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이 내게 던진 화두

아마도 SBS뉴스였을 겁니다. 우리나라 선박 수주가 작년에는 중국에 밀려 세계 2위 였는데
2010년은 다시 조선강국으로 활기차게 나아간다며 조선업체에 대해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뉴스를 보내더군요.... 그래서 저는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워낙 조선업이 잘 나간다는 이야기가 매년 들리다보니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도
일자리도 없어 떠도는 사람들보다는 낫겠지 하는 생각도 사실 했구요...

그러다가 프레시안에서 김진숙씨 글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이 정리해고를 하려
하고 있고 그것에 반대하는 단식투쟁 중이더군요
2009년에 쌍용의 노동자들이 폭력적으로 진압되었고, 그들은 회사와의 약속과는 상관없이
힘든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진중공업도 마찬가지겠지요.
지금의 정권이 노동계에 보내는 시퍼런 눈길을 보면, 또 다시 패배하는 싸움을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또 다시 고립되어 외롭게 싸우는 사람들을 봅니다.  

정규직 1000명이 구조조정된다면, 이미 비정규직 4000여명은 먼저 길거리에 나앉았다고 보면
된다는 글을 읽다 보니 그 참담함이 더 커집니다. 노동자들이 가진 힘이란 건 결국 연대일
뿐인데...쌍용에서도 살아남은 자들이 죽은자들에게 가하는 무자비한 폭력을 보면, 어쩌면
인간이란 저렇게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먼저 인정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알라딘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로 한 동안 시끄러웠고... 지금은 아무일 없다는 듯
조용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묻어가고 내몰리고....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
미래도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을 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망각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죽음까지 결단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진숙씨가 하는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봅니다.
생활 속에서 연대와 희망을 찾는 다는 것이 결국은 진보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많던 아저씨들은 어디로 사라지는 걸까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단식 8일째 김진숙 의원의 편지)
 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

"그들은 눈에 안보이는 유령이다. 지금의 나처럼..."
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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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1-28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기업들은 회사경영이 어려워지면 노동자들은 칼같이 자릅니다.
그러면저 정작 경영을 방만하게 한 오너들에겐 어떠한 책임도 묻지도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왜 이런 일이 수십년이 흘러도 변화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걸까요?

머큐리 2010-01-29 08:33   좋아요 0 | URL
거기에 대한 무수한 답변들이 있지만...결국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움직이기 힘들게 만드는 구조들도 있구요...사실 저도 왜 그런지 잘 모르겠습니다.. --;

후애(厚愛) 2010-01-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문피아 사이트 아세요?
그곳에 가면 작가들이 연재하는 무협소설을 볼 수가 있는데요.^^
무협지가 갈증나실 때 가서 보세요^^
http://www.munpia.com

2010-01-30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쟈니 2010-01-31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은 보기드물게 경영상태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판단을 하지 않는데, 아마도 재벌 시스템과 창업자 혹은 그의 자손의 의지가 사업에 강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겁니다. 사람만 자르면 만사형통인 자들이라, 해고와 비정규직이 일상다반사인거 같습니다. 연대가 희망인데, 안타깝게도... 이 연대가 참 어렵습니다...
 

결국 논제 설정의 문제인 것 같다.  

