 책은 코로나 시국에 쓴 책은 아닌 듯하다. 그 앞에 발간된 책인 듯한데, 병원에서 먹는 밥에 관한 개인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감동적이다. 슬기로운 의사 생활 드라마를 보면서 세상에 정말 저런 의사들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 드라마에 직접 에피소드를 제공한 의사라고 하여 헐~ 정말 있었구나? 깜짝 놀랐던 기억이 떠오른다.
최승자 시인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에시이집과
그리고 이유경 작가의 <잘 지내나요?> 독서 에세이집이다.
이 두 책은 서로 큰 연관이 없을 것이다.
두 작가의 나이가 같은 것도 아닐 것이고, 직업도 다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특별한 책이어서 선정했다.
작년 초, 가족여행을 가면서 가방에 넣어 갔었던 두 권의 책이어서 나에겐 특별한 책이다.
읽어보면 내용도 특별하다.
최승자 시인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의 발랄한 이야기들,
독서가인 이유경 작가의 진중한 이야기들과 학교 가면 만날 수 있는 책만 사랑하고 있는 반 친구의 이야기 같은 내용들이 잔잔하게 미소 지으면서 읽힌다.
여행을 갔었던 남쪽 나라의 잔잔한 파도가 계속 떠올라,
이 두 책은 나에게 평화롭던 푸른 겨울 바다와 같은 책이다.
*에세이 외국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에밀리 디킨슨, 시인의 정원>
에머스트 자택의 넓은 정원에서 시인은 줄곧 사계절의 꽃과 식물을 심고 가꾸며 여생을 보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쁨은 그녀의 시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며칠 전, 전영애 선생님의 다큐를 봤었는데 넓은 정원을 가꾸시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자꾸만 디킨슨도 저렇게 정원을 가꾸었을 것같은 생각을 하면서 보았었다.
꽃구경을 실컷 할 수 있고, 디킨슨의 자택과 마을, 정원도 사진으로 구경할 수 있다.
디자이너, 작가, 건축가, 서점 주인, 출판사 북디자이너등 여러 예술가들의 개인 서재를 직접 찾아가 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한 책이다.
남의 책장 또는 서재를 구경하는 짜릿함!
예술가의 서재들은 짜릿함을 넘어 그저 입을 다물지 못하는 어떤 신의 경지처럼 압도당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예술가들의 자유로움은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웃음도 나더라.
가서 치워주고 싶은 서재도 있었다.
그러려면 내 책장부터 정리해야 할텐데...
따라해보고픈 예쁜 서재들도 있어 오랫동안 눈 호강한 책이었다.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은 파티 드레스>
이 작은 책으로 인해 1984books 란 출판사를 눈여겨 보게 되었고, 보뱅이란 작가를 흠모하여 보뱅의 책을 사다 모으기 시작했다.
보뱅보뱅~~ 문장이 아름다운 책이다.
보뱅보뱅~~ 책도 예쁘다.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 이 여성작가들과 어머니와의 관계에 대해 모색한 <글 쓰는 딸들>
책은 세 여성의 각각 어머니 또는 가족 관계를 분석하여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으려 하지만, 그냥 그들은 사유 자체가 남달랐고, 지적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에 글을 쓸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또 가지가 뻗어 뒤라스, 보부아르, 콜레트의 책을 폭풍검색하게 된다.
*만화
한나 아렌트의 전기에 관한 책인데 이 책을 만화책이라고 소개하자니 뭔가 깃털같은 가벼움이 일어, 그래픽 노블이라고 표현해야 되겠다. 도서관에 대출하러 갔더니 분류된 코너는 '웹툰'코너!!ㅜㅜ 책을 못찾아 한참 헤매다가 사서님께 부탁드렸더니 웹툰 코너에 꽂혀 있어, 혼자 뜨악했었던 기억이 있다. 웹툰으로 분류되는 책이 맞나?
암튼, 작년 한 때, 아렌트 열품이 불어 미녀 군단이 계속 아렌트! 아렌트!
외쳐댈 때, 아, 나는 언제 집에 있는 아렌트 시리즈를 읽을 것인가? 생각하다가 아렌트 읽기 전에 가볍게 식전 수프 먹는 느낌으로 빌려다 읽었는데, 음...그래픽 노블도 쉽진 않더라.
그래도 계속 지치지 않고 읽게 된다면, 언젠간 쉽게 다가올 때가 있겠지.
미깡의 <거짓말들>
거짓말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것이다.
