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바 바베 역사 인물 찾기 12
칼린디 지음, 김문호 옮김 / 실천문학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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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똥을 치우는 일에서부터 요리를 하는 일까지 아쉬람에서 손으로 하는 모든 일을 함께 했습니다. 그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고, 천성이 타고난 학자지만, 거의 모든 시간을 실 잣는 일로 보냈습니다. 그는 그 분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문가입니다. 그는 실을 잣고 베를 짜는 일이 마을을 가난에서 구제하고 죽은 마을에 생명을 불어넣는 핵심적인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타고난 교사인 그는 힌두스타니 탈리미 상그의 아샤데비 아리야나야캄이 공예를 통한 교육계획을 발전시키는 일에 가장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간디가 인도와 세계사람들에게 비노바를 소개한 성명서의 일부입니다. 인도의 간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비노바를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행했던 토지헌납운동은 간디의 비폭력저항 운동과 더불어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이뤄나가는데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 '비노바 바베'는 자서전처럼 쓰인 비노바 바베의 전기입니다. 인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배경을 잘 모르는 내가 읽기에 그리 쉬운책은 아니지만 똥을 치우는 일조차 거부하지 않은 브라만 계급이 얼마나 특별한 사람인지는 알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일생을 살아간 비노바 바베가 그렇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비노바 바베'와의 만남을 망설이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노바 바베는 신이 영원한 해결책을 약속하지는 않았다 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우리 안에 내재해 있는 선함, 하느님께로 향하는 신앙을 일깨워 행동하게끔 합니다. 세상의 평화는 누군가에 의해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부터 시작되는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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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 - 구판 황석영 대하소설 12
황석영 지음 / 창비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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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도에 대학생이 되었다. 얼쭈얼쭈 지내다 보니 '장길산'이란 책의 소문을 듣게 되었다. 10권이나 되는 책을 사기에는 조금 가난한 대학생이었기에 도서관을 기웃거려봤지만 그 책은 항상 대출중이었고..바쁜 시간속에 장길산은 묻혀져가버렸다. 지금 나는 또 다른 대학생이 되었고, 이제는 직장을 다녀 부자 대학생이 되었다. 그래서 맘 깊이 아껴두었던 장길산을 내 방 책꽂이에 놓고 읽기 시작했다.

장길산에 대한 서평은 쉽지가 않다. 화려하고 현란하지 않지만 우리말글에 대한 사랑, 우리 문화에 대한 사랑이 넘쳐 흐르는 책이다. 아, 그리고 참세상을 향한 작가의 정신이 살아있는 책이다. 책을 읽어보기 전에는 그저 무협지 같아서 선배들이 그렇게 좋아했었나.. 했는데, 책을 읽으며 나의 무지함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직장과 학교가 아니었다면 더 빨리 읽어나갔겠지만 10권을 읽는데 보름정도 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숨에 읽어나가버리지 않고 가끔씩 뜸을 들여 곱씹으며 읽을 수 있었던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많은 이들이 장길산에 녹아있는 역사의 흐름, 참세상을 향한 민중의 힘을 느끼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 모두가 하나의 물줄기가 되어 흐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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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대화하는 아이 티피
티피 드그레 지음, 백선희 옮김, 실비 드그레, 알랭 드그레 사진 / 이레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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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깜짝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아주 작은 깜짝 선물이더라도. 그러기 위해선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걸 잊지만 않으면 된다>

티피의 이야기이다. 이 말처럼 난 이 책을 깜짝 선물로 받았다. 친구와 물품구입을 하러 갔다가 북코너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으려니 책 한권을 '선물 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받게 된 이 책은 정말 깜짝 선물이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씩의 재능은 있으며, 자신은 동물과 대화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고 믿는 티피의 사진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한조각 한조각 기록으로 남겨 우리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선물해주는 것 같다.

언젠가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가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는데, 이젠 아프리카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아프리카를 느끼고 싶다는 소망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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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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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홍세화님의 책을 읽으며 느꼈던 것들이 다시 떠오른다. 세느강은 좌우를 나누기만 하지만, 한강은 남북을 갈라놓고 흐른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런...

또한 박노자님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으며 애정어린 비판이라는 말뜻을 느낀다. 누워서 침뱉기 식의 비난, 나는 니들과 다르다는 식의 우월에 찬 경멸이 아니라 역사를 향해 한걸음 나아가기 위해 우리 손을 맞잡고 함께 가자는 청을 듣는 것 같다는 것이다.

조금은.. 설익은 듯한 생각을 정리해나간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긴 하지만 진정으로 평화를 갈망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 바로 내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좌우가 있음은 편가르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말이 아닐까... 한강이 남북을 잇는 강이 되는 날이 이 시대에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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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마르코스 지음, 박정훈 옮김 / 다빈치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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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찮을 듯한 우화집이군..'이란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을 그냥 단순히 '괜찮은 우화'라고만 한다는 것은 안토니오 할아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닌듯하다....

나는 이 책을 읽어나가는 순간부터 끝장을 덮을 때까지 다른것에 마음을 쓰지 못하였다. 한번에 읽어버리기에는 너무도 많은 진실이 내 안으로 들어와 그것 또한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떠한 길을 가야하는지, 그 길에서 느껴야 하는 고통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동물들 앞에선 칼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폭풍우에 맞서선 나무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시간에 맞서선 바위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칼, 나무, 바위들과 맞서선 물처럼 싸워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은 우리가 물이 되어야 할 때이다. 지금은 우리가 우리 길을 계속 가야 할 때이다] 칼, 나무, 바위, 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들려주는 안토니오 할아버지의 이야기이다.

머나먼 땅, 옥수수 인간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이곳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의 길을 계속 가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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