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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 - 존중받지 못한 내 마음을 위한 심리학 ㅣ 심리학 3부작
박진영 지음 / 시공사 / 2016년 4월
평점 :
좋은 학벌에 번듯한 직장, 돈 많고 화려한 인생.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삶이다. 사람대접받기 위해 돈이 제일 중요한 지경이니, 개개인이 그렇게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 대해 수긍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끔은 하나같이 획일적인 꿈들이 불편하게 여겨진다. 누구나 이를 꿈꾸어야 할 때 실패한 인생들이 수두룩해진다. 물론 많은 사람이 좌절을 딛고 일어선다. 좌절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장점을 상기하면서 자기 가치를 유지한다. 이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안다.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실패에 큰 좌절을 경험하면 불행하다고 단정한다. 건강하지 않은 방식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더 크게 휘청댄다. 한 번도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 채 ‘최고’라는 가치만을 추구해온 사람들이다.
항상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좌절을 향해 스스로를 내몬다. 그들에게 불만족은 습관이다. 하나의 성격이다. 불평과 불만, 그것은 언제나 그들의 삶 속에 함께하고 있다. 그들은 쓸데없이 힘을 소진한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그 순간에 우울증에 빠져든다. 기꺼이 칭찬을 받아들이질 못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의심한다. 그들의 내면에는 항상 배고픈 어린아이가 살고 있다. 내면의 어린아이는 자라면서 ‘거짓 자아’를 만들어낸다. 세상과 타협해 사람들이 바라는 존재가 된다. 기대감에 떠밀려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눈을 감아버린다. 이때 자신의 본모습에서 너무 많이 떨어진 사람들은 늘 부족하다고 느낀다. 외부의 기대. 각종 자부심과 자만심, 수치스러움과 실패 같은 두려움에 대한 모든 것들이 아마도 살아가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두려움이 아닐까 한다.
요즘 심리학 키워드는 ‘자기를 알고 사랑하는 것’이다.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틀어 통찰할 필요가 있다. 미래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행동을 찾는 일은, 이미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결국,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되새겨야 한다. 사람들은 자기를 알고 싶어 하면서도 자기반성에는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그 속에서 초라하고, 보잘것없고, 무가치한 자기 자신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올바르지 않은 자기반성이다. 불평을 털어놓는 과정을 통해 마음은 가벼워질지 몰라도, 자기를 알고 자아를 실현하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심리학을 공부한 박진영은 ‘잘못된 자기 사랑’이 자신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데 거들고 있음을 깨닫는다. 심리학을 공부한다는 그녀도 마음의 상처를 받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자기반성을 하지 않으면 건강한 인격이 향상되지 않아 자기애를 느끼지 못한다. 그녀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너무나도 간단하다. 마음 깊숙이 웅크리고 있는 자신의 내면을 보려면 자신의 부족한 점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완벽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무 신경을 곤두세운다. 어떻게든 자기 자신을 증명하려고 애쓰고 있다. 남을 이기고 성취하는 자기 모습을 꿈꾸게 되는 삶은 강하고 화려하게 자기 모습을 부풀려 상처를 가리고자 한다. 타인의 기준에 맞춰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고에는 거의 언제나 커다란 왜곡이 숨어 있다.
인생에는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외면한 채 오르막길만을 보여준다. 사람들끼리 상처와 기쁨을 나누면서 진솔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부나 명예와 같이 눈에 보이는 가치에 따라 사람을 존경하고 멸시하고 순위를 매긴다. 이렇게 잘난 자기 모습을 지키고자 늘 고군분투하다가도, 어느 순간에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순간 공허하고 쓸쓸한 그늘에 감정이 지배당한다. 너무나 외로워진다. 누구나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지지(social support)’를 원한다. 만약 누군가가 고민을 들어주고, 부족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준다면 스스로 엄격해질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요즘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게 무엇인지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존감을 느끼고 있는가? 지금까지 제대로 된 나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그저 마음이 건강한 삶을 살고 싶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그렇게 말이다. 이거야말로 가치 있는 삶을 위한 방법이다.
인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삶을 살아내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멋진 일인지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럭저럭 살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대단한 일임을 말입니다. (들어가며, 6쪽)
앞으로 누군가가 내가 잘 살고 있는지 물어보면, 그럭저럭 살아간다고 대답하겠다. 부족한 점이 많아도 남의 행복에 억지로 흉내 내면서 살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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