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정권 시절이던 1990년 10월.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소속의 윤석양 이병은 야당 정치인이 포함된 민간인 1300여 명의 사찰카드를 공개하며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했다. 윤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로 정권은 '민간인 사찰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다음해 1월 보안사의 명칭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로 바꾸었다.   


기무사는 명칭을 바꾼 1991년 1월 이후부터 지금까지 민간인 사찰은 하지 않고 있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12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공개한 기무사 요원의 수첩과 동영상, 사진은 기무사의 공언이 '말'뿐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에 이어 기무사의 공안본색이 드러났다"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 부활'을 폭로한 이정희 의원은 1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그동안 감춰져온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에 민간인 사찰이 부활했다는 것만은 분명히 드러났다"며 "작년에 불온서적을 지정하고, 이를 헌법소원한 법무관을 수사했던 기무사의 '공안본색'이 다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간인 사찰이 과연 민주노동당에만 한정된 일일지 의문"이라며 "기무사령관이 대통령을 독대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보고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은 "대통령 독대를 시작하면서 (기무사가) 그런 속성을 가지도록 (청와대가)  사찰을 조장하고 보장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의식은 후퇴하지 않았지만 집권층은 권력기관에 의존해 정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분명히 2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 의원은 사찰메모수첩에 나오는 'CCTV설치건'과 관련, "아마 고정적으로 몇 사람을 추적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집이나 회사 등의 장소에 드나드는 사람들까지 보기 위해 CCTV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추정했다.  

또한 이 의원은 기무사가 공무집행방해죄로 고발하겠다는 것과 관련, "기무사의 민간인 미행과 촬영 등은 적법한 공무가 아니기 때문에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면서 "형사고발을 하더라도 무혐의 처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조중동이 민간인 사찰을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용산참사 등에) 무대응한 것처럼 조중동도 빨리 일을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기무사나 국방부도 기묘할 정도로 연락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의원은 사찰자료 입수경위와 관련, "입수자를 보호할 의무가 내게 있고, 사찰자료가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입수경위를 묻지 않았다"고 설명한 뒤,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이 드러났기 때문에 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정희 의원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써먹지 않을 정보를 왜 사찰까지 하며 수집하겠나?"

- 기무사가 민간인을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많은 비용을 들여' 사찰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증거가 뭔가? 


"먼저 '조직적'이라는 근거는 동영상에 있다. 거기에는 찍고 있는 사람(기무사 요원)의 얘기가 녹음됐는데 "부장님"으로 직함을 부르고, "버스 타고 쫓아가라" 등 여러 명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런 걸 보면 서너 명이 한 팀이 되어서 차를 타고 움직였던 것 같다. 또 (사찰메모수첩에) '수사활동 세미나'를 하고 어떤 식으로 (사찰을) 할지 계획을 하는 것도 '조직적'이라는 증거다. 

'장기적'이라는 것은 1월에 쫓아다닌 사람들과 7월에 쫓아다닌 사람들, 8월 평택에 와서 찍은 사람들이 연관돼 있었다. 8월에 찍은 사람들은 7월에 서울에서 찍었다. 이렇게 연결이 되기 때문에 장기적 사찰이라고 봤다. 또 '고급아파트 출입 시 소형차가 곤란하다, 중장기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는 대형차를 사달라는 요구가 있고, 장비를 탑재한 승합차도 필요한데 이것의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메모도 나온다. 결국 많은 비용(예산)을 들여 사찰활동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 노태우 정부는 1991년 '민간인 사찰을 하지 않겠다'며 보안사를 기무사로 바꿨다. 결국 18년 만에 민간인 사찰이 부활했다고 보는 건가?

"그렇다. 그동안 감춰져온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번에 드러난 것만은 분명하다. 8월 초 찍은 사진을 보면 기무사의 해명이 말이 안 될 정도로 (민간인 사찰 증거가) 뚜렷하다. 특히 민주노동당이라는 공당의 활동을 사찰했다. 다른 영상에서도 군이나 군인, 군무원과 관련된 활동은 찾아볼 수 없다. 조직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부활시켰다고 본다." 

-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은 이명박 정부의 '공안파 득세'와도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기무사가 작년에 불온서적을 지정하고, 이것을 헌법소원한 법무관을 수사하면서 '공안본색'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공안본색'이 이번 민간인 사찰로 다시 확인됐다." 

-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부활도 민간인 사찰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나?

