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론스키와 올림픽공원

친구와 『안나 카레니나』를 함께 읽고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친구와 같은 책을 동시에 읽어 간다는 건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짜릿함을 준다. 그 책 내용이 슬펐든 어쨌든간에.  

친구와 나는 수시로 자신이 인상깊었던 장면을 문자메세지로 찍어준다. 우리는 같은 책으로 읽고 있기 때문에 쪽수를 써준다. 서로가 밑줄 그은 부분이 같다고 환호를 하기도 하고, 톨스토이는 천재라고 자꾸만 문자 사이로 얘기한다. 

톨스토이는 여자가 됐다가 남자가 됐다가 엄마가 됐다가 아빠가 됐다가 아이가 됐다가 개도 됐다가 하고, 톨스토이는 사랑했다가 사랑을 잃었다가 질투를 했다가 행복했다가 불행해 하기도 한다. 이 모든걸 이 작가가 다 해낸다. 1권에서는 레빈과 키티가 절망하고 브론스키와 안나가 빛났다면, 2권에서는 레빈과 키티가 빛이 나고 브론스키와 안나가 절망한다. 그 둘도 찬란한 아름다움으로, 빛남으로, 열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던 그 때가 있었는데! 

 

   
 

요즘 들어 더욱더 자주 그녀에게 일어나는 이런 질투의 발작은 그에게 두려움을 품게 했고, 자연히 그녀에 대한 그의 감정을 식게 했다. 질투의 원인이 자기에 대한 사랑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런 느낌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무척 애도 쓰긴 했지만, 그는 몇 차례나 그녀의 사랑은 행복이라고 자기에게 타일렀는지 모른다. (p.241) 

 
   

질투를 해본 사람, 혹은 질투하는 연인을 두어본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처음, 연인으로 발전할 그때, 질투조차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기뻤는지. 그러나 좀 오랜 연인이 된 후에는 질투가 얼마나 나의 목을 조르는지. 브론스키와 안나에게도 주변의 여건이 그리고 시간이 찾아든다.  

   
 

그녀는 이제 전혀 그가 처음보았을 무렵의 그녀가 아니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나쁜쪽으로 변해 있었다. 그녀는 온몸이 턱 퍼져버렸고, 방금 전 그 여배우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는 얼굴에 미모를 찌그러뜨리는 앙칼스러운 표정이 나타날 정도였다. 그는 아름다운 꽃을 사랑한 나머지 꺾어서 못쓰게 만들어놓고 나서야 겨우 그 아름다움을 깨닫고, 이제는 자기의 수중에서 시들어버린 꽃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과 같은 마음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p.242) 

 
   

처음의 그녀가 아니라니. 슬프다. 더할나위 없이 슬프다. 슬프다. 

400쪽을 넘어가면 안나와 브론스키는 드디어 바라던 삶을 산다. 안나는 브론스키를 바라보며 얼마나 그를 사랑하는지, 그가 얼마나 빛나는지, 사랑이 멈출 생각을 않고 점점 더 그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그를 잃는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브론스키는, 

   
 

한편 브론스키는 그가 그토록 오랫동안 바라던 것이 완전히 실현됐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행복하지는 않았다. (p.445) 

 
   

 

그녀는 그가 원한 모든것이었는데! 그의 모든 지위와 명예를 포기하게 할 만한 그 무엇이었는데! 슬프다. 

 

점심을 먹는데 반찬으로 호박전이 나왔다. 나는 테이블에 놓여진 호박전을 초토화 시켰다. 하나도 남김없이 다 먹었다. 물론 숙주나물도, 김치도 다 먹었다. 제육볶음은 말할것도 없고 ;; 사무실에 들어와 안나와 브론스키의 이 슬프디 슬픈 사랑을 읽다가, 그리고 레빈과 키티의 반짝거리는 이야기를 읽다가, 보았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이 반값이라는 것을! 나는 이때다 싶어 장바구니에 책을 쓸어 담는다. 

 

 

 

 

『연을 쫓는 아이』를 선물 받아 가지고 있는데, 영화로 이미 보았던 나는 그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천개의 찬란한 태양』도 늘 찜해두고 있었는데, 오, 반값이라니!  

『전태일 평전』은 지난주 시사인과 경향신문에서 자꾸만 전태일 기사가 나와서, 아 나도 제대로 몰라, 이젠 좀 알아야 겠어 싶은 마음으로 주문. 

『유리망치』는 남동생을 위한 것. 이자식은 다른 책 주면 잘 안읽고 추리,미스테리만 읽을라고 해서 ;;  일전에 재밌다는 리뷰를 보고 기억해 두고 있던 터였는데, 오, 사랑해, 반값이다. ㅠㅠ 알라딘은 내사랑 ♡

『톰소여의 모험』은  [재스퍼 존스가 문제다]를 읽고 꼭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담아뒀는데, 근데, 내가 한권을 사긴 샀는데, 허클베리를 샀는지 톰소여를 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결재시에 이전에 구매한 상품이라고 뜨지 않았으니, 지난번에 산게 허클베리가 맞겠지? 그러니까 사두고 안읽어서... 얼마전에 '다치바나 다카시'의 『우주로부터의 귀환』을 결제하다가 이전에 구매한 상품이라는 말을 보고 깜짝 놀라서 내가 언제, 하고 사무실을 막 뒤졌더니 있었다, 그 책이. 만약 그 문구가 뜨지 않았다면 난 또 샀을거야. ㅠㅠ  어쨌든 톰소여의 모험, 이 책은 30프로 할인. 아 좋아. 

『남자 방으로 들어간다』는 '니콜 크라우스'의 책. 그녀는 '조너선 사프런 포어'의 아내다, 아내다, 아내다.

원래 3만원어치만 담아뒀는데 4만원이상 1,500원 할인 쿠폰이 있어서 다시 4만원을 채우고 신한카드 사이트에 가서 3프로 할인받아 결재를 했는데, 결재를 다 하고 나서야 내가 쿠폰을 쓰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윽. 내가 4만원을 왜 채웠는데! 다시 급 취소하고 쿠폰 써서 재결재하는 삽질을. 후아-  

 

그리고 이 책들은 방출. 읽고 싶은 분 공개댓글로 말씀하시면 그냥 보내드릴게요. 다 제가 읽은 책들이고, 한권씩만 선택해 주세요. 그래야 다섯분께 드릴 수 있으니까요. 

김려령, 우아한 거짓말 (매버릭꾸랑님)
죠반니노 과레스키, 까칠한 가정부(미르비님)
히가시노 게이고, 11문자 살인사건(파비아나님)
야키모토 야스시, 코끼리의 등(베리베리님) 
김사과, 미나(이리스님)

 

 

 

내일부터는 『안나 카레니나 3』을 읽을 예정이다. 그런데 지금 읽고 있는 이 책의 2권은 정말 무겁다. 많이 무겁다. 아주 무겁다. 뭐, 정말 팔이 떨어지진 않겠지만 팔이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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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5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4: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이조부 2010-11-16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잘 받았습니다. 잘 보겠습니다 ^^

얼마전에 친한 후배 가방에 책을 두고 와서 소포로 부치라고 하니까 이 녀석이 착불로 부쳐서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생면부지의 다락방님도 책도 선물하고 착불로 안 부치는데, 제 후배녀석은... ㅋㅋ 그 녀석을 원망할게

아니라 제 소심함을 탓해야겠죠. 그 친구가 그래도 택배붙이면서 공기 빵빵하게 하는 책 다치지 않게 하는

장치는 했더군요. 귀엽게도~

아무튼 고맙습니다 잘 볼께요 ㅎㅎㅎ

다락방 2010-11-18 10:01   좋아요 0 | URL
저는 보고싶은 사람에게 선물하려는 의도였으니 착불로 안한게 당연한거고,
매버릭님의 후배분은 본인의 실수도 아닌데 소포를 부치는 행위까지 더해져야 했으니 착불로 하는게 당연한 것 같은데요. 저였어도 그런 경우엔 착불했을거에요.
네, 재미있게 읽으세요.