일련의 판결들을 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극히 합당하고도 당연한 상식들이 관철되고
있음에도, 마치 검찰의 공소제기는 정당한데, 판사들의 관점이나 또는 성향에 문제가 있어
잘못된 판결들이 나오고 있다는 식의 문제제기들,,,
검찰은 정당한 문제를 제기했고 그것이 국민들의 법 감정에 일치한다고 우기는 주장들.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정당하다는 판결에는 정치하는 교사들이란 딱지를 붙이고,
강기갑의원에 무죄판결에 대해서는 전후 맥락을 잘라버린 후 청원경찰과 몸싸움을
한 것을 가지고 명백한 폭행이라 주장하고... PD수첩에 대한 무죄판결에 대해서도
수긍할 수 없다고 한다.
결국 검찰은 자신들이 무리하고 조작적인 수사를 한 것이 아니라 문제있는 판사들이
자신들의 잘못된(?) 편향이나 관점으로 판결을 내린 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프레임이 '법조갈등'이 아닌가 한다.
갈등이란 결국 동등하게 대립되는 힘들이 충돌하는 것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동등함에는
힘뿐만 아니라 가치의 정당성에서도 동등해야 하는 것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폭주
하면서 갈등을 말하는 건, 갈등이 아니라 어거지고 떼쓰기일 뿐이다.
그곳에는 이미 해결의 요소는 없어 보인다. 대립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잘못된 가치와 타협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힘으로 지고 가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치권에서 힘을 실어 준다. 법을 공부하는 판사들의 모임을 무슨 지하이념단체
처럼 취급하거나, 판결한 사람의 모든 판결들 중 자신이 가공하기 쉽게 선전할 수 있는
사건을 특화하여 마치 판사의 판결이 그 사람의 특이한 성향으로 몰고가는 것이다.
여기에 사회의 합리적 이성이나 일반의 건전한 상식은 끼어들 틈이 없다.
더더욱 문제가 있는 것은 프레임을 짜고 선전하는 것은 좋은데, 예전부터 만능 양념인
이념논쟁을 넣어 마치 사상검증처럼 진행하는 것이다.  

쇠고기 문제에 좌우를 가르는 그 비루함이야 그 이전부터 비판 받았지만, 여전히 이 논리는
자신의 생존력을 과시하고 있다.
잘못된 수사의 반성은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잘못된 기소로 인한 책임은 누구도 지지 않
는다. 오히려 상심하지 말라고 격려하고 있는 꼴 아닌가? 하기야  자신들이 시킨일 가지고
질책한다는 사실이 더 웃길 뿐이겠지만..... 

이 프레임은 누가 짜고 있는가? 그 형식은 고전적이다. 언론이 문제제기하고 정치권이
받아서 부풀리고... 다시 언론이 받아서 터뜨리는 전형적 수법이다.
언제까지 여기에 휘말려야 하는 것인지... 그 수법의 효용성이 계속적으로 가동되는
순간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언론자유가 얼마나 커다란 무기인가
하는 점이 드러난다.

이 모든 사건들 속에서 무고하게 힘들어 했을 당사자들을 생각하니 안쓰럽기만 하다.
프레임을 변경해야 한다. 한나라당 반대가 아닌 자연 도태하게 만드는 프레임을 다시
짜야 한다. 딴나라당에 대한 비판과 비난은 이미 넘쳐나고 있다. 다만, 그것을 대신해서
사람들에게 희망과 대안을 주는 프로그램이 부족할 뿐이다.
언제나 고민은 동일한데 뾰족한 해답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것이 답답하다.  

PD수첩관련 글들을 읽다가 김보슬 피디의 글을 보고 정말 많이 울컥했다.
아직 우리는 이런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부터 다시 뼈저리게 느껴야 하는 것일까???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 

 

 
그나저나 이 폐품들은 어찌해야 할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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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01-22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부산물입니다.얼마전부터 나이든 사람들이 가장 과격한 시위를 하는군요.

[해이] 2010-01-23 01:04   좋아요 0 | URL
어느 분 주장으론, 좌파들도 얼른 늙어서 진보어르신연합을 만들자는 농담도ㅎㅎㅎ

무해한모리군 2010-01-25 18:44   좋아요 0 | URL
나는 노인연대 만들거여~
뼈빠지게 일했는데 노후연금 내놔라 이것들아~
하면서 막 괴롭혀야지 ㅎㅎㅎ

머큐리 2010-01-25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람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서...저는 나이들어도 절대로 저렇게 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하고 있습니다...ㅎㅎ
 

반 한나라당의 기치아래 어떻게 연대하고 연합할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각 정당이나 단체, 그리고 개인별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논점의 방점에 따라 해결의 길이 영 틀리게 나올 수 밖에 없나보다.  

일단 토론자들의 기록들을 모아본다.  

