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파울로 코엘료/이수은 옮김/문학동네)를 읽다.
역자 후기까지 다 합쳐서 293page. 책 크기도 <연금술사>랑 똑 같은 작은 책이다. 얇고 작은 양장본.
그런데... 이 책 읽는데 일주일 걸렸다.
물론 내가 지난 일주일 동안, 카페에 앉아서 또는 자기 전 침대에서 작정하고 책을 읽은 적은 없다. 출퇴근 할때 오고 가며 버스에서 읽었다.
지난 한주, 나의 컨디션은 거의 최악이었다. 항상 피곤했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출근한 적도 몇번 있다.
하지만... 이런 얇은 책을 읽는데 일.주.일은 너무 했다. 사실 이 책은... 재미있지는 않다. 평론가들한테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독자들을 이야기에 쏙 빠져버리게 하는, 내려야 할 지하철 정거장을 지나쳐 버리게 만드는 그런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아주 철학적이나 어려운 소설도 아니다. 각주가 많이 붙은 소설도 아니고,등장 인물이 많아서 이름이 헛갈리는 소설도 아니다.
이상하게 이 책에 잘 몰입이 되지 않았다. 잔뜩 지쳐버린 내 컨디션 탓을 해야 할지, 이야기꾼으로서의 코엘료를 원망해야 할지....
사실 줄거리만으로 코엘료의 소설들을 읽으면 실망하기에 딱 좋다. 코엘료는 소설가라기 보다 맑은 영성을 가진 수행자에 가까운 것 같다. 코엘료의 소설은 강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읽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지만, 코엘료의 소설은 세련되지 못하다. 촌스럽기까지 하다. 소설적 기교도 떨어지고, 너무 동화적이고,줄거리만 간추려 얘기하면 상투적이기 까지 하다. 그래서 코엘료의 소설들을 읽고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코엘료가 좋다. 코엘료의 소설을 읽으면 에너지가 느껴진다. 살짝 설레인다. 사랑을 하고 싶다.
코엘료의 소설은 선동적이다. 무슨 말이냐구? 혁명의 노래 이런거 들으면 가슴이 마구 뛰는 것 처럼, "사랑의 힘"과 "자아의 발견"을 외치고 또 외치는 코엘료는 읽는 이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 그래서 코엘료의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골치 아픈 세상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얻고 싶어한다. 수많은 회사원들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우리팀 사람들의 대부분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읽는다. 가끔씩은 그런 희망 한마디에 허기진 우리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얼마나 좋은 말, 힘이 되는 말 한마디에 허기졌으면 그런 단체메일까지 읽어야 할까? 신문을 읽듯이 획일적으로.
코엘료의 책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되는건지, 베스트셀러를 만들려고 의도하고 희망을 세뇌시키는 글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파울료의 소설이 좋다. 기대고 싶다.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리르>프랑스의 평을 보자.
"이 책을 통해 코엘료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위험을 감수하고,도전을 받아들이고,사랑을 믿고,삶의 신비 앞에서 날마다 경탄할 것.그 대답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삶의 신비 앞에서 날마나 경탄할 것!
<연금술사>랑 같은 주제다. 파울료가 말하는 그 위대한 사랑을 해 보고 싶다.
수선이의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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