"현재 확인된 사람이 민주노동당 당직자다. 하지만  과연 민주노동당에만 한정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을 독대할 정도로 정보보고를 해야 한다면, 더 많고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보고했던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 

- 그렇다면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활동을 청와대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써먹을 때가 없는데 정보수집활동을 할까? 쓰임이 있기 때문에 정보수집을 한다고 생각한다. 기무사령관 독대 부활, 검경의 공안 분위기 등 (청와대가 알고 있다는 정황과) 맞아떨어지는 것이 있다. 게다가 민간인 사찰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그걸 뛰어넘어 정보를 수집하러 나섰다. 국정원도 업무범위를 한정당했지만 그걸 뛰어넘는 활동을 해오지 않았나?  정보를 보고받지 않는 한 정보기관의 속성상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 정보를 보고받는 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자 하는 속성을 버릴 수 없다. (청와대가) 기무사에 대한 대통령 독대를 시작하면서 그런 속성을 전면에 내세우도록 조장해주고 보장해줬다고 볼 수 있다." 

"고정적으로 몇 사람을 추적한 것 같다"

- '다음 주부터 경찰과 동행'이라고 메모된 대목을 놓고 '경찰의 협조' 아래 사찰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경찰이 다음 주부터 동행한다'는 것은 이미 (기무사와 경찰이) 협의했다는 얘기다. 무엇이든간에 경찰이 직접 수사를 하도록 해서 수사자료를 남기겠다는 것이고, 심지어 체포까지 하겠다는 것이다. '경찰 동행'은 사건을 빨리 만들어내기 위해 것 아닌가 싶다. '오늘부터 일활 작성'이라는 메모는 일일활동 일지를 작성해 보고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것을 보면 (기무사와 경찰이) 공조해서 민간인 사찰을 묵인하거나 공모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CCTV 설치 메모는 어떻게 해석하나? 

"아마 고정적으로 몇 사람을 추적한 것 같다. 어떤 집이나 회사 등의 장소에 드나드는 사람들까지 보려고 했던 것 같다. 그래서 CCTV 설치 요구가 나온 것으로 판단한다." 

- 수첩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16명인데 사찰대상자는 모두 몇 명인가?

"고정적으로 사찰을 당한 사람은 서너 명이다. 계속 쫓아다니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했다.  감청을 하려면 영장을 받아야 하고, 끝나면 본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그렇게 법원으로부터 최소한의 통제를 받는다. 미행에는 어떤 통제도 없다. 촬영에도 어떤 통제가 없다.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쫓아다닌다. 내 일상을 감시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이런 행위를 '현장활동'이라며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있나." 

- 사찰대상자로 확인된 사람 중에 민주노동당과 관련된 인사들이 적지 않은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추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게 민주노동당에만 한정된 것인지 의문이다."  

- 혹시 조직사건을 엮기 위한 사전작업은 아닌지?  


"확신하기 어렵다. 이게 사건일까 사찰일까? 특정한 범죄수사로 보려고 해도 군과 관련된 연관성이 전혀 없다. 민주노동당 당직자가 24시간 일해도 모자랄 판에 다른 무슨 일을 할 가능성은 없다. (당직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찍힌 것을 봐서도 군과 관련된 활동은 없다. 그냥 개인의 일상이다. 이게 사건을 염두에 둔 것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다만 경찰이 동행하겠다고 한 것은 뭔가 꾸미려고 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가능케 한다." 

- 기무사는 수첩메모 내용 등과 관련,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건과 연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과 관련, 헌법에 기본 규정이 있다. 민간인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군과 민간을 철저하게 분리해놓았다. 민간인이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경우는 계엄 시거나 중대한 국가기밀에 관한 죄를 저질렀을 때다. 군과 민간의 철저한 분리가 헌법정신이다. 그에 따라 수사기관도 분리되는 게 정상이다. 군 수사기관은 헌법에 규정된 선에서만 조사를 하는 게 맞다." 

- 이미 국정원도 정치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민간인 사찰까지 터져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로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철저히 20년 전으로 후퇴하고 있다. 1990년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 사찰을 폭로하기 이전으로 후퇴한 것이다. 우리 사회 전반에서 87년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국민의 의식은 후퇴하지 않았지만 집권층은 권력기관 의존을 되살리고 부추기고 있다. 이것은 2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이다." 

"조중동, 빨리 잊히길 바라면서 '무대응' 하고 있어"

- 수첩, 동영상, 사진 등 사찰자료를 입수하게 된 경위는?

