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에서 주인공 '선자'는 아주 잘생기고 어른스러운 남자 '한수' 를 만나 그와 사랑하게 되었고 그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는데, 그에게 임신 사실을 말하고 당연히 결혼이 수순인줄 알았건만, 그는 '나는 오사카에 아내가 있고 아이가 셋 있어, 너랑은 결혼할 수 없어' 라고 말한다. 그는 아이를 당연히 책임질 것이고 선자에게 '현지처'가 되어줄 것을 요청하지만, 선자는 거부한다. 다만 자신이 유부남에게 몸을 준 여자라는 생각에 괴로워하고 자신의 임신 사실을 엄마에게 알린다.

한편 오사카로 형님을 찾으러 가던 목사 '이삭'은 가는 도중 선자네 집에 하숙하러 들렀다가 몸이 너무 아파 간호를 받게 되고  선자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며 선자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선자는 결혼하여 이삭을 따라 오사카로 가고 거기에서 아들 노아를 낳고 또 모세를 낳는다. 한 남자로 인해 수렁에 빠질 뻔한 선자의 인생을 다른 한 남자가 구원해주는 셈.


노아와 모세는 일본에서 나고 자랐지만 일본인이 아니라는 차별에 시달린다. 어릴 적에는 학교에서도 차별당하고 혐오의 대상이 되었으며 직장에서도 마찬가지. 어린 노아는 일본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일본인. 노아는 공부도 잘해서 와세다 대학에 입학해 그곳에서 똑똑한 일본인 여자친구 '아키코' 를 사귀게 된다. 자신의 등록금을 대주고 자신의 뒷배경이 되어주는 한수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 여자친구가 말도 없이 따라 나와 몹시 노여워하는 노아에게, 일본인 여자친구는 왜 그렇게 화를 내냐고 한다. 



"대체 이유가 뭐야? 네가 조선인이라는 게 부끄러운 거야?"

"뭐라고?" 노아가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노아는 누가 듣는 사람이 없는지 주위를 둘러보았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노아는 아키코가 미치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키코는 점점 차분해져서 조용히 말했다.

"네가 조선인이라도 난 아무렇지 않아. 네가 조선인이라서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해. 나는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아. 무지한 사람이나 인종차별주의자인 우리 부모님이라면 다르겠지만. 난 네가 조선인이라서 좋아. 조선인들은 영리하고 열심히 일하거든. 남자들은 아주 잘생겼고." 아키코가 유혹하는 것처럼 노아에게 미소를 지었다. "네가 당황한 거 알아. 내 말 들어봐. 네가 원한다면 우리 가족을 모두 만나볼 수 있게 해줄게. 우리 가족들이 훌륭한 조선인을 만날 수 있다니 운이 좋은 것 같아. 널 만나보면 우리 가족들도 달라져서 ……." -《파친코 2》, p.117



노아는 여자친구인 아키코의 이 말에 충격을 받는다. 노아가 자신을 조선인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것.



노아가 아키코를 노려보았다. 아키코는 항상 그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노아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환상적인 외국인의 모습을 노아한테서 찾는 것만 같았다. 아키코는 모두가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어울려준다는 이유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노아는 그녀가 좋은 사람이자 교육받은 사람, 자유로운 사람임을 증명해주는 존재였다. 노아는 아키코와 함께 있을 때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누구와 함께 있을 때도 조선인이니 일본인이니 하는 국적에 신경 쓰지 않았다. 단지 자기 자신으로 있고 싶었다. 그게 무슨 의미든 상관없었다. 가끔씩은 자신을 잊고 싶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아키코와 함께 있을 때는 절대 불가능했다.

"네 짐을 싸서 너희 집으로 보낼게. 더 이상 널 보고 싶지 않아. 다시는 날 찾아오지 마."

"노아, 그게 무슨 소리야?" 아키코가 깜짝 놀라서 말했다.

"이게 내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조선인의 기질이야?" 아키코가 웃었다.

"너와 나는 함께할 수 없어."

"왜?"

"함께할 수 없으니까."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 않았다. 노아는 아키코에게 자신이 몸소 습득한 불공평한 일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아키코는 자신이 그녀의 부모님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테니까. 노아를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그냥 조선인으로 보는 것이 나쁜 조선인으로 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모를 테니까. 아키코는 노아의 인간성을 볼 수 없었다. 노아는 그것이 바로 자신이 가장 원했던 것임을 깨달았다. 조선인이 아니라 그냥 인간이 되고 싶었다. -《파친코 2》, p.117~118




저 부분을 읽다가 일전에 본 영화를 떠올렸다. 백인들이 흑인을 향해 '우리는 인종 차별을 하지 않아요, 오바마 한테 투표했어요." 하던 거. 그게 무슨 영화였더라. 그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상대를 흑인으로 먼저 보고 있다는 것의 증거였는데, 말하는 사람은 선의를 드러냄으로써 자신이 차별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파친코를 다 읽고 나니 인종 차별에 대해 좀 더 읽어보고 싶었다. 마침 책장에는 사둔 지 몇개월 된 '캐시 박 홍'의 《마이너 필링스》가 있었다. 나는 책을 꺼내 읽다가 이런 구절을 보게 된다.



번스틴에 따르면 인종적 순수란 단순히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아는 것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상태"로서 "음, 나는 인종이 문제라고 보지 않는데"와 같은 언급 속에 엉켜 있으며, 여기서 ‘나‘는 보는 일을 가로막고 있다. 순수는 하나의 특권이자 인지 장애, 즉 잘 보호된 무지의 상태이며, 일단 이것이 성인기까지 오래 이어지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로 굳어진다. 순수는 성적인 것만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은 굳이 특정해서 "표시되지 않으며"(unmarked)" 자유롭게 본연의 너와 나가 될 수 있다" 라는 신념에 기대 사회경제적 위계 속에 놓인 자신의 지위를 외면하는 것이다. 이런 순수가 초래한 아이러니한 결과는 백인이 "자신들이 구축한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학자 찰스 밀스는 말한다.

따라서 아이들이 인종적 서열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집요하게 상기당하고 그 위치 때문에 심지어 범죄자가 되면 순수할 자격을 박탈당한다. 리처드 프라이어가 농담한 대로다. "나는 여덟 살때까지 아이였어요. 그 후 깜둥이가 되었지요." - P108

















아키코는 조선인을 혐오하고 차별하는 자기 부모와는 '달리' 조선인인게 아무렇지도 않다, 조선인이라서 좋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 노아가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무엇보다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잘 모르겠다. 나는, 나는 어떨까? 나는 모든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가 얘기하는 상대가 백인이나 흑인임을 인지하지 않은 채로 대화하는 게 가능할까? 온전한 하나의 인간이라는 것만 보면서 상대의 인간성을 자각하는 일이 가능할까?


캐시 박 홍은 미국에서 살면서 끊임없이 자기를 검열하는 일에 대해 얘기한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아시안이라 그런다고 하겠지? 그런 검열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캐시 박 홍이 하는 말들의 어떤 부분들은 물론, '아시아인' 이라서,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 이라서 하는 말들일 것이다. 아니,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그러나 캐시 박 홍의 정체성 자체가 미국에 사는 아시아인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사람이 내가 어떤 정체성을 가진 것과는 별개로 온전히 객관적일 수 있을까? 나 라는 사람은 이미 내가 여자라는 것,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가지고 태어나 살아왔고 그렇게 살아오면서 만들어진 사람인데, 그 모든 것들을 덜어내면서 인간 관계를 시작하는 일이 가능할까? 객관적이라는 것이 인간이 다른 인간을 대할 때 쓰일 수 있는 단어일까? 내가 가진 자책, 죄책감, 피해의식. 이 모든 건 그저 나라는 인간이 나라는 인간이기 때문에 가진 고유한 성향일까? 그것들이 형성되는 데에는 내가 여기에서 태어나 여기에서 자랐다는 것, 내가 이런 성별로 태어나 이런 성별로 살아왔다는 것이 영향을 미친게 당연하잖아?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은 눈에 안 띄는 소녀 시절을 벗어나면 페티시의 대상으로 활짝 피어난다. 아시아계 여성이 드디어 눈에 띄게 되면 - 드디어 욕망의 대상이 될 때 - 너무 분하게도 자신을 향한 모든 욕망이 변태로 취급됨을 깨닫는다.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방식은 포르노다. 거기서 우리의 음험한 욕망은 몇가지 범주로 냉정하게 구분되는데 백인이 디폴트이고 다른 모든 인종은 성적 일탈로 취급된다. 소름 돋는 틴더 메시지(“아시아여성과의 첫 경험을 원합니다")를 비롯해 백인 친구들의 미묘한 공격적 언사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여성은 자신에게 끌리는 모든 상대가 변태임을 매일같이 상기당한다. 나는 유대인 남자가 아시아 여자를 사귀는 유일한 이유는 참견이 심한 자기 엄마와 정반대의 여성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던 백인 친구를 기억한다. 이 무신경한 불평에는 아시아 여자는 다 고분고분하고 순응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선의를 지닌 친구들도 백인남자가 나한테 반하면 아마 아시아 여자에 대한 페티시가 있을 거라고 어김없이 경고했다. 그 결과 나는 누가 나를 원하는 상태를 불신하게 되었다. 나의 섹슈얼리티는 곧 병리학적 판단 기준이었다. 아시아인이 아닌 사람이 나를 좋아하면, 그 사람은 뭔가 비정상이었다. - P233



아시아 여성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살면서 다른 인종으로부터의 관심은 끊임없이 이것은 정상적인 관계, 인간성을 본 관계, 나를 온전한 인간으로 본 관계가 아닐 것이다, 이 관심은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설사 누군가 '너는 그런거 너무 예민해, 컴플렉스인가봐' 라고 말한다 해서 내가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해도, 그것이 나 하나의 노력으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저놈의 포르노.. 저걸 어쩌면 좋냐. 어휴.. 무슨 문제든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포르노는 튀어나온다. 포르노, 이 쳐죽일 새끼..



영진 리는 풍자극 『용비어천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많은 백인 남자가 아시아 여자를 사귀는 이유는 백인 여자보다 용모가 더 나은 아시아 여자를 사귈 수 있어서이다. 우리는 사귀자는 말에 쉽게 응하고 자존감도 낮기 때문이다. 저급 브랜드를 택함으로써 더 호화로운 사양을 누리는 것과도 같다. 게다가 아시아 여자는 백인 여자가 거들떠보지도 않는 백인 남자와도 데이트할 의향이 있다."

