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굴뚝청소부
이진경 지음 / 그린비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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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름은 아주 많이 들어왔다. 그리 오래전에 들어본 것 같지 않은데 출판된지 벌써 10년이 되어가는 책이다. 그러한 철학책이 지금까지도 사람들을 통해 추천도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철학사 읽기를 즐겨하진 않지만 한번 읽어보게끔 만든것 같다. 처음엔 잘 읽어보지도 않고 왜 대뜸 데카르트로 시작을 하는가 의아해했는데 정말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어나가고 있음을 반성해야 했다. 이 책은 '근대철학의 경계들'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으니 말이다...

수없이 많이 들어봤던 철학자들, 그들의 사유개념들... 정말이지 철학 입문서이지만 철학적 사유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서는 쉽다고 말할 수 없는 입문서이다. 하지만 근대철학의 경계라고 볼 수 있는 문제설정과 그를 풀어나가며, 또 그에 발생하는 딜레마.. 다시 재정립되는 철학적 문제제기... 철학에 익숙하지 않는 내게 이책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근대철학의 흐름과 그에따른 철학의 근본문제들을 생각해보게끔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은 말할 수 있다. '입문서'라는 표현을 썼는데, 말 그대로 이 책을 입문서로 읽고 좀 더 깊이있는 철학의 흐름을 살펴본다면 그에따른 밑거름으로 훌륭한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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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빈센트 - 행복한 책꽂이 03
박홍규 지음 / 소나무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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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미술책에서 봤던 해바라기 때문도 아니고, 많이 유포된 그의 인상적인 자화상때문도 아니다. 언젠가 우연히 '감자를 먹는 사람들'의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고, 이것이 진정 고흐였구나..라는 감탄과 그 이후 고흐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저 고흐의 열광적인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에세이를 썼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이것 역시 주관적인 해석이 아닐까..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홍규님이 쓴 이 책은 빈센트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는 타고난 천재 화가였는가? 아니다.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정도의 그림 재주도 없었다. 그는 단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상황에 놓인 광부들에 대한 일체감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투르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10년세월, 그는 해가 떠서 질 때까지 그림만 그렸다... 그는 결코 천재가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쓰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빈센트의 작품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가? ... 빈센트에게서 우리가 감동받는 이유는 이런 참다운 인간에게서 전해지는 풍부한 인간미 때문이지 결코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그가 미쳤다거나 광기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 아니다..] -본문에서 따옴.

<그곳에 그림이 있었네>라는 책에서 이미 알게 된 것처럼 그는 결코 상상에 의해 그림을 그린것이 아니었다.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여 그림을 그렸다. 그는 결코 광기어린 천재화가가 아니었다. 더구나... 이 책을 읽으니 고흐가 얼마나 진실된 모습을 추구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가진것 없는 이들과 일치를 이루고자 했으나 미친사람 취급을 당했고, 공동체를 이루고자 했으나 뜻한바대로 살아가지 못한 고흐는... 살아가며 인정을 받지 못한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후회없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다간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은 고흐만이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고흐의 그림이 많이 없는데다가 본문의 그림은 원색화보가 아니어서 조금 아쉽지만, 작가의 말대로 그의 그림을 갖고 싶다면 요즘 많이 나와있는 화보집을 소장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고흐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며 그를 만나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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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 개정판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아르놀트 하우저 지음, 백낙청 외 옮김 / 창비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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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허영을 누릴 나이는 지났는데 왜 이 책을 읽으려고 맘 먹었는지 모르겠다는 후회를 하면서도 쉽사리 도중에 관둬버릴 수가 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지적 허영심을 만족시키기 위해 읽히는 책이 아닌것은 분명하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인터넷을 뒤적거리며 보충설명을 읽어야 그나마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들도 많았던 책. 그래서 말 그대로 정신없이 책 4권을 교정을 보듯이 활자체만을 훑으며 지나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없이 이해할 수 없는 많은 부분을 흘리면서 느껴야 했던 것은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를 가졌었는지, 아니, 3권, 4권으로 넘어가면서 얼마나 한정적인 교육만을 받아왔는지를 처절하게 느끼며 책을 읽어야만 했다. 처음 읽을때부터 많은 부분이 확연해질것이라는 예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두고두고 몇번씩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내 지식과 사회사의 인식에 대한 한계를 너무 많이 느꼈다.

서양의 문학과 예술에 한정되었기 때문에 좀 더 이해하기가 어려웠을지 모르지만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작가와 작품들에 대한 설명에서 끌어내는 시대경향과 사상의식, 역사의 흐름은 솔직히 내게 어렵게 다가왔다. 그래도 서양문학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많이 접해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어려웠다. 이렇게 이해하기 어렵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데도 끝까지 읽게 만든 건 무엇일까...또 가끔씩 뒤적거리며 읽게 되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게 하는 이 책의 마력은 무엇일까...이해조차 안된다면서도 이것저것 생각할꺼리들을 노트해놓게 만드는 것은 또 무엇인지...

