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왼손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상상력과 문장력의 아름다운 조화. 그릭이 이래서 이 작가를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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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2-10-2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리핀 문고로 이 책을 처음 읽고 사실 좀 어려웠습니다. 스타쉽 트루퍼스나 영원한 전쟁은 참 편했는데 말이죠

다락방 2012-10-25 11:01   좋아요 0 | URL
아, 다른사람들도 이거 어려운거 맞죠? 저도 좀 어려웠어요. 게다가 생소한 언어들이 나와서 적응도 안되구요. 그런데 이야기도 문장도 참 좋더라구요. 그들이 마지막에 같이 빙판길을 장기간 걸을때, 저도 막 걷고 싶어졌어요. ㅎㅎ

moonnight 2012-10-2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F도 즐기시는 다락님 +_+ 저는 SF에는 왠지 손이 안 가요. 사놓고 안 읽은 책들도 수두룩;;;;;

다락방 2012-10-25 15:5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저도 마찬가지에요. 이것도 사두고 쳐다도 안보다가 어디 한 번, 하고 봤더니 오, 괜찮더라구요. 그런데 다른 소설책들에 비해서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책장이 막 팔랑팔랑 넘어가진 않아요. 하핫;;

저도 사놓고 안 읽은 책이 정말이지 너무나 많아서 책을 그만 사고 싶지만 언제나 장바구니에 또다시 책들은 쌓여만 가요. ㅠㅠ

테레사 2012-10-2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다락방님이...드뎌 SF? 으흐흐흐 전 이 작가의 작품을 더러 읽긴 하는데...제가 좋아하는 SF스탈은 아니에요...^^. 하지만, 어둠의 왼편은 참으로 유명한 작품이죠.

다락방 2012-10-29 11:23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좋다' 고 말할 단계까지 잘 읽어낸것 같진 않은데요, 좋아할 수 있을것 같은 희망 같은게 막 생겨서요 ㅎㅎ 그래서 르 귄의 다른 책을 읽어볼까 생각중이에요. 하핫.
 

영화나 책에 대한 취향이 다르듯이 음악에 대한 취향도 사람마다 다르다. 하나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 나왔을 때 누군가는 좋다고 감상에 젖을수도 있고 누군가는 주파수를 다른곳으로 맞추려고 할 수도 있다. 커피숍에서 흘러나온 노래에 누군가는 좋다고 스마트폰을 들고 음악 검색에 들어갈 수도 있고 또다른 누군가는 무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수(혹은 한 밴드)의 콘서트장에서만큼은, 그들 모두가 같은 취향을 가지고 있다. 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있다. 그 안에서 만큼은 반대의 의견이 없다.


미카의 콘서트장안에서 그 안의 모든 관중들은 한 마음이 되어 팔짝팔짝 뛰고 떼창을 불러댔지만, 그 흥분을 바깥으로 나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할 때, 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이 거기에 동의하거나 공감하지는 않는다. 아 그래? 그들은 그저 심드렁할 수도 있다. 나의 경우에도 다른이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흥분을 전할 때 '그 흥분'은 이해하지만, 그들을 흥분하게 만드는 음악에 대해서는 심드렁한걸. 


'츠지무라 미즈키'의 소설 『물밑 페스티벌』에서 주인공 소년은 락페스티발을 좋아한다. 그리고 소년의 아버지도 마찬가지. 하나의 음악을 아버지와 아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놀라운 일이고 때로는 감사하기까지 하다. 어제 나는 마이클 볼튼의 콘서트장에서, 우리 엄마를 생각했다.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물밑 페스티벌의 아버지처럼 나와 같이 마이클 볼튼의 음악을 들어주거나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이클 볼튼의 노래들을 들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엄마가 도와줬다.



내가 마이클 볼튼을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들었던 건 중학생때였다. 열네 살때부터. 그때 당시 나는 팝송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엄마를 조르기 시작했다. 엄마가 제일 처음으로 사준 테입은 장국영의 to you 가 담긴 최신팝송 테입이었다. 그 테입은 그 당시에 일천오백 원. 테입 정품들이 3,000~4,500원을 하던 때였는데, 길에서 파는 불법 짝퉁  테입들은 1,500원이면 살 수 있었다. 나는 그렇게 장국영을 들었고 스키드로를 들었다. 나는 그런 테입들로 이승환을 들었고 신승훈을 들었다. 음악을 듣고 싶었던 내게 엄마는 3,000원짜리 테입을 사주지는 못했지만, 밖에 나갔다가 테입을 파는 리어커를 보면 공중전화를 찾아 엄마는 내게 전화했다.



"락방아, 테입파는 리어카 있어. 뭐 사다 줄까?"



나는 전화에 대고 엄마, 마이클 볼튼 사다 줘, 라고 말했고, 아빠는 옆에서 화를 냈다. 날도 추운데 그냥 들어오라고 하지 왜 그걸 사오라고 하는거냐며. 나는 이내 기가 죽었지만 엄마는 내가 원했던 마이클 볼튼의 테입을 사가지고 들어오셨다.















어제 마이클 볼튼의 콘서트에서, 마이클 볼튼이 부르는 대부분의 곡들이 이 앨범에 있는 곡들이었다. 대부분이 내가 아는 곡들이었다. 내가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혹은 적게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주가 나올 때부터 어떤 노래인지 알 수 있었다. 그때 엄마가 길거리에서 파는 테입을 사다 주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이 콘서트장에서 아는 노래가 별로 없는 채로 멀뚱멀뚱 듣고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아예 이 콘서트를 올 생각을 하지 않았겠지. 그러고보면 엄마가 좋아하는 곡과 내가 좋아하는 곡이 한 번도 일치한 적은 없지만, 엄마는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데 나름의 지원을 해주셨구나. 그 당시에 집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나 하나 뿐이었다. 물론 내 동생들도 들었지만, 내 동생들이 듣는 음악들은 모두 내가 듣는 음악들이었다. 동생들이 무언가를 사달라고 한 적은 없다. 동생들은 그저 내가 틀어놓은 것들을 들었을 뿐이었다. 형제자매는 알게 모르게 음악의 취향에도 영향을 받는 것이다.




