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는 자신의 책,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에서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 

독자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 자전적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모든 소설은 궁극적으로 자전적이다.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다. (p.25)

 

 

 

 

 

 

 

나는 이 부분에 밑줄을 그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건 굳이 '작품'이라 이름 붙이지 않는 개개인의 블로그에 적용해도 맞는 말이지 싶다. 나의 블로그 같은 경우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읽다보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어느정도는 다 파악이 될테니까. 최근에 읽은 그의 소설 『生의 이면』에도 자전적인 경향은 강하게 드러나는데, 그건 그의 아버지나 신앙에 대한 고백들 때문에 느낀것은 아니었다. 내가 아! 하고 놀란 곳은 바로 이 부분. 

「슬픈 일이지만, 내게는 동심이라는 단어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어요. 내가 혹시 그 단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후에 추상적으로 학습된 것이지,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은 아니에요.」 (p.21)  

작가가 이렇게 언급함으로써 작가의 어린 시절을 유추해볼 수 있다면, 나 역시 이 부분에 밑줄을 긋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렇게 페이퍼로 적으면 나의 자전적인 경향도 드러나게 되는게 아닌가. 나 역시도 동심에 대한 개념이 없다. 나는 그림책을 그리고 동화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부모님이 읽어준 기억도 없다. 내가 처음 글을 알게 되었을때부터 시작한 건 그림 없는 글들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 전의 기억들을 내가 전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도 어린이용 그림책이나 동화책을 잘 볼 줄 모른다. 대체 그것들을 어떻게 읽고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는거다. 알라딘내에 많은 분들의 동화책이나 그림책 리뷰를 보고 좋다고 할만한 것들을 사서 조카에게 선물해주고, 그것을 조카에게 읽어주거나 보여주면서, 이게 뭔가...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이 책이 말하려는건 뭔가... 나는 다른 많은 서재인들이 좋다고 하는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읽어도 대체 아무런 감흥을 받지를 못하는거다. 아마도 이런 내가 앞으로도 절대 할 수 없는 일은 '동화책 쓰기'가 아닐까. 만약 죽기전에 꼭 소설 한편을 써야하는 미션이 주어진다면 나의 경우 동화책을 쓸 수는 없을 것 같다. 에로소설이라면 몰라도. 

나의 이런 생각들은 이 승우의 이 문장과도 통한다. 

기억은 사실의 편이 아니라 편들고 싶은 자의 편이다. (p.139)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시절을 내 지금 상황에 맞게 기억하는걸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라고는 쓰지만 사실 나는 내가 어릴때 그림책을 읽지 않았음을 거의 확신한다. 지금도 그림책이 싫어...사진 들어간 책도 싫어... 

 

 

 

 

 

 

 

 

이 책에는 예상외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아니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아, 이 남자 때문에 나는 어제 침대에서 이 책을 읽으며 한숨이 자꾸 나왔다. 그의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혹은 애정 결핍의 증상이 너무도 애절하게 또 찌질하게 드러나버려서.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저절로 떠나게 만들어서. 내가 그의 사랑을 받는 여자였어도 떠났겠지만, 막상 여자가 떠난 후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그를 보니 또 미치겠는거다. 그러니까 그의 찌질함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렇다. 

가령, 이런 식이다. 만나기로 한 찻집에 약속 시간보다 일찍 진을 치고 앉아 기다리면서 남자는 안달을 한다. 1분에 한 번씩 시계를 보고, 공연히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시종 입구 쪽으로부터 눈을 떼지 못한다. 대체로 여자는 남자의 인내심이 극에 달할 즈음에 이르러서야 문을 열고 나타난다. 여자가 굉장히 늦어서가 아니다. 남자에게 그 시간은 아무리 빨라도 항상 너무 늦다. 남자는 여자의 형편을 조금도 헤아리지 않는다. 그럴 여유가 그에게는 없다. 그는 조급하고 불안하다. 때문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녀의, 평상시와 같은 얌전하고 차분한 걸음걸이에 씩씩거리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침착한 음성에 또 화를 낸다.
「늦었어, 또. 왜 빨리 나오지 못하지요? 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해요?」
「미안해요. 겨우 오 분 늦었는걸 뭐. 빠져나오느라고 힘들었어요. 알잖아요. 성가대 연습하느라고 그랬어요. 빠질 순 없잖아요.」
「빠질 수 없다고? 왜? 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인가요? 다른 일이 있으면 나를 만나는 것쯤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그거예요? 고작 그 정도였어요? 당신에게 내가 그 정도의 의미밖에 아니었어요? 정말로 내가 소중하고, 우리의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어떤 모임이든 빠질 수 있지 않아요? ‥‥‥ 나는 한 시간도 더 기다렸는데, 뭣 때문에 늦었다고요?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까짓 성가대 안 하면 또 어때요?
」 (pp.220-221) 

아, 약속시간에 오분 늦은 여자에게 쏟아지는 저 가열찬 비난과 미친 비약..을 어떻게 할것인가. 만약 저게 사랑이라면, 그러니까 그것을 사랑이란 이름으로 부를거라면, 오, 부탁하건대, 너무 사랑하지 말지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박부길의 손톱깎이에 대해 꼭 한번 말하고 싶었는데, 그것이 가진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감히 언급할 수가 없다. 내가 그것을, 그 어린 아이에게 손톱깎이가 가져다 준 그 죄책감을 잘 표현해낼 자신이 없다. 그리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국내작가의 명단, 그 맨 꼭대기에 이승우를 올려둔다. 정미경님, 미안합니다. 이승우님이 이기셨어요. 한창훈님, 미안합니다. 이승우님이 진짜 짱이네요.  

 

 

- 나는 싫어하는 음식은 있을지언정 못먹는 음식은 없다. 나는 회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회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더 잘먹는다. 생선구이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생선구이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보다 많이 먹는다. 내게 모든 음식은 '못먹을 이유가 없다'의 생각을 갖게 하는데, 가끔 사람들은 내게, 싫어한다면서 잘 먹네, 라고 얘기한다. 나는 그럴때마다 좀 당황스럽다. 싫어한다는게 못먹는다는게 아닌데 왜 다들 먹지도 못할거라고 생각하는걸까. 나는 조개를 싫어한다. 그러나 내가 무인도에 혼자 떨어져 표류하고 있고 지천에 깔린게 조개 외에는 다른게 아무것도 없다면, 별수 없잖은가? 조개를 먹어야지. 먹고 살아야 할게 아닌가. 아, 근데 내가 이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고, 오늘 아침 밥상에는 호박 볶음과 오이지무침 열무김치 등등 반찬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가지볶음도 있었다. 나는 채소로 치자면 정말 못먹는게 없다. 마늘과 파는 거의 흡입수준이다. 그런데 이 가지, 가지가 너무 싫다. 쳐다보기도 싫고 먹기도 싫다. 그렇다고 비빔밥이나 김밥에 들어가있으면 골라내느냐 하면(물론 김밥에 넣지는 않겠지요) 그렇지는 않고 그냥 먹기는 하는데-골라 빼버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다른 반찬들 사이에 가지가 있으면 가지 쪽으로는 젓가락 한번 가질 않는다. 가지는 정말 싫다. 느낌도 진짜 싫어...그냥, 가지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난 가지가 싫어요. 

