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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던 동네 마트는 기어코 망했다. 포도알 스티커처럼 차곡차곡 모아둔 내 포인트 적립금을 가지고 토꼈다. 그래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마트에 갔다. 행사 상품 세일 가격 세척된 토마토 한 알을 2500원에 사 먹을 깜냥이 나는 아직 안 된다. 아침마다 당근을 갈아 마신다. 지난겨울부터니까 루틴이라면 루틴이다. 이날은 세척되지도 않은 흙당근이 하나에 천 원이었다. 나에겐 토마토를 기르거나 당근을 재배할 능력이 없으시다. 근대화 문명화된 8282 한국은 내게서 그런 능력을 앗아갔다. 


그래서 편한 건 있었다. 분명 편했다. 하지만 편하고 싶어서 인생을 사는 건 아니다. 종종 자매들과 양육 중독이라고 놀리는 엄마 딸인 나는 농작물 재배를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지금은 모른다. 그런데 이대로 토마토가 55,000원 당근이 10,000원이 된다면?



이제 막 독일군이 공습한 전쟁 중의 프랑스를 다루는 소설 <우리 슬픔의 거울>을 쾌활하게 완독하고 후련~했었다. (다음 장이 궁금해서 끊지를 못했다.) 소설 속에서는 (당연히) 다리가 불편하면 즉시 총이 겨눠지고. 피난민들이 된 부모들은 아이들을 놓고 사라진다. (물론 의도치 않게 잃어버린 것일지도 모르지만ㅋㅋㅋ) 


아마 대열의 후미에서 뒤처질 나는 즉시 총살 당하거나, 혹시라도 여주인공처럼 공습 중에 아가들을 느닷없이 떠맡게 된다면 (심약하여) 바로 내치지는 못한 채. 이를 어째 동동 발 구르다 같이 굶어 죽을 것 같다. 가스레인지 없는 곳에서 죽을 끓일 능력이 내게는 없으니까. 자급의 무능력, 생활의 무능력, 삶의 무능력. 배워야 할 게 많다. 가장 먼저는 눈치껏 남의 말을 절대 안 듣는 법을 배워야 하겠고(혹시 시간 여행을 하거나 불상사가 생기어 신변이 전쟁에 처할 경우, 가스실 안 가거나 총살 안 당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독서를 통해 알아낸 결론이니! 꿀팁! 저장!).


다리가 불편한 내가 망해버린 마트와 당근을 통해서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전쟁을 떠올릴 정도의 압박감이지만. 아무래도 사람들은 다 살만한 것 같으니, 이건 나의 망상일지도 모른다. 최악을 자동으로 떠올리는 불안 장애 일종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언제나처럼 불안을 느끼지 않기 위해 읽었다. 술 대신 책으로 현실을 도피했다. 그렇게 읽다 보니 또 읽는 동족(!)을 만났다.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이번에 새 옷 입혀서 나온 모양이다. 대형 서점에서 눈이 가서 뒤적대다가 그대로 집으로 가져와서 끝까지 읽어버림.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매혹적인 썰을 푸는 것? 나는 그것을 필력이라고 부른다ㅋ 음. 필력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도록 하자. 


자, 이 읽기 덕후가 *고작* 자기가 맘 편히 신나게 읽기 위해, 다른 읽기 덕후(계보학)들의 읽음을 노정하여 읽고, 쓰기를 인류 최후의 생존방식으로 격상시킨 마지막 클라이맥스만 보자. (나는 이런 결론에 다다르기까지의 사유 과정에 독서라는 행위로 참여하기를 권하지만, 어차피 사람들이 안 읽을 걸 안다. 나만 좋을 일.) 


(213) 다시 한층 더 깊이 파고들어 봅시다. 세 가지가 있습니다. 법전을 비롯한 규범에 관련된 것으로서의 ‘정보’. 정보는 아니지만 정보와 결부된 형태로 권력 안에 포함되는 ‘폭력’. 그리고 아무래도 거기서 잔여로서 석출되는 사랑과 동경의 절대적 대상으로서의 ‘주권=국가’. 우리는 여기까지 생각해왔으므로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보와 폭력과 주권의 삼각형으로 구성되는 ‘세계’. 제도적인 것의 세계는 유럽의 한 버전version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이지요. 따라서 ‘혁명’이란 정보도 폭력도 주권 탈취도 아닙니다. 그것은 혁명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중세 해석자 혁명(교황 혁명)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니까요.”


“(216) 읽는다는 것은 고쳐 읽는 것입니다. 즉 고쳐 쓰는 것, 쓰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기묘한 사태가 떠오릅니다. (…)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읽고 있는 자신과 세계가 동시에 믿을 수 없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쓴다는 것에 대해서도 ‘신앙’은 사라집니다. 그 한 행을 믿지 않는다면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쓰는 것’은 지우고 고쳐 쓴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것을 지우고 고쳐 쓸 수 있다는 것은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 신과 불신의 이분법은 다 같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거기에 무한한 회색의 투쟁 공간이 출현합니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습니다. “최후에는 고독한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그것은 쓰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가 혁명의 장소입니다. 혁명의 시간입니다. 이 시공은 끝나지 않습니다. 정의상, 끝날 수 없는 것입니다.”