유시민 "민주당의 호남 기득권, 인정 못하겠다"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 

조승수 "민주당, 한미FTA 자기비판부터 해야"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 

이정희 "한나라당, 몽땅 떨어뜨리는 게 제1목표"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 

유시민의 의견은 국민참여당의 의견이 될 것이고, 조승수의 의견이나 이정희의 의견은
진보신당이나 민주노동당의 의견으로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잠시 유보해둔다.
보다 진보적이란 조직일 수록 좋게 말하면 논쟁이 뜨거운 법이라 어떻게 될지에 대해
장담하기 힘들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일정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충분히 고려할 만
하다.  

앞으로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정책위원장들의 토론이 더 남았는데... 과연 민주당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해진다.   

어떤 형태건 사회통합은 힘있는 사람들의 양보없이는 이루어지기 힘든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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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20일 광우병 보도와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허위 사실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에 걸려 사망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 또한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해 전원 무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 5명이 방송을 통해 쇠고기 수입 협상에 참여했던 정운천 전 농림부 장관과 민동석 농림부 전 정책관의 명예를 훼손했는지의 여부, 쇠고기 수입상들이 피고의 방송으로 인해 업무방해를 받았다는 두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선 "검찰은 피고들이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훼손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은 사실이 허위인지, 허위인 것을 인지하고 적시한 것인지, 적시된 사실이 허위 사실인지 등을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다우너 소들이 광우병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가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적시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소가 주저앉은 것만 가지고 광우병을 판단할 수는 없으면 광우병과 무관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소가 광우병에 걸린 사건이 3건 발생했는 데 주저앉는 것 이외에는 특이증상이 없었다. 미국도 2004년 7월경 강화된 동물성 사료 입법을 추진하는 등 스스로 광우병 소에 대한 안전 통제의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PD 등 제작진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5명 전원 무죄 선고를 받은 뒤 법정을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재판부는 또 "아레사 빈슨이 '인간 광우병'에 걸려 사망했거나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 또한 허위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다음과 같은 취지를 밝혔다.
 
"검찰은 사인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으나,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아레사가 MRI검사를 했을 때 인간광우병에 의심증상을 보였다라고 나왔고 아레사의 어머니도 인터뷰에서 인간광우병의 의심증상을 보였다고 여러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보도 내용은 허위사실이 아니다."
 
재판부는 오역 논란과 관련해서도 "피고인들의 번역 과정 흐름을 살펴보면 모두 감수 과정을 거쳤고, 영어 감수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번역을 변경, 수정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일축했다.
 
또 '제작진이 자막을 왜곡했다'는 번역가 정지민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증인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면서 "증인 정지민은 비타민 처방 등의 내용을 피고가 누락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정지민의 번역한 인터뷰나 그 밖의 인터뷰 어디에도 비타민 처방과 관련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재판부는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과 관련해서 피고인의 방송보도로 원고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됐다고는 해도 개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범죄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은 무죄로 판결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가 무죄이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업무방해를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내용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 5명 전원 무죄 선고를 내린 가운데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자유민주수호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무죄 판결에 항의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 회원 100여명은 법정 안과 복도를 가득 메웠다. 판결 내용을 지켜보면서 '무죄'가 확실시되자 "강기갑꼴 나겠구만"이라고 웅성거렸다. 또 판결이 끝난 직후에 복도에서 피디수첩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자, "이게 박수칠 일이냐" "판사 옷 벗겨라"라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한편 민동석 전 정책관은 기자들에게 "자유민주주의와 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조능희 책임PD 등 제작진들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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댱연한 결과일 뿐이다. 최근 들어 검찰의 마구잡이식 고소에 대하여 법원이 합리적 판결을
내리는 것에 대하여, 딴나라당은 빨간색을 덧씌우고 이제는 사법부의 판사들마저 길들이기를  
하려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의 상식적 재판결과를 특정 세력의 음모로 날조하는 집권당의 작태는
촛불을 탄압할 때부터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마녀 사냥하듯 검찰로 줄줄이
소환했을 때부터 나타난 것일 뿐이다.  

