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수키시리즈 그 다음은 나오고 있지 않는거죠? 심지어 왜 나와있는 것들까지 죄다 품절인겁니까? 네? 왜죠? 제가 얼마나 수키를 사랑하는지 아십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열린책들의 책들중 절반이 수키 시리즈인 거, 보이십니까??? 제가 아무리 중고샵에 책을 팔아도, 수키 시리즈는 팔지 않는다고요!! 그러니 그 다음 시리즈도 계속 내달란 말입니다, 열린책들!!

 

 

 

 

 

 

 

난 당신이 수키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하건 들으려고 여기까지 따라왔어요. 당신이 이 여자와 섹스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요. 수키가 다른 사람에게 빠져 있다는 것도 알아요. 그리고 당신이 나보다 수키를 더 원한다는 것도 알아요. 난 나를 동정하는 남자와 섹스를 하지는 않을 거예요. 나를 원하지 않는 남자와 살지 않을 거예요. 나는 그보다는 더 가치가 있어요. 내 생의 나머지 시간이 다 걸린다고 해도, 나는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없앨 거예요. 당신이 여기 조금 더 머물 거라면, 나는 당신 집에 돌아가서 내 물건을 싸서 사라질게요.(pp.212-213)

 

 

 

 

 

 

 

 

 

 

난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이 무슨 일을 하거나 무엇을 말하건 그건 변하지 않을 겁니다. 당신이 내게 당신을 위해 시체를 묻어 달라고-아니면 시체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그렇게 할 겁니다.
우리 사이에는 안 좋은 과거가 있어요, . 하지만 당신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거예요.  (
p.48) 

 

 

 

 

 

 

 

 

 

「내 육체적인 욕망은 무척 강해요. 정말정말 강한 육체적 욕망을 갖고 있죠. 하지만 난 하룻밤 자고 마는 그런 여자는 아니에요.」 (p.50)

 

 

 

 

 

 

 

 

 

 

 

우리는 함께 있으면 서로 즐거워해요. 나는 내 침대 안에서 당신을 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너무 심해서 아플 지경이에요. 우리가 함께 더 지내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당장 살 곳이 필요하잖아요. 내게는 슈리브포트에 아파트가 하나 있어요. 당신이 나와 함께 머무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214

 

 

 

 

 

 

 

 

 

 

 

당신 바쁘네요. 전화하지 말걸.
나는 금세 주눅이 들어 말했다.
농담해요? 당신 전화는 하루 종일 내가 겪은 일 중에서 최고로 좋은 일이었어요!(
p.139)

 

 

 

 

 

 

 

아, 이벤트 참가 페이퍼까지 썼더니 배가 고파졌다. 어떡하지..

놋북이 느려졌네.. 제부가  ssd를 교체하면 빨라진다고 하는데, 뭔말인지..그냥 맥북.. 살까.. 할부..같은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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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0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그보다는 더 가치가 있어요!!!멋져요!! 수키 읽어볼까요????저도 놋북이 넘느려서 어케 방법없을까했더니 옆방남자가 새로 사는 수밖에 없다고 ㅠㅠ

다락방 2016-02-11 12:1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문장 정말 좋아해요! 저건 수키가 한 말은 아니지만, 정말 좋았어요. 샬레인 해리스 좋구나! 했어요. 수키가 여자주인공인데 늘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이 느낀 바를 거리낌없이 말하고자 하거든요. 그런 점들이 저는 정말 좋았어요. 저 위의 인용문에 `내 육체적 욕망은 무척 강해요` 같은 말을 보시면 짐작 가능하시죠? 아하핫. 욕 할 때는 욕도 잘해요! 수키 좋아요!

단발머리 2016-02-1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키시리즈, 올려주신 인용글들이 완전 멋진대요.
수키시리즈의 주인공은, 그러니까 수키인거죠? ㅎㅎ
책 사진 올리려면 다락방님 정도는 되줘야~~ 각도나오고, 구도 나오는데....

저도 노트북 없어서 하나 사고 싶은데, 산다면 맥북으로 사고 싶어요.
엄청 폼나더라구요.
근데 생각보다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윈도우랑 많이 다르다고요.

다락방 2016-02-11 12:20   좋아요 0 | URL
네, 수키 시리즈의 주인공은 수키입니다! 매력이 철철 넘쳐요. 저는 수키가 너무 좋아요. 수키가 한 번은 냉장고에 기대어 울음을 터뜨리는데 저도 울고 싶었어요. ㅠㅠ 수키의 감정들이 저는 저한테 너무 잘 전달되어서 수키를 좋아해요. 자기 욕망을 인정하는 것도 너무 좋아요. 헤헷.

저도 맥북으로 사고 싶은데 사용이 쉽지 않다고 해서 갈등중이에요. 물론 가장 큰 갈등은 돈.. 이지만요. 아하하하 ㅜㅜ

북깨비 2016-02-11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쩌다보니 저는 죽음의 계산부터 안 읽고 있어요. 그전까진 신나게 읽었는데 ㅠ 아무래도 트루블러드가 종영되고 정신줄을 놓은 것 같아요 ㅎㅎ

다락방 2016-02-11 12:21   좋아요 0 | URL
전 번역되어 나온 건 다 읽었는데, 어쩐 일인지 1권 빼고 지금 다 품절로 떠요. 그 다음 시리즈도 나오질 않고. 저 수키 좋아하는데 ㅠㅠ 트루블러드는 안봤어요. 도무지 안나 파킨에게 몰입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1편 보고 안봤어요. ㅎㅎㅎㅎㅎ

북깨비 2016-02-11 16:35   좋아요 0 | URL
저는 안나 파킨을 좋아하지만 다락방님 심정 이해해요. ㅠㅠ 저도 주인공을 맡은 배우가 제가 상상한 이미지와 맞지 않으면 못 보거든요. 하지만 좀만 참고 보시면 에릭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시즌이 더할수록 포텐 터지는 에릭의 매력. 마력! 결코 후회하시지 않을 거에요. ㅎㅎㅎㅎ 보시다시피 제가 에릭한테 완죤 미춋습니다아. ^^;;

다락방 2016-02-15 08:36   좋아요 0 | URL
그 드라마 보신 분들이 확실히 에릭한테 빠지시더라고요. ㅎㅎ
저는 안나 파킨에게 몰입이 안되는 것도 있지만, 드라마 자체를 잘 못봐요. 티븨 자체를 잘 안보기 때문에 저는 아마도 화면상의 에릭에 빠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영상으로 빠진 인물은 에드워드 였어요. 극장에서 트와일라잇 보고 에드워드한테 진짜 쑝 갔었죠. 영화가 만들어질수록 빠져나왔지만... ㅎㅎㅎㅎㅎ

아무개 2016-02-11 0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책장에 열린책들은 <그리스인 조르바> 한권뿐이군요.