“(217) 당신은 무엇을 믿고 있는가, 정말 ‘진심으로’ 믿고 있는가, 하는 물음 자체가 완전히 유럽적인 것이라는 겁니다.”


“(226) 읽어버렸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된다면,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 줄 알고 있다니요. 알고 있는 게 아닙니다. 사실은 모르고 있으니까 그렇게 살 수 없는 겁니다. 책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이, 그 읽을 수 없음을 읽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도 소용 없습니다.


“(251)문학이 살아남고, 예술이 살아남고, 혁명이 살아남는 것이 인류가 살아남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이외에는 없습니다. 왜 쓸까요? 왜 계속 쓰는 걸까요? 계속 쓸 수 밖에 없지 않습니까? 달리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271) 그것은―읽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좀 더 말해볼까요? 베케트나 첼란이나 헨리 밀러나 조이스나 버지니아 울프나…… 발레리가 없었다면 저는 여기에 없을 겁니다. 니체나 *푸코*나 르장드르나 들뢰즈나 라캉이 있어주어 다행입니다. 그들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저는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을 겁니다. 무엇을 쓰면 좋을지 몰랐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좋을지 몰랐을 겁니다.” 


하하. 최초의 혁명을 그저 성경을 *읽어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리하여 지금의 세계가 만들어져 버렸다는 사람. 하지만 달리할 것이 없으니 또 *읽어버리자*라고 하는 사람에게. 이런 내가. 설득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근대화되는 것이 너무 벅차서 도태된 김에 에라 모르겠다 읽어버린 나는 이이의 주장에 기꺼이 동의하고 싶었다.)  


<4월 보름 동안 다리 부러진 김에 완독한 책들. >


읽고 쓰는 혁명까지는 (아이쿠 수줍다) 아니더라도 여기 이런 종족이 아직 살아(고)있어요! 라고 알리기 위해, 이거라도 라는 마음으로 오전에는 부단히 밀린 #백자평 을 적었다. 


참, 잘난척 하는 것을 깜빡할 뻔 했다. 사사키의 책 거의 마지막 269페이지의 편집자 필리프 아리에스의 형안이 빛나는 언젠가는 세상의 빛을 봤을 테지만 당시의 프랑스 편집자들은 무시한 그 책은 미셸 푸코의 <성의 역사>가 아니라 <광기의 역사>다. 2쇄 찍을 때는 수정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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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02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달리 할 일이라도 있습니까? ㅋㅋㅋㅋㅋ 저 이 문장은 기억 안 나네요.

저는 기독교인이라, 이 책 읽으면서 사사키가 깊이 있게 연구(?)하는 루터 이야기가 너무 마음에 와닿았고요. 프로테스탄트 역사에서 루터가 사실 많이 영웅시되고 그러긴 하거든요. 근데, 이 책 읽으면서 약간 더 반하게 되는... 아, 읽는다는 게 이렇게 놀라운 일이야? 이렇게 혁명적인 일이야? 그런 생각 많이 했었고요. 그리고 ㅋㅋㅋㅋㅋㅋ(말많음 오늘 ㅋㅋㅋㅋㅋㅋ) 그게 가능했던 환경, 그러니깐 라틴어-독어 번역의 그 순간들이 되게 감동적이더라구요. 저한테는 그랬어요.

<우리 슬픔의 겨울>은 난중에 저도 일독 해봐야겠어요.
마지막에 잘난 척, 짱 멋있네요! 출판사에서 이 리뷰 꼭 봐야하는데 말이지요! 아니면 내가 전화할까요?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19:30   좋아요 1 | URL
아놔 진짜 웃겨서 접속함!! 선생님 노안…걱정됩니다. <우리 슬픔의 거.울>입니다.

사사키 종교철학이고ㅋㅋㅋ 쟝쟝한정 빅데이터에 의하면 지구상 찐똑똑이들은 종교학과에서 나오며, 칸트는 철학의 탈을 쓴 신학을 했…고 푸코는 칸트를 죽이려고 애를쓰다 인간을 죽여버렸으며… 푸코 읽는 니체빠 사사키는 정확히 제가 가진 질문. 인간 내면의 발명과 프로태스탄티즘을 지 방식대로 정리해버렸기에. 전 흡입해서 읽었고 (역시 푸코처돌이) 중간에 레비나스 느껴져서 짜증났지만 수긍함. 내면은 유럽의 발명 맞습니다. 그건 내가 경험해서 안다. (그리하여 뽀스뜨모당걸의 모당걸 되기작전은 일단락 되었으며. 이젠 이슬람좌파 푸코와 함께하는 코란읽기로..(구라임))

아무래도 오늘 내일 모레 글피 중에 결국 야전과 영원을 살 것 같아요. 르장드르 냄새나는 이미 다 알고 있는 단발님. 컴윗미?

단발머리 2024-05-02 19:28   좋아요 1 | URL
겨울 아니여? 어머머머멈머머머!

