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통에 시달리느라 일을 못하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을때는 왜 일을 하기 싫었을까? 여튼.

스웨덴 라이프 읽다가 쓰고 싶은 말도 있었는데 

지금 근육통으로 힘드니까 일단 패쓰.


아퍼 ㅠㅠ

그치만 

뭔가 쫌 좋아 ㅠㅠ


변태..일지도.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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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12-04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대한 느끼하게..) 우~~~야~~~

http://www.youtube.com/watch?v=9d1u4zvvJEw

다락방 2014-12-04 15:53   좋아요 0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게 뭐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4-12-04 16:02   좋아요 0 | URL
뭐긴요 변태라기에 장단 좀 맞춘거죠...

다락방 2014-12-04 16:04   좋아요 0 | URL
아 글쎄 저는 저 정도는 아니라고요!!!!!!!!!!!!!!!!!!!!!!!!!!!!!!!!!!!!!(버럭!)

Mephistopheles 2014-12-04 17:25   좋아요 0 | URL
아뇨 충분히 커버 가능하십니다...자 따라하세요..(따따따따따따따스부츠....우~~야~~)

다락방 2014-12-04 17:27   좋아요 0 | URL
이러시기에요, 진짜? (부르르 떤다)

Mephistopheles 2014-12-04 17:44   좋아요 0 | URL
그런데...몇번 반복해서 들어보면 은근히 중독성이........

다락방 2014-12-04 17:48   좋아요 0 | URL
그게 더 무서워요. 중독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4-12-0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_+; 요즘 운동 열심히 하시는 중? 저는 운동과 담 쌓았어요. (시무룩-_-;;;)

다락방 2014-12-04 18:36   좋아요 0 | URL
아파요 문나잇님. 흑흑 ㅠㅠ
부디 제가 끈기있게 잘 해 나갈수 있기를 바라주세요! ㅎㅎ

moonnight 2014-12-04 18:57   좋아요 0 | URL
존경스러운다락방님@_@ 이고비만잘넘기면 쉬워지지않을까요 힘내세요~^^

다락방 2014-12-05 10:26   좋아요 0 | URL
네네, 제가 한번 이겨내보겠습니다!!
 
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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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달아 두 권의 아이들책을 읽으면서 생각한건데, 나는 정말이지 그림책에 맞게 세팅된 인간이 아닌 것 같다. 바위로 존재하는 당나귀와 돌아오지 않는 당나귀를 기다리는 부모를 보는 게 진짜 완전 힘들더라 ㅠㅠ 이걸 어떻게 조카한테 읽어주냐 ㅠㅠㅠ 내가 힘든데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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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4-12-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색이 좀 다른데 단행본이 아닌가봐요?^^

다락방 2014-12-04 14:41   좋아요 0 | URL
이건 단행본이에요.
저는 어떤 동화책이 좋은 동화책인지를 잘 모르겠어요. ㅠㅠ

그렇게혜윰 2014-12-04 14:43   좋아요 0 | URL
아, 윌리엄스타이그의 다른 책이랑 헷갈렸네요. 월욜엔 강남점에서 이 책 원서 살까말까 고민했는데...막연히 그림이 예뻐서...영어라 내용은 읽지 않았는데...ㅋ

다락방 2014-12-04 14:46   좋아요 0 | URL
그렇게헤윰님, 특히나 그림책에 대해서라면 절대 제 감상을 신뢰하지 마세요!! 다른분들의 감상을 참고하시라고 거듭 권해봅니다. (단호)

그렇게혜윰 2014-12-04 14:46   좋아요 0 | URL
그냥 제 감을 믿겠어요ㅋㅋㅋ

다락방 2014-12-04 14:47   좋아요 0 | URL
네, 그 편이 제 감상을 신뢰하는 것보다 이백배쯤 더 좋습니다. ㅎㅎ

유부만두 2014-12-0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은 그저 돌멩이 변신에 집중하더라구요~ ^^ 은근 그림 동화책이 더 잔인(?)하기도 하네요..

