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본다면 내가 오늘 수능시험을 보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겠다.   

물론 내가 수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친한 친구가 지금 수능시험을 치고 있다.  

 

오늘 아침에 수능시험을 치는 친구를 격려하기 위해서 수능 고사장인 학교까지 가는 데 동행해주고 왔다가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날씨가 예전에 비해 덜 춥다보니 많이 쌀쌀한 정도는 아니었다. 수능시험을 쳐야하는 당사자인 친구도 날씨가 별로 춥지 않다고 너스레떨었다.   

하긴...  이번에 치는 시험이 그 친구에게는 '세 번째' 응시라서 이제는 시험에 대한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거 같았다.   작년에 군 제대하자마자 다니고 있었던 2년제 전문대를 중퇴하고 재수에 도전하게 되었다.  부모님 그리고 친구의 할머니까지도 많은 지원을 할 정도로 정말로 열심히 했는데, 아쉽게도 작년 수능에서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에도 다시 수능에 재도전하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냥 일을 하면서 돈을 벌 것이라고 하였다.  

 

 

중학생 때부터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도 돈독한 우정을 이어져왔던 벗이라 이번 시험만큼은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매달 한 두번씩 만나 같이 밥도 먹으면서 자주 격려를 해주었다.  그리고 합격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시험치기 이틀 전에 찹쌀떡이 들어간 과자를 사주기도 했다.  비록 팥앙금이 꽉차게 들어있는 찹살떡은 아니었지만 괜히 내가 사온 음식을 잘못 먹다가 탈이 날까봐 그냥 '찹살파이' 를 사왔다.    다행히도 친구는 자신이 좋아하는 과자라면서 내가 준 선물에 무척 고마워했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는 외국어 영역 시간일 것이다.  자신보다  다섯 살 아래인 고등학생 수험생들로 가득한 넓은 학교 안에서 혼자서 시험을 치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었을 친구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  

 

방금 올해 수능시험에 출제된 언어영역 지문을 확인했다.  나는 지금까지도 수능시험이 치는 날이 되면 항상 언어영역 지문을 꼭 확인하는 편이다.   

고등학생 때만 해도 국어 선생님이 되는 꿈을 가졌고 지금도 문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을 치게 되면 제일 먼저 시험이 쉽게 나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생 때 모의고사나 본 시험인 대학수능 시험을 쳤을 때 문제의 난이도 여부보다는 과언 언어영역 시험문제에는 어떤 문학작품이 지문으로 나올까 기대하였다.  

EBS 문제집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작품이 모의고사 시험지에서 만나게 되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마냥 반가웠고, 생전 처음 보는 작품이 지문으로 나오게 되면 더 반가웠다.  일반적으로 수험생이라면 친숙한 작가가 쓴 낯선 작품이 나오면 더 긴장하고 당황하는 게 정상이다.   

항상 언어영역 모의고사를 치게 되면 평균적으로 70~85점 정도의 점수가 나왔다.  90점을 넘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언어영역을 남들보다 조금만 더 열심히 했더라면 90점 이상을 바라볼 수 있었을텐데 이상하게도 90점의 벽을 넘는게 쉽지 못했다.   언어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나오기 위해서는 시험지 속에 제시된 수많은 지문들을 적절하게 시간 배분을 하여 읽음으로써 문제를 풀어야 한다.   평소에 책을 읽는대로 지문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읽다가는 시간 부족으로 문제를 못 풀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도 정독하는 독서 습관 탓인지 시험 지문을 그렇게 빨리 읽을 수 있는 속독을 가지고 있는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그 지문을 읽자마자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어쩌면 언어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 못했던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모의고사를 풀고 나면 자신이 틀린 문제들을 오답노트식으로 정리하여 수능형 문제를 완벽히 대비해야 한다.   오답노트를 만드는 방식은 학생들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자신이 틀린 문제를 노트에 기록하거나 시험지를 오려 붙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 노트를 공부하는 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언어영역 같은 경우에는 오답노트를 만들기보다는 시험 지문으로 출제된 시(詩)만 노트를 적곤 하였다.  시험문제를 풀다가 정말 마음에 드는 시가 있으면 항상 노트에 따로 적는 습관이 있었다.  어떻게 본다면 필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인이 될려고 하는 마음은 없었는데 왜 그렇게 시를 필사하려고 했는지 지금도 그 때의 내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있다.  아마도 감수성이 충만하여 그저 시를 좋아했었나 보다.  지금도 내 책상 서랍 안에는 학창 시절 공부하던 언어영역 문제집, 모의고사 시험지에서 지문으로 나온 시들을 기록한 노트가 보관되어 있다.  

 

 

이번 올해 수능 언어영역에서는 곽재구의 시가 출제되었다. <구두 한 켤레의 시>라는 시인데 EBS 언어영역 문제집에서도 나온 적이 있다고 한다.  

