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문 볼 때마다 두가지가 영~~ 거슬린다.  

하나는 무상급식을 둘러싼 서울시 주민투표... 민주주의란 시민의 의사를 따라야 한다는 대명제에도 불구하고 주민투표를 위한 서명의 적법성과 절차성이 의심받는 이러한 투표진행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권하는 반민주적 꼴통들의 행태도 마땅치 않고, 야당의 반대에도 가카의 결단으로 검찰총수에 오른 한상대 신임검찰총장의 취임일성도 영 밥맛이다.  

무상급식이야 여러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고 마치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복지를 시행해야 한다는 생각은 마치 복지가 국민의 권리가 아닌 국가의 시혜처럼 느껴지게 해서 맘에 들지 않는데... 복지제도를 마치 포퓰리즘적 인기 영합 제도로 매도하고 복지를 축소하기 위한 투표를 서울시장 주도로 이루어 지고 있다는 사실이 어이없다. 곱상하게 생긴 놈이 독살스럽긴 참으로 독살스럽다. 어린애들 밥으로 인질로 보수의 정기를 지키겠다는 어이없는 꼴통짓에 내가 낸 세금이 헛되이 쓰여진다는 것도 속쓰리다. 애들 밥값으로 지키려는 그들의 보수는 무엇을 말하는 건지 궁금하지도 않다. 술취해 정신없는 놈이 대답 제대로 하는거 못받고 수구꼴통들의 헛짓거리에 자신의 이득외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보지 못했으니...  

서울 사시는 분들은 이런 헛발질하는 주민투표를 무시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민주주의 질서를 강화한다는 사람들의 설명에 좀 더 귀기울여 주면 좋겠다. 이런거야 말로 무시해야지 대응하면 지들이 정말 잘하는 줄 오해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임기말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야당이 하나같이 반대한 검찰총장의 취임일성은 장대하다. 검사와 스폰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종북세력 척결이 더 중요하신 모양인데, 이제 좌익이란 말에 이 사회가 면역이 생겼다고 느꼈는지 종북이란 말을 쓰신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종북의 껍데기를 씌워 사람들을 괴롭히려고 하시려는지... 안봐도 비디오일터...머 좋다. 실정법을 철저하게 지켜서 이 사회를 안정시키는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사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국가보안법 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있고, 지금도 조사받는 사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단, 죄없는 피의자를 괴롭히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 더우기 조사받는 사람들의 혐의가 없거나 가벼움에도 과도한 조사나 수사로 물적 정신적 피해를 입히는 경우에는 조사한 검사도 깨끗하게 책임지는 자세로 해라. 그냥 심증이나 일단 건수나 올리고 보자는 심정으로 사람괴롭히다 아니면 말고식의 수사는 하지 말고... 자신의 수사에 상응한 책임을 지운다면...머 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일말의 충정은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국가를 위해 병역을 충실히 이행하고 위장전입 한 번 하지 않는 깨끗한 시민들을 수사하려면 그정도의 각오는 해야 하지 않겠나? 난 검찰의 중립을 원하지만 기대하진 못하겠다. 하지만 권력의 개가 되지는 말아야지...취임일성을 보는 순간 먹구름 가득한 하늘만 보인다. 또 애먼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을 당할지...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는 박영선 의원의 말처럼... 그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새벽이 깊을 수록 날이 밝아올 때가 가까운 법이고.. 새벽은 멀지 않았다. 지켜보는 눈이 많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알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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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님 서재에 놀러갈 때 마다... 새로운 노래들.. 새로운 가수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좋아하게 된 가수 '검정치마' 

왠지, 금요일 밤은 일찍 잠들면 손해일 것 같은 느낌...그냥 하릴 없이 보내다가 노래 하나
올려 놓는다. 요즘 책을 읽어도 영화를 봐도 정리가 잘 안된다.
그나마...'나는 꼼수다'를 들으며 킬킬거리는 것이 요즘의 유일한 낙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새벽에는 마음에 드는 노래 한 곡이 더 위로가 되는 법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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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모임 하는 날... 모임장소에 먼저 도착한 후배가 책은 안보고 아이폰에 이어폰을 연결해 뭔가 열심히 들으면서....킬킬대고 있었다. 그러더니 "형 딴지 라디오 들어봤어요? 한 번 들어봐.. 진짜웃겨요" 그런다. 그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왜냐면... 난 아이폰이 없었고 아이팟만 있었으니까..그리고 아이팟으로는 라디오 방송을 듣지 못하는 줄 알았다 (그니까 무식한건 죄라는 얘기다) 

2.  
스치듯이 본 한겨레 신문 기사에서 우리말 시사방송이 미국 아이튠스에서 1위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정치시사 분야의 팟캐스트에서... 딴지식으로 말하면 졸라...신기했다. 어떻게 1위를 한거지? 아직도 어떻게 1위를 한건지 모른다.. 다만 그 기사로 인해 난 그 방송을 듣기로 했고 아이팟으로 다운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딴지라디오의 '나는 꼼수다' 를 다운 받았다. 그리고 남자들의 수다에 정신없이 빠져 들었다.  

