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읽은 책 : 47권 (28개월 차 859권)

 

 

 

 

 

 

 

 

 

 

 

 

 

 

 

 

 

 

 

 

시이소오님의 글에 ‘국방부 불온서적 목록’을 보면 《대학시절》이라는 책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한스 테오도르 슈토름’입니다. 《대학시절》은 ‘북한 찬양’이라는 이유로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사람은 금기의 위력에 두려워도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이 하고 싶어 합니다. 저는 불온서적 목록을 처음 봤을 때, 슈토름의 책이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운 좋게 불온서적을 입수했습니다. 2013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샀습니다.

 

 

 

 

 

책표지에 90년대 촌티가 납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1994년에 나왔습니다. 여기에 표제작 ‘대학시절’ 뿐만 아니라 ‘호반’, ‘저택을 둘러싸고’, ‘블레망 가’, ‘안겔리카’, ‘프시케’ 등 총 6편의 단편작품이 수록되었습니다. 이제 《대학시절》이 대충 어떤 책인지 짐작하셨나요? 사실 이 책의 줄거리를 안 읽어도 위험한 불온서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안 읽고 어떻게 불온서적인지 아닌지 알 수 있냐고요? 그리고 슈토름이 누군지 모르겠다고요?  (하연수로 빙의)

 

 

 

 

구글링 하실 용의가 없어보이셔서 답변 드립니다. 테오도르 슈토름은 독일 출신의 작가인데요, 1817년에 태어나서 188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학시절》은 1862년에 나온 슈토름의 소설입니다. 잘 모르시면 센스 있게 검색을 해보신 후 질문을 하는 게 다른 분들에게도 혼선을 주지 않고, 이 허접한 게시물에 도움을 주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사이연수- 

 

 

작가가 활동했던 시기에 김 씨 일가의 땅은 생기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책 속에 북한을 찬양하는 내용도 없었고요. 《대학시절》의 줄거리는 별 것 없습니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두 대학생의 삼각관계를 다룬 내용입니다. 여자를 사랑했던 주인공이 화자가 되어 대학시절을 회상합니다. 그래서 소설 제목이 ‘대학시절’입니다.

 

북한 찬양과 전혀 상관없는 책을 불온서적 목록에 포함한 국방부는 무식합니다. 과거에 막스 베버의 책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가 불온서적을 가려내는 국방부 소속 군인들이 ‘막스(Max) 베버’를 ‘칼 막스(Marx)’로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는 북한 출신의 작가 허문길의 《대학시절》(개마고원, 1992)을 불온서적으로 지정하려다가 엉뚱하게도 같은 제목의 외국 소설을 잘못 지정한 것입니다. 허문길의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줄거리 소개는 ‘네이버 백과사전’ 내용으로 대신하겠습니다.

 

 

(링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692012&cid=41759&categoryId=41760

 

 

국방부가 불온서적 목록을 또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불온서적 목록이 화제가 될 것이고, 목록에 있는 책들을 읽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으니까요. 헌책방에 가게 되면 허문길의 소설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어요.

 

 


※ ‘사이연수’가 쓴 글은 이 허접한 게시물을 보는 분들에게 웃음을 선사해주려고 패러디한 것입니다. 혹시 제 글을 읽고 기분이 언짢아서 욕하지 말아주세요. 하연수처럼 너무 진지한 분들이 제일 무셔웡...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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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08-01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그 대학시절이군요. 소장하고 계실줄이야. 대단하세요 ^^

cyrus 2016-08-02 10:24   좋아요 0 | URL
원래 이 글을 2013년에 작성할려고 했었습니다. 그때 학교 다니느라 작성하지 못했어요.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가 마침 어제 시이소오님의 글을 보게 되어서 퇴근하자마자 책을 찾아봤습니다. 시이소오님의 글을 못봤으면 영영 작성하지 못했습니다. ^^

블랑코 2016-08-01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몰랐어요. 이런 코미디 같은 일들이...

cyrus 2016-08-02 10:27   좋아요 0 | URL
냉전 시대에 있을 법한 일이죠. 책을 안 읽은 사람들이 금서를 지정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입니다.

transient-guest 2016-08-03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MB시절이래 국방부 불온문서에 올라가면 대박을 치는 관행(?)이 생겼죠..

cyrus 2016-08-04 10:40   좋아요 0 | URL
네. 국방부의 의도와 다르게 국민들에게 독서를 권장해준 재미있는 도서 목록이었습니다. ^^

감은빛 2016-08-05 22:17   좋아요 0 | URL
그닥 불온하지도 않은, 원래 어느정도 팔리던 나름 인지도가 있는 책들이라 불온도서 선정이 좀 더 힘을 실어줄 수 있었죠.

애초에 불온한, 그래서 인지도가 없던 책들은 그런 행운을 얻지도 못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