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를 해야겠는데... 쉽지가 않다. 게으름에서만 벗어나면 되는데 말이다.

1.
은퇴하신 주교님을 찾아뵜다. 식사를 하고, 내가 회를 못먹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횟집가자는데로 따라갔는데 내가 잘 못먹어서 주교님께서 신경쓰시고 미안해하셔서 내가 참 못났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음식들과 밥이랑 먹으면 된댔는데도 자꾸만 식당을 잘못정했다셔서 죄송했는데 식사 후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서 좀 괜찮아졌다. 여든이 넘으신 은퇴주교님은 이제 조금 적적하신가보다. 사실 작년즈음부터 간혹 안부전화만 하시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해 죄송할뿐이다.

2.
아버지는 이제 일어나 앉으시기도 하고 방에서 마루까지 걸어나오시기도 한다. 까무잡잡하던 피부가 하얗게 되어버린게 낯설지만 그보다 더한건 아침 출근때, 어디가냐,고 물으시는게 더 낯설다. 기억을 못하는것도 아니고 전혀 엉뚱한 말씀을 하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몇몇 기억들에 있어서는 순서와 내용이 조금 뒤죽박죽이 되어버리는 아버지를 보니 뭘 어떻게 할수가 없다.

3.
스스로 느끼지 못했었는데 종종 나는 잠이 들면 주위에 어떤 소동이 일어나도 모르고 깨어나지 않는다. 새벽마다 어머니가 못주무셔서 일어나는 것도, 아버지가 잠 안온다고 해서 어머니가 말벗해드리다가 식사까지 챙겨드리고 방에 있다 나오는 것을 나는 전혀 모른다. 어머니 역시 짧은 기간에 몸무게가 십여킬로그램 이상 빠져버렸다.
그래도 내가 하는 것이라고는 그저 집에 일찍 가서 어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을 같이 먹는 것 뿐이다. 나이를 처 먹어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막내짓일뿐이다.

4.
주문한 어머니 한약이 와서 약값을 보냈다. 한달이 채 안되는 약재가, 잘 아는 분에게 거의 반액에 받아도 기십만원이다. 절대적으로 돈을 많이 벌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럴 수 있는 건, 어떤 굴욕이 있더라도 짤리기전까지 이 직장에 붙어있어야 하는 건가,라는 결론을 끌어내게 되어버린다. 우연히 TV에서 앤디라는 애가 부모님이 아프셔서(들어가는 비용이 장난이 아니랜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는 이야기가 그때도 공감이 갔지만 지금은 더 절실하게 느껴진다. 보약이라도 한채 해드리려면 돈이 있어야하는거였으니.

5.
뭐 크게 달라질 건 없다. 한동안 피곤해서 정신을 못차렸었는데 어제부터는 좀 괜찮아졌다.
여전히 밥 잘먹고, 간식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책도 처 읽어제끼고 있고. 다 읽은 책은 직장동료들에게 강매하고 - 사실, 선물하려고 했는데 분쟁의 소지가 다분히 있을 듯 해 그냥 저렴하게 판매하기로 했다. 아, 이익금 보내야하는데 정리를 못했구나. 판매이익금의 일부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사는데, 또 일부는 좋은 뜻에 동참하기로 했다. 직장동료들은 책을 싸게 살 수 있어 좋다고 기뻐하고, 나는 일부 기부도 하고 일부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살 수 있는 기금이 마련되고. 서로서로서로 좋은거라고 좋아하고 있다.
교통사고 이후, 쓸데없이 많은 물건을 싸안고 있지 말자거나, 내 목숨을 걸만큼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소소한 걱정과 불안을 갖지 말자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져버리고 있다. 하지만 뭐.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리라 믿는다.
살아가는 것, 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떠한 모습으로 삶을 유지하는지, 가 아주 중요한거다.