저는 요새 안읽은 아니 못읽은 양서들 다 내다 팔아서 먹고 삽니다 쿨럭~

다락방 2016-02-11 12:22   좋아요 0 | URL
저도 저기에 그리스인 조르바 보이네요. ㅎㅎ
저도 요즘 안읽은, 못읽은 책들 팔아서 근근히 먹고 살고 있습니다. 하하하하하.
더 내다팔 책 없나 눈을 부라리며 책장을 보곤 하죠.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6-02-1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멋지네요. 딱 반정도 저도 가지고 있는데 이 사진을 보니 그리워서 다시 읽어야겠어요.

다락방 2016-02-11 12: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립네요, 휘모리님. 아니 대체 다음 시리즈가 왜 안나오고 있나 몰라요. -_-

북깨비 2016-02-11 16:41   좋아요 0 | URL
저도 얼마전에 갑자기 이 시리즈가 그리워져서 다시 읽으려고 전에 마지막으로 읽은거 다음권을 딱 폈는데. ㅠㅠ 앞에 뭔일이 있었는지 완전 가물가물해져 가지고요 어디서부터 다시 읽어야 할지 갈피를 못잡겠어요. 막 트루블러드 내용이랑 머릿속에서 막 뒤죽박죽. ㅠㅠ

다락방 2016-02-15 08:34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굵직한 줄거리는 기억이 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 시리즈를 좋아했던 게 스토리 자체보다는 캐릭터에 있었던 것 같아요. 뭣보다 자신만만하고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았던 수키요. 예의를 알고 자신의 욕망을 알았던 수키라는 캐릭터요. 그 캐릭터가 정말 좋았어요, 북깨비님! 힛.

inblossom 2016-02-1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수키를 그리워하시는 분이 계셔서 넘 반갑네요.
저 열린책들 네이버 카페에 두 권인가 마저 번역해달라고 했는데, 계획에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뭔가 연판장이라도 돌려얄 듯 ㅋㅋㅋㅋ

다락방 2016-02-15 08:34   좋아요 0 | URL
아니, 뭐라구요? 계획에 없다구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너무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빠져들게 만들어놓고 계획에 없다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현기증나네요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지요. 하아-

그나저나 슬픔이 캐릭터 예뻐요, 인블라썸님!
수키를 그리워하는 분이시라니, 반갑습니다!
:)
 

 

 

 

 

 

 

영화 [캐롤]을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결국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이것은 지극히 당연하며 간단해 보이지만, 보이는것만큼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내가 '내가'되는 일이 만만하지 않기 때문인데, 영화속 캐롤은 그러나, 결국은, 내 예상을 깨고, '자기 자신'이 되고자 한다. 나는 캐롤이 울면서, '나는 나를 부정하지 않을거야'라고 말할 때, 함께 울었다. 아, 그렇게 말하기까지, 그러니까, '내 자신을 부정하지 않을거야'라고 말하기까지, 당신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는 그녀에게 당신 자신이 되어도 된다고, 결국 그게 맞는 거라고, 일어나서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렇게 하지 못해 나는 눈물을 흘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내가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서.

 

내가 나 자신이 되기도 힘이 들고, 비슷한 크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힘이 든다. 그리고 그 사랑을 지켜내는 것은 어떠한가. 그러나 캐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그것이 자신의 선택임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말한다. '나와 함께 살지 않을래요?'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는 결국 이렇게 늙어가는가 보다. 이렇게 나이들어가는가 보다.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되고, 그들이 결국은 함께 살고 싶어한다는 걸 보면서, 아, 결국은 함께 살고 싶어하는거구나, 하는 걸 깨달으면서, 그렇게 깨달으면서 늙어가는구나. 나는 어쩐지 예전의 내가 아닌 것 같다.

 

'당신을 놓아줄게요' 라는 말에서는 엉엉 소리내서 울고 싶어졌다. 도저히 그 말을, 등장인물들만의 것이라고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는 사랑을 놓고야 마는, 아니 잃고야 마는 사람이 되어서, 나를 놓지 말아요, 라고 엉엉 소리내어 울고 싶어지는 것이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을 놓고 싶지도 않고,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놓아준다고 말할 때,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 나를 놓지 말아요, 라고 주저앉아 엉엉 울고 싶어지는 것이다. 왜 놓는다는 거야, 왜. 놓는다고 말하지마.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친구랑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오면서 좋지, 참 좋지, 했다. 나는 나를 부정하지 않을거야, 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친구 J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 친구라면 이 영화를 좋아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사는 이야기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줄리언 반스가 자신의 아내와 오래 함께 살았던 것이라든가, 함께 살고 싶어서 결혼하기로 결심한 친구라든가, 그리고 함께 살자고 제안하는 남자가 나오는 수키 시리즈라든가.

 

 

 

 

우리는 함께 있으면 서로 즐거워해요. 나는 내 침대 안에서 당신을 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너무 심해서 아플 지경이에요. 우리가 함께 더 지내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당장 살 곳이 필요하잖아요. 내게는 슈리브포트에 아파트가 하나 있어요. 당신이 나와 함께 머무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214쪽

 

 

 

 

 

 

 

 

 

친구 한 명은 이 영화의 엔딩씬을 언급했는데, 나 역시 그렇다. 오래전에 '우마 써먼'이 나오는 영화 [프라임 러브]의 엔딩씬이 좋다고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맞먹는 엔딩씬이다. 엔딩씬이 너무 완벽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다 ㅜㅜ

아름다운 엔딩보다 더 아름다운 '나는 나 자신을 부정하지 않을 거에요' 때문에, 그 장면을 대체 어떻게 묘사했을지 궁금해서, 나는 책도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2016년에 책 한 권도 사지 않기, 같은 계획은 다 무의미해..

