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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6년 전 이사 온 지금의 동네는 유난히 새가 많습니다.
아침이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설거지를 하다 보면 9층 창가에 새가 앉아 지저귀기도 해요.
새의 종류는 잘 모르고,
사실 부리가 무서워 닭이나 오리도 가까이 가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창밖에 새가 찾아오면
흔치 않은 기회라 생각하며 조용히 관찰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새들에게도 자신들만의 언어가 있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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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단순한 배경음인 줄 알았던 그 지저귐 속에,
생각보다 훨씬 정교한 언어의 세계가 숨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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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저/ 오팬하우스
자연에세이 / p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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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생물학 책일까 봐 살짝 긴장했습니다.
화학 전공인 저에게 생물은 늘 어렵게 느껴졌던 과목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은 전공서가 아니라
한 사람이 평생 좋아한 것을 따라간 이야기였습니다.⠀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대학교 3학년 겨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의 숲으로 떠난 여정이 펼쳐지는 순간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소설을 읽듯 순식간에 저자의 세계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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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이토록 매력적인 이유는
권위 있는 학자의 완벽한 성공담만 늘어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유쾌하지만 '서툰 과정들'이 담겨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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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를 관찰하겠다며 아르바이트를 해 겨우 장만한 마흔 개의 인공 새집이
몇 달 후 꼽등이 떼에게 점령당하는 수난을 겪고,
산장 연구 중에 식량이 떨어져
'그냥 밥', '물에 만 밥', '물밥' 세 가지 메뉴를 돌려가며 버텨내는
눈물겨운 일보 전진, 이보 후퇴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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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 허술하고도 집요한 헌신을 보며
저도 모르게 저자를 응원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것을 오래 붙들고 있는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세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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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 언어학이라는 위대한 개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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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라는 한 종류의 새 언어를 연구하는 데만 15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했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지구상의 다양한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겠다는 건 무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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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성취에 취하지 않고
자연 앞에 한없이 겸손한 저자의 고백이 마음에 큰 울림을 줍니다.
그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박새를 쌍안경과 녹음기,
그리고 '약간의 아이디어'만으로 관찰해
마침내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개척해 냈습니다.
매일 묵묵히 쌓아가는 꾸준함의 힘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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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에게는 언어가 없다, 인간이 가장 고도의 지배자다"
언제부터 인간만이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자연은 오래전부터 끊임없이 말을 걸어오고 있었는데,
우리가 듣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언어가 있듯 박새에게는 박새의 언어가 있다."
오랫동안 박새를 관찰하고 연구하며
저자가 내린 결론에 자연스레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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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에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세계가 펼쳐져 있을 거예요.
박새 한 종류의 언어를 이해하는 데에도 15년이 걸렸는데,
세상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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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창밖에서 들려오는 새소리가 있으신가요?
익숙했던 새소리,
익숙했던 풍경,
익숙했던 일상을 조금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15년의 집념이 담긴 이 다정하고 치열한 기록을 통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