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조짐을 느낀건가.
전등을 쳐다보는순간 전기가 나갔다. 뭔가 이상해, 싶었는데.
역시 차단기가 내려갔다. 하나씩 올리는데 젠장.
가장 중요한 냉장고와 보일러. 어머니 주무시는 안방의 전기장판이 안되네.
급한대로 연결탭으로 냉장고는 살렸고.
하이고. 전기 문제는 어떻게 할수가없어. 낼은 일요일인데 어디 연락해야하나. 집을 비웠던 오일동안 보일러를 잊고 켜놓고간것이 문제가 되진않을테고. 어제 순간온수기도 썼었고. 아니 그것보다. 특별히 전기를 새로 꼽은것도 아닌데 갑자기 차단기가 내려갔으니. 낡아서 누전된건가?
갑자기 배도 아파오고. 어쩐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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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의 인문학 -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지음, 박다솜 옮김 / 시드페이퍼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 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사실 이 책을 읽지 않더라도 그것은 인식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이사를 와서 지금까지 계속 같은 집에서 살면서 같은 골목을 지나 학교를 다니고 출퇴근을 하고 있으면서도 간혹 집의 위치에 대한 설명을 하려고 하면 새삼스럽게 우리 동네에 뭐가 있나... 생각하게 되는데 정확한 묘사를 하지 못하곤 했었다. 사실 그전까지 아무런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관찰의 인문학을 받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날 하루만큼은 출근길을 좀 더 세밀하게 관찰하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런데 평소보다 조금 느린 걸음으로 더 세세히 주위를 둘러보면서 출근을 해 봤지만 별다른 것을 느끼지는 못했다. 나 자신의 시선이 바뀌지 않았는데 뭔가 새로움을 발견하리라는 기대가 가당찮은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같은 길을 걸어도 다른 세상을 보는 법'이라는 말 속에 나의 인식이 갇혀버려서 내가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만을 생각해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기시작하면서 내 주위를 좀 더 세심하게 관찰해보려고 했지만 여지없이 나는 내 눈에 먼저 보이는 것만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엊그제 여행지에서 간식을 사려고 설명을 읽는데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던 한글이 옆에 있던 친구에게는 바로 보인다고 했는데 한글로 적혀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도무지 금세 찾아내지 못하고 헤매다가 겨우 한글 설명을 찾아내고는 어이없는 웃음을 지을수밖에 없었다. '본다'는 것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책을 조금 더 읽어보니, 같은 길을 나 혼자만 걸으며 관찰하고 인식하며 시선을 달리하여 다른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뿐만이 아니라 같은 길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걸음의 반경이 달라지고 나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길을 걷는다는 말에서 풍경과 그 안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모습만을 떠올렸는데 함께 길을 걷는 사람의 직업에 따라 풍경뿐만 아니라 건물의 건축에 시선이 머물거나 건물을 상징하고 설명해주는 간판의 글씨체와 디자인에도 관심을 갖고 길을 걷다보면 같은 길이라도 무척 낯설고 신선해보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아주 오래전에 친구와 산행을 갔을때가 떠오른다. 나는 그저 조금 더 올라가면 출입이 가능한 정상까지 금세 닿을 수 있다는 것과 그곳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좋다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는데 친구는 별다를 것 없어보이는 커다란 바위를 보면서 감탄하고 있었다. '이곳은 정말 공기가 좋은 곳인것 같다'라는 말에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산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는 내게 바위를 가리키며 그곳에서 자라고 있는 이끼는 정말 깨끗한 환경이 아니면 자라지 않는 것이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고보니 '관찰'이라는 것과 '인문학'이라는 말이 얼마나 더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것인가. 그저 시선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는 시선에 따른 생각의 변화와 그 생각안에 더 깊이있는 인문학적 사고를 담아낼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은 자세히 살펴보는 행위에 가치를 두는 새로운 문화의 일원이 될 수 있다. 관찰하는 사람의 눈앞에는 하찮은 동시에 굉장한 것들의 어마어마한 지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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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유럽 컬러링북
큐브주(Cube Zoo) 지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유럽에 대한 컬러링북을 받아 열심히 색칠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또다른 유형의 유럽관련 컬러링북을 받아보게 되었다. 컬러링북이 많아질수록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어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는데도 이 책은 유독 관심이 생겼다. 사실 직접 가서 체험할 수 없다면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라도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들여다보고 언젠가는 나 역시 그곳으로 가보리라는 꿈을 간직하면서 열심히 여행과 관련한 많은 것들을 체득하고 싶어하는 나에게는 [유럽 컬러링북]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색연필로 컬러링을 하기에는 기본 밑그림의 선이 너무 굵고 검은 부분이 많다는 생각에 별로 맘에 들지 않았는데, 그것이 오히려 지금까지 색연필로만 컬러링을 하려고 하다가 물감으로 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게끔하고 있다. 책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다른 컬러링북과는 다르게 이 책의 밑그림은 실제 유럽 풍경을 찍은 사진을 밑그림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책의 앞부분에 이 책에 실려있는 모든 그림의 원본 사진이 들어있어 간혹 '이 그림은 어떤 느낌으로 그려야할까'라는 생각에 난감해지면 슬쩍 사진을 보면서 그 그림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색에 대한 감을 잡을수도 있어서 좋았다.

