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서생>
동생이 진~짜 웃기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봤다.
역시나 진~짜 웃겼다.
근데 하필이면...."비장미"를 의도한 것 같은 장면이 젤로 웃겼다.
이 영화의 최고 코믹 명대사.
"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 ".
왕이 자포자기한 표정으로
"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 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나가자
(그 많은 신하들이 우르르 다 따라 나가고, 윤서와 정빈만이 남는다) 윤서(한석규)와 정빈(김민정)이 포옹하는 장면에서 난 웃음이 터져나와 뒤집어 지는지 알았다.
아마도...감독은 이 장면에서 <음란서생>이 시대극이라는 사실을 깜빡했거나,
아니면 갑자기 영화의 키를 "음란"에서 "사랑"으로 돌리고 싶었거나,
그것도 아니면 관객들의 웃음을 의도했거나???
영화를 보고 막바로 글을 썼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속 시원~하게 잘쓴 리뷰를 하나 읽었더니
그 리뷰의 잔영에서 자유롭지가 못하다.
<음란서생>을 보면서 웃으면서도 뭔가 찜찜했던 기분,
그 찜찜함의 정체를 요 똑 부러지는 리뷰는 그대로 잡아내고 있다.
<씨네 21> 씨네필 기사
- 사랑했으므로 만사형통? <음란서생>
http://www.cine21.com/Magazine/mag_pub_view.php?mm=005004001&mag_id=36995
정말.....잘 쓴,
정말.....통쾌한,
정말...."clear"한 리뷰다.
누가 쓴건가 보니 " 김지미 영화평론가".
순간....한국 영화계의 대모 김지미 선생님이 생각났으나,
검색해 보니 작년에 <씨네 21> 영화평론상을 받은 신인이다.
앞으로 김지미의 글을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괜히 읽어가지고 "영화 일기"는 못쓰고
쌩뚱 맞게 남의 리뷰 칭찬을 하고 있지만....ㅎㅎ
<음란서생>을 보며 오달수 아저씨의 매력에 확실히 빠졌다.
오달수....진짜 웃긴다.
억양이....예술이다.
똑 같은 말을 해도 다른 사람이 하면 안 웃길 것 같은데,
오달수의 억양은,
아무나 따라할 수 없을 것 같은 오달수의 억양은...
웃겨, 웃겨, 넘 웃겨!!!
그런데...예술의 경지인 오달수의 대사를 들으며 생각했다.
이거...번역하면 하나도 안 웃기겠네.
한국말을 못 알아 듣는 상태에서,
영어 자막을 보고 웃을 수 있을까?
토요일에 본 [Brokeback Mountain].
번역에 무리가 느껴졌다.
지나친 의역이라거나, 뉘앙스가 전혀 다른 대사.
많지 않은 대사가 함축적이라 번역이 어려웠겠지만,아쉬움이 느껴졌다.
뜬금 없이 <음란서생>을 보면서
이 영화 번역이 제대로 될 것인지를 잠시 걱정했다.
도대체....
" 댓구하는 말이니 댓글이네."
이런 말을 어떻게 번역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