인생...

 

 

 

 

 

 

 

 

 

 

 

 

 

 

 

 

 

작년에 툭 튀어나와서 나를 놀래켰던 새치 하나가, 늘 그자리에서 나를 신경쓰이게 만들었다. 저걸 뽑아 말어, 하고 내내 고민하다가 뽑지 않고 여태 두었었는데, 볼 때마다 고민하는 나를 두고 여동생이 그냥 뽑아 버려, 하고는 툭, 뽑아주었다. 뭔가 앓던 이 빠지는 기분이라, 좋았어! 나는 이제 새치 없는 여자사람이야! 라고 꺅꺅 거렸는데, 오늘 보니 그 자리에 다시 새치가 있더라.... 이건....... 뭐야? 이렇게 늙어가는거야? 아, 벌써 2016년 2월이구나.

 

 

일요일엔 친구를 만나 영화 캐롤을 보고, 충무로에서 합정까지 세 시간을 걸었다. 합정에 있는 레스토랑에 가서는 와인 두 병을 마시고 피자와 스파게티, 피시앤칩스를 먹었다. 우리는 2016년에 우리의 계획들을 얘기했다. 이런 굵직한 계획들을 소화해내다 보면, 어느틈에 올해도 빨리 가게 될 것 같다고. 그 계획들 중에는 친구와 내가 함께 하는 것도 있었다. 3월달에 있을 결혼식엔 함께 참석할거라 2박3일로 강원도에 가기로 했고, 7월달엔 매튜본을 함께 보기로 했다. 그리고 각자의 굵직한 계획들을 얘기하다보니, 정말 빨리 가겠더라, 올해도. 그렇게 나이를 한 살 또 먹겠지. 나는 널 만나는 게 즐겁고 좋다, 라고 얘기하고 친구 역시 네가 즐거운만큼 나도 즐겁다, 라고 답했다. 다음날엔 다리통이 너무 아파서 미칠 것 같았지만, 우리가 걷는 내내 즐거웠으므로, 봄이 오면 또 여름이 오면 이 길을 이렇게 또 걷자, 라고 말했다. 여름엔 수건도 꼭 준비해서 수시로 땀 닦으면서 걷자고도 말했다. 그리고 나는 덧붙였다. 소매 바깥으로 나의 겨털이 뭉쳐 있어도 놀라지 말아....-0-

 

 

 

설 당일에는 우리집에 왔던 여동생네 가족을 따라 남동생과 내가 여동생네 집엘 갔다. 가는 길에 내가 쟁여둔 와인을 한 병 가져갔다. 평소에 여동생과 조카들이 잠들고 제부와 남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술자리를 갖다가 파하곤 했는데, 그날은 어찌된 일인지 술 마시던 제부가 첫째 조카를 데리고 들어가 잠들었고 여동생이 둘째조카를 데리고 들어가 재우고서는 혼자 나왔다. 아주 오랜만에 삼남매가 모여앉아 술자리를 갖게 된 것. 평소에 술을 잘 마시지 않는 여동생이지만, 그날은 잘도 마시더라. 내가 가져간 와인을 다 마시고 내가 지난번에 남겨둔 와인까지 꺼내와 다 마셨는데도 모자라, 제부가 우리엄마랑 마시려고 뒀던 와인까지 가져와 다 마셨다. 소주와 맥주는 냉장고에 있었지만, 1차로 소주를 마신 터라 계속 와인을 마시고 싶어, 이제는 없는 와인 대신 정종을 따서 마셨다. 우리는 작게 신해철의 음악을 틀어두었다. 여동생이 듣고 싶다던 신해철의 노래들을 듣다가, 에메랄드 캐슬의 노래를 듣다가,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를 들었다. 우리가 어릴적부터 함께 했었기에 같이 들었던 노래들이었고, 신해철에 대해서라면 우리 삼남매는 공통적 감정을 가진 터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았다. 조카들 이야기 그리고 직장 이야기, 우리 가족 이야기와 각자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사소하고도 사소한 이야기들을 자정이 넘어서까지 도란도란 나누다가, 각자 자러 들어갔는데, 여동생은 따라 들어와서는 내 다리며 어깨를 모두 안마해주었다. 덩치는 내 절반밖에 안되는데 손목 힘은 나의 두 배가 넘는 것 같다. 언니 그렇게 많이 걸어서 아픈 거 다 풀어야 해, 하면서는 아주 꾸욱꾸욱 주물러 줬다. 나는 괴성을 질렀다. 그 야밤에...

 

그 시간 내내,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아 이 시간이 정말 좋다, 오랜만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닌가보았다. 여동생은 다음날 우리가 돌아가고나서 단톡방에 메세지를 보냈다. 정말 좋더라, 라고.

 

 

 

아직 쟁여둔 와인이 세 병이나 남았고(후훗), 와인과 먹으려고 사둔 촉촉한 초코칩과 칙촉도 내 방 책장에 있다. 방금전에 남동생이 가지고 나가려는 걸 '그거 제자리에 둬' 라고 말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지켜냈다, 내 초코칩!!!!! 냉장고엔 체다치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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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 너무 좋아요~전부 다~ 마지막으로 체다치즈까지!!!

다락방 2016-02-11 12:10   좋아요 0 | URL
책장에 초코칩 쿠키가 있고 냉장고에 체다치즈가 있고, 와인도 있는 제 방에, 제 집에 너무나 가고 싶습니다! 회사 싫어요!!!!!!!!!!!!!!!!!!!!!!!!!!!!!!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롤라 2016-02-10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굿

다락방 2016-02-11 12:10   좋아요 0 | URL
땡큐! ㅎㅎ

아무개 2016-02-10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엔딩장면에서 눈물콧물 찔찔ㅠㅠ

단발머리 2016-02-10 21:16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도 그 영화 보셨군요.@@

강동원 보러 가겠다, 설레이고 있는 본인으로서는 두 분의 코멘트에 심히 고민되는 상황이네요. ㅎㅎㅎ

아무개 2016-02-11 08:47   좋아요 0 | URL
단발님 검사외전은 나중에 걍 티비에서 공짜로 보셔도 무방하실듯 합니다만 ^^:::


단발머리 2016-02-11 08:50   좋아요 0 | URL
텔레비전 집에 없잖아요~~~
아흐.... 아시면서 ㅋㅎㅎㅎㅎㅎㅎㅎ

아무개 2016-02-11 08:52   좋아요 0 | URL
아...맞다...
ㅡ..ㅡ:::::::::::::::::

다락방 2016-02-11 12:1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굳이 한 편의 영화라면, 저는 검사외전을 보진 않았지만, 캐롤을 추천드립니다. (단호!)