 

- 추석 연휴동안 조카가 와있었는데, 난 이 어린 아가가 가끔 너무 걱정스럽다. 그러니까 이제 아주 잘 걷는 아가는 소파 위로 혼자 올라가고 혼자 내려올 수도 있다. 혼자 내려올때는 뒤를 돌아 엉덩이를 바깥으로 향하게 하고 다리를 먼저 땅에 대는 식인데, 이 아가가 그런데, 소파 근처에 사람이 있을때는 그렇게 내려올 생각을 안한다. 소파에서 걷다가 소파 바깥에 마치 투명한 다리라도 있는양 다리를 뻗는 것. 너무도 자연스럽게. 소파 주변에 있던 어른들이 물론 알아서 잘 잡아주니까 아가가 다치지는 않지만, 하아- 나는 아가가 그러는게 너무 무서운거다. 얘 어쩔려고 이러지. 내가 하도 걱정되어서 물어보니 여동생과 제부는 사람이 없으면 자기 혼자 내려오는데 사람이 있으면 저런다는거다. 누군가 자기를 잡아줄거라는 걸 확신하고 있는거다. 아, 저 작은 아가의 '절대적인 신뢰'는 대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 소파 주변에 어른이 있어도 다른데를 보고 있으면 잡아줄 수 없을텐데. 아가에게 그렇게 '절대적인 신뢰'를 갖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러나 언젠가는 저 혼자 스스로 깨닫게 되겠지? 동생네 집에서도 그러다가 몇번 머리를 찧은적이 있고 이마에 혹이 난 적도 있다는데, 그래도 아직 아가는 절대적 신뢰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고 한편으로는 그 신뢰에 끝까지 부응해주고 싶기도 하다. 어쩌지를 못하겠네. 

 

- 아침 출근길에는 회사 근처의 빵집에 들렀다. 서울 여자의 출근길은 제법 고된터라, 아침을 먹고 나와도 사무실에 오면 배고프기 마련. ( '') 빵집에 들어가서 어떤 빵을 고를까 하다가 '마늘버터토스트'가 맛있게 보여 그걸 사려고 했다. 그런데 마침 오늘 아침 버스안에서 읽던 책에서 '일하기 전에는 마늘 먹지마' 라고 윽박지르던 주인공이 생각났다. 동업자의 입에서 마늘 냄새가 났던 것. 그래서 그 옆의 '허니버터토스트'를 골랐다. 그리고 계산을 마치고 가방에 넣으려는데 빵이 따뜻한거다. 오! 

빵이 따뜻하네요. 

라고 내가 말하자 빵집의 직원분은 방금 나왔어요, 라고 말해주었다. 나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라고 얘기한뒤 빵집을 나오면서 헤죽헤죽 웃고 있었다. 방금 구운 빵이라니. 으흐흐흑. 행복해 ㅠㅠ 사무실에 오자마자 동료 직원에게 이 빵을 만져보라고 했다. 그리고서는 서로 따뜻하다며 꺅꺅 거렸다. 나란 여자는 따뜻한 빵 하나에 금세 행복해지고 마는구나. 사람이 참..소박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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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trash 2011-09-1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간밤에 정서불안과 손목에 난데 없이 돋아난 반점들에 이러저러한 불안증에 시달리며 온라인을 헤매고 다니다가 제 서재를 뒤지는 것으로 모자라, 예전에 '직업적으로' 글을 써대던 서재까지 일별했는데 문득 나란 인간은 잠시도 쉬지 않고 헛소리를 하며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에 잠시 좌절하기도 했지만 어느새 그래도 헛소리가 늘었다고 혼자 생각하며 조금쯤 뿌듯해 했어요. 웃기죠

poptrash 2011-09-15 12:21   좋아요 0 | URL
제가 그런 글을 쓴다면 그건 또 하나의 헛소리가 될 테니, 한수철 님이 좀 써주세요.

다락방 2011-09-15 13:02   좋아요 0 | URL
'저도 간밤에 정서불안과 손목에 난데 없이 돋아난 반점들에 이러저러한 불안증에 시달리며'까지 읽으니 저는 오늘 아침에 읽은 소설의 한 부분이 생각났지만, 그것은 너무나 무서운 이야기였으므로 옮기지는 않을게요. 어휴..무서운 이야기였어요.

근데 한수철님, 아직 소설 안 썼어요? 한수철님 문체는 이승우의 것과 닮아있어요. 도전해보세요, 얼른!!

다락방 2011-09-15 13:27   좋아요 0 | URL
이승우 파이팅!!

비로그인 2011-09-15 14:47   좋아요 0 | URL
세 분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 아닌가요? 암튼 저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세 분의 글을 읽고 있습니다.
-정서불안 대왕짱 올림^^

다락방 2011-09-15 17:07   좋아요 0 | URL
ㅎㅎ 위에 두분이라면 몰라도 제 경우에는 소설 쓰는데 그다지 소질도 없고 재능도 없는 여자사람입니다. 하핫

2011-09-15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1-09-15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지가 좋은데, 참 좋은데..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네.. ㅋㅋ

다락방 2011-09-15 13: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레와님이 가지 좋아하는건 ... 어울려요. 이건 뭔말이야 ㅋㅋ

웽스북스 2011-09-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지를 안먹었는데, 그게 가지의 모양새 때문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색깔도 거무튀튀하고, 흐물흐물한데 적나라하게 나와 있는 씨도 싫고.... 아직도 그건 손도 안대요. 그런데 올해 가지를 먹기 시작했어요. 가지 구이랑, 가지를 밀가루에 싸서 부침하는 거랑, 가지튀김, 이렇게만요. ㅎㅎ 맛있더라고요!!!

다락방 2011-09-15 13:16   좋아요 0 | URL
저는 모양새도 싫고 느낌도 싫어요. 그 흐물흐물한 느낌. 아 짜증나요;; 그 흐물흐물한걸 도무지 내 입에 넣고 싶지가 않아요. 그렇지만 무인도에 떨어졌는데 가지만 천지라면, 어쩔수 없지 않나 싶어요. 먹고 살아야지 ;;

저는 비빔밥을 매우 잘 먹긴 하지만, 비벼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요. ㅎㅎ 고추장은 사랑하는데..