3.
텔레비젼으로 주로 뉴스를 보고 이러저러한 인터넷 신문을 시간날때마다 두루두루 섭렵하는 나는 사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뭐 거기서 거기겠지... 아.. 그런데 거기서 거기가 아니었다. 저만치 멀리 나아간거다. 이건 뉴스라기 보다 시사평론에 가깝고 아니 시사평론이라기 보다 소설에 가까왔다. 팩트와 상상이 결합된 새로운 소설.....그 뒷담화의 진수....ㅋㅋ

방송의 목표도 뚜렸했다. '이명박 대통령 가카에 헌정하는 방송' 이명박 대통령의 끝을 알 수 없는 치밀한 정교하고 극강의 꼼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목표로 하는 이 방송은 지금까지 가카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퇴임하는 그날까지 진행되는 이 방송... 이거 방송땜에 가카의 퇴임을 아쉬워할지도 모르겠다... 

4.
출연진은 많지 않다. 7회 방송까지는 3명의 남자(김어준 딴지총수, 김용민 시사평론가, 정봉주 17대 민주당 국회의원)... 8회 부터 청계재단을 집중 취재한 시사인의 주진우 기자의 출현은 사건에 대한 극강한 디테일을 통한 폭소를 유발해준다....이들의 수다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와 무한한 상상력을 결합한 현실의 팩트를 구성하여 새로운 정치토크를 진행한다.

10.asiae.co.kr/Articles/new_view.htm


이름: 김어준
전직: 언론사 총수
현직: 해킹당한 언론사 총수
담당: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는 가카의 꼼꼼한 면모에 대한 분석
특기: “X발!” “X나 웃겨!” 등 거친 추임새,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웃음소리
근황: <딴지일보> 서버 해킹 사건으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음.
약간: 지상렬 닮은 느낌!!^^
고정 멘트: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닙니다. 우리 가카께서는 그렇게 단순하신 분이 아니거든요! 우리 가카는 정말 섬세하신 분이에요


이름: 김용민
전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앵커 겸 교수
현직: 앵커 겸 교수였던 시사평론가
담당: 녹음, 편집, 홍보, 청취자들의 청력 보호를 위한 음역 조정
특기: 책 광고, 체구에 비해 하이 톤의 목소리로 콕콕 질러주는 얄미운 멘트.
근황: 최근 출간한 저서가 ‘나는 꼼수다’ 효과로 1쇄 매진 임박.
가끔: 없는 사람처럼 출연빈도가 적지만 항상 지켜보고 있음.
고정 멘트: 가카께 제 책을~ 추천합니다. <조국 현상을 말한다>, 지금 구입하세요


이름: 정봉주
전직: 제 17대 민주당 국회의원
현직: 제 19대 민주당 국회의원 자리를 노리는 백수
담당: BBK를 포함한 경제사건, 즉 가카의 재테크에 관한 꼼수 분석
특기: 개그, 팬 카페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 홍보, 남보다 먼저 스스로 칭찬하기
근황: 아내 생일에 돈이 없어 잠든 아내의 지갑에서 카드를 훔쳐 케이크 사와 선물.
아마: SBS <강심장>, MBC <세바퀴> 고정 출연 가능.
고정 멘트: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월계동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17대 민주당 국회의원 정봉줍니다


이름: 주진우
전직: <시사IN> 기자
현직: 팬 카페도 생긴 <시사IN> 기자
담당: 전방위. 특히 가카의 사생활에 관한 꼼수 분석.
특기: 발로 뛰는 취재와 넓은 인맥을 통한 생생한 증언, ‘에리카 김 누나’ 성대모사, 어눌한 말투로 강력 사건 폭로하기
근황: MBC <타임> ‘간첩’ 편 출연. 미국 체류 중인 엄기영 전 MBC 사장과 수신자 부담으로 통화.
왠지: 내 귀에 송새벽
고정 멘트: 기자들이 다~ 그분을 만나려고 했는데 아무도 안 만나줬어요. 그런데, 저만! 만났어요 

5
이들의 분석에 대해 나는 120% 동의하면서... 킬킬댄다... 그런데 사실 킬킬대면서도 웬지 서늘하다. 지금까지 가카를 2메가 용량의 바보로만 생각했는데... 가카는 절대 그런 분이 아니었다. 가카의 진면목을 알려면... 그리고 가카의 가족사랑, 친구사랑을 알려면... 그리고 가카의 그 호탕한 호연지기를 알려면.. 이 방송은 필히 청취해야 한다.  

