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트루먼 커포티 선집 3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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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다. 마음이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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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늘과 땅의 간극
    from 마지막 키스 2014-01-20 12:48 
    어젯밤 엄마랑 티븨를 보다가 엄마한테 물었다. 엄마, 저 여자는 어쩌다가 닥터랑 연애하고 결혼하게 됐을까? 그러자 엄마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저 닥터가 여자를 쫓아다녔대.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닌데...어떻게 '닥터'를 만나 결혼했냐 뭐 그런건데. 나는 살면서 한 번도 닥터랑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으니까.. 여튼 잠깐동안 티븨를 보다가 들어가서 책이나 읽자, 하고 방으로 들어왔는데, 친구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처음으로 저녁식사를 하게 된 남자가
 
 
moonnight 2014-01-20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마음이 아퍼요. ㅠ_ㅠ;

다락방 2014-01-20 18:42   좋아요 0 | URL
전 영화도 보지 않고 책도 보지 않은채로 말랑말랑 로맨스인줄로만 알았어요. 이렇게 아픈건지 몰랐어요..

자작나무 2014-01-2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에서 '나'는 이후 A특공대의 한니발이 되었답니다

다락방 2014-01-22 10:40   좋아요 0 | URL
아...저 읽은지 사흘밖에 안됐는데 책에서는 이 남자가 나중에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하나도 안나네요. 멘붕..

그렇게혜윰 2014-02-14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지금 영화보고 있는데...^^
 
페레이라가 주장하다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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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듣는 걸 몹시 싫어하는 나는 학교다닐 때 지각하거나 숙제를 해오지 않는 학급 친구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제 시간에 오고, 해오라는 대로 해오면 아무 말도 듣지 않을 수 있는데, 왜 해오지 않고 저 잔소리를 듣고 있지? 나는 모범생이었고 선생님의 귀여움을 받았고 전체 조회시간에 교단에 나가는 우수한 아이었는데, 그건 우수한 학생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모든걸 하라는대로 잘 해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잔소리를 듣는 게 싫었고 내가 듣는것 만큼이나 학급 친구들이 듣는 것도 싫었다. 누가 누군가에게 잔소리를 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이나서, 그래서 그 애들을 그다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잔소리를 듣는것보다 더, 내가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도 싫어했다. 워낙 무심한 성격이라 잔소리 할 일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퍼부어대며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듣는것보다 하는 게 더 싫었던 나로서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 하게 만드는 사람과 대체적으로 오래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짜증나니까. 나는 하기 싫으니까. 이렇게 무심한 나조차 성질나게 하다니, 나는 잔소리하면서 살고 싶지 않는데, 잔소리는 나를 굉장히 스트레스 받게 하는건데, 나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과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하게 됐고, 상대로 하여금 신경쓰이지 않게 알아서 잘 지내주는 사람이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러다 오랜만에 잔소리를 퍼붓고 싶어지게 만드는 인물을 만났다. 그의 삶에 끼어들어 뭔가 참견하고 싶고 해결하고 싶게 만드는 인물.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페레이라 였다.



페레이라는 오래전에 아내를 잃고 혼자 지내는 남자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혼자 잠든다. 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하는 기자이며, 그런 그의 삶은 조용하고 단조롭게 흘러갔다. 자신이 속한 포르투갈이라는 나라가 정치적으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거기에 깊게 관여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개인주의적 무정부주의자' 쯤이 될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문화면의 수습기자로 '몬테이노 로시'라는 젊은 남자를 고용하게 되고, 그를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은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나는 그 문제가 빠른 시간내에 해결되기를 원한다. 만약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 그 문제에 집착하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문제에서 허우적대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 답답함이 폭발해버리는데, 그런 경우 잔소리가 나와버린다. '니가 지금 그 문제를 잊을 수 없다면 해결을 해!' 그러나 상대는 좀처럼 해결을 하지 못하고 그 생각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한채 현재를 즐기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상대와 마주하는 게 싫어 나서서 해결해주며, 이런 방법도 생각 못해내면서 걱정은 왜 하냐고 폭발해 버릴 때가 있곤 하는데, 페레이라를 보면서 자꾸 그런 잔소리를 하고 싶은거다. 그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 상황에 발을 들여놓기는 무서워서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되뇌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당시의 그 모습이 답답해서 그저 대범해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다. 대범해지는 것이 누군가의 잔소리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런 나조차도 대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페레이라가 고민하는 상황이 사실 나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내가 더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무릇 인간이란 그런 것이니까. 다른 사람에게서 내 모습을 봤을 때 더 화가나는. 게다가 그는 점점 더 내 화를 불러일으킨다. 제대로 된 기사를 써오지도 못하는 '로시' 에게 개인의 돈으로 원고료를 준다. 원고료 뿐만이 아니라 정부와 맞서 싸우는 로시의 친척의 무리한 요구에도 응한다. 이 때, 내가 옆에 있고 싶었다. 니네 저리가라고, 조용히 사는 사람한테 이러지 말라고, 너희들 상황은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나는 소설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담판을 짓고 싶었다. 나는 내가 번 내 돈을 누군가 노동없이 가로채려는 상황에 무엇보다 화가 나는 부류의 사람이니까.



네, 몬테이루 로시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박사님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시헤 설명해보십시오, 페레이라가 말했다. 그러니까, 몬테이루 로시가 말했다, 제 사촌은 돈이 없어서 만일 호텔에서 선불로 방값을 요구하면 지금으로선 돈을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아니면 마르타가 책임지던가요, 아무튼 돈을 빌려주십시오. (p.77)



아..빡쳐..



그 순간 페레이라는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페레이라는 양해를 구하며 말했다. 이해해주십시오, 하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p.77)



아니, 페레이라, 생각하지 마요! 생각하고 말 게 어디있어, 안된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큰 소리로 말해, 그럴 수 없다고,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그건 잘못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옆에서 침을 튀겨가며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페레이라는 그 돈을 빌려준다. 자신조차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페레이라는 양초를 끄고 자신에게 물었다. 왜 자신이 이 이야기 속에 끼어들었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를 집 안에 들였을까, 왜 마르타에게 전화해서 암호 메시지를 남기겠다고 했을까, 왜 그와 상관없는 일에 휘말렸을까? 왜 마르타는 어개뼈가 닭날개처럼 툭 튀어나올 정도로 말랐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는 그를 보살펴줄 부모가 없는 걸까? 왜 자신은 파레드에 갔고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의 연합에 대한 이론을 얘기했을까? 페레이라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다. (p.163)



이 책의 절반쯤까지, 나는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이 잔소리 들을만한 친구야, 라고 페레이라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어대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절반쯤을 넘어가면서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것, 로시를 돕고 그들의 삶, 그들이 하고자 하는 행위에 끼어드는 것, 그것이 페레이라의 강한 자아가 원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변해갔지만, 그건 그 자신이 원한 길이었다. 그의 자아는 그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처음엔 도망치려했고,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자신이 왜그러는지조차 영문을 알지 못했지만, 위 인용문에서처럼, 그 고민은 그들에 대한 것으로 넘어간다. 자신이 왜 그랬을까 부터 시작해 그들에 대한 안위로까지. 이런 의문과 갈등속에 그는 요양원에서 의사인 카르도주 박사를 만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내가 왜이럴까요? 