웽스북스 2011-09-15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는 짱이죠. 나랑 니나가 다락방님에게 이승우를 안읽도록 내버려뒀다니 신기한데요. ㅋㅋ

다락방 2011-09-15 10:42   좋아요 0 | URL
아니아니, 니나는 얘기했어요. 그리고 당부했죠. 페이퍼 쓰지 말라고. ㅎㅎㅎㅎㅎ 그런데 내가 지금 니나를 배반하는거에요. 이승우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거 싫다고..(그런 느낌 알죠?) 그런데 내가 지금 니나 배반하고 있는거야. ㅎㅎㅎㅎㅎ 니나님, 미안. 날 용서해줘요. 니나님이 나 용서 하겠죠? ( '')

토토랑 2011-09-15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어우 따스한 빵은 언제나 행복해요~~
요즘 조지루시 식빵기를 사서 2일마다 한번씩 식빵을 굽는데
(사실은 굽는것도 아니고, 재료만 넣으면 지가 알아서 구워주는거지만)
도마위에 뜨끈뜨끈한 식빵 한 덩이 올려놓고, 아이들이랑 야금야금 뜯어먹으면 너무 기분 좋아요~~

다락방 2011-09-15 13:17   좋아요 0 | URL
그쵸, 토토랑님? 따뜻한 빵은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어요. 진짜 별거 아닌것 같은데 사람을 히죽히죽 웃게 만든다니깐요. 후훗. 전 오늘 따뜻한 빵을 들고 회사로 오면서 빵 구울줄 아는 남자랑 연애해야겠다, 뭐 이런 생각도 했어요. 제가 구울 생각은 안했어요.. ( '')

비로그인 2011-09-15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가지가 싫어요. 엄마가 가지를 싫어해서 반찬 한 번 해준 적이 없어서, 저도 싫어하게 됐나봐요. 다락방님은 어렸을 때부터 책과 콩닥콩닥 놀이를 한 게 아니라 두근두근 연애를 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동심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것들에 무감각해졌는지도 모르죠. 저도 동화책 읽은 기억은 없는데, 이야기책을 무진장 좋아했어요. 그림 많고 이야기 몇 십 개씩 들어가 있는 책들이요. 동화책은 [내 친구 파란 곰]인가요, 그거 하나만 기억나네요.

그런데.. 제목에 이승우는 안 들어가 있네요. 나와 이승우 그리고 아주 긴 글, 이라고 해야지 어울릴 것 같은데... 뭔가 지켜주고 싶은 마음인가요? ㅎㅎ

웽스북스 2011-09-15 11:53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저도 엄마가 파/마늘/양파를 안먹어서 잘 먹여서 저는 냄새도 못맡게 됐어요
(엄마는 냄새는 맡아요)

이게 유전인건가, 아니면 후천적인건가 잘 모르겠어요. 과도하게 냄새를 맡거나 먹으면 토하거든요.

poptrash 2011-09-15 12:23   좋아요 0 | URL
저는 추석 때 엄마가 해주신 가지볶음 냉장고에 가득 있어서, 상하기 전에 먹어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꾸역꾸역 먹고 있는 중입니다 ㅎㅎ 그런데 웬디양 님, '안먹어서 잘 먹여서'는 굉장히 심오한 문장인데요.../ 엄마는 안 드시고 웬디양 님께만 잘 먹여서 트라우마가 생긴 건가요?!;;

비로그인 2011-09-15 12:25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은 파/마늘/양파... 에 민감하시군요 ㅠㅠ
저도 이게 유전인건가 후천적인건가는 잘 모르겠어요. 저번에 가지 볶음이 반찬으로 있길래 먹어봤는데, 도저히 그 촉감 때문에 넘길 수가 없었어요. 훈련을 하면 먹을 수 있을 것도 같은데... 혹시 웬디양님, 파/마늘/양파를 갈아서 전이나 다른 음식에 넣으면 드실 수 있으세요? 저는 그런 식으로 먹으면 괜찮던데... 편식 때문에 제 혀가 고생이여요. 만날 먹는 것만 먹고... ( '')~

웽스북스 2011-09-15 12:50   좋아요 0 | URL
아. 실수다. 안먹어서 잘 안먹여서 에요. ㅋ

웽스북스 2011-09-15 12:51   좋아요 0 | URL
수다쟁이님. 그래도 요즘엔 발전해서 라면 파도 입에 들어오면 잘 뱉지 않고 동그랑땡 같은 것도 먹어요. 파/양파가 들어간 볶음밥은 잘 안먹고요.

다락방 2011-09-15 13:20   좋아요 0 | URL
(여긴 뭐 이렇게 나 없이도 댓글이 많아..)

저는 심지어 모든 가족이 가지를 좋아하고 엄마가 툭하면 가지 반찬을 이렇게 저렇게 해주시는데도 싫어해요. 이건 왜그런거죠? ㅋㅋㅋㅋ

저는 엄마가 제일 처음 사준책이 무슨 세계문학 백권짜리여서 그림이 전혀 없었어요. 그전까지는 이집 저집 놀러다니면서 책을 읽었죠. 애들이 막 지들끼리 놀 때 저는 혼자 책 꺼내서 방에 앉아서 책 읽었었어요. ㅎㅎㅎ 전 심지어 고모네 집에 가면 저보다 두살 높은 오빠의 국어책을 맨날 꺼내 읽었어요. 국어책이 어찌나 재미있는지. 근데 고모집에는 국어책 말고는 읽을책이 없었어요. 책을 안읽는 집이었고, 오빠는 공부도 못했.... 오빠 국어책을 오빠보다 제가 더 많이 읽었을걸요. ㅎㅎ


저희 엄마는 순대를 냄새도 못맡으시는데 저는 순대를 사랑해요.
저희 아빠는 복숭아 꼴도 보기 싫어하시는데 저는 복숭아를 사랑해요.
그냥 뭐, 그렇다구요. ( '')

자하(紫霞) 2011-09-16 01:16   좋아요 0 | URL
아~저는 파, 양파, 마늘, 가지 다 좋아하는데...
그렇지만 브로콜리는 좋아하지 않아요. 예전에 선물로 브로콜리를 2상자 받은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혼자 다 먹으라며...ㅜㅜ

다락방 2011-09-16 12:13   좋아요 0 | URL
브로콜리 두상자 선물이라니...육포 한상자 선물 받는것에 비하면 정말 울만한 일이긴 하네요. ㅎㅎ

2011-09-15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1-09-1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 마지막에 끝. 이렇게 쓰신 게 너무 사랑스러워요. >.<
그나저나, 저는 가지를 참 좋아하는데 아쉽네요. 가지무침 있으면 반찬만 한 접시 해치운다는. ^^;

다락방 2011-09-15 13:23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저는 수술후 지금 술을 못마셔서 돌아버릴 지경에 이르렀어요. 엊그제는 맥주를 도무지 참을 수 없는데 마셔서는 안되니 이걸 대체할 음료가 뭐가 있을까 싶어서 생전 안사먹는 콜라를 샀어요. 그리고 포도웰치스랑. 웰치스를 투명한 컵에 따라 꿀꺽꿀꺽 마시면서 조금 만족했지만 맥주만한 건 아직 찾지를 못했어요. 어서 일주일정도가 더 지나서 맥주를 맘껏 마실 수 있엇으면 좋겠어요. 흑흑 ㅜㅜ

2011-09-16 01: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1-09-16 13:07   좋아요 0 | URL
비밀댓글님, 제가 여기다 댓글을 달면 비밀댓글님이 못보실 것 같아요. 그러니까 공개댓글로;;

네, 저 수술했어요. 그런데 뭐 막 아프고 입원하고 그런 수술이 아니라 30분안에 끝나는 라식수술 이었어요. 지금은 벌써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의 모든것들을 잘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헤헷.
고맙습니다.
:)

2011-09-15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1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23: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1-09-1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가지를 삶아서 무친것도 잘 먹고 가지를 양념넣고 기름에 달달 볶은것도 잘 먹어요.
신랑은 가지가 다 자라기 전, 한뼘이 안될정도로 자랐을때 뚝 끊어다가 박박 씻어서 날로 먹는걸 좋아해요.
근데 우리 애들은 가지를 아무도 안먹어요. 이상한 일이에요.