 

차례를 지내고 돌아온
구두 밑바닥에
고향의 저문 강물소리가 묻어 있다.
겨울보리 파랗게 꽂힌 강둑에서
살얼음만 몇 발자국 밟고 왔는데
쑬골 상엿집 흰 눈 속을 넘을 때도
골목 앞 보세점 흐린 불빛 아래서도
찰랑찰랑 강물소리가 들린다.
내 귀는 얼어
한 소절도 듣지 못한 강물소리를
구두 혼자 어떻게 듣고 왔을까.
구두는 지금 황혼
뒤축의 꿈이 몇번 수습되고
지난 가을 터진 가슴의 어둠 새로
누군가의 살아있는 오늘의 부끄러운 촉수가
싸리 유채 꽃잎처럼 꿈틀댄다.
고향 텃밭의 허름한 꽃과 어둠과
구두는 초면 나는 구면
건성으로 겨울을 보내고 돌아온 내게
고향은 꽃잎 하나 바람 한점 꾸려주지 않고
영하 속을 흔들리며 떠나는 내 낡은 구두가
저문 고향의 강물소리를 들려준다.
출렁출렁 아니 덜그럭덜그럭.  

- 곽재구  <구두 한 켤레의 시> - 

   

 

 

 

 

 

 

 

 

 

곽재구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중견 시인인만큼 언어영역 모의고사에도 그가 쓴 시가 지문으로 심심찮게 나오는 편이다.    특히 시인의 대표작인 <사평역에서>는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실려 있을 정도로 모의고사 지문으로 잘 나오는 편이다.   

곽재구 시인이 쓴 시는 딱 한 번 수능시험 지문으로 출제된 적이 있다.  '2005 수능'(2004년에 시행됨) 때 <은행나무>라는 시가 출제되었다.   

수능시험을 치기 전에 한번씩 예전에 출제된 수능시험을 예비로 풀어보기도 하는데 그 때 처음으로 이 시를 접했다.   이 시 역시 필사 노트에 기록되어 있는데 당시 이 시를 처음 보는 순간, 시를 좋아했던 기억이 지금도 남아 있다.   시에 드러나 있는 절망적인 현실 속에서도 꿋꿋하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은행나무의 의연한 모습은 벅찬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라던
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
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
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
누군가 깊게 사랑해온 사람들을 위해
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
신비로와라 잎사귀마다 적힌
누군가의 옛 추억들 읽어 가고 있노라면
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 물이 들게 한다
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 노래할 수 없다
벗은 가지 위 위태하게 곡예를 하는 도롱이집 몇 개
때로는 세상을 잘못 읽은 누군가가
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
다시 이 땅 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
수천만 황인족의 얼굴 같은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
희망 또한 불타는 형상으로 우리 가슴에 적힐 것이다  



 

- 곽재구  <은행나무> -  

(출전: <받들어 꽃> 미래사, 1992)

 

 

 

  

곽재구 시인의 시 이외에도 다른 시 작품의 지문으로는 김동환의 <산 너머 남촌에는>이 출제되었다.  이 시를 노랫말에 붙인 가곡이 있을 정도로 지금까지도 애송되고 있다.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영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였다 이어 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 김동환  <산 너머 남촌에는> -

 

 

 

 

 

  

 

 

 

 

 

 

 

 

 

   

 

 

 

 

 

 

 

 

  

언어영역은 시뿐만 아니라 현대소설, 고전소설, 고전운문(시조, 가사 등), 수필, 희곡 그리고 가끔은 연극 대본도 출제되기도 한다. 

이번 수능에 출제된 현대소설과 고전소설은 이태준의 <돌다리>박지원의 <호질>이다.  두 작품은 문학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고 EBS를 포함한 언어영역 관련 문제집, 모의고사에도 많이 출제되는 작품이라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현대소설과 고전소설 관련 문제가 쉬웠을 것이다.  

희곡에서는 함세덕의 <산허구리>가 출제되었다.  처음 보는 작품인데 이 희곡 역시 역시 EBS 문제집에 수록된 것이라고 한다.    함세덕의 희곡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많이 알지는 않지만 그가 쓴 <동승>(童僧)이라는 작품을 문제집을 통해서 공부한 적이 있었다.   줄거리는 확실히 기억은 안 나지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승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으며 불교적 성향이 있었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친일 성향의 희곡을 썼으며 광복 이후에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성향의 희곡을 쓰기 시작했는데 국내에서는 월북 작가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에는 월북작가들에 대한 해금조치가 이루어져 있어서 대학수능에서도 월북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출제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김동환이태준을 포함해서 지금까지 정지용, 백석, 이용악 (이상 시인) 등의 작품이 대학수능시험에서 지문으로 출제된 적이 있다. 

