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삶과 전설 1
부사령관 마르코스 지음, 주제 사라마구 서문, 후아나 폰세 데 레온 엮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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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읽어내려가다 그렇게 읽어치울 책이 아닌 듯한 느낌이 들 즈음해서 어느 순간부터인지 화장실용 책이 되어버려 근 5개월간을 내 손에서 헤매고 다닌 책. 멕시코의 역사에 대해 - 아니, 억압받는 민중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척 하게 하였고, 신자유주의의 모순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든 책.

자본제 사회에 살고 있으며, 자본의 논리에 의해 생활하고 있지만 우리의 지향점이 '더불어 함께 사는 살맛나는 삶'임을 잊지 말아야 함을 상기시켜 준 책. 서로 가진 것을 나누고, 친교를 나누는 공동체 생활이 우리의 지향점이지만, 자본의 논리 앞에서 너무나 무기력하게 이기적으로 사는 내 모습을 바라보게 만든 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은 그들만의 것인지... 아니, 그들만의 것으로 만들어버리고 만 것은 아닌지.

[우리가 건설하는 나라는 모든 공동체와 모든 언어가 어울리는 나라, 모든 발걸음이 걸을 수 있는 나라, 모든 사람이 웃음을 가질 수 있는 나라, 모든 사람이 새벽을 살 수 있는 나라입니다...]라는 마르코스의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그들이 살 수 있게 우리는 싸웁니다. 그들이 살 수 있게 우리는 노래합니다....태어나고 삶으로써 우리는 죽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살 것입니다. 자신의 역사를 포기하는 사람만이 망각으로 되돌아갈 것입니다. 여기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항복하지 않습니다. 사파타는 살아있고,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투쟁은 계속됩니다' 멕시코 남동부 산악 지대에서 반란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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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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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세계사 수업시간에 성조기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하나 하나 합병과 연합을 이루어가며 성조기의 별이 하나씩 늘어나 쉰 하나가 되었다..는 얘기였던가. 상식을 키운다는 생각에서였는지 참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미처 몰랐었다. 그 별이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침략과 억압과 강탈이 있었을거라는 사실은...

이 책을 읽으며 자꾸만 섬에서의 4.3 사건이 떠올랐다. 미제국주의자들의 침략... 지금의 미국은 인디언들이 살던 북아메리카를 침략하여 빼앗은 것으로부터 역사를 시작하고 있구나..라는 생각, 평화롭던 아메리카 땅에 들어가 그처럼 무자비하게 약탈을 하여 쉰이 넘는 별을 핏빛으로 장식했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오십여년 전 이 땅에서도, 제주의 4.3 때도 미군정은 섬의 초토화를 배후조종했다고 하는데... 그 침략성은 2003년, 21세기가 되어서도 여전히 이라크침략전쟁을 일으켰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입시교육에 밀려 주관적인 세계관을 갖고 세계사를 배워보지는 못했지만, 며칠동안 충격적인 사상처럼 느껴졌던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왜 우리가 동방인가, 지구는 둥글고 지축을 꽂으면 어느곳이나 세계의 중심이 될 수있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세계사는 유럽인들 자신이 문화의 중심이라 자부하며 자신들을 중심으로 세계를 나눠놨을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세계의 중심이다라는 생각으로 역사를 이끌어가야한다...'는 말씀은 알게모르게 내 세계관에 큰 영향을 미친것 같다.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라는 이 책, 인디언 멸망사라는 책을 읽으며 다시한번 우리가 얼마나 침략자의 역사관에 물들어있나 생각해보게 되었다. 침략과 강탈이 없다면 세계는 공존할 수 있다. 아메리카 땅에 살던 원주민, 흔히 인디언이라 불리던 그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한 만큼만 가졌고 나눌 수 있는 모든 것을 공유하고자 하였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평화는 그렇게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을까 말까, 이 책이 어떤 책일까... 한번 살펴보려고 행여나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는 분들에게 들려주고 픈 말이 있다. 사람의 머릿가죽을 벗기는 야만적인 인디언을 기억하기보다는 자유롭게 태어나 평화로이 살다 땅에 묻히기를 바라던 한 인디언 추장의 이야기다.

[나는 바람이 거칠 것 없이 불어오고 햇빛을 가리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평원에서 태어났다. 그곳은 울타리도 없고 모든것이 자유로운 숨을 쉬는 곳이다. 벽 안에 갇혀서 죽기보다는 거기서 죽고 싶다. 나는 리오그란데 강과 아칸소 강 사이의 모든 시내와 숲을 안다. 나는 그 지역에서 사냥하며 살아왔다. 나는 우리 아버지들처럼 살아왔고 그들처럼 행복하게 살아왔다.