그래서, 결론은, 아침에 그 따뜻한 몰랑몰랑(할것 같아요)한 빵을 동료 직원이랑 나눠 먹었나요? 응?

다락방 2011-09-15 13:25   좋아요 0 | URL
세상에. 가지를 날거로도 먹습니까? 아..상상할 수도 없어요. 말도 안돼 ㅠㅠ
저도 저희집에서 저 혼자 가지를 안먹어요. ㅎㅎ 여동생은 가지를 사랑하고요. 지성이랑 정성이도 좀 더 자라면 가지를 먹지 않을까요? 제 여동생은 어른 되서 먹기 시작했거든요. 가지는 이상하게 거부감을 주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지성이랑 정성이도 어른이 되면 먹을지 몰라요. 물론 저처럼 아주 나이 들었을 때까지도 안먹을지도 모르지만. ( '')

그럼요. 동료 직원도 한개, 나도 한개. 그 커다란 걸 둘이 하나씩 집어들고 행복하다고 중얼거리면서 먹었죠. ㅋㅋㅋㅋㅋ

2011-09-15 2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차좋아 2011-09-15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야가 언젠가 자다 깨서 엉엉 울길래, (다야 엄마가) 다야 꿈 꿨니?, 물어보니, 가지가 쫓아왔어~ 하고 말하고는 또 엉엉 울었었어요 ㅎㅎㅎㅎ 저도 들은 얘긴데, 얼마나 웃기던지 ㅎㅎㅎ 꿈에서 가지가 쫓아오면 무서울거 같긴 해요^^

다락방 2011-09-16 12:11   좋아요 0 | URL
아 싫다. 가지가 쫓아오다니. 하필이면 가지람 ㅋㅋ
저는 일전에 꿈에서 귀신이 쫓아와가지고 엄마! 하고 소리지르다가 벌떡 깼어요. 엄마가 주무시다가 제 방으로 뛰어오셔서 괜찮아 괜찮아 그러고는 안아주셨죠. 서른도 넘은 딸을 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가지가 좋아진 순간을 기억해요. 어렸을때는 그 물컹한게 싫어서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대학시절 빈곤한 학생식당 밥으로 연명하던 어느날 친구가 가져다준 가지나물이 너무 맛나더라구요. 그때 '아 나 어른이 됐나봐'하는 생각을 했어요 ㅎ

빵에 관해서는 너무 슬픈일이 있어요. 저도 아침을 집에서 간단히 먹고 회사에 와서 또 뭔가를 먹어주는데요. 자주 빠리에서 갓 구운 크로와상을 먹어왔어요.. 그런데 어느날부터 8시 제가 사는 시간에 크로와상이 차가운거예요. 아... 주인 아주머니는 빵을 더 일찍 굽기로 하신걸까요? 밤에 구워두시는 걸까요?

생의 이면을 읽어봐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9-16 08:55   좋아요 0 | URL
참 다락방님께만 특별히 자랑할 일이 있어요.
어제밤 꿈에 조인성이 제 신랑인거예요!
그런데.... 목소리가 저희 신랑이랑 똑같은데다 저희 신랑처럼 잔소리를 해서 좀 슬펐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1-09-16 12:19   좋아요 0 | URL
저는 어젯밤 꿈에 한 총각남자사람이 집에 찾아왔는데 자신의 딸을 데리고 왔더라구요. 물론 꿈에서요. 그래서 꿈에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그래, 이 사람은 내게 아내가 없다고는 얘기했지만 딸이 없다고는 얘기하지 않았었지..하는 그런 생각이요. 조인성이 신랑이라니. 잔소리 듣기 전까지는 천국이었네요. ㅋㅋㅋㅋㅋ
전 어제 조인성이 광고하는 고르곤졸라스테이크를 드디어(!) 먹었는데 블루베리 소스에 찍어먹으니 완전 스테이크 맛이 확 달아나서 마음 상했어요. 왜 이런 소스를 만든것인가.. 안찍어먹는게 나을 것 같은데 소스를 따로 줄것이지, 그런 생각을 했어요.

제 여동생도 가지를 싫어하다가 최근에는 가지를 사랑하게 됐어요. 임신하고부터 입맛이 바뀐것 같더라구요. 엄마는 한번도 들깨넣고 나물을 볶아준 적이 없었는데 여동생은 집에서 모든 나물에 들깨를 넣고 볶아요. 이제 돌이 막 지난 조카는 들깨 넣고 볶은 호박나물을 아주 좋아해요. 이런 모든것들이 재미있고 신기해요.

차가운 크로와상이라니..아 너무 슬프다.........

버벌 2011-09-18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글을 읽고나서// 전 따뜻한 빵... 부분에 밑줄이... 어허~~ 어떻게 하죠.
빵 먹고// 싶다. -> 빵순이. ㅠㅠ

다락방 2011-09-18 21:14   좋아요 0 | URL
저도 어제 빵이 미친듯이 먹고 싶어서 야채고로케, 치킨고로케, 소세지고로케, 식빵을 사들고 왔어요. 히히. 으음, 그런데 어제는 고로케를 먹고 싶은 날이었구나. 저도 빵 좋아해요. 떡보다는 빵을 더 좋아한답니다. 돼지에요 ㅜㅜ
 
중앙역 - [초특가판]
월터 살레스 감독, 페르난다 몬테네그로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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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스틱을 바른다면, 편지를 쓴다면, 그건 당신을 사랑한다는 뜻이에요. 떠나지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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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1-09-14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립스틱을 바르고 출근하셨습니까! 반짝반짝 이쁜 눈을 하고 말이죠? 히힛.

