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1 세계신화총서 6
쑤퉁 지음, 김은신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눈물'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은 흔히 이런 아주 단순한 질문을 받으면 당황해한다. 당황한다기 보다는 어이없어 한다고 말해야 정확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수학에서도 1에 1을 더하면 왜 2가 되는지를 증명해 보이는 것은 고난도의 문제이듯이, 이런 단순한 것을 정색을 하고 물어오면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너무 단순한 질문이어서 질문 만큼이나 단순하게, "눈에서 나오는 물이지 뭐긴 뭐야!"라고 대답해 버리면 자신이 왠지 무식해지는 것 같고, 질문자의 농간에 놀아난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단순한 질문은 우리의 예상대로 그리 단순한 대답으로 해결되는 것들이 아니다. 너무나 어렵고 길고 끝이 없는, 결국은 무어라 딱히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이기에, 우리는 애써 그러한 어려움들을 피하고자 암묵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아예 단순화해 버렸던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는 '눈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일단 '눈물'이라는 것은 '눈에서 나오는 물"이라는 생체 현상의 하나로 설명되어질 수 있다. 이것은 '눈물'의 기본적, 중심적 의미인데, 두루뭉술한 설명말고, 좀 고지식해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생리학에서 말하는 눈물의 정의를 보면 다음과 같다.

눈물 (생리학) [tear] 눈의 바깥쪽, 위쪽에 있는 눈물샘[淚腺]에서 나오는 분비액.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눈물은 각막표면을 광학적으로 균일하게 유지하고, 각막과 결막 표면으로부터 세포의 노폐물이나 이물을 물리적으로 세척해내며, 각막에 영양을 공급해주고, 항균작용을 하므로 눈의 광학적 특성과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정상적으로 안검(眼瞼)이 깜박 거리는 것에 따라 눈물막의 일부인 점액층을 각막과 결막의 상피표면에 도포하게 된다.

이는 아주 일차적인 '눈물'에 대한 설명이다. 학문적이고 과학적인 이러한 '눈물'의 정의에 대해 우리는 대체적으로 동의할 수 있겠지만, 결코 이것이 '눈물'의 전부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그러니까 "눈에서 흐르는 물이 눈물이지 눈물이 별 거냐" 하기에는 우리 인간에게 '눈물'이 갖는 무언가 다른 것들이 있다는 얘기다. 백과사전에서의 위와 같은 정의를 우리가 '눈물'의 완전한 설명으로 동의할 수 없었다면 우리는 이제 국어사전으로 넘어가 보아야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의외로 '눈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눈-물 「명」눈알 바깥 면의 위에 있는 눈물샘에서 나오는 분비물. 늘 조금씩 나와서 눈을 축이거나 이물질을 씻어 내는데, 자극이나 감동을 받으면 더 많이 나온다.

다른 국어사전을 하나 더 보자. 두산동아에서 나온 국어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눈-물 「명」①눈알 위쪽에 있는 누선(淚腺)에서 나와 눈알을 축이는 투명한 액체. 여러 가지 자극이나 정신적인 감동에 의하여 흘러 나옴. ②'동정'이나 '인정'의 비유.