사실 의심이 생겼습니다, 그 두 젊은이의 생각이 옳은 게 아닐까요? 그 경우 그들의 생각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박사님이 아니라 역사가 말해줄 사실입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네, 페레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의 생각이 옳다면 내 삶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코임브라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어온 내 신념이 아무 의미 없어질지 모릅니다,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없고 19세기 프랑스 단편들만 소개해야 하는 이 석간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한 일이 의미 없어지는 겁니다, 더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회개할 필요를 느낍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해온 페레이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고 뭔가를 부정해야 한다는 듯이 말입니다. (pp.108-109)



그러자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들의 연합' 에 대해 페레이라에게 말해준다. 나는 이 부분에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좀 길지만 옮겨보겠다. 



'무수히 많은 자아'의 복합체에서 분리되어 자기 자신을 이루는 '하나의 자아'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정신을 주장하는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순진한 환상입니다, 리보와 자네는 인격을 다양한 정신의 연합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다양한 정신, 그러니까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 아래 있는 정신드의 연합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했다, 규범이니 우리의 존재니 정상성이니 하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 전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신들의 연합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에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더 강하고 힘센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경우에 그 자아는 주도권을 잡고 있던 자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서 정신의 집단 다시 말해 정신의 연합을 지배하게 되죠, 직접적인 공격으로든 끈질긴 침식으로든 또 다른 지배적 자아가 나타나 쫓겨날 때까지 그 주도권은 유지됩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카르도주 박사가 결론을 내렸다, 아마 끈질기게 야금야금 침식해서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지배적인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지 그대그때 그것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과일 샐러드를 마저 먹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그럼 난 뭘 해야 합니까? 페레이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대답했다, 기다릴밖에요, 천천히 침식을 일으킨 후에,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으면서 신문사에서 범죄 기사를 쓰며 이 모든 세월을 보낸 후에,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을 주도 하고 있는 하나의 지배적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그 자아가 표면에 나타나게 내버려두시면 됩니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박사님 자신과 갈등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 박사님께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페레이라 박사님, 결국 그 젊은이들 생각이 옳고 지금까지의 당신 삶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 하십시오, 하지만 아마 앞으로는 박사님 삶이 쓸데없다고 생각되진 않으실 겁니다, 박사님의 새로운 지배적 자아가 이끄는 대로 놔두십시오, 그리고 설탕을 가득 넣은 레모네이드와 음식으로 박사님의 고통을 보상받지 마세요. (pp.109-110)




페레이라가 그 즈음, 나를 친구로 둔 게 아니라 카르도주 박사를 만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행운이었다. 만약 나를 친구로 두었다면, 나는 저런 이론으로 그를 위로하고 힘을 주기 보다는, 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기 보다는, 엉뚱한 잔소리들로 그와 등을 돌리게 됐겠지.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멘토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고, 멘토라는 말 자체에는 회의적이지만, 내 삶의 어느 순간, 중요한 시점에,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페레이라는 그 때, 자신의 삶에 의심이 들고 확신을 얻지 못했던 그 순간에, 카르도주 박사를 만났다. 로시를 만난것도 그리고 카르도주를 만난것도, 그의 인생에 있어서, 그러니까 그의 다른 강한 자아가 발현될 시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며 있어야 할 일이었다. 내가 내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내 앞에 나타나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다.




자, 페레이라는 위험속에 발을 담갔고, 읽는 나는 그의 친구가 되었다가 독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초조해진다. 당신은 이제 위험에 빠졌어, 더 큰 위험이 당신을 기다릴지도 몰라, 어쩔테야,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마지막, 두려움과 초조함은 극에 달하고 그리고 아주 힘차게 그를 응원한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페레이라에게 사과한다. 잔소리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요, 내 성격이 급했어요. 페레이라, 당신이 나보다 낫습니다, 월등히 나아요. 결국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강하게 발현된 당신의 자아는, 나의 그것보다 뛰어났습니다. 잔소리를 들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나였어요. 당신이 갈등하는데는, 당신 자아들이 내부에서 분열했기 때문이었어요, 나는 미처 그걸 보지 못했네요, 어쩌면 나야말로 그간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잘못된 행동들을 하며 살았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과합니다, 그리고 당신 남은 생에 건투를 빕니다. 무사하세요.




그리고 작품 해설로 넘어가서, 나는 이런 단락과 마주친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가 출간된 1994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전후 최초의 우파 연정을 출범시키면서 총리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베를루스코니는 여러 언론사와 민영방송, 영화사를 소유한 언론재벌로 각종 매스컴을 동원해 국민들의 귀와 입을 막고 불법정치자금 운영, 탈세, 뇌물수수, 마피아와의 결탁 등을 숨겼다. 타부키는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을 '민주주의의 비상 상황' 이라고 정의하며 직접 광장에 나가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타부키는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언론 검열과 각종 부정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페레이라가 살라자르 정권의 탄압과 폭력을 고발하며 당당히 일어섰듯이 이탈리아 지식인들도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 부정을 고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할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작품해설, p.200)



타부키는 자신의 주장을 이 책으로 실현했다. 페레이라를 통해서. 페레이라가 로시를 만나던 그 당시, 그 즈음의 포르투갈 상황은 이탈리아의 1994년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알렌테주에서 사회주의자 짐마차꾼이 자신의 마차에서 학살당했고 거기 실려 있던 멜론에 온통 피가 튀었다는 그런 소식을 누가 감히 전할 용기가 나겠는가? 누구도 없다. 왜냐하면 나라 전체가 침묵했고, 침묵하는 것 이외에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죽어갔고 경찰은 학살을 자행했다. 페레이라는 다시 죽음을 생각하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는 죽음의 악취가 진동한다고, 아니 유럽 전체가 죽음의 악취를 풍긴다고 생각했다. (p.14)



조간신문을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포르투갈 신문들이 웨이터가 언급했던 사건을 보도했을지는 의문이었다. 단순히 소문만 돌 터였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이다. 소식을 알자면 카페에서 물어보거나 사람들이 나누는 잡담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현재 소식으르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오루 거리에서 파는 외국 신문을 사면 됐다. 그러나 외국 신문들은 사나흘 늦게 도착하므로 찾아봤자 소용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한테 묻는 것이었다. (p.51)




나는 이 책을 신형철 덕분에 읽게 되었다. 신형철이 이미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1938년의 포르투갈, 1994년의 이탈리아, 2012년의 대한민국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면 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한 전직 국회의원을 감옥에 처넣는 나라에 살고 있다. ( -한겨레 21 제894호, 2012.01.16, 신형철의 문학사용법 p.88) 




내가 가진 책은 2011년 12월 23일에 발행된 초판인데, 책날개의 작가 설명의 마지막엔 이렇게 써있다.