마이클 볼튼은 1953년 생이다. 예순 살이다. 육십 살이다. 육십, 이라니. 60이라고 써두고 놀란다. 많구나, 정말 많아. 나는 그를 만나러 갈 생각에 흥분하고 들떠서는 심장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자꾸만 바랐다. 머리숱은 적어졌겠죠, 하지만 괜찮아요, 배만 나오지 말아요. 기름기 가득한 할아버지가 되어있진 말아요, 라고. 그러면 피츠제럴드의 겨울꿈처럼, 내 꿈이 사라져버릴 것 같았다. 배 나오고 뚱뚱하고 기름진 할아버지가 되어있다면, 어쩐지 콘서트장을 그냥 나와버리고 싶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오, 눈물이 날만큼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내가 한 남자의 허벅지에, 엉덩이에, 팔의 근육에 코피를 쏟을 만큼 흥분한 게 대체 얼마만인가. 하아- 나는 언제나 젊고 강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떠벌리고 다니면서, 방점은 '젊음' 에 찍혔다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 예순 살의 마이클 볼튼을 보면서 사실 내가 가장 원하는 건 '강한' 남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튼튼한 허벅지를 가진, 타조알 같은 알통이 쏙- 박혀있는 팔을 가진, 그런 강한 남자. 그때 그 강한 남자가 몇 살이건 정말이지 전혀 상관이 없는 거다. 나는 그의 나이에서 내 나이를 빼보았고, 우리 사이엔 20년 이상의 나이차가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나를 원하기만 한다면, 그가 내게 손짓만 까딱한다면, 그를 따라 미국으로 가 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물론, 그는 내게 손을 까딱하지 않았다.


그동안의 내가 만나온 남자들은 대체 자기 몸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지? 마이클 볼튼의 바디(body)는 완전 내 이상형이었다. 내 로망의 실현이었다. 후아- 어떻게 저렇게 블랙셔츠를, 블랙마이를, 청바지를 멋지게 소화할 수 있을까. 그리고 목소리는 어쩜 저렇게 그대로일까. 초초초초초초초초강한 남자구나. 아- 짱멋져. 그게 그냥 된 게 아닐텐데. 아마도 그는 조깅을 할런지도 모른다. 팔의 근육으로 보건데 웨이트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새삼새삼 다짐했다. 멋지게 늙어가기로. 아, 지금도 엉망진창 육체의 소유자인데, 과연 저렇게 멋지게 늙을 수 있을까? 역시 운동..만이 살 길인가. 질리안 마이클스 언니를 진짜 다시 만나야 하나..



싸구려 테입말고는 가진게 없어 어제 그의 시디를 한 두개쯤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검색하다가, 오, 나는 책을 발견했다.
















아저씨..자서전.....쓰신거에요? 왼쪽은 오디오북, 오른쪽은 하드커버. 그런데 오디오북은 볼튼씨가 읽어주나? 난 사실 그동안 아저씨가 가수 활동을 계속 하는지도 모르고 있었는데 말이죠, 아저씨, 책도 냈었군요!! 뭐,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구요, 벌어진 셔츠 사이의 가슴이 살짝, 신경쓰이네요. 거기, 털이......있나봐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건, 마이클 볼튼의 노래인건가, 그의 목소리인건가, 아니면 그의 바디........인건가? 


커피를 두 잔째 마시고 있다.






You are the candle, loves the flame 
A fire that burns through wind and rain 
Shine your light on this heart of mine 
Till the end of time 
You came to me like the dawn through the night 
Just shinin like the sun 
Out of my dreams and into my life 
You are the one, you are the one 

Chorus: 
Said I loved you but I lied 
cause this is more than love I feel inside 
Said I loved you but I was wrong 
cause love could never ever feel so strong 
Said I loved you but I lied 
i+loved+you+but+i+lied_20092443.html ] 
With all my soul I've tried in vain 
How can mere words my heart explain 
This taste of heaven so deep so true 
I've found in you 
So many reasons in so many ways 
My life has just begun 
Need you forever, I need you to stay 
You are the one, you are the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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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18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8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8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10-18 13:34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그래야겠어요. 불끈!

2012-10-18 11: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8 14: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18 22: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10-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다락방님~~ㅋㅋㅋㅋㅋㅋㅋ
간만에 듣는 마이클 볼튼 목소리 좋네요
엄마가 사주시는 테입ㅠㅠ눈물나게 고맙잖아요...다락방님 엄마 사랑해요(응?)매일 아침도 든든하게 차려주시면서 테입도 그렇게 사주셨다니 흑흑~
테입으로 글렌 메데이로스도 듣고 했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상자에 넣어두었던 테입들 간만에 꺼내볼까봐요 ㅎ

다락방 2012-10-18 17:20   좋아요 0 | URL
글렌메데이로스도 마이클볼튼도 브라이언 아담스도 모두 테입으로 들었어요, 아른님. 나중엔 비품들은 다 버렸는데도 테입이 300개 이상 집에 남아있어요. 요즘 오디오에는 테입 플레이어도 없는데, 대체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그냥 버리자니 엄청나게 아깝고..흑흑. 이사할때마다 짐이 되더라구요. ㅠㅠ 그나저나 마이클 볼튼 시디 사야겠네요. ㅎㅎ

마이클 볼튼이 아주 멋지게 나이들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아른님! 나이따위 상관없이 타인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수 있다니. 정말 근사하지 않아요? 저도 멋지게 늙어갈거에요. 불끈!!

감은빛 2012-10-18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옛날엔 그 짝퉁 테이프 참 많이 사서 들었었죠.
저는 그 당시에 뭘 들었을까요?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다락방 2012-10-18 18:05   좋아요 0 | URL
음..감은빛님은 아마도.....강수지?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2-10-19 0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저 책 속의 남자와 뮤직비디오 속의 남자가 같은 사람 맞지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요~ 저는 그 짝퉁 테이프로 '이문세'를 들었지요. 자나깨나 이문세~~ㅋㅎ 옛날생각 나서 <붉은 노을> 한 번 들어야겠는데요. 그래도 락방님처럼 300개 정도는 안 되지요. 락방님 어머니 정말 대단하세요.

