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한정판 더블 커버 에디션)
알랭 드 보통 지음, 김한영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8월
평점 :
품절


몇개월 전에 jtbc 뉴스에서 알랭 드 보통의 인터뷰를 보았다. 앞으로 어떤 책을 쓸거냐는 질문이었나, 보통은 사랑의 시작 그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서 써보고 싶다고 했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의 이야기를 관심있어 하고 쓰거나 읽는데, 그 이후에 그들이 어떻게 그 사랑을 지속시켜 가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며, 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한거다. 나는 보통의 작품을 몇 권 읽었지만 그에게 매력을 느끼진 못했었는데, 이 대답이 너무나 흥미로웠다. 어? 그건 너무나 좋겠는데? 마침 나는 사랑이라는 것이 열정이 아니라, 낭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노력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막 알게됐던 것이다. 그렇게 보통이 쓰고자 했던 그 책이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이 책이 바로 그 책이었다. 내가 기다리던 책이 나온 것이 기뻤고, 나는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라고 말하고선 그런 이야기를 써낸 작가라는 것이 믿음직스러웠다. 나는 무엇을 하겠다고 말하고 그것을 지키는 사람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주 많은 경우에 하겠다고 말해놓고 하지 못하니까. 내 경우엔 다이어트...(응?)



여러 해가 지나고 또 어러 편의 사랑에 관한 에세이를 접한 후에야 라비는 몇몇 다른 결론에 도달하고, 한때 그가 낭만이라 보았던 것-무언의 직관, 순간적인 갈망, 영혼의 짝에 대한 믿음-이 두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지를 배워가는 데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사랑을 유발했던 신비한 열정으로부터 눈을 돌릴 때 사랑이 지속될 수 있음을, 유효한 관계를 위해서는 그 관계에 처음 빠져들게 한 감정들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이제 그는 사랑은 열정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사실을 배워야만 할 것이다. (p.16)



몇 해전까지만 해도 나는, 사랑이 노력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죽기보다 인정하기가 싫었다. 그건 내가 가진 사랑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졌다. 왜 사랑이, 우리의 열정과 설레임으로 시작된 사랑이, 노력으로 유지되어야 한단 말인가. 노력이라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인데, 내가 정말 못하는 것인데, 그걸로 유지된다고 하면 대체 날더러 어쩌란 말인가. 아니, 사랑은, 설레임이고 열정이고 긴장이다. 그것이어야만 한다고 나는 생각해왔다. 애를 쓰고 노력해야 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사랑일 수 있는거야, 의리 아니야? 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설레임과 낭만과 흥분과 성적 긴장감으로 시작된 남자와 나 사이에 단지 그것들만이 전부인채로 존재한다면, 그 관계가 오래 유지될 리는 없었고, 나는 그걸 몰랐다. 나의 연애는 그래서 늘 짧았다. 나는 노력하지 않았고, 뭐든 시들해지면, 이건 사랑이 식은거지, 하고는 뒤돌아섰다. 돌아섬에 있어서 나는 거침이 없었다. 이별은 물론 아프지만, 그것은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왜냐하면, 설레임도 긴장도 사라졌는데, 그걸 뭣하러 유지해? 나는 만남의 기쁨과 달콤함만을 취하고, 그것을 유지해야 하는 데 드는 많은 것들은 취하지 않았다. 사실, 그렇게 살아왔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고 나름대로 충만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했다.



그러나 늘상 내가 먼저 손을 놓다가, 손을 놓고 싶지 않은 상대가 생겼다. 그러자 모든게 달라졌다. 나는 혹여라도 상대가 내게서 -그동안의 내가 그래왔듯이-거침없이 달아날까 두려워,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로부터 이별의 말을 듣고 싶지 않아서, 헤어지는 걸 도무지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을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됐다. 평소에 내가 하지 않겠다고 했던 많은 것들을 나는 하고 있었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상대에게 쏟고 있었다. 좋아한다고 자주 속삭이고, 어딘가로 이동할 때마다 얘기했으며, 잠들기 전에는 시시콜콜 오늘 내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얘기했다. 상대는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내가 좋아하는 친구들과,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 알게됐다. 내 일상은 별로 대단할 게 없는데도, 상대와 통화할 때면 할 말이 넘쳐났다. 매일 얘기하는데도 매일 그렇게나 할 말이 많았다. 하루 중에 내가 상대를 생각하고, 상대에게 말을 걸고, 상대가 하는 말을 듣고 하는 시간들이 예전과는 다르게 늘어났다. 그런데 그것이 내 시간을 빼앗는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충족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는 상대가 내게 자랑스러운 사람인만큼, 상대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고 싶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 사람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서라면, 그동안의 나와는 달라질 수 있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기쁘고 행복했다. 상대를 오랜 시간 좋아했는데, 그게 충족됨으로 채워졌으니까.




라비는 느린 걸음으로 토요일의 인파를 헤치며 쿼터마일의 집으로 향한다. 너무 흥분한 나머지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행운을 나눠주고 싶을 지경이다. 여하튼 그는 사랑에 관한 낭만적인 관념을 지탱하는 핵심 과제 세 가지를 족히 통과했다. 사람을 제대로 만났고,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고, 그녀가 받아들여주었다. (p.27)




나는 상대의 매력을 알고 있었다. 나는 상대와 대화가 끝난 후에는 그 대화를 곱씹으며 상대의 일상과, 성격과, 성향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곰곰 상대를 분석하고는, 당신은 이런 점이 있네, 라고 말해주는 게 좋았다. 가끔은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건 어떤 삶을 가져다줄까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하루의 일상에서 우리가 눈을 뜨고 각자의 일을 하고 그러다 어느 한 때에 만나게 되고 서로에게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함께 잠드는 것은, 내게 어떤 느낌을 줄까. 그것은 지금처럼 큰 만족인걸까, 아니면 우리는 점차로 서로에게 지치게 될까?



그녀가 대구 살과 시금치로 파이를 만들 때 열심히 집중하는 표정, 더플코트의 단추를 목까지 채울 때의 귀여움, 둘이 함께 아는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할 때 드러나는 꾀바른 지성에 그는 그녀와 꼭 결혼해야겠다는 느낌이 든다. (p.56)



내가 대구 살과 시금치로 파이를 만들어본적이 없어서인지, 더플코트의 단추가 목까지 채워지지 않아서인지, 꾀바른 지성을 갖추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에게 꼭 결혼해야겠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고, 그래서 나는 그와 더이상의 긴 이야기를 써낼 수가 없었다. 애를 쓰고 노력을 하면 관계가 얼마만큼 유지되는지, 나는 더이상을 알 수가 없게 됐다. 그래서인지, 긴 시간을 한결같이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큰 존경심이 든다. 내가 하지 못하는 걸, 당신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오래 함께한 사람들이 매일매일 달콤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보다는 지리한 일상으로 한숨을 내쉬며 보내는 시간이 많다는 것도 안다. 사소한 걸로 크게 싸우게 된다는 것도 안다. 라비는 그토록 매력적인 커스틴과 결혼했건만, 꼭 결혼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결혼했건만, 식탁에 놓을 컵에 대한 의견이 달라 서로 냉전사이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진중한 사람들이다. 커스틴은 현재 '지자체 사업의 조달 방법'이란 제목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고 있고 다음 달에 던디에 가 그곳 공무원들 앞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라비는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공간 구축'에 관한 논문을 썼다. 그럼에도 별것 아닌 일들이 두 사람 사이에 계속해서 놀랍도록 자주 끼어든다. 예를 들어, 잠잘 때 가장 적합한 온도는 몇 도인가? 커스틴은 다음 날 머리를 맑게 유지하고 활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밤에 맑은 공기를 많이 마셔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침실 공기가 탁하고 답답한 것보다는 차라리 다소 추운 쪽을(그래서 필요하다면 점퍼를 껴입거나 보온 잠옷을 입는 쪽을)더 좋아한다. 창문은 열어두어야 한다. 하지만 라비가 어린 시절 베이루트에서 겪은 겨울은 혹독했고, 기습저인 돌풍은 언제나 큰 문제였다(전시에도 그의 가족은 여전히 외풍에 유난스러웠다). 그는 블라인드를 치고 커튼을 빈틈없이 여미고 유리창 안쪽에 습기가 차야 왠지 안전하고 포근하고 호사스럽다고 느낀다. (p.74)




사소한 일로 결혼을 후회하기도 하다가 다시 좋은 사이가 되기도 하다가 그들은 아이를 낳는다. 아이를 낳는 것은 무한한 사랑을 베풀기만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일을 같이하면서 그들에겐 또다른 기류가 형성된다. 함께 아이를 돌보고 기쁜 시간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그들은 성욕에서 좀 멀어진다. 함께 누워도 섹스하기엔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다가, 외도가 찾아온다. 출장지에서의 하룻밤. 