타부키는 2011년 발표한 소설 『작은 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타부키의 작품은 4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그는 시에나 대학에서 포르투칼어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책날개 작가소개 中)


그러나 2012년 3월, 경향신문은 그의 타계소식을 전했다.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
이탈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맹렬한 비판가였던 안토니오 타부키가 25일 타계했다. 향년 68세.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이 대표작이다.
 (출처:경향신문 03월 27일자 )



앞으로 나올  타부키의 책들에서 저자소개는 안타깝게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언론의 자유에 대해 계속 부르짖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좋은 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덧. 이 리뷰의 제목은 이 책의 77페이지, '나는 어느 누구의 동지도 아닙니다, 나는 혼자 살고 있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내 유일한 동지는 나 자신이죠' 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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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4-01-1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잔소리꾼...! ㅋㅋㅋㅋ 간만에 즐거운 리뷰네요. 이미 다 읽어버린 기분이라 읽을 것 같진 않지만... 전 요즘 라스꼴라니프인가.. 암튼 죄와벌 주인공에게 잔소리를 엄청 퍼붓고 싶은 심정이라 ㅠㅠ 하권 읽는데 아직도 이름 못외움ㅋ

다락방 2014-01-17 09:52   좋아요 0 | URL
아오..밥도 먹고 샌드위치도 먹고 배터져서 쓴건데도 너무 흥분해서 써서 그런지 기빨리는 느낌이네요. 초콜렛좀 먹어야겠어요. (읭?)

<죄와벌>은 이십대 중반, 연애하던중에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훅- 빨려들어가서 읽었더랬죠. 그거랑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도... <죄와벌>은 언젠가 다시 읽어보고싶어요. 라스꼴리니코프, 아녔나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4-01-17 09:53   좋아요 0 | URL
응? 책상 위에 육표가 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orgettable. 2014-01-17 10: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맥주는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책상위에 육포 ㅋㅋㅋㅋㅋㅋ
이래놓고 점심 또 맛있게 드시려규 ㅋㅋ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육포까지 먹고 배부른데 거기다대고 또 점심을 먹느라 힘들었네요. 그래서 소박하게 된장찌개 먹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육포는 동료가 준거라우. 좋은 동료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7 1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므흐흐흣 고맙습니다!!

레와 2014-01-1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중해서 읽었어요. 잘 읽었어요! 다락방~ ^^

다락방 2014-01-17 14:11   좋아요 0 | URL
잘 읽어줘서 고맙습니다, 레와님~

아무개 2014-01-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이렇게 마구마구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책을 요새 만나질 못하고 있네요.
목로주점도 좋긴 했는데 연작소설이라 그런지 그것만으론 작가가 의도하는걸 다 느끼긴 힘든거 같아요.

2.'나의 자아는 이것!'이라고 규정짓기가 점점 힘들어 지는거 같긴해요.
살면서 여러모로 참 많이 변한 나를 나도 느끼니까요.

3.전 잔소리 듣는건 엄청 싫어하지만 잔소리를 꽤 많이 하는 편이에요.
대놓고 못하면 혼잣말이라도 꼭 하고야 만다는....왜그런지 거참... ㅜ..ㅜ

4.배고픈데....배 마이 고픈데...첨부된 사진 이런거 시르다~


다락방 2014-01-17 14:13   좋아요 0 | URL
1. 밑줄을 어찌나 많이 그었는지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습니다.

2. 규정지었다가 다른 자아가 다시 스며들기 때문에 내 자신조차 나를 제대로 알지 못해 갈등하는 순간들을 번번이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3. 아무개님 주변엔 잔소리 들을만큼 아무개님과 성격적으로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전 현재 곁에 두는 사람들은 나무랄 데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요. ㅎㅎㅎㅎㅎ

4. 배부른 상황이었는데 또 가서 배부르게 먹고 들어왔습니다. 전 미련한 돼지에요 ㅜㅜ

비로그인 2014-01-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매일 아침 로얄제리를 챙겨먹느라 커피를 끊었더니 ㅠㅠ 자꾸 상상해보고 있어요 이 오래된 지도빛깔의 커피는 어떤 맛일까...하는

다락방 2014-01-17 14:14   좋아요 0 | URL
로얄제리..최근에 어디서 봤더라...아! 로맹 가리 <여자의 빛>에서 로얄 제리가 언급됐었는데요. 여자한테 좋다던데 ㅎㅎㅎㅎ 요즘 그걸 드시는군요!

그런데 아른님, 페이퍼는요? 응?

비로그인 2014-01-17 20:36   좋아요 0 | URL
요즘 너무 발암사회라 소박하게나마 세포재생을 꿈꾸고 있어요 @.@

음...뭔가 다락방님을 애태우게 하고 싶.....먼 산.......

2014-01-18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20 1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4-01-20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잔소리이론'을 큭큭대며 읽다가 이 책을 읽어야겠다 1번째 다짐,
인용해주신 긴 글, '지배적 자아'에 대한 문단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2번째 다짐,
신형철님의 추천글을 읽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3번째 다짐,
샌드위치, 이름도 모르겠는 저 맛있어 보이는 (파스쿠찌예요?) 샌드위치 보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 4번째 다짐,
댓글에서 책상 위 육포 얘기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 5번째 다짐...

나는 어째요?

다락방 2014-01-20 18:46   좋아요 0 | URL
아직 안드셔보셨다면 샌드위치는 투썸을 추천해드립니다. 토마토모짜렐라치즈 샌드위치는 저의 패이버릿 입니다. 사랑합니다, 투썸의 저 샌드위치를. 그 다음은 스벅의 토마토루꼴라 샌드위치고요. 아하하하.

육포는 뜯자마자 다먹었어요. 작은것 한 봉지라서..

어쩌긴 뭘 어쩝니까, 단발머리님. 읽으셔야지요. 신형철은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하.

그렇게혜윰 2014-02-14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1등 축하드려요! 얼른 확인해보시어요! 발렌타인데이에 달콤하기도하지요?^^

다락방 2014-02-17 09:34   좋아요 0 | URL
오, 그렇게혜유님 덕에 당선 소식 확인했네요. 고맙습니다. 아우, 100권 어디에 두죠? 하하하하하. 고맙습니다!!
 

몇 년전부터 앞머리를 내리고 다녔는데, 워낙 노안인 내가 앞머리를 내리니 그나마 내 나이대로 보여 참 잘했다 싶었다. 그리고 몇 년간 계속 유지해오다가 최근에야 이제 앞머리를 길려서 뒷머리랑 함께 묶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이젠 자르지 말고 길려보자, 하고 있었는데...어휴. 너무 힘이 드는거다. 아니, 힘들다기 보다는 귀찮다고 하는게 맞을듯. 이게 귀에 꽂자니 충분히 길지 않아 자꾸 빠져 흘러내리고 그냥 두자니 너무 거슬리고...사실 실삔이나 똑딱삔으로 딱 고정해서 깻잎머리 만들고 싶지만 혹은 뒤로 확 넘겨 삔을 꽂고 싶지만...여긴 회사지 고등학교가 아니야...orz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단발인 지금의 머리도 길려보고 앞머리도 길려보자 했던 내 생각이 막연하기만 했는데, 우연히 이 책의 표지를 보고 마음을 정했다. 그래, 앞머리는 자르자. 앞머리는 자르고 뒷머리는 길게 자라게 두자. 그래서 이 책의 표지인물 처럼 되자. 이 책의 표지 인물 헤어스타일이 너무 예쁜거다!! 흠. 근데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 여자가 하기에는 좀...거시기한가? 여튼 예쁘다!

















그래, 결심했어! 저런 머리를 만든 뒤에 나도 책 표지인물이 되는거야!!!!!!!!




흐음. 그런데 전지현 보면 앞머리 없는게 이쁘던데... ( ")





하아- 책이나 사서 읽자 -_-




(덧. 그런데 이번에 책 방출 신청하셨던 분들, 아직 한 분도 못받으신건가요? 지난주에 보내서 벌써 받으셨어야 되는데 한 분도 받았다는 말씀이 없으시네요...받으신 분들은 받았다고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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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전 다락방님 단발머리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2.앞머리는 반다시 있어야 합니다. 동안의 필수품! 저 보세요 ㅋㅋ

3.전지현.........됐어요!!!! 큼.....전지현이라니....