나를 더 돋보이려 과시하고자 하는 거짓말과,
내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나의 상처를 숨기고 싶은 거짓말,
나의 생각과 기분은 그렇지 않지만 과장되게 그런 것처럼 묻어가는 거짓말.
여러 거짓말들을 풀어 놓았는데 아프게 읽히는 거짓말들도 있어 숙연해지는 만화책이다.
미깡 작가는 재밌는 소재로 글을 재미나게 쓰는 작가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더 크게 될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비평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나보코프 문학강의>
나보코프의 소설은 읽은 것이 없지만, 소설가가 들려 주는 비평서는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여 읽었다.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벽돌책인데다, 수록된 7 개의 소설 중 읽은 것은 고작 두 개밖에 없어 다른 소설들은 읽어 나가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책을 완독 후, 오스틴의 <맨스필드 파크>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을 읽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은 완독 후 읽은 소설이나, 완독 전 읽은 소설이나 별반 차이 없이 아, 그때 좀 집중해서 읽을 걸!!!
왜 기억나는 것이 그닥 없을까?
현재의 책 내용을 기억하기 위해 어제 읽은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는 이유도
혹시 책을 읽는 이유가 되는 것인가?
그리고 또 <러시아 문학강의>가 또 있다는 것은 축복인가? 벌칙인가?
김은주 님의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나는 책 제목이 참 강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책 제목이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집의 한 대목에서 따온 것이란 걸 이제 알았다. 에이드리언 리치 맞겠지? 맞을거야! 기억이 가물가물~~
암튼, 이 작은 책은 아렌트, 스피박, 버틀러, 해러웨이, 시몬 베유, 크리스테바 6 인의 여성 철학자들의 사상과 철학서들에 관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들의 책은 읽진 않았지만, 여성 철학자 6 인은 다 안다는 것에 내가 놀랐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나를 몰라도 나는 그들을 안다.
이제 그들의 책을 읽기만 하면 된다.
*여성주의 책
11월 12 월의 여성주의 같이 읽기 책은 <다락방의 미친 여자>
아마도 잊지 못할 책이었지 싶다.
같이 펀딩을 하고, 같이 읽고, 같이 얘기 나누고, 같이 욕하고...
이렇게 같이 무엇을 한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었다.
리더인 다락방님의 노력하는 성실함을 바라볼 적엔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었다.
저 무거운 벽돌책을 배낭에 넣어 지하철에서 읽는 리더의 모습이란!
그저 감동을 넘어 선 존경심이 솟아날 수밖에!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성실파, 열정파, 쪽파, 대파 등등...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는 시간으로 기억됨과 동시에 이 책이 주는 울림과 지식 또한 오랫동안 기억될 것 같다.
올 봄에 읽었던 예쁜 표지 책의 김주희 님의 <레이디 크레딧>
나는 표지만 보구선 여성들의 소비 성향에 관한 책인가? 싶었는데 가히 충격적인 책이었다.
성매매에 관한 내용은 나의 선입견을 와장창 깨주는 책이어서 읽고 나서 남편이랑 공원 산책하는 내내 흥분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까지 내내 교육?을 시켰던 책이었다.
충격은 이 책부터 쭈욱 시작되긴 했지만....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전쟁 중인 상황이라 러시아 여자 군인들의 증언집을 읽는 다는 것이 조금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막상 읽다 보면 여자 군인들의 이야기에 이내 집중되어진다.
전쟁이란 것은 약자에게 불리한, 너무나 가슴 아픈 상황이다.
직접 인터뷰했던 작가가 어떤 마음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책을 썼을지 가히 상상되어지지 않았고,
들려주는 당사자들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현재의 삶을 읽고 있노라면,
지금이라도 저 전쟁은 멈춰져야 하는 것이 마땅할 일이다.
읽는 동안 몹시 힘들었던 책이었다.
그럼에도 많이 읽혀져야 할 책이지 싶다.
거다 러너의 <가부장제의 창조>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최고의 책으로 많이 손 꼽았던데 나도 역시 이 책을 손 꼽을 수밖에 없다.
여성주의 철학의 모든 역사가 기원 전부터 하나, 하나 읊어 주니 새삼 놀라운 시간들이었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잘못 알고 있었던 무지를 깨우쳐 주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대단한 책이었다.
*영화
영화도 줄기차게 봤다. 원래 평소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편인데...어쩌다가??
작년에 본 영화들 중 가장 기억에 많이 남던 영화들이었다.
완독하지 못해 아쉽게 못 올린 책들도 많은데 이 책을 올 해 완독한다면 과연 연말에 이 책들을 올릴 수 있을까?
꼭 완독하고픈 책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