자하(紫霞) 2010-11-19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잘 받았습니다.
제가 원하는 사이즈의 책이어서 정말 좋았어요.
가방에 쏙 들어가니...
감사해요!다락방님*^^*

다락방 2010-11-19 18:22   좋아요 0 | URL
일본 여행갈 때 챙겨갈건가요, 베리베리님?
잘 다녀와요!
:)

차짠 2010-11-2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받은 지 한참 됐는데 이제야 댓글 남기네요 죄송합니다 ㅠㅠㅎㅎ
그동안 여러 일이 있어서 정신이 없어서요.. 아직 다 끝난 건 아니지만 좀 마무리가 된 듯 하네요
책 정말 감사하구요^^ 지금은 까칠한 가족 읽고 있어요! 내일이면 드디어 가정부 읽을 수 있을 듯!
기대되네요 달콤한 선물 감사합니다:D

다락방 2010-11-29 14:43   좋아요 0 | URL
제가 읽어본 감상을 말씀드리자면, [까칠한 가족]쪽이 좀 더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네, 까칠한 가정부도 재미있게 읽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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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면서 톨스토이는 정말이지 천재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그 소설속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된다. 안나가 되었다가 브론스키가 되었다가 레빈이 되었다가 한다. 안나가 보는 브론스키, 안나에게 보여지는 브론스키, 그리고 실제로 생각하고 있는 브론스키, 그 모두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톨스토이는 알고 있고, 그것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심지어 톨스토이는 안나의 감정을 얼마나 섬세하게 철저하게 묘사했는지, 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안나가 행복한 이유, 안나가 절망하는 이유, 그 모두가 아주 고스란히 와 닿는다. 톨스토이는 정말 천재인가! 아니면 그는 전생에 안나로 살았던가! 

 

사실 톨스토이를 만나서 천재라고 감탄하기 전까지는 친구와 내내 '다니엘 글라타우어'가 얼마나 천재인가에 대해 얘기했다. 그도 역시 에미가 되었다가 레오가 되었다가 한다. 길고 다정하고 장황하게 이메일을 보내는 에미, 그러나 그럴때는 간단하고 조금은 사무적이기까지 한 톤으로 답장을 보내서 가슴을 후벼파는 레오. 표독스러워지고 집착하는 에미, 그럴때는 친구의 표현을 빌자면 '입안의 혀'처럼 구는 레오. 다니엘 글라타우어도 전생에는 사실 에미였던게 아닐까. 어떻게 여자가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이렇게 지독하게 잘 표현했을까. 

오늘 일기예보에서 어제보다 8도정도 기온이 내려갔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완전무장을 하지도 않았는데(부츠를 아직 못꺼냈다.....귀차니즘....), 안추웠다. 안추운거다! 난 안추웠다고. 오히려 조금 웃었다. 그냥. 웃고 싶어서. 그리고 이 책의 이 부분이 생각나서 히죽히죽했다.  

 

2분 뒤
Aw:
에미, 말문이 막혀버렸어요. 내가 몹시 놀랐다는 소리예요. 당신 목소리와 말투를 전혀 다르게 상상하고 있었거든요. 당신, 정말로 늘 그렇게 말해요? 아니면 목소리를 일부러 꾸민 건가요? 

45초 뒤
Re:
제 목소리가 어떤데요? 

1분 뒤
Aw:
끝내주게 에로틱해요! 포르노방송 진행자처럼. 

7분 뒤
Re:
그거 칭찬이죠? 한시름 놓았어요! 당신도 나쁘지 않은걸요. 당신은 글보다 말이 훨씬 대담해요. 목소리가 아주 허스키하게요. "내가 줄곧 이런 사람이랑 얘기하고 있었던 거야?" 이 대목이 마음에 들어요. 뭐랄까, 무척 방탕하고 섹시한 느낌이 나요. 그런 목소리라면 비아그라 같은 정력제 광고에 써도 아주 잘 어울릴 것 같아요. (p.304) 

와우- 후아- 정말이지, 

'끝내주게 에로틱'하며 '포르노방송 진행자'같은 목소리는 대체 어떤 목소리일까!!!!!!!!!!!!!!!!!!!!!!!!!!!!!!!!!!!!!!!!!!!!! 그런 목소리는 연습하면 되는걸까? 아, 나도 '네 목소리는 포르노방송 진행자처럼 에로틱해'라는 말을 듣고 싶다. 내가 살아생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나는 「Harlem Blues」를 부르는 'Cynda Williams'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싶은데, 정말 그러고 싶은데, 그런 목소리를 가지게 된다면 그때는 나도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을까? 끝내주게 에로틱해요, 포르노방송 진행자처럼! 후아- 그러나 목소리는 타고나는 거겠지. 에로틱한 목소리 훈련법, 뭐 이런건 없잖아? 오늘은 정말이지 끝내주게 에로틱한 목소리를 가진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입도 좀 컸으면 좋겠다고, 입술도 좀 두꺼웠으면 좋겠다고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그래야 은교씨처럼, 무재씨로부터 섹스해볼까요, 라는 말을 좀 듣게 되지 않을까. 

 

 

 

 

 

 

 

섹스 말인데요, 그게 그렇게 좋을까요.
좋지 않을까요.
좋을까요.
좋으니까 아이를 몇이나 낳는 부부도 있는 거고.
글쎄 좋을지.
궁금해요?
그냥 궁금해서요.
여기서 나가면 해 볼까요.
나갈 수 있을까요.
언제까지고 숲이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나는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은데요.
좋아하면 되지요.
누구를요.
나를요.
글쎄요.
나는 좋아합니다.
누구를요.
은교 씨를요.
농담하지 마세요.
아니요. 좋아해요. 은교 씨를 좋아합니다. (pp.22-23) 

 

나는 원나잇은 어림도 없고, 심지어 좋아하는 사람한테도 섹스 앞에서는 '노'를 말하는 좀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여자사람인데, 무재씨라면, 그러니까 궁금하다고 말하니까 그럼 해볼까요, 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라면 음, 그러니까, 이 책속의 무재씨처럼 따끈한 국물 먹으러 갑시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음, 음, 음.......... 

아 패쓰. 

쓰다보니까 어째 간질간질해졌는데,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톨스토이도 천재, 다니엘 글라타우어도 천재, 레오는 나쁜놈(응?), 은교씨는 무재씨와 섹스를 해도 좋겠다, 이며 그보다는 끝내주게 에로틱한 목소리를 갖고 싶다는 것 쯤이 되겠다.  

사과나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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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10-11-09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 다락님 방통대 등록해요. 씨씨해봐야지.

다락방 2010-11-09 10:02   좋아요 0 | URL
방통대는 학교에 잘 안가지 않아요? 그런데 씨씨가 가능할까요? ㅠㅠ 여대는 나빠요!

비로그인 2010-11-09 11:04   좋아요 0 | URL
통대도 씨씨 가능합니다 다락님 :D

다락방 2010-11-09 11:52   좋아요 0 | URL
윽, 바람결님까지!
흐음...방통대.....저도 들어갈까요? 근데 무슨 공부를 선택해야 할까요? 그저 목적은 씨시인데. ( '')

무스탕 2010-11-09 12:25   좋아요 0 | URL
씨씨가 목적이면 남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과를 선택하셔야 가능성이 좀 더 올라가겠네요. ㅋ

비로그인 2010-11-09 12:58   좋아요 0 | URL
음 다락님.. 일단 입학을 하시고, 목적달성후 무기한 휴학은 어떠실까요?

다락방 2010-11-09 13:11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남자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과는..어떤 과일까요? 전 여대를 다녀서 여자만 바글거렸던 생각밖에 안나요. 어떤과에 남자들이 많을까요? 이참에 국문학 수업 좀 들어볼까요? 저 문학과 글쓰기 공부 좀 하고 싶은데. 흐음..


바람결님/ 그러니까 저는 씨씨를 위해서 등록금을 지급해야 하는거로군요! 아, 돈이냐 씨시냐, 그것이 문제로다. orz

마늘빵 2010-11-09 13:32   좋아요 0 | URL
씨씨를 하기 위해 가장 싼 등록금을 내려면, 방통대가 결론이에요. 일단 캠퍼스에 들어가야하잖아요.

다락방 2010-11-09 13:39   좋아요 0 | URL
아, 방법은 방통대인가요. 저는 정녕 그곳에 가야하나요..orz

비로그인 2010-11-09 23:24   좋아요 0 | URL
음.. 다락님(쉿!) 국문과는 여초현상이 매우 두드러지는.. 아 그리고 통대 등록금 환불도 가능한 듯 합니다. 1학기 등록금 환불까지의 기간은, 다락님의 씨씨의 추억을 간직하는데는 짧지 않은 기간!

근데 정말 궁금한데.. 왜 다락님은 댓글에 씨씨를 두번이나 "씨시" 로 적은 거예요? ( ")..
씨시가 씨씨의 진화형인가.. 좀 궁금해집니다. ^^

다락방 2010-11-10 09:23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 저 바람결님 댓글 읽고 제 댓글 다시 봤더니 정말 씨시라고 썼네요. 이건 진화의 형태도 아니고 의도된 것도 결코 아니지요. 단순히 '손병신 모드'였을 뿐입니다. 하하하핫;;

방통대는 으음, 생각 좀 해봐야 겠군요. 국문과..여초현상.. 음.....

새초롬너구리 2010-11-10 11:43   좋아요 0 | URL
방통대 안가고 대학원가셔도 씨시하실 수 있잖아요 (여대의 대학원일 경우일지라도 서로 연계학점 주는데 있어요).

