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접시 위에 놓인 이야기 5
헬렌 니어링 지음, 공경희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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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요리에는 흥미가 없었다. 그래도 헬렌 니어링이 썼다는데, 책 제목도 소박한 밥상이라니, 나같은 요리의 문외한도 어쩌면 할 수 있는 요리 한가지쯤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책을 구입했다. 그런데 나의 기대와는 달리 '소박한 밥상'은 요리책이라고 할 수 없는 느낌의 책이었다.이 책은 요리책이라기보다는 음식에 대한 철학, 우리의 먹거리 문화에 대한 질타와 성찰을 촉구하는 지침서 같은 느낌이었다. 처음엔 당황스런 마음으로 의무처럼 읽어내려가다 중간에 멈춰버렸다. '내 현실엔 맞는 얘기가 아냐!' 라는 말로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말이지.

그런데 요리에 흥미를 갖게 되면서 날마다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고민하는 요즈음 무심결에 다시 이 책을 펴들어보니 정말 놀랍게도 이 책에 쓰인 한마디 한마디가 마구 마음에 와 닿는 것이었다. 이 책이야말로 정말 요리의 기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요리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성이 들어가야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에 덧붙여 적당한 노동과 최대한 가공을 적게 한 신선한 재료가 음식의 맛을 내는 기본이라고 말하고 싶다. 헬렌 니어링의 식단은 소박하지만, 그 식탁만큼은 황후의 식탁에 비할바가 아닐것이다. 그림도 없는 요리책이 이렇게 맛깔스럽게 보인다는 것도 놀랍고, 헬렌 니어링의 요리 철학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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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한 관객 학고재 산문선 2
유홍준 / 학고재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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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책의 서문에 '본래 시평이란 아주 짧은 글로서 압축적으로 쓰지 않으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며, 또 그때 그 순간의 시의성을 놓치면 호소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이런 조건을 갖춘 좋은 시평들이 책으로 엮일때면 오히려 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쓰고 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책은 이미 그 시기를 놓쳐버린 부분도 있음은 사실이다. 이 책은 사실 지금의 시점에서 본다면 그리 유용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할수도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4개의 부분-1장 문화의 시각, 2장 전시장에서, 3장 미술의 이해, 4장 책과함께 - 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회 리뷰와 짧은 작가론을 모아 엮은 '전시장에서'의 부분은 낯익은 그림도 있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작가도 있기에 조금은 친숙하게 다가왔지만 내가 그림을 많이 알지는 못하기에 책에 실린 그림이 칼라가 아닌 흑백으로만 처리되어 가끔 그 설명이 모호하게 다가올때도 있었다.

그래도 이 <정직한 관객>에서 작가의 시평들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며 또 내가 미술, 즉 예술이란 것에 대해 느끼고 깨달은 것에 대해 솔직해질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준다. 이것이 제 빛을 발하기엔 시기를 놓쳐버린 <정직한 관객>을 지금 손에 들고 읽어보게끔 하는 이유다. 예술이 뭔지... 너무 어렵게만 느껴질 때 이 책을 펴들고 조금은 가깝게 예술이란걸 느껴보는 것도 좋음직하다.

사족을 달면 결과적으로 이 책을 펴들어 읽어보게끔 했던 것은 작가의 서문에 쓰인 글 때문이었다. 작가 유홍준님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정직한 관객이라는 책을 들춰보지 않더라도 작가의 다음과 같은말은 한번쯤 새겨볼 필요가 있을것이다.

'나는 미술은 인간의 일이고, 모든 인간의 일은 보다 나은 인간적 삶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한 작가의 창작활동 속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시대 사회의 문제의식과 인문정신이 스며 있게 마련이며, 이로 인하여 하나의 미술 작품, 하나의 미술 현상은 단순히 미학적 감상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와 실존적 물음에까지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다.'

나는 문화를 어떠한 눈으로 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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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예수를 찾는 이유는
이제민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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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 말은 신약성서(마르꼬 복음 8장 29절)에 나온 말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이제민 신부님은 이 책의 본문에서 예수를 알고자 하는 사람은 이 질문에 근거하여 '예수는 나에게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던져야 하며, 이는 곧 나에 대한 질문, 즉 내가 누구인지를 알고 참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라고 쓰고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를 알기 이전의 사람을 위한 신앙교리서라고 하지만 실제로 이 책은 이미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모두에게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신앙서라고 말하고 싶다. 가톨릭 신앙은 보편신앙이라고 한다. 보편이라는 말은 어느 특수한 사람들, 특정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톨릭 신앙은 모든 사람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참 인간다운 삶을 실현하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참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은 어떠해야하는지.. 우리가 예수를 찾는 이유를 되묻다보면 그 해답이 나올것이다. 책을 읽어가며 단지 눈으로만 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내용을 실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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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26 - 신의 섬 모험
오다 에이이치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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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만화광이 아니다. 그저 기회가 되면 주어지는 만화를 읽을 뿐이다. 또 가끔 이런저런 일에 시달려 만사가 귀찮아질때 유일하게 귀찮아하지 않는 잠자기와 만화책보기를 좋아할 뿐이다. 이런 나에게 제발 좀 읽어보라고 누군가 가져온 책이 원피스였다. 바람의 검심에 대적할만한 만화책이 있겠냐..는 내 예상을 깨고, 바람의 검심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이 있다. 그렇지만 어린 친구들에게는 조금 잔혹한 부분이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이 만화가 주고자 하는 중심주제를 잘 잡으면 괜찮을것도 같다.

대해적을 꿈꾸고, 세기의 보물 원피스를 찾아 항해를 하고 상상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악마의 열매라는 것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하늘의 섬'이라는 곳까지 올라가고.. 어찌보면 황당무계한 만화의 세계만을 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만화같은 이야기들 안에 담겨있는 각 주요 등장인물들의 꿈과 희망, 다시말해 어릴적의 꿈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것은 물론 신의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 친구를 위해 단지 친구가 원하기때문에 그 친구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주인공 루피와 루피 해적단의 모습은 일정부분 우리가 배워 익혀야할 정신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렇다고 심각하게 만화책을 볼 필요는 없겠지. 그림도 상당히 재밌게 잘 표현되었고, 중간중간에 작가의 팬페이지 같은 문답코너, 일명 SBS라는 것도 있어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원피스는 참 재미있다..라는 말로 권해주고 싶은데, 특히 세상살이에 찌들어 있을때 이 책은 찌든 세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활력소가 될 것이라 의심치 않으며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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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조병준 지음 / 디자인하우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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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문득 길을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걷다 보면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나 자신을 만나고... 어릴적부터 언제나 궁금했던 것은, 이 길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길 모퉁이를 돌아서면 내 앞에 펼쳐질 그 아름다운 들판을 만날 수 있을까..였다. 조병준님의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은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누군가와, 무엇인가와 그리고 나 자신과 만나는 것이구나란 생각을 들게 함과 동시에 그 만남을 위해 길을 찾아 나서야 된다는 생각이 마구 마구 솟아오르게 하는 마법을 걸어버린다. 이 마법에 걸려 드디어 길을 나서면, 길에서 만난 모두와 행복을 만들고, 행복한 추억을 내 안 깊숙이 담을 수 있게 된다. 언제나 길은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겠지... 길을 떠나자. 아, 길에서 추억을 만들기 위한 만남을 실행하기 위한 실습서로 먼저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을 만나보자. 분명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그 무엇인가를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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