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꿈에 아주 오랜만에 그가 나왔다.


우리는 예전과 같은 사이였고 그는 우리집에 놀러왔다가 이제 자기네 나라로 돌아가려는 참이었다. 돌아가기 전, 그는 주섬주섬 가방에서 뭔가 꺼내 내 앞에 두었다. 이거, 너 주려고 가져왔어. 그것은,


감자였다. 감자 한 꾸러미.


꾸러미 오브 potatos


이게 뭐냐 물으니 그는 자기가 사는 나라에서 어머님이 농사 지으신거라며 날 주려고 가져왔다고 했다. 비행기를 타고 온 감자 되시겠다. 그런데 감자.. 비행기 타고 넘어와도 되나? 그거 불법 아닌가? 농산물 넘어오면 안되는거 아녀요? 여하튼, 그렇게 나한테 감자를 줬다. 나한테 감자 꾸러미를 주고... 그는 비행기를 타러 가는데, 잠에서 깼다.


물론 이렇게 담백하게 꿈속에서 감자만 주고 받은건 아니지만 이곳에는 초딩도 오고 중딩도 오고 그러니까, 우리 화요일 아침, 19금은 건너뛰자. 여하튼,


오늘 아침 잠에서 깨어 이 꿈을 떠올리면서, 도대체 왜이렇게 오랜만에 그가 꿈에 나온것인가, 그리고 그는 왜 나에게 감자 한 꾸러미를 주었는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와 감자.. 그는, 왜, 내게, 감자를, 주었는가. 그것도 내가 집 앞 시장에 나가면 언제든 살 수 있는 감자를 열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와서 주었는가. 왜, 왜땜시.. 무엇 때문에..




이 꿈은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대체로 나는 내가 꾼 꿈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늘 생각해보곤 하는데, 아 이건 이런 뜻이겠구나, 하고 내 나름의 해석과 의미를 부여하고 그거 맞다고 맨날 좋았어, 나의 꿈의 해석! 이러지만, 가끔은 이건 걍 별 뜻없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이 뒤섞였구나, 하게 된다. 그리고 어제의 꿈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친구의 블로그에서 주말에 카레를 해먹었다는 글을 읽었다. 그걸 보고 오, 그러고보니 카레 해먹은지 오래되었네, 나도 카레 해먹어야지. 근데 집에 감자가 있나? 나는 카레에 다른건 안넣어도 감자는 꼭 넣는 사람이라서 집에 감자가 있는지 떠올려보는데 없는 것 같았다. 엄마, 집에 감자 있었나? 하고 엄마한테 톡을 보냈더니 엄마는 없다고 하셨다. 오케. 그러면 수요일에 시장 가서 감자를 사야지, 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아마 꿈에 그는 내게 감자를 주었던 것 같다. 그러니 꿈에 그가 감자를 준 것에 대해서는 파악 끝. 그렇다면, 이제 왜 '그'가 나왔는가에 대한 답을 생각해볼 차례. 그것은 내가 읽은 책으로부터 온것이렸다?

















어제 퇴근길에 읽은 <헤이팅 게임>때문일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원서를 친구들과 함께 읽기로 했는데, 나는 원서를 시작하기에 앞서 어제 집에 가는 길, 전자책으로 번역본을 시작한거다. 읽다보니 주인공 '루시'의 키는 153 이랬나 너무 작고 남자주인공은 190 이상이었다. 맙소사. 이건 차이가 나도 너무 나잖아. 이렇게 너무 큰 차이는, 좀 별로지 않나? 상대에 비해 내가 너무 작게 느껴지는 건 좀 거시기하다. 여하튼 40센치 차이나는 이야기를 내가 읽어서 그랬을까? 키에서 40센치..


나는 키가 작은 편이고 그는 키가 컸다. 내가 사귀었던 남자중에서 제일 큰 건 아니었지만 제일 큰 거에서 두번째쯤 되시겠다. 그래서 그가 나온것 같다.


어쩌면 어제 자기 전에 읽었던 <나일강의 죽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엄청나게 돈이 많고 또 아름답기도 한 '리넷'은 태양이다. 사이먼을 뜨겁게 사랑하는 가난한 여자 '재클린'은 친한 친구인 부자 리넷을 찾아가 '내 애인인 가난한 사이먼을 너네 집 정원사로 고용해주면 안되겠니?' 부탁하고 리넷은 그러겠다고 한다. 리넷에게는 부자 남자 약혼자가 있었는데 딱히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아 결혼을 해도 될까.. 갈등하던 터, 친구인 재클린의 남자친구 사이먼을 보자마자 반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사이먼은 어떻게 되느냐? 리넷과 결혼한다.

마이


친한 친구에게 애인을 빼앗겨버린 재클린은 절망한다. 리넷은 아름답기도 하고 돈도 엄청 갖고 있고 그래서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고 다 가진 여자지만, 자기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고 있는거라곤 지독하게 사랑하는, 뜨겁게 사랑하는 사이먼 뿐이었는데, 그런데 사이먼조차 리넷에게 가버리고... 그런 절망에 빠진 재클린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들을 둘다 죽이거나 그들중 한 명을 죽이거나 하는 마음을 품고 그들을 스토킹 하는 것이었다. 여기엔 설마 없겠지, 하고 돌아보면 리넷과 사이먼이 가는 곳 어디나 재클린이 있고 그래서 리넷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 사정을 알게 된 우리의 탐정 '푸아로'는 재클린에게 말한다. 네 안에 악마를 받아들이지 말라고. 그 때 재클린은 푸아로에게 달과 태양 얘기를 한다. 자신은 사이먼에게 달이었는데 리넷은 태양이다, 그 태양이 뜨는 순간 달은 보이지 않게 되었다고. 크- 


내가 이부분을 읽으면서 아아, 나는 달이었던가, 나는 그에게 달이었던가, 그가 보는 하늘에 태양이 떠버려서 달은 더이상 보이지 않게 된건가... 흑흑 뭐 이랬던거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다보면, 태양이 떠서 달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해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태양이 지고 달이 보이는 순간이 온다는 것. 태양이 진 자리에는 달이 있었지. 달은 항상 거기 있었다.


