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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사이언스 - 한눈으로 보는 과학의 실체, 그리고 그 아름다움과 경이
아이리스 고틀립 지음, 김아림 옮김 / 까치 / 2019년 3월
평점 :
평점
2.5점 ★★☆ B-
솔직하게 말하면 과학의 법칙을 구구절절 설명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과학 교과서는 재미없다. 과학 교과서에 사진과 그림이 많이 있어야 한다. 그런 교과서로 공부한다면 지루하지 않을 거고, 외워야 할 과학 용어의 의미나 법칙을 이해하기 더 쉽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시각 정보로 과학을 설명하는 방식에도 단점이 있다. 눈으로 보는 내용만이 과학의 전부가 아니다. 시각 정보로 풀어 쓰지 못한 과학은 중요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추상적이고 복잡한 개념을 억지로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려고 시도하다가 개념의 핵심이 와전될 수 있다. 이러면 사실과는 다른 잘못된 과학 상식이 널리 퍼지게 된다.
《뷰티풀 사이언스》는 ‘눈으로 보는 과학 교과서’의 예시로 들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아이리스 고틀립(Iris Gottlieb)은 과학에 관심이 많은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는 또 과학관과 박물관에 일한 적이 있는 아마추어 과학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과학 상식들을 모아서 그림으로 그린 자신의 작업을 나뭇잎으로 화려한 둥지를 짓는 바우어 새(bower bird)로 비유한다. 바우어 새의 별명은 ‘정원사 새’다. 《뷰티풀 사이언스》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과학의 정원’이다. 이 과학의 정원은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되었다. 세 가지 테마는 생명과학, 지구과학, 물리 과학이다. 이해하기 쉬운 과학은 아름답고 매혹적이다. 그런 과학을 이해하면 느낄 수 있는 경이로움을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은 아주 유익한 일이다.
빙하의 구조를 초코바로 비유해서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다(84~85쪽). 빙하는 초코바 속에 채워진 캐러멜이라면 흙은 쿠키, 바위는 캐러멜에 박힌 땅콩 가루이다. 《뷰티풀 사이언스》는 과학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과학 상식도 다룬다. 우주 탐사 실험에 투입된 동물의 목록(44~45쪽)은 경이롭고 아름다운 과학의 이면이다. 과학의 역사는 과학의 발전에 기여한 과학자의 이름만 새길 뿐, 익명의 피실험자를 지운다.
그런데 ‘그림으로 만들어진 과학의 정원’을 거닐다가 의아한 사실을 발견했다. 과학의 정원 안에 아인슈타인(Einstein)의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이 없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정의를 뒤집은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이 언급되지 않다니. 저자가 상대성이론에 대한 그림을 그리지 않은 이유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