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알라딘 사이트에 접속 장애가 있었습니다. 책을 검색하는 데 로딩 시간이 좀 오래 걸렸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류 메시지가 떴습니다. 그 날 바로 고객센터에 문의했는데요, 알라딘 고객센터 측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고객센터 직원이 접속 장애의 원인을 설명해주었습니다. 설 연휴 이후로 사이트에 접속한 방문자 수가 갑자기 많아지는 바람에 기존의 서버가 감당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알라딘 서버 상태가 영 좋지 않아서 글 쓰고 싶은 마음이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새로 알게 된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글수레라는 중고 책 전문 서점입니다. 서점 이름이 정말 예쁩니다. 태전삼거리를 지나 운전면허시험장사거리에 가면 서점을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중고 책이라는 글자가 적힌 간판이 보입니다. 문 앞에 소포로 포장된 책들이 놓여 있습니다. 손님들이 주문한 책들입니다. 서점에 전화해서 원하는 책이 있는지 확인하고, 주문할 수 있습니다. 아동용 전집 같은 양이 많은 책을 팔 때 직접 가지고 오는 것보다 서점 사장님에게 전화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러면 사장님이 직접 방문하여 그 자리에서 책을 매입합니다.

 

서점 안에 들어가면 왼쪽에 아동용 도서가, 오른쪽에 성인 독자들을 위한 단행본이 꽂혀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 대구 글수레를 검색하면, ‘글수레를 소개한 블로거의 글을 볼 수 있는데요, 서점 내부 전체를 찍은 사진이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책 상태는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책에 낙서가 있는 경우, 사장님은 작은 포스트잇 종이에 낙서가 있다는 사실을 적어 책 표지에 붙입니다. 이 정도면 알라딘 중고매장 뺨치는 수준입니다. 알라딘 중고매장에 팔기 힘들어 보이는 책도 몇 권 보였습니다. 이곳에 책을 팔아본 적이 없어서 서점 사장님의 매입 기준을 잘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책 상태가 비교적 좋으면, 출간연도가 꽤 오래된 책도 매입할 것 같습니다.

 

 

 

 

두 시간 동안 서점을 이리저리 둘러본 결과, 사고 싶은 책이 열 권 넘었습니다. 그중에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들을 골랐습니다. 헌책방이나 중고 책 서점에 가면 책을 고르는 우선 조건이 구하기 힘든 절판본입니다. 이곳에 제가 원하는 책들이 몇 권 발견했지만, 가격이 정가보다 비싸게 매겨져 있어서 아쉬운 입맛만 다셨습니다. 참고로, 서점에 법정 스님의 책 두 권 있었습니다. 두 권 모두 이미 구입한 것이었습니다. 한 권은 만 원 조금 넘었고, 다른 한 권은 만 원 이하의 가격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비싼 편은 아닙니다.

 

 

 

 

 

 

 

 

서점 출입문 오른쪽, 사장님이 앉아있는 계산대 위에 명함이 놓여 있습니다. 책을 파실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서점에 방문할 때 명함을 꼭 챙기세요. 서점 영업 종료 시간은 오후 9시입니다.

 

 

 

 

 

 

어제 글수레에서 구입한 책들입니다. 예상보다 좋은 수확이었습니다. 네 권 모두 합한 구매 가격은 15,400원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문학평론가 조르주 풀레(Georges Poulet)프루스트적 공간과 존재의 변증법(동인, 1994)의 발견은 의외였습니다. 이 책은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심지어 네이버 책 정보에도 없습니다. 이 책은 프루스트적 공간존재의 변증법이라고 역자가 이름 붙인 발췌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프루스트적 공간1963년에 발표된 ‘L'Espace proustien’를 완역한 것이고, 존재의 변증법은 'Études sur le temps humain'의 표제 프루스트’를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

 

장 뤽 다발의 사진예술의 역사(미진사, 1991)는 낙서가 조금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을 고르니까 사장님이 책에 낙서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습니다. 저는 괜찮다고 대답했습니다. 알라딘에는 초판 출간 연도가 1999년으로 되어 있는데요, ‘1991으로 수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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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2-01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스펙트럼 시리즈 또 한 권 겟~ 하셨네요^^
조르주 풀레 책은 저도 보고 싶네요. 웬만한 도서관에도 없는! 정말 득템~ 지만지에서 나온 조르주 풀레 <비평적 의식>도 읽어볼 만한 책이겠더군요.
80년대야 그렇다치고 90년대 책도 희귀책에 들어가는 건 한국 출판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cyrus 2017-02-01 16:40   좋아요 0 | URL
운이 좋았어요. 서점에 문지 스펙트럼 두 권이 있었습니다. 모옌의 <붉은 수수밭>과 발레리의 <말레르메를 만나다>였습니다. 원래 두 권을 살려고 했었는데, 모옌의 소설이 완역본으로 나왔기 때문에 발레리의 책만 구입했습니다. 발레리의 책을 읽기 위해서 문지에 나온 말라르메의 <시집>도 사야할 판입니다. ㅎㅎㅎ

교보문고나 예스24는 검색되지 않은 책을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 거로 압니다. 알라딘도 이런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책을 읽었는데, 미등록 도서라서 ‘마이리뷰’로 쓰지 못하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

2017-02-01 1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2-01 16:45   좋아요 0 | URL
어제 알라딘 웹사이트는 먹통이었고, 북플은 아무 문제없었던 점이 불만스러웠습니다. 고객샌터 직원이 어제 저녁에 서버량을 늘리겠다고 했는데, 그 이후로 원 상태로 복구된 것 같습니다. 사실 명절 기간에도 알라딘 서버 상태가 이상했습니다. 특히 모바일로 ‘알라딘 중고 매장’에 책을 검색했는데, 특정 지역 매장에 판매되는 책만 찾는 기능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오류 현상 때문에 데이터가 날라갔습니다... ^^;;

stella.K 2017-02-01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화로 그 책이 있는지 알아 볼 수도 있다니 아날로그적이네. 칠판 입간판도 그렇고. 구석을 살피는 거 보니 역시 헌책방 고수네.^^

cyrus 2017-02-01 16:47   좋아요 0 | URL
일요일에 심심해서 ‘대구 헌책방’으로 검색하니까 글수레 서점을 방문한 블로거의 글 세 편을 발견했어요. 첫 번째 글이 작년 10월에 작성되었으니까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 같아요. ^^

:Dora 2017-02-01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틀비가 되고 싶다.. ㅡㅡ;˝

cyrus 2017-02-01 20:22   좋아요 0 | URL
가끔 바틀비처럼 ‘하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7-02-01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저자의 모르는 책들이라 어렵게만 보입니다ㅎㅎ 역시 헌책방 고수, 책 고수시군요! 좋은책 발견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cyrus 2017-02-01 20:28   좋아요 0 | URL
운이 좋은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독서 문화가 빈약한 이 땅에 살고 있는 애서가 선배들이 아니었으면 헌책방을 방문하면서 책 사는 즐거움을 누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분들이 남긴 기록들, 리뷰나 헌책방 방문기 같은 글들을 보면서 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유익한 정보는 널리 알리면서 공유해야 합니다. ^^

2017-02-27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뿔레의 변증법 책은 저도 논문때문에 구하려고 했던 책인데 어디에도 없더군요. ㅜㅜ

cyrus 2017-02-28 13:08   좋아요 0 | URL
문학 관련 분야를 공부하셨군요. 원서마저 구하기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