이들 국어사전에서는 생리학에서 정의하는 눈물의 의미와 더불어 정신적 자극에 의한 '눈물'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어사전의 설명들도 무엇인가 확실한 '눈물'의 정의라고 보기 어렵다. 하나의 생리학적 현상으로서의 눈물과 정신적인 감동에 의한 눈물을 우리는 조금 구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흔히 "눈물을 흘린다."고 할 때, 어떤 정신적 감동이나 자극에 의한 눈물을 의미할 때가 많다. 생리적으로 우리는 항상 눈물을 머금지만 그것을 잘 흘리지는 않는다. 눈물을 '흘릴' 때에는 무언가 다른 자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는 '눈물'의 대체적인 의미는 거반 '흘린다'는 행위를 동반해야 할 때 비로소 정의된다. 그러니까 생리학적 의미로서의 '눈물'의 정의와는 몇 걸음의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눈물'은 흔히 비유적 의미로도 자주 사용된다. "눈물 없이는 못 볼 장면"이라거나, "눈물 흘릴 줄을 번연히 알면서 내 어이 찾아왔던고." 등에서 처럼 '눈물'은 동정이나 슬픔을 의미한다. 이러한 동정이나 슬픔은 문학이라는 매개를 통한 곧잘 사용되곤 한다. '눈물'은 문학을 통해 보다 고차원적인 의미를 취득하게 된다. 그 일례로 다음과 같은 시를 보자.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위의 시는 김현승 시인의 「눈물」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도 실려있어, 한번쯤 배웠을 만한 것이다. 여기서의 '눈물'은 동정이나 슬픔의 차원을 넘어 숭고해 보이기까지 하는 의미를 취득하기도 한다. 이것 말고도 눈물에 대한 언급들은 다양한 문학작품에서, 그리고 예술작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오늘날에는 대중문화에서도 '눈물'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데,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이 '눈물'을 빼놓고는 극 진행 자체가 어려운 것들도 태반이다. 영화에서도 '눈물'은 하나의 장르를 형성했을 정도이다. 예전에 '신파극'이라는 것도 엄연히 '눈물'에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눈물'은 상업화되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서 눈물은 각계각소에 내재해 있는 거대한 어떤 것이 되었다는 말이다.

'눈물'은 그 자체로 생리적 현상과 더불어 정신적 현상이 되었고, 나아가 문학적, 예술적, 사회적, 상업적 의미들을 취득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총체적 의미의 '눈물'을 간단히 정의하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눈물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무엇이라 대답하기 곤란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눈물'에 대한 성찰도 이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여기 이 한 편의 현대화된 고대의 설화는 그러한 '눈물'의 뛰어난 성찰의 하나로 기록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것은 바로 중국 고대의 <맹강녀 설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장편소설 『눈물』이다.

이 소설의 저자 쑤퉁은 "중국 진나라 때에, 만리장성의 역사(役事)에 얽힌 비극적인 전설의 여주인공"인 맹강녀에 얽힌 전설, 곧 "진시황의 장성 축조에 징발(徵發)된 남편의 겨울옷을 가지고 찾아갔으나, 남편이 이미 죽었다는 말을 듣고 성벽에 쓰러져 우니, 갑자기 성벽이 무너지면서 남편의 유골이 나타났다고 한다."는 설화를 각색했다. 여기에 저자는 제목을 '눈물'로 정했다. 이는 이 소설의 모태가 된 <맹강녀 설화>가 남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에 대한 비극적 이야기라는 것과는 달리, 그 중심에 눈물이라는 소재를 부각함으로써, '눈물'에 담긴 다양한 의미들을 현대적으로 성찰해 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쑤퉁은 주인공 '맹강녀'를 '비누(碧奴)'라는 '눈물인간'으로 변신시킨다.

"비누(碧奴)는 도촌에서 태어났다. 꽃처럼 어여쁘고 맑고 단아한 그녀는 눈동자가 칠흑처럼 새까맣고 커다래서 눈물을 달고 살 팔자를 타고난 듯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머리가 길고 숱이 많았다. 비누의 어머니는 살아생전 딸의 머리를 쓸어올려 빗겨주며 눈물을 머리카락 속에 감추라고 가르쳤다. 하지만 어머니가 일찍 죽는 바람에 비법이 완전히 전수되지 않았다."(31쪽)