단발머리 2024-05-02 19:29   좋아요 1 | URL
댓글 지금 다 읽었어요….
반사! 🤪🤪🤪🤪🤪

공쟝쟝 2024-05-02 20:28   좋아요 1 | URL
돼써요! 포도밭 그 사나이 만나시고, 내가 너무 멀리갔다 싶으면 불러주세요. 아직 힉스입자 모르니깐. 읽기는 깊이가 아닌 넓이로 승부한다! 계보학의 신개념 광.폭. 단발 ㅋㅋㅋ

단발머리 2024-05-02 20:28   좋아요 1 | URL
깊이는 없다는 말씀인데 인정하게 되는 이내 마음 ㅋㅋㅋㅋㅋ넓게라도 읽어야지 싶은데 누워있는 저질체력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20:33   좋아요 1 | URL
그걸 깊게 팠으면 르장드르됐읍미다! 현대인은 바쁘고 유튜브도 봐야하지만 여성의 머릿속엔 내새끼 세끼를 일단 걱정해야하며 오늘치 바닥청소와 다림질이 기다리고, 그와중에 부업도 하셔야 하기 때문에.. 책은 한가한 남자나 저같는 탈여성(🙄)이 읽는 것이랍니다. 훗~!!
누워서 기력 보충하신 뒤에 쫄리면 읽도록 하세요! 저는 갈길이 멉니다!!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02 20:42   좋아요 1 | URL
남자가 될 수 없는 저는 새끼에겐 푸라닭을(중간도사 끝난 수험생) 청소는 내일로 미루고 다림질은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합니다. 탈여성이 구미에 당기네요. 🤔
천천히 가세요!

단발머리 2024-05-02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돌리시오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5-02 19:27   좋아요 0 | URL
이게 매력이지롱!! 🙄
 
이 시대의 사랑 문학과지성 시인선 16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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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랜만에 모처럼 알라딘 서재 (변방의 독서 커뮤니티, 특징 : 다 자기 좋을 것을 자기 좋을 대로 읽음ㅋ 아무래도 영향은 나만 받음ㅋㅋㅋ) 지박령이 되어 독력(덕력)을 자랑하는 독림고수들의 페이퍼릉 탐독한 결과!!!

책 고수들은 역시…
표지에 한문 잇는 책을 꼽는다 !

7차 교육과정인 저는 한문 몰라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웜머… 세상에 책 표지에 한문 웬말?!! (괜히 나이 어필하면서 놀리기!!)

그래도 최승자는 사랑합니다!!
이 시대의 사랑이며, 영원한 내 청춘의 트라이 앵글 이심!

“내 청춘의 영원한
-최승자-

이것이 아닌 다른 것을 갖고 싶다.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

괴로움

외로움

그리움

내 청춘의 영원한 트라이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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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4-2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엌 ㅋㅋㅋ 공책에 손으로 필사해야할것같습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4-04-24 20:18   좋아요 1 | URL
요즘 친구들은 아이패드로 공부한다고 합니다!

잠자냥 2024-04-24 2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알라디너?! ㅋㅋㅋㅋㅋ 자성록 고른 분은 뉘신지?!

공쟝쟝 2024-04-24 20:18   좋아요 1 | URL
대중들의 수준을 고려하여 목록에 넣지 않으신 이황이랑 케미 리딩하시는 분 있음ㅋㅋㅋ

라파엘 2024-04-24 20:33   좋아요 1 | URL
퇴계의 정말 핵심적인 글들만 모아놓은 역본이네요. 역시 공부하는 눈 밝은 쟝님!! 😃 👍👍

공쟝쟝 2024-04-24 21:02   좋아요 1 | URL
그 말 들으니 안읽어도 사고 싶네요… 안나까레니나 모노 지금 고민중인데 ㅋㅋㅋ

잠자냥 2024-04-24 21:19   좋아요 0 | URL
자성록 좋아 쟝아

공쟝쟝 2024-04-24 21:23   좋아요 0 | URL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잠자냥님! (가짜뉴스) 이러시면 안돼대ㅣ더네ㅣ오디되되되애대왜돼

Falstaff 2024-04-24 20: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을의 환>이 나올 줄은 진짜 몰랐네요, ˝환˝장 허네. ㅋㅋㅋ

공쟝쟝 2024-04-24 21:0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 발자크 정도는 양에 안차서 소포클레스 가져오신ㅋㅋㅋ 초고수 퐐드문트님ㅋㅋㅋㅋ 오래오래 계셔주세요! 건강관리 더 잘하시고요!!

단발머리 2024-04-25 0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재미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하하하 ㅋㅋㅋㅋㅋㅋㅋ 얼른 자고 내일 또 놀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5 09:56   좋아요 1 | URL
어찌나 재미졌는지!!! ㅋㅋㅋㅋㅋ
오늘도 웅성웅성!! 여기저기 들여다보기 위해 접속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4-25 11:44   좋아요 1 | URL
아침에 바빴어요 ㅋㅋㅋㅋ 지금도 바쁜데 궁금해서리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4-25 17: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이 이벤트 잘 했네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6 08:27   좋아요 0 | URL
괭님도 알려달라 ! 반칙하면 압수수색 ❤️
 
