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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레이라가 주장하다 (양장)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2
안토니오 타부키 지음, 이승수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2월
평점 :
잔소리 듣는 걸 몹시 싫어하는 나는 학교다닐 때 지각하거나 숙제를 해오지 않는 학급 친구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제 시간에 오고, 해오라는 대로 해오면 아무 말도 듣지 않을 수 있는데, 왜 해오지 않고 저 잔소리를 듣고 있지? 나는 모범생이었고 선생님의 귀여움을 받았고 전체 조회시간에 교단에 나가는 우수한 아이었는데, 그건 우수한 학생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모든걸 하라는대로 잘 해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잔소리를 듣는 게 싫었고 내가 듣는것 만큼이나 학급 친구들이 듣는 것도 싫었다. 누가 누군가에게 잔소리를 하는 상황이 너무 짜증이나서, 그래서 그 애들을 그다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가 잔소리를 듣는것보다 더, 내가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도 싫어했다. 워낙 무심한 성격이라 잔소리 할 일이 별로 없기는 하지만, 이런 나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황, 어떤 사람들을 보면 참지 못하고 직설적으로 퍼부어대며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겼는데, 듣는것보다 하는 게 더 싫었던 나로서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 하게 만드는 사람과 대체적으로 오래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짜증나니까. 나는 하기 싫으니까. 이렇게 무심한 나조차 성질나게 하다니, 나는 잔소리하면서 살고 싶지 않는데, 잔소리는 나를 굉장히 스트레스 받게 하는건데, 나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나로 하여금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되게 하는 '알아서 잘 하는' 사람들과 더 오래 관계를 유지하게 됐고, 상대로 하여금 신경쓰이지 않게 알아서 잘 지내주는 사람이 상대를 배려해주는 것 같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 그러다 오랜만에 잔소리를 퍼붓고 싶어지게 만드는 인물을 만났다. 그의 삶에 끼어들어 뭔가 참견하고 싶고 해결하고 싶게 만드는 인물. 바로 이 책의 주인공, 페레이라 였다.
페레이라는 오래전에 아내를 잃고 혼자 지내는 남자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혼자 잠든다. 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하는 기자이며, 그런 그의 삶은 조용하고 단조롭게 흘러갔다. 자신이 속한 포르투갈이라는 나라가 정치적으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거기에 깊게 관여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이 책의 표현대로라면 '개인주의적 무정부주의자' 쯤이 될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문화면의 수습기자로 '몬테이노 로시'라는 젊은 남자를 고용하게 되고, 그를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은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나는 그 문제가 빠른 시간내에 해결되기를 원한다. 만약 해결될 수 없는 문제라면 그 문제에 집착하지 않기를 원한다. 그래서 문제에서 허우적대며 빠져나갈 구멍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볼 때 답답함이 폭발해버리는데, 그런 경우 잔소리가 나와버린다. '니가 지금 그 문제를 잊을 수 없다면 해결을 해!' 그러나 상대는 좀처럼 해결을 하지 못하고 그 생각에서도 빠져나오지 못한채 현재를 즐기지도 못한다. 나는 그런 상대와 마주하는 게 싫어 나서서 해결해주며, 이런 방법도 생각 못해내면서 걱정은 왜 하냐고 폭발해 버릴 때가 있곤 하는데, 페레이라를 보면서 자꾸 그런 잔소리를 하고 싶은거다. 그는 자신의 상황에 만족하는 듯 보이지만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그 상황에 발을 들여놓기는 무서워서 역시 내가 있을 곳은 여기라고 되뇌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당시의 그 모습이 답답해서 그저 대범해지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나는 알고 있다. 대범해지는 것이 누군가의 잔소리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런 나조차도 대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페레이라가 고민하는 상황이 사실 나와 다를 바 없기 때문에 내가 더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무릇 인간이란 그런 것이니까. 다른 사람에게서 내 모습을 봤을 때 더 화가나는. 게다가 그는 점점 더 내 화를 불러일으킨다. 제대로 된 기사를 써오지도 못하는 '로시' 에게 개인의 돈으로 원고료를 준다. 원고료 뿐만이 아니라 정부와 맞서 싸우는 로시의 친척의 무리한 요구에도 응한다. 이 때, 내가 옆에 있고 싶었다. 니네 저리가라고, 조용히 사는 사람한테 이러지 말라고, 너희들 상황은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나는 소설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담판을 짓고 싶었다. 나는 내가 번 내 돈을 누군가 노동없이 가로채려는 상황에 무엇보다 화가 나는 부류의 사람이니까.
