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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공사하고 도배한다고 갑작스럽게 바닥을 뜯어내버려서... 죽을 지경입니다. 이번 주말에 마루를 하고 또 짐을 다 옮겨서 내 방과 안방을 뜯어낼 겁니다. 콘테이너박스 서른다섯개를 빌려왔는데, 아직 반도 안치운 방 상태에서 벌써 반정도를 썼습니다. 책을 담고 있으려니 문득, 이 모든걸 다 던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이...ㅠ.ㅠ 

땀삐질거리면서 열두시쯤에 멈추고 씻고 자려니... 또 급히 해야하는 성당일이 생각나는겁니다. 아아, 정말 죽을지경입니다. ㅠ.ㅠ 



그 미칠지경...에까지 이르른지라 책정리를 못하고 내보내야 하는 책을 선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3년쯤전부터 책을 조금씩 내보내기 시작하다보니 근간은 없고 옛날책들만 많이 남았네요. 선물받은 책이 두세권정도 있는데... 아무튼 필요하신분? 있으시면 따로 빼놓겠습니다. (베스트 미스터리 컬렉션50은 언니에게 돌려줘야하는 책입니다;;;;;) 

우쒸, 이미지가 없네요. 강준만 교수가 쓴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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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9-09-2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나 그 비슷한 공사때 책은 정말 애물단지지요. 부피하며 무게하며...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에고 힘내세요.

다락방 2009-09-28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년에 이사했거든요. 이삿짐 풀고 책을 책꽂이에 죄다 꽂아야 되는데 꽂다 말고 울컥 했어요. 그리고 아, 죄다 버려버리고 싶다, 라고 순간적으로 생각했어요. 다른 짐들 먼저 정리하느라 힘들어서 였을까요. 그래서 더이상 정리하지 않고 방바닥 여기저기에 책을 마구 쌓아놓은 채로 샤워를 하고 맥주를 마시고 잤지요. 그 뒤로 닷새간은 그 책들을 방에 어질러 놓은채 그냥 지냈어요. 꼴도 보기가 싫고 손도 대기가 싫더라구요.

어휴.. 정말 고생이 많으십니다. 작년의 제가 떠올랐어요. 흑.
 

 

 

 

 

 

 

 

'역사란 존재하지 않는다.모든 것들은 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며, 부서진 척추골처럼 서로 분리할 수 있는 개별적인 순서들로만 이루어져 있다'(98)

 

몽상가였던 헤겔은 하나는 맞는 말을 했다.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이나 날개를 편다고. 철학은 언제나 너무 늦게 온다. 깨달음은 너무 늦게 온다. 인간 지성이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할 쯤에는 이미 야수의 손에 사로잡혀 역사가 되어 버린다.
하나하나 떨어져나가는 조각들. 척추골처럼. (142-143)

 

신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 큰 장홧발을 쿵쿵대며 우리를 다 밟아 죽이려 하지. 하지만 빠져나갈 길은 있어. 기억해 놓아라. 항상 빠져나갈 길은 있어. 몸을 아주 작게 만들어 버리면 되는거야. 벌레처럼. (242)

 

우리가 온 곳은 어디도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는 어디론가 가고 있지요.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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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서의 첫날, 여행은 완전히 새로운 외계의 무엇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수만번 우리의 마음 결을 쓸고 지나갔던, 그러나 또 쉽게 잊고 지냈던, 세상 모든 존재들의 파장과 울림을 다시금 알현하는 일임을 소중하게 깨닫는다.

 

여행이란, 의도적으로 길을 잃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행위니까요. 그러나 당신이 이들의 불우함으로부터 당신의 자리가 우월하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친다면 여행의 힘은 오래가지 못할 거예요. 당신보다 양적으로 더 우월한 자들은 세상의 저편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이들의 존재가 쉽게 당신을 일으켜 세웠듯 그들의 존재는 또 쉽게 당신을 넘어뜨리겠지요. 당신의 질문은 그 너머에 있어야 해요. 내 삶은 어찌하여 훨씬 더 나은 조건 속에서도 초조해하는가.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가. 쉽게 지치고 자신과 불화하는가. 그 이유에 대해서 말이에요. 진정한 여행의 힘, 그것이 주는 깨달음이란, 떠나 있을 동안만 당신을 부축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당신을 부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해요.(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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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
빗소리였으나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절실한 사랑이 나에게도 있었다

양철 지붕을 이해하려면
오랜 빗소리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맨 처음 양철 지붕을 얹을 때
날아가지 않으려고
몸에 가장 많은 못자국을 두른 양철이
그놈이 가장 많이 상처입고 가장 많이 녹슬어 그렁거린다는 것을
너는 눈치채야 한다

그러니까 사랑한다는 말은 증발하기 쉬우므로
쉽게 꺼내지 말 것
너를 위해 나도 녹슬어가고 싶다, 라든지
비 온 뒤에 햇볕 쪽으로 먼저 몸을 말리려고 뒤척이지는 않겠다, 라든지
그래, 우리 사이에는 은유가 좀 필요한 것 아니냐?

생각해봐
한쪽 면이 뜨거워지면
그 뒷면도 함께 뜨거워지는 게 양철 지붕이란다

바닷가 우체국, 안도현, 양철 지붕에 대하여

 

 

은유가 좀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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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할아버지가 나서서 싸워야 돼? 경찰에 맡기면 되잖아! 할아버지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잖아!'
겐조는 굳은 의지가 담긴 눈으로 다케시를 쳐다보면서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리와도 관계가 있는 거다. 뭐라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모두가 이어져 있는거야. 이 할아비는 대단한 인간은 못 되지만, 어린아이들이 헤엄치고 노는 바다에 더러운 오줌을 싸지르는 그런 짓을 그냥 보고 지나칠 수는 없어' (정무문, 138)

 

극장의 어둠 속에서 우린 재일 조선인도, 재일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다른 인간이 될 수 있지. 그러니까, 음, 이런거야. 불이 꺼지면 이번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이번에는 또 어떤 등장인물을 만날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이 우리의 머리와 몸 속에서 점점 부풀잖아. 그러다 불이 완전히 꺼지면 '팡!'하고 터져버리지. 그때 우리란 인간도 함께 터져서 없어지고, 어둠 그 자체가 되는 거야. 그 다음은 스크린에 비치는 빛에 동화되면 그만이지. 그럼 우린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등장인물이 될 수 있어. 개똥 같은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극장의 어둠 속에 있을 때는 신나고 가슴이 설레는 것 아닐까? 어때, 네 생각은? (태양은 가득히, 31)

 

 

자네가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취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그 사람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두 귀를 쫑긋 세우는 거야. 그럼 자네는 그 사람이 자네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바꿔 말하면, 자네가 사실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야. 그제야 평소에는 가볍게 여겼던 언동 하나까지 의미를 생각하며 듣고 보게 되지. '이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하고 말이야.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대답을 찾아내려 애쓰는 한, 자네는 점점 더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될거야. 왜냐. 그 사람이 새로운 질문을 자꾸 던지니까 말이야. 그리고 전보다 더욱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거고. 동시에 자네는 많은 것을 얻게 돼. 설사 애써 생각해낸 대답이 모두 틀렸다고 해도 말이지.

사람이든 영화든 뭐든,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접하면 상대는 더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 그리고 정체되기 시작하는 거야. (사랑의 샘, 32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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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8-09-0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멋지네요. 알만한 영화 많이 나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