"제가 그 자료를 입수하면서 그 경위를 묻지 않았다. 입수자를 보호할 의무가 내게 있다. 사찰자료가 국가기관의 불법행위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입수경위를 묻지 않았다. 먼저 적법한 공무가 있고, 그걸 방해해야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민간인 미행, 촬영 등은 적법한 공무가 아니기 때문에 (사찰자료 입수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기무사가 항의하고 형사고발할 처지가 아니다. 기무사는 국민의 감시를 받은 국가기관이고 민간인 사찰이 드러났으면 먼저 사과하는 게 맞다." 

- 기무사측에서는 강제로 빼앗겼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제가 (입수경위를) 더 알려고 하지 않았다." 

- 기무사가 형사고발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기무사에 자료가 있다면 고발할 때 뭔가 내놓을 것이다. 일단 기무사가 무슨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 기무사는 신아무개 대위가 자신이 하는 일과 직급 등을 밝혔다고 했는데 그렇게 했는지 의문이다. 기무사가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형사고발해봐야 무혐의 처리 받을 가능성이 높다." 

- 조중동은 민간인 사찰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 

"예상한 일이다. 이명박 정부의 특징이 무대응, 무답변이다. 그렇게 해서 빨리 일을 지워버리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이 사건을 보는 조중동의 의견도 그럴 것이다. '무대응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잊고, 문제는 잠잠해지겠지 하고…." 

- 기무사나 국방부에서 연락이 왔나?

"기묘하다 싶을 정도로 연락이 안 온다. 다른 사안들은 잘못됐다든지 사실관계를 설명하겠다든지 늘 연락이 왔는데 이번에는 철저하게 무대응이다."

출처 : "기무사령관 대통령독대가 민간인 사찰 불러
 기무사 요원이 CCTV설치 요구한 이유 뭘까?"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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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87년 체제 이전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은 정말 맞다고 보여진다. 형식적인 민주주의 마저 후퇴하고 있고, 인권은 이제 찾아보려해도 찾아 볼 수 없다. 항의해도 대답은 없고, 폭압적으로 밀어붙이기만 일삼고 있다. 이젠 군정보기관에서 민간인 사찰까지 하는 일이 드러났다. 군사정권도 아니고 노태우만 해도 군사정권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어느 정도 그 행태가 이해가 되지만.... 21세기에 군사조직에서 민간인 사찰이라니....이러다 조직사건이라도 터지는 날에는 그야말로 민주주의 사망의 마지막을 보여주는 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어떻게든 논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조중동의 행태도 그렇고... 민주주의란 정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키고 싸워야 겨우 유지되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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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8-13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중동은 아예 기사를 안내보냈다면서요?
참 희한한 것들이예요..

머큐리 2009-08-13 23:37   좋아요 0 | URL
그러니 폐간시키자고 하는 거지요..징글징글헌 넘들이에요...
 

농성 막바지 희망퇴직한 쌍용차 조합원 심경 밝혀 

쌍용차노조의 파업 기간 동안 거의 마지막까지 공장 안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다 회사와 합의를 이루기 하루 전인 5일 저녁에 도장공장을 나온 쌍용차노조 조합원이 심경을 밝혔다.

이규홍 쌍용차노조 조합원은 7일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합의안이 허탈하다"고 말했다. 이 조합원은 "희망퇴직을 쓰지 않은 사람들은 그래도 무급휴직을 통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끝까지 싸운 것인데 남아 있는 사람들 속에서도 죽은 자 산 자로 편가름돼야 한다니 많이 아쉬워들 한다"고 전했다.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 집행부 원망 않는다"


노조가 '양보'해 내부 비판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날(5일) 아침 경찰 공권력이 밀고 들어올 때 이건 우리가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그런 대오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누굴 비판하기 전에 저희들이 살아남을 수도 없겠다, 거의 죽겠다 싶은 마음들이 더 많았던 것이라 집행부를 비판하거나 하는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규홍 조합원은 5일 저녁 공장을 나오며 희망퇴직을 쓴 이유에 대해 "미련이 없어졌다"고 잘라 말했다. "15년, 20년 동안 일했는데 같이 살자고 서로 고통분담하자고 그렇게 외쳤지만 회사에선 용역을 동원해 압박했다"며 "사실상 우리는 정부와 싸운 것인데 정부는 무조건 밀어붙이기만 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이런 전쟁 지옥같은 데서 더이상 쌍용이라는 이름을 갖고 다시 살 수 있을지 스스로 반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구제되는 48%의 인원에 대해 "(동료들과)통화를 해보니 어떤 기준으로 정해지는지 모르고 있더라"며 "(대상 인원 작업을)집행부에서 해야 하는데 잡혀 들어가는 바람에 결정을 못 지었다. 결국 회사한테 떠넘긴 것"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제2, 제3의 쌍용차 우려