댈러웨이 2012-10-19 08:5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제가 단발머리님 방에다 테러 해 놨어요. 용서해주세요. --;; 다락방님, 단발머리님 방으로 오세요.

다락방 2012-10-22 09:01   좋아요 0 | URL
고등학생때 부터는 정품 샀어요. 용돈 받으면 무조건 테입 사러 갔다능 ㅋㅋ 생일 선물도 애들이 뭐해줄까, 물어보면 무조건 테입해달라고 했어요. 얼클루 케니지 넥스트 서태지와 아이들 등등 엄청나게 테입으로 사들였네요. 이젠 그 테입 팔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처치곤란이에요. 이사할 때마다 엄청난 짐이 되서 ㅠㅠ

짝퉁 테이프로 음악들은 사람이 저 뿐만은 아니군요! 위의 감은빛님도 짝퉁 테이프 많이 사서 들으셨다는데..흑흑. 기쁩니다. 흑흑.

2012-10-21 0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21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22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2-10-19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혀 뜸금없는 댓글이겠지만 같은 60세인 실비아 크리스텔(그러니까 내 또래 숫컷들의 일종의 에로스적 로망의 대상)이 사망했다고 하네요. 동갑내기 강한 남자 마이클 볼튼은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기도 하네요..^^

다락방 2012-10-22 09:04   좋아요 0 | URL
건재함을 자랑하고 또 그렇지 못하고 하는것은 60세뿐만 그런건 아니겠죠. 삶과 죽음에 있어서만큼은 운명이라는게 정말로 존재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제 불안한 미래도 많이 두려워요.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어떻게 죽게 될지.. 댓글 쓰다보니 더 무섭네요. ㅠㅠ

마노아 2012-10-19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어머니 짱 멋져요. 난 아직도 공연 한번 가려면 머리를 굴리고 굴리고 몰래 가는데 말입죠.ㅡ.ㅜ
이 노래 뮤직비디오로 보니 더 강렬해요. 섹시함이란 나이를 따지지 않나 봐요!!

다락방 2012-10-22 09:06   좋아요 0 | URL
저희 엄마도 '돈주고'가는 콘서트, 전시회 같은거 왜 가냐고 하세요. ㅎㅎ 다만 저는 말하지 않고 다닐 뿐이고, 갔다왔다고 해서 엄마가 눈치 주는건 아니지만 말예요. 그림 보러가는데 돈 내야돼? 라고 물어보셔서 저를 당혹시키곤 하시죠. 전시회에 갔다가 엄마와 함께 온 아이들을 보면 쟤네들은 많은걸 누리고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곤 해요. 그래도 이렇게 가끔 우리 엄마는 자신의 자리에서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나를 지원해주셨구나, 하면서 감사하기도 하고 그러죠.

어떤 남자들은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섹시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 너무 좋아요, 너무. 흑흑 ㅜㅜ
 

나는 완전히 지쳤고 그는 살인을 끝냈다. 비가 조금 왔고 그래서 우산을 들어야 했다. 늦잠을 자서 평소보다 더 서둘러야했고, 새로 산 구두를 신었기 때문인지 종아리는 잔뜩 긴장했다. 잠깐 다른 얘기를 하자면, 나는 왜 옷을 사지는 않고 구두는 사는가,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는데, 발은 살이 찌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여하튼 그래서 오늘 나의 출근길은 평소보다 더 힘들었다. 허기졌다. 왜 수요일인데 월요일보다 더 힘든건가, 나는 녹초가 되어서 회사빌딩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리고 이런 지친 나와는 별개로, 그는 살인을 끝냈다.

















이건 아주 무서운 소설이다.



대량 해고가 여기저기서 벌어지고 남자 역시 실직을 하게 된다. 실직은 단순히 직업을 잃는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다. 부부 사이도 나빠지고 생활은 빈곤해지고 자식들은 엇나간다. 일전에 박중훈과 정유미 주연의 깡패 남자친구(정확한 제목을 검색하기가 귀찮다)에서, 박중훈은 우리나라 취업준비생들이 너무 착하다는 말을 했었다. 취업 못하는 게 다 자기들 탓인줄 안다고. 절대 아니라고, 이 사회 탓이라고, 이 나라 탓이라고 말한다.


이 책속의 남자는 실직을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미친 사회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는 이 미친 사회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자신보다 능력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그래야 자신이 그 일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테니까. 



내 이름음 버크 데보레다. 쉰한 살이고, 코네티컷 페어본 페너리 우즈 가 62번지에 살고 있다. 실직 상태로 지난 이 년을 보냈지만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군대에 다녀온 후 지금껏 단 하루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다.

실직 상태가 길어지니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평소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들까지 척척 해내게 됐다. 업계지에 가짜 구인광고를 싣고 나와 같은 처지의 실직자들로 하여금 이력서를 보내게 만들었다. 내 경쟁자들 말이다. 난 그 이력서들을 꼼꼼히 훑어본 후 나보다 나은 자격과 조건을 갖춘 이들을 추려 차례로 죽여 나갔다. 그들에게 내 자리를 빼앗길 수는 없었다. 나는 다시 일하고 싶었다. 그 갈망이 나로 하여금 이런 미친 짓을 벌이게 만들었다. (p.132)



착실한 직장 생활을 했던 그가, 이제는 여러명의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 물론,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가 살인자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그가 목표로 한 사람은 당연히 이력서를 보내온 사람들 중 그보다 능력이 뛰어나 보이는 자들이었는데, 사람의 삶이라는게, 관계라는게 얼마나 많이 또 복잡하게 얽혀있는가. 그는 단순하게 그들만을 죽일 수는 없었다. 그들에게도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던터라, 그는 그들을 죽이다가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부인을 죽이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을 용의자로 만들어 자살하게도 만들기도 한다. 세상사는 결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그는 예상하지 못한 살인까지 저지르기도 하는거다. 물론, 실직했다고 모두가 살인을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그가 저지르는 미친 살인에 대해 그것을 온전히 그의 탓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한 때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게 부적절한 아이디어로 받아들여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공연하게 떠벌리기까지 한다. 우리 정부의 지도자들도 항상 자신들의 목적을 앞세워 자신들의 행위를 변호한다. 미국을 휩쓸고 있는 대폭적 인원 삭감의 폭풍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모든 CEO 들도 같은 아이디어를 내세운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한다고.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 내 목적과 목표는 간단하다. 나는 내 가족을 잘 돌보고 싶다. 이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이 되고 싶다. 내가 가진 기술을 유용하게 써먹고 싶다.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떳떳하게 생활 하고 싶다.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은 쉽지 않았지만 나는 결승점만 보고 달려왔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CEO 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미안한 마음을 전혀 가질 필요가 없다. (p.386)



그의 목적이 잘못됐는가? 아니다. 그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는 잘못된 수단을 썼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못된 수단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정당화 했던 이들이 과연 누구였는가?