다락방 2014-12-04 15:23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아이들의 시선에서는 뭔가 다른걸 좋아하고 잡아내고 그럴 수 있겠죠? 전 자꾸 제 시선으로 보니까.. ㅠㅠ

유부만두 2014-12-04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타이크의 책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 강강추!!! 아이가 없어지지도 않아요. 치과가기 좋아할지도 모르고요. ㅎㅎ

다락방 2014-12-04 15:27   좋아요 0 | URL
아 그건 사서 이미 조카에게 선물했어요. 아마도..
한창 치과간다고 할 때 치과 책 네 권인가 사줬거든요. 그 중에 있었던 것 같아요.
다 읽어봤는데 기억은 하나도 안나요.
전 그림책 기억을 못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아의서재 2014-12-0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도서관˝이라는 책이랑 ˝깡통소년˝이란 책 추천요. 재미없으면 제가 밥 사드릴게요.

다락방 2014-12-04 15:29   좋아요 0 | URL
[도서관]은 읽어봤고요 깡통소년 검색해볼게요.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4-12-04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제 딸은 늑대가 돼지를 잡아먹는 동화를 보고(무섭죠 다락방님... 이게 무서워야 되는거잖......아요?) 자기 돼지인형(!)도 냄비에 넣고 끓이더라구요... ^^;;

다락방 2014-12-04 16:06   좋아요 0 | URL
아..역시 그림책은 아이들 입장에서 봐야하는건데 말입니다. 저는 그걸 못해서 그림책을 잘 못보는 거에요. 그쵸? 뭔가 제가 모르는 걸 아이가 딱 꼬집어서 좋다고 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moonnight 2014-12-04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오늘 받았는데... 슬픈 거에요? 그런 거에요? ㅜ_ㅜ;;;;;
진짜. 그림책들이 은근히 슬프고 잔인하고 그런 게 많더라구요. 저도 조카아이에게 읽어주다가 목이 메인 적 많아요. ㅠ_ㅠ;;;;;

다락방 2014-12-04 18:37   좋아요 0 | URL
왜, 책을 읽다보면 어느 한 부분에 꽂히게 되잖아요? 저는 슬픈 부분에 꽂히고 말았어요. ㅠㅠ

blanca 2014-12-04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조카가 되고 싶다는 ㅋㅋ

다락방 2014-12-05 10:26   좋아요 0 | URL
저 지금 조카 두 명만으로도 충분히 힙듭니다, 블랑카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인의 정원 베틀북 그림책 112
오스카 와일드 글, 리트바 부틸라 그림, 민유리 옮김 / 베틀북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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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읽으면서 참 당황스러웠다. 나는 확실히 `내 것을 나누어 모두 함께 쓰자`라는 마인드를 가지지는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마인드가 좋은 마인드라는 가르침엔 쉽게 동의가 안돼. 다만, 벽을 허무는 것을 마음을 연다고 생각하니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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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에는 뜬금없이 잉여로움이 터진 가운데, 내 책장에 꽂힌 책이 몇 권이나 되는지 세어보고 싶어졌다. 대략 오백권쯤 될 것 같은데...하면서. 그래서 세 보려고 한 줄 셌다가 또 갑자기 빡쳐서 너무 잉여로운 짓을 하는군, 하다가 또 갑자기 책장을 다시 정리하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음사 전집이 꽂힌 칸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던 거다. 그, 민음사 새로 나온 전집 이름이 뭐더라..현대고전이었나. 여튼 그게 점점 개수가 많아지고 있던 터라 새로이 한 칸을 내주자, 세 칸은 그냥 민음사 고전전집으로만 채우자 해놓고 다 빼서 차곡차곡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안 읽는 책은 중고샵에 팔아버리자, 라고 마음먹었는데, 똭-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주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는데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더럽게 재미없었던' 기억이 있던 터라, 팔어팔어, 이거 가지고 있어서 뭐해, 하고 한 쪽에 빼놨다. 또 뺄 거 없나, 하고 차곡차곡 책을 정리하는데, 더는 없었다. 민음사 고전을 그래서 세 줄에 깔맞춤하여 정리해 두었다.



굳굳, 좋았어. 