에린은 매력적이고 재능 있고 똑똑했지만, 칠면조 샌드위치 하나도 반드시 에린이 만들어줘야 할 정도로 무력한 남자를 사귀었다. 겉보기에는 그 관계에서 에린이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무력한 척하는 남자들은 - 오벌린 대학에는 이런 부류가 특히 많았다 - 무능력을 핑계 삼아 하찮은 일을 여자에게 떠넘긴다는 점에서 상남자만큼이나 여자 조종에 능했다.

제이크는 종일 에린의 침대보에 몸을 파묻고 나올 생각을 안했고 에린은 그를 무슨 결핵 환자 간호하듯 보살폈다. 그가 자신의 감정 부족에 대해 감정을 토로하는 동안 에린은 그 얘기를 몇 시간이고 참을성 있게 들어주었다. - P183~184



캐시 박 홍의 친구 '에린'은 백인 남자친구를 사귀었는데 그 무력한 남자를 환자 보듯 돌보아준다. 어쩌면 에린은 다른 사람을 돌보는 특별한 성격을 가진 걸지도 모르지만, 저 관계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저 남자가 백인이라 그런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에린이 아시아계 여성이 아니었어도 제이크는 무력하게 샌드위치를 받아먹었을까? 심지어 제이크는 그렇게 이불 속에서 꼼짝도 안하면서 에린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기까지 한다. 가만 누워 있으니 쓸데 없는 생각이 많아지는 거다. 밖에 나가서 걸어라, 제이크여. 무력하게 쳐자빠져 있으니까 불행한 생각만 하게 되는 거다. 나가서 광합성을 하고, 몸을 움직이고, 땀을 내고, 그래서 그 무력한 상태에서 벗어나면 오히려 좀 더 희망적인 생각이 싹 틀것이다, 제이크여. 만약 제이크가 백인이 아니었어도 에린은 남자친구를 결핵환자 돌보듯 했을까? 어쩌면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 알 수 없다. 내가 나라는 '이런' 사람이어도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포지션과 내 힘, 맺어가는 관계는 조금씩 다르다. 에린에게 남자친구 제이크가 백인 남자라는 사실, 제이크에게 여자친구 에린이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사실은, 그들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드는 존재였을 수 있다. 기본적 성향이 무력한 남자이고 기본적 성향이 돌봐주는 여자라고 할지라도 그 관계속에서 그것들이 더 극으로 발현됐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제이크는 처음부터 아시아 여성에게 그런걸 기대하고 사귀었을지도 모르고,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아시아 여성으로서 피해의식을 가진 것일테다. 피해의식,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나로부터 발현되는 것.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거다. 자꾸 이걸 묻게 하는 거다. 에린이 아시아인 여성이 아니었다면? 제이크가 백인 남자가 아니었다면? 관계속에서 끊임없이 이걸 묻게 하는거다, 인종주의가. 인종주의 속에 살아온 사람들이. 이게 얼마나 스트레스인가.



그러나 나라는 인간 자체가 온전히, 완전하게 객관적일 수 없다고 하면, 그래 우리는 객관적일 수 없는 존재이지, 하면서 이대로 살아야 하는걸까?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그러니까 내 모든 주관성, 취향, 성향등을 가지고서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은 없는걸까? 


《백인의 취약성》에서 '로빈 디앤젤로'는 배우고, 관계를 맺고, 환경을 바꾸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인종주의로부터 벗어나는 길이라고. 




백인이 내게 인종주의와 백인의 취약성과 관련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물을 때, 나는 먼저 이렇게 되묻는다. "어떻게 당신은 교양 있는 전문직 성인이면서도 인종주의와 관련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를 수 있죠?" 이것은 솔직한 질문이다. 주변 어디에나 정보가 있는 마당에 우리는 대체 어떻게 모르는 걸까? 유색인이 그렇게 오랜 세월 우리에게 말했는데도 말이다. 이 물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게 된 온갖 이유를 따져보면, 그에 맞는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들어 나의 답변이 인종주의에 관한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라면, 앞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답변이 유색인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라면, 유색인과 관계 맺을 필요가 있다.

나의 환경에 유색인이 없는 것이 이유라면, 편안한 영역에서 벗어나 환경을 바꿀 필요가 있다. 노력하지 않고는 인종주의에 대처할 수 없다. - 《백인의 취약성》, 로빈 디앤젤로, P246






그래서 나는, 계속해서 책을 읽겠다.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 나라에서는 오로지 백인만과거로 돌아갈 것이다. 대다수의 비백인은 과거로 돌아갔다가는노예가 되거나, 살해되거나, 신체에 상해를 당하거나, 흉포한아이들에게 쫓길 것이다. - P40

인종주의의 한 가지 특징은 아동을 성인처럼 취급하고 성인을 아동처럼 취급한다는 점이다. 부모가 아이처럼 굴욕당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깊은 수치심을 유발한다. - P111

미국의 대다수 백인은 인종적 트라우마를 구경거리로만 인식한다. 트럼프 당선 직후 언론은 증오 범죄의 증가를 보도하면서, 백인 고등학생들이 남부연합기를 망토처럼두르거나 스와스티카를 그린 옷을 입고 학교 복도를 행진하는 모습같이 뻔하고 몰상식한 증오 표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을 보였다. 보도하기 어려운 부분은 그런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런 사건을 예상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다. 백인의 공포 정치는 눈에 보이지 않고 누적적이며, 자기혐오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까지 사람의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 P113 - P112

2011년 새뮤얼 R. 서머스와 마이클 I. 노턴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지된 반흑인 편견이 감소했다고 대답한 백인응답자들은 반백인 편견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인종주의를 제로섬 게임처럼 여기는 것이다. 이 관점은 너에 대한 적대감이 줄어들면 나에 대한 적대감이 늘어난다는 제프 세션스법무장관의 말에 잘 압축되어 있다. 이 연구가 진행되던 당시 미국 백인들은 실제로 반백인 편견을 반흑인 편견보다 더 큰사회문제로 여겼다. 오로지 한 명을 제외한 미국 대통령 전원이 백인이고, 역사적으로 의석의 90퍼센트를 백인이 차지해왔고, 백인이 보유하는 평균 순자산이 비백인보다 10~13배 높은데도 그렇게 믿었다. 사실 인종 간 소득 격차는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 - P119

30년 전 중위 흑인 가구의 보유 자산은 6,800달러였으나 지금은 불과 1,700달러이며, 이에 반해 중위 백인 가구의 자산은 같은 기간 10만 2,000달러에서 11만 6,800달러로 증가했다.
자원의 축적이 너무 불균형해서 백인성이라는 인종 프로젝트는 실질적으로 백인 과두체제를 뜻한다고 철학자 린다 마틴앨코프는 표현한다. - P119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구호에 대한 반격으로 흔히 들을 수 있는 "모든 사람의 생명은 소중하다" (alllives matter)라는 구호에도 저들의 망상이 암묵적으로 내재해있다. "모든 사람"(all)은 포용적이라기보다는 방벽을 둘러친 대명사, 즉 "그것을 인종 문제로 만들지 못하도록 해" 눈에 보이지 않는 백인성의 헤게모니가 도전받지 않고 지속되게끔하는 방어 장치이다. - P120

나는 자신감 부족에 시달리지 않을 때면 걷잡을 수 없이 거만했다. 우리 셋 모두 그랬다. 우리는 백인 남성의 자신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 자신감은 졸업 후 각자의 길을 가면서 급속히 위축되었다.
그때 우리는 경력을 쌓는 모든 단계에서 매번 과소평가 당했기 때문에 각자 능력을 되풀이해서 증명해야 했다. 그렇더라도 나는 다른 길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고전했기 때문에 나는 우리의 우정으로 배양된 창의적 상상력에 꾸준히 충실할 수 있었으며, 그 상상력은 우리의 불만족스러운 의식의 진실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엄밀성과 깊이에 의해 다듬어졌다. 다른 사람은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아무도 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에게 가장 먼저 예술가가 되라고 촉구한 유일한 사람은 바로 우리였다. - P203

『낯선 자들의 수직 심문』에서 저자 바누 카필은 무작위로만난 남아시아 여성들에게 일련의 질문을 던진다. "당신 어머니가 겪는 고통은 누구의 책임입니까?"와 같은 날카로운 질문과 더불어 "당신은 어떤 체형입니까?"라고 질문한다. 나만해도 비소처럼 남은 어린 시절의 잔여물인 신체이형장애의흔적을 노출하지 않고서는 그 질문에 도저히 대답할 수가 없다. 의기양양한 페미니즘 서사에서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탈환하지만, 나는 여전히 나의 신체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조심스럽게 바라본다. 큰 머리통, 어쩌면 한때는 중성적으로 깜찍한 매력이 있었을 수도 있는 아담한 몸. 하지만 이제 내 몸은 무심하게 방치되어 늘어지고 있다. 유방은 소파에 누워서 서핑할때 쓰는 노트북 받침대다. - P234

한국전쟁과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기막힌 사실 하나는 당시 한국에서 복무하며 화상 피해자를 치료했던 미국 외과 의사 데이비드 랠프 밀러드가바로 아시아인의 눈을 서구적으로 만드는 쌍꺼풀 수술을 창시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 수술법을 한국 성노동자들에게 시술하여 미군 병사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오늘날 쌍꺼풀 수술은 한국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형수술이다. 내 조상의 나라는 당신이 영구적 전쟁과 초국가적자본주의를 통해 필리핀, 캄보디아, 온두라스, 멕시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엘살바도르, 그 외에도 수없이 많은 나라에서 저지른 살상과 자원 착취의 작은 예시에 불과하며, 이것은 주로 미국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배를 불렸다. - P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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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21 0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이너필링스 이거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인용하신 부분 보니 정말 좋네요..!! 자기 위치에서 벗어난다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아요 ㅠ 자기 위치에서 벗어난 객관적인 사람인 척하면서 실은 위치성을 재확인하는 기만에 빠지지만 않아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락방 2022-04-21 09:41   좋아요 4 | URL
저는 이렇게 자기 자리에서 끊임없이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내가 이러는 것은 옳은 것인가를 묻는 사람들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인간이란 본디 그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그 지점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게 아닌가 싶고요. 그렇지만 그렇게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 약자라는 것이 비극이죠. 기득권은 그런 물음을 던질 필요가 없이 살던대로 편하고 안락하게 살기만 하면 되는거니까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으면서 내가 할 일들을 고민할 수 있다는 게 또 책 읽는 것의 큰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 이러나저러나 책은 계속 읽어야할 것 같아요, 독서괭 님. 우리 열심히 읽읍시다!!