위 인용문에서 보듯이 '비누(碧奴)'라는 이름은 '눈물'과 필연적으로 관계된다. '碧(푸를 벽)'은 "눈동자가 칠흑처럼 새까맣고 커다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는 필연적으로 "눈물을 달고 살 팔자"를 의미했다. 결국 '비누'는 눈물인간이 된다. 그런데 인용문에서 우리는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왜 "눈물을 머리카락 속에 감추"어야 하냐는 것이다. 그것을 시시콜콜 이야기하기에는 작가 쑤퉁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다. 확실한 건 이 소설에서 '눈물'은 절대적으로 금지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 '눈물'에 대한 금지를 보다 상징적으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이는 '눈물'이 생리적이면서도 정신적 작용인 것에 반해, 이에 대한 권력의 제재는 '눈물'이 가지는 인간으로서의 총체적 가치와 권리에 대한 착취와 폭력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오래전에 있었던 비극"에 의해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행위인 '눈물' 흘리는 것에 대한 금지는 인간에 대한 억압의 기제로서도 작용하지만, 더불어 인간 사회의 물신화, 기계화, 도구화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는 작가가 이 설화를 각색하면서 의도했던 하나의 주제의식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 그러니까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에 대한 억압'과 '폭력'의 사회, 나아가 비윤리화 비도덕화 되는 현 사회와 문화, 인간의 물신화와 도구화에 대한 우려 등이 이 '눈물'에 대한 성찰 속에 형상화 되고 있는 것이다.

눈물에 대한 금지는 애당초 '황족 간의 암투'에 비롯한다는 사실이 말해 주듯이, 이는 지배층에 의한 피지배층에 대한 억압과 폭력, 그리고 착취로 읽혀진다. 이는 그 안에서의 피지배층의 의식변화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피지배층의 의식변화는 '눈물이 금지된' 시대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폭압과 전횡에 의해 이루어진다. 우리가 익히 아는 역사적 사실로서 진시황의 만리장성 축조가 그 원인이 된다. 나라의 온갖 남자들이란 남자들은 죄다 끌고가 만리장성의 축조에 받쳐진다. 이러한 현실은 '금지된 눈물'과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상황 가운데 모순을 만들어 내고, 급기야 인간 사회는 냉혹해지고 비인간화 되어진다. 아이를 때리면서 울지 못하게 하면, 그 아이는 정신병원으로 보내야 할 것이다. 결국 이 소설에서의 현실 인식은 그러한 미쳐버린 사회에 대한 형상화이자 비판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주인공 '비누'는 앞에서의 인용문에서도 보았듯이, 이 미쳐버린 사회에서 볼 때, 반쯤 모자라고 떨어진 인간으로 나타난다. 급기야는 미친 사람으로 취급받는다. 이는 역설적으로 '비누'가 지극히 정상임을 의미하는데, 정신병원의 환자들 사이에서는 다만 의사와 간호사가 미쳐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간 '비누'는 '눈물이 금지된' 이 사회에서 눈물을 제대로 감추지 못하는 사회의 미숙아다. 그것과 더불어 그녀는 "고아인 완치량(万豈梁)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그 둘은 모두 이 소설 안에서는 모자란 인간들이다. 사회에서 소외받고 외면당하면서 그들은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 둘은 서로 아끼고 사랑했다. 어떻게 보면 눈물을 감출지 모르는 '비누'는 하나의 오염되지 않은 순수함을 나타낸다. 아이처럼 말이다. 어른들은 눈물을 감출 수 있는 가식이 있지만, 아이들은 울고 싶은 땐 울어야 하는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 순수함이 모자람으로 인식되는 사회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라도 이 소설에 형성된 상황 자체는 하나의 현대적 사회에 대한 상징이라고 보아도 족하다.

이야기는 완치량이 사라지면서 사라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만리장성 축조를 위해 어느날 갑자기 끌려간 것이다. 이렇다할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말이다. 완차량 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대부분의 남자들은 모두다 끌려가고 만다. 그러나 남편들이 끌려간 아내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처에서 '비누'와는 확연히 다르게 나타난다. '비누'는 남편을 위해 겨울옷을 마련해서 만리길의 북쪽으로 가려고 하지만, 다른 여자들은 먹고 살기 바빠, 끌려간 남편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둘의 대비에서 우리는 '비누'의 편을 들어줄 수는 있겠지만, 다른 여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들의 말에 수긍하게 되는 것은 우리가 현실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만큼 '비누'의 남편에 대한 그 헌신적 사랑이 돋보이게 되는 것이다.