다락방 2014-01-16 10:25   좋아요 0 | URL
1. 전 긴머리도 잘 어울려요. 저한텐 안어울리는 머리는 없답니다. =3=3=3=3=3=3=3=3=3=3=3=3=3=3(때리지 마세요!)

2. 아무래도..그렇겠지요? 왜냐하면,

3. 전 전지현이 아니니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4-01-1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영화쿠폰 안쓰시는 분, 저 좀 주세요!

2014-01-16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

2014-01-1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0: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16 10:45   좋아요 0 | URL
아 오케오케 잘 알겠습니다~

레와 2014-01-1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같은 딜레마에 빠져있다우. 지금 너무 거슬려요. -.-

김수현이랑 7살 차이난다는데 뽀뽀도 하고 키스도 하고..
쩝. 부럽.. ;;

다락방 2014-01-16 11:25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할 수있어!!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4-01-16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1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4-01-1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머리 자르는 것 너무 귀찮아서 기르기 시작한지 몇달 되었어요. 초반에는 실삔으로 고정했고요. 지금은 반머리용 핀으로 넘길 만큼 자랐어요. 몇 달 더 버티면 뒤로 묶는 사이즈만큼 자라지 싶어요.
전 머리띠를 하고 싶지만 두상이 커서 머리띠는 제가 아프더라구요.ㅜ.ㅜ

다락방 2014-01-16 13:35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동안이셔서 앞머리 없어도 괜찮을것 같아요. 노안에게 앞머리는 필수라(흑흑) ... 그치만 저도 정말 귀찮아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비로그인 2014-01-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에 댓글 달면 여자 사람인 거 맞죠?

- 그래서 댓글 달기로 결심(씩이나^^) 했어요.

사실 모든 헤어의 지향은 동안에 있으니, 핀을 이용한 앞머리의 깻잎화 한방이면 끝나는 거라고.,.조심스럽게 제안합니다. 다락방님은 충분히 회사 사람들의 시선에 맞설 수 있는, 초강력 에너지( 그러니까 한마디로 귀요미)가 있으니까요^^

다락방 2014-01-16 14:12   좋아요 0 | URL
아........깻잎화...............흔들리네요. 흔들흔들.. 깻잎..해볼까요. 하앙- 갑자기 깻잎머리 하고 만났던 남자친구 생각도 나고..이십대 중반의 일이었고 남친이 마구 웃었던.. 그 날의 기억.. 그 남자는 잘 지내는지......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견디셔님,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요, 제게 귀요미는 없습니다. 전혀, 전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해변의신밧드 2014-01-16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코 책 받았다고 댓글 단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죄송합니다. 야금야금 읽어서 이제 다 읽어가는데, 저 사실 로맨스 소설 처음 읽거든요. 므흣한 게 참 좋아서 이 책을 계기로 더 읽고 싶어졌답니다 ㅎㅎ 재밌는 책 보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왕꿈틀이도 참 맛났답니다>_<

다락방 2014-01-16 14:14   좋아요 0 | URL
어떻게, 밤에 야한 꿈은 꾸지 않으셨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저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성인남녀가 뭘 그렇게 불붙었는데 중단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 그 날 생각하면 후회할텐데. 그 때 할걸..하고(뭘?) ㅋㅋ

chandelier 님이 가장 먼저 댓글 달아주셨었는데, 마침 그 때 동료가 준 꿈틀이가 제 책상에 있었어요. 그래서 숑- 넣어드릴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께는 책만 보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행운..이신겁니다!

blanca 2014-01-1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앞머리가 있었던 적이 예전에 회사 여직원이 앞머리 내려 보라고 하도 꼬드겨서--;; 앞머리 자르고 그 앞머리를 뒤로 넘기기까지 하도 고생을 해서...그게 한 번도 앞머리를 내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앞머리가 밑으로 내려가는 게 아니라 자꾸 올라가는 것처려 삐쳐서 우스꽝스럽게 되더라고요. 이젠 정말 앞머리를 내는 게 좋을 나이가 됐는데 역시나 앞머리는 저의 꿈이예요. 그런 의미에서 다락방님 부러워요. 저도 앞머리 연습좀 해서 나이 더 들면 필히 내려야 할 것 같은데. 잘 될지는 모르겠어요. 그리고 위에 방출받으시면서 꿈틀이 받으신 분 부럽네요^^;; 방출 소식도 못 챙겼어요.

다락방 2014-01-17 14:16   좋아요 0 | URL
전 어제 하도 우울해서 미장원에가서 앞머리를 잘랐답니다. 다시 짧게 가기로 확실히 결심하고..그런데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자르고나니 기분이 나아졌어요. 아마도 그건 앞머리를 잘라준 미장원 원장님이 예쁘게 드라이까지 해주시는 바람에 ..거울을 보니 스스로 약간 예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도 앞머리 내리면 그때마다 실망을 했는데 다행히도 지금 다니는 미장원 원장님이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시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셔서 몇 년째 잘 내리고 다니고 있답니다. 흑흑.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분이에요. 흑흑. 역시 앞머리 짧으니까 길 때보다 좀 더 젊어 보이긴 하네요..orz

꿈꾸는섬 2014-01-16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앞머리 내리면 꼭 후회하게 돼어서 몇년째 앞머리는 절대 내리지 않는데, 그래도 가끔 앞머리 내리고 싶다는 생각 저도 해요. 근데 앞머리 내리고나서 그 후에 꼭 후회해서 ㅋㅋ 그냥 기르는 쪽이에요.

다락방님, 늦게 인사올려 죄송해요.
화가와 정원사 잘 받았어요. 고맙습니다. 잘 읽을게요.^^

다락방 2014-01-17 14:17   좋아요 0 | URL
저도 언제나 후회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엔 그렇지 않았어요. 정말 잘 내렸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죠. 오래 앞머리 있었으니 이젠 길려볼까 하다가 어제 퇴근길에 미장원 들어가서 다시 잘라버렸답니다. 자르고나서 또다시 아, 자르길 잘했다, 하는 생각을 했어요. 헤헷.

화가와 정원사, 실은 저는 읽다가 포기한 작품이에요. 꿈꾸는섬님 취향에는 잘 맞을지 모르겠어요. 잘 받으셨으니 다행이고, 즐겁게 읽으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세실 2014-01-17 0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딜레마!!
앞머리는 동안의 기쁨은 있지만 나이 제한이 있어요.ㅎ
지금 앞머리 기르고 있는데 고개 숙였을때 얼굴의 반을 가리는 그 느낌 안좋아서 핀을 꽂았지만 주변에서 말리네요.ㅜ
내 나이땐 어떤 헤어 스타일이 어울릴까요? 커트 뽀글? 으악!

다락방 2014-01-17 14:19   좋아요 0 | URL
사실 나이 들었는데 긴 생머리도 별로 예쁘게 보이질 않잖아요. 긴생머리는 젊은 여자들의 특권 같은걸로 느껴졌거든요, 제게는요. 그런데 안젤리나 졸리를 보면서 전혀 그렇지 않다는 데 생각이 미쳤어요. 나이 들어도 어떤 여자들에겐 긴 생머리가 어울리고 예쁜겁니다. 뭐, 안젤리나 졸리 보고 생각한거니.......모두에게 해당되는 게 아닌게 당연하지만. 킁킁.

