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어디에

 

 

 

 

 

 

 

 

 

 

 

 

 

 

 

 

 

 

 

벌써 9년 동안 피렌체 시내를 헤맸다. 청년은 자신의 심장 속에 남아있는 9년 전의 시간, 그 때의 순간을 찾고 싶었다. 심장의 은밀한 방 안에 기거하고 있던 생명의 기운이 심하게 요동치던 그 시간으로.

 

아홉 살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명망 높은 은행가 집안의 축제에 참석한 청년은 그 곳에서 만난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녀는 은행가 집안의 딸이었다. 새하얀 피부에 눈부신 에메랄드빛 눈을 한 소녀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우아한 매너와 상냥한 응대로 순수한 소년의 가슴을 고동치게 했다. 그녀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인 듯했다.

 

그 후 청년은 하루도 소녀를 잊은 적이 없었다. 그는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은행가의 집 앞을 서성거렸다. 어떤 때는 주변의 도로에 주저앉아 온종일 망부석이 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소녀는 마치 천국으로 돌아가기라도 한 것처럼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럴수록 소녀의 환영은 아련히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더 생생한 모습으로 그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아침에 눈을 뜨면 소녀의 환영이 먼저 그를 깨웠다. 그리고 그 환영은 하루 종일 그의 무언의 동행자가 됐다.

 

 

 

 

 

헨리 홀리데이 「베아트리체를 만난 단테」 1883년

 

 

그는 오늘도 여느 때처럼 순례하듯 피렌체 시내 중심가를 한 바퀴 소요하고 있었다. 베키오 다리 아래 난간에 기대 무심히 강을 바라보던 그의 시선 위로 여인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은행가 집안의 딸이었다. 새하얀 드레스를 입은 그는 성숙한 여인의 체취를 풍기긴 했지만 9년 전의 고고한 자태 그대로였다. 뜻밖에도 그녀는 청년이 자신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심장도 입도 얼어버린 청년은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한 채 짤막한 9년 만의 해후를 허망하게 지나보내야 했다.

 

그러나 소녀가 자신과 같은 공간에서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확인한 청년은 오랜 내면의 불안감을 떨치고 본격적으로 학업에 정진하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그는 문학수업에 열중하는 한편 본격적인 시인의 길로 나선다. 그는 소녀와의 두 번째 만남이 있은 지 2년 후인 1285년 다른 여인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제 청년은 여름날의 폭풍우처럼 스쳐지나간 짝사랑의 흥분을 거두고 현실의 여인을 사랑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짝사랑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었다. 소녀는 청년의 가슴속에 이상적인 여인상으로 승화되어 내면의 등불로 자리한다.

 

청년이 결혼한 지 2년 뒤에 소녀 역시 은행가 집안 출신의 남자와 결혼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후 청년은 우연히 소녀의 사망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녀 나이 방년 24세. 16년간 자신의 가슴에 자리해온 천사를 잃은 상실감은 형언할 수 없는 것이었다. 가슴 떨리게 사랑했던 그녀 앞에 나서지도 못하고 한마디 고백도 감히 하지 못한 채 멀찌감치 떨어져 그저 바라보기만 했던 청년에게 그녀의 죽음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일생일대의 충격이었다.

 

그러나 한 손에 쥐어진 펜과 종이는 그의 감수성을 위로해주고 다독여주었다. 청년은 자신의 인생에 축복을 내려준 영광스러운 여인 베아트리체를 위해 아름다운 문장으로 보답했다. 그녀와의 두 번째 만남 이후 그에게 바친 연시를 모아 『La Vita Nuova』라는 책을 출간한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새로운 인생’, 청년은 세상에 처음으로 빛을 보게 된 출판물에 자신의 이름 ‘단테 알리기에리’(1265~1321)를 서명한다.