그렇다면!

태양이든 달이든, 그러니까 내가 태양이 되든 달이 되든, 영원할 순 없는 건 아닌가. 태양은 지는 순간이 오고 달 역시 감춰지는 순간이 온다면, 내가 늘상 하늘에 있으면서도 그대로 그에게 계속 꽂히려면, 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별조차도 안되는데. 그러다가 라디오헤드의 노래가 파바박! 하고 떠올랐다. 그래, 그래서 라디오헤드는 이 자명한 진실 앞에 상대를 영원히 사랑하기 위해, '너는 태양이고, 달이고, 별이야' 라고 노래한 것인가? 라디오헤드의 노래 <you>의 처음 가사가 그렇다.


You are the sun and moon and stars are you ~


그러니까 나는 태양이고, 달이고, 별이어야만 하는것인가....

피곤하다..

피곤하군..


아무튼 그렇다보니 꿈에 그가 나와서 나에게 감자를 준 것인가보다. 당신과 감자..



오늘 아침  밥을 먹으면서, 양치를 하면서, 그리고 집을 나서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면서, 오랜만에 꿈에서 그를 보고, 그 느낌(피 땀 눈물~).. 과 감자..를 생각하다보니 공일오비의 노래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가 생각났다.






아, 오늘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감성이야.. 촉촉하다. 왜이래, 빠져나와. 그러나 나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이 노래를 반복재생한다.

참 오래됐지 우리 서로 헤어진 지(진짜 오래됐다. 잘 지내나요?는 이유경의 책제목)

나도 네가 없는 삶에 많이 익숙해졌어(응 익숙해지긴 했지)

네가 그리워 한때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끝도 없이 울기도 했지(나는 주로 혼자 울곤 했어. 친구한테 전화해서 우는건 좀 민폐같잖아.)

이젠 모든 게 지난 일이야 힘겹게 버텨왔던 모든 일들이

난 괜찮은 척 웃을게 넌 하나도 신경 쓰지마(괜찮은 날도 정말 있어. 요즘은 대부분 괜찮아. 그렇지만 신경쓰고 살아라..사실 나 안괜찮은 것 같기도해..)


대신 너에게 부탁할게 우리 아름답던 기억들(우린 딱히 아름답다고 말할 순 없는 기억들이지. 강렬한게 더 적합한 표현같아.)

하나도 잊지 말고 이 세상 동안만 간직하고 있어 줘

모든 시간 끝나면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그때 그 모습으로 다음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내가 페르귄트 싫어하는거 알지. 육체라는 껍데기만 간신히 남아서 솔베이지에게 돌아오는 페르귄트 진짜 밥맛없잖아. 다음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서 뭘 어째. 만날거면 이번 세상에서 만나는게 좋고, 이번 세상에서 만날거라면 하루라도 젊었을 때 만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늙어 만나서 뭘 어쩌자는겨..)


그래 어쩌면 이게 잘 된 건지 몰라(너도 그렇게 생각하니?)

서로 아름다운 모습만 기억할 테니(가끔은 우리가 좋을 때 헤어져서 더 슬픈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그리고 어쩌면 이게 잘된건지도 모른다고도 생각을 하지)

나이가 들어 주름살이 하나둘씩 늘어갈 내 모습을 넌 볼 수 없겠지(그거 알아? 나는 아직 주름살이 없어.. 팽팽해. 난 아마 앞으로도 딱히 주름은 없을 것 같아. 지성피부라 그런가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삶이 너무 힘들어 지치고 세상에 찌들어가는 그런 모습

감추고 싶은 모든 걸 서로 보이지 않아도 돼(나는 내가 요가하는 모습을 당신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아...감추고 싶은 나의 모습이야..우르드바다누라아사나는 진짜 드럽게 안돼..)


제발 너에게 부탁할게 우리 사랑하던 기억들

하나도 잊지 말고 이 세상 동안만 간직하고 있어 줘

모든 시간 끝나면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그때 그 모습으로 다음 세상에서 우리 다시 만나자(그냥 이세상에서 만나자. 다음 세상이 어디 있다고 자꾸 다음세상 타령이야... 빨리 만나서 영생하자.)



아 오늘 너무 촉촉한 감성.. 세월의흔적다버리고 감성이 나를 적신다... 둠칫두둠칫.

있잖아, 왜 꿈에서 내게 감자를 줬는지.. 내게 말해줄 순 없겠니? 

Talk to me, baby~

대답 기다릴게.

I'm wating for your answer.

그럼 안녕.

See you soon.

Bye.



오늘 내 마음에 세월의흔적다버리고감성과 영어가 내린다. 촉촉하게.  wet wet wet...



댓글(15)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파랑 2022-03-08 09: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015B의 저노래 좋아하고 앨범도 있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ㅋ 가사가 이작가님의 성향(?)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군요ㅎ ㅎ 오늘 감자 넣은 카레 맛있게 만드시길 바랍니다 ^^

다락방 2022-03-08 10:10   좋아요 2 | URL
크아- 공일오비 노래는 명곡이 많죠. 저 노래도 좋고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도 좋고 <5월 12일>도 좋고. 크- 오늘 세월의 흔적 다 버리고 들으면서 울었네요.. ㅋ ㅑ- 감성 촉촉합니다. (진짜 울었다는 건 아님)

mini74 2022-03-08 17:19   좋아요 1 | URL
015B 2021년 모음집이 나왔답니다 ㅎㅎ

다락방 2022-03-09 13:30   좋아요 2 | URL
아니, 그 양반들 모음집을 냈다고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03-08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자 몇개로 이토록 심오한 글이라니..... ㅎㅎ 그래서 감자 넣고 카레는 드셨나요?
카레 드시고 감자 말고 책과 꽃다발, 그리고 음 현금도 주는 남자로 빨리 갈아타세요. 떠난놈은 그냥 땡하시고요. ^^