 

 

   

 

 

 

 

  

  

 

내가 수능시험을 쳤을 때도 그렇고 지금까지도 수험생들이 언어영역을 풀게 되면 문학 작품과 관련된 문제는 아무리 생소한 작품이 출제된다 하더라도 시험을 제대로 준비한 학생이라면 언어영역 문제 체감도가 쉽게 느껴졌을 것이다. 

하지만 비문학 작품만큼은 누구나 다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일 것이다. 문학 작품에 비해서 내용이 조금 긴 편이라 빨리 읽기에는 버거운 편인데다 인문, 과학, 사회, 예술, 역사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 내용들이라 문과, 이과에서 지정한 공부만 해온 수험생들에게 이해하는 데 힘들어하며 어렵게 느껴진다.  

올해 수능 언어영역에 출제된 비문학 지문 역시 수험생들에게는 문제를 푸는 데 까다롭게 느꼈을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의 <논리 철학 논고>의 주요 내용을 설명한 글과 양자 역학의 불확정성 원리 를 설명한 과학적 내용으로 구성된 지문이 나왔다고 한다.   

만약에 이런 내용의 지문이 내가 수능시험을 쳤던 당시에 그대로 출제되었다면...   

음...   상상하기도 싫다. ^^;; 

   

 

***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고등학생 시절과 5년 전의 수능시험이 많이 생각이 났다.   

그 때 수능시험 성적이 수십번 쳤던 모의고사 평균 성적보다 못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언어영역은 80점도 넘지 못했으며 수리영역은 25점...?  (수리영역 점수 중 최악)    심지어 자신 있었던 사회탐구 영역마저도 평소 모의고사 때 나온 성적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지금도 기억하기 싫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험을 다 치고 난 뒤에 집으로 돌아갈 때 고등학교 3년동안 짊어지고 있던 수능이라는 짐이 이제야 내려졌다는 점에서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3년동안 준비한 것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너무나 쉽게 노력의 결과가 결정되어진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런 기분은 수능시험을 쳐야하는 수험생 시절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 감정의 표정이 이제 몇 시간 뒤에 시험을 다 치고 나온 친구의 얼굴에 나타나 있을 것이다.  내 친구가 재수한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내 인생에서 수능은 이제 나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5년이 지난 지금 친구의 수능시험을 보고 있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이제 이 글을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로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오후에 있을 수업을 위해서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 친구, 2년 동안 제대로 놀지도 못한 채 공부하느라 정말 수고했다.    

홀로 외롭게 공부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친구로써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네가 시험을 잘 쳤든 못 쳤든간에 너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동안 홀로 짊어지고 있었던 수능이라는 짐을 던져 버리고  

고사장을 나오면서 걱정과 근심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활짝 웃는 너의 모습을 보고 싶다. 

시험 끝나고, 오랜만에 코 삐뚤어질 정도로 술 마시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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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1-11-10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번째 수능이라... 친구분에 대한 우정이 느껴져서 저도 모르게 코가 시큰하네요.

언어영역에 저런 감성적인 시가 나온다니... 저는 어려운것만 나오는 줄 알았답니다!

cyrus 2011-11-13 11:52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소이진님 ^^

평소에 시집을 통해서 읽어보면 참으로 좋은 내용인데 시험지로 본다면
어렵게 느껴집니다. ^^;;

blanca 2011-11-10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친구분 수능 잘 치셨기를요. <산너머 남촌에는> 드라마를 꼭 챙겨 보는데 곽재구 시인의 시 제목이기도 하군요. 이 페이퍼 보니 국어 선생님 하셨으면 참 잘 하셨을 것 같아요. 저도 국어를 참 좋아라 했고 언어 영역은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저는 수리 영역이 제일 무서웠어요. 대학교 갈 때도 제일 좋았던 게 수학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고요^^;;

cyrus 2011-11-13 11:53   좋아요 0 | URL
본인 말로는 시험을 그렇게 못 친거 아니라고 하던데,, 올해만 해도
두번째로 듣는 대답이에요 ^^;; 그래도 이제 시험이 끝나 기분 좋은
친구 목소리 듣으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ㅎㅎ

저는 국어 과목을 좋아했는데 수능에서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11-1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yrus님 국어 선생님 잘 어울릴 것 같아요.
제 기억속 저의 국어 선생님은 매일 시를 읊으며 창문을 내다보시던 남자 선생님..ㅎㅎㅎ

올해 수능이 이렇게 출제 되었군요.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시니 너무 좋은걸요!
잘 읽었어요^^ 친구분과 즐거운 시간 가지셨길 바래요^^

cyrus 2011-11-13 11:56   좋아요 0 | URL
현맘님, 잘 지내고 계시죠?
학기중이라 현맘님도 많이 바쁘실거 같아요. ^^
학창시절 때 국어 교사가 되는게 꿈이었어요. ㅎㅎ

2011-11-12 00: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11-13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