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제주에 갈 거예요.
나 제주 가요~ 라고 연통 한 장 날리면,
우리 친구 치카님이 나를 반겨 줄까요?
우산에 꽃 한 송이 꽂고서 마중나와 줄까요?
치카님을 만나면 가고 싶은 곳이 많아요.
산굼부리랑 성산포랑 섭지코지랑 이런저런 오름이랑... 데려다 주실까요?
아니, 둘이 만나면 그저 마룻바닥에 나란히 배 깔고 누워
마당을 내다보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뒹굴거리다가 싫증나면 토토로가 살 것 같은 덤불숲을 찾아봐도 좋겠지요.
아, 그런데 치카님이 귀찮다 하면 어쩌지요?
언젠가, 언젠가 제주에 갈 거예요.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치카님은 아직, 제 일지 뒷갈피에 꽂혀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