독서괭 2022-04-21 09:51   좋아요 2 | URL
이토록 꾸준하게 읽고 생각하고 쓰는 다락방님 존경합니다! 🥰

다락방 2022-04-21 10:01   좋아요 2 | URL
독서괭 님도 엄청 꾸준히 읽고 쓰시고 생각하시잖아요! 우리 그렇게 오래오래 지냅시다! 뽜샤!!

초란공 2022-04-21 10: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국인들이 무슬림들을 농담삼아 테러위험이 있는 이들로 이야기할 때 이를 지적하면, 금새 화법이 바뀌는 걸 경험한 적이 있어요. ‘나는 무슬림 친구들을 많이 알고 좋아한다‘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자신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말이죠. 무턱대고 이들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욱 이들을 알아야 겠단 생각이 들어 책을 들추게 됩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락방 2022-04-21 10:03   좋아요 3 | URL
무슬림 친구들을 알고 좋아한다 는 것을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는 근거로 가져오는거군요. 여성혐오랑 같네요. 내가 무슨 여자를 혐오해, 여자들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하는 것과 같은 거죠.
초란공 님이 이 책을 읽으면 어떤 글을 써주실지 또 기대가 됩니다. 읽고 감상 남겨주세요!

잠자냥 2022-04-21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친코가 이런 내용이었군요. 관심 없던 책인데 다부장님이 자가격리 중 읽는 거 보고 급관심... ㅋ
암튼 다부장은 이 책 저 책 엮어 글쓰기 선수야~

마지막 문장이 저는 이렇게 읽혔습니다.

나는, 계속해서 책을 사겠다.

다락방 2022-04-21 12:00   좋아요 1 | URL
파친코 1권 읽고서는 좀 실망했거든요. 되게 평범한거예요. 이게 그렇게나 좋아할만한 소설인가, 했는데 2권이 묵직하더라고요. 생각해보지 않았던 지점에서 생각해보게도 하고요. 뭐 예나 지금이나 여자들 삶이 더 빡센건 이루 말할 수 없지만요.

그나저나, 마지막 문장, 아주 제대로 읽어주셨습니다!! ㅋㅋㅋㅋㅋ

PersonaSchatten 2022-04-21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긴글은 마음을 졸이게 돼 피한다고 안 읽게 되는 페이퍼들이 늘 아까워요. 죄송합니다. 아니 제가 아쉬워요.
학교 다닐 때 데이비드 핸리 홍의 희곡, 무슈 버터플라이 읽으면서 르네 갈리마르가 송에 대한 사랑도 결국 오리엔탈리즘에 빠져든 어쩌구 그렇게 배웠는데 그 점잖은 말이 사실은 동양인에게 빠진 변태다 뭐 이렇게도 해석될 수 있음을 나중에야 알았던 거 같아요. ㅋㅋㅋ 왜 여성 취향이 오리엔탈리즘이지?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건 대체 뭘까? 이랬어요. …그, 2차성징 발달이 유럽계 코커시안 여성에 비해 미성숙한 대신에 아시안 여성이 노화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들 때문에 저는 자꾸 동양 국가에 거주하는 게 아닌데도, 아시안만 만나는 코커시안을 보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페도필리를 연상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포르노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니 더 끔찍하네요. 어제 엄마가 얜 또 한국 부인이랑 이혼하고 일본애랑 결혼했네? 하며 헐리우드 스타를 보고 있었는데 그것도 생각나고요.

다락방 2022-04-21 12:04   좋아요 2 | URL
<마이너 필링스>에 보면 ‘그런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런 사건을 예상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라는 구절이 나오거든요. 인종차별에 대한 어떤 사건이 언급되고 누군가 그것을 당했다는 것을 보는데에서 오는 두려움이 아니라 그런 일이 또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받게 되는 스트레스요.
페르소나 님이 써주신 댓글을 읽어보면 마이너 필링스의 이 부분이 생각나요. ‘나는 누가 나를 원하는 상태를 불신하게 되었다‘ 라는 문장이요. 포르노에서 그런 것들이 보여지고 그런 일들이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으로 자리잡혀 있으면 누군가 나를 사랑한다고 했을 때 그것 자체에 대해 불신하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게 너무 슬프잖아요. 그건 너무 스트레스 받는 삶이잖아요.
저 페르소나 님 댓글 읽고 설마 니콜라스 케이지?? 하고 검색했더니 맞네요. 아 근데 너무 징그럽네요. 나이 차이도 많이나고(니콜라스 케이지 아들보다도 니콜라스 케이지 아내가 어리다네요).. 아시아 어린 여성만 쫓아다니는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2-04-21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이너 필링스> 좋았어요. 머리속이 막 복잡해져서 리뷰는 못 썼지만요. 다락방님 페이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 생각합니다.
전 최근에 읽는 <인종 토크>도 좋았어요. 흑인 페미니즘 사상 실전편이더라구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기침 많이 잦아들은 거 맞죠, 다락방님?🙄🙄🙄

다락방 2022-04-21 12:05   좋아요 1 | URL
저는 마이너 필링스 읽으면서 인종차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어서 그 점이 좋더라고요. 그러다가 미국의사 성매매 여성을 위해 쌍커풀 수술을 한국에 들여왔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여러가지로 역겨웠어요. 남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더 잘 팔리기 위해 자신의 몸에 칼을 대는 여성들. 그리고 그걸로 인해 흐르는 돈은 누구에게 가는가.. 쓰읍.

인종 토크 검색해봐야 겠어요.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으네요. 휴..

단발머리 2022-04-21 12:20   좋아요 1 | URL
단발님...... 기침은요? 기침은 좀 어때요?

다락방 2022-04-21 12:38   좋아요 2 | URL
기침하고 가래는 여전하고 저 살쪘어요. 왜 남들은 아프면 핼쓱해지는데 저는 살쪄요? 네? 대답좀 해보세욧!!

단발머리 2022-04-21 12:57   좋아요 0 | URL
글쎄요. 일단 아픈거 다 낫고 우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아요!! 🤔🤔🤔

잠자냥 2022-04-21 13:19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가 되고픈 다부장님 살 쪘다는 소리에 밥 먹다가 빵 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코로나 후유증 유체이탈에 이어 자가격리 후유증으로 살까지 찌고 가여운 단발머리님.....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4-21 13:23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제일 큰 걱정이 단발머리님이에요. 기침 가래도 여전하고 기침 때문에 어제 요가도 패쑤하고 그랬거든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갈까봐… 우리 단발머리님 진짜 심성이 비단결 같다니까요. 어쩌나… 우리 단발머리님 가여워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1 13:59   좋아요 2 | URL
이 혼란의 도가니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돌아버리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4-22 13:21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얼른 유체이탈에서 빠져 나오셔야죠……. 단발님 몸 안에 단발님 쏘울이 들어갈 수 있도록 얼른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단발님 인에 얼른 락방님 나오시고 락방님 몸 안으로 락방님 들어가시기를…… 아멘 🙏

책읽는나무 2022-04-21 20: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친코 책 이젠 구할 수가 없으니...다시 재출판 때를 기다려야겠죠??
그래도 마이너 필링스는 사다 놓아서 다행입니다^^

저 아는 언니 한 분 확진 되어 심하게 앓고 난 후, 미각 후각 잃어 고생 하시다가 훗날 미각 좀 찾고난 후, 갑자기 확찐자가 되었다는 후문이....기침 잘 안떨어져 사탕을 몇 봉지를 먹었다고도 하던데....내일 점심 같이 먹기로 했는데 다시 상태를 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잠자냥 2022-04-21 22:08   좋아요 2 | URL
파친코는 곧 출판될 거예요. 선인세 경쟁에서 최소 20만 달러(2억 5천쯤)에서 시작할 거라고 에이전시에서 밝혔고요. 이제 출판사들이 입찰 경쟁 들어가면 10억까지도 뛸 전망입니다. 출판사 갈아타고 번역 좀 손 봐서 나올 테니 기다리시죠! 어디서 가져갈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 정도 선인세 낼 출판사라면…?!

책읽는나무 2022-04-21 22:15   좋아요 1 | URL
곧 출판될 예정이라니 다행이네요~^^
과연 어느 출판사에서 입찰될까요?
머릿속에는 당장 세 곳 정도는 떠오르긴 합니다만...과연...???
그리고 저는 순간 잠자냥님 서재인줄 착각했네요.ㅋㅋㅋ
빠른 답변 감사합니다!!
내가 점찍은 출판사가 되나 안되나 지켜보겠습니다^^

다락방 2022-04-22 08:18   좋아요 2 | URL
저는 진작 사두어서 다행이지 뭡니까. 다 읽고 언제나 그랬듯이 싼값에 중고로 등록하려고 했는데 지금 구매할 수 없다니까 팔기가 싫어져서 모셔두고 있어요 ㅋㅋㅋ 아놔 ㅋㅋㅋㅋ

저도 입맛이 없긴 해요. 그래도 회복해야 한다, 살아야 한다!! 는 생각으로 부지런히 먹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살만 찌고.. ㅠㅠ 코로나 정말 너무 나빠요 ㅠㅠㅠ

잠자냥 2022-04-22 09:34   좋아요 1 | URL
부장님 진짜 입맛 없으세요? 진짜요?????
어제도 두 가지 메뉴 드셨잖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22 09:43   좋아요 0 | URL
에휴...돈 버리셨넹ㅜㅜ
두 가지 메뉴를 맛있게 드셔야 하는데, 입맛 없이 드셨으니...ㅜㅜ
오늘은 맛있게 드셔요.
그래야 영칼로리!!!^^
안그럼 오늘도 돈만 버리고, 살만 얻습니다ㅜㅜ

근데 잠냥님은 모든 단계를 벗어나셨나요??
울딸은 멀쩡해 보이는 것 같다가도 피곤해 하거나, 체하거나 컨디션이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던데요?
오늘 만날 언니는 아침에 콧물 감기 증상 있다고 만나도 괜찮겠냐고 물어 오더군요? 괜찮다고, 바쁘니까 오늘 만나야 한다고 약속은 잡긴 했는데 제 주변엔 확진 한 두 달 지났어도 콧물 증상들도 있는 것 같고, 피로감도 잘 느끼고 깨끗하게 안나은 것 같아 보여요.
방심하시지 마시고, 잘 드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요^^

다락방 2022-04-22 10:07   좋아요 1 | URL
음 어제 점심에 뭐 먹었지.. 아 고등어구이 먹었습니다. 고등어구이 하나만 먹었어요! ㅋㅋ 물론 나가기 전에 크림치즈 베이글을 먹고 가긴 했지만, 그건 밥이 아니니까요.

