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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지음 / 창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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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팽나무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긴 세월의 이야기는 황석영 작가였기에 이렇게 감동적으로 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화롭게 공존하던 금강 하구의 풍경을 너무나 빠르게 파괴해버린 인간의 모습을 보며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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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문
잉빌 H. 리스회이 지음, 손화수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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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얇은 이 책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불러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작품이다.

열 살 소녀 로냐를 떠올리면, 

책을 덮은 지금도 마음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읽는 동안 자꾸 눈가가 빨개지고 코끝이 시큰거렸다

크게 울게 만드는 장면이 있어서라기보다,

로냐가 너무 조용히, 너무 씩씩하게 하루를 버텨내고 있어서.







별의 문

잉빌 H. 리스회이 / 다산스토리




학교 수위 아저씨와 쉬는 시간에 도시락을 나눠 먹는 로냐.

로냐의 도시락은 다람쥐에게 나눠주고,

로냐는 수위 아저씨의 도시락을 얻어 먹는다.



“삶의 순환은 자연의 섭리야.

그러니 네가 다람쥐에게 음식을 주고

나는 너에게 음식을 주는 건 당연한 일이란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이 소설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결핍 속에서도 존엄을 잃지 않는 아이,

그리고 그 아이를 동정하지 않고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봐 주는 어른들.





로냐의 아버지는 좀처럼 한 직장에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럼에도 로냐는 거리에서 ‘직원 모집’ 전단지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번엔 크리스마스 트리 판매원 모집이었다.



언젠가 언니와 함께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미는 것이 소원인 로냐.

아버지가 그곳에서 일하게 된다면,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집에도 반짝이는 불빛을 켤 수 있지 않을까—

작은 기대가 마음속에서 조심스럽게 싹튼다.



며칠은 정말 완벽했다.

하지만 토요일, ‘프렌드’ 직원 소냐가 집을 방문한 이후

아버지는 다시 실직자가 되고,

로냐와 언니는 삶을 이어가기 위해 직접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러나 저러나 삶은 계속 되기 마련이지.”


이 문장이 이상하게 잔인하게 느껴졌다.

삶이 계속된다는 사실이 위로이면서 동시에 형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완전히 절망으로 기울지 않는 이유는,

로냐 곁에 좋은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위 아저씨, 토미, 아론센 씨처럼

조용히 손을 내밀 줄 아는 어른들.



기적은 번쩍이는 형태로 오지 않는다.

이 책에서의 기적은 아주 소소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기적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단다.

막다른 상황에 부딪혀 도저히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고 느낄 때,

기적은 바로 그때 일어나지.”


이번 크리스마스에

로냐와 멜리사는 트리에 불을 밝힐 수 있을까.







“희망이라는 이름을 지닌 것은 항상 모든 걸 파괴한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그 멍청한 희망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이 문장을 읽고 오래 멈춰 있었다.

희망이 어리석다는 걸 알면서도,

그래서 더 손에서 놓지 못하는 마음.

로냐의 마음이기도, 어쩌면 어른이 된 우리의 마음이기도 해서.



『별의 문』은

슬프지만 아름답고, 차갑지만 따뜻하다.

그리고 다 읽고 나면,

세상 어딘가에 로냐 같은 아이가

조금은 덜 외롭기를 바라게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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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캐시 슬랙 지음, 박민정 옮김 / 로즈윙클프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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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오랫동안 바쁘게 살아온 사람이 작은 텃밭을 만났을 때, 





삶이 이렇게까지 바뀔 수 있다는 게 참 놀라웠어요




캐시는 오랜 우울 끝에 우연히 흙을 만났고, 

그 순간부터 작고 조용한 변화들이 

그녀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데려갑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그녀의 정체성이 달라지는 과정이었는데요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였던 그녀가 어느새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작물을 키우는 사람, 요리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게 되는 장면에서 오래 멈춰 있었어요






보통 우리는 새로운 일을 선택할 때 

‘지금까지 해온 것과 비슷한 것’을 고르려고 해요

전혀 다른 길로 향한다는 건 너무 두렵고, 

이미 쌓아온 것들을 버리는 건 큰 결단이니까요






하지만 캐시에게는 우울이 오히려 방향을 바꿔준 셈이었죠

흙은 그녀에게 자신이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보여주었고, 

그 가치관은 그녀를 새로운 삶으로 데려갔습니다



“내게 필요한 건 더 노력하는 게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 아는 일이었다.”