6.
첫방송은 연애계의 최대 스캔들 '서태지 - 이지아' 사건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 거기에 묻어 잇는 가카의 꼼수로 부터 시작한다... 무한상상의 정치평론의 세계에 진입하고 나서 내리 13회까지 달려갔지만... 아직도 목마르다... 목요일에 업데이트를 한다는데... 아 목요일이 너무 길다... 비와 폭염을 시원하게 날려줄 그들의 수다가 그립다.

뱀발.. 이 방송에서 두 권의 책이 소개된다. 잠깐 방송에 출연했던 고성국 박사의 책과 김용민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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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11-08-11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런 극악무도한 방송 들으셨군요.. 저도 2일전부터 열심히 듣고있습니다..
이명박 정말 대단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상상 이상임.. -_-;
돈사랑, 가족사랑, 여자사랑... 정말.. 사랑으로 충만한 장로시더군요;;;

머큐리 2011-08-11 18:27   좋아요 0 | URL
찌찌뽕인데요..ㅎㅎ

무해한모리군 2011-08-1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부부는 드라마를 끊고 듣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듣고 있습니다만..)

아 각하는 정녕 안한 짓이 무얼까요?

머큐리 2011-08-11 18:27   좋아요 0 | URL
가카의 내공에 새삼 놀라면서...그 무한한 꼼수에 경탄을 보내면서..ㅋㅋ

자하(紫霞) 2011-08-11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도 가캬이야기 들으시는군요~ㅋ

머큐리 2011-08-12 09:09   좋아요 0 | URL
어.. 베리님도..그러고 보니 이 방송과 베리님은 왠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ㅋㅋ

라로 2011-08-11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큘님 글을 읽지 않았다면 저는 지금까지 지상렬이 김어준이고 김어준이 지상렬인 줄 알았을거에요!!그래서 김어준 정말 다이나믹한 사나이구나 했거든요,,^^;;
저도 들어야 겠어요!!뒷담화의 진수를!!!ㅎㅎㅎㅎ

머큐리 2011-08-12 09:10   좋아요 0 | URL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나비님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A급 황색저널리즘의 대가인 이 사람은 어쩌면 나비님의 우아함(?)과는 어울리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남자에요..ㅋㅋ

다락방 2011-08-12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머큐리님. 저 어제 직원들하고 회식하는데 직원들 두명이서 이거 저한테 엄청 추천하더라고요. 꼭 들어보시라고. 최고라고. 그런데 머큐리님이 여기서 페이퍼까지 ㅎㅎ
저도 아이팟인데 다운 받아야 겠어요.

덧. 시사인 기자 좀 멋진것 같아요. ㅎㅎㅎ

머큐리 2011-08-13 01:53   좋아요 0 | URL
다들 멋지지요..방송을 계속 듣다보니 말투가 이 사람들처럼 변하고 있어요..아놔~~

덧,혹 다락방님은 주진우기자(주기자) 같은 스탈을 좋아하시는건가요?

수퍼남매맘 2011-08-12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수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반가워서 댓글 남깁니다. 외모랑 어투랑 딴판이어서 처음 사진 보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일절 기부금 받지 않고 2시간 녹음 5만원에 생선구이로 점심 3만 6천원 낸다는 이야기에 이분들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멋진 사총사! 응원합니다.

머큐리 2011-08-13 01:48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슈퍼남매맘님..^^ 같이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즐거운 일이에요..ㅎㅎ 혹 서울 사시는 분이면..주민투표 땡땡이 치실거죠? 슈퍼 남매들을 위해서 말이죠..ㅎㅎ

hwang5656 2011-09-24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까고민인데..
꼼수이용해서 팔아먹으려는 건 아니가요? ㅋ

제 값하는 책인지 궁금하넹.. ㅎㅎ

smurpetty 2011-10-11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팬심으로 사는거죠 모 방송 좀 이용해서 팔아먹음 어때요 KBS도 아니고ㅎㅎ 공짜로 듣는거 미안하잖아요 다들 가카 치하에서 밥벌이 하기 쉽지 않을텐데
 
그을린 사랑 - Incendi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불편하다는 것... 진실을 직시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감싸 안는다는 것...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을 이 영화는 태연하게 해치워 버렸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머리는 멍하기만 하다. 마치 고대 그리스의 비극에 몰입했다가 깨어난느낌... 그 운명적이고 압도적인 비극성에도 불구하고 잘 알고 있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듯한 불편함까지... 