단발머리 2016-02-11 12:13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검사외전과 캐롤을 두 개 다 보는걸로 하죠~~~ ㅎㅎㅎ

단발머리 2016-02-10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소한 이야기를 하는게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도 그런 순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좋네요, 진짜... ㅎㅎㅎ

다락방 2016-02-11 12:11   좋아요 0 | URL
그치요? 우걀걀걀.
사소한 이야기를 하고 함께 먹고 마시는 것만큼 행복한 게 없는 것 같아요. 제일 좋아요, 최고 좋아요!! >.<

저도 단발머리님 좋아해요. 단발머리님은 어쩐지 그냥 좋아요. 아무것도 안해도 그냥 좋아요. 꺅 >.<

단발머리 2016-02-11 12:14   좋아요 0 | URL
앗싸라비요 콜롬비요 닭다리잡고 뜯어뜯어~~~!!!

나와같다면 2016-02-10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생에 단 한 번, 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이 있었어요..
오직 단 한번.. 축복같은 경험..

다락방 2016-02-11 12:12   좋아요 0 | URL
그런 경험을 해봤다면, 그건 정말 축복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와같다면 님.
:)

아무개 2016-02-1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다락님 캐롤 책은 번역이 개판도 그런 개판이 없다고.
캐롤을 남자 이성애자처럼 묘사해놓았다고 하더군요.
엄청 욕들어먹고 있다고 해요...

다락방 2016-02-11 12:13   좋아요 0 | URL
번역 얘기가 많은 것 같던데..그런가요 ㅠㅠ
그치만.. 읽어보고 싶은데 ㅠㅠ
제가 신뢰하는 리뷰어가 좋다고 해서 기대도 하고 있었는데 ㅠㅠㅠ
생각 좀 해볼게요. ㅜㅜㅜㅜ

2016-02-11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그곳에 국수를 두고 왔네 - 소박한 미식가들의 나라, 베트남 낭만 여행
진유정 지음 / 효형출판 / 201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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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는 좋을 확률이 적다. 내게는 그렇다.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알아볼까 싶어 찾아봤다가는 지루하거나 혹은 지나치게 감상적인 글과 사진들만 보게 되어서 심드렁해지곤 했다. 그러니 나로서는 도무지 여행기를 좋아할 수가 없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여행기란

 

1. 가보고 싶게 만들 것

2. 지나치게 자기 감상에 젖어있지 말 것

 

이었는데, 이 두가지의 조건을 충족하는 여행기를 만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던 거다. 그런데,

 

 

우연히-도무지 내가 이 책을 왜 샀는지 모르겠다 ㅎㅎㅎㅎㅎ- 읽게된 이 책은 내가 생각하는 이 두가지 조건을 다 만족시켜 주었다. 나는 베트남에 대해 그간 관심이 1도 없었는데 베트남에 가고 싶어지는 거다. 게다가 글들이 정갈하고, 저자가 좋아하는 국수에 대해 성심성의껏 적어둔 터라, 아, 나는 면덕후도 아닌데, 심지어 면은 별로 좋아라 하지도 않는데!! 국수 먹으러 베트남 가고 싶어지는 거다. 꺅 >.<

 

책을 읽다 말고 달력을 펼쳐두고서는 언제쯤 가볼까, 가만가만 따져보았다. 비행기 가격이 저렴하다 싶으면 내가 시간이 안되는 때였고, 내가 시간이 되는 때에는 비행기 가격이 높더라. 에헤라디여~ 한 이박삼일이면 충분할 것 같은데. 저자는 베트남을 사랑하는데, 이 책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국수를 찬양한다. 국수 때문에 베트남에 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딱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여행이며, 딱 내가 원하는 바로 그런 여행기가 아닌가. 이 여행기는 자신이 해야할 몫을 충실히 해냈다. 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갈것이다!!

 

먹고 싶은 국수에 대한 글들을 밑줄긋기 해놓고 이 책을 중고샵에 팔려고 했는데, 너무 많아서 옮겨 적다가 팔 빠질 것 같아 일단 그냥 가지고 있기로 했다. 와, 국수 먹으러 베트남에 가고 싶어지다니. 살면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어!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여행은 결국 먹는 것인가...

 

 

 

 

살면서 꼭 한 번은 만난다.
아무도 내가 당도할 것을 모르는 먼 곳으로 떠나는 낯선 정거장에서 버스나 기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그리운 얼굴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이도 있겠지만
그런 행운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하지만 설사 그런 행운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떠나고 싶은 곳, 닿아야 하는 곳이 있다는 건
틀림없이 멋진 일이다. (p.25)

(분보후에) 살짝 데친 야채를 넣고 맛본 첫술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힘줄이 섞여 쫄깃쫄깃한 소고기는 또 얼마나 맛있던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싹 비워버렸다. 학교에 가기 전이라 땀을 그렇게 쏟으면 안 되는데 화장이 지워지는 것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 이후로 분보후에를 혼자도 먹고, 학생들과도 먹고, 호찌민에 놀러 온 친구들과도 먹었다. 일주일에 두세 번 먹으면서도 질린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p.60)

뭐니 뭐니 해도 분짜의 가장 큰 매력은 직화에서 비롯된다. 불 맛을 풍기는 고기에 달콤한 소스가 살짝 스미면 그야말로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동남아시아 음식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하는 사람도 한 입만 먹어보면 앉은자리에서 두 그릇도 먹게 되는 음식이 바로 분짜다. 하노이를 여행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분짜 냄새와 연기에 꼼짝없이 이끌리게 될 것이다. 숯불에 굽는 맛있는 냄새와 연기에 사로잡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길모퉁이에 작은 선풍기가 놓여 있다면, 탄을 피우고 있다면, 석쇠에 무언가 굽고 있다면 일단 못 이기는 척 들어가라. 한번 맛보면 뿌리칠 수 없는 맛이 거기에 있다. (p.106)