전 더 나이들면 길려서 올리고 다니고싶어요. 제 성격상 머리 올리고 다니는 게 제일 잘 맞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신경도 안 쓰이는 것 같아요. 제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세실님도 올림머리 어떠세요? ㅎㅎ

bitter 2014-01-1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서재에 책 인증 글 올리려다가 댓글 쓰는 것도 미뤄졌네요. 늦게 달아서 죄송합니다 ㅜㅜ
우체국 택배로 빨리 와서 놀랐답니다. 저는 3일정도 걸릴 줄 알았거든요! 여튼 다락방님의 정성 어린 택배에
감동했습니다. 아. 혹시 책 앞에 포스트잇에 적은 펜이 만년필인가요? 왠지 만년필 느낌이라서요!

다락방 2014-01-20 18:47   좋아요 0 | URL
아,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우체국 택배는 진짜 짱이에요. 보내면 바로 다음날 슝- 배송이 되지 뭡니까!
근데 제가 포스트잇에 어떤 펜으로 적었는지 기억이 잘...나질 않네요?? 90프로의 확률로 만년필로 적었을 것 같긴 하지만..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기억이 잘 ㅠㅠ
 
솔로몬의 위증 3 - 법정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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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고 이것이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라는 고발장이 학교에 도착한다. 그 고발장은 그 학교의 유명한 불량학생 세 명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1,2권은 떨어져 죽은 학생과 고발장을 보낸 학생, 그리고 불량학생과 그 외 다른 학생들의 각자의 고독 혹은 아픔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이 책의 3권에서는 그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기 위해 학생들이 재판을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나는 여전히 중학생들이 이렇게 재판을 '잘'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받아들여지질 않는다. 재판 자체를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 잘 해내다니, 이게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회의적이랄까. 이것은 작가의 무리수가 아닐까,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서라면 좀 지나친 소설적 장치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반드시 이 장치어야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장치를 통해서, 다시 말해 이 재판을 통해서야 비로소 속으로만 곪았던 아이들의 각자의 심정을 토로해낼 수 있게 되니까. 재판은, 그들에게 증인 혹은 피고인등의 역할을 부여하면서 그들의 심정을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외롭고 고독한 그들이 차마 자신의 입으로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그들에게 질문을 하고 또 답함으로써, 그렇게 바깥으로 끄집어낸다. 이 재판의 목적은 애초부터 '잘잘못을 가려내 나쁜놈을 벌 주자' 가 아니었던만큼, '진실이 무엇인지' 알기 위했던 것인 만큼, 우린 모두 각자의 사정 혹은 제 몫의 진실을 가지고 있고, 그것들이 하나하나 모두에게 알려지면서 이 재판은 커다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들어가면서, 3권에서는 눈물이 마를 시간이 없었다. 출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도 내리기 직전까지 눈물이 자꾸 나서 코를 훌쩍였다. 그제서야 나는 미미여사가 대단한 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이래야만 했구나, 이래야만 했어. 이렇게 해야만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어. 이것은 지나친 장치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그래야만' 하는 장치가 되었구나. 재판을 함으로써 이 책은, 할 말을 하게 되고 가야할 곳을 가게 되고 봐야할 것을 본다. 그리고 책 속의 모든 인물들과 나는 모두 들어야 할 것을 듣게 된다.



"결국 자살방지 특효약이란 건 없는 거네."
눈에 깃들었던 분노의 빛을 지우고 야마노 가나메가 중얼거렸다. "음악가의 세계에도 비극은 무척 많아. 예술은 어떤 사람은 구하지만, 또 어떤 사람은 궁지에 몰아넣으니까." (p.630)


나를 구원해준 방법이 다른 사람도 반드시 구원해준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 내 방식의 문제 해결이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문제 해결 방식이 될 수도 없다. 누군가는 자신안의 깊숙한 곳에 숨겨둔 고독과 외로움을 바깥으로 끄집어내어 털어놓고자 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는 그것을 털어놓았을 때 외려 나로부터 더 멀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말할 수 없게 된다. 


나라면 그 사실을 아는 순간 도망쳤을지 모른다. 저 간바라 가즈히코에게 그런 과거가 있었나 하며 겁을 집어먹었을지 모른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 멀어졌을지 모른다. (p.571)


나는 언제나 죄책감에 약해진다. 죄책감이 인간을 인간이게 해주는 마지막 보루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죄책감이란 게 있기 때문에 인간은 다시 또다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고 남을 도울 수 있게도 된다. 그러나 그것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강력한 것이라서 한 번 자리잡은 이상 도저히 자리를 떠날 생각을 않는다. 이 책에서도 중학생이 세상을 떠났고, 그 사건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그 마음들중 누군가의 것에 죄책감은 가서 박힌다. 그 죄책감은 그들을 후회로 이끌고 사슬이 된다. 이 책에서의 재판이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발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면, 거기엔 외로움과 고독과 억울함을 토로하는 것과 더불어 죄책감을 드러내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느끼지 않아도 되었을 죄책감, 그것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학생들은 '친구가 되어' 재판에 열중한다.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며 이 책을 읽었지만, 그렇다해도 나는 여전히 이 재판이 '현실성'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지금 여기에서 같은 상황이 발생해서 중학생들이 재판을 한다면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잘해낼 수 있을까? 공정한 판결이 나올까? 아니 판결이 아니라 진실에 다가설 수나 있을까?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처를 털어낼 수 있다는 건 '소설이기에' 가능한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재판이 혹여라도 열린다면, 이 재판에 참여한 사람들과 방청인들 중 누군가는 반드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우울하고 나만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비로소 주변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될 거라고. 혹여 우울하지도 고통스럽지도 않은 사람이었다면 세상에 나같은 사람만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걸 자각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고. 현실에서의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신의 자식이 이런 재판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랄테고, 또 학생들 스스로도 그러려고 하지 않겠지만, 분명 참가하는 사람들중의 일부는 성장할 것이다. 어제와는 다른 내가 또 오늘과는 다른 내가 미래에 되어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을 하기 위해 재판을 해야하는 건 아니지만, 그 재판에서 누군가의 말을 들으려고 한다면 그렇게 듣게 된다면, 전과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조금 더 쉬워지지 않을까.



그 녀석은 악마다. 나는 안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세상에는 그런 인간이 있다. 남들과 공존하지 못하는. 항상 자신이 특별한 존재여야 직성이 풀리는. (p.635)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특별하길 원한다. 가끔은 특별하다는 착각도 하고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되면 좌절감과 절망감에 고개를 숙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특별하다. 우리 모두는 특별한 존재다, 자기 자신에게는. 그러니 내가 생각하는 특별한 인간이 아닌 것 같아 좀 더 깊은 고독속으로 침잠하게 될 때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결국 미미 여사가 하고 싶었던 말도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내가 태어난 의미를 찾는 건 나 자신이다. '시시한 인간'인 나는 스스로 나 자신을 찾아낼 것이다. (p.638)



그러나 내가 나 자신에게 스스로가 특별한 존재임을 아무리 인식시키려고 해도 부족할 때가 가끔은 찾아온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그 사실을 잊을 때, 그 사실을 우리에게 상기시켜 줄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은 그런 사람을 찾지 못해 우리가 절망하고 외토리가 되어버리고 마니까. 그래서 이 책속에서 가전제품점 아저씨의 괜찮냐는 말 한마디가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물어주면 좋을텐데, 괜찮냐고, 정말 괜찮은거냐고, 그렇게 한 번 더 보아주고 물어주었다면,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덜 고독하고 덜 외롭고 죄책감도 줄어들 수 있을텐데.