그리고 저 《대머리 여가수》를 가져와 중고샵에 등록하고 새로이 중고 박스를 만들려는데, 아 글쎄 저 책에 포스트 잇이 두 개 붙어 있는거다. 응? 재미없게 읽은 기억만 나는데 왜 포스트잇이 붙어있지? 그래서 그 부분을 들여다본 뒤에 팔자 싶어 들여다봤는데 어? 좀 재미있을 것 같아? 나는 포스트잇을 떼고 이 책을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 처음부터 재미있다!




영국식 안락의자가 있는 영국 중류 가정의 실내. 영국의 저녁. 영국식 안락의자에 앉은 영국인 스미스가 영국식 실내화를 신고 영국식 난로 옆에서 영국식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영국 신문을 읽고 있다. 그는 영국식 안경을 쓰고 있고, 영국식의 작은 회색 코밑수염을 하고 있다. 그 옆에는 다른 영국식 안락의자에 앉은 영국인 스미스 부인이 영국식 양말을 꿰매고 있다. 꽤 긴 영국식 침묵. 영국식 추시계가 영국식 종을 열일곱 번 울린다. (p.9)



'재미있다' 라는 표현보다는 '독특하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릴텐데, 이 지문에서 묻어나는 어떤 비꼼(?) 같은 것들이 흥미로워, 책장을 넘긴다. 그러다 이렇게, 웃기지만 웃긴건지 아닌건지 웃어도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는 대화를 맞닥뜨리게 된다.



스미스 부인   요구르트는 위장에 좋고, 맹장, 신장, 신앙에도 좋대요. 맥킨지 킹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옆                   집 존 선생네 애들 치료하면서요. 훌륭한 의사죠. 믿어도 되는. 그 양반 자기한테 직접 실험                   해 본 약 아니면 절대 처방 안 하세요. 파커 씨 수술할 때도 멀쩡한 자기 간을 먼저 수술시                     켜 봤대요.

스미스          그런데 왜 파커만 죽고, 의사는 살았죠?

스미스 부인   의사 선생 수술은 성공했고, 파커 씨 수술은 실패했거든요.

스미스          그럼 좋은 의사 아니죠. 두 번 다 성공하든지, 아님 둘 다 죽어야 돼요.

스미스 부인   왜요?

스미스          같이 회복되지 못하면 환자랑 같이 죽어야죠. 양심적인 의사라면. 선장은 파도 속에서 배하                    고 같이 죽잖아요. 혼자 안 살아남고. (p.12-13)



아- 이런 글이 있었는지 진짜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완전 새로운 문장이야. '의사 선생 수술은 성공했고, 파커 씨 수술은 실패했'다고 말하는 부분은 유머스럽지만 '선장은 파도 속에서 배하고 같이 죽'는다는 말은 아프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이 희곡 《대머리 여가수》는 '부조리극'의 대표작으로 많이 알려져있는데, 부조리극이 무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치더라도, 다음과 같은 문장에서는 아, 이런거구나 싶어질 것 같다.



스미스          (계속 신문을 읽으며)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왜 꼭 신문엔 죽은 사람 나이만 나오는지, 새                    로 태어난 사람 나이는 안 나오고. 말이 안 되죠. (p.13)



소방대장        (다시 잔기침을 하고 감동하여 떨리는 목소리로) 체험 우화. 「개와 소 이야기」. 옛날에 어                     떤 소가 어떤 개한테 물었답니다. "자넨 왜 늘 코를 쑥 빼고 있나?" 그러자 개가 대답했습                     니다. "미안하네. 난 내가 코끼린 줄 알았어."

마틴 부인       교훈이 뭐죠?

소방대장        스스로 찾으셔야죠. (p.44)



메리               그럼 짤막한 시나 한 수 읊을게요.

스미스 부인     너, 정말 고집 세구나.

메리               하나 읊을게요. 괜찮죠? 제목은 「불」이에요. 대장님을 환영하는 뜻에서요.