이별 후에 무엇을 먹어야 할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헤어진 그날에는 아무것도 넘기지 못한다 하더라도 사람이란 존재는 간사해서 곧 허기를 채울 무언가를 찾는다. 그것이 진짜 배고픔에서 기인하든 마음의 허기에서 비롯되든 말이다. 바로 그때, 아직은 무언가를 만들어 먹을 힘은 없지만 어김없이 배가 고파와 당혹스러울 때 국수만큼 어울리는 음식은 없을 것이다. (p.120)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동네에 모여 가까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어릴 적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하지만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고 그들이 나를 위해 모여 살아주겠는가.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날 수 없겠지만 상상은 언제나 즐거웠다. 그리고 지금, 허무맹랑한 그 바람은 당연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신 내가 사랑하는 나라들이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행운을 얻었다.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테국이 모두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으니 여행자로서 나는 대단한 행운아다. 다정하게 옆에 붙어 있는, 내가 좋아하는 이웃 나라들로 언제라도 훌쩍 넘나들 수 있으니. (p.187)

손님이 그릇을 비우면 가인항은 의자를 한쪽에 걸고 유유히 다시 어딘가로 떠난다. 눈앞에서 바로 요리해주는 따뜻한 음식이 길거리에 넘치는 나라, 베트남. 멋진 시설을 갖추고 빠르게 달리는 푸드트럭 부럽지 않은 수천 개의 `푸드 가인항`이 여기에 있다. 여행에 지쳐 걷기도 힘들고, 식당을 찾아 헤매기도 싫다면 가만히 그 자리에서 기다려보라. 푸드 가인항이 곧 당신에게로 걸어올 것이다. (p.155)

(퍼싸오보) 재빨리 소고기를 볶고, 라우까이라고 불리는 야채를 숨이 죽을 정도로만 살짝 볶고, 거기에 미리 볶아둔 면을 넣어 한 번 더 볶아 수분을 날려준다. 이 과정으로 면발은 더 쫄깃해진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삭힌 고추 소스를 더해주면 금상첨화다. 입 안에 퍼지는 달콤하고 매콤한 자극에 야채의 신선함까지.

안 되겠다.
아무래도 맥주 한 병 시켜야겠다.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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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L 2016-02-10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베트남 호치민입니다 ㅋㅋ
이렇게 맛있는 국수는 못 먹고 귀국할 것 같지만... 다락방님 글을 보니 반갑네요ㅋㅋㅋ;;

다락방 2016-02-11 12:04   좋아요 0 | URL
아니, 호치민에 계십니까!!
저는 베트남에 다른 음식들은 뭐가 더 있는지 몰라서, 일단 국수 먹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국수를 못 드시고 귀국하신다뇨. ㅎㅎㅎㅎㅎ

반가워해주시니 고맙습니다. 힛.

프레이야 2016-02-10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쌀국수 좋아하는데‥훅 당기네요. ^^ 마음 먹으면 가까운 곳인데 말이죠

다락방 2016-02-11 12:0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우리가 간혹 먹는 그 쌀국수 말고 다른 국수들이 지천인가봐요! 어쩐지 신나요! 꺅 >.<
물론 언제갈지는 알 수 없지만 말예요. ㅎㅎ

단발머리 2016-02-1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설날 연휴에 아빠랑 단 둘이 만나 베트남 쌀국수를 후르룩 먹었다지요. ㅎㅎㅎ
역시 여행에는 음식이 가장 중요한가요?

다락방 2016-02-11 12:07   좋아요 0 | URL
여행에는 음식이 가장 중요하다기 보다는... 저는 음식 때문에 여행 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2-11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1 12: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인 동주
안소영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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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 책을 먼저 읽은 친구와 또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친구 덕에 윤동주가 죽기 전 생체실험의 대상이었단 사실을 알게 됐다. 머리가 멍해지더라. 뭐라고? 그리고 오늘 알았다. 감옥에 갇힌 동안 윤동주는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뭔지 알 수 없는 주사(생리식염수였다)를 맞았고 결국 그렇게 그들처럼 죽어갔다는 것을.

 

 

이 무렵 만주의 일본군은 중국군이나 조선 독립군 등 포로들을 대상으로 잔혹한 생체 실험을 하고 있었다. 페스트균이나 콜레라균을 주사하기도 하고, 사람의 몸이 동상에 걸리는 시간과 정도를 본다며 포로를 냉동고에 가두기도 했다. 전방에서 관동군 731부대가 그러한 실험을 하고 있다면, 후방에서는 육군성의 지원을 받은 제국 대학 의학부가 맡아 하고 있었다. 규슈 제국 대학 의학부도 그중 하나였는데, 실험 대상자는 감옥 안의 죄수들이었다. 규슈 제대 의학부의 제1외과장 이시야마 후쿠지로는 혈장 대신 생리적 식염수를 사람의 혈관에 넣어도 되는지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만약 식염수로 대체해도 된다면 식염수는 전쟁터에서 그 어떤 무기보다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시급하게 수혈해야 할 부상병들은 많았고, 필요한 혈장을 다 감당할 수도, 공급할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전쟁 포로나 죄수들이 생체 실험 중 사망해도 책임지거나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실험을 계속해 갈 포로와 죄수는 많았다. 독립운동 관련 조선인 사상범들을 후쿠오카와 구마모투 형무소로 모은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시야마 교수는 아무 거리낌 없이 실험을 계속했다. 포로가 된 미군 B29기의 조종사와 승무원들도 실험 대상이었는데, 그들은 농도 짙은 식염수 주사를 맞고 생체 해부까지 당하다 결국 죽어 갔다. (p.294-295)

 

 

 

책을 읽다보면 날짜가 자꾸 나오는데, 그래서 초조해졌다. 이미 마지막을 알면서 읽는 책인데도 초조해졌다. 조금만, 조금만 더 버텨라, 조금만 더 버티면 해방이다, 라고. 그러나 윤동주는 해방을 맞이하지 못한 채 죽었고, 이미 끝을 알고 있던 나였지만, 하염없이 무력함을 느꼈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눈물로 달래 보는 구슬픈 이 밤."