다락방 2022-03-09 13:31   좋아요 1 | URL
감자랑 애호박 준비해놨고요 카레는 이따 저녁에 만들겁니다. 내일 아침에 먹으려고요. 카레는 카레여왕이 좋습니다. 버터 잔뜩 넣고 야채 볶아서 카레 만들거예요. 으하하핫.
저 오늘 영화 <더 배트맨> 봤는데 브루스 웨인 돈 엄청 많은데 너무 쓸쓸해보여요. 아 친구해주고 싶었네요..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3-08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감자를 받는 꿈은 대인관계가 넓어진다는군요~^^
카레엔 감자가 빠질순 없죠!!!!
고구마도 넣으니까 달달허니 맛있더군요ㅋㅋㅋ
공일오비~~추억 돋는군요.
간만에 들었어요^^

다락방 2022-03-09 13:32   좋아요 2 | URL
저 안그래도 집에 고구마가 있어서 감자 대신 고구마를 넣으면 어떨까? 생각해봤는데.. 한 번 시도해볼까요? 아, 모험하기가 두려운데.. ㅋㅋㅋ 고구마 조금 넣어볼까요? ㅋㅋㅋㅋㅋ 저는 카레는 감자가 다 한다고 생각해요. 카레에 빠지지 말아야 할 한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감자!! ㅋㅋㅋㅋㅋ

수이 2022-03-08 16: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엄마, 이모 글 태그가 19금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톡을 방금 받았습니다. 태그는 북플로 안 보이는데 어떻게 보았니? 엄마도 태그는 아직 못 보았는데 카톡 보내어 물어보았더니 친구 놋북으로 보았답니다. 19금 태그를 읽기 위해서 저는 집으로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후다다다다닥

다락방 2022-03-09 13:33   좋아요 2 | URL
저 태그를 뭐라고 썼는지 기억이 안나서 ㅋㅋㅋ 맥북을 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 때문에 나름 검열을 하긴 했는데, 제 안에 끓어 오르는 이 뜨거운 욕망.. 을 펼쳐보이지 않으면 밤에 잠이 안오기 땜시 태그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타 님, 저 낮술한다요! ㅋㅋㅋㅋㅋ

수이 2022-03-09 14:52   좋아요 1 | URL
오늘 같은 날 낮술 딱이죠! 저는 삼겹살 굽는중_ 삼겹살에 맥주 🍺 🥰👍

mini74 2022-03-08 1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넘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러면서 엄마가 쪄주는 분내나는 뽀얀 감자가 먹고 싶어지네요. 저는 그렇게 안 쪄지더라고요. 그래서 엄마의 감자 찌는 비결을 물었더니 한 마디 ! 삼성당 ! 그렇습니다 삼성당 ㅎㅎㅎ

다락방 2022-03-09 13:34   좋아요 1 | URL
저희 조카아이들도 외할머니가 쪄주는 감자를 그렇게 좋아해요. 여동생은 아무리 해도 왜 엄마처럼 안되냐고 하더라고요. 되게 포슬포슬한 찐감자가 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저는 감자를 준비했고 저녁에 카레 만들 생각인데 지금 와인을 마셨더니 세상 귀찮아서... 카레고 뭐고... 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ersonaSchatten 2022-03-09 0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수필과 자동차 좋아하는데 이 노래도 좋네요. 최근에 리메이크 되가지고 자주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ㅎㅎㅎ
3주 전에 푸팟퐁커리에 빠져가지고 게는 못 사고 크래미 맛살로 주구장창 커리만 먹었었어요. 저는 감자가 없어서 모자라단 생각 가득 이었지만 대신 양파를 엄청 넣어먹은 거 같아요. ㅎㅎㅎ 이제 급한 불 껐으니 저도 내일은 짜장이나 카레 삼분짜리로 먹을랍니다. ㅎㅎㅎ 감자 파이팅!!

다락방 2022-03-09 13:36   좋아요 2 | URL
저는 리메이크 된 걸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 노래 찾으려고 검색창에 넣었더니 세상에 다른 사람이 부른게 있더라고요? 우엇 이게 뭐여? 했답니다. 들어보진 않았지만요. 저는 공일오비의 이 노래랑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 좋아해요. 감성이 촉촉해집니다. 온몸이 감성으로 젖어버려요. ㅋㅋㅋㅋㅋ
저는 지금은 미트볼을 먹고 있고 저녁에 뼈해장국을 포장해올까 어쩔까 싶어요. 간식은 치킨버거.. ㅋㅋㅋㅋㅋ
아 저는 카레에 양파를 안넣어요. 제가 카레를 만들면서 제일 좋은건 제가 싫어하는거 안넣는다는 거!! 제가 만든 카레에는 양파랑 당근이 없습니다. 껄껄. 저 양파는 좋아하는데 카레에 들어간 양파가 너무 싫어요. ㅠㅠ
 















주말을 지내노라니 이 책을 시작하신 분들이 여러분 보이네요. 여러분 최고입니다. 여러분 멋져! 저는 아직 시작을 안했고요,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끝내면 바로 따라가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이 많을텐데요, 이 책 읽으면서 <에일리언>다시 보려고 틀었다가 멈춘 기억도 떠오르네요. 무엇보다 '바기나 덴타타'가 나오는만큼, 영화 <티스> 추천합니다. 같이 보시기에 좋아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 도 언급될텐데, 그건 영화 상영 내내 여성혐오적이라는 평들이 있어서 저는 보진 않았고요, 대신 같은 줄거리의 <리벤지> 추천합니다. 강간 피해자 여성이 강간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내용인데 강간에 대한 노골적 묘사라든가 여성의 신체를 성적대상화 하는데에 치중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제 생각엔 <네 무덤에 침을 뱉어라>보다 보기에 나을겁니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다시 페이퍼 쓰게 되겠지만, 제가 일전에 이 책을 읽고, 혹은 이 영화들을 보고 써둔 글들을 링크 달아둡니다. 원하신다면 참고하세요.