「불」


수풀 속 모든게 타오르니

돌에도 불

성에도 불

숲에도 불

남자도 불

여자도 불

새들도 불

생선도 불

물에도 불

하늘도 불

재에도 불

연기도 불

불에도 불

온통 다 불

온통 다 불에도 불



메리는 스미스 부부한테 떠밀려 나가면서 시를 낭송한다. (p.52-53)



스미스               옥수수밭 옥수수엔 오이가 아니라 옥수수가 열려요.

스미스 부인        기린은 귀가 있는데, 귀는 기린이 없지.

마틴 부인           내 팔 건들지 마.

마틴                  팔 좀 흔들지 마.

스미스               팔 좀 놔둬. 파리 좀 날리지 마.

마틴 부인           파리 날잖아.

스미스 부인        파리똥 떨어져.

마틴                  파리채 잡아. 파리채 잡아.

스미스               파리 특공대. 파리 특공대.

마틴 부인           우주 특공대.  (p.58-59)




이게 말이여 소여... 그러니까 이런 식의 희곡인 거다. 크- 이런 게 바로 부조리극인 것인가! 

갑자기 '강신재'의 단편 <젊은 느티나무>가 생각난다. '오빠, 그는 내게 무리와 부조리의 상징이었다' 하는, 바로 그 문장! 내게 부조리는 강신재 단편에서 제일 처음 접한 단어였는데. 가질 수 없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오빠, 그가 바로 여주인공에게 부조리의 상징이었는데.

여하튼, 나는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래전에 읽었던 책 한 권을 다시 읽게 된것이다. 그러고보니 어제 읽은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도 다시 읽은 책이네... 지금은, '다시'의 계절인가! 





지난주에 중고샵에 책을 팔고 오늘 예치금이 입금되어 또 책을 샀다. 책을 사기 위해 책을 팔았다. 책을 팔아 책을 샀다. 사놓고 목록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으응? 다 재미없어 보이는 책들이네?? 




소설책이...딸랑 한 권 있는거야? 이거..내 주문 맞아?? 왜 요즘은 주문하면 소설책이 별로 없지?? 왜지?? 뭐지??? 

여튼, 후딱 또 중고 한 박스 만들어서 또 책을 사야겠다. 살 책이 아직도 많다.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 오늘 트윗을 보니 '데이비드 실즈'의 책도 새로 나왔던데. 조조 모예스는 또 어떻고! 벨 훅스의 책을 읽다 보관함에 넣어둔 스캇 펙의 책까지. 흑흑. 아직 박연준의 책도, 한창훈의 책도 못샀는데! 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가, 이런 사진을 보게 됐는데,



와- 보는 순간 확- '후버까페' 생각이 나는 거다.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을 때, 책 속에서 레오와 에미가 서로의 얼굴도 모르는 채로 만나기로 한 장소. 사람이 많고 2층까지 있는, 바로 그 후버까페를, 나는 꼭 이렇게 생각했었던 거다. 에미와 레오는 독일에 있었고, 이 책은 스웨덴을 찍은 것이다. 그러니 에미와 레오가 여기서 만날 리는 없을 터. 스웨덴에서는 스웨덴의 에미와 레오가 이 곳에서 만날 수도 있겠구나, 혼자 생각하고 혼자 웃었다. 문득 에미가 되어, 저 사람들 중 도대체 누가 나의 레오일까, 하고 둘러보기도 했다. 둘러봤는데, '아, 저 사람이 레오였으면...'하는 바람을 주는 사람은 없네? 


뭐, 인생은 그런 거니까.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친구가 모닝 족발을 먹고 출근 중이라는 메세지를 보내왔다. 헐. 개부럽 ㅠㅠ 모닝 족발이라니! ㅠㅠ 완전 부럽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나도 모닝 족발 완전 잘 먹는데! 모닝 족발을 생각하니 입에 침이 고인다. 모닝 족발, 하고 생각하니 모닝 소주도....히잉 ㅠㅠ 그렇지만 현실은 묵묵히 미끄러운 길을 헤치며 출근...Orz

여하튼 그래서 이번주내로 나는 족발과 보쌈을 먹으러 갈 것이다. 나는 현재 다이어트 중이니, 아무리 족발이 맛있어도 막국수는 먹지 않을 거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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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14-12-03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닝 맥주가 최고죠!