다락방 2010-11-11 08:55   좋아요 0 | URL
대학원을 저도 생각 안해본 바는 아니지만요, 숙제도 해야 하고 ㅠㅠ 등록금도 비싸고 ㅠㅠ
씨씨를 하는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로군요! 흑흑 orz

다이조부 2010-11-0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의 댓글을 보면서 한동안 즐겨하던 오락이 생각났어요 오디션이라고 ㅋ

다락방 2010-11-09 11:52   좋아요 0 | URL
전 오락도 즐겨하지 않고(오락실 한번도 안가본 1人) 그래서 오디션이 뭔지도 모르네요. 오디션은 천계영의 만화로만 알고있어요. 하핫

무스탕 2010-11-09 12:28   좋아요 0 | URL
민해연(진산)의 소설 '오디션'도 있어요 :)

다락방 2010-11-09 13:12   좋아요 0 | URL
저 그거 읽었어요, 무스탕님!!!! >.<
그 3부작 시리즈중 커튼콜이 가장 좋았어요. 커튼콜만 가지고 있답니다! 우히히

무스탕 2010-11-09 15:02   좋아요 0 | URL
전 3부작 다 갖고 있지롱요~~ :)

다락방 2010-11-09 15:39   좋아요 0 | URL
안부러워요, 무스탕님! 저는 그보다 줄리아 퀸 시리즈를 가지고 있다면 엄청 부러울 것 같아요! 줄리아 퀸 아세요? 저 [마지막 춤은 콜린과 함께] 랑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 엄청 읽고 싶은데 못읽었거든요. 근데 죄다 품절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사와 유리구두]만 간신히 종종 꺼내 다시 읽어요. 흑. 되게 야한데 ㅋㅋㅋㅋㅋ

2010-11-09 1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11-09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바보천치.

다락방 2010-11-09 13:14   좋아요 0 | URL
나도 바보천치에요. 난 바보천치등신이죠.

깐따삐야 2010-11-0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 중에 거창이 고향인 친구가 있는데 그 덜 자란 애기 같은 목소리로 사투리 섞어가며 꿀벌마냥 앵앵거리기 시작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 쓰러집니다. 얼굴도 예쁘장한데 얼굴만 예뻤다면 파급 효과가 좀 덜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0-11-09 14:05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깐따삐야님. 덜 자란 애기 같은 목소리가 꿀벌마냥 앵앵거리는게 바로 제 귀에서 들리는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아는 사람들중에 목소리 섹시한 사람이 누가 있나 막 이런거 떠올려보고 있는데 선뜻 생각나는 남자나 여자가 없네요. 엄청 에로틱한 목소리를 갖고 싶지만 또 듣고 싶기도 한데 말예요!! 악!

2010-11-09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5: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16: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0-11-09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며칠 전에 처음 만난 학생이 EBS 강사냐고 물었어요. 닮은 사람 있냐고 물으니까 목소리가 EBS 강사 같대요. 목소리 더 듣고 싶다고, 교과서라도 더 읽어달래요.ㅎㅎㅎ 그러다 결론은 동화책 읽어주는 느낌이라고 났어요. 자주 듣는 얘기에요. 정작 저는 동화구연 들어본 적 없는데...

다락방 2010-11-10 09:24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은 그 목소리로 이야기할 때 말투도, 표정까지도 동화구연의 느낌이 들어요. 다정하고 생글생글하고 따뜻하죠. 분노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에도 눈빛이 늘 따뜻해요. 그럴때는 좀 차가워지고 날카로워져도 좋을텐데, 라고 생각이 들만큼 말예요.

목소리 더 듣고 싶다고 교과서라도 더 읽어달라니, 와, 너무 멋지잖아요! 기분 정말 좋지 않았어요? 다른 사람들이 흔히 하는 칭찬이 아닌 것을 누군가로부터 듣게 됐을때, 정말 기분 캡이잖아요! 히히

poptrash 2010-11-10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개그콘서트 슈퍼스타 KBS에 나오는 세레나 허 알아요? 전직 에로배우 출신이라는 컨셉인데 보통 그런 유머는 너무 과장되고 오버해서 싫어하는데 그 사람은 좋아요. 보면 너무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부당거래에서 검사로 나오는 류승범이 "다들 열심히들 사는 구나 열심히들" 비슷한 대사를 하는 게 있는데 그런 느낌이에요. 한 번 보고 연습해보세요.

다락방 2010-11-10 11:06   좋아요 0 | URL
저 그거 알아요. 본적 있어요. 보면서 웃었어요. ㅎㅎㅎㅎㅎ
음, 그거 보고 연습하면 목소리가 에로틱해져요? 연습한다고 목소리가 에로틱해 지는거에요? 정말요? 되는거에요? 되는거냐구욧!
입술이 좀 더 옆으로 커졌으면 좋겠는데, 그런건 어떻게 해요? 이것도 뭐 방법 있어요? 알려줘봐봐요!

poptrash 2010-11-10 12:10   좋아요 0 | URL
그럼요. 결국은 분위기니까요. 부단한 연습!!!
입술이 좀 더 옆으로 커지는 건... 엄마말 안들으면 되요.
엄마말 안듣고 편식하면 입 양끝이 간질간질해지면서 입이 조금씩 커질 거예요.

다락방 2010-11-11 08:56   좋아요 0 | URL
분위기..섹시한 목소리는 분위기에서 온다, 그거죠? 그렇다면 분위기는 이미 저한테 충분한데요. ( '')
제가 그나마 입이 이정도 되는건 그동안 엄마 말 안들어서 그렇군요. 편식해서. 그치만 이제는 별로 편식을 안하니까 이지경으로 된 거군요! 옆으로 0.5센치씩만 찢고 싶어요. 큰 입이 좋아요!

레와 2010-11-1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어제 소소한 인터뷰(?) 했어요.
확인하는 과정에서 녹음된 내 목소리를 들었는데, 아주 그냥 카메라 들고 옥상가서 던져버리고 싶었...;;


어떤 사람이 새벽 한시 넘어서 통화할 때 섹시하다고 한 것 같은데....( ") 먼산~ ㅎ

다락방 2010-11-11 08:58   좋아요 0 | URL
무슨인터뷰, 무슨인터뷰?
전시회 때문에 인터뷰 한거에요?
녹음된 내 목소리는 정말 마음에 안들죠? 저도 노래방에서 제가 노래 부른거 녹음한 적 있는데 완전 헉 스러웠어요. 테이프 던질뻔;;

새벽에 잠을 깨워 통화하면서 목소리 아주 섹시하다고 했던 경험은 나도 있기는 해요. 그 뒤로 뻔질나게 새벽에 깨우더군요. 그 목소리를 듣겠다고. 하하하하. 자다 깨면 조금쯤은 섹시한 목소리를 갖게 되는가봐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2010-11-10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1-11 08:58   좋아요 0 | URL
고기 많이 먹으면 어떡할라고!

유부만두 2010-11-10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 아- 는 어떤 톤으로 들어야 하나요? ^^;;

다락방 2010-11-11 08:59   좋아요 0 | URL
음...그러니까, 음....후아-는 가슴 깊숙한 저 밑에서 끌어져 나오는 깊은 한숨같은 톤으로 들어야 해요. 이건 섹시한 톤이 아니라, 어떤 자기 원망? 자기 비하? 그 정도의 톤인겁니다, 유부만두님. 하하.

모닝커피는 하셨어요? 전 한 잔 더 마실까 싶어요.
:)

2010-11-10 23: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1 09: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브론스키는 키릴 이바노비치 브론스키 백작의 아들인데, 페테르부르크의 젊은 귀공자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표본 중 하나야. 난 그자를 트베리에서 알게 됐어. 내가 거기에서 근무할 때 그자가 신병 징집을 하러 왔었거든. 재산도 상당하고 미남인 데다 발도 넓고, 시종무관 이겠다, 게다가 또 무척 귀엽고 착한 사내란 말야. 아니, 그저 단순히 착하기만 한 게 아니야. 내가 이곳으로 돌아와서 알게 된 바로는 교양도 있고 아주 총명한 사내야. 말하자면 뭐랄까, 얼마든지 출세할 수 있는 전도양양한 사내야." (p.85) 

그러나 브론스키는 내게 그다지 매력있게 다가오질 않는다. 착한 사내? 귀여운 사내? 흐음, 글쎄. 아직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브론스키는 정말이지 매력있는 남자가 아니다. 전혀 내가 사랑에 빠질 만한 남자도 아니고. 그러니까 그는 내게 평범한, 세상의 모든 다른 남자들과 다르지 않은 남자인데, 그런데 그를 다른 남자들과 구분 지어주는 특징이 있다. 단 한가지의 특징, 그는, 안나를 건드린다. 안나의 내면을 건드리고 안나의 눈빛을 건드린다.  