라비는 외도를 아내에게 끝까지 고백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들 사이에 더 낫다는 것을 아는 까닭이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낭만을 선택하면 가정생활이 끝난다는 것도 안다. 가정생활을 선택하면 낭만을 인생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도. 그는 그동안 커스틴과 함께 지내온 시간과, 함께 만들어낸 가정을 선택한다. 어차피 새로운 낭만을 선택해도, 그것이 지루함이 될 것이라는 걸 이제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최선인지 그는 이제 더 성숙한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와 깨닫게 되었듯이, 그런 희망은 허튼 감상에 불과했고 관련된 모든 사람에게 패배와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잔인한 것이었다. 아무것도 희생되지 않는 깔끔한 해결 방안은 어디에도 없다. 모험과 안전은 양립할 수 없다는 걸 그는 알았다. 사랑이 넘치는 결혼 생활과 아이들은 자연스러운 성욕을 죽이고, 외도는 결혼 생활을 죽인다. 두 패러다임이 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자유사상가인 동시에 결혼한 낭만주의자가 될 순 없다. 그는 어느 쪽의 손실도 가볍게 보지 않는다. 로런에게 작별을 고한다면 결혼 생활은 지키겠지만 그 자신의 애정과 원기의 중요한 원천을 포기하게 된다. 바람둥이도 성실한 배우자도 일을 바로잡는 게 아니다. 이 문제엔 방도가 없다. 그는 주방에서 눈물을 흘리며 오랜만에 흐느껴 운다. 그가 잃어버린 것, 그가 위험에 빠뜨린 것, 그의 선택들이 얼마나 큰 고통으로 돌아왔는지를 생각하면서. (p.239)



모두에게 행운을 나누어주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흥분됐던 둘의 관계가. 어쩌다가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며 울게 만들게 된걸까. 왜 이런 과정과 이런 시간이 함께 하는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게 되는걸까. 이것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요한 일인 걸까.



그가 이 일이 더 발전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일면 그녀를 많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자신이 그녀를 얼마나 불행하게 할지 알 정도로는 자신을 잘 알고 있다. 그 자신과 사랑의 여정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비추어 볼 때,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어떤 사람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친절은 신속히 그 길을 빠져나오는 것임을 그는 안다. (p.237)





위의 문장들을 읽다가, 나는 더 나아가지 못한 채, 친절속에서 길을 잃었구나, 생각했다. 친절 속에서 손을 놓아버렸고, 친절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다. 나는 더 불행해질지도 모를 어떤 기회를 갖지 못했구나. 불행해질 기회를 갖지 못해서, 나는 행복한걸까? 그래서 내 앞으로의 삶은, 그 불행속에서 빠져나와, 행복으로 향하게 된걸까?




십칠년을 살았던 그들은 그들 관계가 너무나 삐걱거린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동의해서 상담치료를 받는다. 이 역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의 하나였다. 그리고 이것 역시 그들 역사의 한 부분이 된다. 어떤 부분은 포기했다 느껴졌고, 어떤 부분은 지루하다 생각했고, 어떤 부분은 기대와 달랐고, 어떤 부분은 화를 냈지만,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냈더니, 어느 순간, 상대가 내게 있음에, 내가 상대 옆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둘이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것, 그들이 하나의 역사를 그렇게 오래 써왔다는 것은, 실로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함께 이뤄온 것에 황홀한 충성심을 느낀다. 다투게 되고 화나고 웃음 나고 어리석고 아름다운 그들의 결혼 생활은 틀림없이 그들만의 것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여기까지 온 것, 서로의 마음속에 있는 광기를 이해하기 위해 몇 번이고 다시 노력하고 그때마다 새로 평화협정을 맺으면서 결혼 생활을 지켜온 것에 자부심을 느긴다. 여기까지 함께하지 못할 이유가 많기도 많았을 텐데, 이별이 자연스럽고 거의 불가피한 일이었을텐데 말이다. 결혼 생활에 머무른 것은 기이하고도 신기한 업적이며 두 사람은 그들만의 전투로 단련된 상흔 입은 사랑에 충성심을 느낀다. (p.290)



나는 내내 누구와도 함께 오랜 시간을 사랑하며 살 수는 없을 거라 생각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역시 그렇다. 그런 일은 사실상 불가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이제는, 함께 만들어가는 긴 역사가 몹시 근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역사가 아름다움과 황홀함만으로 채워진 게 아닐지라도, 함께 만들어온 것이니까.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슬픔이 있었기에 기쁨이 크겨 느껴졌던 것처럼, 부정적이라 생각되는 질투와 분노와 흥분이 그 역사의 틈틈이에 스며들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이 역사를 이루는 축이 되었다. 그런 것들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은, 그들이 한 발 한 발 용기를 내어 걸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이제 거의 어떤 것도 완벽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처럼 완전히 평범한 인생을 사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모든 것을 유지하고, 거의 정상인이라는 지위를 계속 확보하고,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고, 결혼 생활을 지속하면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 이 계획들이 어느 영웅담 못지않게 영웅적인 면모를 보일 기회를 제공한다. 조국에 봉사하거나 적과 싸우라고 부름을 받을 리는 없지만, 그의 제한된 영역 안에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불안에 굴복하지 않을 용기, 좌절하여 남들을 다치게 하지 않을 용기, 세상이 부주의하게 입힌 상처를 감지 하더라도 너무 분노하지 않을 용기, 미치지 않고 어떻게든 적당히 인내하며 결혼 생활의 어려움들을 극복할 용기, 이것은 진정한 용기이고, 그 무엇보다 더욱 영웅적인 행위이다. 그리고 이 늦은 오후 여름 햇살 아래 스코틀랜드의 산비탈에서 경험한 짧은 순간-그리고 그 이후에도 때때로-라비 칸은 커스틴이 곁에 있으면 인생이 무엇을 요구하든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겠다고 느낀다. (p.293)




서로 사랑했던 두 사람이 낭만으로 시작해서 용기로 유지하게 되는 이야기를 읽노라니, 함께 산다는 것이 굉장히 우아하고 숭고하게 느껴진다. 나는 언제나 오래 지속되는 관계에 대해서 존경을 표했었는데, 라비와 커스틴에게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며 관계를 유지해나가고자 할 때 들여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프로포즈 할 때 상대에게 건네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앞으로 함께 살면 지금처럼 흥분되고 좋기만 한 게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함께 역사를 써나갈 수 있을 거야, 하고. 이 책과 함께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셋트로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보통은 사랑의 시작과 오래 지속되는 관계에 대해 얘기하고, 반스는 그리하여 헤어지고 난 후, 에 대해서 얘기하니까. 아, 이것은 얼마나 멋진 한쌍인가!



이 책의 제 2부 제목은 <그 후로 오래오래> 이다. 이 제목을 한참이나 들여다봤다. 그 후로 오래오래, 라는 문장이, 그 자체만으로 크게 울린다. 



그 후로 오래오래

당신과 내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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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09-27 1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띠지색깔이 곱네요!!별 다섯개라~
사랑의 파도가 잔잔해진 이후의 현실에 대해 보통옹이 어케 풀어나갈지 기대되요ㅎ저 또한 사랑에 대해 늘 냉소적이니까요ㅎㅎ
엠마 이후로 회복되셨으리라^^;

다락방 2016-09-28 08:04   좋아요 1 | URL
새롭게 알게 됐다기보다는 이미 알고 있던 걸 차곡차곡 정리해준 글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그렇지만 그걸 읽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었어요.
엠마 보다는 보통이네요. 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9-27 18: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한물갔다, 고 생각했는데 별 다섯이라니 읽어봐야 겠네요 ^^

다락방 2016-09-28 08:05   좋아요 1 | URL
저는 한 번도 보통의 책을 만족하며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읽은 보통의 책 중에서는 이 책이 가장 좋았습니다. 하핫.

나뭇잎처럼 2016-09-27 1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통 읽고 아 써야지,했는데 이리 주단을 펼쳐놓으시니 감히 노트북 펼칠 생각이 들질 않네요 ㅋㅋㅋ 안그래도 가까운 생일자에게 벌써 기프티북 하나 날렸지요. 제 안에서 뭔가 치밀어 오를 때마다 펼쳐볼 집 안의 바이블로 삼을까 하옵니다 ㅎㅎ

다락방 2016-09-28 08:06   좋아요 1 | URL
이미 누군가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인 것 같아요. 아니면 함께 살고 있는 중이거나요.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이 책은 책장에 꽂아둘까 합니다. 훗.

[그장소] 2016-09-27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못볼것 같아요 ..보면 너무 가슴아플것 같아서..

다락방 2016-09-28 08:08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분명 가슴 아픈 장면들이 있더라고요. 함께 십칠년을 살고서도 상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상담치료가 필요해지는 과정도 슬펐고,
성욕이 사라지는 것도 슬펐고,
가정을 지켜야 하므로 낭만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 걸 보는 것도 슬펐어요.
분명 많은 기쁜 일들과 행복한 사건들이 틈틈이 끼어들지만, 이렇게 슬픈 순간들도 끼어드는 것 같아요.

[그장소] 2016-09-28 15:44   좋아요 0 | URL
음 , 다른 어떤 것보다 제가 그 누구와도 그런 십칠년산이 되지못한다는게 가장 서글픈데요!^^;;

치니 2016-09-28 08: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언젠가부터 보통은 안 읽기로 스르르 맘 먹게 되었는데, 이 리뷰를 보니 또 읽고 싶어지네요? 믿고 묻는 다락방 님의 개인 별 추천, 저에겐 어떻겠습니까? ㅎ

다락방 2016-09-28 08:58   좋아요 1 | URL
치니님, 저는 이 책을 매우 좋게 읽었지만, 치니님은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치니님께는 딱히 새로울 게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ㅎㅎㅎㅎㅎ 읽으시면 나쁘다곤 안하시겠지만 별다섯!! 이러진 않으실듯요 ㅋㅋㅋㅋㅋ

웽스북스 2016-09-28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릴 때 <우리도 사랑일까>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 때문에 최근 보통을 안읽었음에도 이 책을 샀어요 ㅎㅎ
별다섯이라 좀 놀래긴 했지만 즐겁게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ㅎㅎ

다락방 2016-09-28 14:28   좋아요 1 | URL
저는 [우리도 사랑일까]도 별로 였거든요. ㅎㅎ 보통 꺼는 이상하게 좋은 게 없었는데 이 책은 좋아요. 이 책도 막 별 다섯!! 이건 아니고 4.5쯤인데, 5로 확 줘버림요. ㅎㅎ 전 좋았는데, 웽님이 다섯개 줄 정도로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전 특히 좋았던 부분들이 있어서 마음이 많이 움직였어요.