사회는 점점 미쳐버린다. 급기야 인간은 도구화되고 기계화된다. 왜일까? 그것은 '눈물을 금지' 했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기도 하다. '눈물'이라는 인간의 육체적 기본 행위에 대한 억압과 더불어 그것은 정신적, 문화적, 사회적 억압이었기에, 인간은 그 모든 것을 제지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은 지배층에 의한 피지배층의 도구화로 이어진다.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인간은 더이상 인간이기 힘들어진 세상, 그 세상을 작가는 '눈물'을 빼앗긴 세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글은 그 물신화 도구화 현상의 본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행여 누가 됐든 우리를 사서 쟁기라도 끌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지. 큰 가축이란 바로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하지만 산지 여자를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으니 큰 가축도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에요. 우리가 못 생겨 싫다 하고, 멍청하다고 마다하니 결국 아무도 우리를 찾지 않아 여기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라우."(111~2쪽)

또한 인간성의 비윤리화와 비상식화, 비도덕화를 보여주는 대목도 있다. '비누'를 본 아이가 "저기 인간짐승 하나가 또 와요! 돌멩이 하나 주세요!" 하면서 '비누'에게 돌을 던진다. '비누'는 돌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그렇게 높은 곳에서 잘못하다 떨어지면 크게 다칠 테니 조심"하라며 아이를 걱정한다. 그런데 아이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새총에 맞고도 욕을 하기는커녕 내가 떨어져 다칠까봐 걱정을 하고 난리예요! 저 여자 머리가 어떻게 된 게 분명해요!"(105쪽)

사회는 이렇게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그 사회 속에서 '비누'는 "머리가 어떻게 된" 인간일 수 밖에 없다. 작품 속에서 이 '비누'에 대한 이 사회의 인식은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 잘 드러난다.

"이제야 당신이 누군지 알겠네! 도촌에 웬 정신 나간 여자가 상사병에 걸려서 청개구리 한 마리 데리고 남편 찾으러 떠났다너니 바로 당신이군요!"(108쪽)

남편을 찾아 그 먼길을 떠난 '비누'는 그 사회에서는 정신나간 여자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비누'는 이런 인식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항변한다.

"내가 내 남편에게 입힐 겨울옷을 가져가는데, 상사병은 무슨 얼어죽을 상사병이야? 난 그런 병에 걸린 적 없어. 세상에 옷도 제대로 못 입고 나가 노역을 하며 겨울을 보낼 남편 걱정을 안 할 여자가 어디 있어? 있다면 그게 미친년이지!"(108~9쪽)

이러한 차이 가운데, 우리는 비누의 말과 위의 다른 여자들의 말 사이에 다른 차이를 감지할 수도 있다. 곧 표면적 어조에서 여자들의 말은 점잖은 반면, 비누의 말은 단호하고 격하다. 이것은 이 사회의 잘못된 인식에 대한 순수함의 강변으로도 읽히게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이런 비누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비누는 "이 절망으로 가득 찬 인간시장에서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래서일까? 비누는 한없이 눈물을 흘리게 되고, 그녀의 눈물이 '특별한 눈물'이 된 것은. 이러한 '비누'에게 다가오는 것은 "발가락의 피 맺힌 물집 사이로 계곡물이 흐르듯 눈물이 흐르"는 것이고 "손바닥도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되는 것 뿐인 것이다. "희망을 품고 있는" 단 한사람 '비누'는 그렇게 '눈물인간'이 되가는 것이다.

