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빈센트 - 행복한 책꽂이 03
박홍규 지음 / 소나무 / 199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흐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미술책에서 봤던 해바라기 때문도 아니고, 많이 유포된 그의 인상적인 자화상때문도 아니다. 언젠가 우연히 '감자를 먹는 사람들'의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설명을 읽고, 이것이 진정 고흐였구나..라는 감탄과 그 이후 고흐를 좋아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저 고흐의 열광적인 팬의 한 사람으로서 에세이를 썼다는 생각을 했다. 가끔 이것 역시 주관적인 해석이 아닐까..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홍규님이 쓴 이 책은 빈센트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그는 타고난 천재 화가였는가? 아니다. 그에게는 보통 사람들이 가지는 정도의 그림 재주도 없었다. 그는 단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상황에 놓인 광부들에 대한 일체감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투르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10년세월, 그는 해가 떠서 질 때까지 그림만 그렸다... 그는 결코 천재가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을 쓰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왜 빈센트의 작품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가? ... 빈센트에게서 우리가 감동받는 이유는 이런 참다운 인간에게서 전해지는 풍부한 인간미 때문이지 결코 지금까지 알려진대로 그가 미쳤다거나 광기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 아니다..] -본문에서 따옴.

<그곳에 그림이 있었네>라는 책에서 이미 알게 된 것처럼 그는 결코 상상에 의해 그림을 그린것이 아니었다.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 자연 그대로를 받아들여 그림을 그렸다. 그는 결코 광기어린 천재화가가 아니었다. 더구나... 이 책을 읽으니 고흐가 얼마나 진실된 모습을 추구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가진것 없는 이들과 일치를 이루고자 했으나 미친사람 취급을 당했고, 공동체를 이루고자 했으나 뜻한바대로 살아가지 못한 고흐는... 살아가며 인정을 받지 못한 불행한 삶을 살았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후회없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다간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은 고흐만이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고흐의 그림이 많이 없는데다가 본문의 그림은 원색화보가 아니어서 조금 아쉽지만, 작가의 말대로 그의 그림을 갖고 싶다면 요즘 많이 나와있는 화보집을 소장할 것을 권하는 바이다. 그리고 고흐와 좀 더 가까워지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며 그를 만나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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