저는 아직 기침,가래가 있어서 내일 병원가 후유증 검사를 좀 할 생각입니다. 닥터가 해보자고 하더라고요. 어휴 코로나 이 놈 나쁜 놈.. ㅠㅠ

오늘은 점심 뭐 먹을지 고민 좀 해봐야겠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4-22 10:34   좋아요 0 | URL
코로나 진짜 나쁘긴 나빴어요.
다락방님 미각만 잃게 만든 게 아니고....ㅜㅜ
그래도 다락방님 정신은 절대 잃음 안됩니다.
오늘도 두 세 번 읊으세요!!
난 그 누구도 아닌 다락방이다!!!
라구요~~ㅋㅋㅋ
울 똑똑한 다락방님을 혼돈의 도가니에 잠깐 빠뜨린 나쁜 코로나!!! 빨리 물러가야 할텐데...쩝~

수이 2022-04-22 13:18   좋아요 1 | URL
문동이나 민음사에서 나올까요? 잠자냥님 우와 😮
 

















그런데 때론 어떤 사람들에게, 더 적은 수의, 훨씬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다름 아닌 독자들이다. 가던 길을 남들이 포기하는 여덟살 혹은 아홉 살 무렵에 이 길로 들어서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독서의 길로 뛰어드는 그들은 언제까지나 걸음을 멈추지 않으며 그 길이 끝이 없음을 알고 기뻐한다. 기쁨과 공포를 동시에 느낀다. 그들은 출발점에, 첫 경험에 집착한다.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경험이다. 그들은 언제나 그 지점에 머무르며 삶이 다해가는 순간까지 책을 읽는다. 고독을 발견했던, 그러니까 언어들의 고독과 영혼들의 고독을 발견했던 첫 경험의 언저리에 머문다. 그들은 황홀감에 취해 세상에서 물러나 이 고독을 향해 간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고독의 골은 깊어진다. 더 많이 읽을수록 아는 건 점점 더 적어진다. 이 사람들이 작가와 서점, 출판사, 인쇄소를 먹여 살린다. -P.14~15



아 너무 좋지 않나. 

세상에는 책을 아예 안 읽는 사람들이 있고 어쩌다가 베스트셀러를 한 권씩 읽는 사람들도 있다. 어릴때는 책을 읽지 않았다가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고, 어릴 때는 책을 좀 읽다가 어른이 되어서는 책과 멀어진 사람들도 있다. 나로 말하자면, 크리스티앙 보뱅이 말한 것처럼 어릴때 독서의 길로 뛰어들어 언제까지나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사람이다. 여덟살 혹은 아홉살이 아니라, 나는 한글을 좀 일찍 습득했기 때문에 좀 더 일찍 읽기 시작했다. 집에는 책이 없어서 다른 사람들의 집에 갔다가 책이 보이면 책장 앞에 서서 이 책 저 책 뽑아 읽었더랬다. 국민학교에 들어가고 진학하면서 엄마가 책을 조금씩 사주긴 하셨지만 한없이 부족했다. 고등학생 때부터는 당시에 책대여점에 가 돈을 주고 빌려 읽었었고 대학때도 마찬가지. 대학 졸업후 시간이 한참 지나 대학동창들을 만났을 때 '너는 학교때도 계속 책을 들고 다녔어'라고 친구가 말했더랬다. 그리고 직장에 들어가고나서 책을 사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권 두권이었고, 처음으로 다섯권 정도를 샀던 날은 너무 신나서 막 팔짝팔짝 뛰고 흥분했더랬다. 그때만해도 내가 사둔 책은 다 읽고 다른 책을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어느 정도까지는 잘 지켜졌던 것 같은데 왜, 언제부터 나의 삶은 이렇게 되었나. 왜 열권 사면 한 권 읽는 사람이 되었나. 왜, 왜때문에, 왜... 아무튼,


책 읽는 거 너무 좋다. 나는 재미있어서 책을 읽었다. 책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국민학교때 엄마가 사준 책중에 세계문학 전집인가 100권짜리 있었는데 1번이 그리스로마 신화였고 98번이 헬렌켈러였고, 여튼 집에 있는 그걸 다 읽고 옆집 친구네 가서 옆집 친구네꺼 또 백권시리즈 다 읽었더랬다. 왜냐면, 재미있어서 그랬다. 나는 그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신화는 신화대로 위인전은 위인전대로 재미있었다. 책은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재미있어서 읽는다. 재미있어서 읽는데, 책이 내게 주는 건 그저 재미뿐만은 아니었다. 다른 삶, 다른 이야기, 다른 목소리, 다른 환경, 다른 생각. 이 모든 것들을 책이 알려주었다. 책 진짜 만세 아니냐. 다른 사람들이 써준 훌륭한 글을 읽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런데 크리스티앙 보뱅에 의하면 나같은 독자가, 이 한낱 티끌같은 독자가, 작가와 서점, 출판사와 인쇄소를 먹여 살린다고 한다. 만세! 여러분 모두 부자되고 행복하세요! 제가 계속 먹여살려 드릴게요!!! >.<


뭐, 아시다시피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지마는...



책이 좋은 이유에 대해 하나 더 언급하자면 지식의 축적이다. 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내가 어제 얼마나 짜릿했냐면, 어제 점심 먹으면서 넷플로 영화를 한 편 보기 시작한거다.




<키싱부스>의 여주인공인 '조이 킹' 주연의 <인 비트윈>

아직 다 보진 않았지만 어쨌든 청춘 남녀의 로맨스물이다.

사진찍는 걸 좋아하고 전공하려고 하는 '테사'는 극장에 들어가 영화 <베티 블루>를 보려고 하는데 자막이 나오질 않아 당황하는 거다. 마침 관객이 자기 외의 단 한 명 뿐이라 기사님께 자막이 없다고 언급해보지만 기사님에게 가 닿지 않고, 그런데 저기 저쪽에 앉아있던 관객이 테사 옆으로 오더니 '내가 번역해줄게' 라고 한다. 이 영화는 놓치기 아까운 영화라며. 어이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상황 진짜 겁나 어이없어. 그런데 그때 다가온 그 다른 관객이 잘생긴 또래의 남자아이일 확률은? ㅋㅋㅋ 여튼 그 남자애가 옆에서 번역해주는 바람에 좋은 영화를 감동깊게 잘 보고, 극장 바깥으로 나와 그들은 서로의 이름만 알려준채로 세이 굿바이 하는데, 이것은 로맨스 영화. 이들은 우연히 재회한다. 아니 글쎄, 자신이 다니는 학교와 조정경기를 하는 상대 학교의 선수였던 것이고 무려 우승자인 것이다. 이 남자애 스카일러는 조정경기 챔피언이라 근육질이면서, 아버지가 외국어 교수였던 관계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와 또 뭐더라..암튼 외국어를 세 개나 하고, 게다가 제인 오스틴을 읽는 남자인 것이다. 자신은 해피 엔딩을 좋아한다며. 아직 10대의 남자아이가 근육질에 운동 챔피언이면서, 외국어를 3개 마스터하고, 제인 오스틴을 읽을 확률은?


뭐 아무튼 그런 영화인데, 영화에서 스카일러가 테사를 집에 바래다주면서 그들이 대화를 하다가 '연쇄살인마'라는 단어가 나온다. 번역으로 연쇄살인마가 먼저 뜨고 실제 주인공의 입을 빌어 말해진 건 약간의 시간차가 있었는데, 나는 번역된 자막의 연쇄살인마를 보고는 중얼거렸다.


"serial killer"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남주가 "시리얼 킬러" 라고 말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아는 단어다. 으하하하하하하하. 그렇다면 내가 이 단어를 어떻게 아느냐? 아니 글쎄, 요즘 읽고 있는 원서 헤이팅 게임에서 이 단어가 수시로 등장하는 거다. 루신다는 조슈아를 보면서 가끔 '시리얼 킬러'같은 눈빛이라고 하는거다. 그런 눈빛은 조슈아가 루신다를 향한 욕망으로 드글거렸을 때 보인 눈빛이었다. 나는 도대체 시리얼 킬러가 뭔가 해서 찾아봤지. 그랬더니 연쇄살인마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erial killer eyes." I wish I didn't sound so scared. He looks over my shoulder at gis reflection in the shiny wall fo the elevator.

"I see what you mean. You've got your horny eyes on." He spirals his finger dramatically over the elevator button panel.

"Nope, these are my serial killer eyes too." -p.67


"또또 저 연쇄 살인마의 눈."

부디 겁에 질린 티가 나지 않았기를.

조슈아는 내 어깨너머로 엘리베이터 벽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네. 그러는 당신은 어떻고? 또 그 야릇한 눈빛을 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과장되게 손가락을 뱅글뱅글 돌렸다.

"아닌데요? 이게 내 연쇄 살인마 눈빛인데요?" -책속에서



이야.. 책을 읽으면 이렇게 단어를 습득하게 된다. 영어책 읽으면서 도대체 나아지는게 뭐냐고 울부짖었지만, 단어를 나도 모르게 외우고 있었어. 물론 한 권 읽고 단어 하나 외우는 것은 너무.. 소득이 없는 것이긴 하지만..뭐 그래도 하나도 모르는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그러니, 책을 읽어야 한다. 만세! 책 만세!