그는 살인을 저질렀다. 쉰한 살에 저지른 처음의 살인은, 그의 목적을 정당화 했던 수단이었고, 처음의 살인은 그로 하여금 두번째 살인을 더 쉽게 만들었다. 세번째 살인까지 끝냈을 때 그는 오열했지만, 그러나 이제 와서 멈출수는 없었다. 그는 뒤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지친 심신을 누구에게든 털어놓고 의논하고 싶었지만, 그러나 그 수단이 살인이기에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없었다. 한 명씩 죽여가면서 그는 좀 더 치밀해지고, 당연히 더 많은 살인을 저지른 자가 된다. 



이 책의 해피엔딩은 어떤걸까? 살인을 저지른 그가 잡혀가서 결국은 죗값을 치르는 것? 아니면 그가 목표로 한 사람들을 다 죽이고 그가 바라던대로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 어떤게 해피엔딩인걸까? 이 이야기에 해피엔딩이 존재하기나 할까?




떳떳하게 돈을 벌고 싶고,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이 되고 싶었던 그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을, 때때로는 자신이 의도했던 살인이 아닌 또다른 살인들을 저지르는 그 긴박하고 초조하고 두려운 장면들이 '스콧 스미스'의 『심플 플랜』과 닮아 있다. 그러나  자꾸만 일이 커지는 것에 초조하고 두려워하는 감정은 『심플 플랜』쪽이 더 강하다. 그리고 둘 다 의미있는 책들이다. 특히 일이 필요한 사람이 아닌, 이 사회를 일을 찾아 헤매게 만들어 버린 사람들이 『액스』를 읽어보는 쪽이 좋겠다. 당신들이 지금 무슨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당신들은 선량한 근로자들을 어쩌면 살인자로 키우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당신들이 사람들을 코너로 몰아넣고 있다고.




오늘, 힘든 출근길에서 직업에 대한 생각을 했다. 언젠가 아나운서 강수정이 결혼전 라디오 DJ 였을 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진 않았다. 그래서 직업을 갖고 돈을 벌고 살다보니 결혼이 목표가 되지도 않았고 또 자연스레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우리 다음에 졸업하는 사람들에게 취직은 아주 어려워졌고, 그들은 직장에 들어가 돈을 버는 선택을 할 수 없게 되자 차선책으로 대학원을 가고 혹은 결혼을 하게 됐다. 그래서 우리 다음 세대들은 결혼 연령이 빠르고 학벌도 더 좋다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 우리는 학벌도 별로고 가정을 이루지도 못하고 그냥 직장인일 뿐이라고.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는데, 나의 경우 학벌도 별로고 스펙이라고 할 만한 것이 단 하나도 없다. 외국어도 전혀 할 줄 모르고 요즘 취업준비생들이 모두 한 번씩 다녀오는 어학 연수 한 번 다녀온 적이 없다. 자격증이라곤 운전면허증 하나가 다이고, 그조차도 그저 가지고 있기만 할 뿐 운전을 하지도 않는다. 내가 하는 일이 전문직도 아니고, 나는 이 일을 그만두는 순간 '다시' 취업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단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다. 살아가는 데 돈은 필요하다.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돈이 생긴다는 것은 절대 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대체 언제까지 여기서 이렇게 이런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걸까? 




외국에 있는 친구들 중 한 명에게 가슴에 털난 근육질맨으로 한 명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 가슴의 털을 내가 감겨주며 살고 싶다고. 국제화 시대에 발맞추어 나도 글로벌한 연애를 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영어로 본능적인 대화를 해가며.. ( ")





오늘,

마이클 볼튼 콘서트 보러 간다. 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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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10-1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휴.......

다락방 2012-10-17 13:08   좋아요 0 | URL
점심 먹었어요? 난 왜 김치볶음밥 먹었는데도 허전하지? orz

레와 2012-10-17 14:24   좋아요 0 | URL
김치볶음밥에 고기가 빠져서 그런가?? ㅋㅋㅋㅋ

다락방 2012-10-17 17:27   좋아요 0 | URL
베이컨이 들어가있었소. 흑흑.

LAYLA 2012-10-17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수정 아나 때라도 아나운서 되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저 소설은 너무 슬퍼서 읽지 못하겠어요.

다락방 2012-10-17 13:08   좋아요 0 | URL
네, 쉽지 않았겠죠. 취업이 쉬운적은 한 번도 없었죠. 그런데 더 어려워지긴 해요. 무서운 소설입니다. 휴..

Forgettable. 2012-10-17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슴의 털을 싫어하는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이라는 걸 ㅋㅋ이제 인정하셨군요 ㅋㅋㅋ

다락방 2012-10-17 13:09   좋아요 0 | URL
응, 그게 그러니까, 경험해보지 않고 싫다고 말하면 안되는게 아닐까 .. 라는 깊은 성찰? ㅋㅋㅋㅋㅋ 경험을 해보고 좋아하든 싫어하든 하자, 뭐 그런거. 기본적으로 털이 더 많으면 뽑히거나 떨어지는 털도 더 많을테니..집이 지저분해지지 않을까요? ( ") ㅋㅋㅋㅋㅋ

깐따삐야 2012-10-17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마음 무거워지는 글이었는데 '가슴의 털을 내가 감겨주며' 이 부분에서 크크큭- 콘서트 가신다니 부러워요. 마이클 볼튼이 가슴을 풀어헤치고 노래하면 좋겠네요. 오늘.