세상은 '눈물인간'에게 어떠한 것도 허락하지 않는다. 눈물이란 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말처럼 잘 뛰는 사람들을 위해 다리를 내리고, 새처럼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위해 다리를 내리고, 일 년 내내 웃는 얼굴의 사람을 위해 다리를 내린 그들이 눈물을 를리는 사람에게는 다리를 내리지 않"(163쪽)는다. 이는 인간이 기계화된 사회에 대한 실날한 비판으로 읽히지 않는가? 눈물을 흘리는 인간의 순수함은 이 세상에서는 아무짝에 쓸모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 소설은 비누라는 인물을 통해 사회의 억압과 인간의 물신화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순수한 사랑과 눈물은 부족하고 모자란 인간일 수 밖에 없게 한다. 그 대표적 인물이 바로 '비누'와 '완치량'이다. '비누'는 금지된 눈물을 '감추지 못 하는'는 어리석고 모자란 인물로 그려진다. 그에 반해 '비누'를 모자라다고 인식하는 다른 인간들은 "눈물을 감추는 방법에" 능숙한 사람들이다. 이는 현대사회와 물질문명, 그리고 자본화 된 사회 속에 완벽히 적응한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은 인간의 물신화를 야기하고  순수함을 잃어버린 인간 사회의 비판으로 이 소설을 읽어볼 수 있지는 않겠는가? 적어도 작가가 이 소설의 제목을 '눈물'이라고 한 것은 '눈물'이 가지는 다양한 인간적 문맥들, 즉 인간의 생리적, 정신적, 문화적 전반에 대한 다양한 기본적인 권리와 욕구들이 어떻게 억압되고 그것이 사회를 어떻게 망쳐놓고 있는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은 아닐까?

재밌는 것은 황제의 죽음을 두고 '비누'의 다음과 같은 생각이다. "그녀는 자신이 황제를 진쑤의 모습으로 상상하고 있는 것을 금방 깨달았다. 작은 눈, 생쥐 수염, 손목에 새겨진 도적이라는 두 글자". 황제의 죽음을 도적이었던 진쑤의 죽음과 "나란히 생각"하고 있는 것은 전혀 잘못이 아닌 것이다. "손목에 황제라는 두 글자가 새겨 있을까?"하는 그 의문에서 서술자는 "그녀는 평생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는 '황제'와 '도적'이 동의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 이 기나긴 리뷰를 여기서 불현듯 마감하기로 하자. 이야기의 줄기야 다들 짐작하고 있지만, 작가가 '눈물'을 보는 인식은 대개 이런 쪽으로 읽어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 것이다. 그것이야 어쨌건 간에, 우리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눈물'을 잃어버린, 어쩌면 금지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소설이 고대의 전설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어쩌면 이보다 리얼한 오늘날의 현실 인식을 찾아보기도 어렵지 않을까? 오늘날 '눈물'에 대한 인식과 다음과 같은 '사내아이들'의 입을 빌린 소설의 진술은 얼마나 다르겠는가? 나는 "다르지 않다."에 걸 수 밖에 없겠다.

"빗물이야 논밭을 비옥하게 하고, 강물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도랑물은 들풀을 자라게 하고, 연못의 물은 물고기를 잘 자라게 한다지만 사람의 눈물은 대체 어디에 쓰느냐 이 말이야. 세상에서 제일 값어치 없는 게 바로 눈물이라고!"(5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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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de 2007-08-27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도 여전히 새벽에 글을 쓰시는군요..ㅎㅎ

멜기세덱 2007-08-27 01:45   좋아요 0 | URL
오늘까지 써야하는 거라서요...부랴부랴....아 써놓긴 했는데,,,완전 뒤범벅이에요....ㅋㅋ

짱꿀라 2007-08-2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리뷰, 잘 읽고 갑니다. 새롭게 다가 오는 것들이 참 많았습니다.