다락방 2014-12-03 14:45   좋아요 0 | URL
모닝 맥주는 진리죠!

아무개 2014-12-03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진심 부러웠나봐요? ^^::::::::::

다락방 2014-12-03 14:50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hellas 2014-12-03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족발 이번주 내내 먹고싶었는데. 날씨와는 아무 상관없겠죠?:)

다락방 2014-12-03 15:43   좋아요 0 | URL
족발은 날씨와 상관없이 아무 때나 먹고 싶은것 같아요. ㅎㅎ

그렇게혜윰 2014-12-03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왜 재미없었다는 기억만 남은 걸까요? 사람의 기억은 참 단편적이구나...이런 생각이 들기도ㅋ

저도 요즘 책 팔아서 책 사요^^

다락방 2014-12-03 15:44   좋아요 0 | URL
제가 저 부조리 자체를 아예 이해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해서 재미없다는 기억만 남았던 것 같아요. 역시 책과 만나는 때가 따로 있는 것 같아요.
전 이제부터 읽으면 무조건 다 중고샵으로 고고씽 ㅋㅋㅋㅋㅋ

그렇게혜윰 2014-12-03 19:23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기업만 아니면 북플에 팔고싶어요도 추가하면 편할텐데요ㅋ 바꿔읽어요나^^

꼬마요정 2014-12-03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점심 때 족발 먹었어요 ㅎㅎ
아니 에르노의 <단순한 열정> 이랑 필립 발랭의 <포옹>은 일치감찌 중고샵에 팔아버렸네요 ㅎㅎ

다락방 2014-12-03 16:11   좋아요 0 | URL
전 둘다 별로라고 옛날에 읽을 때 생각했는데, 어제 읽은 단순한 열정은 최고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늙어서 만나야 되는 책이 따로 있는 건지, 책과 내가 만나는 때가 따로 있는건지. ㅋㅋㅋㅋㅋ
포옹은..재미도 없었지만, 그냥 그 남자가 모든 게 너무 의도적이었던 것 같아 싫어요. -0-

섬사이 2014-12-0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책으로 <대머리 여가수>를 읽어보려고 하던 중이었는데
읽지 말고 그냥 팔아버려야겠어요!!! ㅎㅎ

다락방 2014-12-03 16:20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 본의아니게 이런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4-12-03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 읽었어요 보고 읽고싶어요 눌렀는데 취소요 ;

다락방 2014-12-03 16:56   좋아요 0 | URL
아니 이분들이! 나는 재미있다고 써놨는데 왜 다들 취소를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4-12-0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찜해놓고 찬찬히 장바구니로 ㅎㅎㅎ 저도 요즘 에세이를 잔뜩사서 내가 왜 이랬지 하는 생각을 ㅋㄷㅋㄷㅋㄷ 실즈의 책은 참 제목이 좋네요. 문학이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라...

다락방 2014-12-03 17:42   좋아요 0 | URL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를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이런 사람이 쓴 문학에 관한 이야기라니, 기꺼이 읽어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읽어볼만하겠다...는 띄어쓰기가 어떻게 되나요? 어려워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4-12-04 08:4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한글 띄어쓰기 큰사전에 따르면 읽어 볼 만하다 라고 합니다 ㅎ 아 어렵다.

다락방 2014-12-04 10:46   좋아요 0 | URL
이긍 .. 어려워요 띄어쓰기는 ㅠㅠ

나나니노 2014-12-04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님 안녕하세요
저는 해외에 거주하는 학생입니다만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나가다 다락방님의 서재에서 스웨덴 라이프의 올려두신 사진을 보고 확 반해 꼭 한번 가고 싶은데.
이 책을 제가 접할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ㅜㅜ
전자책도 없어서 제가 할수 있는 노력이 없네요 다락방님.
염치불문하고 이책의 저까페이름과 장소라도 알수 있을까 해서 이렇게 문의드립니다.^^

그럼 좋은하루 보내세요

다락방 2014-12-05 10:3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나나니노님.
일단 저 사진에 대해서는 책에 어떠한 설명도 나와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까페라 짐작하는 것일뿐 실제 까페이긴 한건지도 모르겠고요. 그래서 제가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는 없고요,

1. 저자의 SNS 를 찾아보시고 물어보시는 게 가장 빠를 듯 합니다.
2. SNS 를 찾을 수 없다면, 이 책의 출판사에 문의해 저자의 이메일 주소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정도의 방법이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방법이네요.