다락방 2011-09-14 13:42   좋아요 0 | URL
립스틱은 회사에 와서 발랐습니다. 반짝반짝 이쁜 눈...은 아니구요, 흐리멍텅한 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핫;;

2011-09-14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1-09-14 2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다운 40자평이라는 생각이... ㅎㅎ

다락방 2011-09-15 09:28   좋아요 0 | URL
저도 써놓고나서 나란 인간은 어쩔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ㅎㅎ

레와 2011-09-1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좋아할 줄 알았어! 헤헤

다락방 2011-09-15 13:26   좋아요 0 | URL
레와님도 중앙역을 봤구나! 립스틱 바르는 장면 참 좋죠? 후훗

moonnight 2011-09-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립스틱 발라본지 백만년쯤 된 거 같아요.;;; 다락방님 평 읽다보니 문득 반짝반짝 새로운 립스틱(립글로스라도;)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다락방 2011-09-15 13:26   좋아요 0 | URL
저는 립글로스는 안바르고 립스틱만 발라요. 립글로스 특유의 번질거림이 저는 싫더라구요. 뭔가 부담스러워요. 번질거림을 빨리 없애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막... 하핫.
 
이끼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검사를 게다가 유준상을 멋있다고 생각하게될 날이 올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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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1-09-12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하하하]에 나오는 유준상과 딴판인가보네요 ㅎㅎ
저도 이거 보려다가 그냥 책 읽었는데... 좀 아쉽네요 ( '')~

다락방 2011-09-14 13:43   좋아요 0 | URL
저는 [하하하]를 보지 않아서 그 영화속에서의 유준상이 궁금해지네요. 유준상은 제게 아웃오브안중이었는데, 오, 이 영화에서 너무 좋았어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1-09-12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원작을 먼저 보고 영화를 봤더니 유준상과 정재영이 너무 아쉬웠어요. 완벽한 강우석 판 이끼가 되었더라구요.
원작의 검사는 카리스마 짱이었답니다. 저는 유준상이 뮤지컬에서 노래 잘 불러서 최근에 다시 보였어요.^^

다락방 2011-09-14 13:43   좋아요 0 | URL
전 이거 원작을 안봤고 볼 생각도 없었고 영화도 볼 생각 없었었는데 책을 읽지 못하니 뭐 달리 할게 없더라구요. 하하. 그런데 기대하지 않아서 그런지 엄청 재미있게 봤어요. 스릴만점 흥미진진이었죠. 그런 검사라면 정말 좋겠더라구요. 그런 검사라면.....

치니 2011-09-12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아시아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 하는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그때 유준상에게 놀랐어요. 음악을 아주 좋아하고 다양하게 알더라고요.
이끼는 보지 않았지만, 유준상은 분명히 다양한 캐릭터를 지닌 배우인데도 아직은 빛을 덜 본 배우라는 생각이 있어요.

다락방 2011-09-14 13:44   좋아요 0 | URL
몇년전에 어느 음악토크 프로그램에서 유준상이 피아노치면서 노래 부르는걸 봤거든요. 와- 대단하다 싶었어요. 저도 피아노를 몇년(;;)배우긴 했지만 피아노치면서 노래부르기의 수준에는 절대 이르지 못했거든요. 그게 해본사람은 알겠지만 어렵잖아요. 그걸 글쎄 유준상이 하더라구요!! >.<

잘잘라 2011-09-12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선의 마지막 미소,가 떠올라요. 섬찟-

다락방 2011-09-14 13:45   좋아요 0 | URL
유선은 예쁜데 말이죠, 어쩐지 맡는 역할마다 조금씩 부족하게 느껴져요. 저도 그 마지막 장면에서 섬찟-했어요. 소름 돋았어요.

moonnight 2011-09-1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고는 유준상 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

다락방 2011-09-14 13:45   좋아요 0 | URL
그쵸 그쵸? ㅋㅋㅋㅋ 저는 영화보면서 내내 남동생에게 야, 검사 짱 멋지다, 검사는 다 저럴까? 뭐 이런 멍청한 발언을 계속 해댔답니다. ㅎㅎㅎㅎㅎ

poptrash 2011-09-12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봉 직후 이 영화 보고 강우석 참 후지다 생각했는데, 어제 본가에서 TV 보다가 그래도 볼만은 하다고 생각했어요. 유준상 참 귀여운 배우죠. 홍상수 영화와 강우석 영화에 동시에 어울리는 배우란, 참 쉽지 않을 거 같아요.

다락방 2011-09-14 13:53   좋아요 0 | URL
전 엄청 재밌던데요, 팝님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장 너무 싫어서 미칠뻔했어요. [하하하]도 조만간 봐야겠네요. 정의를 싸우는 검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건데 멋지게 보여야 한다니, 좀 슬퍼요. 흑흑

버벌 2011-09-1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끼 원작만 보았어요. 영화는 TV에서 해줘도 그닥 보고 싶은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보고 안보고를 떠나서 유준상은 참 좋아하는 배우중 하나에요. 좋아한지 얼마 안되서 결혼기사가 떴는데... 그때의 실망감이란 참... ㅠㅠ

다락방 2011-09-14 14:02   좋아요 0 | URL
그쵸 ㅋㅋㅋ 전 임태경 완전 좋아하다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급 애정이 식어버리더라구요. 나중엔 내가 그사람을 좋아했던가...뭐 이런 생각까지. 하하하하하. 그래서 한동안 멀리했는데, 오랜만에 또 라디오로 목소리 들으니까 애정이 다시 샘솟고..복합적인 마음이에요. 하하하하하.
제가 좋아하는 남자들은 결혼 좀 안했으면 좋겠어요. 하하하하

달사르 2011-09-14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원작만 봤네요. 유준상이랑 주인공이랑 매치가 좀...하다가도 유준상이 워낙에 변신을 잘 하는 연기인인지라 영화가 궁금했더랬어요. 검사로 나온 유준상..ㅎㅎ 멋있었구낭~

다락방 2011-09-14 14:02   좋아요 0 | URL
유준산은 검사로 나왔죠. 멋지더라구요. 뭔가 유준상, 하면 검사랑은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긴 한데 또 막상 보니까 정도를 따르는 검사로는 딱인것도 같고 ㅋㅋ 아, 멋졌어요~~
 

'탐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바닐라 스카이』에서, 여자가 웃는 걸 보고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웃는걸 보면 미쳐버릴 것 같아." 

나는 그가 그 말을 할 때 미쳐버릴 것 같았다. 미소 한번 보는 것이, 웃음 한번 웃어주는 것이 대단한 일이 되는건 상대에 대한 애정 때문일 것이다. 주변의 백명이 모두가 웃어도 내가 신경쓰는 건 내가 사랑하는 단 한사람의 미소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웃게 하기위해 유머를 준비하거나 혹은 웃게 만들 어떤 것을 늘 신경쓰는 건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는 그만큼 힘이 세다. 그리고,  잘 웃지 않는 사람 혹은 웃음을 잃어버린 듯한 사람의 미소도 힘이 세다.  

 

 

 

 

 

 

 

소년은 중앙역에서 엄마를 잃었다. 갈 곳도 잃었다. 그런 소년에게 편지를 대필해주는 여자가 나타나고, 그녀는 소년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간다. 그런 여자의 집에 친구가 온다. 소년에게 남은것은 자존심과 웃음을 잃은 표정이 전부. 여자의 친구는 처음 보는 소년에게 반갑게 인사하지만 소년은 웃어줄 생각이 없어보인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후, 소년은 씨익, 소리없는 웃음을 여자의 친구에게 지어준다. 바로 그때, 여자의 친구도 웃었고 나도 웃었다. 아, 좋다. 정말 좋구나. 다행이야, 웃어줬어.  