2017-01-07 0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7 05: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음이 지옥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고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어제와 다르지않은 오늘이었고, 늘 같은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러니 마음이 지옥이 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마음이 지옥이었다. 현실에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다. 아니, 어떤 일을 내가 만들어냈다. 머릿속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내가 알 수 없는 일에 대한, 설사 일어났다해도 내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는 일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니 이 일에 대해서는 잊어야 옳았다. 그 편이 나았다. 그래야만 했다. 그러나 한 번 시작한 망상은 떠나질 않았고, 그 일은 나를 녹초가 되게 만들었다. 마음이 지옥이 되었고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거푸 한숨을 내쉬었다. 평일이었고 대낮이었다. 나는 사무실이었고, 앉아 있어야 하는 일이 힘들었다. 집에 가서 눕고 싶었다. 간혹 이렇게 기운이 딸리면, 마음이 지옥이 되면, 혹여 토라지기라도 하면, 나는 집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내 마음이 지옥이라고 집에 갈 순 없는 노릇이었다. 그 날따라 보쓰는 나를 자꾸만 불러댔다. 나 좀 보자, 들어와봐, 들어와라... 마음이 지옥일 때는 나를 부르지마, 나를 내버려둬... 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다가 한 번은, 그냥 사무실 바깥으로, 회사 건물 밖으로 걸어나가 버릴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만약 실낱같은 이성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나는 그 순간 바로 퇴사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나가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거지...


어쨌든 이대로는 안되었다. 이렇게 나를 내버려두면 안되었다. 나는 사라 쿠트너가 자신의 책에서 정신과 의사의 말을 빌어 얘기했던 것처럼, 생각을 멈추기 위해 노력했다. 이 생각 멈춰, 일어나지 않았어, 일어났다 해도 내가 몰라, 설사 내가 안다해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생각을 멈춰.. 나는 나에게 자꾸 말했다.


나의 연속된 한숨과 괴로움을 알게된 동료1은 내게 말했다. '차장님, 생각을 멈추셔야 해요. 저도 그런 생각들 때가 있었는데, 억지로 멈추지 않으면 진짜 미쳐요...' 멈추자, 멈추자, 나는 동료의 말을 듣고 또 멈추기 위해 노력했다. 잘 되지 않았다. 종국엔 녹초가 되어서 울고 싶어졌다. 정말 이 일이 일어났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하고 있으면 어쩌잔 말인가... 


그때 동료1이 다시 말했다.


- 차장님, 저랑 이탈리아로 떠나요.

- 왜 이탈리아?

- 거기 남자들이 그렇게 스윗하대요.

- 그래?

- 떠나자고 한 이유로 너무 아무것도 아닌가요?

- 아니, 이유의 전부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고서 이탈리아 남자들에 대해 검색해봤는데, 이탈리아에 다녀온 여자사람들의 증언들이 인터넷에 쏟아졌다. 다들 그들이 얼마나 스윗한지를 말하고 있더라. 오, 이탈리아, 이탈리아에 나 이민갈까?



이게 전혀 뜬금없는 생각도 아닌게,


그러니까 지난주에 사주를 봤다. 사주를 봤는데, 막판에 내게 그러더라. 해외운이 아주 강해서, 지금은 왔다갔다 자주 하고 당분간도 그러겠지만, 결국 외국에 체류하게 된다는 거다. 나는 항상 외국에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했었고, 오래전의 어느날 엄마에게 '여기 생활이 다 안정되고 이제 쉬고 싶어지면, 나 외국가서 살거야' 라고 했었더랬다. 어릴때부터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래서 '네, 저 한두달이나 혹은 일이년 살아보고 싶거든요' 라고 했더니, 오오, '최소 5년이상 체류하게 되고, 영주권을 받을 확률이 매우 높아요' 라는 게 아닌가! 아니 뭐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주권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주권은 내가 생각해본 적도 없는 것인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영주권은 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뭔가 좋아서. 해외라고 한 걸 보면 어느 나라인지는 안나오는 모양인데, 어쨌든 오, 결국 나는 외국에서 살게 되는구나, 하고 웃었다. 나는 내도록 내가 살게 될 나라를 미국으로만 생각했었다가, 주말동안엔 이탈리아를 생각했다. 가서 장년과 노년에 이탈리아 남자들 잔뜩 사귀고 살까...... 하고. 그러다가 으윽, 이탈리아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아, 안되겠다 싶은 거다. 내가 지금와서 외국어 공부를 또 하자니...나는 그것 말고도 할 게 많아서 안된다. 그냥 영어권으로 가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했다. 남자란 없어도 사는 것이고 지장이 없으니, 남자 때문에 이탈리아 이민 가지 말고 그냥 미국 가서 살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 가서 살면서 스테이크나 먹고 와인이나 마시고 빅토리아 시크릿 가서 브라나 사자!!!!!




오늘 해외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나 사주 봤는데 해외에서 살게 된대, 영주권도 얻는대' 라고 하자 친구가 '어느 나라?' 라고 물었다. 나는 그건 몰라, 라고 답했더니,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컴온 히어, 베이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딱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씐난다!!!!!!!!!!!!!!!!!!!! >.<


우울하게 시작했다가 왜..... Orz





블레어는 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첫눈에 그런 결론을 내린 그는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도시 여자들이란 항상 골칫거리였고, 그는 그런 타입들과 어울리는 실수를 범하지 않으려고 조심해 왔던 것이다. 도시 여자들은 시골에 사는 남자들에겐 독약과도 같은 존재였다. 린이 스탠의 이혼한 부인인 델핀의 친구라는 사실이 그의 의견을 더욱 든든히 받쳐 주었다. 그리고 린은 다른 남자들의 비난 따위는 언제나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편이었지만 블레어의 경우에는 달랐다. 설마 면전에서 자신을 모욕한 남자에게 끌리는 것은 아닐 텐데…. (알라딘 책소개에서 가져옴)









예전에도 한 번 이 얘길 한 적이 있는데,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할리퀸 [개구리의 연가]에는 남자주인공과 헤어지고 그리움에 허덕이다 야위게 된 여자주인공이 나온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사랑했지만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오해하며 헤어지게 되는 거다. 헤어지고 나서 남자도 여자를 그리워하고 여자도 남자를 그리워하는데, 더이상 참지 못하고 남자가 여자가 일하는 병원에 찾아간다. 여자는 아버지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동화작가이기도 했다. 그녀는 자신의 병원에서 남자를 볼 거라곤 생각도 못했으므로 그를 보고 놀란다. 남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이렇게 얘기한다.


"대체 왜그렇게 빨랫줄처럼 빼빼 마른거요?"



내가 읽은 책은 저 책이 아니라 종이책이었고, 또 이십년도 전에, 고등학생일때 읽었던 책이니, 저것이 정확한 워딩인지도 모르겠고 또 페이지수도 모르겠지만, 정확한 워딩에 가까울 거라고 본다. 저 말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아직까지 이렇게 기억난다니까? 그 때 나는, 사람이 사랑을 하고 헤어지면 가슴이 너무 아파서 당연히 빼빼 마른다고 생각했다. 빼빼 마르는 건, 그러니까 홀쭉해지는 건, 마음이 아프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닌가. 그러다 대학생이 됐는데, 대학시절 다른 대학에 다니던 내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이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고, 너 왜그렇게 반쪽이 됐냐고 물으니 짝사랑 때문이라고 답하는 게 아닌가. 한 선배를 좋아해서 그 선배가 가입한 동아리에 들어가고, 매일 그 선배를 볼 생각으로 설레었는데, 선배에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게 되어서 너무 힘들었다고....밥도 못먹었다고....... 단지 짝사랑만으로 친구는 얼굴이 반쪽이 된거다. 와우- 사랑과 이별은 대체 뭐란 말인가. 그래서 나는 나 역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사랑을 잃고난 후 야윌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이 '너 왜그렇게 야위었어?'라고 말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사랑을 했고 이별을 했고....그리고 가장 최근에도 이별을 했지만....난 그 시간들 속에서 한 번도 야윈 적이 없다. 빼빼 마른 적이 없어.



요즘에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를 종종 듣는데, 으윽, 불후의 명곡이다, 하면서, 가사중에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 하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매번, 개구리의 연가를 생각한다. 다들 사랑을 잃고 괴로우면 야위던데, 왜 나는....


그러자, 로망이 생겼다. 

야위는 거다.

야위자.

야윌테다.

야위어야지.

야위면 되는거얏!! 하는.



주말에 여동생네 식구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내게 로망이 생겼어, 라고 했다. 마침 텔레비젼에서는 전지현의 화장품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여동생은 어떤 로망? 이라고 물었고 나는 답했다.



야위는 거야. 야위어 가다가, 헤어진 애인을 우연히 만나는거지. 그때 그 남자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너 왜이렇게 야위었어?"


이 상황을 만들고 싶어...



여동생도 제부도 남동생도 모두 빵터져서 웃었다. 말하다가 나도 웃겼다. 그렇지만 입밖으로 내고 나자 더 간절해졌다. 야위고 싶다. 야위어서, 헤어진 애인을 마주치고 싶다. 헤어진 애인을 마주쳤는데, 나를 보고 놀라서 


"당신 왜이렇게 빨랫줄처럼 빼빼 마른 거야?!"


라고 내게 묻는다면,


"당신이 마음 고생을 너무 시켜서 이렇게 됐잖아." 


라고 답하고 싶다........................................................




그리고 야위어야지, 야윌테다, 하고 간절히 생각하고 있는데, 하아- 아빠가 밤을 넣고 밥을 하셨......