지난해 말에 나와 지금까지도 유행하고 있는 「애수의 소야곡」이었다.계절에 관계없이, 마음을 뜯는 기타 전주가 들려오면 순식간에 가을 저녁의 쓸쓸함에 젖어 들게 되는 노래였다. 삼불이 말했다.

"아니 이게 누구의 노래인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말까 한다는 목소리의 주인공, 바로 그 남인수가 아닌가!"

삼불은 노래를 따라 불렀고, 동주와 벗들도 함께 흥얼거렸다. 유성기 소리는 멀어졌지만, 동주와 벗들의 노래는 광교 거리에서 계속되었다. 젊은이들이 끝까지 부르는 3절 노랫말은 더욱 애틋했다.

"무엇이 사랑이고 청춘이던고.

모두 다 흘러가면 덧없거마는

외로이 느끼면서 우는 이 밤은

바람도 문풍지에 애달프구나." (p.46-47)

하숙방에서 뜨거운 차를 앞에 두고 동주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동주의 문학 공부는 그새 더 풍부해지고 깊어진 것 같았다. 영어 실력도 크게 늘어 시나 소설은 우너서로도 많이 읽는 모양이었다. 금서가 되어 볼 수 없는 책도 학교 도서관에는 잘 찾아보면 있다 했다. 도서관의 책들을 보며 동주는, 양심적인 지성은 세계 곳곳에 존재하며, 사람들의 가슴에는 여전히 보편적인 선함, 정의감, 인류애 등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끔찍하고도 삭막한 이 시대를 버텨 갈 힘이 되기도 했다. 동주의 이야기는 당숙 윤영춘에게도 모처럼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전쟁 구호와 총궐기의 함성으로 가득한 수도 도쿄에서, 언제 없어질지 모를 영어 가르치는 일에 맥 빠지고 지치기도 했던 것이다. (p.251)

외국 문학을 공부하고 도서관의 책들을 두루 읽다 보니, 새삼 발견되는 게 있었다. 연전에 있을 때도 느낀 것이지만, 말과 글이 다르고 지내는 곳이 달라도, 사람들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점이다. 자신이 놓인 시대와 사회의 제약 속에서도, 사람들은 삶이 던져 주는 질문을 붙들고 열심히 해답을 찾으며 살아간다. 어떻게 살 것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어떻게 누릴 것인가 ……. 자신의 삶에서 다 풀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혹은 다음 세대에게 넘겨준다. 이 세상에 사유하는 인간이 스러지지 않고 남아 있는 한, 그러한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대를 이어 가며, 좀 더 많은 살마들을 거쳐 가며,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질 것이다. 남의 것을 빼앗고, 남의 나라도 빼앗고,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고 모욕하는, 심지어 다른 사람의 자유와 생명마저 빼앗아 버리는 야만의 시대라 해도……. (p.253)

병욱은 동주가 졸업 기념으로 출판하고 싶어 했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자필 원고를 아직도 갖고 있었다. 학병이 되어 전쟁터로 떠나기 전, 광양 망덕리 집의 어머니에게 맡기며 신신당부했다. 일본 순사의 눈에 띄지 않게 동주 형의 원고를 잘 간수해 달라고. 조선이 독립되고 자신이나 동주 형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원고를 꼭 연희 전문으로 보내 달라는 부탁도 했다. 조선 글자를 보기만 해도 벌벌 떨던 시절이라 어머니는 두려워하면서도 마루 밑 항아리에 소중히 보관해 두었다. 그리고 전쟁터로 나간 아들의 당부를 끝내 지켰다. (p.306-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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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6-02-11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주>개봉하면 꼭 보러 가려구요.
동주역의 강하늘도 좋지만, 몽규역할의 배우 연기가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

이책 일고 가슴이 뻐근하게 아팠던 기억이 나네요.
아 진짜 뭔가 되게 서러웠어....ㅜ..ㅜ

다락방 2016-02-11 12:03   좋아요 0 | URL
계속 괜찮다가 다 읽고나니까 가슴이 뻐근하더라고요. 다 읽고 밥먹었는데, 뭔가, 내가 이렇게 밥 먹어도 되나 싶고.... 그래도 다 먹었지만 --;;

분하고 서러웠어요, 아무개님. 영화는 안볼래요. ㅠㅠ
 

남동생은 언젠가 그런 말을 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시간이 일주일중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덕분에 나도 <나는 자연인이다>를 즐겨보게 됐는데, 자꾸 보다보니 나도 자연인이 되고 싶어...


는 원래 하려고 했던 얘기가 아니고, 


나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시간이 일주일중에 가장 행복하다 느껴진다. 요즘처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집에 도착하면,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시보기를 시청하는데, 회차 정보를 보면서 나라를 선택할 때부터 짜릿하다. 술과 안주를 준비해 작은 상에 딱 차려놓고는 리모콘을 눌러가며 어느 나라를 볼까, 하고 나라를 고른다. 며칠전에는 그렇게 호주의 시드니를 골랐는데, 호주에 대해 딱히 호감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지만, 넓고 푸른 공원을 보노라니, 아, 우리 조카들 데리고 저기 가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기 가서 저 넓은 잔디 위에 아이들 딱 놓고, 자, 마음대로 뛰어놀아, 하고 싶어지는 거다. 일전에 칠 살 조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그러니까 네 살 때쯤, 올림픽공원에 데려갔는데, 진짜 완전 꺅꺅 거리면서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거다. 그걸 보는 데 너무 좋았었다. 집에서는 밑에 층 시끄럽다고 뛰지 말라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는 어디에서 차가 튀어나올 지 몰라 뛰지 말라는 소리를 들을텐데, 이렇게 넓은 잔디 위에서는 그런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게다가 막 뛰다가 넘어져도 아스팔트보다 다칠 위험이 적잖은가. 뛰는 자신이 신났는지 소리를 엄청 지르면서 뛰는데, 조카를 잡겠다고 따라 뛰면서 나도 신났더랬다. 아, 아이를 이렇게 뛰어놀게 하고 싶다, 라고 보면서 생각했다. 덕분에 넓고 푸른 잔디만 보면 조카들 생각이 난다. 나에게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게 해준 나의 조카들. 호주 데려가고 싶다, 저기 잔디 위에 아이들 딱 데려다놓고, 자 마음대로 해, 라고 하고 싶다,



라고 생각했지만, 뭔가 음식 먹는 게 안나와서 재미가 없더라. 음..왜 먹는 걸 보여주지 않지? 여행의 백미는 음식 투어인데!