그러나 여자는 소년을 해외입양원에 팔아버린다. 그리고 그 돈으로 리모콘으로 사용가능한 성능 좋은 텔레비젼을 사온다. 여자의 친구는 이 사실을 알고 친구에게 소리지른다. 사람이 해서는 안될짓이 있는거라고. 여자는 친구에게 같이 소리치며 싸우지만,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온 몸에 땀까지난다. 그녀가 원하는 건 어서 빨리 아침이 오는 것. 그녀도 알고 있었던 거다. 자신이 잘못한 것임을. 잘못했다는 것을 아는건 자기 자신이 가장 먼저이고,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알 수 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그 밤, 여자는 아마도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되뇌이지 않았을까.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 

여자는 아침이 되자마자 소년을 데리고 오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   

(현재 알라딘에서 [중앙역] 영화 DVD 는 2,900원.)

 

 

 

 

 

 

 

 

 

 

영화 『미 앤 유 앤 에브리원』(하하, 유가 먼저인지 미가 먼저인지 항상 헷갈려요;; 그렇지만 에브리원이 맨 뒤인건 헷갈리지 않아요;;) 에서도 '내가 무슨 짓을 한걸까' 하는 물음이 나올만한 장면이 있다.  

나이도 많고 솔로인 여자. 그녀는 채팅을 한다. 가상의 공간에서 그녀는 남자와 19금의 대화를 나누며 흥분을 하고 그를 만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공원의 벤치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여자도 남자를 기다리고 남자도 여자를 기다리는 그 벤치, 그곳에서 그 둘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다. 이 장면은 아마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이 장면, 정말 좋아해요!!) 여자가 옆의 남자가 '그 남자'임을 알아챈 그 순간, 그때 그녀도 아마 그렇게 속으로 말했을 것이다. 

'오 맙소사,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그러나 그녀의 이 중얼거림에는 자조적인 한숨이 끼어들어갔을 것이다. 그럼 그렇지, 뭘 기대한거야, 하는. 정말정말 멋진 장면. 웃다가 울어야 하는지 울다가 웃어야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복합적인 장면이다. 아, 그녀를 이제 어찌합니까.

 

책을 읽지 못하는 상황인데,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내가 지금 읽고 있는 책을 다 읽게 된다면 꼭 한번 '박부길의 손톱깎이'에 대해서 언급해보고 싶다. 이승우님은 좀 짱인듯. 

 

 

 

 

 

 

 

 

추석연휴가 앞으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벌써부터 두통이 찾아온다. 난 알고보면 굉장히 비관적인 여자사람인지도.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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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9-11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씨, 제목 보고 너무 놀라서 스크롤바부터 내렸잖아요.ㅜ.ㅜ 병원에서 뛰쳐나온 것일까, 실수로 눈을 찔렀나, 별 상상을 다하면서 읽고는 안도의 한숨! 무사한거군요, 다락방님! 씨익..^^

다락방 2011-09-14 14:05   좋아요 0 | URL
무사합니다. 무사하고 말구요. 훗
병원에서 뛰쳐나오고 싶은 마음은 정말 간절했어요. 그렇지만 꾹 참았더랬죠. 별 수 없잖습니까. ㅎㅎ

비로그인 2011-09-1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 아프세요, 다락방님? 병원에서 뛰쳐나오... 그냥 예시인가요?

[중앙역]은 어떠셨어요? 저는 도라가 소년을 되찾아오고 나서 친구한테 전화하는 장면을 좋아해요. 소년이 지폐뭉치를 들고 씨익 웃는 장면도 좋구요. 그런데 말이에요, 사실 저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생각 많이 해요. 어쩔 수 없나봐요. 물 엎지르고 워터 프루프 수건으로 닦는 격이에요. 그치만, 이런 행동 때문에 좋아하는 웃음을 보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요. 그게 위로가 되네요 ㅎㅎ

다락방 2011-09-14 14:12   좋아요 0 | URL
아뇨, 아프지 않아요 수다쟁이님 :)

[중앙역]은 참 좋았어요, 수다쟁이님. 저는 화장실에 가서 도라가 립스틱 바르는 장면이 좋아요. 버리까지 빗고 나왔는데 남자는 트럭을 몰고 떠나버린 장면이 좋아요, 슬프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편지 대필을 부탁하는 장면들도 좋아요. 편지를 쓸때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에게 쓴다는 진실이 새삼 떠올랐어요. 그들이 그랬으니까요. 좋았어요, 참.
:)

2011-09-11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4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1-09-11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런 생각 자주 해요.. 저는.. 남들보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여자사람인지도 모르겠구요. 중앙역은 안 봤지만 왠지 봐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고 있어요. 역시 다락방님은 저를 움직이게 하는 마력을 지니신 분이에요~^^

다락방 2011-09-14 14:14   좋아요 0 | URL
[중앙역]은 참 괜찮은 영화였어요. 아마 장면장면에서 꼬마요정님도 좋은 느낌을 받게 되실 것 같아요. 또한, 내가 글을 읽고 쓸 줄 안다는 것은 얼마다 다행한 일인가 싶기도 하구요.

연휴가 끝났어요. 엉엉 ㅜㅜ

비로그인 2011-09-12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의 이면>도 마음에 드신 모양이로군요.
박부길의 손톱깎이...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무슨 짓을 저지르셨든 추석 연휴 잘 지내시길^^

다락방 2011-09-14 14:15   좋아요 0 | URL
아직도 다 못읽었어요. ㅠㅠ
박부길의 손톱깎이는, 저도 마음이 무거워서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자칫 잘못했다가 그 무거움을 가볍게 써버릴까봐 겁도 나구요.

연휴가 끝났고, 저는 밥을 먹기 위해 돈 벌러 나왔습니다. 하아-

신스님 2011-09-12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이 나한테 있다면 내가 읽어줄텐데요.
미안해요.

읽어주고 싶어요.

다락방 2011-09-14 14:15   좋아요 0 | URL
나중에 읽어줘요, 내게 없는 책이라도.
:)

moonnight 2011-09-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석 연휴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요. ㅠ_ㅠ
저도 제목 보고 깜짝 놀랐어요. 무슨 일 있으셨나 하구요. ;;;
명절 잘 보내셨어요? 조카 둘이랑 씨름하다 정신차려보니 오늘이군요. 책 한 권 못 읽었다는. 명절은 역시 -_-;;;;;;
남은 휴일 즐겁게 보내시길 바래요 ^^

다락방 2011-09-14 14:17   좋아요 0 | URL
전 조카사랑으로 가슴이 터질것 같은 연휴를 보냈네요. 어휴 볼때마다 더 예뻐서 미치겠어요. 눈을 봐도 기절하겠고 입을 봐도 기절하겠고 손과 발을 봐도 쓰러지겠어요. 이렇게 예쁜 아가가 내 조카라니. 새삼 감동 ㅠㅠ
웃어줄 때는 진짜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아요. 조카란, 제가 생각하기에, 이모를 위해서 태어난 것 같아요. ( '')

레와 2011-09-13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로 딱 저 장면을 말한거에요!!

