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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우 마리토는 시집 <입국>에서

책이 무거운 이유가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책이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시험을 위해 알았을 뿐

고민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말에 밑줄을 그었다

 

나는 그 뒤 책을 읽을 때마다

나무를 떠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나무만을 너무 생각하느라

자살한 노동자의 유서에 스며 있는 슬픔이나

비전향자의 편지에 쌓인 세월을 잊을지 모른다고

때로는 겁났지만

나무를 뽑아낼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기준으로 삼아

몸무게를 달고

적성검사를 하고

생활계획표를 짜고

유망 직종도 찾아보았다

그럴수록 나무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하루하루를 채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가를 보여주었다

 

내게 지금 책이 무거운 이유는

눈물조차 보이지 않고 묵묵히 뿌리박고 서 있는

그 나무 때문이다

 

맹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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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1-18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울보 2005-01-19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어려운데.......
 

소원


어떤 사람이 길에 버려진 알라딘의 램프를 발견했다. 책을 많이 읽었던 그 사람은 그 램프를 알아보고 손으로 문질렀다. 거인이 나타나 절을 하고 이렇게 물었다.
"뭐든지 말씀하십시오, 주인님. 제게 소원을 말씀하시면 그대로 이뤄질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만 이야기하셔야 합니다"
효자였던 그는 소원을 이야기했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네"
거인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그건 좀 어렵습니다. 다른 걸 말씀해 보세요"
착한 사람이었던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세상이 사람들을 죽이는데 계속 그렇게 돈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네"
거인은 침을 꿀꺽 삼켰다.
"저....... 어머님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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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긋기로 쓰는데, 알라딘이 자꾸만 '저장실패'라고 해서 페이퍼로 옮겨쓴다. - 그런데 밑줄긋기는 등록이 되어있었다. 알라딘이 드디어 거짓말까지 한다. 모니터에 뜬 '저장실패'가 나를 놀린거였나? ㅡㅡ^


마침 알라딘의 램프 이야기가 있어 옮겨적는다. 한손으로는 대인지뢰를 파묻고, 또 한손으로는 지뢰제거를 하면서 돈을 긁어모으는 파렴치한 놈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새삼스럽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해진다.


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가 낯설어야만 할텐데도 너무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당황스럽다.
정말이지 세상은 요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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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예명을 자랑한다.


제국주의는 세계화라고 한다.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은 개발도상국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어린이들을 난쟁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고 불린다.


배신은 현실주의로 불린다.


가난한 사람은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 또는 자산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고 불린다.


가난한 어린이들이 학교 밖으로 내쫓기는 것은 중퇴라고 한다.


고용주가 해고 수당도 없고 아무 설명도 없이 노동자를 해고할 권리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불린다.


여성의 권리를 소수의 권리에 포함한다. 인류의 절반인 남성이 다수이기나 한 것처럼 말이다.


군부독재 대신에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고문은 불법 핍박 또는 신체와 심리에 가해지는 압력이라 한다.


도둑놈이 좋은 집안 출신이면, 도둑이 아니라 도벽이 있는 사람이다.


부패 정치인의 공금 횡령은 불법 축재라고 한다.


자동차가 저지르는 범죄는 우연한 사고다.


맹인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흑인은 유색인이라고 한다.


암이나 에이즈는 장기간의 고통스러운 질병이라고 한다.


심장마비는 갑작스러운 고통을 의미한다.


절대로 죽으이라고 하지 않고, 육체의 사라짐이라고 말한다.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은 전시 사상자로, 아무 죄도 이유도 없이 전투에 얽힌 민간인들은 부차적 피해라고 한다.


1995년 남태평양에서 프랑스의 핵폭발 실험이 있었을 때, 주 뉴질랜드 프랑스 대사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 폭탄이라는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폭탄이 아니다. '폭발하는 장치'다"


군대와 연계돼 암살을 일삼는 콜롬비아의 살해조직 이름은 함께 살다(Convivir)이다.


존엄(Dighidad)은 칠레의 독재 시절 어느 수용소의 이름이고, 자유(Libertad)는 우루과이의 독재시절 가장 큰 감옥의 이름이다.


평화와 정의(Paz y Justicia)는 1997년 멕시코 치아파스 주 악테알 마을의 한 교회에서 기도를 올리던 45명의 농민들 -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들 - 을 등뒤에서 난자해 살해한 준군사조직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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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아이 2004-11-2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회주의는 실용주의라고 불린다." 허허... 정말...

chika 2004-11-2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신은 현실주의.. ㅡ.ㅡ
 

공허한 말에 만족하지 말고 사랑하자.
그리하여 시간의 어둠에서 빠져나갈 때,
모든 사랑의 원천에 다가서는 우리의 마음은
타는 듯 뜨거우리라.


"단순한 기쁨"은 프랑스의 피에르 신부님의 자전적소설입니다.
내용말고 신부님의 책머리글로 책 소개를 대신할까합니다.
이 책, 정말 좋은 책이라고 특별히 추천하고 싶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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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황혼기에 이르러 나는 세 가지 절대적 필요를 느낀다. 먼저, 지난 일과 근래의 일들을 통틀어 내 삶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를 고백할 필요를 느낀다. 내게 주어졌던 그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할 필요를 또한 느낀다.
내가 받은 것 가운데 무엇보다 소중한 것은 내 내면의 삶에 물을 대어준 세 가지 샘이다. 성경을 통해 유일하며 정의롭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믿게 해 준 유대민족이 그 첫째샘이요, 하느님은 사랑이시며 언제나 우리 가운데 모습을 드러내 보이신다는 확신을 내게 심어준 교회가 그 둘째요, 누구보다 고통받는 자들과 함께 살며 예수님을 긴밀하게 접할 수 있게 해 준 곳, 엠마우스가 그 셋째이다.
.....(중략)... 생애 마지막 날에는 우리 모두가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우리가 용서하듯 우리를 용서하소서"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책을 쓰는 일이 내게 의무처럼 다가온 것은 무엇보다 내게 삶의 이유를 물으러 찾아왔던 어떤 절망에 빠진 이를 만나고 나서이다. 그분으로 인해 나는 살아오는 동안 무엇이 나의 신앙과 희망의 핵심을 이루게 되었는지를 되새겨보게 되었다.
이 책이 그분에게, 또한 그분뿐만 아니라 그 어느때보다 특히 오늘날 삶의 의미를 묻는 모든 이들에게,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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