어머니 나왈의 급작스러운 죽음과 이해하지 못할 유언으로 쌍둥이 남매 잔느와 시몽은 혼란에 빠진다. 죽은 줄 알았던 생부와 얼굴도 모르는 형에게 편지를 전하라는 어머니의 유언... 그 유언이 지켜지지 않으면 비석도 세우지 말라는 말에 두 사람은 당혹스럽다. 어머니의 유언을 무시하려는 시몽과는 반대로 잔느는 어머니의 부탁을 들어주기 주해 어머니의 고향으로 떠난다. 그리고 거기서 조우하게 되는 어머니 나왈의 과거는 잔느에게 상상하지 못할 고뇌를 던져준다.  

나왈은 종교적 내전이 치열한 땅에서 이교도와 사랑에 빠져 고향을 등지려다 사랑하는 사람을 친족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명예살인까지 당할 뻔한다. 그리고 낳은 아이가 바로 쌍동이의 형.... 출산 후에 고아원으로 보내지고 내전의 와중에 행방불명이 된다.

고향을 등지고 학교에 다니던 나왈이 겪어야 했던 전쟁은 종교의 이름으로 잔인한 학살이 되풀이되는 지옥이엇고 나왈은 성모 마리아를 소총에 붙이고 여인과 아이들까지 학살하는 기독교 민병대의 잔인한 행위에 충격을 받고 테러리스트가 된다. 기독교 민병대의 지도자를 암살하고 15년이라는 긴 세월을 감옥에서 보낸다. 감옥에서 버티기 위해 끊임없이 노래 부르며 저항하던 여인 나왈... 그녀는 그 곳에서 상상하지 못할 고문을 견뎌내고 캐나다로 이주한다 

종교가 틀린 이민족간의 분쟁으로 인해 개인이 받아야 했던 아픈 상처들... 그 만진창이의 사회속에서 끈질지게 이어가는 생명의 애착이 나왈을 살게 했던 힘이었을지도 모른다. 잃어버린 자식에 대한 죄책감과 회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던 나왈이 무너져 죽음으로 들어가게 된 것은 비밀을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았던 땅의 운명처럼 자신에게 닥쳐온 운명은 살아서 견디기 힘든 비밀의 폭로였고 그것을 온전하게 감당하기에는 나왈의 상처는 깊고도 길었으리라.  

시몽과 잔느는 생부의 존재와 형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 그리고 도달한 진실에 대해서 전률하고 그 운명이 내린 비극에 대해 할 말을 잃는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쌍둥이의 탄생 자체가 비극이었고.. 그 비극은 탄생으로 끝나지 않고 그 긴 인연의 사슬을 끌고 있음을 알았을때의 망연함.  

남편과 자식에게 남기는 나왈의 편지는 운명에 순응하는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아니 순응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함을 보여준다. 거부할 수 없기에 받아들여야 하는... 의지로 해결할 수 없기에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럼에도 결연하게 거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그 사랑의 결말은 먹먹하다.  

그리스 비극의 카타르시스에 대한 논의를 책 속에서 이해했다면... 어쩌면 이 영화는 정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주요한 매개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어쩌면 서양인들이 가진 비극적 세계관이 너무 그대로 드러난 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건 그 빼어난 서사와 점점 고조되는 서정성의 조화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결말 부분을 예상하면서도 식상하기보다는 점점 두려워지는 영화...
결말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면서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운명적 느낌으로 오싹해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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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드레서 - The Hairdress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혼녀에 뚱뚱하고 여자인 키티... 그녀는 사람들의 머리를 다듬고 꾸며주는 헤어드레서다.  

영화는 헤어드레서인 키티가 손님과 나누는 대화로 시작된다.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았는지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면서 기쁨을 느끼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영화의 줄거리다.  

우선 주인공 키티의 압도적인 몸매... 비만에 대한 현대인의 차가운 시선을 생각하면 이미 그녀는 루저다. 이혼 후 남편을 떠나 자신의 예전 고향인 베를린의 저소득지역의 마르틴에 딸과 함께 정착한 키티는 일자리를 구하는 일이 급하다. 고용센터에서 소개받은 백화점 내 미용실은 그녀의 경력이나 실력을 테스트 하기 전 그녀의 몸매에 대해 시비를 건다.  