다락방 2011-09-16 16:40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무슨 장면?

2011-09-14 0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6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9-1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부길의 손톱깎이 이야기가 기대가 됩니다.
이틀이 휙 지나고 저는 출근을 했네요 ㅎㅎㅎ
저는 한밤의 아이들이 생각보다 무척 두꺼워서 거북이걸음으로 읽고 있어요.

다락방 2011-09-16 16:42   좋아요 0 | URL
아 이런. 박부길의 손톱깎이 이야기를 제가 하지를 못했네요. 어떻게 꺼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아요;;
저는 지금은 까마귀의 엄지를 읽고 있어요. 뒤에 조금 남아서 어서 읽고 싶어요. 훗
내일부터 주말~

페크pek0501 2011-09-1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생의 이면. - 제가 두 번인지 세 번 읽은 책입니다. 열독했어요.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제 서재에 <생의 이면> 중 좋은 글을 뽑아서 옮겨 놓기도 했죠. (지금 확인해 보니)지난 2월 25일에요.
재밌고 멋진 소설이에요.

다락방 2011-09-16 16:43   좋아요 0 | URL
저도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어요. 제가 놓친게 많을 것 같아서요. 이승우의 [생의 이면]은 소설이면서 동시에 인문서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미있으면서도 심오한 소설인것 같아요. 다시 읽어볼만한 소설임에는 틀림없어요.
:)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있다. 물론 정확히 아는것도 아닐테고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을것이다. 나는 알라딘에 글을 써온지 제법 오래되었으며, 댓글이 많이 달리는 알라디너이다. 즐겨찾기 수도 글쎄, 적극적 글쓰기를 하지 않는 알라디너에 비한다면 많은 편에 속할것이다. 나는 알라딘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글들을 읽고 있다. 처음 보는 낯선 닉네임의 글도, 한줄짜리도 열줄짜리도 거의 다 읽는다. 오래있었고, 많은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누가 나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고있다. 어떤이는 나를 버릇없는 인기인으로 만들고 어떤이는 나에게 권력을 가졌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내가 어떤 논쟁에 대해 글을 쓰기가 겁난다. 내가 소위 말하는 인기가 많아서, 혹은 누군가의 미움을 받고 있어서, 혹은 권력을 쥐고 있어서. 그렇다는 것을 내가 누군가로부터 듣거나 읽고 그래서 알고 있어서.
나를 처음부터 쭉 봐 온 사람이라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겠지만, 그러나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게 지금은 너무 강하고 커서 진정성에 의심을 받을까봐 글을 쓸 수가 없다. 나는 이럴때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변방에 있는 작은 알라디너였으면 좋겠다. 그랬다면 사람들은 거기에 어떤 껍데기를 씌우지 않고 그저 순수하게 내가 하는 말을 들어줄지 모르는데, 이제 내가 하는 말들이 어떤 이들에게는 '힘' 혹은 '권력'으로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이상, 나는 그런 글들을 쓰기를 포기하는 쪽을 택한다. 

 

나는 이런 이유로 어떤 의견을 내기를 저어하지만, 아마 다른 사람들은 각자가 가진 다른 이유들로 침묵하는 경우가 종종 생길것이다. 나는 뉴스레터가 사생활을 침해하며 그것이 알라딘의 잘못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다수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의견을 드러내는 쪽은 모두 한쪽이라 그것이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혹은 정의인양 드러나는 것이 불편하다. 서재의 메인을 장식한 그 의견들이 나는 불편하다. 알라딘에 어떤 불만을 제기하면, 마치 그 불만이 사회정의의 실현인것 처럼 보여지는 것도 불편하다. 그러나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침묵의 나선이론에 대한 글을 옮겨올 뿐이다.  

 

 

침묵의 나선이론 [ the spiral of silence theory , 沈默 - 裸線理論 ]
 

여론형성의 사회심리학적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 독일의 여성 커뮤니케이션학자 엘리자베스 노엘레-노이만(Noelle-Neumann, 1974)이 제시한 이론으로 침묵의 나선이론 또는 와선이론이라고도 한다. 매스 커뮤니케이션효과에 관한 소위 강효과이론(the powerful effects theories)의 하나로, 이 학설에 의하면, 인간들은 자신의 의견이 사회적으로 우세하고 지배적인 여론과 일치되면 그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그렇지 않으면 침묵을 지키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매스 미디어는 지배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전파시키는 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 곧 이론의 요지이다. 노엘레-노이만은 이와 같은 이론을 내세우면서 매스 커뮤니케이션 효과에 관한 논의는 다시 초기의 탄환이론과 같은 강효과이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아직 실증적으로 충분히 입증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매스 미디어가 사회적인 여론형성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 이론은 아직은 하나의 학설에 불과할 뿐이다. 노엘레-노이만에 의하면 여론의 개념은 크게 두가지 방식으로 정의될 수 있다. 하나는 ‘양식있고 책임있는 시민의 판단’이란 의미로서 이성적 토론에 근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보다 오랜 전통을 지닌 것으로 ‘따라야 할 압력’이라는 의미이다.

노엘레-노이만이 생각하는 여론은 후자의 경우이다. 이는 1744년에 여론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장 자크 루소의 개념이자, 그 이전에 로크와 흄이 생각했던 개념이기도 하다. 노엘레-노이만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고립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외적 환경을 관찰하고 여론은 제재와 벌칙의 성격을 지닌 사회적 통제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이런 여론개념에 근거한 후, 노엘레-노이만은 사회적 환경에 대한 개인의 관찰을 통해 여론형성의 과정을 분석했다. 그녀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원자화된 고립된 존재이며, 외부의 상황과 사회적 환경에 민감하다. 인간 자신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이성도 홀로 남겨졌을 때 극도의 소심함과 신중함을 나타낸다. 따라서 인간은 확신과 자신감을 추구하며, 그러한 확신과 자신감은 자신과 동조하는 사람의 숫자에 비례한다. 고립되지 않는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의 판단보다 더 중요하다. 그녀에 의하면 사회적 합의에 따른다는 것은 인간사회에서 공통된 삶의 조건이다.

이처럼 인간은 자기 자신이 고립될까 하는 영속적인 두려움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의사통계적 감각’을 사용하여 어느 의견이 상승세 또는 하향세를 타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 주변의 환경을 주의깊게 관찰하게 된다. 만약에 자신의 의견이 지배적이거나 상승세에 있다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열세 내지는 하향세에 있다면 고립의 두려움을 느끼고 자신의 의견을 숨긴채 침묵에 빠져들게 된다. 전자의 경우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면에 후자의 의견은 실제의 숫자보다도 더욱 약해진다. 이것은 다시 다른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게 하거나 침묵하게 함으로써 소용돌이의 과정이 일어나게 된다.

