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티시즘(fetishism)을 네이버 어학사전에 넣고 검색해보면,
'이성(異性)의 몸의 일부, 옷가지, 소지품 따위에서 성적 만족을 얻는 이상 성욕의 하나.'
라고 나온다.
음... 나에게도 페티시즘 몇 개가 있는데, 그것은 그러니까 나의 '이상 성욕' 이란 얘기지? 게다가 내가 거기로부터 '성적 만족'을 얻는다고?? 아, 이것은 너무나 그러니까, 은밀한데 나를 까발리게 되는, 그런 것이란 말이로구나.
오늘 아침에 감은빛 님이 쓰신 갑빠와 승모근에 대한 페이퍼(http://blog.aladin.co.kr/idolovepink/8779251)를 읽다가, 근육에 대한 나만의 페티시즘 생각이 자연스레 후루룩 떠오른 거다. 나는 원래 근육질인 남성의 몸을 좋아라하는데, 그냥 좋아하는 것 말고, 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좋아서 보기만해도 그냥 다리가 흐물흐물해지는 부위의 근육이 바로 전완근 이다. 손목부터 팔꿈치까지의 근육을 말하는데, 이 부위를 뭐라고 말하는지 몰라서 방금전에 운동 열심히 해서 몸 좋은 남동생에게 급 전화해서 물어봤다.
야, 손목에서 팔꿈치까지의 근육을 뭐라고 부르는거야?
전완근
전 환 근 이라고?
아니, 전 완 근.
나는 알겠다고 한 뒤에 인터넷에 전완근을 쳐봤다. 내 마음을 몰랑몰랑하게 만들정도로 전완근을 갖춘 남자는 사실 거의 없는데, 팔근육 만들고 복근 만들어도 전완근은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고저러고 다 떠나서, 여기 근육이 딱 눈에 띄면,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리는데, 전완근 넣고 검색하니 너무 운동운동해서 너무 근육근육한 팔 사진만 잔뜩이야. 이런 건... 그냥 근육이고, 이런것보다는 조금 약하고, 그러나 보통의 팔보다는 더 강해야 해. 그렇게 '바다 하리' 검색했다가 만족할만한 사진을 못찾고, 결국, 오, 나의 '숀 마이클스'를 쳐봤다. 짜라란~
아 좋아 ♡
저기 보고 좋아하는 거... 이상 성욕 맞는듯 ㅠㅠ
맞나?
맞을듯 ㅠㅠ
아 숀 마이클스 보고 싶다.
나는 저기 보면 진짜 너무 좋다.
남자 손 보는 것도 좋은데, 손 예쁜 남자는 별로 없어서, 손 보고 가슴 콩닥거리게 만드는 남자 역시 별로 없다. 그런데 손으로 콩닥 거리게 만드는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전완근으로도 콩닥 거리게 만들어. 그런데 그런 남자는 정말 거의 없어.
아 쓰다가 심장이 터질 것 같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장이 바깥으로 나올 것만 같다.
안돼 그만해. 그만 상상해. ㅠㅠ
숨막혀..
그만 써야지..
이것 말고도 다리 흐물거리게 만드는 게, 뭔가 내가 알 수 없는 숫자와 영어, 기호 같은 걸로 노트 한 바닥을 가득 채운, 전형적인 이과적 공부 사진이 그것인데, 또 그런 거 보면 미치고 팔짝 뛰게 좋아서 콧소리 내고 싶어진다.
며칠전에 오빠가 우리를 만난 자리에서 다른 친구로부터 연필을 선물 받았는데, 그걸 보자마자 이과 오빠랑 연결되면서, 내가 또 너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연필로 연습장에다 영어 잔뜩 쓰고.... 까지만 버벅대고 말했는데, 오빠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인증샷 찍어 줄게요'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인증샷에 손까지 딱 찍혀 있으면 거의 기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 말고도 또 있는데,
계란 한 손으로 까는 거 봐도 기절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치 한 손으로 찢는 거 봐도 넘나 좋은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친것 같아. 그만하자. 가서 에마 읽으면서 빡이나 치자.
라고 썼지만 여기 회사구나...
정신을 똑바로 챙기자!!
정신줄을 놓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