그런데 갑자기 거기서 또다시 전혀 새로운, 뜻밖의 여자가 돼 있는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안나에게서 그녀 자신도 경험이 있는 성공에서 오는 흥분의 빛을 발견했다. 그녀는 또 안나가 스스로 불러일으킨 환락에 도취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키티는 이 감정과 이 조짐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지금 안나에게서 보았던 것이다. 그녀는 그 눈 속에서 떨리며 불타오르는 광채를, 저도 모르게 입술이 벌어지게 하는 행복과 흥분의 미소를, 그 동작에 나타나는 한층 또렷한 우아함과 확실함과 경쾌함을 보았던 것이다. (pp.164-165)  

 

 

 

 

 

 

 

사람들 다른 사람들과 구분지어주는 특징은 바로 그런데서 오는 것 같다. 나를 움직이는 사람, 나를 빛나게 하는 사람. 그러니까 나를 자꾸 웃게 만드는 사람, 나를 자꾸 설레이게 만드는 사람. 다른이들이 보기에 그는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데, 그다지 다를바가 없는데 나에게는 너무나 특별한, 그 한가지의 특징. 그것은 나로 하여금 그를 완벽한 사람으로 느끼게 만드는 게 아닐까. 게다가 브론스키는 안나에게 더할나위 없이 적극적이다. 이미 남편이 있고 사교계에 명성이 자자한 안나에게.  

"난 당신이 이 기차에 타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어요. 어째서 돌아가세요?" 그녀는 승강구의 난간을 붙잡으려던 손을 내리고 말했다. 억누를 수 없는 기쁨과 되살아난 생기로 그녀의 얼굴이 빛났다.
"어째서 돌아가느냐구요?" 그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되물었다. "내가 당신이 계시는 곳에 있고 싶어서 왔다는 것은 아실텐데요. 난 이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p.206) 

후아- 난 이제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 당신의동작 하나하나도 난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잊을 수 없습니다‥‥‥" (p.207) 

아이쿠야, 이 고백을 듣는 안나가 "그만하세요, 이제 그만하세요!" (p.207) 라고 밖에 대체 무슨 말을 더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브론스키의 이런 행동은 꽤 부럽기까지 하다. 

그는 자기 객차 옆에 멈춰서서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한 번 더 봐야겠다.' 그는 저도 모르게 히죽 웃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그 걸음걸이, 그 얼굴을 봐야겠다. 틀림없이 무슨 말을 하겠지.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그리고 어쩌면 생긋 웃어줄지도.' (p.210) 

어릴적에 한 남자사람에게 '여자는 먼저 고백하기 힘들잖아요' 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그는 '남자도 힘들어요'라고 말했더랬다. 그때야 나는 비로소, 아 그렇지, 남자라고 먼저 고백하는게 쉬울리가 없어, 라는 생각을 했던게 문득 생각났다. 누구든 상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일이, 그러니까 상대에게 어쩌면 거절을 당할지도 모르면서도 고백을 한다는 행위가 남자라고 쉬울리 없다.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것은 상대를 사랑하고 애태우는 마음에 대해서도 같을거다. 한 번 더 보고 싶은 마음, 무언가 내게 말을 건네주길 바라는 마음. 그것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면 남자든 여자든 모두에게 솟아나는 마음이 아닐까.  

그러나 사랑은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로운가. 게다가 자신의 처지가 약하게 느껴질수록 불리하게 느껴질수록 더 그렇다. 

"만약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녀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제발 내 마음이 안정되도록 해주세요." (p.277) 

안나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거다. 안나가 기혼자여서, 아이가 있어서 이렇게 말한다는게 아니라, 사랑을 시작할때, 그리고 사랑을 진행해 감에 있어서 우리 모두는 조금쯤 불안하지 않을까. 상대가 나에게 확신을 주기를, 안정되도록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마찬가지. 나 역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질 것이다. 내 마음이 안정되도록 해달라고.  

안나는 브론스키에게 우리는 친구가 되자고 말한다. 그러나 오, 브론스키, 그는 얼마나 용감한가!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당신 자신도 알고 계시잖아요. 우리 두 사람은 그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되든지 가장 불행한 사람들이 되든지 둘 중 하나예요.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손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p.278) 

이렇게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니, 오! 정말이지 존경스럽다. 나도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단호함을 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오전중에 아주 기분 나빠지는 전화를 받았다. 나는 분명하게 이 통화가 싫고 그렇게 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상대는 끝까지 본인의 말을 들으라고 했다. 그사람은 나보다 나이가 많았고, 나보다 직급이 높았기 때문에 나는 그사람이 끊기 전까지 전화를 끊을수가 없었다. 그 전화를 끊고 나서는 내내 기분이 나빴다. 산책을 가자는 동생들에게 너희들끼리 다녀오라고 했다. 아침부터 텔레비전에서 기사식당 돈까스를 보고 먹고싶다고 노래를 했었는데, 산책을 다녀오던 동생들이 전화로 불러낸다. 돈까스 먹자고. 나는 나가서 돈까스를 함께 먹으면서 이 기분을 어떻게 달랠까, 너무 답답하다, 돈까스를 씹으며 고민하다가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올림픽공원으로 갔다. 

 

이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한적했고 바람이 불었다. 나는 잠깐 멈춰서서 사진을 찍었다. 

올림픽 공원에는 사람이 많았다. 은행잎도 단풍잎도 아주 예쁜 색깔로 물들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은행잎들을 두 발로 꾹 밟아보았다. 

 곳곳의 벤치에는 혼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올림픽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들이 아주 많았는데, 나는 아주 예쁜 여자사람을 보았다. 그녀는 구두를 신고 있었고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얼굴도 예뻤고 머리도 예뻤고 몸매도 예뻤다. 그녀는 한 남자와 함께 걷고 있었다. 나란히 올림픽공원을 산책하는 그 커플은 보기에 아주 좋았는데, 나는 문득 저 남자는 저 여자가 얼마나 사랑스러울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저렇게 예쁜데, 저렇게 예쁜 여자와 이렇게 좋은 곳을 함께 걷다니. 지금 저 남자는 행복하지 않을까, 하고 내 맘대로 추측을 해봤던 것이다. 

그리고 나는 벤치에 홀로 앉아 책을 좀 읽어야지 싶어졌다. 오늘 내가 준비한 것은 맥주 대신 『안나 카레니나 2』였다. 은행잎이 수북하게 쌓인 바로 앞의 벤치에 앉아 자전거를 세워두고 책을 읽으면 기분도 나아지고 집중도 잘되서 후딱 책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웬걸, 다섯장정도 읽고 나니 손이 시려웠다. 몹시 추웠다. 이빨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나는 후다닥 책을 가방에 넣고 다시 자전거를 몰아 집에 왔다. 집에 와서도 내내 추워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그리고 초저녁 잠을 조금, 잤다. 

다시는 추운데 혼자 나가서 책 읽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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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안나 그리고 호박전
    from 마지막 키스 2010-11-11 17:05 
    친구와 『안나 카레니나』를 함께 읽고 있다.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친구와 같은 책을 동시에 읽어 간다는 건 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짜릿함을 준다. 그 책 내용이 슬펐든 어쨌든간에.   친구와 나는 수시로 자신이 인상깊었던 장면을 문자메세지로 찍어준다. 우리는 같은 책으로 읽고 있기 때문에 쪽수를 써준다. 서로가 밑줄 그은 부분이 같다고 환호를 하기도 하고, 톨스토이는 천재라고 자꾸만 문자 사이로 얘기한다. 
 
 
... 2010-11-07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요일부터 읽으신다더니 많이 읽으셨네요, 다락방님. (태그를 보며) 톨스토이는 천재 맞아요 ㅋ. 전 부활이랑 다른 중단편도 많이 읽었는데 천재가 맞더라구요. 말씀드렸듯이 알라딘 책상자에서 사은품으로 비비안 리가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 DVD가 나왔는데 이게 무슨 사은품인지 당최 모르겠네요... 우선 왔으니까 받아두긴 했지요, 크~

내일은 오전에 비가 온다고 하고, 일요일은 저물어 가고 있어요.

다락방 2010-11-08 13:10   좋아요 0 | URL
진짜 천재인것 같아요, 브론테님. 안나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그걸 그대로 표현해낸 것 같아요. 어쩌면 그렇게 안나고 하고 싶은 말들을 그러니까 안나가 느끼고 생각하는 사랑과 지겨움과 죄책감과 하는 그 모든 것들을 그렇게 잘 써놓았을까요? 아, 감탄하고 있습니다. 얼른 읽고 싶은데 어제는 술마시고 자느라 못읽고 지금은 회사라 못읽고..답답해요.
저는 안나 카레니나를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로 먼저 보았거든요. 대학시절에요. 처음에 안나가 기차 타고 오는 장면만이 생생하고 그 다음부턴 줄곧 졸았던 것 같아요. 이 책을 다 읽고 다시 보면 느낌이 정말 다를것 같아요!