이규홍 조합원은 "저 스스로 잘린 것이 억울하고 분하기 때문에 싸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 애들까지 비정규직으로 만들 순 없기 때문"이라며 이후 비정규직의 확산을 우려했다. 또 "쌍용차가 힘들게 싸웠지만 결국 다 무너졌다고 하면 앞으로 다른 사업장도 저렇게 싸우지 못할 거다, 언제든지 자를 수 있을 거다"며 "과연 노동자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한번 좀 물어보고 싶다. 열심히 일한 게 그게 잘못인지..."라고 말했다.

이후 회생방안에 대해서 이 조합원은 "우리 기술로 충분히 해 나갈 수 있다. 앞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자력으로 클 수 있게만 해 주면 가능하다"며 "고통을 같이 나누면서 하면 분명히 살아나갈 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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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회 칼럼] 정리해고를 모면한 노동자들이 좀비가 된 이유 

영혼이 없는 그러나 지칠 줄 모르는 노동력, 좀비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공포영화는 여름이면 오싹한 소름과 비명으로 TV와 극장가를 찾아온다. 요즘에야 소재도 다양해졌지만 공포영화하면 <월하의 공동묘지>부터 <전설의 고향>의 주인공, 하얀 소복을 입고 입가에 피를 흘리며 긴 머리를 늘어뜨린 귀신이 우리에게는 익숙하고 친근하기까지 하다. 서양 사람들에게 공포영화는 흡혈귀 ‘드라큘라’가 원조일 듯싶다.

<월하의 공동묘지>하면 일제시대 항일운동을 기본 배경으로 하여 억울한 죽음을 당한 월향이 주인공이었고, 소설 <흡혈귀 드라큘라>에서 나오는 드라큘라는 그 소재가 오스만 투르크제국의 군대를 물리친 루마니아 용장 드라큘라백작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서양영화에서 창궐하는 좀비는 그 배경이 자못 심상찮다.

네이버를 뒤져보면, 좀비 전설의 무대는 흑인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하는 서인도제도의 아이티 섬이다. 부두교 흑마술에 능한 주술사가 마약성분의 약물로 희생자를 가사 상태에 빠뜨려 의사가 사망 진단을 하게 한 다음 묘지에 묻고, 한밤중에 다시 꺼내어 악덕 농장주들에게 팔아치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좀비는 무언가의 힘에 의해 죽은 몸인 채로 다시 태어난 인간을 통틀어 칭하게 되었고, 호러와 판타지 작품 등에 자주 등장하여 썩은 시체가 걸어 다니는 모습으로 자주 묘사된다.

그런데 드라큘라가 그러하듯 의미는 전도되어 공포영화의 좀비는 지칠 줄 모르는 노동력을 가진 존재로 그려지는 게 아니라, 인간을 적대시하는 몬스터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의미가 전도되어 버린 좀비영화의 원조 격인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좀비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좀비가 된 노동자


TV화면으로 바라보는 쌍용자동차 공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선무방송을 하면서 떠다니다 때로는 노동자들 머리위로 최루액을 쏟아 붓는다. 경찰은 커다란 방패를 앞세워 도장공장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면서 압박을 한다. 그렇게 야금야금 먹어 들어가 결국은 도장공장을 둘러싸 버렸다. 이미 사측이 물과 가스는 물론 심지어 소화전마저 막았고 급기야 전기마저 끊었다. 불붙은 폐타이어가 시커먼 연기를 뿜으며 하늘로 오르고, 화염병도 간간히 나오고 새총으로 쏜 볼트가 날아다닌다.

노동자들은 반찬도 없이 주먹밥으로 연명하고 있고, 경찰이 쏜 테이저 건이 얼굴을 관통해도 진료마저 막히고 있는 상황이니 이러저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비축해 둔 물을 먹지는 못해도 씻는데 아까워할 수 없는 것은 최루액으로 온 몸에 부풀어 오른 수포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인권은 없다.