[알라딘서재]이빨 달린 질과 여성 괴물 (aladin.co.kr)


[알라딘서재]괴물과 여성 (aladin.co.kr)


[알라딘서재]《리벤지》모두 강간범이다 (aladin.co.kr)


자, 여러분 모두 화이팅!!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거리의화가 2022-03-07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말에 다른 책들 완독했으니 오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영화 리스트들 참고할게요!ㅎㅎ

다락방 2022-03-08 09:00   좋아요 0 | URL
거리의화가 님, 화이팅! 이 책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훗.

책읽는나무 2022-03-07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고, 특히 공포영화는 무서워서(쫄보라서ㅜ) 아예 안보거든요. 그래서 책을 읽다 보니 언급하는 영화를 봐야 할까? 고민중이긴 합니다ㅋㅋ
저 그 유명한 에일리언도 안봤거든요~
근데 이렇게 영화를 미리 선정해 주시니 아주 편리하고 도움 되겠습니다. 전 너무 편안한 지름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어요.
암튼 다락방님 짱이시네요^^(언제적 표현일까요?ㅋㅋ)👍👍

다락방 2022-03-08 09:01   좋아요 1 | URL
저 에일리언 다시 보려고 했는데 넘나 징그러워서 못보겠어요. 진짜 꿈에서도 만나고 싶지 않은 괴물이에요. 윽 싫어..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다른 눈으로 볼 수 있을것 같긴해요. 그래서 이 책이 좋고 또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본 영화들이라면 떠올릴 수도 있으니까요. 오, 그게 그렇게 해석이 되네? 하면서요.

- 2022-03-08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다락방 2022-03-08 09:01   좋아요 0 | URL
쟝님, 화이팅!!
 


강헌의 명리학 책이었던가. 어쩌면 고미숙의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였나. 약국을 운영하는 사람이 약국도 잘 되고 사람들도 다 좋은데 자기는 왜이렇게 우울하고 힘든지 모르겠다고 상담을 받으러 온 얘기를 읽었더랬다. 보니, 그 약사의 사주에 역마살이 있건만 그 약사는 동네에서 매일 약국을 하며 머물렀던 것. 이에 상담해준 선생님은 주말에 가까운 지방이라도 다녀오면 많은 것들이 나아질 것이다, 라는 애기를 했더랬다.


강헌의 <명리>를 읽으면서 내게는 전 세계적인 역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무무병존 사주인데 강헌의 말을 빌리자면, '그 범위는 스케일도 넓어서 해외를 드나드는 역마이다' 라고 한 것. 그런데 내 뜻과 아무 상관없이 최근 몇년간 아무곳도 가질 못하니 우울함이 차곡차곡 쌓이는거라. 국내 여행도 하면 안될것 같아 가급적 자제하고 있었는데 내가 또 집에만 못 있겠는거라. 그래서 나는 동네를 산책하거나 서점을 간다.


그렇다.

서점을 간다.

내가 살기 위해서,

서점을 간다.

내 사주에 있는 역마를 다스리기 위해

서점을 간다.

그래서?

책을 산다...

아니,

책을 샀다.

으르렁-



다른데를 가면 되는데, 그런데 나는 다른데 가는걸 별로 안좋아해. 일전에 한 친구는 올리브영에 가는게 좋다고 했더랬다. 재미있다고. 그런데 나는 올리브영 같은데가 재미가 1도 없어. 왜 가는지를 모르겠는거다. 내가 재미있으려면 서점엘 가야해. 그래서 서점엘 갔더니 무슨 일이 벌어지나? 책을 사는 것이다. 


네, 그러니까 책 샀다는 얘기 하려고 사주 얘기 가져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란 여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넘나 탁월한 거 아님?


자, 그래서 이런 책을 샀다.






자, 그렇다면 왜 이런 책을 샀는지, 내 얘기를 한 번 들어보자. (닥쳐!)
















그러니까, 나는 김진숙 님이 얼마전에 복직했다는 기사를 읽었고, 그리고 퇴직했다는 기사도 읽게 된다.


"37년 싸움을 마칩니다"... 김진숙, 퇴직하다 - 오마이뉴스 (ohmynews.com)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이 기사를 읽는데 자꾸 눈물이 나는 거다. 그 눈물에는 아마 여러가지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신의 신념대로 꿋꿋이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텐데. 그런데 부당한 해고에 맞서 굴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누군가 때문에 앞으로 노동자의 삶은 달라질 수도 있는거 아닐까. 나 역시 노동자다. 나 역시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는 삶을 살고 있고 몇해전 회사가 어려웠을 때 내가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허망했던 적도 있었다. 십년 이상 몸담은 회사인데 내 청춘을 내가 바치려고 한 건 아니지만 청춘의 한창때가 모두 여기 있었는데 내가 해고 당한다면, 내 삶은 그 다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된거다. 다른 노동자의 얘기는 그래서 지금 노동자인 나에게 더 울림을 준다.


지금은 사망한 전 서울시장 의 성추행 관련 해서도 그래서 나는 피해자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를 상사로 모심으로써 받게 되는 성추행 이라면 아마 이 땅의 여성 직장인들이 다 겪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피해자가 겪었다고 한 일중에 정확히 같은 것들을 나도 겪었던 적이 있고, 그 일로 모멸감에 울기도 했던 터라, 이 땅의 여성 노동자로서 연대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 있다. 물론, 노동자가 아니었어도 공감과 연대는 당연한 것이었지만. 내가 노동자라는 정체성에 그렇게 진심인줄 몰랐는데, 김진숙 님의 기사를 읽으면서 우는 나를 보고, 아, 나는 내가 파악하는 것보다 내가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인지하고 있구나, 싶었다. 물론 그보다는 그렇게 끈질기게 싸워온 그 시간들, 그 신념에 대한 것이 더 마음을 웅장하게 만들었겠지만 말이다.