이처럼 침묵의 나선(소용돌이) 속에 여론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매스 미디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개인에 의한 환경의 평가라는 측면에서 여론은 두가지 원천을 갖고 있다. 하나는 매스 미디어의 내용이며 다른 하나는 환경에 대한 개인의 직접관찰이다. 노엘레-노이만에 의하면, 사람들은 개인적 영역 밖의 문제에 대해서 사실을 알기 위해 또는 의견의 기후를 알기 위해 거의 전적으로 매스 미디어에 의존한다. 오늘날 매스 미디어는 일반 대중의 지배적인 공공 정보원이다. 그것은 어디에나 존재하여(편재성) 대중의 눈과 귀로 작용한다. 또한 오늘날의 매스 미디어는 어느 사회에서든지 독점적으로 단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협화성), 또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유사한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누적성).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오늘날의 매스 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

따라서 ‘강력한 미디어 개념에로의 복귀’를 주장한 노엘레-노이만의 이러한 관점은 사회와 개인에 대한 인식에서 과거 1930년대의 대중사회론을 연상시킨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의도했던 것은 오늘날의 사회가 그 당시의 사회와 동일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때의 대중사회 개념이 오늘날에 와서 진정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현대 후기산업사회가 반드시 대중사회의 성격으로 이해될 수는 없는 것이기 때문에 노엘레-노이만의 이론에 대한 평가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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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1-09-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논쟁의 소지가 있는 글에 대해서는 대부분 침묵해요. 비겁하다고 해도 할 수 없죠.
알라딘은 제게 남을 의식한 글쓰기 공간이기도 하지만, 제 흔적들을 남겨두는 소중한 공간이자 취미생활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죠. 타의에 의해 잃고 싶지 않아요~~~

그나저나 무슨 수술일까? 그냥 평범한 수술이길 바라고, 빠른 쾌유를 빕니다.

다락방 2011-09-11 20:24   좋아요 0 | URL
맞아요, 세실님. 저도 그래요. 저도 저의 알라딘 공간을 잃고 싶지 않아요.
수술은 평범한 수술 맞아요. 라식 수술 했어요. 지금 썬글라스끼고 댓글 쓰고 있어요. ㅋㅋ

좀전에 알라딘 들어와서 확인해보니 코펜하겐 글 올리셨던데, 저는 그 글 보러 갈거에요. (두근두근)
덴마크엔 아직도 왕자가 있대요. 햄릿이 덴마크 왕자였다는 거 아세요? ㅋㅋㅋ

moonnight 2011-09-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댓글 쓰자면;;
저 역시 논쟁적인 글은 싫어요. 내 의견을 피력하는 것도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뭐. 하고 말아요. -_- 설득력있게 글을 잘 못 쓰기 때문인 것도 같아요.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 다락방님 글 좋아해요. 저는 !!! (뻘쭘하니까 무조건 소리지른다. ;;;)

라식 수술하셨군요. 수고하셨어요. 맞아요. 2주정도는 금주해야 해요. (일주일만에 술 마셨던 무모함이 부끄러워지는군요. ㅠ_ㅠ) 라식수술. 하고 난 사람들은 다들 무척 만족하더라구요.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결과 있으실 거에요. 잠 많이 주무시고 푹 쉬세요. ^^

다락방 2011-09-14 11:14   좋아요 0 | URL
제 남동생도 열흘만에 술마시고서는 누나는 최소 2주를 금주하라며 자신의 눈은 상태가 메롱이라고 하더라구요. 하하하하. 저는 그래서 2주째 되는 토요일에 술 마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술 마시고 싶은 강한 욕망에 시달려서, 그러니까 정확히 맥주를요, 웰치스랑 콜라를 사와서 흡입했어요. 맥주 비슷한 뭐 다른 음료 없을까요? ㅜㅜ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잘 보여요. 헤헷

페크pek0501 2011-09-14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글도 옳고 저 글도 옳고... 저는 줏대가 없는가봐요. 그래서 저, 그냥 중립하면 안 될까요? ㅋㅋ

어쨋든 이번 일로 다락방님도 마녀고양이님도 마음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서재가 문 닫는 일 같은 건
절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오늘 두 번째 댓글 남기는 것 같은데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고... 언젠가 다락방님의 이런 글 보고 반해 버렸음은
밝히고 갑니다.

"나는 오후 네시가 되고 싶다. 갓 볶아낸 커피가 되고 싶고 비아그라가 되고 싶다."(제 기억력이 맞나요?...)

나도 요런 글좀 써야겠다, 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좋은 하루 되시고, 또 제가 훔치고 싶은 글 많이 써 주시길...





다락방 2011-09-14 11:1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 뿜었어요, pek0501님.
말씀하신 글이 어떤건가 제 글 검색해보니, 저는 정확히 이렇게 썼었네요.

나는 할 일 없는 오전이 되고 싶고, 게으른 오후가 되고 싶다. 나는 그 사람과 함께하는 외딴섬의 등대지기가 되고 싶고, 걸어다니는 비아그라가 되고 싶다. 나는 코펜하겐에서 그를 기다리는 여자가 되고 싶고, 나는 갓 내려진 뜨거운 커피가 되고 싶다. 나는 그의 방 창문을 때리는 빗줄기가 되고 싶고, 그를 한걸음도 더 내딛지 못하게 하는 쌓인 눈이 되고 싶다. 나는 늑대인간이 되고 싶고, 뱀파이어가 되고 싶다.

하하하하. 중요한 단어는 다 뽑아서 기억하셨네요. 오후, 커피, 비아그라.. 하하하핫.

그리고요, 저는 마음다치는 일 없었습니다. 저는 이번 사안을 이해하지 못하는 1人이었을 뿐이지, 제가 마음다칠 일은 없었는걸요. 그리고 서재를 닫을 생각도 없고 어디 갈 생각도 없어요. 비아그라 2탄 3탄 계속 써야죠. 하하하하. 아, 극심한 비염으로 머리가 지끈거리고 있었는데 한참 웃었어요.
:)

페크pek0501 2011-09-16 12:58   좋아요 0 | URL
어머, 게으른 오후였어요? 그런데 왜 저는 오후 네시로 기억할까요? 사람의 기억력이란 정말 믿을 게 못되는군요. 커피도 틀렸네요. 갓 내려진 뜨거운...이라...이번에 머리 나쁜 것을 확실히 인증 받네요.ㅋㅋ
덕분에 저도 유쾌하게 웃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다락방 2011-09-16 13:04   좋아요 0 | URL
그래도 핵심은 다 기억하셨잖아요. 제 생각에 아마도 비아그라는 잊지 못할 단어가 아니었을까..요? ( '')

금요일 오후가 이제 마악, 시작됐어요. 이 오후를 어서 보내고 어서 빨리 밤이 오고 어서 빨리 저는 침대 위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잘 보내세요, 오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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