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지금도인가?  어쨋거나 한동안 유행처럼 번진 인터넷 소설을 읽었다. 특별전형으로 입학한다던 귀여니란 애의 소설 <늑대의 유혹>과 <그놈은 멋있었다>

음,,, 나와 코드가 안맞아서 그러는건지... 그리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 글쓰기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기는 힘들지만 귀여니처럼 쓴 소설이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는 사실이 좀 이해가 안간다. 하긴 그 대중이라는 것도 그 또래 애들이겠지? 그래서 관심이 발동해 여기저기서 책을 빌렸다.

책을 읽고나서 생각나는대로 마구 써내려간거 같다..라는 내 말에 원래 인터넷 소설이라는 것이 그렇다고 말해준다. 난 정말이지... 개념의 기본이 없는건가?

 

 

요즘 지역 뉴스에서 '청소년'분야의 기획보도를 하고 있다. 늘어만 가는 학업중도 포기 학생의 수, 방황하는 청소년....

이삼년 전 서울서 직장다니던 친구가 서울에는 학교 안가는 학생들이 일상인데 그나마 제주도는 낮에 교복입은 애들이 안보이니 다행이다.. 라는 얘길 했었는데 그 사이에 이곳에도 교복입고 시내를 방황하다 결국은 학업을 포기하는 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에휴...인터넷 소설 얘기로 시작하다가 결국은 또 아이들 얘기다.

귀여니의 이야기 내용은 쑤욱 훑어봤을 때, 내게 남는 것은 형식의 파괴, 언어의 파괴 등등의 이해 안되는 코드보다도 내가 접해보지 못한 요즘 십대들의 이해하기 힘든 문화코드.

아이들은 이렇게 변해가는데, 내가 알고 있는 학교는 변한게 없다. 도대체..  이래도 되는걸까?

그냥 문득, 귀여니란 아이의 특별전형 입학은 허용이 되었나..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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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7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런 책들은 영 안 맞아서...특별전형 입학도 맘에 안들고...애들 공부 시켜야 한단 생각이 강해서...저렇게 특별전형 입학이 많은 것도 맘에 안 들구...
 

... 패러디의 사명은 그런 것이다. 패러디는 과장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제대로 된 패러디는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웃거나 낯을 붉히지 않고 태연하고 단호하고 진지하게 행할 것을 미리 보여 줄 뿐이다.

 

...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데카르트가 말했던 것과는 반대로 세상 사람들이 가장 공평하게 나눠가진 것은 양식良識이 아니라 어리석음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안에 있는 어리석음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다른 것에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아주 까다로운 사람들조차 자기 안의 어리석음을 없애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편집자의 글

... 에코는 자기 글이 어렵다고 말하는 독자들을 오히려  <매스미디어의 '계시'에 힙입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에 길들여 있는 사람들>로 여깁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역자 주석을 많이 붙인 것은 에코의 뜻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주석을 붙이는 것이 이 개역 증보판의 의미에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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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말대로 한다면 역시 그의 책은 읽어도 읽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또한 힘들이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얻으려 하는 내 태도를 바꿔야겠구나..하는 생각도 든다. 에코의 책은 지적 허영으로 읽히기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바득바득, 야금야금.. 읽어보고 있는게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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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 움베르토 에코의 세상 비틀어 보기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다니는 동생에게 대출을 부탁해 읽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하니  몇몇이 '정말 언니다운 책이다"라는 얘기를 한다. 내가 그렇게 세상을 바보로 여기고 있었나...?     어쨋거나 움베르토 에코... 이 사람의 글을 이해한다는 것은 내 생애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왜 읽는 것인지....

간혹, 특히 이 책에서는 유쾌하게 비웃는 이야기들 중에서 심하게 웃을 수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인지 그의 책중에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중에서 몇번을 읽어도 질리지 않고 재밌었던 것은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이다.

갈릴레이 : 잘 돌아갑니다

그래.. 지구가 잘 돌아가듯이 난 무심결에라도 책장을 잘 넘겨 이 책의 끝을 봤다. ㅎㅎ

다윈 : 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지요.