아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밤밥은 또 정말 맛있잖아?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밥통 앞에 서서 야위어야해, 라고 이백번 되뇌었지만........밤밥 까지만 먹고 야위자......로 생각이 바뀌어서...밤밥을 먹었다. 힝. ㅠㅠ 

가을은 너무 위험해. 밤이 나고 아빠가 밤밥을 하고 ㅠㅠ








일요일에 안산에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남동생은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틀었다. 지진에 대해서 어느 대학 교수가 나와서 이야기했다. 공중파를 통해 나오는 교수는 6.5가 일어날 수 있는 최대치라고 하는데, 그 사람은 자신의 논문에서도 7.4를 말해놓고 방송에서 왜 그렇게 말하는지를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원전이 6.5까지는 버틸 수 있으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는데, 전혀 그렇지 못한다고,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는 말하고 있었다. 아... 남동생과 같이 차 안에서 화를 냈다. 대체 이 나라는 왜 사실대로 밝히고 안전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지 않고, 숨기고 거짓을 말하는거냐고. 세월호때도 그렇더니 지진 때도 이렇다고, 어쩌자고 이렇게 정신 못차리는 거냐고.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책을 꺼냈다. 오래전에 내가 너무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어 읽으려고 사뒀던 책이었는데, 이제야 꺼내들었다. 이 책을 꺼내들면서, 이야, 이런 책을 사서 준비해놓다니, 이렇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꺼내 읽을 수 있도록 준비해놓다니, 나는 진짜 엄청 대단하구나....참 멋진 캐릭터야.... 하는 생각을 했다.
















지은이는 결국 우리가 가야할 곳은 '탈핵'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탈핵을 결정하고 그렇게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새로운 원전을 짓고, 노후한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지 모르겠다며. 



후쿠시마의 교훈은 "핵발전소는 30년 이상 운영하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원전도 부품 수가 200만~300만 개가 되는 기계이다. 특별한 기계가 아니고 인간이 만든 보통 기계일 뿐이다. 고장 나지 않는 기게는 존재하지 않는데, 원전 역시 지속적으로 고장이 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원전 고장 및 사고 횟수는 670회가 넘는다. 이와 같이 고장 나지 않는 기게도 없지만, 영원히 쓸 수 있는 기계도 없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기계들을 쓰고 있지만, 사실 30년 이상 쓸 수 있는 기계는 거의 없지 않은가? 노후한 기계는 고장이 잦기 마련이고, 이런 사정은 원전이라고 다를 이유가 없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우리나라에는 30년 넘은 원전이 두 개나 된다. 고리1호기는 만 34세로서 2008년에 10년의 수명을 연장하였다. 또한 2012년에 수명 30년을 다한 월성 1호기 역시 수명 연장의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핵사고의 두 번째 원인은 바로 수명 연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먼저 폭발한 후쿠시마 1호기가 바로 수명 연장의 위험을 입증하고 있다. 후쿠시마에서 가장 노후한 원전이었으며 수명 연장을 통하여 40년 이상 운전한 것이 바로 후쿠시마 1호기였다. (p.55)



한국의 원전밀집도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이다. 현재 건설중인 원전 5개가 완공될 것이고, 여기에 2024년까지 42개의 원전보유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와는 달리 다른 나라들은 모두 밀집도가 낮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원전밀집도 2위인 벨기에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탈핵을 결정하였다. 현재 운영중인 원전 전체를 순차적으로 정지시키겠다고 발표하였다. 현재 3위인 타이완 역시 내용적으로 탈핵을 결정하였다. 타이완은 명목상 탈핵을 결정하지는 않았으나 신규 원전을 건설하지 않기로 결정하였고, 또한 수명 연장도 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그렇게 되면 순차적으로 원전 개수는 제로를 향해 가게 되어 있다. 이러한 타이완의 결정은 아주 모범적인 탈핵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p.57-59)



이 네 개 나라(한국,미국,프랑스,캐나다) 중에서도 한국을 가장 위험한 나라라고 필자는 판단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또 다른 위험요인이 한국에는 만연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유난히 원전비리가 많다. 불량품, 중고품, 검증서 위조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 등이 납품되었다.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전임 사장, 지식경제부 차관과 장관까지 비리에 연루되었다. 이렇게 고위관직에 있는 사람들까지 연루된 비리는 한국의 핵사고 확률을 특별하게 높이는 요인이라고 판단한다. (p.62-63)



저자는 우리가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충분히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지리적,자연적 요건상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다. 궁극적으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왜 매스컴과 공무원들은 한결같이 우리는 태양광을 사용하기에 불리하다, 적합하지 않다, 라고만 한결같이 말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이 나라는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숨기고 있는 걸까? 얼마나 많은 것을 감추고 말하지 않고 있는걸까?




일요일에 남동생과 일자산에 오르면서 책에 대한 얘기를 했다. 남동생은 책 한 권을 다 읽었는데 뭘 읽을지 추천해달라고 하면서, 그런데 누나 살면서 소설책을 읽는 게 도움이 될까? 물었다. 나는 당연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어서 장미까지 함께 요구했듯이, 소설책은 이 장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거라고. 너는 책들을 읽으면서 니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읽어왔기 때문에 지금의 네가 될 수 있는 거라고 말했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면서 살 수 있지만, 인간을 좀 더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건 예술이 하는 거고, 책은 그 중에 하나라고 내가 말했다.


공부하려고 책을 읽는 건 아니었지만, 책을 읽으면 공부가 된다. 책을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내용들을 모조리 다 기억할 수가 없고, 사실은 기억하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든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나는 내 나름대로 공부의 방법을 선택한거고, 이게 나한테는 잘 맞는다. 연습장에 빼곡히 글을 적어내지 않고 그저 책장을 넘기는 것이지만, 나한테는 이게 잘 맞는다.



사주를 봤을 때, 그때 그런 얘기도 들었다. 나이들수록 계속 공부를 더 하고 더 알려고 한다고.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고. 그러므로 계속 글을 쓰라고, 글을 쓰는 걸 멈추지 말라고 하더라. 다락방 씨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 괜찮은 글을 쓰게 돼요, 라고. 크- 졸 멋진 캐릭터가 아닌가, 나란 인간은. 

나는 내가 가진 본성을 최대한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살고 있다고 했다. 또한 하고 싶은 것도 다 하고 살고 있다고. 어느 누구도 이렇게 잘 살 수는 없다면서, 이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냐고 내게 오히려 물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존경심을 표현한다고, 정말 존경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을 꼭 기억하라고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내가 멋지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쭈쭈와 오구오구는 큰 힘이 된다. 역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헤어진 애인 생각이 너무 나서, 길가에 주저 앉고 싶었다. 그러나 그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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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16-09-26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탈리아 가시면 저도 친구 만나러 간다고 놀러갈 수 있을 텐데...
이탈리아 음식도 짱짱 맛있어요. (수줍)

다락방 2016-09-26 09:43   좋아요 0 | URL
이탈리아어 공부하기 싫은데...음...줌파 라히리가 그랬듯이 개인 레슨을 받아볼까요? 그래서 이탈리아로 떠날까요? 두구두구둥-
거기 어떨지, 답사 다녀와야겠어요. ㅎㅎ

syo 2016-09-26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상썼다 웃다 인상썼다 웃다 댓글썼다 웃습니다. 왜 저를 널뛰는 미친놈으로 만드셨나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9-26 10:35   좋아요 0 | URL
그거슨 아마도 제가 널뛰는 미친년이라서요? ㅎㅎㅎㅎㅎ

blanca 2016-09-2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는 그래서 탈핵까지...이 심오하고 원대한 스펙트럼 같으니라고요. 우리 아직 충분히 젊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그냥 순간 순간에 몰입하고 행복해야 할 것 같아요. 뒤돌아 보면 나는 괴로워했던 시간들이 물론 성숙이나 지혜에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부디 힘내시기를...

다락방 2016-09-26 11:1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블랑카님. 무슨 페이퍼 하나에 내용이 이렇게나 뒤죽박죽 들어가 있답니까. 역시 내키는대로 써서 그런가봐요. 하핫.

네, 다시 정신줄 잡고 지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가끔 이렇게 속절없이, 스스로의 생각만으로 지옥을 향해 간다는 게 참 야속한데, 그게 제 성향인듯도 하고요. 지금처럼 하고 싶은 것 하고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살아야지요. 그러다보면 제가 가고 싶은 곳에, 가야 할 곳에 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같이 힘내요, 블랑카님!

기억의집 2016-09-2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읽으니... 저의 집은 아무도 외국에 나가서 사는 사촌이 없어요. 아무도. 다른집들은 친척중 한두명은 나가 살던데.. 유럽 가서 살면 들어오기 싫은가봐요. 저의 아파트 옆동에 알고 지내는 분이 있는데 업무차이탈리아 가서 살다가 회사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라고 해서 남편만 들어오더니 남편도 한 두달 다녔나. 회사 그만 두고 다시 이탈리아로 가서 살고 계셔요. 유럽에는 뭔가 매력적인 게 있나 봐요. 워낙 이탈리아에 십년 넘게 있어서 부부가 가이드 생활하면서 살고 계신데.. 며칠 전에 후쿠이라는 책 읽는데.... 일본이 생각보다 유럽제도를 벤치마킹한 게 많더라구요. 일본 고유의 독자적인 마을 프로젝트인 줄 알았는데.. 아... 유럽~ 나중에 다락방님 유럽에서 살면서 책 내시면 더할나위 없이 부러운 삶입니다^^

다락방 2016-09-26 11:16   좋아요 0 | URL
포르투갈 갔었을 때, 여기 다시오고 싶다, 할 정도로 아름답더라고요. 아름답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거기에서 여행하는 내내, 나 여기서 살까? 하고 얘기했더랬어요. 같이간 친구들은 반대했고요. 너무 멀어서 놀러오기 힘들다고. 일단 유럽에 가면 거기에서 살고 여기에 돌아오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그럴만하다 싶어요. 그렇지만 저는 영어권 나라를 선택하게 될 것 같아요. 제가 가고 싶었던 곳은 미국이었고, 영어권이면 이미 알파벳 알고 있는 영어만 공부하면 되지만, 유럽이면 너무 모든 걸 처음부터 시작해야 해서...휴.. 벅차지 않을까요? 외국어 공부하는 거 너무 빡셀텐데...