그 변화가 흥미로운 건, 

단순히 ‘정신적 전환’을 넘어서 생활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작물을 수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를 하게 되고, 

재료가 신선하니 이것저것 요리를 시도해보게 되는데요

책에는 레시피가 정말 풍성하게 실려 있어서 읽는 내내 배가 고플 지경이었어요



곡물 넣은 채소 샐러드, 곰파 프리타타, 리크 레어빗, 도미 카르파초, 농어 세비체,

고소한 씨앗 그래놀라를 곁들인 케일렛 국수 샐러드까지…


먹는다는 건 결국 자연이 나에게 건네준 선물을 조리해 

몸에 들이는 일이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이걸 보면서 저도 갑자기, 

가공식품 대신 자연식품으로 뭔가 만들어 먹고 싶은 마음이 스르륵 생겼지 뭐예요








채소밭이 모두에게 정답일 순 없지만, 

우리를 산만하게 하는 세계와 잠시 거리를 두게 하고

각자가 고요를 되찾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캐시가 말하듯 좋은 삶은 거창한 목적지가 아니라

내 몸이 기댈 수 있는 다음 연잎을 향해 폴짝 뛰어가는 개구리처럼

비교 없이, 허세 없이, 지금 내가 필요한 곳을 선택하는 일인지도요



“중요한 건 개구리는 다음 연잎이 지난 것보다 좋은지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책은 어떤 마법 같은 해결책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예요

대신 아주 작고 단순한 것들이 어떻게 한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지 보여주지요

그리고 우리에게도 살짝 묻습니다



지금, 당신을 살게 하는 ‘작은 텃밭’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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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능성에 대하여 - 인생의 위기와 기회를 바라보는 12가지 창조적 사고법
벤저민 잰더.로저먼드 잰더 지음, 강정선 옮김 / 페이지2(page2)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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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내가 가진 해결책을 다 꺼내보아도,
더 이상 길이 보이지 않을 때.



아마도 그때 우리는 각자가 품고 있는 생각의 틀 때문에
더 이상의 가능성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 『당신의 가능성에 대하여』 는 바로 그 지점을 건드린다.
✔️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내가 만든 해석의 틀일 뿐이며,
그 틀을 조금만 비틀어 보는 순간
전혀 다른 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한다.




벤저민 잰더와 로저먼드 잰더는
이렇게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들을
새로운 사고법으로 넘어갈 수 있게 하는 12개의 창문을 소개한다.









🌟 인상 깊었던 창조적 사고법



🍀 A 학점 주기

우리에게 익숙한 ‘비교·평가’의 세계에서 살다 보면
누군가에게 A를 준다는 건 너무 큰 선물 같다.
하지만 책은 말한다.
A학점은 기대치가 아니라,
그 사람이 펼쳐낼 가능성을 먼저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식당 종업원, 직장 상사, 사춘기 아이, 길 위의 운전자에게도
우리는 A를 줄 수 있다.
존중이 들어가는 순간, 상대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관계는 훨씬 부드럽게 열린다.





🍀 규칙 제 6조 : “제발 좀 심각하지 말기”


삶이 우리를 시험하는 순간은 끝도 없이 나타난다.
높은 산을 오르는 날도 있고, 갑자기 절벽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럴 때 작은 웃음이 끼어들면, 팽팽하던 하루가 살짝 풀어지고
마음이 다시 움직일 여유가 생긴다
지금의 나에게 꼭 필요한 문장이었다.