<소금꽃나무> 라면 몇해 전에 읽었던 적이 있다. 김진숙이 버스안내원으로 근무하면서 옷까지 다 벗겨진 채로 돈을 숨긴건 없는지 검사 받는 장면 같은 것들을 기억한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읽고 싶어 샀다. 내가 가진 책은 오래전에 처분한 것 같다. 서점으로 가 사실, 소금꽃나무를 살까 김진숙에 대한 글이 실려 있는 <여성노동자 반짝이다>를 살까, 두 권을 꺼내놓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그냥 둘 다 샀다. 나는 부장이니까. 책 두 권 살 돈쯤은 있다. 엣헴- 나 이십년 이상 일한 노동자야. 이 직장에 올해로 만 이십년 근무했다. 책 두 권 사는데 뭘 그리 고민해? 여성 노동자로서 여성 노동자의 이야기를 듣는데 아낌이 없어야지. 흥!! 


(아 나는 진짜 자기합리화 대마왕이야..)















<에덴의 악녀>는 2월 여성주의 책 같이 읽기인 나오미 울프의 책을 읽다 알게 되어서 샀다. 검색했더니 절판인게 아닌가. 중고로 나와있길래 잽싸게 주문했는데, 이게 그러니까 우주점 주문이었고, 그래서 이 책을 사기 위해 다른 책을 더 샀는데, 그것은 바로 이 책.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를 박스에서 꺼내면서, ...응? 이건 뭐야????????????? 했다. 내가 에덴의 악녀 사면서 두 권 다 샀다는 건 알았지만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산줄은 몰랐지? 나 이거 읽고 싶었어?















<샤프롱>도 그 박스에서 나왔다. 앗, 이거 서점에 갔을 때 살까말까 망설이면서 들었다놨다 한 책이긴 한데, 샀어?? 아무튼 이 책 있다. 이거 이렇게 적어놓지 않으면 까먹을듯.


아무튼 내가 서점에 자주 간다고 했으니 또 서점에 가서 산 책이 뭐가 있냐면, 이번에는 알라딘 중고책방 갔다가 이걸 샀다.















괜찮아, 잘했어. 아니, 깨끗하더라고요.. 이거 아주 오래전부터 장바구니에 있었던건데, 마침 중고책방에 있었고, 마침 깨끗했고... 샤라라랑~ <철학자와 마녀>

















<H마트에서 울다>도 교보 갔다가 사가지고 왔다. 처음부터 내가 이 책을 사려고 간 건 .. 아닌가? 맞나? 그런건 기억조차 희미하고, 여하튼 올 때는 가방에 이 책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을 사서 가방에 넣고 내가 한 일은, 이삭토스트에 가서 토스트를 먹은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껄껄. 아니 티비에서 유퀴즈 재방송 보다가 이삭토스트 회장님..의 이삭토스트 에 대한 이야길 듣게 됐고, 엄청나게 줄 서서 사먹게 됐다는 그 소스가 궁금한거여.. 마침 서점 빌딩에 이삭토스트가 뽝- 있어가지고 이삭토스트 가서 토스트 먹는데, 제일 기본을 먹자, 하고 햄치즈 토스트 시켰는데 양배추가 없는 것이다. 맛있게 다 먹고 나서 나갈 때 카운터에 가서 직원분께 여쭸다. 제가 먹은건 양배추가 없던데 사진처럼 양배추 먹고 싶으면 뭘 시켜야 하나요? 그러자 '햄스페셜 토스트'라고 알려주셨다. 다음에 그걸 다시 먹어봐야겠어. 불끈! 아이스아메리카노랑 먹으니 찰떡이었다.



주말에 또 서점에 갈 것 같다.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4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22-03-03 09: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디 보자~~코로나 시대의 다락방님의 무무병존 사주에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면???? 어디 보자~~앗!! 답이 나왔어요!!
세계 여행서, 국내 여행서를 읽으시면 되겠어요ㅋㅋㅋㅋ
그리고 앞으로 계속 밥벌이를 하면서 계속 책을 사실 사주이시군요?^^

다락방 2022-03-03 10:53   좋아요 3 | URL
제가 여행서 읽는 걸 좋아하진 않거든요. 저는 제가 나다녀야 좋아요 ㅋㅋ 지금도 집 근처 동네 한바퀴 돌고, 시장 가고, 서점 가고 그러는데, 아마도 당분간 그러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점 가서 책 사면 되죠, 뭐. 하하하하하.
돈 열심히 벌고, 열심히 책 사고,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쓰고. 빠샤!

transient-guest 2022-03-03 10: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걸어서 서점에 가고 책을 골라서 사들고 온다는 건 요즘 같은 시절엔 판타지 같습니다. 제가 아는 책이 보이네요. 요즘도 가끔 책을 찾아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던 중학교 때가 생각납니다. 그땐 한 칸 서점으로 시작해서 건물을 올린 곳도 많이 있었는데 이젠 서점을 한다는 건 그냥 망테크 같은 세상이라서. 역마살을 다스리기 위해 걸어서 서점에 다녀오신 다락방님은 맥주 한 잔의 시원함의 자격이 충분합니다. 일주일에 딱 하루만 마시는 life라서 랜덤하게 술 마실 친구도 술 마실 기회도 그립네요.