내가 가장 먼저 칠해본 것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모습인데, 실제로 이탈리아의 소도시 아씨시를 여행하면서 수바시오 산에 올라가 그곳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한참동안 지켜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좀 더 화려하고 화사한 느낌으로 칠하지 못한 것은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리고 며칠동안 하나 하나 조금씩만 칠해가면서 전체적인 느낌의 변화를 보며 좋아했던 것은 터키의 전통문양.

내가 가보고 싶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터키에 대한 동경도 있었고, 푸른 빛의 여러 색감으로 터키의 전통문양을 표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칠하기 시작했는데 좀 더 이쁘게 칠하지 못한 것이 내심 아쉽다. 색연필을 깎기 귀찮아 쓸 수 있는 것으로 대충 칠하기도 해버려서 다시 새롭게 색을 잘 입혀보려고 잠시 멈춘상태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이쁘다는 생각은 든다.

 

[내가 사랑한 유럽 컬러링북]은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유럽 곳곳의 풍경과 상징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이미 그 풍경을 본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시간을 갖게 하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나 본적이 없는 풍경에 대해서는 그곳에 대한 동경과 상상을 자극하며 자신만의 색으로 풍경을 그려내는 재미가 있는 컬러링북이다.

아, 그리고 책의 뒤에는 보낼 수 있는 그림엽서가 있어서 여행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은 친구에게 보낼 수 있는 것도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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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창비세계문학 40
마리오 베네데티 지음, 김현균 옮김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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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 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이었다. '전쟁 같은 밤일을 마치고 난 새벽 쓰린 가슴위로 찬 소주를 붓는다. 이러다간 오래 못가지...' 라는 시를 떠올리며 전쟁과도 같은 노동의 압박과 인간에게 있어 끝날 수 없는 노동이지만 잠시 숨쉴 틈을 주는 '휴전'의 의미는 무엇일까, 궁금해했다.

 

지금까지는 라틴문학에 대해 - 물론 폭넓게 읽거나 깊이있게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내게 라틴문학은 환상적이고 마술적인 분위기를 드러내며 은유적으로 사실주의를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휴전]은 또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했다.

이 책은 '라틴아메리카가 존경하고 우루과이가 사랑한 작가 마리오 베네데띠의 전세계적인 대표 장편'이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 이 책을 집어들기 전까지 나는 그의 이름을 몰랐다. 간혹 라틴아메리카의 작가 작품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라틴아메리카 문학에 대한 나의 얄팍한 인식체계는 그저 전설과 토속신앙과 민화가 뒤섞이면서 그들의 독특한 문화와 삶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잠깐 하고 있을 뿐 그들의 현대문학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책이 몇년도쯤에 출판된 작품인지 확인을 해봐야 할 만큼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느낌이다. 어쩌면 백년동안의 고독으로 시작해서 마크롤 가비에로의 모험에 이르기까지 라틴아메리카 작가의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은유의 환상세계와는 완전히 다른 현실의 모습때문에 더 강렬한 느낌이 남아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어찌 이리도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에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물론 누군가의 말처럼 더 강렬한 '노동문학'을 생각했다면 [휴전]은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사무노동자의 삶을 생각해본다면 이건 지독한 사실주의 문학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휴전]은 1950년대 당시 우르과이의 법적 퇴직연령인 50세를 앞둔 마르띤 산또메의 일기 형식으로 쓰인 소설작품이다. 일기처럼 쓰여있는데다 이십여년이 넘게 홀아비로 지내면서 아버지로서뿐만 아니라 어머니 역할까지 해야하는 어려움이 세아이들과의 대화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연애감정이라든가 직장 동료와의 에피소드에서도 많은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책읽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저 재미있게만 읽고 끝낼 수 없는 부분들이 있는데, 그러한 글조차 대수롭지 않게 비아냥처럼 읽고 지나쳐버릴수도 있으니 가볍게 술렁거리며 읽어도 좋고, 좀더 깊이있게 의미를 곱씹으며 읽어도 좋은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책을 다 읽고 어떤 부분을 예로 들어볼까, 하며 휙 펼쳤는데 3월 25일의 일기가 눈에 띈다. "에스떼반이 공무원이 되다니. 사교 클럽에서 활동한 덕분이다. 그애가 고위직에 임명된 것을 마냥 기뻐해도 될지 모르겠다. 굴러 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고 윗자리를 꿰찬 꼴이지 않은가. 다들 어지간히 텃세를 부리겠지. 어련할까"

에스떼반은 마르띤 산또메의 아들이다. 아들이 공무원이 된 것을 슬그머니 비꼬고 있지 않은가. 책을 읽다가 순간순간 이런 글들에 약간의 통쾌함도 느끼고 반세기전의 우르과이나 현재의 한국사회나 별반 다르지 않은 자본주의 사회의 생활상이구나 싶은 자괴감도 느끼게 되는데, 그렇다고 너무 심각해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마르띤 산또메의 일기를 읽다보면 중년이 지난 홀아비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흥미롭기도 하고 딸 또래의 어린 여자를 사랑하며 망설이고 주저하는 감성에 슬그머니 웃음이 나오기도 하니까.

하지만 또 [휴전]의 의미가 마르띤 산또메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다보면 그의 인생에서의 휴식의 의미, 사랑과 욕망과 죽음, 사회적인 보편인식의 변화와 삶의 굴곡에서 느낄 수 있게되는 휴전과 나 자신의 삶에서의 휴전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조금씩 더 깊이 파고들어가게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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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2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