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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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알라딘의 인생 네 권ㅋㅋㅋ
최근 ~ 20대. 네 번씩은 읽은 책으로 엄선…
(어쩌면 인생 노선을 바꾼 책들 일지도?)
문학 없어서 삼미 살림! (드래곤 라자 넣을 걸 하고 후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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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4-24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박민규 이영도 참신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0:34   좋아요 2 | URL
참신이라뇨… 둘다 제 인격 형성 시기에 베셀이었다고요!! ㅋㅋㅋㅋ

라파엘 2024-04-24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빨간 책들이 매력적이네요!! 📕📕📕📕

공쟝쟝 2024-04-24 10:35   좋아요 2 | URL
노동가치설의 아담스미스는 빨갛지 않습니다!!!! ㅋㅋㅋ 뭘 읽든 내가 빨개지는 게 문제… 😔

잠자냥 2024-04-24 1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와중에 삼미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24 10:36   좋아요 1 | URL
외 뭐 왜 왜요 내 삼미!! 나 박민규 거의 다 읽엇다고요 ㅋㅋㅋ 박민규 나와라!!! !!

서곡 2024-04-24 10: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현재의 관점에서는 참신합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4-04-24 10:39   좋아요 1 | URL
우리는 모두 베셀로 독서를 시작함돠!!ㅋㅋㅋ 서곡님의 인생 네 권도 궁금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그러고보니 다 빨갱이 책이네… 누워있자…

라파엘 2024-04-24 10:48   좋아요 1 | URL
쟝님의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기도할게요. 다친 다리의 쾌유를 빕니다~!! 😄

건수하 2024-04-24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권 겹쳐서 뿌듯합니다..!!

공쟝쟝 2024-04-24 17:32   좋아요 1 | URL
이히히히히히 ❤️❤️♥️♥️♥️❤️❤️❤️♥️♥️♥️ 이토록 위험한 제 하트를 받아쥬시렵니까? ㅋㅋㅋㅋ 정희진 처럼 읽기는 진짜 인생책이 되었네요… 수하님과 나를 이어줘버린 💘

새파랑 2024-04-24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코는 없나요? 😑 다 어려워서 도저히 따라 읽을 수 없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0:52   좋아요 1 | URL
푸코ㅋㅋㅋㅋ 그는 인생을 바꾸기엔 제게 이제 막 도착해가지고요? ㅋㅋㅋㅋ
네 권다 어려운 책은 아니고 외국 저자들은 대중 독자 위해 쓴 전세계 베셀인데… 킁킁ㅋㅋㅋ
그런데 새파랑님 박민규 안 읽고 지금 하루키 좋아하시는 겁니까? ㅋㅋㅋㅋㅋ 박민규 읽도 오세요 어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그리고 삼미!!

새파랑 2024-04-24 21:01   좋아요 1 | URL
박민규 박민규.....

처음들어보는 작가입니다...

읽고 오겠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1:04   좋아요 1 | URL
삼미… 세상에서 제일 재밌읍니다. 그리움 외로움 기다림 아쉬움 다 있습니다. 그리고 로맨스는 “죽은 왕녀…”가 있습니다. 하루키 감성 못지 않은 감성을 저는 느꼈는 데 이제 와서 다시 읽으면 욕하겠지요? ㅋㅋㅋ 나는 안 읽어야지 ㅋㅋㅋㅋ

새파랑 2024-04-24 21:07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까 평(?)이 안좋은데.... 좀 더 고민해보겠습니다 ㅋㅋ

공쟝쟝 2024-04-24 21:10   좋아요 1 | URL
오 ㅣ 오 ㅐ 외 뭐 무ㅓ 오 ㅐ ! 다들 좋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응? 표절이라고 이제와서 내치냐!!! 사람들이 뚝심이 잇어야지 ㅋㅋㅋ 다들 읽고 겁나 웃고 울었던 책임 시롱! 그르케 손절 하고 그러면 안되야~ 난 핑퐁도 카스테라도 읽엇다!! (팬 이었군..) 작가는 나빠도 내가 읽으면서 인생관 바뀐건 사실임 ㅋㅋㅋ

새파랑 2024-04-24 21:17   좋아요 0 | URL
고민끝~! 인생관을 바꾸신 책이라고 하니 찾아 읽어보겠습니다~!!

공쟝쟝 2024-04-24 21:21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래서 저도 김연수 책을 빼놓긴 했는 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르겠다 ㅋㅋㅋㅋ 술파랑님의 감송은 높이 사겠습니다!!! 삼미 읽고 공쟝쟝을 느끼신다에 100원 겁니다 ㅋㅋㅋㅋㅋ 제 문체의 5%는 박민규쳌ㅋㅋㅋㅋ
 


오늘은 왜 책 탑 사태가 이토록 웅장한 지경이 되었는지에 대해서 합리화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책탑이 이 지경이 된 이유는


“(33)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효용성이나 상품의 사용가치를 따지면서 합리적으로 소비를 하는 게 아니다. 특정 상품이 남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사회가 그 대상에 어떤 기호를 부여하였는가를 의식하면서 *현대인은 자발적으로 강요된 소비를 한다.* 상품은 이제 사용가치를 넘어 특정한 의미를 지시하는 기호로 소비되고 있으며, 인간은 기호를 통해 욕망을 실현한다. — 김석 <자아>”