네, 몬테이루 로시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런데 사실 우리는 박사님의 도움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더 자시헤 설명해보십시오, 페레이라가 말했다. 그러니까, 몬테이루 로시가 말했다, 제 사촌은 돈이 없어서 만일 호텔에서 선불로 방값을 요구하면 지금으로선 돈을 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아니면 마르타가 책임지던가요, 아무튼 돈을 빌려주십시오. (p.77)
아..빡쳐..
그 순간 페레이라는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페레이라는 양해를 구하며 말했다. 이해해주십시오, 하지만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잠시만 실례하겠습니다. (p.77)
아니, 페레이라, 생각하지 마요! 생각하고 말 게 어디있어, 안된다고 지금 이 자리에서 큰 소리로 말해, 그럴 수 없다고, 돈을 빌려줄 수 없다고 말해도 괜찮아요, 그건 잘못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옆에서 침을 튀겨가며 말리고 싶었다. 그러나 페레이라는 그 돈을 빌려준다. 자신조차도 자신이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페레이라는 양초를 끄고 자신에게 물었다. 왜 자신이 이 이야기 속에 끼어들었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를 집 안에 들였을까, 왜 마르타에게 전화해서 암호 메시지를 남기겠다고 했을까, 왜 그와 상관없는 일에 휘말렸을까? 왜 마르타는 어개뼈가 닭날개처럼 툭 튀어나올 정도로 말랐을까? 왜 몬테이루 로시는 그를 보살펴줄 부모가 없는 걸까? 왜 자신은 파레드에 갔고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의 연합에 대한 이론을 얘기했을까? 페레이라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그 물음에 대답할 수 없다. (p.163)
이 책의 절반쯤까지, 나는 답답하고 속이 상해서 이 잔소리 들을만한 친구야, 라고 페레이라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어대고 싶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절반쯤을 넘어가면서부터, 그렇게 행동하는 것, 로시를 돕고 그들의 삶, 그들이 하고자 하는 행위에 끼어드는 것, 그것이 페레이라의 강한 자아가 원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는 변해갔지만, 그건 그 자신이 원한 길이었다. 그의 자아는 그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처음엔 도망치려했고, 끼어들고 싶지 않다고 했고, 자신이 왜그러는지조차 영문을 알지 못했지만, 위 인용문에서처럼, 그 고민은 그들에 대한 것으로 넘어간다. 자신이 왜 그랬을까 부터 시작해 그들에 대한 안위로까지. 이런 의문과 갈등속에 그는 요양원에서 의사인 카르도주 박사를 만나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다. 내가 왜이럴까요?
사실 의심이 생겼습니다, 그 두 젊은이의 생각이 옳은 게 아닐까요? 그 경우 그들의 생각이 옳을지도 모릅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박사님이 아니라 역사가 말해줄 사실입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네, 페레이라가 말했다, 하지만 만일 그들의 생각이 옳다면 내 삶은 의미가 없어집니다. 코임브라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어온 내 신념이 아무 의미 없어질지 모릅니다,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없고 19세기 프랑스 단편들만 소개해야 하는 이 석간신문의 문화면을 담당한 일이 의미 없어지는 겁니다, 더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나는 회개할 필요를 느낍니다, 마치 내가 그동안 신문기자 생활을 해온 페레이라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고 뭔가를 부정해야 한다는 듯이 말입니다. (pp.108-109)
그러자 카르도주 박사는 '정신들의 연합' 에 대해 페레이라에게 말해준다. 나는 이 부분에 빨간 색연필로 밑줄을 그었다. 좀 길지만 옮겨보겠다.