막힌 소화전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소방서가 나서보지만 결국은 사측에 막혔다. 물을 넣으려고 해도 의료진이 들어가 노동자들을 치료하려고 해도 결국은 사측에 막힌다. ‘사측’이라고 하지만 결국은 방관만 하고 있는 경찰을 대신해서 ‘또 다른 노동자’ 그들이 나선다. 동료들의 정리해고로 노동 강도는 강화될지라도 ‘3년간 기본급 동결, 2년간 상여금 250% 반납, 3년 동안 일체의 복지 반납 등’을 서약하여 말이 살아남았지 숨만 쉬고 있는 해골이나 다름없는 노동자, 그들은 현대판 좀비일 뿐이다. ‘회사가 살아남아야 노동자가 산다’는 주술에 걸려 영혼은 빠져나가고 살아있는 시체들 그들이 나선 것이다.

정리해고에 맞서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 농성 노동자들이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조립라인 콘베어 벨트를 타던 동료이던 그들에게 손에 쥔 쇠파이프를 휘두르지 못하고 갈등하고 눈물 흘릴 때, 그들 좀비는 절단기와 갈고리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죽일 듯 달려든다. 그들 좀비는 정문 바리케이드를 마주한 노동자의 가족들에게, 제발 먹을 물만이라도 넣어달라고 그리고 환자들을 치료할 의사가 들어가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농성노동자 가족들에게 침을 뱉고 거침없이 발길질을 해댄다.

용산참사와 관련한 조사에서 검찰은 불이 왜 붙었는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끝까지 밝혀내지 못했다. 검찰의 얘기대로 화염병에 의해 불이 났는지, 아니면 망루를 해체하기 위해 썼던 그라인더와 비슷한 연장에서 튄 불똥에서 시작이 되었는지, 아니면 컨테이너 박스가 망루를 치면서 불똥이 튀었는지, 아니면 지금도 밝히지 않는 특공대의 진압무기에 의해 불이 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검찰은 단지 철거민이 화염병을 던져 불이 났다고 우기고 있을 뿐이다.

용산에서는 약 2천 리터정도였다면 지금 노동자들이 사수하고 있는 도장공장에는 쌍용자동차 전체를 날려버리고도 남을 20만 리터 정도의 시너와 같은 인화물질이 있다. 그런데도 용산 철거민 망루를 부수기 위해 사용했던 것과 같은 컨테이너를 앞세우고 경찰특공대가 대기하고 있다고 한다. 그들 경찰특공대는 왜 두려움이 없겠는가. 시너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진입했다 막상 불이 붙으면서 겁에 질려 뛰어 나왔다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나온 특공대원의 진술은 그것을 반증한다.

만약 노동자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특공대가 진입을 한다고 하면 어느 누구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데 두려움이 있다. 얼마나 큰 불이 날지, 얼마나 죽을지, 누가 죽을지를 가늠할 수 없다는데 그 두려움이 있다. 그리하여 경찰이 진압을 주저하는 사이 그들 좀비가 나섰다. 해산작전은 어디까지나 경찰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경찰청장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그들 좀비는 무언가에 이끌려 “4일부터 사무직과 생산직 등 4500명 전원이 출근해 대기하면서 공권력이 투입되지 않으면 금주 안으로는 도장공장에 진입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  동료들의 정리해고로 노동 강도는 강화될지라도 ‘3년간 기본급 동결, 2년간 상여금 250% 반납, 3년 동안 일체의 복지 반납 등’을 서약하여 말이 살아남았지 숨만 쉬고 있는 해골이나 다름없는 노동자, 그들은 현대판 좀비일 뿐이다. [출처: 미디어 충청] 

또 다른 좀비, 용역


역설적이게도 공포야말로 노동자를 공포로 무장한 좀비로 만든다.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정리해고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험한 노동자들에게 정리해고가 공포로 다가오는 지금 이 시절, 공황시기 공포에 떠는 노동자를 좀비로 전환시킨다.

한편 쌍용자동차에서 경찰과 사측 노동자와 함께 또 다른 결정적인 역할을 한 좀비, 그들은 바로 용역이다. 용산참사가 난 5층 옥상의 철거민을 위협하기 위해 2층에서 불을 지르고, 경찰의 뒤에 숨어서 망루를 향하여 물을 뿜어대고, 경찰보다 앞에서 막힌 계단출입문을 해체하여 망루가 있는 옥상에 진입하는 경찰을 도우는 등으로 용산 철거민 학살에 결정적이었던 이들 용역의 역할은 쌍용자동차 노동자의 정리해고 저지투쟁에서 다시 한 번 명징하게 나타났다.

