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 반구 이야기
로드 던세이니 / 페가나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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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책은 독자의 악평을 피할 수 없다. 책을 쓴 저자나 책을 공들여 만든 출판사 관계자들은 악평과 비난으로 상처를 받겠지만, 인격모독이나 근거 없는 비방이 담겨있지 않다면 악평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사진출처 : 페가나북스 공식 블로그 (http://pegana.tistory.com/186)

 

 

 

페가나북스(Pegana eBooks)는 영국의 소설가 로드 던세이니(Lord Dunsany)의 작품들을 꾸준히 번역, 출간하는 1인 전자책 출판사다. 작년 11월 말에 세 반구 이야기(Tales of Three Hemispheres)를 선보였다. 이것까지 합하면 페가나북스가 번역한 던세이니의 작품이 총 여덟 편이다. 아직 출간되지 않는 던세이니의 작품이 두 권 남았다.

 

 

 

* 페가나의 신들(2011, 2)

* 시간과 신들(2012, 2)

* 웰러란의 검(2013)

* 몽상가의 이야기(2013)

* 경이의 서(2014)

* 판의 죽음(2014)

* 경이로운 이야기(2017)

* 세 반구 이야기(2017)

* 우리가 아는 땅 너머(근간 예정)

* 엘프랜드의 공주(근간 예정)

 

 

 

던세이니는 환상적인 분위기의 소설들을 많이 남겼다. 사후에 판타지 소설의 대가로 인정받았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던세이니 작품에 드러난 신화적 요소를 극찬했다. 보르헤스(Borges)는 작가에 대한 자신의 해제를 덧붙인 던세이니 단편 선집을 출간했다. 이 책이 바로 바벨의 도서관시리즈 중 하나인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바다출판사, 2011)이다. 이렇듯 던세이니의 환상소설은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품성에 대한 작가들의 호응과 대중의 반응이 반비례한다는 통념이 있다. 던세이니의 작품도 이 부정적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던세이니는 소설뿐만 아니라 시, 희곡, 라디오 드라마 대본 등을 썼을 정도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했으나 한량 귀족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작가 던세이니의 업적이 묻혔다. ‘귀족(lord) 던세이니의 모습은 작가 던세이니의 진면목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던세이니는 다작 작가에 속한 편인데, 작품들의 완성도와 작품성의 편차가 심하다. 진짜 솔직히 말해서 어떤 작품들은 재미가 없다. 세 반구 이야기에 수록된 총 여섯 편의 짤막한 단편소설은 상업적으로 팔릴 글이라 볼 수 없다. 작품의 결말에 드러나는 반전이 인상적이지 않다. 던세이니 작품의 한계는 페가나북스 대표이자 번역가인 엄진 씨도 인정했던 부분이다(페가나의 신들2권 작가 해설 참조).

 

사실 세 반구 이야기는 완역본이 아니다. 원래는 총 15편의 작품(1910몽상가의 이야기를 통해 발표된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을 제외하면 총 14)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중 여섯 편만 번역되어 있다. 1976년에 출간된 세 반구 이야기는 던세이니의 작품을 비평한 러브크래프트(Lovecraft)의 글(1922년에 작성)을 수록한 유일한 판본이다. 러브크래프트의 팬으로서 이 글이 번역되지 않은 게 아쉽다.

 

 

 

* The Last Dream of Bwona Khubla (붜나 쿠블라의 마지막 꿈)

* How the Office of Postman Fell Vacant in Otford-under-the-Wold (고원 아래 옷포드에서 집배원이 공석이 된 이유)

* The Prayer of Boob Aheera

* East and West

* A Pretty Quarrel

* How the Gods Avenged Meoul Ki Ning (신들은 어떻게 머울 키닝의 복수를 했나)

* The Gift of the Gods (신들의 선물)

* The Sack of Emeralds (에메랄드 자루)

* The Old Brown Coat (낡은 갈색 코드)

* An Archive of the Older Mysteries

* A City of Wonder

* Beyond the Fields We Know

- Publisher’s Note

- First Tale: Idle Days on the Yann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 세 반구 이야기미수록)

- Second Tale: A Shop in Go-By Street

- Third Tale: The Avenger of Perdóndaris

 

 

 

단편집 첫 번째 수록작 붜나 쿠블라의 마지막 꿈몽상이라는 소재를 이용하는 작가의 글쓰기가 유감없이 발휘된 작품이다. 신들의 선물낡은 갈색 코트는 상황에 따라 쉽게 변하는 인간의 마음을 우의적으로 풍자한 작품이다. 특이한 점은 단편집 표제가 된 세 반구 이야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던세이니의 작품을 읽으면서 표제의 의미를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한 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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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3 14: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2-03 14:37   좋아요 0 | URL
제 글을 보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글에서 드러나는 제 생각이 맞지 않으면 친구 삭제할 수 있어요. 그 점에 대해선 ***님이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 남긴 댓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한 것은 유감스럽습니다. 그냥 궁금해서 여쭤본 것인데 그게 기분 나쁜 일입니까? 지난 달에 그 글을 분명히 읽었고, ‘좋아요‘ 를 눌렀어요. 저는 ***님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않았지만, 매일 ***님의 글 한 두편씩 읽어봤어요. 그래서 같은 글이 또 등록되어 있기에 궁금해서 여쭤어봤습니다.

상대방의 댓글을 삭제하는 것. 그건 ‘소통‘하는 자세가 아닙니다.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는 자세입니다.

2018-02-03 14: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8-02-03 15:02   좋아요 1 | URL
평소에 자주 서재에 접속하셨으면서 오랜만에 서재에 들어오신 것처럼 말씀하십니까? ㅎㅎㅎ

재미없고 내용이 긴 제 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프리쿠키님 대구에 사시죠? 시간이 되면 yureka01님과 함께 만났으면 좋겠어요. ^^

북프리쿠키 2018-02-03 15:07   좋아요 1 | URL
ㅎㅎ 접속은 습관적으로 했으나 댓글로 소통은 뜸했어요. 네~저도 두분과의 만남은 늘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ㅎㅎ

sprenown 2018-02-03 1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만나세요 세분이서 독서얘기,세상얘기하면서 즐거운 시간 가져보세요!

cyrus 2018-02-04 09:16   좋아요 0 | URL
네. 저도 기대됩니다. ^^

조그만 메모수첩 2018-02-03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얀 강가의 한가한 나날>을 장바구니에 덩크인 했습니다. 무척 기대되어요. 멋진 리뷰 감사드립니다!

cyrus 2018-02-04 09:18   좋아요 1 | URL
던세이니의 소설이 메모수첩님 취향에 맞지 않을 수 있어요. 도서관에 빌려 읽어보시는 게 낫습니다. ^^

서니데이 2018-02-04 0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입춘입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 올해도 좋은 일들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cyrus님, 좋은 일요일 보내세요.^^

cyrus 2018-02-04 09:1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오늘도 장난 아니게 날씨가 춥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주말 잘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