프레이야 2007-08-27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의억압, 인간의 물신화, 눈물이 막혀버린 세상..
뭐든 제대로 흘러나와야 바람직하다 생각해요. 554쪽 글귀는 반어법이라 믿어요^^
성실한 리뷰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감사^^
 

진중권. 그의 이름은 꽤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 저 책 기웃거리다 보면, 이 진중권이란 이름과 마주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책도 많이 내고, 글도 여기저기 자주 쓰고, 똑똑하고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 같았다. 다만 그 뿐이었다.

진중권을 나는 읽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이름만을 들어 알 뿐, 그에 대해 나는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지금도 그에 대한 아는 것이 많지 않다.

100분 토론에서 그를 보았다. 말을 참 재밌게도 잘 한다고 느꼈다. <디 워>에 대해 이리저리 논쟁이라고 하기도 뭣 한 소리들로 뜨거웠던 차에, 백 분 토론에서 한 판 붙었던 것이다. 거기서 진중권의 얘기를 참 재밌게도 들었고, 이 놈의 <디 워>가 궁금해졌다. 진중권 책임이다.

<디 워>가 어쨌던 간에, 나는 영화를 보는 것을 즐기지는 않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법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나도 영화를 지금보다는 즐겼으리라. 헛튼 소리다.

<디 워> 논란이 한창 뜨거웠을 때 조차 난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진중권의 말을 듣고, 이 <디 워>를 꼭 한 번 봐야겠다 싶던 차에, 오늘 술 한 잔 한김에 심심풀이로 이 영화를 보기로 했다. 그래서 봤다. 아! 진중권이 옳았다.

<디 워>의 내용은 단 세 문장으로 충분히 정리할 수 있겠다.

1. 이무기와 부라퀴가 싸웠다.

2. 이무기가 얼떨결에 여의주를 낼름 주웠다.

3. 이무기가 용 됐다.

아무리 봐도, 이 이상의 줄거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심형래의 위대한 점은 CG 기술이 국산인 것이 아니고, 이 짧디 잛은 내용을 일약 1시간 30분 가량으로 늘렸다는 것이 아닐까? 이건 그야말로 대단한 기술이다. 우리나라 최고 구라로 소문난 황석영도, 여기에 둘째가라면 페미니스트 뺨따구 칠 이문열도, 이 심형래를 따라가기는 힘들지 싶다. 대단하다.

나는 <디 워>가 그래도 가치 있지 싶다. 800만이 넘었다는 소리를 듣기는 했는데, 그래서 가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영화를 같은 극장에서 봤던 대부분의 어린아이들이 재밌어 했기 때문이다. 애들이 재밌다면 그만큼의 가치 있음이다. 우리나라 어디에 이만큼이라도 아이들을 재밌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찾아 보면 많지 않음을 절감한다.

<디 워>를 보면서 진중권의 말에 동감했던 것과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정작 이 영화의 주인공은 부라퀴다. 이무기 이놈은 완전 나쁜 놈이다. 용이 되기 위해 부라퀴는 사력을 다한다. 비록 그것이 악마적 행위였지만, 부라퀴는 처절한 정도로 여의주를 갖기 위해 투쟁한다.

그러나 이 이무기란 놈을 보자. 대략 한 두어 번 나왔다. 시작해서 한 번, 끝에서 한 번. 첨 나와서는 인사 한 번 받고, 두번째 나와서 이놈은 용이 됐다. 마지막 등장에서는 어디 숨어 있다가 비겁하게도 부라퀴를 기습하더니, 이내 부라퀴에게 쪽도 못 쓰고 나동그라졌다. 땅바닥에 널부러져 있다가 어디서 굴러온 여의주를 낼름 입 속에 넣더니, 용케도 용이 됐다. 이 놈이 용이 되기 위해 용 쓴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이 놈은 용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품게 한다.

정작 여의주를 차지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처절한 투쟁으로 일관한 부라퀴는 여의주를 저 거렁뱅이 이무기한테 넘겨주고 만다.