초기 노동자들이 점거한 공장에 진입하기 위하여 갈고리와 쇠파이프로 무장한 용역들은 뒷짐을 지고 지켜보고 있는 경찰을 대신하여 공장을 탈환하는 역할을 해왔다. 정리해고를 모면한 노동자들과 이들 용역들로만 힘에 부치자, 결국은 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경찰과 합동으로 공장탈환작전에 나선 것도 용역이다. <미디어 충청>의 보도처럼 용산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찰로 위장하기도 하면서 노동자들이 공장을 사수하기 위하여 쏘아대는 새총과 같은 새총으로 노동자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돈벌이를 위해 나선 용역이 생존을 위해 공장을 점거하여 투쟁하는 노동자에게 적의를 가지고 덤벼들고 있는 것이다.

예전에는 노조파괴공작에 악명이 높았던 식칼테러 전문가 울산의 ‘제임스 리’가 있었다면 요즘에는 노동쟁의가 있는 웬만한 곳이면 용역이 등장한다. 요즘과 같은 불황시기, 늘어만 가는 노동쟁의에 사측에 고용된 용역의 수요 역시 늘어만 간다. 그리고 재개발과 함께 운명을 같이 하는 용역은 현재 260군데 정도에서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서울에서는 성업 중이다.

이렇듯 늘어나는 용역의 수요를 요즘 어디서나 쉽게 마주치는 노숙인, 학비를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로 나서는 학생, 그리고 실업을 넘나드는 불안정노동자들이 메우고 있다. 현 정권 들어 민주주의가 심각하게 후퇴하고 있다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정권의 희생자가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동유연화정책으로 양산된 실업 및 비정규직을 포함하는 불안정노동자들이 그 수요를 메우고 있음은 아이러니이다. 특히 구조적 실업이 증가하고 물가는 임금상승을 앞질렀고 소득의 재분배 또한 더욱 양극화됨에도 사회적 안전망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는 최근 공황시기를 맞아 언제든 용역으로 나설 예비군은 늘어만 가고 있다.


좀비의 천국 파시즘 그리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대사회


여론조작이 가능한 미디어법 개악으로, 인권단체 창립기념식장에서 “인권의 존재를 허용하지 않는 파시즘시대의 초기”라던 리영희 선생의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릴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더구나 지구적 수준에서의 자본의 위기 즉 공황시기를 돌파하기 위한 자본운동의 한 형태로서의 파시즘, 즉 반동적인 국가동원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다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20세기 말 경제공황을 돌파하기 위한 자본의 제국주의전쟁을 거치면서, 자본전쟁의 총알받이로 나설 뿐만 아니라 전쟁으로 삶이 피폐해진 노동자 민중들이야말로 서구 사회주의정당이 뿌리를 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연이은 경제공황 시기에 사회주의정당이 그들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데 실망한 룸펜프롤레타리아, 즉 일자리가 불안정한 노동자들을 기반으로 한 파시즘체제가 구축되었던 역사는 지난 과거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100년만의 대공황이라는 요즘, 파시즘이 논의되고 있는 이 시점에 있어 노동의 불안정성이라는 비수는 이명박정권과 노동자 중 누구를 겨냥할 것인가.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너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고 노동자를 막다른 죽음의 끝까지 몰아넣는 자본의 이 잔인무도한 본성과의 막바지 투쟁을 하고 있다. 그들은 실업자들이 구호물품을 타기위하여 길거리 줄을 서고 있는 공황시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에 그들도 동참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본의 위기를 자본이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 기로에 서 있다. 따라서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그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바로 공황시기 노동자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자 하는 자본과의 전면전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최저임금을 비롯한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저하시키고, 비정규직의 기간제한을 폐지하고, 정리해고를 자유롭게 하려는 구조조정을 저지하는 투쟁이기도 하다.


따라서 파시즘의 토대가 되는 일자리의 불안정을 넘기 위하여, 최소한 노동자, 특히 불안정 노동자 그들을 좀비로 내몰지 않기 위해서 그리하여 좀비천국 파시즘체제로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투쟁이다. 민주노조운동을 포함한 노동운동, 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하여 그리고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대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투쟁이다. 노동자가 총파업에 그리고 우리 모두 그들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을 둘러싸는 인간방패로 나서서라도 반드시 이겨야하는 투쟁이다.