제가 소비에 능한 현대인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군군자자부부신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유교사상(이번 생은 수신에만 머물러있기로 결단함)에 쩌들어있긴 하지만 책 많이 읽어서 제법 현대인이 된 고로. 이젠 “(33)타자의 욕망을 구조적으로 욕망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무한정 욕망을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만족이 아니라 결핍감만 더 커”진 좀비 상태 되겠습니다🧟‍♀️. 어쩌란 말인가. 나의 지적 초조함과 독서에 대한 허기는 무한정 욕망을 추구할 수록 더 갈급해지나니. 이 결핍-욕망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마음을 꾹 다잡고 손가락을 (쓱싹쓱싹) 아니, 왜 손이 이렇게 거친가? 핸드크림을 (처발처발) 향이 좋구나. (손가락을 자를 집중력도 없음...ㅋㅋㅋ) 



정신건강의학은 물론 뇌/신경과학까지 자기계발시장에서 활약하는 가운데 (정작 중요한 그 이면: 나를 내가 어찌할 수 없음으로서의 자아) 실현의 대상이나 뒤늦은 적성검사가 아닌 *‘지식의 대상’으로서의 ‘자아’*를 각종 심리학/사회학 이론 + 라캉과 함께 콤팩트하게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읽는 중 입니다만 ‘자기 기만’에 포인트를 두셨지 싶은데요, 기만하는 나 자신을 훑어내는 일은 꽤나 시금 털털하지만 한 번에 크게 많이 아픈것 보다는 조금씩 자주 아파 버릇해 두는 게 낫지 싶습니다. 그래도 전 아픈 게 싫어요. 좋은 책이라서 다 읽고 독후감 쓰고 싶은데. 결국 안 쓸 자아를 알아서 여튼 요 <배반 인문학 시리즈> 눈 여겨 두도록 합니다. 



타발적 고립 속에서 명란한(앗 오타인데 어쩐지 그대로 두고 싶다) 은둔자…모드로 살아가고 있지만, 나는 외롭지 않아!라고 떠드는 것이야 말로 자기기만이기 때문에 (아, 나는 어쩜 왜 이렇게 솔직한지)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를 구매하였습니다. 필사적으로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외롭지 않고도 고독해지는 방법을 배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부터 제가 터득한 방법이 있는 데. 그것은 일종의 자기기만적 최면으로 “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천재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저런, 겉으로 해버렸네) 뇌가 지치도록 어려운 책이나 읽는 것입니다. 뻘짓거리를 덜하게 됩니다. (책 쇼핑은 부작용) 아. 잡소리 그만. 그러니까 이 책은 고독한 천재 작가들의 유명한 글들을 모은… 앤솔로지입니다. <월든>도 <자기만의 방>도 <뉴잉글랜드 수녀>도 이미 다 책 있는데 (게다가 읽었는 데)🥲  그래서 책 받아보고 실망했지만. 


제가 읽고 싶었던 건 #엘리자베스케이디스탠턴 이었고(대단한 연설은 아니었으나 그 의의에 만족하는 걸로) 구매를 못 참은 건 바로 나의 사랑 #비비언고닉 슨상님의 아래 문장 때문입니다. 


“(148) 그러나 이 유럽인들과 지적 위상을 나란히 한 유일한 미국의 선구적 사상가 엘리자베스 케이디 스탠턴이 펜을 든 첫 순간부터 ‘그들’이 아닌 ‘우리’라고 썼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우리’가 되고서야 우리는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게 바로 페미니즘이 미국의 것이 된 이유다*. 울스턴 크래프트에서 보부아르에 이르기까지 유럽 지식인들은 자신의 이등 시민 지위에 분노했지만 남성 세계에 받아들여지길 바라는 압도적인 갈망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만큼 유럽 문화가 내면화한 힘은 엄청났다.) 이 갈망은 —강제하는 힘이 에로틱한— 그들의 마음과 영혼을 분열로 무력해진 의지와 하나로 묶어버렸다. 한편 미국의 선구자들은 낭만적으로 끌어당기는 세속성의 힘을 향해 마음의 등을 돌리고 페미니즘을 에로틱하게 만들었다. 여성의 권리는 일편단심 열정이 되었다. 그들은 비할 데가 없을 정도로 단결해 평등을 추구했고, 비할 데가 없을 정도로 혁명적이었다. 그리하여 페미니즘은 지적인 뿌리를 유럽에 두고 있지만, 오직 이곳 미국에서만 자리를 잡고 운동이 되었다.”


- 비비언 고닉 <멀리 오래 보기>


역시 지적 오르가슴은 유럽 페미. 전투력은 미국 페미. 나는 누구? 한국의 점진적 소멸을 담당하는 중인 K-페미 되시겠습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4B는 타발적입니다. 연애는 비싸고 감정 노동이며 나는 기력이 없다.) 오늘도 엄마는 카톡으로 꽃을 찍어 보내시며 피었을 때나 이쁘지 꽃이 다 지기 전에 시집을 가라하네. 그러든가 말든가 심드렁한 나는 시집이나 읽고 싶네.