6.
간만에 일을 너무 열심히 한 것 같아 머리 좀 식히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많이 써버렸다. 벌써 퇴근시간이 되어버렸네. 후다닥 컵 씻고 퇴근준비해야지. 오늘 책 한 권을 다 읽으려고 했는데 아직 절반 읽은 상태다. 리뷰가 밀려있는건 네권인가? 저녁에 집에가면 다 써버려야지.... 근데 문제는 책을 읽은 감동의 십분의 일만큼도 리뷰로 정리가 안된다는 거다. 정신이 맑지 못해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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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8-05-0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화이팅,

순오기 2008-05-02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을 많이 벌어야한다는 이유가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서라니, 아름다운 모습이군요. 님도 앤디도...^^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되는지가 정말 중요하지요!
마지막 줄에 ~~~ 급동감이에요.ㅠㅠ
 



원맨쇼가 끝나고 포토타임을 가졌는데, 그 멋지고 귀엽고 이쁜 포즈를 다 놓치고 하필이면 이 사진을 찍어 올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꼴랑 이 사진 하나인걸 어쩌란말입니까.

팬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어준다고 땀 삐질거리며 열심히 댕기는데, 거 참,,,

바로 앞에 있는데 손을 안내밀수는 없고(^^;;;;;)

얼결에 악수를 하고 손을 잡았는데, 이 정신없는 김장훈님께옵서 손을 안놓으시더군요.

시선은 옆을 향하고 그쪽을 향해 씨익 웃어주고 있을때 슬며시 손을 팽개쳐보려고 했으나 제 손을 놔주지 않았어요.

근데도 공연스텝은 내가 손을 안놔주는 줄 알고 손을 떼어놓으려고 덤벼들었다구요. 흥!

 



사실.. 노래로 쇼를 승부내는 가수는 아니라 생각했기때문에 막판에 노래가 좀 엉망이어도 그냥 들으면서 즐겼습니다.
즐거웠다면 김장훈도 성공한거고 비싼 표 예매하고 쇼구경한 저도 성공한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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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4-29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김장훈 보고싶어요.. 부러워요.. ㅠ.ㅠ
게다가 악수까지.. ㅠ.ㅠ

시비돌이 2008-04-29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장훈이형,,,

시비돌이 2008-04-29 15:04   좋아요 0 | URL
이라고 하니까 마치 아는 사이 같네요. ^^

L.SHIN 2008-04-29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하하핫.
김장훈씨는 팬들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하나 보군요.

세실 2008-04-29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듣는 즐거움보다 보는 즐거움이 더 크셨을듯^*^ 김장훈 솔직해보여서 좋아요.

하양물감 2008-04-29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콘서트 간적 있는데, 노래는 조금 (--)

이매지 2008-04-2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축제 때 왔는데 그 때 막차를 놓쳐서 고생했던;;
대학 축제인데도 콘서트 못지 않게 열심히 공연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 ^^
 

아무래도 섬구석에 박혀있는 촌놈일수밖에 없어서.

부모님이 나이도 있고... 편찮으신데, 특히 어머니가 입맛이 없어 음식을 통 못드십니다.

어머니는 어릴때부터 좀 귀하게(!) 자라셔서 육고기는 안드시고 냄새나는 것도 싫어하시지요.

그런데 유독 게 요리는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마침 요즘이 영덕대게 철이라고 하더군요.

아는 분 통해서 품질보장되고 좀 저렴(ㅡㅡ;;)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서요.

혹시 연결망(?)이 있으신 분, 좀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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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설 2008-04-2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결망이 없는 것이 안타깝네요, 부모님 건강이 많이 안좋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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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뭡니까. 이거 혹시 작년에 제가 모 사이트에서 일어원서로 나왔더라는 그 책?

엊그제 책 한박스를 주문했는데, 그때도 혹시나 해서 검색해봤더랬는데.....으흐흐흐~

다시 한 박스 주문을...하기는 힘들고

-실은 부모님 모시고 효도관광 가려 했으나, 아버지가 좀 아프신 관계로 다 취소하느라 일없이 예약과 준비만으로 삼십여만원이 홀랑 날아가버렸기에. ㅠ.ㅠ (국제선은 일단 예매를 하면 출발전에 취소를 할 경우 무조건 10% 혹은 삼만원의 위약금을 물리더군요. 거기다가 중국넘들은 항공권 예매가 안되면 비자 발급을 안해주고. 비자값과 위약금값 합하니 삼십여만원이 그냥 홀라당~ OTL)

 

어쨌든,,, 사 읽을 방도를 찾아야겠어요.

어린이날 선물로 내게 줄까...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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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08-04-2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님은 좀 괜찮으신건가요?
오늘 알라딘 들어왔다가, 문득, 치카님 생각이 나서 들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