지금 쌍용자동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납량특집,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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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 이 시대를 밤이라 규정한다면.... 살아있으되 죽어서흐느적 거리는 시체들이 득시글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습격하고 증오하고 배척하는 ...지금의 현상을 그냥 정리해 주는 말이다... 아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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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이] 2009-08-0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의 대처가 생각나네요. 그 여자가 영국에서 일어났던 광산노동자의 파업을 대대적으로 압살/학살 한 것을 전후로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를 때려치우고 TINA(There Is No Alternative)라고 하면서 신자유주의로 이행했죠ㅎㅎ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어떤 노동자도 노조에 가입하거나 파업하려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파산설에도 언급 없는 상하이차의 주식

5일 오전 10시 전후 경찰이 평택 쌍용자동차 도장2공장을 제외한 모든 공장을 장악했다.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의 진압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침묵하던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입을 열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노조가 정상화에 비협조적일 경우 법원과 채권단 입장이 경직될 수밖에 없어 파산밖에 방법이 없다”면서도 “채권단은 담보가 많아 피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정상화 방향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쌍용차 사측은 2일 노사교섭 결렬선언을 한 뒤 “파업으로 구조조정이 되지 않는다면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신청한다”며 사실상 파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 협력업체 6백여 곳으로 구성된 협동회 채권단도 이날 오후 4시로 파산신청을 연기했다. 협동회 채권단은 이날 파산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경찰의 진압 추이를 보고 파산신청을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쌍용차 사측, 산업은행, 협동회 채권단 모두 “파업을 계속하면 파산할 수밖에 없다”며 노조에게 ‘파산’ 위협을 하고 있다. 정부는 “개별기업 문제는 불개입”이라며 회생계획안 제출이 예정된 9월 15일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상하이차 인수 뒤 이어진 쌍용차의 부실


쌍용차가 올해 1월 법정관리 신청을 한 뒤 상하이차가 부실의 책임이 있다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상하이차는 2004년 말 5,909억 원의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쌍용차를 인수했다.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 당시부터 헐값매각 논란이 이어졌다.

상하이차 인수 전 쌍용차의 자산은 자기자본 1조2천535억 원, 부채 1조3천874억 원 등 2조6천409억 원의 규모였다. 외형상 부채가 자기자본을 초과했지만 전체 부채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 등 순부채는 4천200억 원에 불과했다. 2003년 당기순이익은 5천897억으로 인수대금과 맞먹는 금액이었다. 상하이차 인수금액의 66%인 3천931억 원이 차입금이었다.


상하이차 인수 뒤 일어난 기술이전과 유출


상하이차가 쌍용차 인수 뒤 일어난 일은 자동차기술의 핵심인 엔진기술 이전이다. 상하이차와 쌍용차는 2006년 '카이런'을 생산하는 "L-프로젝트 라이선스 계약"을 240억 원 헐값에 계약했다. 이 계약으로 상하이차는 가솔린 엔진생산 기술을 획득할 수 있었다.

같은 해 쌍용차는 정규직, 비정규직 포함해 1천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에 희망퇴직과 함께 1조2천억 원을 투자하기로 노조와 약속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쌍용차는 작년 8월 하이브리드카 기술 유출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기 전 2007년 1월에 국가정보원이 검찰에게 하이브리드카 기술유출가능성을 언급한 첩보를 넘겼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쌍용차는 2004년 산업자원부에 의해 디젤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의 국책사업자로 선정돼 지원금과 함께 국내 연구기관과 연계해 기술을 개발하고 있었다. 국책사업인 하이브리드카 기술유출혐의로 압수수색이 이뤄진 지 1년이 되었지만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쌍용차는 상하이차가 인수하기 전인 2002년 3천184억 원, 2003년 2천896억 원의 영업이익을 봤다. 그러나 상하이차 인수 후 영업이익은 한 해 500억 원을 넘지 못했고 작년 2천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끝에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상하이차는 법정관리 후 경영권은 손을 뗐지만 여전히 쌍용차 주식의 51%을 소유하고 있다.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지분을 지키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해 뒀다고 알려져 있다.


정부가 주도한 쌍용차 매각


정부는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2003년 12월에 쌍용차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중국의 난싱이 중국정부의 투자승인 쌍용차 인수에 실패하자 중국의 쌍용차 인수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2004년 6월에 상하이차가 입찰에 참여하자 한달 뒤 당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이 중국을 찾아 중국 측 인사들과 쌍용차 투자계획을 논의했다. 이들의 방중 다음 날인 7월 28일 상하이차는 당시 주 채권은행인 조흥은행과 양해각서 체결식을 가졌다.