유부만두 2014-12-04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대역 근처에 막국수 잘하는 집 알아놨어요. 족발 대신 보쌈 팔아요.

다락방 2014-12-05 10:37   좋아요 0 | URL
저는 지금 다이어트 중이므로 막국수를 글쎄, 먹지 않는다니깐요!!! 고기만 흡수합니다, 고기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술도! ㅋㅋ

blanca 2014-12-0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재의 저 책 저는 최근에 사서 꽂아놓았어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랑 얘기하던 그 느낌이 너무 좋고 그리워서요. 흑, 저는 아무리 둘러봐도 이제 팔 책이 없다는. 죄다 줄을 그어 놓아서. 다락방님은 줄 안 긋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저도 이제 앞으로는 줄을 안 그어야 할까봐요.

다락방 2014-12-05 10:38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줄 그어요 블랑카님. 읽다가 너무 좋은 책은 내가 가져야지 하고 줄 그어서 제 책장에 꽂아두죠. 미심쩍은 책은 줄 안그으면서 읽어요. 그래야 팔 수 있으니까요. 저도 이제 팔 책이 없지만 앞으로 팔 책을 또 부지런히 마련하여 책 값 벌어야죠. 책 사려면 책을 팔아야 하는 이 현실. ㅋㅋㅋ 그렇지만 뭐, 나쁘진 않아요. 히히.
 
단순한 열정 (무선) -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99
아니 에르노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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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의 이 책을 오래전 처음 읽었을 때, 내가 얼마나 불편해했던가를 나는 기억한다. 책의 어떤 문장 하나도 기억하지 못했지만 '지나치게 집착에 쩔어있던' 여자였음을 기억하고 있었고, '지나치게 솔직했으므로' 읽기에 불편했던 느낌을 기억하고 있었던 터다. 또한, '이렇게 솔직하게 글을 쓰는 작가의 작품을 앞으로 내가 또 읽을 것 같진 않아' 라고 생각했던 것도 역시 기억한다. 그러나, 그럼에도불구하고, 책장에 꽂힌 이 책의 책등을 볼 때마다 '언젠가 조카가 아주 흠뻑 사랑에 빠지게 된다면 이 책을 건네줘야지' 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니 에르노가 광적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집착에 쩔어있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그 점이 사랑에 푹빠진 여자가 느끼는 바로 그대로임을 알고는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그녀처럼 집착이 심하진 않지만, 사랑에 아주 흠뻑 빠진다면 아마도 그녀처럼 느끼게 될지도 몰라, 하고. 그러니 훗날 사랑에 빠지게 될 나의 조카에게 이 책을 건넨다면, 이 책은 조카에게 큰 힘이 되지 않을까?


그러다 어젯밤에는 책장 앞에 서서, 그렇다면 지금의 내가 한 번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다시' 읽어보자. '다시' 읽는 아니 에르노는 어떨까. 그때처럼 내게 '여전히' 불편한 느낌을 줄까, 아니면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다른 책으로 내게 올까. 책을 두 번 읽는 일이 흔한 일은 아니지만, 나는 이 책의 분량이 얇은 만큼, 한번 해보자 싶었다. 그리고 책을 펼치자마자, 아!  하고 놀랐다. 