🍀 기여자 되기

성과 중심의 태도에서 벗어나
“나는 지금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선을 바꾸면
관계는 중심을 잃지 않고 단단해진다.


또한, 부모가 아이를 ‘기여하는 사람’으로 바라보는 순간,
아이의 내면에서 작고 빛나는 불씨가 켜진다.
그리고 그 빛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퍼져 나간다.









🌈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가능성의 우주’다



우리가 살아가며 만나게 되는 막다른 길은
대부분 틀과 관점의 교체를 요구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생각의 틀을 바꾸는 순간,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이 열린다.


한 스텝, 한 스텝 나아가는 꾸준함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시야를 얻는 순간 우리의 발걸음은
전보다 훨씬 멀리까지 닿을 수 있다.




프롤로그에 나온 로저먼드의 이야기 "발을 코까지" 처럼
이 책에 나온 "A학점 주기" , "기여자 되기" ,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 "규칙 제 6조" 등 12가지 사고법은
앞으로 우리가 길을 잃었을때,
도저히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때,
안개 속에 파묻힌 문을 선명하게 보이게 하는
부드럽지만 확실한 "팁" 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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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10쇄 기념 리커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2
신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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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조선으로 돌아간다면 여러분은 무얼 하고 싶으세요?






출간 1년만에 10쇄를 달성한

신현수 작가님의 청소년소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10쇄를 기념하여 리커버로 독자들과 만나게 되었는데요

전에 신간을 보고 읽고 싶어서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이라

원래의 표지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마침 안쪽에 흑백으로 실렸더라구요



로라가 모형전차를 타고 이동하는 그림이었어요

이번 리커버는 1930년대에 살고 있는 지완을 등장시켰더라구요 

전에 읽었다면 지완이가 무척 궁금했을텐데 

독자들의 마음을 잘 반영한 표지 같아요 







이 소설은 

2025년에 살고 있는 열다섯 로라가 

1930년대의 경성으로 타임슬립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3학년 1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절친 수지와 드라마 세트장에 놀러와서

모형전차를 탔는데 

대한민국역 --> 경성역으로 가는 구간이라고 표시된 세트장에서

진짜 조선시대로 와버린 것이죠 







"오예! 내가 타임 슬립을!

이런 드라마틱한 일이 나에게 일어나다니.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 주인공이 타임 슬립 하는 거 볼 때마다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식민지 조선의 경성에 온 것이다" 





로라는 당황하긴 했지만 

그 상황을 즐기네요!! 





"타임 슬립을 했을 때는 어떤 미션이 주어지기 마련인데

그것을 알아내는 일이 우선이었다 


현재에 충실하다 보면 그 어떤 문제라도 헤쳐 나가고 

어떤 미션이라도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긍정 여신 나 오로라, 해낼 수 있으리라! 기필코! " 







다행인 건, 

오로라가 타임 슬립을 하면서 스마트폰이 함께 이동을 했고

메일, 문자, 카톡, 인스타그램 같은 것은 안되지만

검색과 열람 기능은 모두 된다는 것, 

심지어 유튜브 시청도 가능하고, 앱도 거의 작동을 했어요 







그리고 <경성 챗봇> 으로부터 알람이 왔는데

핸드폰 밧데리가 0%가 되기 전, 미션을 모두 완수해야 현재로 돌아갈 수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 로라는 왜 경성으로 타임 슬립하게 되었을까요?

/ 로라가 앞으로 만나게 될 미션은 무엇이 있을까요?

/ 책 제목에 "잉글리시" 가 나오는데 2025년에서는 영포자라는 로라가

경성에서 영어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걸까요? 










또한, 로라에게 1930년은 처음이어서 

로라의 눈으로 본 

그 시대의 거리 풍경, 건축물의 모습, 

사람들의 옷차림, 말투, 사회 분위기 등등은

스토리에 몰입하기에 충분했어요 







일제 강점기에 어른들 못지 않게

10대 학생들도 우리나라 독립을 위해 

노력했음을...  그 분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자유를 누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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