말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이 책 안에는 수많은 것이 담겨있다. 그렇기때문에 다소 어렵게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도 권하고픈 책이다. 물론 재미있다며 술렁술렁 넘기는 위대한(?) 사람들에게는 내가 한심스러워보일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또 하나. 이 책의 제목에 나와있는 '예술'이라는 말에 주눅들지는 말자.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라는 책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 끝을 맺고 있으니...

[우리의 과제는 다수 대중의 현재 시야에 맞게 예술을 제약할 것이 아니라 대중의 시야를 될 수 있는 한 넓히는 일이다. 참된 예술 이해의 길은 교육을 통한 길이다. 소수에 의한 항구적 예술독점을 방지한느 방법은 예술의 폭력적인 단순화가 아니라 예술적 판단능력을 기르고 훈련하는데 있다....예술을 누구나 똑같은 정도로 즐기고 이해할 도리는 없지만 좀 더 폭넓은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고 심화될 수는 있다. 문화적 독점을 해소하는 전제조건은 무엇보다도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전제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싸우는 수밖에 없다] 4권 p324

어떠한 방식으로 싸울것인가.. 그것은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과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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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보는 20세기 - 학고재신서 19
이주헌 지음 / 학고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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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입장에서 그림을 보는 것도, 20세기를 꿰뚫어야 하는 입장도 아니었기에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펴들었다. 난해한 미술작품으로 20세기를 돌아본다는 것 자체가 힘들게 느껴지긴 하지만 저자인 이주헌님이 미술작품을 난해하게 집어넣지는 않았을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읽기 시작한 것 역시 책을 펴드는 마음을 가볍게 했으리라...

[활자 기록에 의존하는 방식 일반이 그렇듯 사실을 나열하고 그것이 끼친 영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만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미술 작품을 통한 접근은 특정 사건이나 상황에 대한 당대인들의 보편적인 느낌과 정서, 그리고 그 반응을 생생히 드러낸다. 그만큼 뜨거운 현실인식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감정의 전개 과정을 다른 감정의 궤적과 만나면서 복합적인 맥락을 형성하게 되는데, 활자를 통해서는 잘 보이지 않는 이런 부분이 미술 작품들 사이에서는 매우 뚜렷하게 나타난다] -책머리에.

위에 인용한 저자의 말처럼 너무나 생생했다. 어렴풋이 스쳐지나던 역사의 한 장면 장면이 뚜렷이 각인되는 듯한 그 느낌에 새삼 내가 태어나 삶의 일부가 지나온 20세기의 역사를 떠올려본다. 1차대전, 2차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인종차별, 사상, 혁명, 대중문화..... 수많은 일이 있었고 수많은 변화가 있었던 20세기가 순간 숨막히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특히나 전쟁, 차별, 억압의 그림자는....

어쨋든 한권의 역사서를 읽는것만큼 상세하지는 않더라도 이 책에 실려있는 그림과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것을 읽게 된다면, 역사를 바라보는.. 20세기를 바라보고, 21세기를 바라보게 되는 또 하나의 눈이 생겨날 것이다. 이책은 20세기를 거쳐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번쯤은 읽어보고 지나온 20세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런 뜻에서 이 책은 그림으로 읽는 20세기의 역사 개관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지금의 영상시대에 맞는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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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18
코키 폴 브릭스 그림, 밸러리 토머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199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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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린 시절에 수십번을 읽어봤던 그림동화를 어른이 되어 보게 되면 아이들보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 읽게 된다. 세상을 많이 알게 되는 만큼 생각이 깊어져 그런걸까? 그런거였음 좋겠는데....

이 책은 까만 세상이기 때문에 까만 고양이가 눈에 안띄어 자꾸만 걸리적거리자 고양이를 알록달록한 색으로 만들어버린 마녀가 친구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어버린 고양이를 아끼는 마음에 고양이 대신 온 세상을 색색으로 물들여버린... 그런 이야기이다.

마녀 위니는 내용도 재밌지만 그림과 색감 모두 하나 버릴 것 없이 무척 맘에 드는 책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읽을때엔 무척 재미있는 내용이 되고 어른이 읽을 때엔 '변화'와 '받아들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깊이 있는 그림동화이다.

진실로 좋아한다면, 가끔씩 내게 걸림돌이 된다 하더라도 나의 힘으로 그를 변화시키려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노력해야 한다. 내 편의대로 상대방을 변화시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며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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