"너, 괜찮겠니?"
고바야시 슈조가 질문을 던진 '너'는 후지노 검사가 아니었다.
"정말 괜찮겠어? 응?" (p.536)



<모방범>, <마술은 속삭인다>, <낙원>, <이유>, <화차>, <눈의 아이>, <스텝파더 스텝>, <이름 없는 독>, <스나크 사냥>, <지하도의 비> 까지, 내가 그간 읽어온 미야베 미유키의 책을 꼽아보니 몇 권 되는데, 이 책, <솔로몬의 위증> 1,2 권을 읽으면서 이 책들중 어딘가에 끼어도 억울하지 않을 그동안의 미미여사의 책들과 별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 책, <솔로몬의 위증> 3 권을 읽으면서 내 생각은 바뀌었다. 그간 내가 읽어온 미미여사의 책 중에 이 책이 최고다.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내 귀로 정확히 들어왔고 그리고 정확하게 마음에 스몄다. 가장 많이 내 마음을 움직였고 가장 많이 울었다. 등장인물들의 그 마음들에 공감하는 내 자신이 미울 정도로 나는 그들이 되었다. 그리고 고마웠다. 책 속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말할 수 있도록 해줘서. 그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해줘서. 그게 바로 내가 바라는 바였으니까.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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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2014-01-15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거 제 일정상 읽는 데 좀 걸렸는데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보고 재밌어서 본가에 가져다 드렸더니 엄마가 이런 걸 좀 써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4-01-15 17:17   좋아요 0 | URL
오, 어머님이 이걸 다 읽으셨어요? 멋져 ♡.♡

1,2권까지는 무섭고 좋고 그랬는데 3권에서 아주 그냥 사람을 훅 빨아들이네요. 읽으면서 계속 생각했어요. 좋은 책이다 좋은 책이야, 라고 말이지요. ㅎㅎ

유부만두 2014-01-1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그래요? 전 1, 2권을 읽고 나서 3권은 포기했어요.... 3권 출간이 늦은 탓도 있지만 2권에서 이야기를 너무 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아, 어쩌나...

다락방 2014-01-15 17:17   좋아요 0 | URL
아니, 어떻게 포기할 수가 있죠? ㅎㅎㅎㅎ 저는 3권이 너무 궁금했는데요. 그리고 읽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로요. 유부만두님, 3권 도전하세요!

얼음장수 2014-01-15 1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바빠서 못 읽던 차에
누나한테 빌려준 책이네요.
어서 받아서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4-01-16 08:47   좋아요 0 | URL
저는 사놓고 남동생이 먼저 읽었어요. 남동생은 <모방범>이 더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이 훨씬 더 좋았어요. 책장은 모방범이 더 빨리 넘어갔던 것 같긴 하지만.. ㅎㅎ

어서 읽으세요. 그나저나 잘 지내고 계신겁니까?!
 
















지금은 이 책의 3권을 읽고있는 중인데, 이 책의 2권까지 읽었을 때, 나는 오래전에 본 영화 <메디엄>이 떠올랐다. 영화 <메디엄>에서는 암에 걸린 소년이 나오고, 그 소년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이사를 간 가족이 나온다.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그 집에는 귀신이 살고 있었고 소년은 그들의 기척을 느낄 수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소년이 그 집을 이상하다고 해도 식구들은 몸이 약한 소년이 하는 말이라 믿어 주지 않았던 것 같다. 소년에게는 부모님도 계셨고 누나(여동생??)도 있었고 어린 동생들도 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 다른 형제들과 귀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맞서 싸워야 할 때, 소년은 그 싸움이 자기 혼자 끝내야 하는 싸움임을 알게 되고 식구들을 모두 집밖으로 내보낸다. 그리고 자기 혼자 그들과 싸운다.
















그 때.


영화를 보면서 계속 울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는 공포영화였는데, 나는 귀신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소년이 거기에서 혼자 맞서 싸우기 때문에 울었다. 무서운 건 모두에게 무섭지 혼자만 안 무서웠던 건 아니다. 무서운데, 그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걸 깨닫고 혼자 싸우기로 결심하는, 그 고독의 순간, 그 고독의 순간에 발휘한 용기가, 무섭고 안타까워서 울었다. 대체 왜 귀신 영화를 보고 울어야 하는지, 나도 내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자꾸 눈물이 나서 어쩔 수가 없었다. 누나는 자신도 들여보내달라고 동생의 이름을 부르고 문을 두드리지만, 소년은 아랑곳않고 그들과 맞선다. 그 때의 그 무섭고 슬픈 기억이, 그래서 내가 줄줄 눈물을 흘리던 기억이, 이 <솔로몬의 위증>을 읽으면서 떠올랐다. 이 책도 다르지 않아서.



<솔로몬의 위증>에서는 자살한 중학생이 나온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 열두 시부터 두 시 사이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소년. 그 소년의 시체 위로 눈이 내려 쌓였다. 그리고 그 시체를 발견한 같은 반 학생부터 시작해 다른 학생들의 생활도 보여지는데, 고독하고 쓸쓸한 사람이 너무 많은거다. 그 어린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이겨내려고 나름의 방법을 찾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운거다. 밤 열두시에 사람도 별로 없는 학교 운동장, 그리고 옥상에 올라가는 소년은 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 어리석은 아빠와 늘 아프다고 골골거리는 엄마와 함께 사는 소년은 대체 누구에게 의지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에 난 여드름이 부끄러운 소녀에게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진다고 신경쓰지 말라고 말하는 부모들은 너무나 야속하기만 하고. 누군가와 친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전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사람을 무조건 일단 잡고 봐야만 하는 그 마음이 부서질 것만 같고. 그런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기로 마음먹고 그래서 그 결과가 엄청나게 파괴적으로 나왔다고해서, 그 아이들에게 조금만 더 인내하지 그랬느냐고,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연쇄살인범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잔인하게 죽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이 너무 무서웠다. 혼자인 그 밤이, 그 밤에 그들의 머릿속을 채웠을 생각들이, 부서질 것 같은 그 영혼들이, 지탱하고 버티자고 생각해낸 그 방법들이, 그 방법들 사이로 스며드는 혹은 표현되는 악이, 무서웠다. 1권을 다 읽은 새벽에는 베개를 가지고 안방에 가 엄마 옆에 누워 잤다. 도저히 혼자 잘 수가 없었다. 2권을 읽은 월요일 새벽도 마찬가지. 두시 넘어서 책을 다 읽고 불을 껐는데, 모든 소리에 다 민감해지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는거다. 또다시 안방으로 가고 싶었지만, 그 전날처럼 아빠가 근무인 게 아니라 아빠 엄마가 안방에서 같이 주무신다. 차마 그 옆으로 갈 수는 없지. 남동생 방으로 가서 같이 자자고 할까..생각하다가 가뜩이나 잠귀밝은 예민한 남동생 다음날 출근에 지장있을 까봐 그러지도 못하고...어떻게 이 무서운 마음을 진정시킬까 싶어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마침 깨어있더라. 그래서 통화를 했는데, 통화를 하면서도 좀처럼 무서운 마음이 진정되질 않는거다. 아. 안되겠다. 어쩔 수 없다. 할 수 없다. 나는 베개를 가지고 안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새벽 세 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는데, 아빠 엄마가 누워있는 이불에 한 사람이 누울 틈이 보이질 않는거다. 아..다시 내 방에 가야겠다 싶은데 인기척을 느끼고 아빠 엄마가 다 깨셨다. 엄마는 너 여기 왜 왔냐고 물으셨고, 나는 아니야, 라고 얼버무리며 나가려는데, 여기서 자고 싶은거냐고 엄마가 물었다. 나는 그러려고 했는데 자리가 없네 그냥 갈게, 하고 가려니 엄마가 아빠 쪽으로 바싹 더 붙고 아빠도 좀 더 옆으로 가시며 한 사람 누울 자리는 마련해주셨다. 와서 자. 나는 아빠 엄마 불편하잖아, 했더니 아빠도 엄마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어서 누워 자라고 하셨다. 응. 하고 누웠더니 엄마가 꿈꿨냐고 물으셨고, 나는 책 읽었는데 그게 무서웠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 옆에 누워 무섭지 않다고 생각하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니, 내일모레 나이 마흔인데 이게 뭔 짓이야... ㅠㅠ 이래가지고 나에게 독립은 먼 일이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 읽고 무서워서 잠도 못자고(어떤 소음엔 꺅 소리도 질렀다 ㅠㅠ), 벌벌 떨면서 이래가지고 어떻게 독립을 해. 아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방으로 가기 전 침대에서 이불을 덮고 뒤척이면서 생각했다. 씨양, 이럴 땐 결혼이 답인건가...................Orz