 

 

 

 

 ♣ 화가로 환생한 단테

 

 

 

 

 

 

 

 

 

 

 

 

 

 

 

단언컨대, 단테에게 베아트리체는 가장 완벽한 사랑이다. 슬프게도 죽음의 신이 ‘천사’ 베아트리체를 사랑하는 단테를 시기한 나머지 너무 일찍 그녀의 영혼을 천상으로 멀리 보내고 말았지만. 그러나 단테는 사랑하는 베아트리체를 천상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신곡』에서 시인 베르길리우스를 천국과 지옥으로 안내하는 여인이 바로 베아트리체다. 존재는 그의 영혼과 심장을 관통하는 큐피드의 화살처럼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그의 마음속에 영원불멸의 사랑으로 각인되었다. 그녀의 죽음 이후 단테가 실제로 10년 동안 타락한 채 외지를 방황했다고 한다. 첫사랑에 상처 입은 외로운 영혼이 짊어진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되었을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단테에게는 좀 섭섭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베아트리체가 단테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또 그렇게 일찍 요절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신곡』을 접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처럼 인간의 삶을 더 풍요하게 하고, 그 덕분에 세대에 걸쳐 사랑받는 불멸의 예술작품의 뒤에는 언제나 예술가의 영감의 원천인 ‘뮤즈’가 존재했다.

 

그런데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400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세월의 벽을 넘어 이탈리아가 아닌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로 환생하여 다시 한 번 사랑의 재회를 하게 된다. 단테는 화가로, 베아트리체는 그 화가의 아내이자 뮤즈로.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1828~1882). 부모가 단테를 흠모하여 붙인 이름이다. ‘단테’라는 이름에 함축된 시성(詩聖)의 기운 덕분일까. 로세티는 일찍부터 미술과 문학에 천부적인 소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예술적 동지들과 함께 그 유명한 ‘라파엘 전파’를 결성하고 주도하는 화가로 급부상하게 된다. 예술적 재능에 의한 명예로 승승장구하고 있을 무렵 사랑 운 역시 좋았다.

 

라파엘 전파 소속의 모델이었고 연인이었던 엘리자베스 시달과 결혼한다. 로세티의 그림 속 여인의 모습이 대부분 시달을 모델로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La Vita nuova』『신곡』이라는 뛰어난 걸작을 남긴 단테와 그의 문학적 영감에 지대한 영향을 준 베아트리체의 관계가 떠올리게 된다. 단테 알리기에리는 펜과 종이로 뮤즈에게 바치는 축복의 노래를 읊었고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붓과 캔버스로 뮤즈의 아름다움을 경배하는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은 이 곳 영국에서도 오래 가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다시 만나선 안 될 불행한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로세티와 시달의 사랑은 단테와 베아트리체에 비하면 썩 아름답지 못했고 비극적이다. 오랜 기간 연애 끝에 그들은 결혼을 했지만 결혼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시달은 병세가 완연할 정도로 연약한 여자였다. 요양 차 시달이 런던에 지내고 있을 때 로세티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라파엘 전파 소속 화가 헌트의 아내와 불륜에 빠졌다. 시달은 충실하지 못한 남편과 여유롭지 못한 경제 그리고 아이까지 사산하면서 우울증을 앓는다. 시달은 영국에서 구하기 쉬운 아편으로 우울증을 달랬고, 결국 아편중독에 걸리게 된다. 우울증에 시달린 시달은 결혼 생활 2년 만에 아편 중독으로 사망하고 만다.

 

이번에 죽음의 신은 화가 단테의 그릇된 사랑에 분노했다. 그의 연인 시달을 아편의 늪으로 유혹하여 은밀하게 자신의 검은 손길로 이끌도록 만들었다.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시달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는다. 그는 한동안 시달이 죽었다는 사실을 믿지 못할 정도로 실의에 빠진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베아트리체가 죽는 순간에 단테가 꾼 꿈」1871년

 

 

‘단테’라는 이름을 가지고 태어난 화가의 운명은 놀라울 정도로 이탈리아 시성의 삶을 닮아가고 있었다. 로세티는 그림뿐만 아니라 시인으로 활동할 정도로 문학적 자질이 뛰어났다. 오히려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가 아닌 시인 단테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닌지 느껴질 정도다. 단테의 처녀작 『La Vita nuova』을 번역한 건 물론이고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주제로 그린 그림도 몇 점 남겼다.

 

베아트리체가 죽어가는 순간에 환상적인 꿈을 꾸는 단테의 묘사한 모습은 시인 단테의 영혼이 화가 단테로 환생한 것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흰 옷을 입은 베아트리체는 막 죽음을 앞두고 있다. 양쪽에 도열한 하녀들은 꽃무늬 천으로 그녀의 몸을 가리고, 들꽃과 화살을 손에 든 천사가 여인에게 마지막 입맞춤을 선사하고 있다. 잠옷을 입은 단테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이 광경에 충격을 받은 양 땅에 못 박힌 듯 얼어붙어 있다. 사랑하는 연인의 마지막 모습을 정지된 시간으로 고이 간직하려는 것일까.