그렇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유럽에서 살면서 그곳의 생활로 책을 쓰게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은 또 드네요. ㅋㅋㅋㅋㅋㅋ 너무 먼 꿈의 일인것도 같고요. ㅎㅎㅎㅎㅎ 상상만으로 즐거워요!

치니 2016-09-26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혹시 이거 보셨어요? https://twitter.com/lunaboy65/status/779841171346509824
스페인입니다, 5년 체류 영주권, 뭔가 딱딱 맞잖아요! ㅎㅎㅎ
(참고로, 저는 다락방님이 스페인 음식 좋아할 거라고 거의 확신합니다. 그리고 영어보다 훨씬 배우기 쉬울 거라고도.)

다락방 2016-09-26 11:22   좋아요 0 | URL
아, 결국 저는 스페인인겁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뽀가 날 기다리고 있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6-09-26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근간에 하도 페이퍼를 안 올리셔서 무슨 일인가 했었습니다. 마음이 지옥이었다니...ㅜ 근데 정말 죄송하지만, 이 우울함으로 시작한 페이퍼에서 저는 뿜어버렸습니다. 아 제 커피. 뜨거운 거였는데. 입천장 데는 줄 알았습니다.

야위는 거야. 야위어 가다가, 헤어진 애인을 우연히 만나는거지. 그때 그 남자가 나한테 이렇게 말하는 거야.
˝너 왜이렇게 야위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락방님. 언능 마음의 지옥을 떨쳐버리시고 유쾌한 모습으로 돌아와주세요. 락방님 페이퍼가 이렇게 절 뿜게 만들어서 저의 오늘치 우울함을 날려버리잖아요 ^________^

다락방 2016-09-26 14:53   좋아요 0 | URL
저는 다시 유쾌합니다. ㅎㅎ 지옥을 떨치고 당당하게 섰습니다. 이러다가 또 언제 지옥에 들어갈지 모르지만, 제 머리에게 쓸데없는 상상을 하지 말라고 자주 쓰다듬어 줄 예정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저는 오늘 회식인데..어제 저녁엔 밤밥 때문에, 오늘은 회식 때문에..야위는 일은 자꾸 뒤로 미뤄야 할 것 같아요. 우앙 ㅠㅠ

2016-09-26 1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9-26 15:41   좋아요 0 | URL
저는 봤어요, 님. 아마도 회원이 아니라서 안보이나봐요. 거기 뿐만 아니라 이글루스 같은 데도 비회원으로 비댓 쓰면 쓴 사람도 볼 수가 없더라고요. 하핫.
일단 이탈리아와 스페인, 접수합니다. ㅎㅎㅎㅎㅎ

시이소오 2016-09-26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2월드컵이후라 이탈리아사람들의 반한 분위기가 한창 고조된 시기에 이탈리아를 갔었더랬죠. 이탈리아 경찰들은 정말 재수없었는데 시민들은 실로 스윗해요. 특히나 나폴리 사람들의 친절은 잊혀지질 않네요.

옛사랑을 생각하다 탈핵의 사유까지. 이거야말로 사랑의 재발명이네요.


님은 졸 멋져요 ^^


다락방 2016-09-26 15:5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어쩌다가 한 페이퍼안에 옛연인에 대한 그리움과 탈핵에 대한 것과 로맨스 소설과 기타등등..을 함께 넣게 된건지...저로서도 참 알 수가 없습니다. 제 글은 진짜 제 머리가 쓰는 게 아니라 제 손이 쓰는 것 같다니깐요. ㅋㅋㅋㅋㅋ

저는 여행을 다니면서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거의 없어서요. 그렇지만 나폴리 사람들이 유독 친절하단 말이죠? 이탈리아는 제 관심 밖의 나라였는데, 흐음, 내년 추석엔 이탈리아에 가볼까요? 안그래도 내년 추석에 미국을 또 갈까, 슬로베니아를 가볼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어떤 느낌이 확- 내리 꽂힐때까지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있어야 겠어요. 훗.


제 멋짐을 인정해주셔서 열나 감사드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6-09-26 1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9-26 16:19   좋아요 0 | URL
꺅 >.<
전화 번호 땄다!!

2016-09-26 16: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6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6-09-26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좀 야위고 싶습니다... ㅜ

원전은 자체로도 불안하지만 다락방님 인용문처럼 워낙 돈 뜯어먹으려는 넘들이 지은 거라 내진설계는 과연 제대로 지켰는지 믿을 수가 없어서 그게 더 불안하네요. 정말이지 신뢰라고는 1도 없는 나라...

다락방 2016-09-27 08:48   좋아요 0 | URL
야윈다는 게 말이죠, 야위고 싶다고 다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ㅠㅠ 전 왜 고통스럽고 힘겨운 시간을 보내도 야위질 않는건지...그럴 때조차도 너무 잘 먹어서일까요? ㅜㅜ

김어준의 파파이스 들으면서, 우리나라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일단 나는 피해를 안당할테니까`, `나는 안전할테니까`라는 생각에 젖어 있는 게 아닌가 싶어서요. 지진 예상지역에서 지내다가 무서우면 돈 있는 사람들은 이사가면 그만이잖아요. 정치권에 있으려면, `이 위험한 나라에서 다같이 잘 살기 위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는 마인드가 있어야 되는데, `일단 시끄럽지 않게 만들고 뭔 일 있으면 나는 도망가자` 라는 마인드 같아요. 그래서 투표를 잘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한국탈핵] 읽는데, 공무원들도 어차피 다 정치권에서 시키는대로 교육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이 나라를 어쩌면 좋을까요, 건조기후님?

2016-09-26 20: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16-09-2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위다..ㅋ 우리 한번 해볼까요 이 인생 끝나기 전에 한번

다락방 2016-09-27 08:56   좋아요 0 | URL
전 이번 생애 안될 것 같아요.........어제 회식 했어요..........Orz

transient-guest 2016-09-27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용학자들 얘기하면 정말 끝이 없는게 한국학계 및 한국계 교수들인데요, 저는 아직도 4대강 찬성하면서 전문가라고 TV에 나와 떠들던 위스컨신 대학교 박모교수 생각이 납니다. 아직도 잘 벌어먹고 있겠죠??

다락방 2016-09-27 08:58   좋아요 0 | URL
김어준의 파파이스를 들어보자니,
실제로는 반대했고, 안된다고 생각했던 교수들이 매스컴에만 나오면 찬성하고 가능하다고 말한다고 하더라고요. 그건...왜때문일까요?
지진에 대한 것도, 파파이스에 나온 교수가 자신은 지방에 있어서 서울에 있는 사람을 매스컴에 추천한거라는데, 매스컴에 나가서는 본인의 논문과 다른 얘기를 해서 어이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런 사람들이 잘 사는걸까요??

세실 2016-09-2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혹시 외국 남자를 만나? 영주권 생긴다니........ㅎㅎㅎ
꿈을 꾸면 반은 이루어지는듯요^^ 유럽 어디든 딱 1년만 살다와도 좋겠어요.
야위다...
어제 고구마만 먹고 자서 아침에 기대했는데 더 늘었어요.ㅜㅜ

다락방 2016-09-27 09:2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위에 비댓님 중에 한 분이, 영화 [투스카니의 태양]처럼 유럽에 가서 살면서 미국 남자 만나라는 깨알팁 주셨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넘나 아름다운 일이라 상상만해도 비죽비죽 웃음이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어제 회식하는 바람에 야위는 것에서 한걸음 더 멀어졌어요... 하아- ㅜㅜ

2016-09-27 1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09-27 10:55   좋아요 1 | URL
아니, 모르실 수도 있죠. 그게 뭐 죄송할 일입니까. ㅎㅎ

2016-09-27 1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9-27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내가 아프면 당신도 아프잖아요, 라는 노래를 듣고
뭐라고 말 좀 해봐 내가 너를 포기하려고 하잖아,
라는 노래를 듣고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하는 노래를 듣고
가사가 시키는대로 묵직한 마음이 되어 걷는데

햇볕은 쨍쨍하고
잔디는 한껏 초록이고
아이들은 소리 지르며 뛰어 논다.

잠깐, 벤치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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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6-09-24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인가요??^^

다락방 2016-09-25 08:29   좋아요 0 | URL
네, 강동구 입니다!! ㅎㅎ

책읽는나무 2016-09-25 08:44   좋아요 0 | URL

강동구씨도 외국인처럼 느껴지게 만들어 버리는~~~
묵직한 노래 때문이리라 생각하다 아마도 잔디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여유로운 풍경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ㅋㅋ

다락방 2016-09-25 18:56   좋아요 0 | URL
네. 울적한 마음으로 걷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초록 잔디에서 뛰어노는 걸 보니 참 좋더라고요. 역시 세상에서 나란 존재는 지극히 작구나.. 하는 생각도 했어요. 하핫
 

페티시즘(fetishism)을 네이버 어학사전에 넣고 검색해보면,


'이성(異性)의 몸의 일부, 옷가지, 소지품 따위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 성욕의 하나.' 