다락방 2012-10-17 17:28   좋아요 0 | URL
어떤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어요, 깐따삐야님. 가슴의 털..도 털이니까 감겨준다고 하긴 했는데, 사실 빨래빨듯 빨아야 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했고.. 어휴, 전 털앞에 무기력해지네요. ㅎㅎㅎㅎㅎ

마이클 볼튼과 눈 맞는게 오늘 제 목표입니다!!!! 눈맞으면 저 미국가요~

dreamout 2012-10-17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힘있는 사람들이 저 말을 자주 쓰던데..
그보다 더 화나는 경우는 그 말을 종종걸음치며 받들기 바쁜 사람들이 세상에 참 많다는...

다락방 2012-10-18 10:32   좋아요 0 | URL
그 말을 받들어야 자신도 힘을 덩달아 나눠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ㅠㅠ

가연 2012-10-18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마이클 볼튼... 오오.. 저도 마이클 볼튼 좋아한다는..

다락방 2012-10-18 10:33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좋아요, 가연님. 마이클 볼튼은 진정 짱이에요! 흑흑 ㅠㅠ

saint236 2012-10-18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 제목을 보면서 문득 그분이 생각나더라고요. 부친께서는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을 하셨다는...

다락방 2012-10-18 14:44   좋아요 0 | URL
아, 그 분이요. 참, 제가 뭐라 쓸 말이 생각이 나질 않네요.
 
남편 모중석 스릴러 클럽 6
딘 쿤츠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부모는 아이를 학대해서는 안되고 남편은 아내를 배신해서는 안되는 겁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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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10-16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다락방 2012-10-16 12:54   좋아요 0 | URL
이 책 제목이 지하철에서 읽기엔 살짝 부끄러워 ㅋㅋ
 

긴 팔 원피스를 입었다. 이 원피스에 해줘야하는 허리띠가 보이질 않았다. 옷장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질 않았다. 아 젠장, 이를 어쩌지. 갈아입거나 허리띠를 더 찾다가는 회사에 지각을 할 것이다. 아 .. 나는 거친욕을 해가며 그냥 그 위에 자켓을 입었다. 이대로 가면 안될것 같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리고 버스를 탔다. 자리가 나서 앉았다. 오,



편하다..



이 느낌이 싫었다. 허리띠를 하지 않아 편한 이 느낌이. 아 젠장. 어쩐지 앞으로는 허리띠를 할 수 없을것 같은 느낌. 숨쉬기도 앉기도 모두 편해진 이 살찐느낌.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불편한 이 살찐 느낌. 아, 쉬바, 가을이라 그런거냐, 라고 혼자 이래저래 핑계를 대보지만, 나는 안다, 이건 가을 때문은 아니라는 것을. 다음번에는 입기 전에 벨트를 찾아놓자, 그리고 벨트를 해도 편할 수 있는 몸이 되도록 스파르타식 다이어트를 하자, 라고 불끈 결심해보지만, 아, 과연 될까.



그런데!



이 가을에 스파르타식 다이어트를 결심한 사람들이 제법 있는가 보다. 나처럼 으응, 가을이라 이런거야? 라고 스스로의 육체에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 왜냐하면, 갑자기, 뜬금없이, 그동안은 안그랬는데, 10월 9일, 11일, 12일, 13일에 차례로 이 DVD 에 대한 땡스투 적립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슬프면서 웃기고 웃기면서 슬펐다. 그러니까 다들 봄에 입었던 옷을 입으려는데 힘겨웠구나, 육체의 후덕해짐을 느꼈구나. 다들 그래서 이를 악물고 이 DVD 를 선택했구나. 내가 이 DVD 의 리뷰를 언제 썼는가 확인해봤더니 작년 가을이었다. 한 달만에 10KG 감량을 할 수 있다고 써있는 이 DVD 를 그러나 나는 당연히 한 달을 하지 못했고, 오늘 새삼 땡스투 들어온 걸 보면서 이 DVD 를 찾아 다시 다이어트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시, 다시!! 벨트 하지 않은 내 모습이 챙피해서 얼른 집에 가고 싶다. 하아- 이러면서 점심 메뉴를 생각하고 있다니...orz


















이 책은 굉장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다. 또한 엄청나게 지적이라는 느낌도 주고. 나는 이 책을 이틀째까지를 읽었는데, 명확하게 그리고 또렷하게 확, 이해가 되고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천천히 곱씹어 읽어봐야 하는 책. 어떻게 설명을 하면 될까, 어쨌든 책장에 꽂아두고 천천히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고 하면 될까. 게다가 존대말로 쓰여졌는데, 그 존대말이 주는 느낌이 꽤 겸손한 느낌까지 준다. 저자는 많은 것들을 자신 안에 품고 있으나 거기에 대해 잘난척을 하려는게 결코 아니다, 지극히 겸손하게 자신의 생각을 얘기할 뿐이다, 하는 느낌. 공부하는 자세로 책을 읽는 것에 대해서는 나는 별 취미가 없는 사람인데, 이 책에 있어서는 공부하는 자세로 읽어야 될 것 같다. 좀 길지만, 몇 구절을 인용해보겠다. 