월요일이 가고 있습니다.

2010-11-07 2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3: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0-11-08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자전거 타고 싶어요.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일 거다, 하고 남자가 여자에게 말해주면서 ("저기 저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은 마피아인데, 떼인 돈을 받지 못해 보스한테 혼나고 여자친구 한테도 이별을 통고 받아서 씩씩 대면서 삼겹살을 먹으러 가는 중인데 혹시 모르지, 가다가 오소리라도 만나면 즉석에서 잡아 먹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잘 지켜봐" 라는 식으로) 시시덕 대는 영화가 있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밤을 샜더니 졸려서 자야겠어요.

다락방 2010-11-08 13:13   좋아요 0 | URL
추웠어요, 팝님. 이 날씨에 자전거는. 귓가로 바람이 슝슝 부는건 기분이 좋은데 이 날씨의 이런 바람은 아휴 추웠어요. 손도 시렵고 춥고 이빨이 달달 떨려요. 벤치에 가만히 앉아있어도 추워가지고 ㅠ0ㅠ

지금쯤 잠 잘자고 있어요? 와타야 리사 꿈 말고 니콜 크라우스 꿈 꿔요!

2010-11-08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3: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11-08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신발 속에 숨어있을 다락방의 하얀발.

오늘은 새로운 날!

다락방 2010-11-08 13:14   좋아요 0 | URL
저 신발 속에 숨어있을 다락방의 못생긴 발 ㅋㅋㅋㅋㅋ
그 새로운 오늘도 이미 지나가고 있습니다. 히융~
저녁은 뭘 먹을까나...( '')

깐따삐야 2010-11-0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저 한 마디에 찬 바람과 뜨거운 바람이 동시에 휑-

저도 어제 앳되고 예쁜 아가씨를 봤는데 남자친구가 단풍나무 아래에 그 아가씨를 세워놓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더군요. 고와 보이는 한편 니들도 어디 결혼해봐라, 하는 비뚤어진 마음도 있었답니다. 그러는 제가 참 흉했는데 사실은 사실이니까, 애써 합리화.ㅠ

다락방 2010-11-08 13:15   좋아요 0 | URL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진짜 대박 아닙니까? 저 시대에 저런 대사를 내뱉을 수 있는 상황이라니! 저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상대가 누구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제가 가슴에 품은 상대라면, 아이쿠야, 이러지 마세요, 하면서 좋아 죽었을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전 말이죠,
요즘엔 젊은 여자들이 아주 예뻐요. 그냥 막 예뻐요. 젊다는 것 만으로도 큰 매력요소이니 웃고 발랄하게들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럼 더 예뻐지니까요! 저, 나이 드나봅니다. ㅠㅠ

2010-11-08 1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11-0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은 진짜인가요?





무슨 말을 더, 하겠습니까.

다락방 2010-11-08 13:16   좋아요 0 | URL
오늘은 눈이 온다고, 일기예보에서 그랬다고, 우리 엄마가 나 출근길에 말해줬는데,
만약 정말 눈이 온다면,
저는 최소한 주저앉아 펑펑 울어버리거나,
콱- 죽어버릴랍니다.

치니 2010-11-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안나 카레니나를 읽었던 거 같은데 브론스키가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이런 제길.
뭘 읽으면 뭐하나 맨날 까먹는데.

눈이 올 거 같지 않아요. 그러니 울지도 죽지도 말아요. ^-^

다락방 2010-11-08 14:49   좋아요 0 | URL
ㅎㅎ 그건 저도 마찬가지죠! 게다가 안나 카레니나 같은 작품은 말입니다, 치니님. 저는 지금 읽으면서 지금 읽기에 얼마나 좋은 작품인가 싶어요. 만약 이 작품을 고등학교때 읽었다면, 이십대 초반에 읽었다면, 아마도 톨스토이가 천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거에요.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책도 영화도 타이밍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저 잠깐 외근 다녀왔는데 비가 내렸어요. 울지도 죽지도 않을겁니다. 힛 :)

무스탕 2010-11-08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은행 갔다왔는데 비왔어요. 째끔씩 날리더라구요. 누구도 우산을 쓰는 사람은 없었어요. 바람도 많이 불었어요. 그래도 모두 앞으로 걸어가더라구요. 난 뒤돌아서서 뒤로 걷다가 가로등에 부딪힐뻔 했는데 2cm간격으로 피했어요.

여자가 먼저 고백하기 힘든거 진짠데, 그래도 먼저 했는데 반응이 없으면 그 남잘 어떻게 할까요? 죽여버릴까요? ㅋㅋ

다락방 2010-11-08 14:51   좋아요 0 | URL
저는 나가려고 했다가 비 오는 걸 알게 되서 우산을 가지고 나갔어요. 사람들은 정말 우산 없이 걷더군요. 그런데 저는 꿋꿋하게 우산을 들고 걸었어요. 이것이 비여서 다행이야, 눈이 아니여서 다행이야, 라고 생각하면서요.

그쵸, 고백하기 힘들죠. 그리고 고백하지 않고 내내 끙끙대며 가슴앓이 하기도 힘들구요. 이러나 저러나 반응이 없다면, 그것이 상대의 죄는 아니잖아요, 그쵸? 날 사랑하지 않는다고 상대를 죽일수가 있나요. 콱- 내가 죽어버릴래요. 흑흑 ㅠㅠ (신파댓글)

L.SHIN 2010-11-08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하군요.
다락님의 부지런함과 점점 더 깊이 있었지는 글솜씨는 매번 감탄스러워요.
잘 지내고 계시죠? ^^
사진이 참 예쁩니다. 저도 가끔은 제 발(정확히는 신발,ㅋ)을 사진에 담아보기도 하죠. 혼자 보곤 하지만..^^;

마태우스 2010-11-09 06:31   좋아요 0 | URL
앗 엘신님이다!

다락방 2010-11-09 09:06   좋아요 0 | URL
컴백한게 언젠데 이렇게 뜨문뜨문 얼굴을 보입니까, 엘신님!
저도 제 발을 카메라에 잘 담아요. 물론 혼자보긴 하지만 말입니다. 누구에게 보여줄만한 발이 아니어요. 하하하하
바깥이 많이 추워요, 목도리 하고 다녀요!

마태우스님은 몸이 좋아질때까지 가급적 외출을 삼가해주세요!

2010-11-09 06: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9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불현듯 생각한건데, 내가 고단한 일상을 사는 건 스스로 삽질을 잘해서가 아닌가 싶어졌다. 그러니까 어제도 평소와 다름없이 술을 마시고(응?) 강남역에서 열차를 탔다. 술은 많이 안마셨다. 그래서 취하지도 않았다, 고 나는 생각한다. 어쨌든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너무 피곤해서 (월요일도 술, 화요일도 술...) 눈을 감았다. 이제 잠실쯤 됐으려나 싶어 눈을 떴는데 오, 눈앞에 사당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아주 찰나의 시간동안 패닉에 빠졌다.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본다. 여전히 사당이다. 대체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난건가. 나는 후다닥 내린다. 그리고 반대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당연히 집까지 도착하는데 시간이 엄청 걸렸고, 집에 도착하니 기진맥진. 아 젠장. 힘들어 ㅠㅠ 

집에 도착해서 아빠가 받아둔 알라딘 택배박스를 뜯어 밀레니엄 여섯권을 피아노 위에 쌓아두고, 시집을 펼쳐 들었다. 난 시집안의 시들을 천천히 음미하지 못한다. 아마도 그래서 시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걸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시집을 주문해 두고서도, 어제 친구가 어떤 시집을 샀냐는 말에 제목이 기억 나질 않아 말해주질 못했다. 시인이 누구인지도, 시집의 제목도 생각이 나질 않아서.. 무슨 생각으로 주문을 하는걸까, 나는? 

어쨌든 이 시집을 어제 '훑어본' 결과 그다지 내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는 거다. 내가 산 시집이라고 해봤자 몇 권 안되는데, 만족도가 가장 큰 시집은 '박연준'의 시집이었다.  

물론, 이 시집 안에도 몇개의 눈에 띄는 시가 있다.  