여기까지 쓰니까 또 3,000자이기 때문에 주요 부분 위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페이퍼에서 아구아 비바를 읽으며 돼지 국밥을 말아먹음을 시인한 바 있는 저는… 사실 순대 국밥을 먹고 싶었는데… 집 앞 순댓국이 드릅게 맛이 없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좀 더 걸어서 돼지 국밥을… 왜 그러니까 왜… 하필 우리의 이름부터 고상하기 이를 데 없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언니의 문장을 읽으면서 내장순대돼지국밥이 그렇게 땡겼던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구입한 언니의 두꺼운 일기장 (ㅋㅋㅋㅋ) <세상의발견> 추천사에 이런 문장이 떡하니 있는 겁니다.


“그의 소설을 읽는 것은 뜨거운 내장을 내 손으로 쥐는 일 같았다”




아… 이거였네. 나는 그걸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하고 돼지국밥(우적우적)을 먹으러 간 것. 쳇. 필력 부럽네.

제가 느낀 것도 비슷했다구요. 그저. 쓰지 못하고 먹으러 갔을 뿐… ㅋㅋㅋㅋㅋㅋ


저의 점심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배가 고픕니다. 오전 내내 청소를 너무 열심히 해버려서 특별히 더 허기가 집니다. 오뎅탕을 데펴서 밥 말아으려고 준비해뒀는데, 지금 돼지국밥 각입니다. (응?)


컴북스 이론 총서 여성 지식인들을 쪼매씩 모으고 있습니다.  친구한테 선물 받았지요. #세일라벤하비브 #앨리러셀혹실드 


그러고 보면 책갈피에 남자 지식인들만 나오는 거 섭섭하다고 말하기 무섭게... 계속 발간되는 책들이 여성인거 보면...  세계 지성의 성비는 어느 정도 얼추 들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 지적인 여성들이 활약했기 덕분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문득 이번 총선 정치인의 성비는? 


물론 갈 길은 멀지만 책의 세계를 바라보며 낙관을 해 봅니다. (근데 한국의 젊은 남성들은 이제 책 아예 안 읽기로 결단 한 걸까요? 자기계발서 말고는? 어쩐담.) 집 거실에 서양 철학사 연표가 붙어있는데요(앗 이것도 알라딘에서 판매중입니다 위에 링크 ㅋㅋ) 거기에 벤하비브, 이리가레, 아렌트, 보부아르 여성은 일케 딱 네 명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컴북스에서 나오는 책들이란... 재밌어요. 재밌는 일이 세계사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정도 모이고 읽은 량도 늘어나면 컴북스이론 총서 여성들의 지성미 돋는 책장 사진 찍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푸코 읽다 철학에 진심된 여성의 거실 벽면...  미감 적으로는 썩 좋지 않다....>


음. (급 배고파져서) 이런 저런 재미없어 보이는 두꺼운 책들은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걸 재밌게 설명하는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닌데다 ㅋㅋㅋㅋ 너는 왜 이런 책을 읽는가?라고 묻는다면. 똑똑한 척 하려고가 1번이긴 한데… 사실 내가 너무도 평범한 지능의 인간이라는 건 나도 잘 알아서… 아마도 그럴 듯한 이유 중 하나를 더 대자면 중고 구매한 이 책 <트라우마>엔 다음과 같은 소개 글이 붙어있습니다.



“트라우마를 겪으면 평범한 사람이라도 신학자, 철학자, 법학자가 된다. 그들은 묻는다. ‘왜?’ 정답은 인간의 이해 너머에 있다”


어차피 인간의 이해의 너머에 있다는 것 나도 압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내게 트라우마 적인 상황이 되곤 하는 것은 마치 평생 건강할 것 처럼 영원히 살 것처럼. 자기 삶에는 외상 따윈 없다는 듯 완고하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자기기만 입니다. 그들은 죽을 때 까지 깨닫지 못하고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화를 내고 싶어도 대상은 이제 없습니다. 왜? 글쎄요. 이해하지 않기로 합니다. 다만 질문은 남겨둡니다. 그건 나의 조건이며 덕분이고 재능이니까. 살아 남았으니 필요한 것은 내게 남은 것들을 잘 보다듬으면서 사라지는 것들과 충분히 이별하는 것 일 테죠… 헤어진 것들과 또 헤어지는 일이며. 헤어지기 싫어서 그걸 다 끌어안고 살겠다 우겨대느라 우울증자로 버티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며. 정답도 옳고 그름도 없는 듯 합니다. 사는 건 말이죠. 하물며 책 사는 것은 더 그러합니다.



마지막 충동 구매 한 책은 박완서의 <그 남자네 집>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를 어슬렁거리다. 띠지에 붙어있는 이 문장을 보고 홀린 듯 결제했습니다. “이 소설을 쓰는 동안은 연애편지를 쓰는 것처럼 애틋하고 행복했다” 행복해하면서 쓴 글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그랬어요.


요즘. 나는. 다행스럽게도 행복이 궁금한가 봅니다! 