다락방 2022-03-03 10:54   좋아요 2 | URL
어디든 걷고 싶고 가고 싶은데 제가 집을 나서면 갈 곳이 서점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도 서점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요. 가면 이렇게 어김없이 뭔가 사오게되지만, 뭐 그러려고 돈 버는 거 아니겠습니까. 후훗.
일주일에 딱 하루만 마시는 삶이라니, 으.. 저도 그래야 하는데 전 너무 내킬때마다 마시네요. 몸 관리라는 걸 저도 해야되는데 왜 이모양으로 살고싶은 대로 사는건지.. ㅠㅠ

거리의화가 2022-03-03 10: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점 나들이 정말 좋죠^^ 저는 이사와서 이 동네서점이 제가 사는 위치에선 멀다는 걸 알게 되서 슬프더라구요. 더 가까운 위치에 서점이 생기면 좋겠어요ㅠㅜ 그리고 에덴의 악녀 말씀하신 책이 이것! 나중에 후기 들려주셔요ㅎㅎ 책사기 위해 돈을 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ㅋㅋ

다락방 2022-03-03 10:56   좋아요 1 | URL
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도 서점이 있어요. 저녁 먹고 간단히 산책할 때는 거길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이즈가 작아 책이 많이 없어요. 그러면 또 답답해져서 마음 먹고 큰 서점에 나가기도 하고요.
에덴의 악녀 얼른 읽어야겠어요. 지금 다른책 들고 나왔는데, 아니 세상에 왜이렇게 당장 읽고 싶은 책들이 많은거죠? 좋으면서 싫으네요. 역시 책은 계속 살 수 밖에 없을것 같아요. 흑 ㅜㅜ

그레이스 2022-03-03 1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철학자와 하녀!👍

다락방 2022-03-03 10:56   좋아요 3 | URL
오 좋은 책인가요? ㅎㅎ

바람돌이 2022-03-03 10: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진중공업앞에서 김진숙씨가 복직 겸 퇴임식을 하면서 연설장면이 유튜브로 나와 있습니다. 김진숙씨의 그 북받쳐오르는 눈물이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해주는 연설이었습니다.
저는 사주 안봐도 압니다. 제 사주에도 역마살이 있을 거라는걸..... 실제로 못나가니 책으로라도 다른 세상으로 갔다 와야지요. ^^

다락방 2022-03-03 10:58   좋아요 1 | URL
네 SNS보면 유튜브 올라와 있더라고요. 긴 시간 신념을 지키면서 사느라 그러는 틈틈이 다른 약자들에게 연대하느라 그 누구보다 강한 마음을 먹어야 했을것 같아요. 숭고함이라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가 싶고요. 존재 자체가 빛나며 또 감사한 분입니다.

저는 책으로 다른 세상 만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책을 읽지만, 실제로 제 육체로 나가는게 너무 필요해요 흑흑 ㅠㅠ

프레이야 2022-03-03 11: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금꽃나무 오래된 책을 가지고 있어요
요즘 뉴스에 나온 은발이 된 그분 연설하는 거 보고 울컥 눈물이 나더군요.
저도 역마살이. ㅎㅎ 근데 현대의 역마살이란 게 또 좀 넓게 해석해서 온라인 상의 활발한 활동도 포함되더라구요.
서점여행은 언제 어디서나 넘넘 좋아요.
사고픈 책이 너무 많은 게 탈이지만요.
책디자인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업!
그나저나 다락방 님 1664 좋아하는군요.

다락방 2022-03-07 16:47   좋아요 1 | URL
아 제가 오랜시간 알라딘 활동을 하고 있는 것도 역마살 때문이겠군요! 맙소사.. 이 역마살을 어쩌면 좋나요. ㅎㅎ
저 블랑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고 맥주도 취향이 아닌데요, 저 날은 되게 향이 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더라고요. 호가든 마셔야겠다 싶어 마트를 갔는데 호가든은 없고 블랑만 있더라고요. 그래서 블랑 사가지고 와서 내리 두 캔을 마셨답니다? 후훗.

mini74 2022-03-03 16: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마살과 책의 상관관계 !! 다락방님 ㅎㅎ 사막에서 패딩도 파실 분 입니다 ㅎㅎ 서점가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ㅎㅎ

다락방 2022-03-07 16:48   좋아요 1 | URL
ㅋㅋ 사막에서 패딩 ㅋㅋㅋㅋㅋㅋㅋ
서점 너무 좋지요. 가서 책 잔뜩 사고 싶은데 잔뜩 사면 들고 오는게 너무 무거워요. 지난번에는 잔뜩 사야지, 하고 백팩 메고 간적도 있답니다? 껄껄.
이제 책 그만 사야겠어요. 사놓고 안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안되겠어요.
라고 늘 하던 말 그냥 한 번 또 해봅니다. ㅎㅎ

- 2022-03-0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소금꽃 나무 그 책 있어요. 20대에 본 아직도 가지고 있는 책 ^^ 20년 노동한 다락방님을 좋아해요..
우리 부장님… ㅠㅠ 책 많이 사요 ㅠㅠㅠ 에구구… 우리 그러자… ( 그렇게 저는 ..카드 할인 알람에 눈을 번뜩이며 알라딘에.. 접..속…했었지… 내 노동이 허무해질 때마다 역시 의미를 의미있게 해주는 나의 책구매….)

다락방 2022-03-07 16:50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신한카드 접속하면 할인해준대서 내가 이번달엔 신한카드로 파바바박 지를거구요, 롯데카드 이벤트 한대서 롯데카드도 만들었어요. 13만원 이상 쓰면 13만원 알라딘 적립금 준대. 나는 리뷰대회는 안되겠고 이런거 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우리 열심히 일하고 스스로 노동자임을 자각하면서, 그렇게 번 돈으로 사고 싶은 거 다 사자. 집이라든가, 집이라든지, 집이랄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시를 향하여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거서 크리스티도 어차피 인생 한 번 살았을 뿐이고 자신으로만 살았을 뿐인데 어떻게 광기에 휩쓸린 인간과 모든걸 뒤집어쓰는게 편한 인간을 다 알고 이해하고 그릴 수 있을까? 백만번 산 애거서 크리스티 아닐까, 지금도 다른 인생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인생 통찰하신 분의 추리 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데이비드 스타 조던'은 분류학자이다.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그를 기리고 있을만큼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을 새로 발견해내고 이름 붙인 사람이 그다. 어릴적부터 이름모를 작은 꽃에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이 책의 저자 '룰루 밀러'는 혼돈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를 우연히 알고 강한 인상을 받으면서 그가 궁금해진다. 그렇게 그의 회고록을 읽는다. 