 

 

오후 

빛줄기에서 떨어져
멀어져 ‥‥‥ 가는 
가는,
햇살 

오후의 느낌이 눈앞에 펼쳐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낯익은 그림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그러다
당신의 맘속에
자리를 틀겠어요
 

아, 당신의 맘속에 자리를 틀겠어요, 라고 말하면 자리가 틀어지나. 이 시 때문에 이 시집을 사기로 결정했었다. moon 님이 페이퍼에 이 시를 올려주셔서.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라니. 그러다 당신의 맘속에 자리를 틀겠어요, 라니. 정말 후아- 스럽다. 또, 

사랑이 익다 

꽃들은 수증기처럼 피어올랐다 땅속으로 스며들어
버리고
우린 아늑한 저녁을 위해 무작정 길을 걸었다 

아! 사랑이 익어갈 때 무작정 길을 걸으면 아늑한 저녁을 만날 수 있구나. 아늑한 저녁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무작정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가능하구나. 사랑이 익어갈때 쯤엔. 후아- 

 

오늘 아침. 여느때와 다름없이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정말이지 피곤하다. 나는 눈을 감았다. 눈을 감고 몇개의 노래들을 들으며 잠실에서 눈떠야지 생각하고 있다가, 그런데 여기는 어디쯤일까 하고 잠깐, 눈을 떴는데!  

오! 눈 앞에 그가 있었다. 그로 말하자면, 고등학생이다. 교복을 입고 있다. 아마 1학년이나 2학년쯤 된 것 같다. 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오늘 벌써 세번째 만난다. 아니, 만난다고 하면 안되지, 나 혼자 '봤다'. 그 학생이 버스 안에서 유독 눈에 띈 건 내가 아는 누군가를 엄청 닮아서인데, 나는 그를 닮았다는 것에서 오는 짜릿함과 반가움 때문에, 맨 처음 그를 봤을 때는 버스 안에서 안아버리고 싶었다. 확 끌어안고 뭔가 반갑다고 말해버리고 싶었던거다. 

스물 두살때, 어른 남자를 막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지하철이나 길에서 만나는 고등학생들을 보면 그 사람은 어릴때 어떤 모습이었을까, 저기 저 학생처럼 옷을 입었을까, 저기 저 학생처럼 앉아 있었을까 등의 생각들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고등학생들을 보면 저 아이는 자라서 어떤 남자가 될까, 혹시 이러이러하진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곤 한다. 그리고 버스안에서의 그 학생을 보면서는, 너도 잘 자라면 '그' 처럼 될 수 있어, 하는 생각이 자꾸만 자꾸만 드는것이다. 후훗. 피곤에 찌들었던 나는 그 뒤로 눈을 감지 않고 계속 그 학생을 흘끔거렸다. 그냥 베시시 웃음이 나왔다. 그 사람 많은 버스 안에서 아마 누군가 내 시선이 향하는 곳을 봤다면, 그리고 내 시선이 닿는 곳에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이 있었다는 걸 확인했다면, 아마도 나를 변태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내가 그 학생에게서 본 건, 그 학생이 아니라구요, 아니에요! 

자꾸만 실실 쪼개다가 '박희정'의 만화 『호텔 아프리카』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나는 그 만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턱, 막혀버리게 했던 바로 그 장면.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면 ‥‥‥그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그가 있었다.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그가, 있었다.
마법처럼! 

아, 난 정말 이 장면 좋아했는데! 

 

사람들은 우연한 계기로 만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되기도 한다, 고 이 만화에서는 말한다.

정말 그렇다.  

 

술 끊어야지. 다시 마실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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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0-11-03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쿵-. 쿵-. 쿵-. 쿵-. 쿵-.

정확하게 다섯번. 오늘 다락방 페이퍼를 보며 내 가슴이 뛴 숫자. 다섯번.

:)

다락방 2010-11-03 13:34   좋아요 0 | URL
자꾸만 자꾸만 가슴 뛰게 해줄게요, 내가. 그렇게 해줄게요, 레와님. 므흣 :)

2010-11-03 1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0-11-0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앞에서 청소하던 아델라이드가 생각나요.

다락방 2010-11-03 13:36   좋아요 0 | URL
아델라이드라면, 저 여자의 아들이었나요? 전 저 장면 말고는 이 만화가 전혀 기억나질 않아요. 저주받은 기억력이죠. 하핫 ;;

Kir 2010-11-03 16: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다시 마실 때까지 술 끊으신다는 거 찬성입니다.
속 버리셔요, 그리고 속 버리시면 커피와 술을 즐기기 힘들어요.
그러니 커피와 술을 장기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당분간이라도 조절하심이 좋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10-11-04 08:30   좋아요 0 | URL
그쵸, Kircheis님? 한 이틀만이라도 술을 안마시고 견뎌봐야 겠어요. 그런데 어제 술을 안마셨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싶어지네요. 흑흑 ㅠㅠ
커피는 내려 마시고 있어요. 그런데 커피 마시기 전에 사과를 반쪽 먹었으니, 음, 괜찮겠죠? (뭐가..)

저 건강하게 잘 지낼게요.
:)

마노아 2010-11-03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내가 완전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박희정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았어요. 그리고 이번에 완결된 마틴&존은 왜 대체 아직도 안 오는 걸까요.ㅜ.ㅜ(결국 1일에 주문한 녀자..;;)

다락방 2010-11-04 08:3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작품을 너무 좋아하고 그래서 '지요'라는 이름을 따서 자신의 닉네임을 정했던 남자를 알고 있어요. 전 저 작품보다는 그 남자를 더 사랑했어요. ㅎㅎ

저도 1일에 이미 주문한번 끝냈고 오늘 전태일 평전을 살까 어쩔까 계속 망설이고 있답니다.

sslmo 2010-11-0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을지로 순환선을 아주 아주 싫어해요.
술만 마셨다 하면 마냥 순환을 하는 누군가를 알아요~^^

다락방 2010-11-04 08:32   좋아요 0 | URL
저는요, 양철나무꾼님..술 안마셔도 그래요. ㅠㅠ
내릴 정류장을 지나치기도 하고 반대방향 타기도 하고. 멀쩡한 정신에도 그래요. ㅠㅠ
길치 방향치..후아- 네비게이션을 사다가 엉덩이에 달고 다닐까봐요. 흑.

sslmo 2010-11-07 04:55   좋아요 0 | URL
가슴에 보이는 빨간 단추를 달아놨으면 싶어요.
아니다,RC장치를 달아놨으면 좋겠어요.
아니다,연어를 한마리 가슴 속에 키우는 건 어떨까요?^^

다락방 2010-11-07 11:09   좋아요 0 | URL
네비게이션 역할을 해주는 잘생기고 젊은 청년을 데리고 다니는건 어떨까요, 양철나무꾼님? 으흐흐흐흐흐(음흉하게 웃는다)

카스피 2010-11-04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을 안먹어도 차만 타면 졸아요.아마 어려서 차멀미가 심해서 생겨난 버릇인듯한데 잘 안고쳐지네요^^

다락방 2010-11-04 08:46   좋아요 0 | URL
지하철안에 유독 조는 사람이 많은건 지하철 공기가 나빠서라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나요. 저도 지하철 안에서 꽤 잘 졸거든요. ㅎㅎ
물론 졸아서 잘못 내린건 아니지만 ㅜㅡ

stillyours 2010-11-04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같아요. 나도 딱(!?) 세 편!
<오후>, <사랑이 익다>와 <낯익은 그림>!

다락방 2010-11-04 09:08   좋아요 0 | URL
그렇구나! 다른 시는 와닿질 않더라구요. 하하하핫
짧은 시들만 후두둑 와서 때리고 가죠.

다이조부 2010-11-0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야기 하면 푸웃 하고 웃겠지만, 나이를 먹는걸(?) 실감하는게 20대때는

고딩들 을 봐도 감정몰입이 되고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냥 꼬맹이 애들처럼 보여요.