그렇게 호주 시드니 편을 다 보고났는데도 술이 남았다. 나는 다시 회차정보를 보다 이번에는 벨기에를 고른다. 아, 벨기에! 벨기에는 시작부터 좋았다. 시작부터 나를 빨아들였어. 초콜렛도 보여주고 먹자골목을 보여주는데, 아아, 나는 홍합을 싫어하지만 홍합에 정신이 나가버리고 마는 것이다.




본 영상은 여기로 ☞ http://travel.kbs.co.kr/info/info02/view.html?vid=8326



아아, 벨기에 가고 싶다. 브뤼셀 가고 싶다. 가서 초콜렛도 종류별로 다 먹고 싶다. 맥주가 이천가지 종류가 된다는 맥줏집은 딱히 가보고 싶진 않지만, 저 먹자골목에 가서 홍합이 가득 든 냄비를 앞에 두고는, 방송에서 청년이 그러듯이, 홍합 껍데기로 홍합을 먹고 싶다. 가고싶다 가고싶다... 가만있자, 벨기에는 내 인생에 어느 시점에 놓아둘까? 갸웃갸웃 하면서 후년은 너무 빠를까? 돈이 없겠지? 그럼 그 다음해로? 막 이런 생각하면서 신났다. 아, 나는 이런 거 너무 신나! 아직 갈 수 없는 곳, 그러나 가고 싶은 곳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나. 그곳에 관련된 책을 읽는 거지. 다음날 나는 알라딘에 들어와 벨기에에 대한 책을 검색해본다. 재미있는, 실감나는 여행기가 읽고 싶었다. 그러나 벨기에 여행관련 책은 여행정보책자들만 수두룩하고, 그 외의 책은 내가 이미 읽은 책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내가 읽고자 하는 벨기에 책이 없는 거다!



















하아- 어쩌면 이렇게 내가 읽고자 하는 벨기에 책은 없는가... 벨기에는 아직 여행기 쓸만한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곳이란 말인가. 별 수 없군. 내가 써야하나...같은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e 북으로 이런 걸 봤다.

















책소개를 보니 이 책이 내가 원하는 바로 그 책일 것 같은데, 이북이라... 흐음. 나는 종이책으로 보고 싶은데 종이책으론 없더라. 해서, 나는 일단 이 책을 구매하기로 한다. 지금은 말고...좀 이따가 ㅋㅋㅋㅋㅋ 만약 이 책도 내 마음에 안들면, 그냥 내가 쓰는 걸로... -0-





그리고 엊그제였나, 또 술상을 차려두고(그러니까 맨날 차려두고 -.-) 이번에는 스위스 편을 봤다. 스위스의 유명하다는 네 개의 산을 돌아다니는 내용이었는데, 아, 산이 너무나 웅장하다. 화면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고소공포증.. 아찔해. 저런 장관을 직접 보게 된다면 숨이 턱, 막힐 것 같았다. 한편 그 어마어마함에 압도되어 덜컥 겁이 날 것도 같았다. 살면서 내가 저런 산을 직접 보게 될 날이 올까? 라고 갸웃했지만, 그게 '꼭 보러 갈테다' 라고 연결되지는 않았다. 보면 좋을 것 같다, 라고는 생각했지만, 반드시 보러가겠어! 다짐하게 되지는 않았달까. 역시 나를 움직이는 건 음식...




얼마전에 칠봉이랑 대화하는데, 칠봉이가 내게 '혼자서도 너처럼 완벽한 사람은 드물다'는 뉘앙스로 얘기를 했더랬다. 그러니까 혼자 지내도 참 잘 지낸다는 요지의 얘기였는데, 혼자 술상 차려두고 보고 싶은 프로그램 보면서, 그거 보고 신나서 언제 가지? 막 이런 거 생각하고 그러는 게 너무 신나는 거다. 낮에 지쳤던 것, 그렇게 다 날려버리는 나를 보면서, 아, 정말 좋다, 생각했던 것. 내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스스로 깨닫고, 그렇게 함으로써 재미를 찾고, 또 어떻게 더 흥미롭고 행복하고 재미있게 지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앞날의 계획을 짜는 게 참 좋았다. 어딘가에 언젠가 가고 싶어진다는 거, 그거 되게 좋지 않나.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는 거, 닿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거, 가보고 싶은 곳이 생긴다는 건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무언가 원하는 것이 생긴다면, 그것을 위해 내가 뭔가 액션을 취하고자 함이 스스로 무척 마음에 들었다. 어딘가에 가고 싶고 또 누군가 만나고 싶어 꿈틀꿈틀 대고 꼼지락꼼지락 하는 게 내 인생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 같다. 나에게 그런 것들이 생긴다는 게 나로서는 기쁘다. 




지금은 베트남의 국수에 대한 책을 보고 있는데, 베트남을 향해 몸이 움직이려고 해서 미치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과 베트남과 국수에 대한 얘기는, 이 책을 다 읽으면 리뷰로 풀어내도록 해야겠다,

라고 지금은 일단 생각한다.




아, 맞다. 나 매튜본 발레단 공연도 예매완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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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2-04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홍합을 좋아해요. 영상으로 보니까 벨기에의 홍합은 웬지 더 고급스러워 보이네요. ㅎ
국물을 먹을 때 조차도 홍합껍질을 이용해서 먹는다,에 혼자 크흐흑...