데이비드가 자신의 커리어를 찬찬히 쌓아가는 일이 당연히 그 회고록에서 보여진다. 교수가 되고 학장이 되고 아내를 얻고 결혼을 하는 시간의 흐름과 삶. 그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물고기들을 잡고 이름을 붙여야 하기 때문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다. 첫 아이가 아직 열살도 되지 않았을 때 아내가 병으로 죽고 그러자 데이비드는 2년도 안되어 제자 한 명과 재혼한다. 새로운 아내는 아직 스무살이 되지 않았고, 열살이 된 데이비드의 큰 딸과 동생을 기숙학교로 보내버린다. 그리고 남편이 떠나는 모든 연구를 위한 여행에 동행할 것을 선언한다. 아내로서 남편의 여행에 동행하는 것이야 뭐 그리 대수겠냐마는, 나는 전아내로부터 낳은 이 어린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넣고는 새로운 젊은 아내와 세계를 돌아다니는 데이비드가 싫었다. 처음 룰루 밀러가 그의 혼돈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언급했을 때에는 오, 대단한 사람인데?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해결하는 사람이군, 좋아, 라고 생각해서 흐름을 좇아 읽다가 그가 어린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넣고 아내와 돌아다니는 걸 읽노라니 이 데이비드란 남자가 싫었다. 룰루 밀러는 데이비드에게 매력을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닌데? 나는 이 남자 싫은데? 


얼마전에 본 데이비드 포스터의 다큐도 떠올랐다. 왜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기거나 천재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생활이 이모양일까. 그래야만 업적을 남길수 있나? 왜 어린 자식들을 이렇게 방치하는거지? 나는 싫었다. 위대한 업적을 남겨 그 사람이 후대에 이름을 널리 알릴지언정, 이런식의 사생활로 주변의 약자들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것, 불행한 어린시절을 기억으로 남긴다는 것이 싫었다. 세상이란 그렇지만 결국은 약자와 사소한 일들에 신경쓰는 사람들 때문에 유지되는 건 아닐까. 나는 위대한 업적을 좇는 사람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버려두지 않는, 특히나 어린아이들을 버려두지 않는 사람들 쪽이 더 좋아. 나는 그들의 가치를 믿어.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이 책을 계속 더 읽어야 하는걸까 고민하게 됐다. 다른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나의 관심의 대상과 일치하지 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인데, 그런데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가진 사람이 영 내가 좋아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것 역시 어쩔 수 없지 않나. 내가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룰루 밀러가 파고드는 사람이 영 내가 보기엔 별로인데, 그런데 읽어야 할까? 룰루 밀러는 이런 거는 개의치 않는건가? 룰루 밀러에게는 그가 얼마나 위대한 분류학자인지만 중요한건가? 나는 룰루 밀러까지 별로가 되려고 했다. 그렇게 책의 중간이 되기전까지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 대한 호평을 숱하게 들어온터라 어쩌면 이 책을 안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유일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했다. 그만 읽고 '나는 별로' 라고 평을 쓸까, 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러나 나는 계속 읽기로 한다. 이 데이비드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까 아이들을 방치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선행을 한 사람인가? 나는 이 책의 앞으로의 전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면서 계속 읽는다. 그리고 중간에 뭐야, 하고 소름끼치게 이 책이 미스테리 소설같아짐에 놀라고, 아니 그래서.. 이건 지금 뭐가 어떻게 되는거지..하는 가운데 룰루 밀러가 끌고가는 대로 이끌리고야 만다. 그리고 룰루 밀러가 말하는 결말에 이르게 되면, 눈물을 펑펑 쏟는다. 아이고야, 이런 얘기를 어떻게 이렇게 진행해요, 하고 울게 된다. 아침에 읽어도 울게 되고 다시 떠올려도 울게 된다. 아니, 룰루 밀러, 이 사람 진짜 뭐지. 글 쓰기 위해 태어난 천재인가. 이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해서 이렇게 끝내기 위해 머릿속에 큰 그림 그려둔건가, 아니면 펜에 몸을 맡겼더니 둠칫 두둠칫 이렇게 되었나. 



이 책의 중간 이후부터를 말하는 것은 이 책의 스포일러가 된다. 아마도 그래서 이 책을 대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어떤 결말에 대한 것인지를 말하지 않는 것같다. 나부터도 그렇다. 이 감동은, 모르는채로 룰루 밀러가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좇아가며 들었을 때 나를 집어던진다. 단언컨대, 이 책을 읽게 될 모든 사람들은, 그 누구도 예외없이, 이야기가 이렇게 흐를 줄은 몰랐을 것이다.



