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마지막 날. 늘 그랬지만 시간 참 빨리 지나갑니다. 2018년 상반기 마지막을 책방 ‘읽다 익다’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일찍 퇴근하자마자 책방으로 향했습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7시에 발생하는 교통체증을 피하고 싶었거든요. 책방이 있는 동네에 고산도서관이 있어요. 책방 가는 날에는 반드시 고산도서관에 갑니다. 제가 사는 동네 도서관에 없는 책이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고산도서관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책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서관에 도착했어요. 읽으려고 했던 책을 골랐는데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저녁 식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더 많은 책을 만나기 위해 저는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배고픕니다. 새벽 12시까지 빈속으로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식사를 하기 위해 도서관 근처에 있는 신매시장에 갔습니다. 시장 안에 국밥집이 있었습니다. 돼지국밥을 먹었습니다. 돼지국밥에 술이 빠지면 안 되죠. 맥주를 마셨습니다.
제가 ‘고독한 대식가’라서 배가 부를 정도로 먹은 느낌이 나지 않았어요. 밥 한 공기 더 주문하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밥을 다 먹고 책방에 향했습니다. 제가 책방에 도착한 시간은 6시 20분이었어요. 책방에 저보다 일찍 오신 분들이 계실 줄 알았어요. 저를 맞이 해준 건 텅 빈 책방이었습니다. 책방지기님도 안 계셨어요. 책방지기님은 집에 있는 아이들을 돌본 뒤에 책방으로 가겠다는 메모를 남겼어요. 결국, 제가 잠시 책방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책방에 혼자 있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읽다 익다’ 책방 내부를 사진에 담은 적이 없었어요. 일마치고 이곳에 가면 7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기 때문에 사진 찍을 겨를이 없었던 거죠. 우주지감 쌤들이 오기 전에 책방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주지감 독서모임 후기는 책방 사진으로 대체하겠습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힘겹게 읽었고, 이 책에 관해서 할 얘기가 많을 것 같아서 후기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그냥 마음 편안하게 수다를 떨고 싶더라고요. ‘서재를 탐하다’, ‘읽다 익다’ 책방에 오면 마음이 편해요. 일만 아니면 오전 독서모임도 참석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