근데 며칠 전 눈에 부실정도로 훈훈하지도 않은데 계속 집중하게 하는 고딩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뚫어지게 쳐다봤네요. ㅋ

다락방 2010-11-04 15:47   좋아요 0 | URL
저는 [볼수록 애교만점]에서의 고딩에는 엄청나게 이입해요. ㅎㅎㅎㅎㅎ

자하(紫霞) 2010-11-05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남자사람 다리(만화)가 너무 길어요!
저런 훈남은 세상에 없어 없어!!
아사히를 저번 주말에 사놓고 냉장고에 박아놓고 있는 1人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죠.ㅋㅋ)

다락방 2010-11-06 00:19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너무 취해가지고 오면서 우동 한그릇을 먹었어야 했는데 우동집에 사람이 너무 많아 빈 자리가 없는 관계로 그냥 들어왔더니 머리가 팽팽 돌고 눈이 핑핑 돌아요. 아놔...
그런데 시원한 맥주로 한모금 입가심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 미친 생각은 왜 드는걸까요?
(여기까지 치면서 오타 이백번 난 1人)
 
브로콜리너마저 - 2집 졸업
브로콜리 너마저 노래 / 스튜디오 브로콜리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토요일 오후 약속이 있어서 역삼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이제 내려야 할 때가 되어 출입문 쪽으로 가는데 어어, 내 구두 뒤축이 누군가의 발을 밟은것 같다. 그러나 아직 꽉 밟기는 전. 나는 꽉 밟기 전에 이걸-그러니까 내 발- 들어올려야지, 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날따라 얇고 높은 굽을 신어서, 찍히면 끝장난다. 나는 누군가의 발등에 빵꾸를 낼지도 모르는 것. 그런데 어어, 발이 안들어진다. 이거 왜이래, 하고 돌아보니, 흑. 구두 굽이, 그 힐이, 어떤 청년의 운동화 끈에 걸려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둥바둥바둥바둥. 나도 바둥대고 그 청년도 바둥댄다. 이제 곧 문이 열릴거고 사람들도 출입문 앞에 몇명 서있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바둥바둥바둥바둥 ㅠㅠ 운동화 끈 사이로 내 구두가 빠져 나오고, 나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문이 빨리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그 시간이 어찌나 긴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다다다닥 내려서 계단을 올라가며 하필 오늘따라 이걸 신고 와가지고, 뭐 이런 생각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눅눅한 버스를 타고
자꾸만 졸려 하다 보면
어느새 낯선 곳의 정류장
이젠 돌아갈 버스도 없는
열두 시 반의 거리를
걷는 지친 나의 어깨  -[열두시 반 中 에서]

약속시간 까지는 아직 한참이나 남아 베스킨 라빈스로 들어간다. 평소에 아이스크림을 잘 먹지 않는데, 그날따라 꼭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할 것 같았다. 전날 마신 숙취가 아직 깨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술을 마실 것이니 속을 좀 부드럽게 해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바둥바둥 대느라 얼굴이 뜨거워졌으니 식혀줘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아몬드 봉봉 작은컵으로 하나 주세요, 한다. 2,500 원이란다. 해피포인트 카드와 신용카드를 함께 내미는데, 나에게 2,300점의 적립금이 있다. 아싸뵹. 그걸 사용해달라고 하고 현금으로 200원을 내서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아몬드가 씹힌다. 아이스크림은 달게 녹는다.  

네가 미워 했던 만큼 멀리 날아갈 거야 
네가 아파했던 만큼 다시 꿈을 꿀거야
너의 마음 속의 어둠 만큼 빛이 날거야
내가 너를 차마 쳐다볼 수도 없을만큼 

난 사실은 너무 불안했지
네가 날 떠나진 않을까
그럼 널 따라 날 수가 있을까
네가 너무 좋아       -[변두리 소년,소녀 中에서] 

브로콜리 너마저의 1집도 그러했지만 2집 역시 우리 모두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다. 열두 시반의 거리를 걷는 지친 삶, 반짝반짝 빛나는 그가 내 곁을 떠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 게다가 사실 브로콜리 너마저의 가창력이 아주 빼어난 것도 아니다. 이런 가사들로 노래를 해대는데 너무나 엄청난 성량과 빼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째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너 노래는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우리 잘 모르는거지? 고단한 일상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부르는거지, 대들고 싶어질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도 그들의 가창력도 일상을 녹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도우'의 [사서함110호의 우편물]이란 책을 보면, 진솔이 혼자 속 끓이는 장면이 나온다. 진솔은 건PD를 사랑하는데, 건도 자신에게 어느정도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삼자로부터 '그는 다른 여자를 사랑해왔고 그여자를 잊지 못할것이며 너에게 줄 마음 따위는 없다'는 말을 듣게 되는 것. 그 뒤로 진솔은 건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같아질 수 없고, 영문을 모르는 건PD는 안타까울 뿐이다. 그때 그 혼자 속 끓는 진솔의 마음이 너무 아파서, 그게 뭔지 알 것 같아서, 그리고 한편으로는 왜 말을 못해 이여자야, 건피디에게 직접 물어봐, 라고 말하고 싶어서 내내 안타까웠는데, 사실 내가 진솔의 입장이었어도 혼자 속만 끓였을 뿐 건피디에게 가서 묻지는 못했을것이다. 당신 지금 나한테 하는거, 이거 사랑 아닌거에요? 다른 여자를 내심 품고 있는거에요? 그걸 어떻게 묻겠는가. 그래요, 라고 답해버리면 대체 어떡하라고.  

할 말은 너무 많은데 할 수가 없고
나는 자꾸만 작아지고 있었죠
말하지 못한 말들이 가슴에 남아
나는 자꾸만 잠들 수 없었죠  -[마음의 문제 中 에서] 

나도 묻고 싶은게 아주 많다. 잠들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그것은 그 누구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내 마음의 문제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오해하고 혼자 고민하고 혼자 잠들지 못하는 그 많은 밤들은 그러니까 내 마음의 문제인거다. 그러니까 브로콜리 너마저는 2집에서 자꾸만 내 얘기를 하고 자꾸만 우리들 얘기를 한다.  

게다가 이 가을에 혼자 우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나는 이 가을에 혼자 울었던 그 많은 여자사람들이 울고 싶으면 계속 울되, 이들의 [울지마]를 듣기를 권한다. 울 땐 울더라도, 울지말라고 누군가 말해주는 것도 듣자고. 10월에 울었으면 됐지, 11월에도 내내 울 수는 없잖은가. 이제 곧 겨울인데. 가을에 울었으면 그걸로 됐다. 겨울이 곧 오는데 얼마나 할 게 많은가. 부츠도 꺼내야 하고 장갑도 찾아야 하고 핸드크림도 준비해야 한다. 

어제 아침, 앞이 뾰족한 구두를 신으려고 했는데 스타킹을 신다가 내 발톱이 무척 자란것을 보았다. 길었다. 이 구두 신으면 아프겠네, 라고 하면서도 그 구두를 신었다. 이러저러한 일들을 하느라 그 구두를 신고 좀 뛰었다. 발가락이 아팠다. 길게 자랐던 발톱이 신경쓰였다. 어젯밤에는 너의 발톱을 잘라주겠어, 라고 말하는 남자가 있다면 당장 시집이라도 가 버리고 싶었다. 난 다른건 다 필요없어, 내 발톱만 좀 잘라주면 돼. 라는 마음이 가득가득. 집에 와서 구두를 벗고 스타킹을 벗어보니 발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길게 자란 발톱이 발가락을 찔러버려 피가 났다. 이런 젠장. 나는 이런걸 미리 자르지도 못할정도로 게으른 여자사람. 샤워하기 전에 발톱을 잘랐다.  

발톱을 자르는 것 쯤은 혼자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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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0-11-02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톤 프로젝트, 브로컬리 너마저, 루시드 폴, 이적 등등...
사고 싶은 음반이 많은데 쉽게 구할 수가 없어 못 듣고 있어요 ㅠ_ㅠ

아쉬운대로 Taylor Swift 나 듣고 있습니다 -_-/

2010-11-02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3: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02: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r 2010-11-02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그제... 저를 위로해준 음악이었습니다. 다락방님의 페이퍼로 만나니 더 반갑네요...^^
계피의 보컬이 빠진 앨범이 더 마음을 쎄하게 만들면 어쩌나 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다행스럽고 고마웠어요.

<브로콜리 너마저의 1집도 그러했지만 2집 역시 우리 모두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냈다. 열두 시반의 거리를 걷는 지친 삶, 반짝반짝 빛나는 그가 내 곁을 떠나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 게다가 사실 브로콜리 너마저의 가창력이 아주 빼어난 것도 아니다. 이런 가사들로 노래를 해대는데 너무나 엄청난 성량과 빼어난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면 어째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너 노래는 그렇게 하지만, 사실은 우리 잘 모르는거지? 고단한 일상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부르는거지, 대들고 싶어질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도 그들의 가창력도 일상을 녹여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다락방님 페이퍼의 이 부분, 몹시 공감해요.

다락방 2010-11-02 16:34   좋아요 0 | URL
전 브로콜리 너마저의 1집을 사실 열심히 듣지 않았기 때문에 계피의 보컬에 대해 그다지 인식이 없었어요. 주변에서 계피가 빠진 브로콜리 너마저도 괜찮을까, 하는 염려를 자주 들었는데 저는 2집이 더 좋으니 이를 어쩝니까. 하핫;; 1집의 노래는 음 좋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2집은 으윽 좋구나 하게 된단 말입니다! ㅎㅎ 저 역시 위로를 받고 있어요. 변두리 소년, 소녀로 말이지요. 너무 좋아요~

Kircheis 님과 제가 같은 감각으로 이 앨범을 듣고 있군요!
:)

애쉬 2010-11-0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로콜리가 이 스산한 겨울의 길목에 음반을 내는 건, 의도일까 우연일까 생각해봤어요. 여름의 덕원의 목소리는 좀 아니잖아요. ^^
저도 그가 빼어난 가창력과 엄청난 성량을 가지고 있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목청껏 노래만 잘하면 가수가 되는 줄 아는 멍청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요.