<솔로몬의 위증> 3권은 재판과정이다. 무척 재미있게 읽고있긴한데, 솔직히 좀 말이 안된다는 생각 때문에 짜증나는 부분도 있긴하다. 무슨 중딩들이 이렇게나 재판을 잘한단 말인가!! 이게 말이 돼? 나의 중학교 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나는 매일 하교하면 애들하고 몰려다니면서 쫄면이나 떡볶이 먹으러 다녔는데. 피둥피둥 살이 쪘는데. 신해철한테 팬레터를 써보고, 또 뭘했더라....여튼 설사 내가 재판을 할 수 있는 아이라 해도 그렇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저런 재판이 중학생들 사이에서 가능하단 말인가? 이건...뭐랄까...재미있게 읽고있긴하지만.....그래도 좀 너무 심한 것 같다. 킁. 진실을 알리는 좋은 방법이라는 데엔 동의하지만, 그래도 너무 잘해.....쩝...




날씨가 추워지면서 사무실엔 히터를 틀기 시작했다. 히터를 틀면서부터 공기가 건조해져 눈이 꽤 아팠다. 수시로 끄고 창문을 여는등 건조한 공기를 빼내려고 해봐도, 퇴근무렵이면 어김없이 눈이 피로해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책을 읽는 대신 눈을 감고 있곤 한다. 눈이 피로하면 온 몸이 다 피로해지는 것 같아 이 겨울을 대체 어떻게 보내야 한단 말인가, 하고 고민하던 중, 작년 겨울에도 내가 이랬었다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래, 작년 겨울에도 건조했다. 그래서 내가 어떻게했지? 그 때 퍼뜩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으니 '화분에 물을 주자'는 거였다. 작년 겨울에도 건조했고 퇴근무렵이면 녹초가 되었는데, 나는 그무렵 사무실에 여러개 놓여진 난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난에 물을 주는거야 여름에도 해왔던거지만, 사실 나는 식물을 키우는데 영 소질이 없어 몇 번이나 죽이곤 했던거다. 잘하지 못하는 것이니 더 관심이 시들해질 밖에. 그렇지만 나는 그 겨울, 가습기로도 해결되지 않는 건조한 공기에 맞서고자 열심히 난에 물을 주었다. 그랬는데, 놀랍게도 겨울이 끝날 무렵, 난에 꽃이 피기 시작했다. 몇 년을 사무실에서 난을 키워왔지만 꽃이 핀 건 처음이었다. 라식수술 후에 겨울히터나 여름 에어컨에 눈이 더 건조해져 피로해짐을 느꼈고, 그게 고통스러워 내가 살자고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한건데, 늘 죽어나가기만 하던 난이 맙소사, 꽃을 피워낸거다. 내가 화분에 정성스레 물을 주고 돌본건 맞지만, 그건 화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였다. 나 살자고 물을 줬더니 화분이 살았고, 그 일이 내게 기쁨을 줬고, 지독한 건조함으로부터도 나를 탈출시켜줬다. 꽃 향은 사무실에 잔잔하게 퍼졌고, 아름다웠다. 볼 때마다 나에게 행운이 깃들것만 같아 마음속으로 조용히 축복을 빌며 물끄러미, 꽃을 바라보곤 했다. 



계절이 바뀌고 나는 꽃을 피웠던 난을 잊었고, 그 때의 그 감동을 잊었다. 그러나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다시 이 계절로 돌아왔고, 나는 내가 지난 겨울을 어떻게 살았는가 돌아보다가 다시 화분에 물을 주기 시작했다. 화분에 물을 주지 않아도  살 수는 있겠지만, 화분에 물을 준다면 화분이 살고, 화분이 살면 내가 전보다 더 잘 지낼 수 있다는 걸 아는 까닭이다. 


상사가 난에 알러지가 있다고 난 화분을 모두 치운 터라 사무실에 더이상 난은 남아있질 않다. 그저 나무가 심어진 커다란 화분 두 개뿐. 그래서 열심히 물을 주었다. 건조함과 싸우자! 그랬는데 며칠전에, 다 죽어가던 나무였는데, 그래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건만, 새로운 잎들이 자라기 시작했다. 줄기가 위로 뻗고 작고 여린 잎들이 쑥쑥. 악. 이게뭐야!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오래전, 첫직장에 다닐 때, 그 때도 사장실에 있는 난 화분에 물을 주었어야 했는데, 나는 그게 그렇게나 싫었다. 그래도 막내였고, 시키는 일을 잘해야지 싶어 꼬박꼬박 잊지 않고 물을 줬더랬다. 그러나 사실 나는 그런 일, 생명을 키우고 돌봐주는 일엔 관심도 없고 잘해내지도 못한다는 걸 아는터라, 그 화분들을 잘 키울 자신은 없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난 화분들의 잎은 썩어나가기 시작했고 사장님은 내게 영양제좀 사다 꽂아보라고 하셨다. 영양제를 사다 꽂았더니 사이다랑 섞어 보라고도 하셨고. 니뮈. 니가 해라. 니 방에 있는거. 그런 생각이 몇 번이고 찾아들었고 그 말이 행여 입밖으로 나올까 번번이 참아댔다. 자기가 좋아서 자기 방에 둔 거면 자기가 좀 알아서 키워야 되는거 아닌가. 여튼 나는 사장실의 화분을 잘 키운다거나 살리는 데는 통 재주가 없는 사람이었고, 집에서도 화분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건만, 내가 급해지자 화분을 쓰다듬기 시작한거다. 아. 역시 나란 인간은 이기적이기 짝이 없구나. 이래서 내가 혹여라도 혼자 살게 된다면 식물도 못 키우고 동물도 못 키우겠단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동물을 키우게된다면 미필적고의에의한 학대..를 하지 않을까. 때리거나 하는 학대가 아니라 관심없음 혹은 방치..의 학대. 같이 살자고 데리고 왔으면 돌봐줘야 하는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내 몸뚱아리 하나 지키는거에만 이기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까. 아무튼 자기가 키울 화분엔 자기가 알아서 물주자. 영양제도 줄라면 자기가 주고.