쌍용차 헐값매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수 1년 뒤인 2005년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주도로 4천2백억 원의 신디케이션론이 쌍용차에 지원됐다. 신디케이션론 지원으로 쌍용차는 채권단공동관리(워크아웃)에서 벗어났고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완전한 주인이 됐다.


책임지는 곳은 없이 ‘파산’ 압박만


쌍용차사태의 시작은 상하이차 인수 뒤라는 점에는 노동계와 업계의 분석이 크게 다르지 않다.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에 힘을 실어준 것은 정부였다. 그러나 정부는 상하이차에 부실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

권두섭 변호사는 4일 민주노총의 ‘쌍용차 기획파산 의혹’을 제기하는 간담회에서 “파산을 이야기가 나옴에도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주식소각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기이한 일이다. 주식을 소각하지 않으면 사실상 파산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라 했다.

4년 넘게 쌍용차를 경영해 온 상하이차와 직간접적으로 쌍용차에 개입했던 정부는 쌍용차사태와 무관한 것처럼 침묵하고 있다. 상하이차와 정부는 침묵으로 쌍용차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나고 있다. 오직 쌍용차 노동자들만이 산 자(비해고자)와 죽은 자(해고대상자)로 나뉘어져 자신의 밥줄을 지키기 위해 피 흘리며 싸우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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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에서 추락해 피흘리며 쓰러진 쌍용노동자

 

 

  

▲ 5일 오전 8시 10분 조립 3,4팀 옥상 점거에 성공한 경찰특공대가 쓰러진 조합원을 삼단봉과 곤봉으로 집단구타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 조립공장으로 부터 불길이 치솟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사측 임직원이 한 농성자를 발로 걷어차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사측 임직원들에 의해 밀려난 농성자들이 도로변을 점거하고 있다.(사진=정상근 기자) 

 

경찰과 사측의 쌍용자동차 2차 진압작전을 시작한 5일 오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조립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 

 

5일 오전 쌍용차 평택공장 조립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검은 연기가 나고 있다.(이 사진은 현장의 한 독자가 제공한 것입니다) 

 

5일 오전 7시 50분경 크레인 3대에 컨테이너를 연결한 경찰이 조립3, 4팀 옥상에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 노동과 세계 이명익) 

 

5일 오전 7시 10분경 크레인 3대에 컨테이너를 연결한 경찰이 조립3,4팀 옥상에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빈 컨테이너로 작업을 하는 중 조합원이 던진 화염병에 불이 붙어 타오르고 있다. (사진제공: 노동과 세계 이명익)

 

5일 오전 8시 5분경 크레인 3대에 컨테이너를 연결한 경찰특공대가 조립3,4팀 옥상 진입에 성공. 조합원들을 연행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사진제공: 노동과 세계 이명익) 

 

아비규환으로 변한 평택공장 

5일 오전 8시 5분경 크레인 3대에 컨테이너를 연결한 경찰특공대가 조립3,4팀 옥상 진입에 성공. 조합원들을 연행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노동과세계 이명익 기자 

 

농성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진압작전을 벌이는 도장공장 진입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해체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사측 직원들이 지게차를 동원해 도장 공장 진입을 시도하다가 노조원들이 투척한 화염병에 불이 붙어 사측 직원들이 불을 끄고 있다. 

 

경찰특공대가 도장공장 옥상에 진입하는 가운데 농성노동자들이 도장공장 옥상 일부를 포기하며 사다리를 이용해서 이동하고 있다.

 

5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공장에서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농성중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진압작전을 벌이는 경찰특공대가 도장공장 옥상에 진입하고 있다  

고무총 든 경찰 

5일 쌍용차 평택 공장에 진입한 경찰이 고무총을 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고무총 자국 

5일 경찰이 쏜 고무총에 맞은 조합원 등에 멍자국이 남아있다.ⓒ 민중의소리 

경찰이 쏜 테이저건 

5일 경찰이 쌍용차 평택 공장 진압하면서 쏜 것으로 보이는 테이전 총알ⓒ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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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9-08-05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무총, 테이저 건, 쇠파이프와 삼단봉, 그리고 쇠도리깨까지... 실탄만 없다 뿐이지, 완전 노동자 학살 작전이군요. 저것들을 믿고 세금을 내야하는 건지... 회의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