책의 앞부분, 룰루 밀러가 어린 시절 인생의 의미에 대해 아버지에게 물었을 때, 아버지가 아무 의미도 없다고, 그 어린 룰루 밀러에게 너는 개미 한마리보다 가치가 없다고 말해주었을 때, 그래서 어린 룰루 밀러가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살고 있는거야? 고민하는 걸 보면서, 나는 보부아르의 책을 건네주고 싶었다.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 우리가 살아가는 건 그대로의 의미가 있어. 보부아르는 말했지. 우리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기 위해 저 위로 오르는 것은, 그걸 타고 내려오기 위한 목표가 있는 행동이라고, 내려올 걸 뭐하러 올라가, 라는 냉소는 필요치 않다고, 그런 냉소는 냉소가의 몫이지 스키를 타기로 한 사람이 결정한것이 아니라고. 그런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보부아르의 [모든 사람은 혼자다]를 건네주고 싶었다. 아니, 의미가 없지 않아, 우리가 무얼 하고자 하고 그 결말에 이르기 위해 과정을 거쳐내는 것들은 그것 나름대로의 종합적 의미가 있어,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인생은 허무한 것이 아니라고, 우리의 삶은 그렇게 공허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룰루 밀러는 스스로 깨닫는다. 이 책 한 권을 얘기하면서 의문을 갖고 의심을 하고 그리고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내가 괜히, 그런 룰루 밀러에게 오지랖을 부릴 뻔 했어. 나는 진짜 내 오지랖 고쳐야 돼 증말. 



책을 읽기 전에도 왜 제목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지 궁금했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도대체 이 제목은 왜인가, 했다. 아마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러나 책을 다 읽어갈 쯤이면 이 책 제목이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인지 알게될 것이고, 그리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어질 것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댓글(19) 먼댓글(0) 좋아요(5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냥 2022-03-01 1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오늘 출근하신 줄 알았어요. 다부장님을 휴일에도 컴터 켜고 글 쓰게 만드는 책이군요. 꼭 읽어보겠삼!

다락방 2022-03-01 15:30   좋아요 2 | URL
네네, 꼭 읽어보세요 잠자냥 님.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2-03-01 11: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닛 정말 이렇게 쓰시면 너무 궁금해서 책을 안읽을수가 없잖아요. ㅎㅎ

다락방 2022-03-01 15:31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 님, 이 책 읽어보세요. 두껍지도 않아서 금세 읽으실 거예요. 그리고 분명 놀라워하실 겁니다!

새파랑 2022-03-01 11: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고기는 없나요? 이 책 이작가님의 세번째 책에 소개되겠군요 ^^ 저도 갑자기 급 궁금해집니다~!!

다락방 2022-03-01 15:31   좋아요 2 | URL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새파랑 님. ㅋㅋㅋㅋㅋ 그건 책을 읽어보면 아실겁니다. 후훗.

꼬마요정 2022-03-01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 저도 모르게 장바구니에 넣고 주문을… ㅠㅠ 읽을 책이 너무 많습니다ㅠㅠ 기뻐해야 할까요, 슬퍼해야 할까요.ㅠㅠ 이건 슬픔의 눈물이 아닙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2-03-03 09:02   좋아요 1 | URL
이제 눈물을 닦으시고 책을 사세요, 꼬마요정 님! 그리고 읽으시면 됩니다. 좋은 책을 읽으면 또 우리 마음이 참 좋아지지 않습니까. 가치있는 소비라고 생각합니다. 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3-01 17: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다락방님 리뷰 읽으니 너무 궁금해지는 책입니다! 대체 왜 제목이 저리 지어졌으며 뒤집어질만한 결말까지의 모험은 왜인가^^ 이번달은 못 읽겠지만 나중에라도 꼭 경험해봐야겠네요. 스포는 안 알려주셔서 감사해요.ㅋㅋ

다락방 2022-03-03 09:03   좋아요 0 | URL
이 책에 대한 리뷰중에는 읽으면서 계속 장르가 바뀌는걸 경험한다는 것도 있던데, 거리의화가 님, 언제라도 읽으시기를 단호하게 추천합니다. 놀라운 책이었어요!

등롱 2022-03-01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니 이 리뷰를 보니까 초반 몇 장 읽고 더 읽어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덮었는데 다시 펴봐야겠어요!!!! 다락방님의 리뷰를 보니 다른 사람들의 호평을 보고도 시큰둥했던 마음이 단숨에 바뀌었어요~~!

다락방 2022-03-03 09:05   좋아요 0 | URL
등롱 님, 중간까지 ‘이게 뭐여.. ‘하면서도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 다음부터는 ‘뭐라고?!‘ 하게 되고요 결말에 닿게 되면 ‘아 맙소사 이런 얘길 하려고 한거였어?‘ 하게 됩니다. 눈물도 동반하게 됩니다. 그러니 중간까지의 지루함이나 의문스러움, 갸웃함과 싸우시고 끝까지 가보세요!!

그레이스 2022-03-01 2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 더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22-03-03 09:05   좋아요 2 | URL
좋은 책이에요, 그레이스 님. 후훗.

고양이라디오 2022-03-14 13: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리뷰 보니깐 엄청 궁금하네요. 이 책 봐야겠어요!!ㅎㅎ

다락방 2022-03-14 14:17   좋아요 2 | URL
꼭 읽어보세요 고양이라디오 님!!

헤스티아 2022-04-12 2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 사려고 리뷰보는데 첫번째에 다락방님 리뷰가...^^ 반가워서 댓글달아요. 여전히 많이 읽고 쓰시네요~ 잘 지내시죠? ^^

독서괭 2022-04-23 11:4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물고기 책 다 읽어서, 드디어 리뷰들을 시원하게 읽으니 좋습니다😄

- 2022-07-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말씀대로 의미없지 않아요! 하지만 (저같은) 의미주의자들에겐 의미없음에 대한 이야기가 꼭 필요합니다! 룰루 밀러가 냉소로 그자신을 공격하면서 스스로 몸부림 치는 시간을 거치지 않았다면, 그가 존경하려고 노력했던 인물 같은 자기 기만 환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다락방님이 눈물흘린 그 장면에서 (와, 연출자의 기획의도 넘나리 보여서) 못 울고 좀 울컥했습니다. 전 마지막 부분에 자신이 믿는 것을 용감하게 뒤집어 엎고 다른 것을 같은 마음으로 다시 준비하는 과학자들 보면서 주말에 이야기 나눴던 페미니즘 정치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다 내던지고 너무 멀리 와버린 제 자신이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