(미술관, 영화, 음악활동, 텔레비전 시청, 잡지, 스포츠관람, 담배를 그만두면서) 왜일까요? 정보가 없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어리석게 보인다는 것보다 힘든 일이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 옳은지 어떤지를 알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대체 이렇게 있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에 시달립니다. 정보가 말해주는 대로 행동하면 그 질문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정보를 모으고 무엇보다 먼저 정보통이 되려고 합니다. 게다가 정보를 무시하는 척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저는 싫었습니다. 그런 태도, 그리고 그런 태도를 가능하게 하는 모든 것을 거절했습니다. (p.19)


새로운 소식을 발빠르게 듣기 위해 혹은 알기 위해 검색을 하고, 새로운 시스템에 발빠르게 적응하는 모습, 그래서 그 모든것들에 우르르 몰려드는 현상들에 대해 묘한 거부감을 갖고 있던 나에게, 위의 구절과 그리고 다음에 인용할 구절은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질 들뢰즈의 강력한 말이 있습니다. "타락한 정보가 있는 게 아니라 정보 자체가 타락한 것이다" 라는. 하이데거도 '정보'란 '명령'이라는 의미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다들 명령을 듣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공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정보를 모은다는 것은 명령을 모으는 일입니다. 언제나 긴장한 채 명령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누군가의 부하에게, 또는 미디어의 익명성 아래에 감추어진 그 누구도 아닌 누군가의 부하로서 희희낙락하며 영락해가는 것입니다. 멋지네요.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자신이 옳다고 믿을 수 있으니까요. 자신이 틀리지 않다고 믿을 수 있을테니까요. (p.22)


그리고 읽고 쓰는 것에 대한 그의 견해들 혹은 그의 견해를 대변해주는 것들.


들뢰즈는 삶자체를 노래하는 문학이나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 자살하는 자가 왜 많은가 하고 물었습니다만, 그 이유는 저절로 분명해집니다. 읽고 또 쓰는 그 한 행 한 행에 어렴풋이 자신의 생사를 걸고 있는 것이니까요. 다시 한 번 버지니아 울프의 말을 인용해보겠습니다. 그녀는 무서운 사람입니다. 시원시원하게 이런 말을 써버리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바람직하다 하더라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독서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것(독서) 자체가 즐거워서 그것(독서)을 하는 즐거움은 세상에 없는 걸까요? 목적 자체인 즐거움이라는 건 없는 걸까요? 독서는 그런 것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요? 적어도 나는 때로 다음과 같은 꿈을 꿉니다. 최후 심판의 날 아침, 위대한 정복자, 법률가, 정치가 들이 그들의 보답- 보석으로 꾸민 관, 월계관, 불멸의 대리석에 영원히 새겨진 잉름 등-을 받으러 왔을 때 신은 우리가 옆구리에 책을 끼고 오는 것을 보시고 사도 베드로에게 얼굴을 돌리고 선망의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하시겠지요. "자, 이 사람들은 보답이 필요 없어. 그들에게 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사람들은 책 읽는 걸 좋아하니까." (pp.51-52)



루터는 무엇을 했을까요? 성서를 읽었습니다. 그의 곤난은 여기에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무슨 일일까요?

그는 알았던 것입니다. 이 세계에는, 이 세계의 질서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는 것을. 성서에는 교황이 높은 사람이라는 따위의 이야기는 쓰여 있지 않습니다. 추기경을, 대주고 자리를, 주교 자리를 마련하라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황제가 높은 사람이라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교회법을 지키라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십계명을 지켜라" 라고 쓰여 있을 뿐입니다. 수도원을 지으라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공의회를 열라고도, 그 결정에 따르라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성직자는 결혼해서는 안 된다고도 쓰여 있지 않습니다. 면죄부는 논할 계제도 못 됩니다. 며 번을 읽어도 그런 것은 쓰여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pp.78-79)



어느 날 루터가 있던 비텐베르크에서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혁명의 민중이 폭도로 변하는 것을 보고 루터는 그것을 제지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연설합니다. 참고로 말하자면 여기서 "태양과 별이 우리를 속입니다"라는 것은, 이단으로 생각되고 있던 점성술을 말합니다. 연설은 이렇습니다.


남자들은 술과 여자로 몸을 망칠 염려가 있다.

그렇다면 술을 금지하고 여자를 죽이라고 할 것인가?

태양과 별이 우리를 속인다고 한다면,

그것을 하늘에서 떼어내야 하는가?

그런 성급함이나 폭력은 신에 대한 신뢰의 결여를 드러내는 것이다.

나는 기도하고 설교하는 것밖에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이 나를 통해 얼마나 많은 것을 성취하셨는지를 생각해보라.

말이 그 모든 것을 이루었던 것이다.


여기서 루터가 '읽은 것'을 "기도이고 명상이며 시련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을 떠올립시다. 의미는 분명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는 성급함이나 폭력을 부정하고 말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pp.98-99)




멋지다. 대단히 멋진 책이 아닌가! 조금 쉬었다가 사흘째를 읽을참인데, 오, 그러나 이 책의 운명은 이미 제목에서 드러나 있었다. 그러니까 내가 가진 이 책의 표지는 이지경이 된 것.




그러니까 목요일부터 조카가 와있었다. 책읽자, 라며 내 손을 끌고 가 내 책장앞에 선 조카는 왔다갔다, 어딨지? 어딨지? 를 반복하며 책을 찾는척 하더니 가네시로 가즈키의 『GO』를 들고 내 침대에 앉았다. 그러더니 이모 가방 어딨지? 어딨지? 라며 내 게도 책을 읽으라고 하는거다. 내 가방에서 내가 읽는 책이 나온다는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가방에서 이 책을 꺼내들었다. 조카는 내게 자신의 옆에 앉으라고 하더니 쫑알쫑알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내뱉으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나는 그 옆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는데, 조카는 틈틈이 내게 '이모 책읽어' 라고 하는거다. 알았다고 내 책을 보는 척 하다가 나는 이모 물마시고 올게, 라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응, 이라고 대답하던 조카는, 그러나, 물 마시고 돌아온 내게, 이렇게 찢어진 책표지를 들고서는 '이모 찢었어' 라고 하는거다. 아! 아! 아! 아! 아! 나는 찢어진 책 표지를 보며, 결국 잘렸구나, 하고 책의 제목을 보며 잔인한 운명을 탓했다.


