라고 나온다. 


음... 나에게도 페티시즘 몇 개가 있는데, 그것은 그러니까 나의 '이상 성욕' 이란 얘기지? 게다가 내가 거기로부터 '성적 만족'을 얻는다고?? 아, 이것은 너무나 그러니까, 은밀한데 나를 까발리게 되는, 그런 것이란 말이로구나.


오늘 아침에 감은빛 님이 쓰신 갑빠와 승모근에 대한 페이퍼(http://blog.aladin.co.kr/idolovepink/8779251)를 읽다가, 근육에 대한 나만의 페티시즘 생각이 자연스레 후루룩 떠오른 거다. 나는 원래 근육질인 남성의 몸을 좋아라하는데, 그냥 좋아하는 것 말고,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좋아서 보기만해도 그냥 다리가 흐물흐물해지는 부위의 근육이 바로 전완근 이다. 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의 근육을 말하는데, 이 부위를 뭐라고 말하는지 몰라서 방금전에 운동 열심히 해서 몸 좋은 남동생에게 급 전화해서 물어봤다.


야, 손목에서 팔꿈치까지의 근육을 뭐라고 부르는거야?

전완근

전 환 근 이라고?

아니, 전 완 근.


나는 알겠다고 한 뒤에 인터넷에 전완근을 쳐봤다. 내 마음을 몰랑몰랑하게 만들정도로 전완근을 갖춘 남자는 사실 거의 없는데, 팔근육 만들고 복근 만들어도 전완근은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고저러고 다 떠나서, 여기 근육이 딱 눈에 띄면,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리는데, 전완근 넣고 검색하니 너무 운동운동해서 너무 근육근육한 팔 사진만 잔뜩이야. 이런 건... 그냥 근육이고, 이런것보다는 조금 약하고, 그러나 보통의 팔보다는 더 강해야 해. 그렇게 '바다 하리' 검색했다가 만족할만한 사진을 못찾고, 결국, 오, 나의 '숀 마이클스'를 쳐봤다. 짜라란~





아 좋아 ♡

저기 보고 좋아하는 거... 이상 성욕 맞는듯 ㅠㅠ

맞나? 

맞을듯 ㅠㅠ


아 숀 마이클스 보고 싶다.

나는 저기 보면 진짜 너무 좋다. 

남자 손 보는 것도 좋은데, 손 예쁜 남자는 별로 없어서, 손 보고 가슴 콩닥거리게 만드는 남자 역시 별로 없다. 그런데 손으로 콩닥 거리게 만드는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전완근으로도 콩닥 거리게 만들어. 그런데 그런 남자는 정말 거의 없어.


아 쓰다가 심장이 터질 것 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장이 바깥으로 나올 것만 같다.

안돼 그만해. 그만 상상해. ㅠㅠ

숨막혀..



그만 써야지..



이것 말고도 다리 흐물거리게 만드는 게, 뭔가 내가 알 수 없는 숫자와 영어, 기호 같은 걸로 노트 한 바닥을 가득 채운, 전형적인 이과적 공부 사진이 그것인데, 또 그런 거 보면 미치고 팔짝 뛰게 좋아서 콧소리 내고 싶어진다. 

며칠전에 오빠가 우리를 만난 자리에서 다른 친구로부터 연필을 선물 받았는데, 그걸 보자마자 이과 오빠랑 연결되면서, 내가 또 너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연필로 연습장에다 영어 잔뜩 쓰고.... 까지만 버벅대고 말했는데, 오빠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인증샷 찍어 줄게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인증샷에 손까지 딱 찍혀 있으면 거의 기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 말고도 또 있는데,

계란 한 손으로 까는 거 봐도 기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치 한 손으로 찢는 거 봐도 넘나 좋은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친것 같아. 그만하자. 가서 에마 읽으면서 빡이나 치자.

라고 썼지만 여기 회사구나...

정신을 똑바로 챙기자!!

정신줄을 놓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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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9-2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람은 남자가 봐도 멋있었습니다. 피니셔가 단순한 발차기라는 취약점에도 불구하구요.

다락방 2016-09-21 10:54   좋아요 0 | URL
아, 저 그 발차기 진짜 너무 좋아했어요. 스윗친뮤직~
은퇴해서 넘나 아쉬워요. 저사람 경기 직접 보고 싶은데... 훌쩍.

syo 2016-09-21 10:56   좋아요 0 | URL
이런 말씀이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제 엄마도 이 남자에 환장했드랬지요.....

다락방 2016-09-21 11:09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9-21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저는 저 근육의 선이 조금 더 선명한 팔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좀 말라도 팔뚝근육은 다 보기가 좋던데... 내가 그렇게 봐서 그런가 ㅋㅋㅋ 운동할 땐 의외로 소홀하기 쉬운 부분이었군요.

다락방 2016-09-21 13:31   좋아요 0 | URL
저는 아마도 제 몸에 근육이 1도 없기 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근육질의 몸을 좋아하는건가...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특히나 전완근, 저 부위의 팔 근육은 정말 멋지더라고요. 이상하게 보면 심장이 뛰어요. 팔딱팔딱 팔딱팔딱.... 하아- 회사 때려치고 저기 근육 멋진 남자 앞에 앉혀두고 저 부위만 쓰다듬으면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쓰담쓰담. 히융-

제 육체는 근육하나 없는 저질 육체....Orz

감은빛 2016-09-21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답글로 남겼는데, 팔뚝 근육을 통칭하는 말인 `전완근`은 실제 근육 이름은 아니예요.
대개 전완근이 두껍게 발달한 사람은 `상완요골근`이 발달한 경우입니다.
저 사진의 팔뚝 위쪽 가장 두꺼운 부위가 바로 그 근육입니다.
그리고 팔뚝 아래쪽으로 굵은 근육은 `수근요골굴근`이구요.

이 근육들은 크기가 작아서 큰 무게를 들기 어렵기 때문에,
적은 무게를 여러번 반복해서 드는 방식(저중량 고반복)으로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지루하기 때문에 키우기 쉽지 않죠.

다락방 2016-09-21 13:33   좋아요 0 | URL
ㅎㅎ감은빛님 서재에서 답글 읽었는데, 여기에 달아주신 댓글도 똑같네요. ㅎㅎㅎㅎ 장혁 얘기만 빼고 ㅋㅋㅋㅋㅋ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지루하기 때문인지, 저기 근육 멋진 남자를 보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어쩌면 더 희소가치가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저기서 다 볼 수 있는거라면 별로 흥분하지 않을것 같아요. 하핫.

비로그인 2016-09-22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팔근육 좋아요♥ 특히 여성의 잘 단련된 팔근육이 그렇게 멋져 보여요~ 그래서 열심히 팔근육 만드는 중이랍니다 꺄♥

다락방 2016-09-22 13:45   좋아요 0 | URL
전 여자들 팔에 알통 너무 좋아요. 팔에 알통은 남자들 꺼보다 여자들 께 더 좋은듯요. 우하하하. 넘나 멋져요! 아른님 팔근육 화이팅!!! ♡

transient-guest 2016-09-27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레슬러는 브렛 하트였어요..당시 최고의 technician...근데 숀씨가 사장이랑 짜고 제대로 말아먹었죠...-_-::: 개인적으로는 인간성이 좀 별로인 듯...하지만, 아직까지도 여성팬이 많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고 말았습니다.ㅎㅎㅎ 요즘은 WWE가끔 나오고 예전부터 하던 Texas Wrestling Alliance를 꾸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사실 진짜 힘쓰는 근육은 전완근, 어깨, 등 , 그리고 다리근육이죠..ㅎㅎ 갑빠와 식스팩은 쇼에요..ㅎㅎ 근육 좋아하시면 UFC를 추천합니다...진짜 사용하는 근육이 단련된 것을 볼 수 있어요...

다락방 2016-09-27 09:02   좋아요 0 | URL
하트 브레이커스 팀 말씀 하시는건가요? 태그팀.. 저도 정말 좋아했는데요.
그런데 사장이랑 짜고 말아먹은 것도 쇼의 한 이야기 아니었나요? 저는 스토리상 가져간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지막엔 트리플 에이치랑 태그팀 결성했었잖아요. 은퇴 전에. 전 트리플 에이치는 별로 안좋아했는데, 숀마이클스랑 태그팀 해서 나오는 거 보면 참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그렇더라고요?
은퇴 무대 전이었던가, 숀마이클스가 무대에서 백스테이지로 들어가면서 관중석에 있는 아내에게 키스를 하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전 그것도 엄청 좋더라고요. 그리고 다른 레슬링 선수들처럼 덩치가 막 어마어마하게 크지 않은 것도 좋았어요.

저도 갑빠와 식스팩에는 사실 그다지 매력을 못느껴요. ㅎㅎㅎㅎㅎ 그건 그냥 있거나 말거나 ㅋㅋㅋㅋㅋㅋ 근데 전완근 너무 좋아요! 저는 근육맨 근육우먼 다 좋아요. 제가 의외로(!!) 힘을 잘 못쓰는 사람이라서 ㅠㅠ 힘 잘 쓰는 사람 보는 거 너무 좋아요. 여자든 남자든 힘 좋은 사람 보면 진짜 좋아요. 쑝 반해요. ㅋㅋㅋㅋㅋ
 

오래전의 일이다. 이십대 중반이니 벌써 십 년도 훌쩍 넘은 일이 아닌가.