작년 9월 이후로 나는 한 남자를 기다리는 일, 그 사람이 전화를 걸어주거나 내 집에 와주기를 바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나는 슈퍼마켓에 가고, 영화를 보고, 세탁소에 옷을 맡기러 가고, 책을 읽고, 원고를 손보기도 하면서 전과 다름없이 생활했다. 그러나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상마저 내게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내가 완전히 넑을 잃고 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이나 문장, 웃음조차도 내 생각이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 입 속에서 저절로 생겨나는 듯했다. 게다가 나는 내가 한 행동, 내가 본 영화, 내가 만난 사람들을 또렷이 기억해낼 수가 없었다. 나의 모든 행동이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내 의지나 욕망, 그리고 지적 능력이 개입되어 있는 행동(예측하고, 찬성하고 반대하고, 결과를 짐작하는)은 오로지 그 남자와 관련된 것뿐이었다. (p.11-12)



미숙이랑 그런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우리가 크게 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가 일상을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간신히 회사에 앉아있는 일들의 연속이었음을. 중요한 업무를 업무시간 내에 하는 것조차 불편했음을. 누군가를 '너무' 혹은 '아주 많이' 좋아한다는 것이, 우리의 이성을 얼마나 앗아가는지를. 메세지를, 전화를, 이메일을 우리가 얼마나 기다리는지를. 그리고 보낼 때 어떤 단어를 선택할지 고심하는 것조차도. 또한 보내는 시기 조차도 지금이면 될까, 망설이던 순간들을.


지독한 사랑에 빠진 나는 마치 뇌가 혹은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똑똑하다는 말을 듣던 내가 없어졌고, 재치있다는 말을 듣던 내가 없어졌다.이런 행동은 옳지 않아, 하며 평소에 하지 않던 일들까지 저질렀고, 말문이 막히는 일이 많아졌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의 나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행동도 제대로 못하는 멍청이, 그 자체였다. 그러니 아니 에르노의 저 한줄 한줄이 다 내 얘기였다. 내 얘기가 아닐 수가 없었다. 내 얘기이며 동시에 지독하게 사랑에 빠진 모든 여자들의 얘기였다. 아니 에르노는 그저 사랑에 빠진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글을 써냈을 뿐이었다. 지금 내가 읽는 아니 에르노는, 지나치게 솔직해셔 불편한 글을 쓰는 작가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고스란히 다시 해주는 작가였다. 


아, 아니 에르노.

이 책을 쓸 당시의 아니 에르노는 이미 십년 이상의 결혼 생활을 한 뒤였고, 다 자란 아이들이 있었으며,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었고, 유부남과 사랑에 빠져 있었다. 나이가 많다거나 아이들이 있다는 이유로 사랑을 멀리 하지 않았고, 사회적 지위나 불륜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멀리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이 느끼는 사랑을 그대로 사랑했고 또한 그런 자신에게 솔직했다. 아이들에게도 애인의 존재를 알리고 애인을 만나는 동안에는 아이들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음을 또한 솔직하게 피력했다. 



*『마리 클레르』지의 인터뷰 기사를 보면 젊은이들은 이혼했거나 별거중인 어머니가 연애를 하는 것에 대해 가차없이 비난하고 있다. 한 소녀는 원망에 가득 찬 말투로 "엄마의 애인은 엄마가 허황된 꿈만 꾸게 만들어요"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로운 엄마에게 그보다 더 위안이 되는 일이 있을까? (p.22 원주)


나는 내 자신을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이고,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 있기를 원한다. 궁극적으로 자신이 사랑해야 할 사람은 자신이며, 자신을 가장 잘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역시 자기 자신이라 믿는다. 그런 면에서 아니 에르노는 자신을 사랑하는 행위를 가장 잘 해낸 사람이 아닌가 싶다.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관찰한 사람. 물론 그녀가 계속 기다리고 신경을 썼던 사람은 그녀의 애인이지만, 만약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다면 그 사랑 역시 진행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그대로 하도록 두었다. 그 어떠한 핑계나 변명도 그녀에겐 필요 없었다.



사실, 그녀가 사랑한 그 남자가 그다지 '가치있는'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아니 에르노는 '가치'때문에 그를 사랑한 게 아니라 그저 그를 사랑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이 책속에서 만나는 그녀의 애인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지를 읽는 내가(혹은 제삼자가)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시간을 그에게 집중한다. 그를 만날 때는 물론이며 그를 만나고 있지 않은 더 많은 시간들 속에서도.



