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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경제학 편 ㅣ 청소년을 위한 교양 오딧세이 1
황유뉴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경제'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슬쩍 밀어놔버리는 버릇이 있다. 며칠 전에도 그랬다. 수업의 주제가 '워렌 버핏'이었고, 나는 말 그대로 어디선가 스쳐지나치듯이 들어본듯한 이름일 뿐인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주식투자에는 관심이 없어 그저 은행원이 권해주는 펀드상품만 하고 있다는 내게 곁다리로 듣던 강사까지 합세해서 주식 강좌를 하는 것이었다. 은행원에게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내 파트너 아저씨와 강사는 신이나서 워렌 버핏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나는 그저 눈치로만 그의 대단함을 짐작할뿐이었다.
이런 내가 경제학 이야기를 읽는다니... 참으로 답답하지 않을수가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내가 책을 읽는지 책이 나를 붙잡고 시간을 죽이고 있는지 모르게 그냥 책장만 넘어갔다.
아니, 처음 1장과 2장은 경제학의 서막,이라는 주제에 맞게 인간의 역사에서 경제학이 생겨나게 되는 과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었고, 서서히 경제 활동, 무역의 필요성 등이 역사발전에 따라 필연적으로 제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솔직히 '청소년을 위한 교양서'가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조금씩 더 책장을 넘겨가면서 서서히 나를 옭아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이다. 정치경제학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니 지레 겁을 먹고 가격결정이니, 교환가치니, 수요와 공급의 원리이니, 소비의 비교이니... 더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내가 이해를 하고 읽은 글들이 아니니 이쯤에서 그냥 끝내야할까보다.
전반적으로 계속 '난 경제를 몰라'라는 말만 늘어놓으며 아무것도 모르니까 관심도 없고 이해하기도 힘들어, 식의 글만 쓰고 있으려니 나 자신이 조금 한심해지고 있지만 어설프게 이해한 것으로 서평을 쓰는 것도 힘든일이니 어쩔것인가.
한마디로 하자면 이 책은 역사의 흐름을 따라 '경제학'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왕이면 당시 사회정치적인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언급을 하고 경제 이야기로 들어갔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은 '인물 중심'으로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시대와 그 인물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으면 나 나름대로의 주관으로 경제이론에 대한 생각을 해 보기가 힘들어 나같은 초보자가 술렁거리며 쉽게 읽기는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입문서로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생각이 되는 것은 전체적인 흐름으로 이 책을 살펴보면 경제원리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이라는 이름을 스쳐지나치며 듣기만 했던 것처럼, 어쩌면 많은 이들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나 애덤 스미스, 케인즈라는 경제학자의 이름만 들어보고 실제 그들의 경제학 원리에 대해서는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조금 정성들여 읽으면 머리 쥐어뜯으며 공부해야 하는 전공자가 아닌 한 개략적인 경제이론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입문서로 추천할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지나친 감상주의가 아니냐,라는 타박을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이 책을 진짜 추천하는 이유는 앞부분의 경제 이야기가 뭔지 전혀 몰라도 내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책의 마지막에 실려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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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역사에서 많은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을 인류의 행복추구에 대한 학설로 이해하고 인류의 재화 확대와 궁극적으로는 행복한 삶을 가져다 주는 것이 그 목적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현실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의식 혹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을 도와주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등 경제학과 인류애의 관계를 보여준다. (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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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학자가 법률의 공정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경제학자들은 지나치게 큰 법적 대가를 치르지 않고 땀 흘린 만큼의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도덕 가치를 고민한다. ...... 죽어가는 목숨을 살려내고 아프지 않게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의사들이 연구할 때, 경제학자들은 사회제도의 허점을 노리는, 이른바 묻어가려는 인생들 때문에 낭비되는 사회자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의료보장제도를 연구한다(들어가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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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라는 것을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했었기에 경제와는 상관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여겼는데, '경제'라는 것이 진정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을 구제하는 학문, 모두에게 행복한 삶ㅇ르 가져다 줄 수 있는 살아있는 학문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서문은 이 책의 결론과 이어져 내게 '경제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었다.
얼결에 잘 알지도 못하는 책을 술렁거리며 읽었을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조금씩 정리를 하다보니 나름대로 재미있고 유익한 경제학 이야기책을 읽었다고 느껴지니 괜히 마음이 뿌듯해져 좋아진다.
*** 그렇다고 괜히 비슷한 이야기들을 길게 늘어뜨리면서 글을 길게 쓸 이유는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