당시에 내가 다니던 직장에는, 몇차례 언급했지만, 주변에서 영화배우라고 불릴 정도로 잘생긴 남자 직원이 있었다. 나랑 동갑이었는데, 사람들이 저마다 잘생겼다고 한마디씩 하는, 막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여자직원이 동경할 수밖에 없는, 그런 남자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는 그런 잘생긴 얼굴에는 그다지 호감을 느끼는 타입이 아니라서, 다들 입을 모아 그를 칭송할 때에도, 나는 심드렁할 수 있었다. 심드렁하고 싶다거나 그런 척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진짜 관심이 없었다. 다만, '아, 사람들로부터 잘생겼다는 칭찬을 받는 남자사람이군' 했더랬다. 나와는 다른 부서였는데 함께 술을 몇차례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었을 때 성격도 나쁘지 않고 매너도 좋아서, 내 친구랑 소개팅 시켜줘야지, 했었더랬다.


마침 토요일 오후,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아직 회사에 있을 그에게 전화해 '나올래요?' 물으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른 남자 직원들과 나오더라. 그래서 술자리를 함께 하게 됐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싱글인 여자1과 이 남자가 이러쿵 저러쿵 해서 잘되면 좋지 않을까..하는 계획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술자리에서 그는 내게 코와 손이 예쁘다고 했다. 뜬금없는 얘기였지만, 사실 그는 나에게 코와 손이 예쁘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었다.


여느때처럼 회사 직원들 여러명과 소규모 회식을 하고 자리를 파하려는데, 그당시 막 알게 된 남성이 술집 앞으로 나를 데리러 왔다. 나는 잠깐 나가서 그를 만나고는 '기다려 가방 갖고 올게' 했는데, 모두가 작별인사를 나누는 그 상황에서 영화배우남자가 집에 안가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너랑 술을 좀 더 마셔야겠고 할 말이 있다는 거였다. 아 어쩌지... 여기가 먼저였고, 데리러 온 남자가 나중이긴 했으니까....나는 나를 데리러온 남자에게 가서는, 미안한데 다음에 술 사줄게 그냥 가라, 내가 지금 자리를 떠날 수가 없어, 하고는 그를 보내고, 영화배우 남자랑 술을 마시러 갔다. 영화배우 남자는 내게 저 남자는 뭐냐 물었고, 아, 봤냐, 아무도 아니다, 라고는 그와 술자리를 가졌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그는 내게 사귀고 싶다고 했다.


헉.


나는 거기에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 '아, 나 이남자 괜찮은 남자라고 친구한테 소개시켜주고 그랬는데 여기서 내가 안사귄다고 하면 나는 뭐가 되나' 하는 거였다. '괜찮다면서 너는 왜 안사귀는데?' 라고 물으면 내가 답할 말이 없는 거다!! '나는 그가 안좋아' 라고 하면, '안좋은데 왜 소개시켜줘?' 가 나올거고, 그러면..나는... 넘나 모순된 인간이 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거다. 그러니까 내가 그에게 알았다, 사귀자, 라고 한 데는 다른 생각이 1도 없었다. 오로지 머릿속을 꽉 채운 것은 '나는 모순된 인간이 아니고, 언행이 일치가 되는 인간이다...' 하는 것이었다. 몇 해전에 나랑 절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내게 '너는 다른 사람 시선은 신경 안쓰는데, 니 스스로에게 쪽팔리는 걸 견디지 못하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었다. 아, 그는 얼마나 통찰력이 뛰어난 친구였던가. 



그렇게 해서 사귀었지만 얼마 못 가 파국을 맞이했는데(응?), 내가 잠깐 그를 사귀면서 다른 남자를 만나 썸을 타버렸기 때문이고(응??), 그런 스스로를 또 스스로가 못견뎠기 때문이다. 어떻게 남자 친구가 있는데 다른 남자 만나서.....하아. 나는 영화배우 남자에게 연락해서는 우리 그만 만나자고 했고, 썸을 탔던 남자와는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다. 나는 그러니까 스스로에 대한 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던 거다. 아, 넘나 어렸던 것...


영화배우 남자는 회사 동료인지라 마주치지 않을 수가 없는데, 하아, 이 남자가 나랑 헤어진 뒤로 밥을 안먹는 거다. 규모가 작은 회사였고, 사람들은 저마다 걱정을 하나씩 보탰으며, 그가 속한 팀의 팀장은 나를 불러서, '우리 팀이 쟤 밥먹일라고 회식을 할건데 너가 참석해줘' 했다. 아니 왜 내가??? 라고 하면서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건 아닌가, 했는데, '우리 팀만 가면 너무 분위기가 어두워, 너가 꼭 있어줘' 하는 거다. 나는 곧잘 그런 이유로 이 팀 저 팀의 회식에 불려가곤 했는데, 그래서 우리 팀의 팀장이 나를 미워했다는 건 함정.... 어쨌든, 나는 비상구 계단으로 가 영화배우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밥 잘 먹고 다니라고, 사람들이 다 걱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알겠다고 했는데, 사실 그 사이사이 그는 술 마시고 울면서 전화했었다.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너는 왜 나를... 하면서 ㅠㅠ 부재중 전화가 막 몇십통 찍히고 그러는데, 나는 진짜 받을 수가 없었어. 아, 내가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고,



어느 멀쩡한 정신으로 토요일 낮에 영화배우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네가 나를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 지난번에 너 데리러 왔던 그 남자 때문이냐, 라고 물었다. 나는 아니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내가 남자로 느껴지지 않느냐, 라고 물었다. 나는 그것도 아닌데... 싶었지만, 이 사람은 명확한 이유를 들으려고 하는 것 같아서 '아마도 그런것같다' 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네가 나를 남자로 느낄 때까지 기다릴게, 3년이든 30년이든 기다릴게' 했다. 나는 맘대로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신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러나 그렇게 호기롭게 '얼마가 됐든 널 기다릴게' 했던 영화배우 남자는, 그 후에 3주도 못되어서 회사의 다른 여직원과 교제를 시작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남자들이란.... -_- 

언제나 오빠 너무 잘생기지 않았어요? 하고 내게 그에 대한 동경을 숨기지 않았던, 막 들어온 신입사원이었다. 에헤라디여, 그들은 지금 결혼하고 애 낳고 잘 살고 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아, 내가 이 얘기를 왜이렇게 길게 뜬금없이 했냐 하면, 이게 다, 에마 때문이다. 오, 에마!!!!!




그러니까 에마는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어린 아가씨 '해리엇'에게 근사한 남자를 소개시켜 주고 싶었던 거다. '엘튼'이라면 딱 맞는 상대이겠구나 싶었다. 사실 '마틴'이 해리엇을 좋아해서 해리엇에게 결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지만, 에마가 생각하는 마틴은 교양도 없고 수준도 떨어진다. 해리엇은 이제 막 교양과 상류사회 문화를 습득하던 중이라 마틴을 거절하고, 엘튼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이란 것이 에마의 말로 시작된 것이어서, 엘튼이 지나가면 잘생겨서 쳐다보기는 했었으나 그것이 사랑은 아니었는데, 자꾸만 에마가 옆에서 부추기는 거다. '저봐, 저렇게 말하는 걸 보니 너에 대한 애정을 가진 게 틀림없어' 이런식으로... 여길 이렇게 자주 방문하다니 널 보려고 그러는거야, 내가 그린 네 초상화에 대해 이렇게 칭찬하다니, 너를 정말 좋아하는 거야...하면서 해리엇의 마음에 엘튼에 대한 기대감과 사랑을 마구 불어넣는 거다. 아... 나는 넘나 빡침이 몰려왔어.... 누가 봐도 엘튼은 에마를 좋아하는데, 에마는 그것도 모르고 그 모든 게 자기랑 함께 있는 해리엇 때문인줄 아는 거다. 이게 '나는 얘랑 얘를 연결시켜줘야지' 하는 강한 욕망과 '내가 틀릴 리 없어'라는 강한 자기 확신으로 인해 벌어진 크나큰 실수가 되는데, 아아, 너무 싫은 것이, 정말이지,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대로 본다는 게 너무나 명명백백하기 때문이다. ㅠㅠ 아, 여기까지 쓰면서도 스트레스 받아... ㅠㅠ


형부가 에마에게 '엘튼이 너에게 관심이 있네' 라고 하는데도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엘튼은 해리엇을 사랑하는데' 라고만 생각하는 거다.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라.... 그런데!! 엘튼이 에마에게 청혼하는 것이다 ㅠㅠ



일단 이 자체로 문제는 심각하다. 엘튼이 해리엇을 좋아한다고 설레발친 게 에마인데, 그런 엘튼이 에마를 좋아한다니. 엘튼이 자신을 사랑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해리엇은 대체 뭐가 되는가. 자신에게 왔던 청혼마저 거절한 상황에서, 나를 사랑하는구나! 했던 그 남자가 사실은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고, 자신은 커다란 착각에 빠져있었다니!! 아 얼마나 쪽팔린가!! 그 마음이 받을 상처는 또 얼마만큼의 크기일까. 게다가 에마는? 에마야말로 가장 충격인 게, '쟤는 널 사랑해, 진짜야, 확실해' 했는데, 그 '쟤'가 날 사랑한다니...멘붕인 것이다. 이걸 어떻게 수습하나...



에마는 당황했을 것이다. 에마는 엄청 당황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모든 문제를 바로잡고 싶었을 것이다. 일단 에마 스스로가 결혼 생각이 없는 여자이고 엘튼을 사랑하지 않으니, 엘튼을 거절하는 것도 해야할 일이고, 해리엇이 받을 상처 역시 들여다보아야 할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마는 아마도 자신이 설레발 친것에 대한 반성을 해야할 것이고, 실수를 인정하게 될것이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물론, 그러기도 했다. 그렇지만... 에마는 그 사이에 '어떻게 엘튼 감히 네가 나를 좋아해?' 하는 거다... 아, 딥빡침...... 해리엇에게 엘튼을 붙여주려고 옆에서 속삭일 때의 엘튼은,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완벽한 남자였는데, 그런 엘튼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하자 '어떻게 감히 네가!!'가 되는 거다. 아, 너무나 딥빡침이 몰려와서 숨이 막힌다.....