영화는 초반부터 어떤 진행이 될지를 충분히 알 수 있을만큼 진부하다. 그러나, 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열세살 소년의 짝사랑이 재미있어서기도 하지만, 영화속 '라이언 고슬링'이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별로 할 일 없는 그러나 돈은 많은 바람둥이인데, 와, 진짜 엄청 멋있어. 그가 양복을 차려입고 술 집에서 여자들에게 말을 걸면 그녀들은 하나같이 그를 따라 그의 집으로 간다. 당연히 그를 따라가지 않은 여자가 등장하고, 그가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 그 멋진 남자가 여자를 침대로 데려가기 위해 유혹하는 최종미션은 무려, 영화 『더티댄싱』의 마지막 장면인 그 리프트다. The time of my life 를 틀어놓고 여자가 남자에게 뛰어가고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번쩍- 들어올리는 바로 그 장면. 와- 보는데 막 좋고 흥분되는거다. 꺄울,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


이 바람둥이가 진짜 사랑을 하게되고, 그래서 여자를 유혹하고 섹스를 하는 대신 밤이 깊도록 '대화'를 한다. 그리고 여자의 가족들을 만난다. 이제 남자는 변했다. 그는 이제 사랑을 하게 됐는데, 오, 겉모습이 진짜 우라지게 멋지다. 하아- 라이언 고슬링, 당신 진짜 짱멋지네요. 흑흑.





조카는 어제 돌아갔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할머니와 이모가 같이 가야한다며 비명을 지르고 울었다. 할미 같이, 이모 같이, 라고 계속 소리질렀는데도 할머니와 이모는 차에 타질 않았고, 조카는 같이 가지 못한다는 것을 이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예전엔 안그랬는데, 이젠 헤어지는게 뭔지 알아가는 것 같다. 물론, 다시 만날테지만, 자주 만날테지만. 그 어린 아이가, 고작 27개월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가, '같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니. 애틋하다.




원피스는 벨트와 같이 입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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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10-15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벨트 있는 원피스는 잘 안사게 되더라고요. ㅎㅎ 취향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개미허리가 되면 그땐 취향이 바뀔 지도 모를 일이죠 ㅋㅋ

그래도 허리띠를 못찾는 쪽이 허리를 못찾는 쪽보다 낫겠죠?

다락방 2012-10-15 11:55   좋아요 0 | URL
저는 허리띠가 없는 원피스를 사면 지하철에서 계속 자리 양보 '당해요'! 굳이 벨트해주고 나 자리 양보 안받아도 된다고 강조해야 하는 상황 -0-
벨트 없는 원피스 한 번 샀다가 입어보고 바로 여동생 줬어요. 사람들이 길도 비켜줄 것 같아서 ..orz

저는 허리를 제외한 부분도 실로 엄청나게 거대해서 허리가 있어보여요. 하하하하하하하. 웃고있지만 눈물나는.. ㅠㅠ

꽃핑키 2012-10-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거친욕을하셨다는데 엄청나게 깊은 공감을하며..
저도 지난주부터 조깅을 시작했는데요;; 죽을만큼ㅋㅋ 겨우 20분 달리다 걷다 해놓고 ㅋㅋ
집에 돌아오면 운동한거에 열배는 더 먹어요 ㅋㅋㅋㅋ
좀 전에도 뛰고 와서 어제 밤에 먹다남은 피자와 스파게티를 포풍흡입 ㅠㅠ 슬퍼요 다락방님 ㅋㅋ

저도 다락방님과 같이 멋진 가을 풍경 어딘가를 같이.. 걷고싶네요 :)

다락방 2012-10-15 13:09   좋아요 0 | URL
조깅이라니, 짱 멋져요! 한동안 하루키에 푹 빠져 사시더니 그래서 조깅에의 욕구가 생긴겁니까? ㅎㅎ 전 항상 조깅하는 여자들을(물론 남자들도)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지독하게 섹시해요. 건강을 위해 조깅은 분명 권장할만한 것이지만, 그렇지만 핑키님!!

핑키님은 얼굴도 몸매도 이미 충분히 미모롭잖습니까!! 전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구요!! 흥, 칫, 뿡, 쳇!!!

레와 2012-10-1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미 사진을 보여주시오!!! 타미이모!!!

다락방 2012-10-15 13:46   좋아요 0 | URL
우걀걀걀걀걀걀걀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개 2012-10-15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흠.... 지금까지 다락방님이 소개해주신 책중에서 가장 확 끌리는데요 ^^:::::::::
특히 버지니아 울프의 글, 정말 마음에 드네요.
책 읽으면서 딱히 달라지는것 같지 않은 제 자신을 보면서 도대체 나 왜 이렇게 책읽는 일에 집착하는걸까
시간낭비일 뿐인 현실도피가 아닐까 하고 많이 고민하거든요.

그리고...다이어트는 ..................................
전 외출복이 이제 없어요. 트레이닝복밖에 맞는게 없어서 ㅠ..ㅠ

다락방 2012-10-16 12:5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읽으면서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아직 절반도 채 못읽었는데 천천히 읽으려고요. 한꺼번에 읽어치우기엔 음, 저에겐 과분한 책이라서 말이지요.

전 어제도 다이어트 하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하고서는 집에가자마자 볶음김치랑 계란말이 스팸 남은거 죄다 후라이팬에 넣고 밥 가득 퍼서 볶아 먹었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네꼬 2012-10-15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나랑 같이 있어준다면 벨트 사줄게요. (벨트 없이 살기 시작하면... 안돼요, 안돼.)

다락방 2012-10-16 12:55   좋아요 0 | URL
벨트..찾아야 되는데..아우....난 뭘 찾는건 너무 싫어요. -0-

소이진 2012-10-15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랜만에 다락방님 페이퍼 읽는데 여전히 유쾌하시고 재밌으시군요 ㅎㅎ
추석 지나고... 후덕함을 느낀, 그래서 위기를 느낀 많은 분들이 땡스투를 속속 날렸군요.
아 걱정됩니다. 이제 날이 추워지면 춥다고 더 운동을 안 하게 될테고, 그럼 저는 결국 ... 차마 입에 담을 수가 없군요. 허헛.
저는 학교에서 책을 읽다가 걸려서 두번이나 찢김을 당했어요. 두 번 모두 과학 선생님께 걸렸는데 한 권은 만화책이었죠. 심지어 제가 읽다가 걸린게 아니라 제 친구가 제 만화책을 읽다가 걸린 거였어요. 여자애였는데, 상당히 마음이 여려 책이 찢어지는 걸 보고는 충격을 받았는지 펑펑 울었죠. 하긴 ... 쿨한 척 하긴 했지만 울고 싶었죠, 저도...