그나저나 ㅋㅋㅋ 로맨스 소설이나 영화속의 주인공들 너무 완벽남이라 ㅋㅋ 돌아버리겠네. 현실에서 제인 오스틴 읽는 남자사람은 얼마나 될까. 책 읽는 남자사람도 얼마 안될 뿐더러 그중에 제인 오스틴 읽는 사람이라면 더 적을텐데. 나도 현실에서 내가 만나는 남자사람 친구중에 제인 오스틴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한 남자사람은 단 한 명 뿐이었다. ㅋㅋ 그런데 운동해서 근육질에 외국어를 몇 개씩 하다니.. 뭐 이건 굳이 남자까지 갈 건 아니다. 나만 해도 몸 근육질 어림도 없고, 외국어 하나도 못하고, 제인 오스틴 안좋아함... 흐음.. 나 역시도 이런 이상형에서는 완전히 멀어져있으니 내가 딱히 할 말은 아니구먼. 여튼 현실 존재 가능성 거의 없는 사람이긴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영화나 소설속에서라도 굳이 만나려고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영화속 스카일러 너무나 현실 존재 불가능 캐릭터이고, 무엇보다 헤이팅 게임의 조슈아..


아니, 조슈아는.. 그런데 현실불가능인가? 어쩌면.. 아니야, 그런 희망 따위 가지려고 하지마. 그걸 가져서 뭐해.


아니 그래도.. 평범한 직장인인데 관심 있는 여성에게 진지하고 애를 쓰고, 헬스장 다니면서 등근육 멋지게 키워낸 남자.. 라면 .. 내가 조슈아에 왜그렇게 빠지나 했는데, 이 남자가 등근육으로 나를 끌어당긴 줄 알았는데, 아니 글쎄 이 남자, 정리정돈을 잘하는 사람이었어. 집이 세상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 있고, 오믈렛을 루신다에게 만들어줄 때 야채도 가지런히 잘 썰고 뚝딱 요리해내는 남자였어. 그러니까 내가 못하는 거 다잘하네. 나는 이상형이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인데. 책 속에서도 루신다는 정리정돈을 잘 못하는 사람이고 조슈아는 잘하는 사람이다. 저는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이 그렇게나 멋지더라고요. 그거랑, 계란 한 손으로 깨는 남자...


그만두자, 이런 얘기는...

그만두자..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해서가 아니라면 삶에서 아무것도 배울 게 없고 알아야 할 것도 없다. 물론 혼자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가장 내밀한 부분에 이르려면 누군가를 거쳐야 한다. 어떤 사랑을, 어떤 말(言)이나 얼굴을 거쳐야 한다. 아니면 화사한 어린 말(馬)을. - P60

그녀는 글을 쓴다. 온갖 색깔의 노트에다, 온갖 피로 만들어진 잉크로. 글은 밤에 쓰는데, 그렇게밖에 할 수 없다. 장을 보고, 아이를 씻기고, 아이의 학과 공부를 돌봐준 뒤이다. 그녀는 저녁상을 치운 뒤 같은 식탁에서 글을 쓴다. 밤늦도록 언어 속에 머무른다. 아이가 깜빡 잠이 들거나 놀이에 빠진 사이, 그녀가 먹이는 이들이 그녀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 순간에 글을 쓴다. 이제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그녀 자신이 되어 있는 순간 그녀는 홀로 종이 앞에 앉는다. 영원 앞에 나와 앉은 가난한 여자이다.수많은 여성들이 얼어붙은 그들의 집에서 그렇게 글을 쓴다. 그들의 은밀한 삶 속에 웅크리고 앉아. 그렇게 쓴 글들은 대부분 출간되지 않는다.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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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 2022-04-19 10: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현실에서 제인 오스틴 읽는 남자, 접니다! 지난달에 출퇴근하면서 오만과 편견 읽었는데 아주 대만족했습니다 ㅋㅋㅋㅋ이로써 저는 대한민국 1퍼센트 남자에 포함되는건가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0:08   좋아요 5 | URL
저 물감 님 제인 오스틴 읽는 남자인 거, 심지어 재미있게 읽으셨던 거 압니다! 그 리뷰 읽었어요. 으하하하하.
어쩐지.. 부끄럽네요? 왜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4-19 15:16   좋아요 5 | URL
계란 한손으로 까봐요 ㅋㅋㅋ 워후!!

물감 2022-04-19 15:44   좋아요 4 | URL
계란 까잇거 가능하지만 제가 워낙 조신하기 때문에 두손모아 공손히 깨는 편입니다.
저는 근육 뿜뿜 헬창쪽하고는 정반대편에 있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5:52   좋아요 5 | URL
아놔 ㅋㅋㅋㅋ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계란 한 손 가능..하시군요, 물감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2-04-19 16:22   좋아요 4 | URL
가녀린 이동욱은 손가락에 힘이 없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 2022-04-19 16:54   좋아요 5 | URL
안돼 조신하고 가녀리면….. 안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님 안돼요 ㅋㅋㅋㅋㅋ 그건 내 이상형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조신 가련 청순 병약에 약하다고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1:55   좋아요 3 | URL
아아아. 물감, 공쟝쟝의 이상형으로 밝혀져. ㅋㅋㅋㅋㅋ

이상형이란 무엇일까요? 껄껄.

- 2022-04-20 11:57   좋아요 2 | URL
아니예요 ㅋㅋㅋ 물감님은 제인오스틴 읽어서 탈락이예요 ㅋㅋㅋㅋㅋ 난 내 이상형은 미국민중사 읽어야함 ㅋㅋ ㅋㅋㅋㅋ 제 이상형 티모시 샬라메 라고요ㅋㅋㅋㅋㅋㅋ 응?ㅋㅋㅋㅋ 병약 미소년에 지적허세 있는 빨갱이… (눈이 썩었다고요? 나도 알아 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1:59   좋아요 3 | URL
아 너무 웃겨. 티모시 살라메 좋아하는 여자들 왜케 많아. 나는 아니지롱~~ 나는 재이슨 스태덤 좋아하지롱~~ 재이슨 스태덤도 제인 오스틴을 읽었을까? 만약 그렇다고 하면 뭔가 더 좋을것 같아. 우락부락한 남자가 제인 오스틴 읽다니. 그 불협화음..너무 근사해!!

- 2022-04-20 12:05   좋아요 2 | URL
다락방//그런게 있어요… 티모시샬라메만의 그런게…. 흑흑 근데 조금만 생각해봐도 길티플레져라는 걸 알게됨 ㅋㅋㅋ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남자임ㅋㅋㅋ 그냥 즐기자 ㅋㅋㅋㅋㅋ 취향 이상형 이라는 거지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 ㅋㅋㅋ
아무튼 물감님 혹시라도 미국민중사 읽고 인증하고 그러진 마요 ㅋㅋㅋㅋㅋ (푸하하하하하하)

물감 2022-04-20 13:30   좋아요 2 | URL
조신, 가련, 청순, 병약 다 갖추고도 저는 탈락이로군요...
이제 남은 건 얼굴 공개 뿐인가 싶다가도 티모시 샬라메 하고는 1도 겹치지 않는 외모라 그냥 조용히 있겠습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3:55   좋아요 3 | URL
아 미치겠다. 물감님의 얼굴 공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님, 저는 자고로 남자사람이란 조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물감님은 거기에 부합합니다. 꼭 이 말씀을 드리고 싶었어요. 제인 오스틴 읽은 조신한 물감 님. 후훗.

- 2022-04-20 16:49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저는 아직도 레이디버드에서 미국민중사를 읽으며 등장하는 티모시를 잊지못해요 ㅋㅋㅋ (개새낀데도 좋았다 ㅋㅋㅋ)
아무튼 그 조건 다 갖춰도 얼굴이 티모시여야해 ㅋㅋㅋㅋㅋ (너무했나?) ㅋㅋㅋㅋㅋ 얼굴이 미소년이 아닌데 청순 가련 병약 조신이 웬말이냨ㅋㅋㅋㅋㅋㅋ!!!!!! !!! 물감님 저도 조신한건 높이 쳐드릴게요ㅋㅋㅋ
아쉽네요 증멜루 ㅋㅋ 마동석 몸에 조신하면 촤라리 좋았을텐데 ㅋㅋㅋ (응?)

다락방 2022-04-20 16:59   좋아요 2 | URL
물감 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에요?

잠자냥 2022-04-20 18:09   좋아요 2 | URL
공쟝쟝하고 다락방은 아닌 것으로 밝혀져…..

다락방 2022-04-20 18:21   좋아요 2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4-20 18:35   좋아요 1 | URL
나도… 우리처럼 입이 건… 아니다 손가락이 건… 손가락 담화가 걸쭉한… 여성들은 아닐거 같아…. 확실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4-19 10: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 역시 일찍부터 독서를 시작하셨군요^^* 저는 어릴 때는 책읽기를 그닥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는 친구들하고 노는 게 더 좋았네요~
저는 20대가 넘어서야 책읽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그 전까지만 해도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하다가 그제서야 찾기 시작한 케이스거든요. 여러 책들을 읽으며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아나가면서 책을 점점 더 많이 읽게 됐습니다. 이제는 제가 원하는 책 종류를 잘 알게 되었고 남들이 다 읽는다고 해서 제가 끌리는 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네요.
독서를 함으로써 경험도 쌓이고 지력도 쌓인다는 것이 제겐 큰 행복이 되었습니다^^ㅋㅋ 비록 책값은 엄청 나가지만요ㅎㅎ

다락방 2022-04-19 10:27   좋아요 4 | URL
저는 한결같이 책 읽는게 좋고 재미있었어요. 어릴 적에는 제가 책 고르는 눈이 없고 또 책을 선택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던지라 눈에 보이는 책을 닥치는대로 읽곤 했었는데 이제는 저에게도 취향이 생겼고 그리고 제가 직접 선택해서 살 수 있고 읽을 수 있다는 것에 정말 만족합니다.
사실 책읽기는 다른 취미에 비해서 돈이 덜 든다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책 사는 걸 보면.. 그게 꼭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거리의화가 님 말씀처럼 책값이 엄청 나가요!! ㅋㅋㅋ 저는 옷이나 신발, 가방 사는 것보다 책값이 훨씬 훨씬 더 많이 들어요. 밥값보다는 덜들어가지만... 하하하하하.