'무수히 많은 자아'의 복합체에서 분리되어 자기 자신을 이루는 '하나의 자아'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정신을 주장하는 기독교 전통에서 나온 순진한 환상입니다, 리보와 자네는 인격을 다양한 정신의 연합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다양한 정신, 그러니까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 아래 있는 정신드의 연합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했다, 규범이니 우리의 존재니 정상성이니 하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 전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신들의 연합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에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더 강하고 힘센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경우에 그 자아는 주도권을 잡고 있던 자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서 정신의 집단 다시 말해 정신의 연합을 지배하게 되죠, 직접적인 공격으로든 끈질긴 침식으로든 또 다른 지배적 자아가 나타나 쫓겨날 때까지 그 주도권은 유지됩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카르도주 박사가 결론을 내렸다, 아마 끈질기게 야금야금 침식해서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지배적인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지 그대그때 그것에 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과일 샐러드를 마저 먹고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그럼 난 뭘 해야 합니까? 페레이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대답했다, 기다릴밖에요, 천천히 침식을 일으킨 후에,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으면서 신문사에서 범죄 기사를 쓰며 이 모든 세월을 보낸 후에,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을 주도 하고 있는 하나의 지배적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그 자아가 표면에 나타나게 내버려두시면 됩니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박사님 자신과 갈등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 박사님께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페레이라 박사님, 결국 그 젊은이들 생각이 옳고 지금까지의 당신 삶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 하십시오, 하지만 아마 앞으로는 박사님 삶이 쓸데없다고 생각되진 않으실 겁니다, 박사님의 새로운 지배적 자아가 이끄는 대로 놔두십시오, 그리고 설탕을 가득 넣은 레모네이드와 음식으로 박사님의 고통을 보상받지 마세요. (pp.109-110)
페레이라가 그 즈음, 나를 친구로 둔 게 아니라 카르도주 박사를 만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행운이었다. 만약 나를 친구로 두었다면, 나는 저런 이론으로 그를 위로하고 힘을 주기 보다는, 당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기 보다는, 엉뚱한 잔소리들로 그와 등을 돌리게 됐겠지.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멘토는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고, 멘토라는 말 자체에는 회의적이지만, 내 삶의 어느 순간, 중요한 시점에, 누군가가 그 자리에 있는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페레이라는 그 때, 자신의 삶에 의심이 들고 확신을 얻지 못했던 그 순간에, 카르도주 박사를 만났다. 로시를 만난것도 그리고 카르도주를 만난것도, 그의 인생에 있어서, 그러니까 그의 다른 강한 자아가 발현될 시점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었으며 있어야 할 일이었다. 내가 내가 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들의 자리에서 그들의 방식으로 내 앞에 나타나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렇다.
자, 페레이라는 위험속에 발을 담갔고, 읽는 나는 그의 친구가 되었다가 독자가 되었다가 하면서 초조해진다. 당신은 이제 위험에 빠졌어, 더 큰 위험이 당신을 기다릴지도 몰라, 어쩔테야,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마지막, 두려움과 초조함은 극에 달하고 그리고 아주 힘차게 그를 응원한다. 책장을 덮으며 나는 페레이라에게 사과한다. 잔소리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미안해요, 내 성격이 급했어요. 페레이라, 당신이 나보다 낫습니다, 월등히 나아요. 결국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강하게 발현된 당신의 자아는, 나의 그것보다 뛰어났습니다. 잔소리를 들어야 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나였어요. 당신이 갈등하는데는, 당신 자아들이 내부에서 분열했기 때문이었어요, 나는 미처 그걸 보지 못했네요, 어쩌면 나야말로 그간 너무 성급한 판단으로 잘못된 행동들을 하며 살았던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과합니다, 그리고 당신 남은 생에 건투를 빕니다. 무사하세요.