언론 장악하고, 검찰 장악하고, 노동운동을 철저하게 부정하면서....촛불들의 항의도 잠재
우니 이젠 남은 건 사법부 뿐인걸까? 그렇지만 사회적 정의는 살아있고, 사람들은 숨죽이고
있을 뿐이다. 원래 폭풍전야야 말로 가장 고요한 때인 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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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10-01-22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헤 어르신들 뿔좀 나셨겠어요

머큐리 2010-01-22 08:33   좋아요 0 | URL
어르신들을 이해할 수 없는 이 세대차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398292.html 

박래군 공동위원장 인터뷰
“한달이면 끝날줄 알았는데…
총리 책임 얻어낸 건 성과”  

“한 달이면 끝날 줄 알고 왔는데…. 시원섭섭하네요.”

11일 오후 3시40분 박래군(50)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명동성당을 나섰다. 그는 용산참사와 관련된 불법 집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지난해 3월 초부터 10여개월 동안 도피생활을 해왔다. 그와 함께 수배돼 성당에 머물러온 이종회 용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과 남경남 전국철거민연합 의장도 성당을 나서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박 위원장은 성당을 떠나기 몇 시간 전 <한겨레> 기자와 만나 수배생활 동안 겪었던 ‘큰 아픔’과 ‘작은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지난 9일 열린 ‘용산참사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일을 가슴 아파했다. 이 위원장 등과 인터넷 생중계를 보며 울었다고 했다. “나보다 더 마음 아플 유가족과 용산4구역 철거민들을 생각하며 버텼어요. 그래도 마지막 가는 길에 유가족 곁에 있어야 했는데….”

지난해 12월30일, 1년 가까운 싸움 끝에 나온 협상 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일부에선 불만족스럽다는 이들도 있지만 그는 “성공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인 간의 갈등’이라고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면서 한 번도 ‘협상’에 임하지 않았어요. 그런 정부를 상대로, 그래도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느낀다는 말을 얻어냈습니다. 유가족·철거민 누구도 1년 동안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는 용산을 지켰던 건 ‘가난하고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연대’였다고 했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우리들한테 ‘외부 세력’이라고 비판하지만, 인권의 차원에서 연대라는 건 기본이자 권리입니다. 용산은 이 시대를 밝혀주는 등대였죠.”

그에게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용산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를 그는 이렇게 풀이했다. “사람들에게 용산은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뉴타운으로 더 나은 삶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재개발은 잘못됐고 대다수의 사람은 이렇게 쫓겨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려주는 용산은 불편했을 겁니다.”

특히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가 용산에 결합하지 못했던 점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용산참사는 기본적으로 폭력적 재개발 정책을 밀어붙이다 벌어진 ‘국가 폭력’의 문제인데, 잘 알려진 시민사회단체들은 그 부분은 ‘대중성을 얻지 못한다’며 외면했죠.”

그러나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초반에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지 못했던 ‘잘못’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안부전화를 받기 바빴고, 일일이 “잘 다녀오겠습니다. 걱정 마세요”라고 대답했다.

박 위원장 등 수배자 3명이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가기 위해 성당을 나설 때 다섯 유가족을 비롯해 용산4구역 철거민 등 100여명이 “힘내세요”라며 배웅했다. 유가족 김영덕(55)씨는 “힘없는 유가족을 도와준 죄밖엔 없는 이분들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미공개 4000쪽 곧 공개될 듯

항소심 재판부서 검토

서울고법은 11일 ‘용산참사’ 유족들이 검찰의 김석기(56)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무혐의 처분에 불복해 낸 재정신청 사건을 기존 형사5부(재판장 정덕모)에서 용산참사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7부(재판장 이광범)로 재배당했다고 밝혔다.

재정신청 사건 재판부는 진압 당시 경찰 지휘라인의 진술조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의 미공개 수사기록을 검토하게 된다. 형사7부는 지난 6일 진압 경찰을 숨지게 한 혐의(특수공무방해치사)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선고된 이충연(36)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등의 공판준비기일에 이 기록들을 확보해 증거로 참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이 기록이 곧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족들은 서울중앙지검이 김 전 청장과 백동산 당시 용산경찰서장 등 진압작전을 지휘한 전·현직 경찰 간부들의 직권남용 혐의 고발사건을 무혐의 처분하자 서울고검에 항고했고, 항고마저 기각되자 지난달 14일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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