 

시인 단테가 고정된 시선으로 뚫어지게 바라봤던 환상의 장면을 화가 단테가 그림으로 재현했다. 이 그림을 그린 시기가 1871년. 시달이 죽은 지 9년째 되는 해다. 소년 단테가 소녀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지 9년 후에 서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된 결정적인 삶의 순간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화가 단테는 이미 죽고 떠나버린 시달을 9년이 지나서야 한 폭의 그림에서 만나게 되었으니까. 천사같이 흰 옷을 입은 채 이제 막 숨을 거두려는 베아트리체와 그녀를 바라보는 단테처럼.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베아트리체 일주기 날 천사를 그리는 단테」 1853년

 

“내 여인이 영원한 생명의 시민이 된 후 한 해가 다 간 어느 날, 홀로 앉아 그녀를 생각하면서 몇 개의 화판에다 천사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다. (단테 알리기에리, 『새로운 인생』중에서)

 

로세티는 자신이 시인 단테와 같은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걸 짐작하고 있었을까? 1853년. 그러니까 시달과 결혼하기 전에 로세티는 베아트리체 일주기 날에 천사를 그리는 단테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천사, 이제는 ‘영원한 생명의 시민’이 된 베아트리체가 그려진 종이를 손에 쥔 채 여전히 충격에 헤어나지 못하는 단테의 표정을 보라. 그 표정은 정확히 십년 후에 로세티의 얼굴에 나타난다. 시달을 떠나보내고 난 뒤에 시인 단테와 같은 운명을 그 또한 맞이하게 된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베아타 베아트릭스」 1864~1870년

 

 

베아트리체 사후 일주년에 단테가 그녀의 얼굴을 그렸듯이 로세티도 그녀를 잊지 못한 나머지 ‘사후 초상화’를 그린다. 그로 인해 나온 작품이 바로 「베아타 베아트릭스」. 이 그림은 『신곡』의 한 장면을 그렸지만, 로세티는 시달과의 사랑을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과 동일시해 시달을 베아트리체로 표현했다.

 

로세티의 최고의 걸작인 이 그림은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이면서 사후세계에 대한 종교적인 믿음이 나타나고 있다. 그림에서 시달은 무아지경에 빠져있으며 그녀 뒤에 피렌체 도시와 황금색의 베키오 다리가 있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화면 왼쪽의 붉은 색의 옷을 입은 베아트리체와 단테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후광이 있는 붉은 색의 새가 시달에게 꽃을 떨어뜨리고 있다. 붉은 색의 새는 죽음의 사신을 암시하고 있으며 새가 떨어뜨린 양귀비는 시달의 죽음의 원인이 되었던 아편을 의미한다.

 

 

 

 

 ♣ 지독한 사랑

 

 

 

 

 

 

 

 

 

 

 

 

 

 

시인 단테는 죽을 때까지 자신의 작품 속에 베아트리체 한 여인을 줄곧 바라봤고 ‘문학’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구축하여 그녀를 영원히 기억하고자 했다. 그러나 화가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는 사별한 시달 한 사람만 바라보기에는 힘들었던가 보다. 시달이 죽자 은둔생활을 하다시피하고 있던 로세티는 친구이자 시인 겸 공예가 윌리엄 모리스(1834~1896)의 아내 제인 모리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모리스는 친구와 아내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두 사람의 동거를 받아들인다(!)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페르세포네」 1882년

 

 

제인은 로세티의 후기 그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세티는 제인과의 특별한 사랑을 신화나 문학작품으로 표현했다. 그가 원한 ‘새로운 인생’은 자신의 예술에 생명의 기운이 요동치게 만들 수 있는 살아있는 뮤즈와의 만남을 원했을 것이다. 죽음을 초월하는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외도와 재혼을 거듭한 로세티의 사랑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크게 기분 언짢을 필요는 없다. 신은 시인 단테의 사랑을 지옥에서도 허용했지만 화가 단테의 사랑만큼은 끝까지 불행과 고통의 손길을 거두지 않았다. 제인과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전 아내 시달과 친구 모리스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린 로세티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고 급기야 그 역시 약물에 손을 대고 만다. 점점 미쳐만 가는 로세티를 감당하지 못한 제인은 스스로 그의 곁을 떠남으로써 불행하게 끝을 맺는다.