그리고 작품 해설로 넘어가서, 나는 이런 단락과 마주친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가 출간된 1994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전후 최초의 우파 연정을 출범시키면서 총리에 오른 해이기도 하다. 베를루스코니는 여러 언론사와 민영방송, 영화사를 소유한 언론재벌로 각종 매스컴을 동원해 국민들의 귀와 입을 막고 불법정치자금 운영, 탈세, 뇌물수수, 마피아와의 결탁 등을 숨겼다. 타부키는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을 '민주주의의 비상 상황' 이라고 정의하며 직접 광장에 나가 시위에 참가하기도 했다. 타부키는 교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언론 검열과 각종 부정에 시달리는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페레이라가 살라자르 정권의 탄압과 폭력을 고발하며 당당히 일어섰듯이 이탈리아 지식인들도 정치적 무관심에서 벗어나 정치 부정을 고발하고 현 상황을 타개할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작품해설, p.200)
타부키는 자신의 주장을 이 책으로 실현했다. 페레이라를 통해서. 페레이라가 로시를 만나던 그 당시, 그 즈음의 포르투갈 상황은 이탈리아의 1994년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알렌테주에서 사회주의자 짐마차꾼이 자신의 마차에서 학살당했고 거기 실려 있던 멜론에 온통 피가 튀었다는 그런 소식을 누가 감히 전할 용기가 나겠는가? 누구도 없다. 왜냐하면 나라 전체가 침묵했고, 침묵하는 것 이외에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사람들은 죽어갔고 경찰은 학살을 자행했다. 페레이라는 다시 죽음을 생각하자 땀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는 죽음의 악취가 진동한다고, 아니 유럽 전체가 죽음의 악취를 풍긴다고 생각했다. (p.14)
조간신문을 가져갈 수도 있겠지만 포르투갈 신문들이 웨이터가 언급했던 사건을 보도했을지는 의문이었다. 단순히 소문만 돌 터였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이다. 소식을 알자면 카페에서 물어보거나 사람들이 나누는 잡담을 들어볼 필요가 있었다. 그것이 현재 소식으르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아니면 오루 거리에서 파는 외국 신문을 사면 됐다. 그러나 외국 신문들은 사나흘 늦게 도착하므로 찾아봤자 소용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한테 묻는 것이었다. (p.51)
나는 이 책을 신형철 덕분에 읽게 되었다. 신형철이 이미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1938년의 포르투갈, 1994년의 이탈리아, 2012년의 대한민국 사이에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면 이 소설을 읽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 한 전직 국회의원을 감옥에 처넣는 나라에 살고 있다. ( -한겨레 21 제894호, 2012.01.16, 신형철의 문학사용법 p.88)
내가 가진 책은 2011년 12월 23일에 발행된 초판인데, 책날개의 작가 설명의 마지막엔 이렇게 써있다.
타부키는 2011년 발표한 소설 『작은 배』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타부키의 작품은 40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사랑받고 있으며 현재 그는 시에나 대학에서 포르투칼어와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책날개 작가소개 中)
그러나 2012년 3월, 경향신문은 그의 타계소식을 전했다.
■작가 안토니오 타부키
이탈리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맹렬한 비판가였던 안토니오 타부키가 25일 타계했다. 향년 68세. <페레이라가 주장하다>이 대표작이다. (출처:경향신문 03월 27일자 )
앞으로 나올 타부키의 책들에서 저자소개는 안타깝게도 수정되어야 하겠지만, 그의 작품은 남아 언론의 자유에 대해 계속 부르짖을 수 있으니 다행한 일이다.
좋은 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덧. 이 리뷰의 제목은 이 책의 77페이지, '나는 어느 누구의 동지도 아닙니다, 나는 혼자 살고 있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합니다, 내 유일한 동지는 나 자신이죠' 에서 인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