독서괭 2022-04-19 10:3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락방님 일찍부터 독서의 길에 들어섰다.. 그때부터 다락방이 될 준비를 하셨군요!
이 책 괜찮은 책이라고 오해를 풀기 위해 인용문 올리겠다고 하시더니 이렇게 와르르 쓰시면.. S도 읽어보고 싶어지잖아요 ㅎㅎ
이상형이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이군요. 공쟝쟝님?? ㅋㅋㅋ 그러고보면 즤 남편도 정리를 잘하는 편인데 그럼 제가 남편을 좋아한 이유가 이것인가.. 하지만 요리는 못해요. 고기만 잘 구움 ㅋ
근데 요리는 다락방님이 잘 하시지 않아요? 전 요리도 못함.
계란은 왜 한손으로 깨야 하나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0:41   좋아요 3 | URL
독서괭 님, 저 요리 못해요! ㅋㅋㅋ 전 요리바보 요리멍청이 입니다 ㅋㅋㅋ 아 내가 요리를 못해서 돈 버는구나.. 생각할만큼요. 돈 주고 사먹자!! ㅋㅋㅋㅋ
정리정돈 잘하는 사람이 이상형이 된 건 최근의 일인데요, 제가 제 책상이나 책장, 침대 위, 제 방만 보면 너무 한숨이 나서..그런데 아무리 정리를 제가 한다고 해도 원래 정리 잘하는 사람을 따라가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누가 해주면 좋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껄껄.

계란은 한 손으로 깰 필요는 전혀 없지만, 한 손으로 깨는거 보면 좀 멋지지 않나요? 저는 그거 멋지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4-19 10:52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막 베이킹도 하고 그러지 않으셨어요??

다락방 2022-04-19 10:53   좋아요 3 | URL
베이킹 하긴 했었습니다. ㅋㅋㅋㅋ 지금은 안하고 있지만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베이킹에 딱히 재능이 있진 않더라고요? 껄껄.

독서괭 2022-04-19 10:55   좋아요 3 | URL
베이킹 인상이 넘 강했나봐요 ㅋㅋㅋ

그레이스 2022-04-19 10: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독서역사는 정말 오래 됐군요.
저도 출판계를 먹여 살리는 중일까요? ^^

다락방 2022-04-19 11:14   좋아요 5 | URL
출판계를 먹여 살리는 일에는 읽기는 기본적으로 포함되지만 쓰기 역시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책을 읽고 그에 대한 감상을 쓰잖아요? 그렇게 함으로써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그 책을 읽고 싶게 만드니, 이것도 역시 출판계를 먹여 살리는 일이지요! 후훗.

프레이야 2022-04-19 11: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문자 일찍 깨친 사람 하나 여기 추가요 아흐.
연쇄살인마의 눈빛 같다고 연인에게 말하는 건 최고의 칭찬 아니면 유혹 같아요. 끈적끈적 이글이글 ㅎㅎ
인용문 중, 아니면 화사한 어린 말을, 에서 물음표가 생기네요. 저 책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화사한/어린/말이라니 무언가 상상이 막 되긴 하는데 제 상상이 맞는지 보뱅은 무슨 의미로 썼을까요?

다락방 2022-04-19 11:25   좋아요 3 | URL
아, 프레이야 님. 안그래도 인용하면서 이거 너무 맥락 잘라먹네 싶었는데, 딱 지적해주시네요. ㅎㅎ

저자의 어린 딸이 승마를 배워요! 그리고 승마 배우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앞부분을 좀 인용해볼게요.

<그 애는 일요일마다 당신을 부른다. 일요일은 그 애가 좋아하는 날, 성미가 까다로운 어린 백마와 만나는 날이다. 말은 마구간에 있지만 외톨이다. 다른 말들과 함께 있는 걸 견디지 못하는 이 녀석은 그들에게서 떨어져 있다. 작고 귀여운 말, 눈처럼 희고 오만한 말이다. 다른 말들을 택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 애의 눈에는 이 말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 애와 이 말은 기막히게 잘 어울린다. -p.59>

잠자냥 2022-04-19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만둬요. 이런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2:44   좋아요 3 | URL
그만둬야겠죠, 이런 이야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4-19 13:15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오늘도 재미난 다부장 놀리기

다락방 2022-04-19 13:54   좋아요 4 | URL
오늘도 날 좋아하는 잠자냥 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4-19 14:38   좋아요 2 | URL
이건...뭐죠??
이 깨 볶는 듯한 알콩달콩한 느낌??
이것도 좋네요.
제가 좋아요 눌러 드리겠습니다.
이것도 제 취향ㅋㅋㅋ

- 2022-04-19 15:18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 진짜 저 오랜만에 대중교통에서 페미 독서하며 성매수남 새끼 광분하다가 ㅋㅋㅋ 여기 와서 또 등근육 어쩌고 하는데 ㅋㅋㅋ 정신분열 오지네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로맨스 언제 끊을 거야 엉??? ㅋㅋㅋㅋㅋ 뭐? 안끊는다고!??? 알았어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1:57   좋아요 4 | URL
내가 남성의 육체를 좋아한 시간이 너무 길었어.. 나 정말, 뜨겁게 좋아했었다구. 남성의 육체... 그 단단함...

그만두자, 이런 이야기...

- 2022-04-20 12:06   좋아요 2 | URL
남성의 육체 나왔다…. 육체… 육체란 무엇인가… 단단함.. 단단함이란 무엇인가…..

잠자냥 2022-04-20 18:09   좋아요 3 | URL
그만두지 못할까!

다락방 2022-04-21 07:32   좋아요 1 | URL
알았어요.. 그만할게요. 훌쩍.

책읽는나무 2022-04-19 14: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의 이 인용문을 풀어서 해석한, 이 글이 좋네요...제 취향~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1:56   좋아요 2 | URL
아이고,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책나무 님. 저는 제가 즐거워서 쓰는 글인데 이렇게 읽는 분이 덩달아 즐거워하시면 무척 행복해진답니다? 후훗.

mini74 2022-04-20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계몽사 120권? 아부지가 엄마한테 등짝 좀 맞으셨죠 ㅎㅎㅎ 지식의 축적은 ㅠㅠ 하나 들어가면 두 개가 사라지는 마술이 ㅎㅎㅎ 울 남편이네요 계란 한 손으로 깨는 남자!!! 등짝 열 번 맞아야합니다. 껍데기가 얼마나 씹히는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20 11:57   좋아요 3 | URL
맞아요, 미니 님. 하나 들어 가면 두 개가 사라지는 마법.. 저는 요즘 하나가 들어가긴 하는건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책 한 권 다 읽고 책장 덮고 나면 그런데 내용이 뭐였더라? 막 이렇게 되고, 분명 읽었다는 건 알겠는데 누가 물어보면 내용 기억 안나고... 바부팅 ㅠㅠ

그런데 껍데기가 들어간다면..그건 한 손으로 깬다고 할 수 없지 않나요? 껍데기 들어가도 되는거라면 저도 한 손으로 깔 수 있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자 김주희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실제 성매매 여성들과 주변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사채업자, 활동가, 기자, 성을 구매하는 사람까지. 성매매 시장이 크다는 것은 대충 알고 있었지만 나는 부동산을 운영하는 사람들중에도 소위 '아가씨'들을 통해 돈을 벌어들이는지는 몰랐다. 그들은 일수방 중개, 사채업자 중개를 통해 돈을 벌어들이고 있었다. 

김주희가 인터뷰(면접)하려는 사람들 중에 딱히 성구매자를 넣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아가씨 중 한 명인 <미연>을 만나는 자리에 그녀의 '단골손님'이 따라 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대기업 과장으로 재직 중인 남성을 만나 성구매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성판매 여성들을 만나는 것에 비해 남성 성구매자들을 만나는 일은 훨씬 손쉽다. '한 수 가르쳐주겠다'며 자신의 성구매 경험을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는 남성들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성구매자를 면접할 계획은 없었지만, <미연>을 면접하는 자리에 뒤늦게 합류한 <미연>의 '단골손님'이 자신도 '성매매 전문가'라면서 인터뷰를 적극 자처하여 1시간가량 면접을 진행했다. -p.80~81



나는 이게 진짜 이해가 안된다.

자, 성을 사는 사람이 있고 성을 파는 사람이 있다. 애초에 이 일 자체는 불법이다. 그런데 성을 판매하는 사람, 즉 돈을 받는 사람은 '창녀'라고 손가락질 당하고 어디가서 '나는 돈 받고 몸을 팔아요' 라고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녀들이 하는 일은 오히려 다른 여자들을 욕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성을 구매하는 사람, 즉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성매매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다. 오히려 위의 사례처럼 나는 단골이라는 등, 전문가라는 등의 말을 한다. 여자들이 몸을 파는 것은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고, 욕먹을 짓이고, 더러운 과거가 되지만 남자들이 성을 사는 것은 '그럴 수 있지'가 되고 비공식적으로든 공식적으로든 받아들여진다. 어떻게 '나도 성매매 전문가' 라며 인터뷰를 자처하는 뻔뻔함을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합법적이지 않은 일을 하면서 그렇게 뻔뻔할까? 왜 그들은 자기들이 여성들의 몸을, 성을 산 당사자이면서, 그러면서 파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욕을 할까? 너무 이상하지 않나?



성시장의 패러마켓은 성의 '남성 문화'에 의존하는 동시에 '남성 문화'를 생성하는 방식으로 성시장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p.79



애초에 성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래서 그것을 판매하는 일이 생겨났다. 만약 여성이 자신이 가진 재화가 그저 몸 하나 뿐이라서, 그저 성 뿐이라서 그걸 판다고 했을때, 그렇다면 그녀는 자신에게 있는 유일한 그것으로 돈을 벌어야 함이 마땅하다. 저축도 하고 집도 마련하는 일이 가능해야 할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다. 분명 몸을 팔고 고생하고 힘이 들지만 돈이 없다. 늘 돈이 없다. 남성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은 또다른 남성에게로 돌아간다. 성매매 여성들에게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성매매 여성들을 고용한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때로는 하루에 열여섯시간씩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여성들이지만, 그러나 그녀들이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 부자가 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처음에 돈이 필요해 선불금을 받고 일을 시작하지만 매일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하루라도 쉬거나 일을 하지 않으면 그 이자는 원금에 더해지고 거기에 또다시 이자가 붙는다. 매일 일을 하지만, 더 일을 하기 위해 일터를 옮겨보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는 언제나 갚지 못한 빚이 쌓여간다. 이상하지 않은가. 내가 이렇게 힘든데 돈이 없다는 것이. 매일 일하는데 빚에 허덕인다는 것이. 그렇다면 그 '매매'에서 발생하는 돈은 도대체 어디로 간다는 말인가. 



'레이첼 모랜'은 《페이드 포》에서 이렇게 말했었다.


남성에게 자신의 몸을 파는 것보다 더 모멸적인 것이 있다면 또 다른 남성의 이득을 위해 남성에게 몸을 팔아야 할 때이다. - P124

















자, 계속 읽어보겠다.