내가 워싱턴에 갔을 때 백인 큰아버지는 내게 코만치족의 땅은 모두 우리 것이어서 아무도 우리가 그곳에 사는것을 훼방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당신들이 우리보고 강과 태양, 바람을 버려두고 집안에 들어 와 살라고 하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우리에게 들소를 포기하고 양을 기르라고 하지 말아라...... 그러나 이제는 너무 늦었다. 백인이 우리가 사랑했던 지역을 차지했고 우리는 다만 우리가 죽을때까지 초원을 떠돌아다니기를 원할 뿐이다]
-암파리카 코만치족의 파라와사멘(열마리곰), 본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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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그림 읽기
조이한.진중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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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이다. 그림도 잘 못그리고, 유명한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 그저 고개만 까딱이는 내게 이 책은 또 하나의 이론서일 줄 알았는데, 기대치보다 훨씬 더 재밌게 읽었다.

'그림'이라는 것은 그림을 바라보고 있는 나에게 살아서 감동을 주는 작품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고 있으며, 그림속에 담겨있는 뜻이 무엇인지를 알면 그림이 훨씬 재미있어지기는 하지만 결코 그것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해주고 있다. 이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그림은 흥미를 느끼게 하는 좋은 그림이 많았지만 솔직히 책의 인쇄상태로는 그림을 잘 봤다고 말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인쇄판본을 좋게 해서 개정판을 내줬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좋았던 그림 중에 기억에 남는 것 하나 -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살색과 분홍색의 심포니', 1872. 그림은 텍스트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을 항변하는 화가의 그림이라는데, '나, 그림이예요..'라는 부제를 떠올리게 한 그림이 내게 또다른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이제는 그림을 보고 난 후 그림을 본 사람들끼리 서로의 느낌을 얘기해 보는 것이 무척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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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그림으로 읽기 - 그리스 신들과 함께 떠나는 서양미술기행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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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는 어릴적부터 무척이나 즐겨읽었던 내용이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를 그림으로 읽는다니...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가 없는 주제이다. 하지만 난 그림을 잘 볼 줄 모르는데... 사실 그림이야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조금씩 바라보면 되는 것이려니...위안삼으며 책을 구입했고, 어쨋거나 책을 읽었다. 뜬금없이 언젠가는 반드시 그리스의 신화속으로, 신들의 제전이 열리는 그곳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굳히며 책을 읽어나갔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이주헌님의 그림책(^^;)을 읽다보면 그림의 중복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다른 책을 바로 전에 읽고 이 책을 읽어서 더 그런 느낌을 갖는지 모르겠지만 낯설지 않은 그림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 그래서 더 좋을수도 있고, 어쩌면 그래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수도 있고... 물론 내겐 반복학습의 효과로 인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이 책은 신화를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책 본문의 끝문장은 '신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라는 것이다. 아직 완성되지 않은 신화를 지금 나는 어떻게 이어나가려 하는지... 내 삶의 모습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게 될 것인지.... 내 기억을 자극시키는 그림을 찾아 신화여행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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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도 자존심이 있다 - Neoquest English 1
네오퀘스트 지음 / 김영사 / 199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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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언제나 학습의 대상이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해 공부를 하지만 외국인을 보면 여전히 내게 말을 걸어올까 불안하기만 하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어공부라는 것을 떨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영어를 잘 해볼까 궁리를 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것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네오퀘스트의 <영어도 자존심이 있다>는 학습의 대상으로만 영어를 대하던 내 태도를 바꿔주었다. 물론 처음 <영어도 자존심이 있다>를 읽으려 시도했을 때는 이 책 역시 영어 학습서로써 조금이라도 영어를 잘 해볼까..하는 생각에서 였다.

이러한 나의 생각에 일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것이 네오퀘스트의 책이다. 틀에 박힌 공부법이 아니라, 하나의 언어로서 대해야 하는 것이 영어라는 것이다. 언어는 학습으로서도 익힐 수 있지만 생활에서 벗어난 언어는 더 이상 언어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때문에 우리는 생활에서 언어를 습득해야 한다. 그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 문화 등을 알게 되면 더 쉽게 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글을 잘 쓰지는 못하더라도 말은 잘 할 수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영어를 친숙하게 하고, 생활속에서의 의사소통과 관계형성으로서 익히게 된다면 반드시 익혀야 하는 학습대상으로서의 영어가 아닌 살아있는 언어인 영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생각이 영어공부의 시작점이며 이러한 생각의 전환점이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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