덧붙임. 서재에 관심 없어서 트랙백 서비스도 스팸을 이유로 들어 중단한 (문의했으나 기약 없다고 함) 알라딘이여. 이미지 파일 사이즈 마저 이렇게 일일이 손으로 잘라 붙여야 하면 내 페이퍼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은 어떡하라고. 여기 사람 있어요. 책 읽는 사람 있다고요. 관심 좀. 제발 관심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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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4-12 16: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이 어마무시하네요. 근데 너무 두꺼운 책 많아서 어쩌지 못하겠는 분위기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의 발견>이 이럴 줄이야. 두꺼운 줄 알았지만, 헤겔 레스토랑이랑 막 겨루는데요.

저는 <자아>가 좀 궁금하네요. 한 문장평, *‘지식의 대상’으로서의 ‘자아’*를 각종 심리학/사회학 이론 + 라캉과 함께 콤팩트하게 다루고 있는˝이 마음에 들어요. 고닉 책은 저도 읽는 중이고, 아렌트 책은, 나는 아렌트 표지로 있지롱!!!
<한눈에 보는 서양철학사> 저 연표, 어디 가면 살 수 있어요? 혹 헤겔레스토랑 사야 주는건 아니겠죠? @@

공쟝쟝 2024-04-12 16:14   좋아요 2 | URL
그 아렌트 책들 정말 부럽습니다 ㅠㅠㅠ 에이 또 나오겠지 나오겠지… 기다리다가 ㅋㅋㅋ 그냥 샀습니다! 아렌트 좋대놓고 저작 하나도 안 읽은 거 찔려서요!!!!
자, 북플에 직접 링크된 저 연표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약 25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히히😎

단발머리 2024-04-12 16:27   좋아요 2 | URL
나는 아렌트 표지 아렌트 책은 있고, 저 연표는 없는 사람이었죠.
이제, 아렌트 표지 아렌트 책 있고, 저 연표도 있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 🤪

잠자냥 2024-04-12 16: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책탑이 명란하다...
냥이들은 잘 있나요?
냥이들아 니네 집사가 밥 안 사주고 책만 사는 거 아니니?! 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12 20:00   좋아요 1 | URL
명란책탑📚냥이들 근황도 전하겠습미다 ㅋㅋ!! 고층 캣타워를 설치하였거든요!! 넘나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는 뻥!) 의사 표시를 뭘 밀어서 떨치는 걸로 배운 새냥이 땜에 😢😢 집 살림이 남아나는 게 없습니다… 잠자냥 추천표 스크래처도 너덜너덜 해졋어요!!

2024-04-13 09: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4-13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cindy 2024-04-15 0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읽고 갑니다. 멀리오래보기란 책을 제 장바구니에도 담았어요. 좋은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4-04-16 22: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신디님. 댓글 감사합니다!
자기서사 혹은 에세이의 장인이라고 많이 알려진 비비언 고닉이 아주아주 진지한 독자이자 훌륭한 서평가 이기도 했다는 사실이 확 드러나는 책 입니다. 물론 등장하는 미국 책들을 잘 몰라서 난해할 때도 있지만.... 자신만의 관점을 발견하기 위한 고닉의 지난한 과정이 느껴지기도 해서요, 독후감 잘쓰고 싶어라하는 저는 곁에두고 틈틈 꺼내 읽기로 했답니다.^^
 

오늘은 나의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대해서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인스타그램은 정말 요즘에 나를 웃기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솔직히 웃기기로 따지면 나도 엄청난 개그 욕심을 지닌 자매님들 사이에서 훈련이 되어있지만. 왜일까. 요즘 나의 개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성미가 줄줄 철철 넘쳐흘러서.......


돼지 국밥을 먹으면서 아구아 비바를 읽는 나의 활기찬 개그에 아무도 웃거나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인친이 많지는 않습니다만....그렇다하더라도) 웃기지 않아서라기 보다는 내 인친 중엔 클라리시를 읽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데...



(그래도 이 농담... 여기서는 통하지 않을까? 기대 중)


그런데 진짜 나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너무 좋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아구아 비바가 정말 너무 좋았던 건데 왜 좋은지 쓰고 싶은데 왜 좋은지 쓸 수가 없다는 것이 클라리시 언니에 대한 평가의 중론이라는 걸 압니다. 쓰는 것에 욕심이 제법 있는 사람으로서 샘이 났습니다. 나는 절대 저렇게 못쓴다. 저건 아무나 쓸 수 있는 문장이 아니다. 감정에 몸과 언어가 열려있는 천재 여자 사람이 써서 이국의 언어로 번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을 건드는 문장. 문장. 문장. 어쨌든 이런 걸 쓰는 리스펙토르여사가 너무 궁금해진 공쟝쟝은 역시 뭐랄까 모든 덕질의 시작은 사생활을 아는 것으로부터. 일기장을 훔쳐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결국엔 오늘 오만 원어치 클라리시를 질렀는데 책탑 사진은 애껴뒀다 나중에.



그런데 내가 이거 산 줄 어떻게 알고 오늘 오전 인스타는 내게 클라리시를 보여주었다.



.......... 나만 좋아하고 싶은데 광고 이렇게 떠버리면.... 내 좋아함이 진부해지잖아.