혼자서도 잘 지낸다는거 생각보다 어렵죠. 그냥저냥 혼자 지내거나 아니면 혼자 외롭게 지내거나, 하는데
다락방님은 혼자서 스트레스를 풀 줄 알고, 더 흥미롭고 행복하고 재미있게 지낼 방법을 궁리하는 모습이,
혼자, 지금 혼자 있는 저에게도 즐거움을 주네요.^^

점심 맛난거 드세요. 언젠가 우리, 점심을 같이 먹을 날도 있을거라 믿으며... ㅎㅎ

다락방 2016-02-04 09:48   좋아요 0 | URL
저는 홍합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정말 먹고 싶어지더라고요. 꼭 먹어보겠다고 결심했어요. 내가 벨기에에 가서, 꼭!! 저 요리를 먹어보리랏! ㅎㅎㅎㅎㅎ

저는 사주에서도 혼자 잘 지내는 팔자라고 나오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웃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건, 부르면 대답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혼자다, 라는 느낌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고, 그들이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 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란거죠. 이를테면, 제가 단발머리님을 부르고 말을 걸면, 단발머리님은 대답을 해주시잖아요. 그리고 이렇게 혼자 중얼대는 글을 써도 와서 읽어주시고요. 이런 것만으로도 삶은 풍요로워지는 것 같아요. 힛 :)

네, 언젠가 우리 같이 점심을 먹을 날도 오겠죠. 점심을 먹던가 풍성한 브런치를 먹어도 좋겠어요. 저는 단발머리님을 좋아하니까, 단발머리님과 뭐든 먹으면 좋을 거에요. ♡

책읽는나무 2016-02-0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으면서 똑같은 생각을 많이 한 것에 흠칫 놀랐네요

`혼자서도 잘 놀아요`
오늘 아이들 학교 보내면서 얼른 학교 가라고 떠밀듯이 보내니 딸들은 엄마 혼자서 안무섭느냐고? 엄마는 혼자 있으면 너무 재미있고 편하다고 말했는데 저도 혼자 있음 재밌고 시간도 금방 가버려 아쉬울때가 많아요ㅜ 물론 친한 사람들 만나 수다 떨때도 재밌지만요ㅋㅋ

`죽기 전에 저 곳을 가볼 수 있을까?`
저는 여행서를 읽으면 늘 달고 사는 말이라는~~ㅋ (걸어서 세계속으로도 자주 보는 프로에요^^)
꿈을 꾸고 싶어서 여행서를 찾아 읽곤 하는데 여행서책은 맘에 쏙 드는 책 만나기가 쉽진 않아요?그러니까 생각보다 여행서책들이 다양하지 않은 것이겠죠?다락방님은 이제 여행서책을 내셔야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ㅋ
재밌을 것 같아요^^

`홍합`
이건 공감대가 다르지만
저는 홍합 넘넘 좋아해요
홍합국물 벨기에 총각 곁에 앉아 홍합 껍데기로 같이 퍼먹고 싶네요쩝쩝~~
홍합껍질로 국물 퍼 먹고,껍질로 홍합살 꺼내 먹는 비법을 저 벨기에 청년이 어찌 알았을꼬??ㅋ
나는 울신랑한테 배웠거든요^^
근데 껍질을 포크에 끼워서 국물 떠 먹는건 첨 알았어요~~저것이 꿀팁이로군요 나중에 써먹어야겠어요^^

다락방 2016-02-04 11:10   좋아요 1 | URL
저는 가끔 `내가 혼자서도 너무 잘노나` 막 이런 생각도 하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제가 아직 혼자서 시도해보지 못한 게 있어요. 삼겹살 집에 가서 삼겹살 구워가며 혼자 소주마시기! 스테이크랑 와인은 해봤는데 아직 삼겹살 도전이 어렵네요. 어제 너무 삼겹살 먹고 싶었고 먹으러 갈 사람도 없었는데, 이럴 때 삼겹살 혼자 먹기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

여행기도 어떤 건 별로고 어떤 건 취향에 맞고 그러잖아요. 걸어서 세계속으로 프로그램도 피디가 누구냐에 따라 좋고 또 별로고 그런 것 같아요. 아, 좋다는 건 제 취향이란 말이죠. ㅋㅋ 피디 이름을 볼 때마다 찾아보는 건 아닌데, 저는 그 지역의 음식 문화 보여주고, 그 지역에 가서 가정식도 먹어보고 이러는 게 정말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여행기를 쓴다면 아마도 음식 여행이 될 거라... 책이 잘 안팔릴 것 같아요. 음식 볼라고 여행기 보는 사람은 저 같은 사람밖에 없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꼭 저렇게 먹어보고 싶어서 홍합을 먹고 싶어요. ㅎㅎ 청년이 너무 맛있게 먹지 않나요? 감자튀김도 옆에 시켜두고 먹을거에요! 아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침돌아요, 입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토요일 오전이 되어 맥주 한 캔 까면서 걸어서 세계속으로 보고 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다시보기로 언제든 가능하지만 말예요. 술은 또 모닝 술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케 2016-02-04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비록 일 때문이지만 벨기에 네번이나 다녀온 1인.
심지어 불과 다섯달전에는 스위스도 다녀왔어요

(자랑 자랑 ^^)

자랑할게 이것밖에 없네요..아 ㅜ



다락방 2016-02-04 13:45   좋아요 0 | URL
우우우우어어어어어어어어 완전 자랑하실만해요, 알케님. 제게는 너무나 부러운 일입니다. 꺅 >.<
벨기에도 모자라 스위스까지..맙소사 ㅠㅠ 부럽부럽 ㅠㅠ 저도 언젠가, 그리 멀지 않은 때에 꼭!! 다녀오겠습니다!! 불끈!!!!!

비연 2016-02-0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튜본 발레 좋아요^^ 다시 보고 싶었는데... 요즘 완전 일폭탄이라 엄두를 못내고 있네요 ㅜㅜ

다락방 2016-02-10 17:50   좋아요 0 | URL
저도 매튜본 보고 다시 보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었는데 제가 보고 나서는 다시 안 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이번 해에 잠자는 숲속의 공주로 찾아왔다기에 냉큼 예매했습니다. 신나요! >.<

몬스터 2016-02-05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운 얻고 갑니다. 글 쭉 따라 읽다보니 저까지 덩달아 신이 나네요.

다락방 2016-02-10 17:51   좋아요 0 | URL
네, 기운 얻으셨다니 다행이에요. 기운 빠지는 일 투성이라 기운 얻는 일이 필요해요. ㅠㅠ

몬스터님 계신 곳은 연휴가 아니었겠네요. 저는 이제 오늘로 연휴가 끝 ㅠㅠ 아쉬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몬스터님!

2016-02-06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10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