그렇지요? 이해안되는 문장이 한둘이면 열심히 참고문헌을 뒤적여 이것저것 찾아보겠지만 뭉터기로 몰려 있어봐요.. 이해할 수 없는 것에 익숙해져 그런대로 적응하며 이 책의 끝을 볼 수는 있을겁니다.

엘리어트 : 내 마음은 황무지입니다.

그렇게 끝까지 가 봤지만 도대체 내가 뭘 읽고 느낀거지? 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내 에코에 대한 독서의 끝은 황량한 황무지같을 뿐....이랍니다.

다행히도 갈릴레이나 다윈, 엘리어트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그들의 풍자적인 인사법은 신나게 웃어댈 수 있었으니.. 이 책은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 할 수 있는 거겠지?

[우리는 웃으면서 화를 낼 수 있을까? 악의나 잔혹함에 분개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없지만,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것이라면 그럴 수 있다....] - 에코의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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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 오주석 / 솔

 

어느 수업에선가 <세한도>에 결정적인 잘못이 있다고 주장한 학생이 있었다. 즉 작품속의 집은 그 오른편이 보이는데 둥근 창문을 통해 본 벽의 두께가 어째서 왼편에서 바라본 모양으로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은 그것뿐이 아니다. 첫째, 창문이 보이는 면은 직사각형 벽에 이등변삼각형 지붕이다. 이건 앞에서 본 것이지 애초 비껴본 모습이 아니다. 둘째, 지붕은 뒤로 갈수록 줄어들어 원근법을 쓴 듯한데 아랫벽은 오히려 뒤로 갈수록 조금씩 높아져 역원근법에 가깝다. 셋째, 지붕의 오른편 사선도 앞쪽에 비해 뒤쪽이 훨씬 가파르니 역시 오류가 아닌가?

김정희는 일찍이 중국으로 건너가 25세되던 해 정월에 그곳 학계를 일끌던 78세의 노대가 옹방강을 만났다. 첫대면에서 옹방강은 "조선에 이러한 영재가 있었던가"하고 탄복하면서 "경전, 학술, 문장이 조선의 으뜸"이라는 자필 글씨를 즉석에서 써주었다. 이렇게 한 시대를 울렸던 천재가 집 한 채를 제대로 못 그릴 리가 있겠는가?

추사는 <세한도>에 집을 그리지 않았다. 그 집으로 상징되는 자기 자신을 그렸던 것이다. 그래서 창이 보이는 전면은 반듯하고, 역원근으로 넓어지는 벽은 듬직하며, 가파른 지붕선은 기개를 잃지 않았던 것이다. 그림이 지나치게 사실적이 되면 집만 보이고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옛 그림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아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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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ho 2004-05-04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우리 옛 그림이 전 외국의 서양화보다 좋더군요. 즐독하시길...
 

해리포터라는 책을 구입하고 한참이 지났는데 출판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해리포터의 표지에 적힌 포터의 영문자가 틀린 책들이 몇권 발견되었다나? 그리고 몇개의 오타...

판본이야 초판밖에 찍지 않은 것 같으니 몇번째 쇄본에서 틀렸는지 궁금해 물어보는데,

그 직원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내가 말뜻을 못알아들었다 생각했나보다.

솔직히 눈에 띄게 걸리는 오타가 아니라면 그냥 그런대로 수긍하며 읽는 편이다.

더구나 영문판도 아닌 번역본 책에 포터의 영문표기가 틀렸다고 그 책을 폐기하고 새 책을 달라 할

그런 맘은 전혀 없다.

그러고보니 비룡소에서 출판된 보물섬의 오타 이야기가 생각나네.

바로 수정 인쇄하겠다는 출판사의 안내 메일, 그리고 기타 다른 제언에 대한 부탁.

 

우리가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건 좋은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을 번역하고...

그러한 일을 하는 좋은 출판사가 있기 때문이겠지만,

또한 좋은 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의 중심에 책 읽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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