아, 저도 '변두리 소년, 소녀' 가 가장 좋아요~~

다락방 2010-11-02 16:32   좋아요 0 | URL
브로콜리 너마저의 노래를 듣고 있자면 삶이 고단한게 비단 나 뿐만은 아니구나 싶어져요. 다들 나처럼 살고 있구나. 가끔은 힘들기도 하고 가끔은 설레기도 하고 가끔은 기쁘기도 하면서. 그런 노래를 부르기에는 참 적절한 목소리에요.

변두리 소년, 소녀 정말 좋죠? 저도 그 노래가 제일 좋아요! 이 앨범 처음 들을때부터 저는 그 노래에 꽂혔어요!! >.<

moonnight 2010-11-0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음반 소개 신문에서 읽고 아, 다락방님이 좋다 하신 그거. 하고 생각했어요. ^^ 저는 1년내내 주구장창 운동화 아니면 운동화 비슷한 구두-_-인데, 가끔 특별한 일이 있어서 힐 한 번 신을라치면 발뒤꿈치랑 발가락이랑 다 까지고 난리나요. -_-;;;;

제가 상상하는 다락방님은 항상 샤방샤방 여성스러운 몸차림일 거 같아요. 그래도 공원에 나가실 때는 꼭 장갑 목도리 부츠 다 착용하셔야지 돼요. 맥주도 차갑기 때문에 요즘 날씨엔 몸이 막 떨린다는. (가끔 벤치에 앉아서 맥주 마시며 책 읽는 1인 ^^;;;)

다락방 2010-11-02 16:30   좋아요 0 | URL
항상 샤방샤방 여성스러운 몸차림과는 좀 거리가 멀구요 ㅎㅎ 항상 힘차고 씩씩하게 행진하듯 걷고 있습니다. 우다다다다다다다 뛰기도 해서 타부서 직원들이 술자리에서 복도에서 뛰어댕기지좀 말라며;;

네네네네, 공원에 가서 캔맥주 마실때는 장갑 목도리 부츠 다 착용할게요. 안그러면 술마시다 얼어죽어요. 제가 죽자고 술 마시는건 아니니까 말입니다. 아 이놈의 회사에서 뛰쳐나가 공원으로 달려가고 싶어요. 벤치에 앉아 술을 마시고 싶네요. 캔맥주 한모금 홀짝이고 눈물 한방울 또르르 흘리고.

sslmo 2010-11-0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톱이 살을 파고 들지 않도록...
둥글게 자르지 마시고 일자로 잘 잘라주세요~^^

앨범 자켓이 멍든 내 맘이랑 똑 같은 색이예요~^^

다락방 2010-11-02 16:29   좋아요 0 | URL
저 한번 살 파고 들어서 병원가서 수술(?)한적 있어요. 울었네요. 완전 아파가지고 ㅠㅠ
이번에는 네번째 발가락의 발톱이 세번째 발가락을 찔렀어요. ㅠㅠ 구두가 뾰족해서..(뭔가 지저분하죠?)

양철나무꾼의 멍든 가슴에 날계란 하나 살포시 안겨 드리고 싶어요. 차갑고 섬뜩하겠지만 멍의 독기를 다 가져가준다니 말이죠.

무스탕 2010-11-02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아직 음악CD를 내가 들으려고 사 본적이 없어요. 작년이던가.. 브로콜리 1집 들어볼까.. 생각이 들어서 mp3곡을 찾아보니 없네요? 얼라.. 왜 없지.. 로 끝냈는데 다락방님 리뷰를 보니 듣지 못하고 넘어가버린 1집도 무지 궁금해졌어요.
1집 표지의 볼 통통한 귀여운 여자애랑은 분위기가 완전 다른 2집 표지네요. 혹시 저 파란색, 그 여자애가 불어 놓은 풍선일까요? ^^

아.. 글고, 전 승질이 못돼먹어서 발톱이건 손톱이건 조금이라도 긴 건 꼴을 못봐요. 또깍또깍 깍아버려야 속이 시원해서 제 손톱 발톱은 자랄 틈이 없다지요;;

다락방 2010-11-02 15:56   좋아요 0 | URL
전 정말 귀차니즘 작렬해서 손톱 발톱 자르는데 시간 오만년 걸려요. 잘라야지 잘라야지 생각하면서 또 하루를 보내고.. ( '')
같은 이유로 머리도 안빗어요. ㅎㅎ

그러게요, 그 여자아이가 불어 놓은 풍선일까요? 무스탕님은 어쩌면 그렇게 생각도 예쁘게 하세요? 네?

2010-11-02 15: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2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illyours 2010-11-02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서 아침 저녁으로 후아- 후아- 하고 있어요.
다락방님 혹시 1집에서의 보컬 계피의 음색을 좋아했다면
'가을방학' 노래도 추천하고 싶어요!
계피와, 줄리아하트의 정바비가 만난 밴드예요.
[가끔 미치도록 네가 안고 싶어질 때가 있어]라는 노래.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

다락방 2010-11-02 15:32   좋아요 0 | URL
넌 날 아프게 하는 사람이 아냐, 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 말씀하시는 거죠? 너같은 사람은 너밖에 없었어~ 하고 말하는 그 노래요. 전 이미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후훗.

브로콜리 너마저의 이 앨범 중에서 [변두리 소년,소녀]가 무척 좋아요, 무척!

마노아 2010-11-02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울지마'가 참 끌렸어요. 그 말은 나한테 필요한 말이어서 그랬을 거예요. 아, 쓸쓸한 것도 힘든데 춥기까지 한 나날이에요.

다락방 2010-11-02 18:06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 [울지마] 들으면서 이제 그만 울어요. 10월에 울었으니, 11월엔 그만 울어도 좋잖아요. 여전히 쓸쓸하고 춥다면 우리 곧 만나요. 포동포동 따뜻한 삼겹살을, 아니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스테이크를, 그도 아니면 달달한 캬라멜 마끼아또를 함께 먹어요. 우리,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자구요.

저 역시 더럽게 춥고 아픈날들이거든요.

웽스북스 2010-11-03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사랑한다는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이게 너무 좋아요. 오늘 바람부는 저녁의 버스정류장에서 이 노래를 들었는데, 아, 좋아서 죽을 뻔했네. <마음의 문제>랑 <열두시 반> 이건 완전 내노래 같고... <변두리 소년, 소녀>는 아직 마음에 잘 안와요. 내가 이상한건가...

그리고 뒤의 노래들은 아직도 제대로 듣지 못했어요. 집중해서 노래를 들을 1시간이 없어요. 흑흑. 힛~ 지금 변두리 나오네요. ㅎㅎ

다락방 2010-11-03 08:50   좋아요 0 | URL
어떤 노래가 좋지 않다고 해서 그게 이상한건 아니죠, 웬디양님. 저는 [변두리 소년,소녀]가 제일 좋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제가 이상한걸지도 몰라요. 전 그 가사가 완전 제 가사같더라구요. 제가 쓴 줄 알았네요. 제가 친구랑 대화하던 걸 듣거나 보고 혹은 제 일기장을 훔쳐보고 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반짝반짝 이랑 날개랑 뭐 그런것들. '네가 너무 좋아' 라고 말하는 가사 말예요. 아우 좋아 죽겠네요. ㅠㅠ

웽스북스 2010-11-03 09:2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제가 요즘 아무도 안좋아서 그런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주변에 날개가 있나 궁금한 사람도 없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1-03 09:28   좋아요 0 | URL
다락방에게 날개가 있는지 없는지 안궁금해요? 안궁금해요?!
요즘 나한테 너무 소홀해진 거 아니에요?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나기 2010-11-10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학교에 가는 버스 안에서도 이들의 노래를 들었어요.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는 이들의 음악이 좋아서 자꾸 들었어요. 그런데, 이들의 2집이 나왔다니. 왜 제가 그걸 모르고 있었을까요? :)

다락방 2010-11-11 10:16   좋아요 0 | URL
이제 알게 됐잖아요, 홀릭제이님! 들어봐요!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히히 :)
춥다. 잘 지내죠?

블랙겟타 2016-08-28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과제하면서 브로콜리 2집의 졸업을 듣고 있다가요.. ˝어? 노래 좋네 이 음반 얼마하지?˝ 하고 알라딘으로 검색해서 봤더니 다락방님의 이 페이퍼를 발견했네요. 무려 6년전 페이퍼이긴 하지만요.ㅎㅎㅎ;;; 너무 늦게 이 글을 봤네요. 그땐 아마 저는 다락방님을 모를때였지만 지금은 아니까 이글을 볼 수 있었네요. ㅎㅎㅎㅎ 이때도 좋은 글을 계속 쓰고 계셨군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