그렇다고 안 좋아할 내가 아니다. 그런데. 사실 클라리시에 대한 사랑 고백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본론입니다. 문제의.... 문제의... 문제의 페이지를.... 가져오도록 해보겠습니다. 기대하시라.


.

.

.





............ 미셸 푸코 티셔츠 미친 거 아닌가.......

하... 근데 내가 푸코 좋아하는 거 인스타는 어떻게 안 건가...........

처음에는 웃어넘겼는 데.....

다음 날엔.. 니체가...... 그다음 날엔 마르크스가 .......... 여러분 마르크스 바지 보실래요? 제법..핏이... 이걸............... 누가 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광고란 욕망을 촉발하고 현대의 자본주의 작동 원리란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데다가...

그래도 살 만한 게 있지 않을까?.... 나도 모르게 사이트에 방문해서

스피노자와 파이어스톤을 발견했다...

그리고 왠지 입고 있으면 글을 잘 쓸 수 있을 것 같은 도끼옹까지.................


철학 독서로 터져오르는 공쟝쟝의 지적 허영심이 패션이라는 형태로 현실 OOO(본명)의 내 컨셉 마저... 잡아먹을 위기에 처했다 삐뽀삐보.....🚨🚨



(자꾸 이렇게 인 스타 알고리즘에서 나를 사달라고 꼬시는 이상한 독서인을 위해 만들어진 옷 쇼핑몰....)

......

늦은 밤, 어쩐지 올 여름엔 파이어스톤 반팔 셔츠를 입고 읽다만 성의 변증법을 완독을 굳세게 해내는 나 자신을 이미 상상하고 있고. 그 상상 속의 언니 머리 스타일 내 머리 스타일 언니 쓴 안경 비슷한 거 찾아서.. (응?) 이런 물욕 따위.... 아니 대체 이게 물욕이 생기는 종류의 옷입니까?라고 내 마음 속 깊은 나 자신에게 물어봤는데. 솔직히 만약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는 입어보고도 싶은 것이다.


아우씨. 입어서 그렇게 쓸 수 있다면 좋쟈냥.


근데..... 푸코 셔츠를 정말 사는 사람 있을까? ... 나는.. 그를 좋아하지만 옷까지 해 입기엔 자신이 없다......


근데... 자꾸 보다 보니까 끌려서...... 이렇게 이러다 패션테러리스트너드익명의독서중독자가되는건가...심지어티셔츠에파이어스톤을걸치고 바지로 마르크스를 입고있으면......한국에서가장위험한페미빨갱읍읍...... (쿨럭!)


오늘의 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이딴 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쇼핑몰 광고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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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4-06 05: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ㄴ 나 저 니체 티셔츠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06 08:3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4-06 0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코 사서 입고 와요. 올여름 펜타포트 철학콘서트에~!!

공쟝쟝 2024-04-06 09:30   좋아요 1 | URL
ㅋㅋ그런 콘서트는 없는 것으로 밝혀져 🤣(또 뻥!)🤣 어쩐지 가면 냄새 날 것 같은 콘서트네요? ㅋㅋㅋㅋ 지식인냄새 ㅋㅋ

독서괭 2024-04-06 09: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라라라하라라라ㅣㅎ

공쟝쟝 2024-04-06 09: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안웃긴데 웃어준다 ㅋㅋㅋ 착한 잠사모 회장님 ㅋㅋㅋ 😆😆😆😆😆 자냥님 패션 케어 부탁드립니나!!!

독서괭 2024-04-06 10:08   좋아요 2 | URL
아니 진짜 웃긴데요 ㅋㅋㅋ 푸코랑 니체 어쩔 거예요 ㅋㅋㅋ 자냥님이 아무리 남의 시선 신경 안 써도 니체 티셔츠를 입고 다니지는 않고 은바오 감금 시키고 일 시킬 때 입히는 걸로 압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4-04-06 10:27   좋아요 2 | URL
니체 티셔츠를 입고 체인을 두른 펜타포트 락스타 잠자냥… 입술에 피어싱 두개 있고…. 그의 지하실에는 다크서클 내려온 카프카 셔츠입은 은바오가 학교다녀와서 자냥 청혼빙자 여심강탈 댓글생산…ㅋㅋㅋㅋ 검은 티셔츠는 고양이털 붙어요. 조심조심!! 돌돌이 드륵드륵!

잠자냥 2024-04-07 22:46   좋아요 2 | URL
체인 두르고 간 적은 없는데….. 그런 곳일 수록 저는 범생이 패션으로 갑니다… 😝

단발머리 2024-04-06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 테일러 스위프트 티셔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테일러는 예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롱!!!

공쟝쟝 2024-04-06 10:37   좋아요 1 | URL
입고 인증샷을 찍어보내지 않으면 펜타포트 철학감옥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갇힌채 감시와 처벌!! 재독 3독 4독. 수형자의 신체 다시!!!

달자 2024-04-06 1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돼지국밥엔 아구아비바(우적우적)”>>>여가서 1차로 피식하다가 푸코 티셔츠에서 폭소해버렸네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심지어 9번째 재입고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4-06 23:50   좋아요 1 | URL
헤헤헷😆점입가경. 기승전결. ㅋㅋㅋㅋ 근데 정말 사입는 사람이 있다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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