내가 볼 때 용이 될 자격, 아니 능력면에서 보면 이무기보다는 부라퀴가 훨씬 적합했다. 그러나 결국 이무기가 용이 됐다. 왜냐? 얜 원래 이무기였으니깐.

이는 어찌보면, 오늘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결과는 아닐까? 재벌의 자식으로 태어난 놈은 '응애~' 한 번 울고 도련님 대접 깎듯이 받다가 그대로 재벌되고, 못난 서민 자식들은, 아무리 용쓰고 악써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 어쩌면 이땅의 가난한 우리들은 부라퀴 보다도 더 처절하게 모든 악을 동원해서라도 투철히 싸우고 기를 써도 재벌되기는 난공불락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 <디 워>는 '용 한 번 되보려는 태생적으로 못난 부라퀴의 애처로운 투쟁의 비극'으로 기록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럴 때 이 영화는 오늘날의 현실 인식이 투철한 철학이 담긴 위대한 영화가 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참고로, 마지막에 "용이 울더라"는 진중권의 말을 나는 확인 못 했지만, 함께 한 친구들이 울긴 울더라고 말해 주었다. 추측건대, 용이 운 것은, 이놈의 이무기가 한 것 없이 용 된 것이 애써 미안했기 때문이지 싶다. 아 가엾은 부라퀴~~ 언젠가는 너도 용 될 날 있을 것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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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8-2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부라퀴가 주인공이다. 크크크크.

멜기세덱 2007-08-25 14:31   좋아요 0 | URL
크크. 부라퀴가 짱이에요. 크크크크.

라주미힌 2007-08-2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글 재밌어요.

멜기세덱 2007-08-25 14:31   좋아요 0 | URL
하하하.. 댓글 감사합니다.

Jade 2007-08-2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 글 읽고 멜기님이 막 좋아졌어요 ^.^

멜기세덱 2007-08-25 14:33   좋아요 0 | URL
아마도 그 전엔 싫어하셨다는....ㅋㅋㅋ

순오기 2007-08-26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저도 진중권 때문에 지난 수요일 홈스테이하는 원어민강사와 같이 봤는데, 반응이 썰렁~ "어린이를 위한 여름방학 선물로 비주얼은 되는데 풀롯은 꽝!"
님의 글처럼 부라퀴가 주인공이라는 말 딱 맞습니다!

멜기세덱 2007-08-26 16:57   좋아요 0 | URL
홈스테이를 하시는 군요....ㅎㅎ 근데, '원어민'이라는 말이 썩 좋지 못하다고 그러더라구요.....ㅎㅎ
하여간에 부라퀴가 짱입니다.

프레이야 2007-08-26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해외비평가들의 비평이 매섭더군요.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할 건데.. 다들 왜그리 두루뭉술하게 몰려다니며 그러는지..
개도 소도 분명 눈물 흘리며 우는 동물들이니까, 용도 상상의 동물이긴 해도 동물이니
아마 눈물 흘릴 줄 알거에요^^

멜기세덱 2007-08-27 01:55   좋아요 0 | URL
해외의 평들이야 이미 예상했던거잖아요....ㅎㅎ
근데, 동물이 눈물을 흘리는 것과, 우는 것은 좀 다른 거 같아요...ㅎㅎ
우는 것은 다분히 인간적 산물이 아닐까해요. 동물과 인간을 눈물을 매개로 동질화하는 것은 동물에 대한 무례가 아닐까요? ㅎㅎ 헛소리였어요..ㅎㅎ
 

어제는 저희의 백일이었습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한 우리가
(아 씨, 이제 백 일 밖에 안 남았어요. 임고. 개뿔 멋도 모르고 쳐 놀았는데)

드디어 백일을 맞았습니다.
(이제 백 일 밖에 안 남았어요.ㅠㅠ;;)

함께 했던 지난 날들은 많지 않지만, 차곡차곡 쌓아온 추억들은
(만날 모여서 당구나 치러다니고, ㅋㅋ 그래도 당구쳐서 내가 돈은 많이 땄는뎅.ㅎㅎ)