아름다움을 다루는 미용실에서 당신은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고용할 수 없다.  

억울하고 낙담한 키티는 물러서지 않는다. 그녀는 근처에 빈 상점을 고쳐 새로운 미용실을 꾸미려 한다. 물론 그 미용실을 꾸미기 위해 억척스럽게 돈을 모아야 한다. 노인을 대상으로 미용도 하면서 푼돈이나마 벌고 대출을 받으로 은행으로 가고 어찌하다가 베트남 불법이주민들과 생활하기도 한다. 미용실을 차리려는 그녀의 작은 소망은 가는 곳마다 암초 투성이다. 성인인 그녀가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 거기에는 불편부당함이 존재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서서 그녀는 싸워 나간다. 그리고 그녀는.... 패배한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일상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담담하고 낙관적인 고찰이 돋보이는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소수자다. 이미 선진국이라는 독일에서도 소수자는 존재한다. 아니 어느 사회나 소수자는 존재한다. 다만 그들은 우리가 보지 않으려 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할 뿐이다. 이 영화는 그런 소수자의 모습과 소리를 들려준다. 너희가 보지 않고 듣지 않아도 우리는 얼마든지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한다.  

그것은 다수자들의 희생이나 헌신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소수자들의 감싸안음과 돌봄으로 이루어진 희망이었다. 키티는 백인 여성이나 비만인 여성이다. 성적매력이 없는 여성은 소수자다. 그리고 그런 소수자를 사회는 차별한다. 머리를 만지는 기술이 아닌 몸매로 이미 일자리를 얻기 힘든 그녀의 모습은 그녀가 사회로 부터 차별받는 이유를 분명하게 드러낸다. 그럼으로 그녀는 소수자들과 연대할 수 있었다. 베트남 이주민들과의 따뜻한 연대는 소수자들의 사회적 처지에서 느낄수 있는 인간적 연대다. 그녀의 실패는 그 사회의 주류가 인정하는 가치에서의 실패였다.  

주류가 인정하는 가치에서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오히려 주류가 놓치고 있는 곳에서 진정한 희망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 경계를 탐구하고 그 경계가 가지는 풍요로움과 건강한 인간애에 대한 증언이다.  

엄청난 고생끝에 새로 시작하는 미용실은 이웃 미용실의 방해로 개점 휴업한다. 바닥마찰력이 법규지정 미만이라 미용실 허가가 나지 않은 것이다. 더 이상 미용실을 추진할 힘도 돈도 없는 키티는 다른 곳의 미용실에 취직해서 즐겁게 일한다. 이 이야기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미용실이 바로 키티가 일하는 미용실이고 그 미용실은 '리틀 하노이' 즉 베트남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있는 미용실이다.  

영화는 잔잔하나 뚜렸하다. 그 속에서 진정한 희망이란 관념속에 있는 것이 아닌 사회적 관계와 존재 속에 있음을 역설한다. 그래서 '희망'이라는 불편한 주제를 풀어나감에도 그 물질적 근거를 얻는다. 거기에 진정한 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막연하게 잘 될 것 같은 그런 낙관이 아닌 철저하게 물질적이면서도 사실적인 희망을 이렇게 잔잔하게 나타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물질적 희망을 영화로나마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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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8-10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디서 봤어요????어둠의 경로???
저두 보고 싶다요~~~~.^^;

머큐리 2011-08-10 05:01   좋아요 0 | URL
새벽에 방문하시다니요..ㅎㅎ 음..어둠의 경로는 아니에요.. '영화공간 주안'이라고 인천에 있는 극장에서 봤답니다.

Alicia 2011-08-12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머큐리님의 이 리뷰는 이 영화를 닮아있고, 또 머큐리님을 닮기도 했어요.
참 멋진 리뷰에요. 건강하세요~!^^

머큐리 2011-08-13 01:49   좋아요 0 | URL
아 이건 몸둘바를 모를 칭찬이에요.. 부끄럽습니다..^^;
알리샤님이 건강은 좀 나아지셨나요? 잘 지내고 계신거죠??

Alicia 2011-08-13 12:37   좋아요 0 | URL

늘 건강하고요, 아주가끔씩만 앓아요. 감기같은 거..^^
이번 여름은 비가 너무 자주 오네요~ 햇볕좀 봤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