오늘 화분의 잎들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대면서, 이러다가 팔 얇아지는 거 아닐까, 므흣, 하는 베리베리 긍정적인 상상을 했다. 화분도 살고 건조함도 사라지고 팔도 얇아지고 홍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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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 2014-01-1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살자고 화분이 살고 살아나는 화분이 기쁨을 선물했듯이 다락방님 좋자고 쓴 글이 또한 누군가에게 삶의 기운과 힘을 불어넣는 생명의 온기일 거라 믿어요

다락방 2014-01-15 17:1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제가 좋아서 쓴 글인데 누군가가 재미있게 읽고 공감한다면 그야말로 좋겠지요. 므흣.

아무개 2014-01-14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저도 너무 건조해서 사무실 창문 열었다 닫았다 무한반복.
그래도 건조해서 수건을 적셔서 옷걸이에 걸어 놨어요. 별 도움은 못되는듯 하지만....

2.식물이든 동물이든 어떤 존재의 생사를 쥐고 있는 사람은
참 ..귀찮아지죠.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하고 싶지 않은 때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늘어나니까요.

3.<따귀맞은 영혼> 있는 줄 알고 찾아보니...알라딘에 팔아버렸네요. 다락님 드릴라고 했드만 ㅜ..ㅜ

4.5번째 새끼 고양이가 엊그제 입양을 갔답니다.
지난주 내내 울고불고 했더니 얼굴이 부은상태로 그냥 굳어버려서 꼴이 말이 아니지만
좋은분께 입양되어 마음은 좀 편안하네요.

5.지금 군주론 읽고 있는데 졸려 죽겠어요 후암~

6.전 내일 월차내고 쉽니다.(배아프죠?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다락방 2014-01-15 17:20   좋아요 0 | URL
1. 저도 가습기도 틀어놓고 걸레도 적셔놓고 화분에도 물도 주고 그러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조하면 더 졸린가요? 아주 미친듯이 졸고 있네요, 요즘 ㅠㅠ

3. <따귀맞은 영혼>은 안타깝네요.. ㅠㅠ 그치만 중고알림등록 신청해두었으니 나오는대로 즉시 주문할 예정입니다. ㅋㅋ

5. 저는 군주론은 청소년용으로 읽었던 것 같네요. 그걸 다 읽고나면 아무개님이 어떤 느낌을 받으실 지 궁금해요!

6. 치..월차라니... 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레와 2014-01-14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따뜻한 공기 나간다고 창문을 못 열게해요. ㅡ.ㅡㅋ
가끔 콧구멍에서 시커먼게 나와요.
아.. 욕나와. -.-

다락방 2014-01-15 17:20   좋아요 0 | URL
겨울일수록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야 감기도 안걸리고 건강에도 좋다고요. 환기를 못시키게 하다니..너무해...점심먹고 3분만이라도 환기 시켜봐요. 아놔 ㅠㅠ

자작나무 2014-01-14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습기 드릴까요?

다락방 2014-01-15 17:21   좋아요 0 | URL
가습기 있어요. 그런데 저 가습기로는 부족한 것 같아서요. 책상에다 놓는 미니 가습기를 또 사다 놓을까..하다가 그건 또 귀찮겠지..싶어서....하하 역시 화분에 물 주는게 장땡인듯요.
그나저나 오랜만이네요?

mira 2014-01-14 16: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에 물을 줘도 식물을 죽이는 사람인데요. 저도 꽃피우고 싶네요 ㅎㅎ

다락방 2014-01-15 17:21   좋아요 0 | URL
저도 물 줘도 식물들이 죽기만 했었는데 작년부터는 살리는 손이 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 샤라라랑~

세실 2014-01-14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왜 화분에 물을 주는 일이 즐거울까요?ㅎ
난 아직도 깜깜한 밤에 혼자 집에 있음 무서워요.ㅜ

다락방 2014-01-15 17:22   좋아요 0 | URL
전 화분에 물 주는게 '일'처럼 느껴져서 싫은것 같아요. 도무지 즐겁지가 않아요. 애초에 동식물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

저는 식구들 있어도 제 방에서 무서워하는걸요. 이래가지고 어떻게 독립합니까 세실님 ㅠㅠ 제가 제 걱정이 됩니다. ㅠㅠㅠ

나비종 2014-01-14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독이 무서울 정도로 추운 건. . 혼.자. 넘어야하는 순간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사람이 결국은 스스로 다리를 굴려야 그 자리에서 더 나아가는 것처럼, '고독'이라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건 옆에서 잡아주는 사람도 아니고,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도 아니겠지요. 옆에 누운 사람이 답은. . 음. . 아닐 때가 많습니다. ㅡㅡ; 오히려 나는 고독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옆에서 코골고 자면 더 외롭습니다.(외롭다기보다는 정확히 표현하자면 화가 나지요. 흠~ 열나서 무서움이 싸악 사라지기는 하네요^^;)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같다고나 할까요? 커지기도 작아지기도 때로는 발 아래서 안 보이기도ㅎ. 그래도 글을 쓸 때는 필이 잘 꽂히지 않나요? ㅎㅎ

저도 선인장도 죽이는 마법의 손이었는데, 몇 년 전부턴가 슬금슬금 식물이 살아나더라구요. 아직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선인장 잎 쪼가리가 있습니다ㅎㅎ

다락방 2014-01-15 17:25   좋아요 0 | URL
혼자 용기를 내는 그 순간, 그 순간이 가장 무섭고 힘든 시간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용기를 낸 사람들이 더 대단한 것 같고요. 저도 그 생각을 했어요. 옆에 누군가 누워있다고 그 사람이 내 무서움을 다 해소해줄 수 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것이다, 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나올테고, 번번이 나 무섭다고 안아줄 수 있는 상황은 아닐테니 말이지요. 역시 엄마..가 답인 듯요. -_-

외로움이 필이 잘 꽂히기보다는 제 경우엔, 결핍된 상태가 필이 더 잘 꽂히는 것 같아요. 외로움도 결핍의 일종이라 볼 수 있을텐데, 쉽게 말하자면 음, 연애중일 때보다는 짝사랑 중일 때 글이 더 잘 써지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하. 역시 사랑중의 최고는 짝사랑인 듯 합니다.

단발머리 2014-01-15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결혼했어도 무서운 꿈 꾸면 엄마가 생각납니다. 에잇, 휘리릭~

다락방 2014-01-15 17:25   좋아요 0 | URL
엄마는 진리입니다!

무스탕 2014-01-15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분무기 두 개로 쌍분무기 만들어서 뿌리세요.
한쪽 팔만 가늘어지는 부작용이 있을수 있어요 =3=3=3

다락방 2014-01-15 17:26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한쪽 팔만 모델 팔 될까봐(응?) 양쪽으로 번갈아 가며 물 주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