대부분의 조사에서 한국 성매매 산업의 경제 규모는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 P25

도덕이 성매매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빈곤한 매춘부에 대한 남성의 성구매가 ‘구원‘으로서 옹호되었기 때문이다. 호혜적인 방식으로 의미화되는 성구매 행위와 이렇게 지급된 화대는 유구한 시간 동안 성매매 산업을 유지시킨 원동력이었다. - P43

성매매 여성의 자활 지원은 성매매 경제 밖, 즉 합법적 시장경제의 영역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 P53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최초의 기계는 증기기관이나 시계가 아니라 바로 인간의 신체인데(Federici, 2011), 클라우디아 폰 베를호프의 연구 이래 최초의 기계인 신체는 성별을 갖고 되었다. 그에 따르면 원시적 자본축적에서 여성의 신체와 섹슈얼리티 역시 토지와 함께 수탈되었다.(von Werlhof, 1985). - P59

마카오의 성매매 경제가 아무리 호황이라도 외모가 변한 <다혜>가 돈을 벌긴 어려웠다고 한다. 여성들의 ‘미래 수익‘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에는 업소의 수익 외에 여성 개인의 외모 또한 포함된다. - P103

캐럴라인 노마(Norma, 2011)는 호주의 성매매 합법화 이후 성매매 업소의 ‘한국화Koreanization‘가 본격화도었다고 분석했다. - P106

한 여성의 부채액은 단순한 족쇄가 아니며 여성을 통해 얻을 미래 수익, 다른 여성들이 진 부채액과의 균형, 차용증의 이전 가능성, 금리, 경제 상황 등과의 관련 속에서 조절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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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4-19 13:2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단골에, 전문가에 난리났네요. 어디서 성구매 자랑질이야.... 어구 드런놈.... -_-;;
창녀라는 말처럼 성구매 상습남을 지칭하는 단어도 있으면 좋겠네요. 전문가는 무슨.......

다락방 2022-04-19 13:52   좋아요 5 | URL
저도 이 페이퍼 쓰면서 그런 생각 했어요. 성구매남성을 비하하는 단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세상엔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는 너무나 많은데 남성을 비하하는 용어는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아 빡쳐..
성매매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성구매남들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이룩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자랑할만한 거라고는 성구매 단골인 것 뿐인게 아닐까. 내세울 게 그거뿐인 너무나 자기 자본 빈약한 사람. 능력도 지향점도 미래도 없는 그런 사람. 아 너무 싫습니다 진짜. 성매매 전문가를 자처해도 아무런 혐오도 당하지 않는 그런 남자라뇨, 그런 세상이라뇨. ㅜㅜ

- 2022-04-19 15:12   좋아요 4 | URL
레이디 크레딧에 한국 문학과 영화에 성매수남이 성판매여성의 구원자로 등장하며 ‘순수한 남성’주체를 확인시켜주는 여성타자로 등장하는 클리셰 지적함 ㅋㅋ 어쩐지 대 작가들의 한국 문학 한국 영화 ㅋㅋㅋ 정이 안가더라 ㅋㅋㅋㅋ (대표작품 임권택 - 노는 계집 창 ㅋㅋㅋ 아놬ㅋㅋㅋ 영화제목잌ㅋㅋㅋㅋㅋ) -43페이지 각주 ㅋㅋ
나 대환장좀 여기서 하고 갈게요 ㅋㅋㅋ 훠이 ㅎㅎㅎ

다락방 2022-04-20 11:54   좋아요 1 | URL
창녀라고 욕하는 것도 남자고 그런 창녀를 구원해주는 것도 남자. 아주 창녀 없었으면 문학이나 영화나, 예술계 어떻게 됐을까 몰라요. 창녀를 죽이고 살리는 걸 다 지들이 해. 어휴.. 꼴보기 싫은 남자들. -.-

저 노는계집 창 친구들이랑 영화관에서 봤는데 내용 기억은 하나도 안나네요 대학생 때 본 것 같은데. 하긴 너무나 오래되긴 했지...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4-20 18:12   좋아요 1 | URL
최근에 다시 읽은 <죄와 벌>에서는 창녀가 라스콜리니코프를 구원해주죠. 이게 어릴 땐 그려려니 했는데 다 커서 읽으니까 그것도 뭔가 걸리적거리더라고요. 남작가들은 이러니 저러니 다 창녀에 대한 환상이 있는가 싶고…

다락방 2022-04-20 18:2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잠자냥 님. 창녀의 구원서사는 그녀가 ‘비록’ 창녀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구원해줄 수 있는 순수한 영혼!! 을 부르짖으면서, 어쨌든 보통의 인간 보다는 순수와 타락의 어느 쪽에 놓이는 판타지로 존재하는 것 같아요. 징그러워요.

책읽는나무 2022-04-19 14: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은 일찍 한글을 깨쳐 쉼없이 책을 읽어온 덕분에 뭐랄까요?
책을 진짜 제대로 읽는 것 같아요.
같은 책을 읽어도 제대로 된 해석을 내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합니다.
같은 책이어도 다른 감상이 있을 순 있지만, 제대로 된 해석도 필요할 때가 있을텐데, 그때 다락방님의 글을 읽으면, 다락방님의 감상이 때론 정확한 포인트가 되는 느낌입니다.
인용문을 며칠 전 저도 똑같이 읽었는데 성구매자도 인터뷰를 하는구나? 전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다락방님은 이상하다고, 정확하게 짚어 주시니...갑자기 응?? 그러네요? 이런 느낌입니다ㅋㅋㅋ
전 오로지 눈처럼 불어난 사채 이잣돈에만 꽂혀 한숨 쉬다가 책을 덮었어요.
그것으로 돈을 버는 종사자들의 목록표를 보고 이런 뻔뻔한 세상이 있었단 것인가?? 돈을 번다는 것은 무엇일까? 며칠 상념에 빠졌었네요. 분명 같은 돈인데....????
성매매로 계속 돈을 버는 사람과 계속 돈을 갚아 나가야 하는 사람들, 갚으면 갚을 수록 빚은 더 늘어나는 악순환!!!!ㅜㅜ

다락방 2022-04-20 11:53   좋아요 1 | URL
분명 몸을 파는 것, 쉼없이 일을 하는 건 여자인데 돈은 그 여자에게 가질 않죠.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어요. 남자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 남자에게로 들어가는 일이요. 고생은 그 사이의 여자가 하고, 욕도 여자가 다 먹고.

제대로 읽는다니요, 책나무 님. 저 역시나 제 입장에서 제 기준으로 읽는것일 뿐입니다. 그렇지만 말씀은 너무나 감사합니다! 후훗.

우리 열심히 읽어봅시다. 같은 책을 읽는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상을 보는 일은 참 즐겁잖아요. 이 달안에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여유롭긴 한데, 이렇게 여유 부리다가 또 막판에 막 달리는 거 아닌지 몰라요. 책나무 님, 화이팅!!

2022-04-19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4-20 11: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얇은 책 한 권은 통째로 한 편의 아름다운 시 같다.

그러나 나는 이야기가 담긴,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읽고 파악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이고, 이 책은 내가 원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난 저 끝에 뭐가 있는지보다는 당장 내일 아침 메뉴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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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4-18 22: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 도대체 뭐가 문제람? 🤷‍♀️

독서괭 2022-04-18 22:59   좋아요 1 | URL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당신은 새우깡을 중시하는 사람.. ㅎㅎ
생각하게 한다/ 감상하게 한다로 대비하시니 느낌이 오네요!

다락방 2022-04-19 07:59   좋아요 1 | URL
이게 나쁜 책이 아닌데 어떻게 이 느낌을 설명해야 하나 고심했거든요. 그런데 써놓고 나니 그게 맞아요. 저는 생각에 더 비중을 두는데 이 책은 감상이 더 큰 것 같아요. 하핫.

건수하 2022-04-18 22: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기시감이 느껴지는 글인데요… ^^

저도 S인데… 읽으면 어떤 생각을 할 지 궁금해지네요 ^^

다락방 2022-04-18 22:20   좋아요 2 | URL
아니 그러니까, 생각을 해야 되잖아요? 저는 생각하고 싶거든요? 근데 이 책은 딱히 생각하게 만들진 않아요. 감상하게 만들긴 하지만요. 흠..

햇살과함께 2022-04-18 22:26   좋아요 1 | URL
저도 이 책 서점에서 살까 말까 고민했는데, 음,, 감상이라시니 뭔지 알 것 같기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지만:;;

다락방 2022-04-18 22:28   좋아요 3 | URL
이 책은 결코 나쁜 책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리뷰를 꼭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이 백자평은 진짜 제가 저라서 나오는 평입니다…

거리의화가 2022-04-19 0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극현실주의자인 저는 딱히 읽을 생각이 안드는군요^^;

다락방 2022-04-19 07:58   좋아요 2 | URL
아이고 이거 나쁜 책이 아닌데 제가 괜히 멀어지는게 하는거 아닌가 몰라요. 제가 오늘 시간 나면 이 책 인용문 몇 개 올릴게요, 거리의화가 님! ㅎㅎ (책임감 책임감)

- 2022-04-19 09: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는 이거 잼나게 읽다가 저자가 남자?인거 알고 뜨악 하고 말았다 ㅋㅋㅋㅋ (여잔줄 ㅋㅋㅋㅋ) ㅋㅋㅋ 그 뒤로 약간 오잉또잉? ㅋㅋㅋ 이렇게 됫어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0:23   좋아요 3 | URL
저도 제목만 보고 여자작가라고 생각하고 읽다가 중간에 남자인 거 알고 오잉? 했어요 ㅋㅋㅋㅋㅋ

- 2022-04-19 11:04   좋아요 2 | URL
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제목마저 작은 파티에 드레스 인데 ㅋㅋㅋㅋ 나의 편협 ㅋㅋㅋ

잠자냥 2022-04-19 09: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여러분 저는 이 작가의 다른 책 <환희의 인간>을 읽었는데, 정말 구절구절 문장이 넘나 아름다운 책입니다. 다부장 님 말씀대로 ‘통째로 한 편의 아름다운 시‘ 같은 책이랍니다. 책 전체를 필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요.