나는 그 사람이 내게 남겨놓은 정액을 하루라도 더 품고 있기 위해 다음 날까지 샤워를 하지 않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몇 번이나 사랑을 나누었는지 헤아려보았다. 사랑을 할 때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우리 관계에 보태어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동시에 쾌락의 행위와 몸짓이 더해지는 만큼 확실히 우리는 서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욕망이라는 자산을 서서히 탕진하고 있었다. 육체적인 강렬함 속에서 얻는 것은 시간의 질서 속에 사라져갔다. (p.17)



언젠가 나는 내가 좋아한 남자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를 툭- 치면 당신에 대한 기억이 와르르- 쏟아지는 것 같다'고. 아, 이런 나와 아니 에르노가 대체 다른 게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그 사람과 거리감을 느끼는 순간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일시적으로 오는 것일 뿐, 나 스스로 애써 그런 것들을 찾아 내려고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 사람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이전에 즐기던 독서나 외출 따위의 모든 활동을 자제했다. 나는 완벽한 한가로움을 갈망했다. 나는 상사가 요구하는 시간 외 근무를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호히 거절했다. 내 열정이 불러일으키는 느낌과 상상의 이야기에 자유롭게 전념하지 못하도록 나를 방해하는 것들에 맞설 권리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p.34-35)



사랑에 빠져 바보가 되어버린 나는 일단 생각 자체가 불가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책을 읽는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혹여라도 책을 읽게되면 내가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친구를 만나도, 텔레비젼을 보고 있어도, 나는 오직 내 옆에 있지 않은 사람을 생각했다. 그때의 나는 마치 '여차하면 튀어나갈 수' 있는 마음의 상태였던 것 같다. 아, 사랑에 빠진 여자의 육체는 더이상 제것이 아니다. 의지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러니 이 무너진 일상을 사는 일이 얼마나 고통이었을까. 간혹 그 고통과 또 앞으로 다가오게 될 더 큰 고통을 맞닥뜨리고 싶지 않아, 그를 사랑하는 일을 멈추자, 고 생각한 적도 있다. 나를 이토록 괴롭게 하는 일은 나에게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 고민을, 나처럼, 아니 에르노가 했다. 아니, 아니 에르노처럼, 내가 했다.



그 사람의 전화만 기다리며 고통을 겪는 일이 너무 끔찍해서 그와 헤어지기를 원했던 적이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럴 때면 나는 그 사람과 헤어지는 순간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며 사는 나날들이 되풀이되겠지. 나는 결국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사람에게 다른 여자, 아니 여러 여자가 있다고 하더라도(그의 곁에 있는 여자가 한 명일 경우 내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 사람과의 만남을 계속하기로 했다. 모든 것이 사라지리라는 걸 예감하면서도, 지금이 오히려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특권일 수도 있는 질투 때문에 미칠 듯이 그 사람과 끝내버리기를 원하는 현재의 상황이. 그런 날이 온다면 그것은 내 의지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떠나는 바로 그날일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 (p.39)



사랑에 빠지면 자신의 바닥을 들여다보게 된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게 얼마나 찌질한 면이 있는지를 비로소 맞닥뜨리게 된다. 나는 쿨한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다가, 다만 쿨한척 하는 사람이 될 뿐임을 제대로 알게 된다. 사랑에 빠진 나는, 사랑에 빠진 대부분의 여자가 그러한 것처럼, 집착하고 질투하며 신경질 적인 여자가 된다. 다만, 그런 것들을 상대가 보고 겪게 되는 상황이 끔찍할 것이라 짐작해, 내 의지로 내 마음을 좀 다스려보고자 노력할 뿐이다. 



한시간도 채 못되는 독서, 책장을 몇장 넘기지 않고 끝나는 이 '짧은' 독서에서, 나는 사랑에 아주 단단히 빠진 여자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아니, 들켜버리고 만다. 사랑에 빠진 자신이 아주 지랄스럽게 느껴진다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사랑에 빠졌다면 지랄스러운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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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03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3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3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2-03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06-15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날이 있었군요?
현재의 다락방님은 툭- 치면 먹을 게 와르르 쏟아질 것 같은데 말입니다.

다락방 2023-06-15 12:47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