해리엇이 하트필드에 처음 왔던 바로 그날부터 벌써 그런 생각을 떠올렸던 것이다. 길게 생각하면 할수록, 썩 괜찮은 결합이라는 생각이 더 커졌다. 엘튼 씨의 상황은 아주 적절했다. 그 자신이 어엿한 신사이고 하천한 친척도 없는 데다, 해리엇의 수상한 출생에 대놓고 이의를 제기할 만큼 대단한 가문도 아니었다. 그녀가 들어갈 안락한 집도 있고, 에마 짐작에는 아주 충분한 수입도 있었다. 하이베리의 목사직 수입이 크지는 않지만, 그에게는 따로 상당한 재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에마는 그를 아주 좋게 보았으니, 성격 좋은 호인에다 점잖고 세상살이에 대한 유용한 식견도 부족하지 않은 청년이라고 생각했다. 

.

.

.

그리고 사람 자체가 워낙 호감을 주는, 아주 까다로운 여성이 아니라면 누구나 좋아할 법한 인물이었다. 그는 대단한 미남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의 외모에 대해서는 두루 칭찬이 자자했는데, 다만 에마 자신은 이 칭찬에 끼지 않았으니 그녀에게는 필수적인 어떤 품격이 그에게는 없었기 때문이다.(p.52)




















내가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잘 알지도 못하고 또 그 시대에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서 그녀에게 가하는 비판은 사실 말이 안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말이 되든 안되든,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에게 '품격은 떨어지지만 사실 여러모로 괜찮은 남자'를 소개해주려는 에마가, 정작 자신에게 청혼한 그 남자에게 '어디 네 따위가 감히' 하는게 넘나 싫은 거다.

게다가, 자신이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착각해놓고, 그에게 버럭 화를 낸다. 야, 너 왜 걔가 아니라 나를 사랑한다고 해, 왜 지조가 없어???????????? 하고... 


하아...

그 지조, 니가 만든 거야.... 아이구야......



수모도 이런 수모가 없었다. 결국 엘튼 씨 본인이 여러 면에서 그녀의 생각이나 믿음과는 정반대인 위인임을, 오만하고 방자하고 건방지며 제 잘난 줄만 알지 남의 감정은 돌볼 줄 모르는 위인임을 증명해 보인 셈이니 말이다.

상례와는 반대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엘튼 씨가 구애를 하고 나선 것이 그를 더 낮게 평가하게 했다. 고백과 청혼은 그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었다. 그녀에게 그의 연모는 별것 아니었고, 그의 희망은 모욕이었다. 결혼 한번 잘해 보자는 욕심에 오르지 못할 나무를 넘보며 사랑에 빠진 시늉을 했지만, 걱정할 만큼 실의의 고통을 겪지는 않으리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다고 안심해도 좋았다. 말에서나 매너에서나 어떤 진정한 애정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p.199)



엘튼 씨가 에마를 진정으로 사랑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에마의 예상대로 엘튼 씨는 한 달쯤 지났을 때였나, 다른 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을 하기로 한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상처를 회복하는 적절한 시간인지는 알 수 없다. 엘튼은, 정말 결혼 한 번 잘해보고자 '오르지 못할 나무'를 넘본 남자일 수 있다. 그럴 확률이 크다. 그런 남자를 제껴내는 건 에마가 잘한 게 맞다. 그렇지만, 그런 남자가 자신의 친구인 해리엇과 결혼한다면 어떻게 됐을까... 해리엇에게 소개시켜 주면 세상없이 천상의 배우자가 될 사람이, 어떻게 자신에게 청혼한 순간 오만하고 방자하고 건방진 사람이 된걸까. 이건 그냥 '내 타입 아니야',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와 다르잖아? 만약 그가 정말 괜찮은 남자였다면, '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로 끝났어야 되는건데, 온갖 분노가 다 나오는 거다.  그의 재산없음, 품격없음 부터 시작해서 사실 에마를 가장 빡치게 했던 건, 그가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데에 있다. 근데 그건 자기가 착각한 거잖아 ㅠㅠ 



그래서 내 젊은 날의 저 사건이 생각났다. 괜찮은 남자라서 다른 여자 소개시켜 주려다가 내가 사귀게 된 사연이. 나 스스로에게 쪽팔리지 말자며 좋아하지도 않는데 '내가 사귈게' 한거랑, '이런 오만방자한 놈' 하면서 좋아하지 않는 남자랑 사귀지 않은 에마랑....누가 더 잘하고 누가 더 못한걸까..... 생각하다가, 결론이 안나는 아침이다.




그나저나 이 책에서의 시대적 배경 특성상, 너무나 가문이며 재산 얘기 신분 얘기 나와서 절반쯤 읽었는데 계속 빡친다. 에마가 이번 실수를 계기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 절반쯤 까지는 사실 전혀 성장과 거리가 먼 것 같다. 또 사람을 자기가 보고싶은대로 보고 있는 것 같아 ㅠㅠ 

아, 그러나 에마보다도 이십년을 더 산 나 역시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는거겠지.....

예전에 읽다가 만 [늦여름]도 그렇고, 일도 안하면서 돈만 많은 사람들 얘기를 읽으면 나는 왜이렇게 빡이치지... 그러면서 그 돈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내가 에마에게 빡치는 건, 에마가 너무 좋은 가문에 돈도 많은데다가 그 지역의 유명인사라서 스스로 열등감에 휩싸여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역시 지금 태어났어야 했던 것 같다.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어서 폭발했을 듯.






내심, 

에마는 이 남자랑 되겠군, 하고 생각하게 되는 남자가 있는데, 정말 그 남자랑 잘되는지 봐야겠다.

오만년전에 영화 본 거에서는 내용이 기억이 1도 안나....




그나저나 나는 자연인이다 에서처럼, 자연 속에 들어가 문명과 동떨어진 채로 혼자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어제는 문득 헤어진 애인에 대해 저주를 내리고 싶어져서 그렇게 했다. 네가 앞으로 다른 어떤 여자를 만나도, 나보다 목소리 좋고(내 목소리를 좋아했다), 나보다 말 예쁘게 하는 사람(내 말투와 화법을 좋아했다) 못만날 것이다, 하고 저주를 내렸다. 나처럼 계속계속 사랑을 표현해주는 여자도 못만날 것이다, 내가 최상이었다, 하고 저주를 내렸다. 흥. 누굴 만나도 '아, 그만한 여자가 없었구나' 생각하게 될거야.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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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6-09-21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나 재밌게 책읽으시는 것 같아요! 감정기복적 독서! ㅎㅎㅎ

다락방 2016-09-21 10:10   좋아요 0 | URL
전 책만 읽으면 넘나 힘들어요 ㅠㅠ 감정이 이렇게 되어버려가지고.
다른얘긴데, syo 님,
혹시,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읽어보셨나요??

syo 2016-09-21 10:49   좋아요 0 | URL
네. <일곱 번째 파도>까지 읽긴 했는데,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나봐요. 이제는 그 양반들이 시종일관 메일 주고 받았다는 사실밖에는 기억이 안나네요.....

다락방 2016-09-21 10:5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제가 감정 이입 너무 많이 하고 본 책이거든요. 완전 에미가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책에 감정 이입한 거 생각하니까 그 책 생각이 나서 여쭤봤어요. 헤헷.

syo 2016-09-21 10:59   좋아요 0 | URL
전 그 당시 연애가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이런 종류의 책들을 칼눈뜨고 읽었었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작가는 좀 괜찮았지만, 기욤 뮈소는 저에게 모기같은 존재였어요. 귀찮기만 하고 도대체 왜 있는지 모를.

다락방 2016-09-21 11:09   좋아요 0 | URL
저는 기욤 뮈소나 더글라스 케네디는 한 두권만 읽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6-09-2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맘대로 하라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신라면을 끓여 먹었다.

에서 뿜었어요!!!
여기 도서관인데 ㅠㅠ
마성의 매력 다락방님께 부러움과 부러움을~~ 영화배우남자라니... 흐흐흐

다락방 2016-09-21 12:02   좋아요 0 | URL
저는 쿨한 녀자니까요.
응, 알겠어, 너는 나를 좋아하렴, 나는 라면을 먹어...

쿨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9-21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라면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신라면이 나올 타이밍이 아닌데 허를 찌르시다뉘.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선물 받아 읽은 책,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만 해` 역시나 울면서 봤네요. ㅎㅎ

다락방 2016-09-21 13:29   좋아요 0 | URL
후훗. 제가 허를 찌르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만 해]가 책 제목인가요? 검색해도 안나와요...

시이소오 2016-09-21 13:34   좋아요 0 | URL
아, 새벽세시 바람이 부나요?선물한분이 그랬다구요. 엉뚱한 검색을 하게 해 죄송해요 ^^;

다락방 2016-09-21 13:37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그 뜻이었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6-09-22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달에 한번 전남자친구들에 대한 저주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왠지 에마 보시다 던져버리실거 같았는데 끝까지 보시네요!

다락방 2016-09-22 10:45   좋아요 0 | URL
모리님은 어떤 저주를 주로 내리시나요?
저는 방금전에 저주 하나 또 내렸는데 19금이라 쓰진 않겠어요. ㅎㅎㅎㅎ

에마 진짜 짜증나는데, 끝에 성장하는지 지켜보고 싶어요. 계속 이 캐릭터면 너무나 빡칠듯요. ㅎㅎㅎㅎㅎ

2020-09-02 0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