그러나, ‘이야기가 담긴,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읽고 파악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 감동이 덜할 수 있습니다. 참고들 하세요~ ㅎㅎㅎ

다락방 2022-04-19 10:24   좋아요 5 | URL
저는 아름다운 거 좋지만, 뭐랄까.. 흠흠. 쓸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좀 더 뻗어나가길 원한달까요? 그래서 이 책은 나쁜 책이 아니지만, 저는 안좋아하는 책.. 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아하핳하

- 2022-04-19 11:03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너무 정곡아니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세계관 정교한 거랑 이야기 풍성한 작품 좋아하지만 이야기 보다는 그래도 정서적 울림이 큰 책이 더 좋아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사실 생각이 바뀌는 책이 가장 좋고요 ㅋㅋㅋ

- 2022-04-19 11:11   좋아요 3 | URL
쓸모… 쓸모였던가 ㅋㅋㅋ 그런데 왜 재테크 책이랑 자기계발 서는 안봐요? 다락방님? ㅋㅋㅋㅋ ㅋㅋㅋ 네??? ㅋㅋㅋㅋ ㅋㅋㅋㅋ 대체 어디다 쓰는 쓸모냐곸ㅋㅋㅋㅋㅋ 어려운 <환희의 인간> 그 것은 다락방 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1:15   좋아요 4 | URL
그러게. 쓸모.. 쓸모 좋아하면서 왜 재테크랑 자기계발 관심없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모르겠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하는 쓸모는 그 쓸모가 아닌가봐요. ㅎㅎ
 
시와 산책 말들의 흐름 4
한정원 지음 / 시간의흐름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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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좋아하고 이 작은 책 한 권에 실린 글은 모두 너무나 아름답지만 내게는 거기서 이 책이 바로 끝난다.
진짜 이렇게 표현하기 싫은데 이 표현밖에 생각이 안나. 그러니까 뭐냐면, 이 책은 나같은 S 에게는 그저 아름답기만 한 책, 이 책은 확실히 N들을 위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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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2-04-18 14: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S인 저는 믿고 거르면 되는 겁니까..!

다락방 2022-04-18 14:42   좋아요 2 | URL
아이코 아닙니다. 거르지는 마세요! 아름다운 책입니다. 그럼 이만.. =3=3=3

- 2022-04-18 14: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생각엔 <시와 산책>완독한 백자평 중에서 가장 신박하고 웃긴 백자평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상주의자들을 위한책 ㅋㅋㅋㅋㅋㅋㅋㅋ 현실주의자 락방에겐 아름답기마나 한 책 ㅋㅋㅋ

다락방 2022-04-18 14:48   좋아요 4 | URL
방금 독서괭님 서재 갔다가 S 와 N 갈매기 보고 왔는데 말입니다. 저는 부둣가에 가서 새우깡을 얻어 먹을 생각하는 갈매기라 이 책이 아름다움 외에 다른건 저한테 주지를 않더라고요? 흠흠..

PersonaSchatten 2022-04-18 15:00   좋아요 3 | URL
이걸로 독서괭님 서재 들렀다 왔네요? 그러고 보니 저 S친구랑 5년에 한번만 보는 거 같아요. 좋아하지만 너무 달라서 말이 안 이어지길래 술도 못하면서 그냥 술만 퍼마신다는 ㅋㅋㅋ 밥집에서 안 만나는 유일한 친구 ㅋㅋㅋ

독서괭 2022-04-18 15:10   좋아요 3 | URL
다락방/ 왠지.. 꽃다발 선물 받으면 그 안에 초콜릿은 안 숨어 있나 살펴볼 것만 같은 댓글이십니다ㅋㅋ

- 2022-04-18 15:17   좋아요 2 | URL
하.. 나는 나의 바싹마른 줄 알았는 데 알고보니 저 밑에 지하수처럼 남아있는 요동치는 인류애를 느낀 책이란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답기만 하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09:17   좋아요 2 | URL
오... 어떻게 이 책으로 인류애를 느끼죠? 그러니까 나는 이 인간 자체는 따뜻한 건 알겠는데 이 책이 내 인류애를 건드리진 않거든요? 나는 오히려 인류애를 느낀건 최근에 읽은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예요. 그거 읽으면 인류애 크게 건드려지는데(인간 좋아 인간 아름다워 ㅠㅠ ), 이 책은 굉장히 개인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극히 이 저자 개인에 대한 책?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라 내 인류애를 건들지는 못한다는 거임 ㅋㅋㅋ 아아 쟝님과 나는 인류애가 건드려지는 부분 넘나 다르구나... 우린 뭐든 다 다르긴 했지만..


독서괭 님/ 저 예전에는 진짜 꽃 받으면 너무 화가 났어요. 하아- 며칠 있으면 시들어 죽어버리는 걸 쓸데없이 왜... 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나이 들고 나니까 꽃을 그냥 꽃으로 좋아하게 되더라고요. 이젠 꽃다발 선물 그 자체로 좋아하고 또 제가 자주 하고 그럽니다. ㅋㅋㅋㅋ 예리하신 분 ㅋㅋㅋㅋㅋ 그리고 초콜렛보다는 돈이 좋습니다. 저는 돈, 상품권, 와인 선물을 제일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페르소나 님/ 아니, s 친구와는 말이 안이어진다니요!! 페르소나 님, 자주 오시는 바로 여기, 이 서재의 주인이 S 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2-04-19 11:08   좋아요 2 | URL
이미 인류애가 없는 제게는 구체적 개인의 어떤 심성이 인류애의 포인트 …. ㅠㅠ 저 몇번 울컥했는 데….. 어떤 상황안에서 어떤 마음을 느끼는 데 그 마음이 잘 정리되었으면서도 온기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문장도 아름다웠고…. 어떤 책은 착해도 나르시시즘 같은데 이 사람은 착하다기 보단 바른 사람? 나 이런 사람 좋아해 ㅠㅠ

책읽는나무 2022-04-18 22: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나를 위한 책인 거였군요???
나 N이에요. N!!!ㅋㅋㅋ
근데 시가 나오나요? 시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데????
하지만 산책은 좋아해요^^

다락방 2022-04-19 09:13   좋아요 3 | URL
짧게 시가 인용되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산문입니다. 저자가 조용하고 가만가만한 사람이에요. 이 책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저는 아니더라고요. 저는 이 책 보다는 뜬금없지만 <페이드 포>가 더 좋아요. ㅋㅋㅋㅋ 완전 비교대상이 어긋나버렸지만 갑자기 생각나는 바람에 ㅋㅋㅋㅋ

- 2022-04-19 11:09   좋아요 2 | URL
페이드 포…. 다락방는 상황 자체의 격렬함을 좋아하는 가 보구나 ㅋㅋㅋ 야 덤벼라 세상아 나는 지지 않아!!!! ㅇ ㅑ!!!! ㅋㅋㅋ 아 모르겠다 ㅋㅋㅋ 잠자냥님 우리 볼매 다락방님의 취향좀 분석해줘요 ㅋㅋㅋㅋ 난 잘 모르겠어 이분 취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1:13   좋아요 3 | URL
상황의 격렬함이라기 보다는 저자의 통찰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러니까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을 겪고 생각하고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게 너무 엄청나요. 같은 사건을 겪는 누구나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텐데 레이첼 모랜은 굉장히 특별했어요. 그래서 읽다보면 와 엄청난 사람이다, 사고가 깊다, 이렇게도 생각해볼 수 있네, 이런 생각이 계속 들거든요. 그런게 너무 좋았어요!
아 그렇지만 나도 모르겠다, 내 취향. ㅋㅋㅋㅋㅋ

- 2022-04-19 11:30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책취향은 나랑 달라도 다락방님 자체는 내취향인 걸로 ㅋㅋㅋㅋ ㅋㅋㅋ 통찰 ㅋㅋㅋ 그녀 맘에 들기 위해 나도 통찰력 있는 사람이 되겠너!!!

독서괭 2022-04-19 11:5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은 다락방 취향 ㅎㅎㅎ

다락방 2022-04-19 12:07   좋아요 3 | URL
쟝님 이미 너무나 충분히 똑똑해요! 세상에 후기 구조주의 3인방 이런걸 아는 사람이 어디 흔해요? 대박임!!

책읽는나무 2022-04-19 12:55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은 우리 모두의 취향?
우리가 원하는 어떤 이상형, 그 어떤 경계에 도달해 있는 취향.
그래서 다락방님의 취향이 곧 우리의 취향으로 취해버리는??
아...대낮부터 취한다!!!^^

공쟝님은 곧 회쟝님이 되실 몸!!!
후기 구조주의 3인방의 지식까지 겸비한...취향 자체가 중요치 않은 귀하신 몸!!!^^
근데 전 벌써 후기 구조주의 3인방 까먹었네요ㅜㅜ
이래서 다르다는 거죠ㅋㅋㅋ

다락방 2022-04-19 13:56   좋아요 2 | URL
저는 두 명 기억나요. 엘렌 식수, 크리스테바!! 한 명은 모르겠다. 히히히히히
근데 사실 그들이 뭘 어쨌다는건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답니다?
이런 똑똑한 분야는 쟝쟝님께 맡기고 저는 로맨스를 읽는 걸로... ㅋㅋㅋㅋㅋ

이상 책나무 님의 취향 다락방 씀.

- 2022-04-19 14:15   좋아요 1 | URL
이리가레 ㅋㅋㅋ! 프로이트랑 라깡 찜쪄먹은 글 쓰는 프랑스 페미언니들..?! ㅋㅋㅋ 오늘 날씨 미쳤어요 ㅠㅠ 아 너무 좋다 ㅋㅋ

책읽는나무 2022-04-19 14:33   좋아요 0 | URL
전 보부아르였던가?
그러고 있었는데....
아까 공쟝님 서재 들어가서 재확인 했잖습니까!!^^ㅋㅋㅋ
잉크-엘렌 식수
반사경-이리가레
기호계-크리스테바.
후기 구조주의 3인방!
이제 시험에 나와도 맞출 수 있어요!!!^^
이리가레와 크리스테바 언니들은 대충 글 어렵게 쓰는 그 느낌 알 것 같은데...엘렌 식수는 읽어보질 못하여....이 분도 어렵게 쓰시나요??ㅋㅋㅋ

새파랑 2022-04-19 1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은 로멘스 취향이시죠. 로멘스 없는 책은 책이 아니다 ㅋ

다락방 2022-04-19 13:55   좋아요 1 | URL
저는 로맨스 없는 책도 아주 좋아합니다만, 로맨스도 좋아하는 그런 인류애 넘치는 사람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