 

 

 

 

 

 

 

 

 

 

 

 

 

 

 

사랑은 천의 얼굴을 가졌다. 사랑의 뒷모습은 미움이고 옆모습은 시기와 질투다. 이 모든 것이 사랑의 뿌리에서 자라난 잎사귀고 열매이다. 어디 사랑의 모습뿐이랴. 그 대상 역시 마찬가지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죽어서도 끝까지 사랑한다지만, 한 사람으로 끝나지 않고 부평초처럼 옮겨 다니는 바람둥이 사랑도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사랑을 언급할 때 단테와 베아트리체는 자주 회자된다. 최근에는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A.N. 윌슨은 『사랑에 빠진 단테』라는 자신의 책에서 『신곡』을 단테가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기 위한 일종의 상징으로 구성된 자서전이라고 해석했다.

 

 

 

 

 

 

 

 

 

 

 

 

 

 

몇 몇 사람들은 결혼한 아내가 두 눈 뜨고 시퍼렇게 살아있는데도 죽은 연인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단테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어찌 보면 단테의 아내 입장에서는 남편과 죽은 여자와의 숭고한 로맨스를 탐탁지 않게 여길 것이다.

 

시인 단테와 화가 단테의 사랑.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위대한 로맨스 혹은 서로 만나서는 안 될 불행한 만남이 될 수 있다. 이들에 대한 러브스토리를 바라보는 감정에는 정답은 없다. 다만 확실한 사실은 사랑이란 이렇게 한 사람의 생애를 온전히 사로잡고 삶의 의미까지 바꾸는 격렬한 감정의 파도라는 점이다. 정말 지독한 사랑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13-08-2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도 폰트를 11로 해서 쓰는구나. 글씨가 크니까 보기가 좋다.
단테의 신곡이 새록새록 나오고 있구나.
'단언컨대, 단테에게 베아트리체는 가장 완벽한 사랑이다.'ㅎㅎ 좋아, 좋아!
단언컨대, 너의 글은 나날이 일취월장 하는구나!^^

cyrus 2013-08-26 22:45   좋아요 0 | URL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시죠? ㅎㅎㅎ 가끔 예전에 쓴 글 읽어보니 이렇게 개미만한 폰트를 쓰고 있었다는 게 제 스스로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ㅋㅋ 평소 속 좁은 소리 듣는 편 아닌데 글씨는 왜 이렇게 작은 걸 쓰고 있었던지 참.. ㅎㅎㅎ 요즘 댄 브라운 신작소설이 단테의 신곡을 모티브로 만든 거라서 요즘 단테 읽기에 푹 빠져 있어요. ^^

oren 2013-08-26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명의 단테 얘기가 정말 흥미롭네요. 저는 비록 피렌체를 예전에 '단 하루' 밖에 거닐어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cyrus님의 글을 읽어보니 그곳에서 봤던 붉은 성당 지붕과 베키오 다리와 다비드 조각상 등등 피렌체의 곳곳이 아직도 눈에 선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그 때 '단테가 살던 집'을 둘러봤던 기억도 다시금 생각나는군요. 정치적인 이유로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단테가 죽을 때까지 결코 다시 밟아보지 못했던 그 피렌체와 베아트리체와의 지독한 사랑 얘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참 좋네요.
* * *
"장소가 회상시키는 힘은 그렇게도 크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의 그 힘은 무한히 크다. 어디를 걷든지 우리는 역사의 유적 위에 발을 디디는 것이다" - 키케로 (비록 그가 '다른 도시'에 대해 했던 말일지라도 '피렌체' 또한 그가 찬탄했던 도시와 그리 거리가 멀게 느껴지지는 않을 듯해서 덧붙여 봅니다.)

cyrus 2013-08-26 22:46   좋아요 0 | URL
와~ 저도 단테의 흔적이 남아있는 이탈리아에 가보고 싶네요. 단테의 러브스토리를 언제나 읽어도 가슴이 뭔가 먹먹해지면서 따뜻해지는거 같아요. 지금 그 곳에 간다면 단테가 느꼈던 감정의 황홀감을 완벽히 느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키케로의 말처럼 회상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

그렇게혜윰 2013-08-27 0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글이에요. 단테의 단자도 모르지만 궁금증이 생깁니다^^

cyrus 2013-08-27 22: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신곡>은 내용 분량이 방대해서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렵지만 <새로운 인생>은 분량이 얇고 시가 많아서 읽기가 편안합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외의 사랑을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새로운 인생>을 먼저 읽어보는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