다락방 2012-10-16 12:5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추석 지나고 후덕함을 느낀건지, 가을이라 느낀건지, 뭐 어쨌든 후덕함을 저도 느끼고 있습니다. 후덕함은 왜이렇게 저와 달라붙어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면서 다이어트는 언제나 '내일부터' 라니. 흑흑 ㅠㅠ 의지박약아 ㅠㅠ

저도 고등학교 영어시간에 할리퀸 교과서에 감춰 읽다 걸렸는데 마침 선생님이 뺏어서 읽으 부분에 여주인공이 남주인공한테 '추파를 던진다'는 표현이 나와서 아주 대단히 부끄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그 책의 제목은 『개구리 연가』였던걸로 기억해요. 휴..

단발머리 2012-10-15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너무 부러워요. 예전엔 홍콩이던가요, 어디예요, 여행가서 이름이 다섯글자인 맛난거 먹었던거 부러웠는데, 인제 책 좋아하는 조카라니요~~ 버지니아 울프 이야기도 완전 최고네요...

다락방 2012-10-16 12:58   좋아요 0 | URL
마카오에서 프란세시냐 먹었습니다, 단발머리님. ㅋㅋㅋㅋ 저 단발머리님 댓글 읽고, 응? 프란세시냐가 다섯글자인가? 하고 손가락 꼽아봤는데 다섯 글자네요. ㅋㅋ

조카는 책을 좋아하는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그저 다른 놀이 하는것처럼 하는 것 같아요. 아직 글자를 읽지도 못하거든요. 그런데 쪼꼬만게 자기가 봐야할 그림책보다 제 방에 있는 글자 가득한 책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건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그 쪼꼬만게 이모 책장이라고 앞에 서서 두리번 거리는게 무척 흡족해요. 헤헷.

sweetrain 2012-10-16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제일 힘든 건 아픈게 아니라 병원 밥이 너무나 맛이 없다는 거에요...수술한지 열시간도 안된 지금 폭풍식욕이 몰려오지만 참고 자야 하는게 슬퍼요. 작년에 크던 청바지가 올해는 안맞는데도 말이죠..ㅜ.ㅜ

다락방 2012-10-16 12:59   좋아요 0 | URL
이 세상에 맛있는 병원밥은 없는걸까요? 아니면 아파서 입맛이 없어 병원밥은 유독 맛없게 여겨지는 걸까요?

저는 이제 옷을 새로 사야하는데, 더 큰 옷으로 사기가 죽기보다 싫어서 낡고 찢어져도 억지로 낑겨 입고 있어요. 이렇게 살 수 없다는 결론이 언제나 나오지만, 의지는 초박약 ㅠㅠ

입원이라니, 얼른 나으세요 스윗레인님.

blanca 2012-10-16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질리안의 비디오 땡쓰투엔 저도 들어 있습니다. ㅋㅋㅋ 그런데 레벨1 두 번 하고 레벨2 1번 하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ㅋㅋ 관둬버렸어요. 조카 아 아 너무 귀여워요. "이모도 책 읽어" "찢었어" 아...

다락방 2012-10-16 13:02   좋아요 0 | URL
전 레벨1만 몇 번 해봤어요. 그것도 일 년 사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는 볼 생각도 안했다능 ㅋㅋㅋㅋ 1이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내가 어떻게 2를 하겠어? 하고 말이지요. 하핫. 그렇지만 이제 다시 시작해볼거에요. 먼지 쌓인 dvd 를 꺼내겠어요. ㅠㅠ

저도 제 조카가 귀여워서 정말 미치겠어요, 블랑카님. ㅎㅎㅎㅎㅎ

향기 2012-10-16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ㅎㅎ 참지 못하고 사버렸어요 ㅎㅎ 지금 사무실에서 택배만 기다리고 있어용

다락방 2012-10-16 13:03   좋아요 0 | URL
오, 향기님. 그러니까 질리안의 dvd 를 구입하셨단 말씀이신가요? ㅋㅋㅋㅋㅋ 한달에 십키로 감량 성공하시면 페이퍼 올려주세요! ㅎㅎㅎㅎㅎ

가연 2012-10-18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 책은 매우 흥미로운 책이지요.. 다만 정말 아쉬운 운명을 맞이했네요.

다락방 2012-10-18 10:33   좋아요 0 | URL
제 조카에게는 표지가 흥미로웠나 봅니다. 거침없이 찢어버리다니. 흑흑 orz

감은빛 2012-10-23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 작은 아이 손에 아끼던 책 표지가 찢어진 것을 목격하고,
무척 마음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허리띠는 찾으셨나요?
저도 요즘 허리띠를 찾고 있는데, 통 보이지 않네요.
이제 더이상 꽉 끼는 청바지는 못 입겠어요.
허리띠를 해야만 입을 수 있는 면바지를 꺼냈는데,
대체 허리띠가 어디있는지 며칠 째 찾지 못하고 있네요.

다락방 2012-10-24 12:57   좋아요 0 | URL
허리띠는 못찾았는데요, 감은빛님. 아마도..제가 못찾고 싶은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찾아보지 않았거든요. ( ")
찾으면 해야하고 하면....불편.......쿨럭. orz

제가 있는 사무실이 6층인데요, 허리띠를 다시 찾고 하기 위해서라도 출퇴근을 계단으로 해야겠어요. 불끈!!

알로하 2012-10-3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을 알고 갑니다~ㅋ 조카랑 헤어지는 순간은 언제나 좀 애잔하더라구요. 다만 아이들의 미덕이 금방 잊고 또 금방 웃는 거 아니겠어요? 책을 찢어도 사랑스런 조카네요.

다락방 2012-11-07 16:30   좋아요 0 | URL
가만보니 조카는 책 표지가 있는 것들은 책 표지를 죄다 벗겨내더라구요. 그런데 잘라라~ 저 책의 표지가 참 얇았어요. 찢기에 딱 좋았다는...orz

조카가 집에 와있습니다, 알로하님. 퇴근길이 행복해요! 므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