백일을 맞은 지금, 너무나도 소중하고 예쁩니다.
(아, 그냥 그때 당구로 나갈 걸 그랬나.ㅋㅋㅋ)

남들은 으례히 이 백일을 기념하지만,
(근데, 딴 애들은 오늘도 그냥 공부들만 하더라고요. 독한 것들)

저희에게는 누구보다도 이 날이 기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오늘같은 날은 백일주 먹어줘야 하는 거거든요.ㅎㅎ 임고요? 뭐 백일동안 하면 안 되겠어요?)

지나온 날들에는 설레고 떨리는 마음, 함께 하면서 한없이 기쁜 마음,
(뭐, 그동안 공부한답시고 다니기는 했는뎅, 그게 다 뭐 추억이죠.)

잠시라도 손을 놓고는 못 살 것같은 간절한 마음,
(진짜로, 놀러나가면서도 책을 들고 다녔으니깐.)

혹은 서로에게 짜증도 내고, 애써 무관심했던 순간들,
(아 근데, 놀 땐 놀아야지, 놀면서도 책 보는 놈들이 있어요. 그냥 짜증 확!!)

그러면서도 우린 서로 인내하고 감싸주고 격려해 주며,
(그런 놈들은 책을 찢어 버려야돼.ㅎㅎ 책 뺏고 같이 놀 수 있도록 도와주죠.ㅎㅎ)

오늘 이 날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놀다가, 이젠 백일 밖에 안 남았네요. ㅠㅠ;; 좀 앵간히 놀걸...그랬나....ㅜㅜ;;)

이 날은 너무도 값지고도 소중한 날입니다.
(그래도, 백일주 제대로 먹고, 뭐 낼부터 열심히 하면 되겠지요?)

우리가 아직은 이렇다할 결실을 맺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한 것도 없고, 뭐 이제와서 아까워 하면 뭐 하겠어요?)

그만큼 우리의 밝고 아름다운 미래에 한 걸음, 아니 백 걸음 가까이 온 것이 아닐까요?
(싸나이, 확 그냥 백일 동안 곰 된 샘 치고....지대로 해 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뭐.)

그래서 우린 그만큼 기쁘고 감사합니다.
(으아~ 그래도 백일 이나 남은 게 어디에요. 이제라도 고맙죠.)

그러나,
(그런데,)

시간이라는 것은 영원을 두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기에,
(이놈의 임고라는 게 백일 만에 뚝딱 하기는 좀 뭐 하긴 하죠.)

시간의 흐름은 언젠가는 우리에게 그 끝을 고할 것이 분명하기에,
(으아~~12월 3일....헉!! 이젠 99일 남은 거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사라져버린 것만 같아,
(고새 하루 가버렸네....큰일 났구만....)

조금은 안타깝고 걱정됩니다. 서로의 열정을 불태울 시간은 그만큼 줄어들었기에,
(에고, 큰일이다 큰일. 그래도, 열심히 해야겠죠?)

우리는 앞으로 더욱 그 열정의 뜨거움을 높이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기냥....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은 서로가 서로에게 약속했습니다.
(백일주 마시면서 진짜 약속했어요.....)

지나온 날은 지나온 날대로, 그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으로 밑거름삼고,
(예날은 잊어버리자. 앞으로가 중요한 거여....백일이면 충분혀....)

남은 시간들은, 그것이 언제까지든간에, 서로 후회없는 시간들로 채워지기를,
(진짜로 후회없이 빡시게....백일....아니 99일이다....)

그렇게 두 손을 맞잡고, 외쳤습니다.
(아자아자....임고 대박.......)

 


(으아~~)

오늘은
(고새 하루 가 뿌렀네...)

백일이다.
(흐흐 99일이에요 이제)

임고 백일 남았다.
(99일이라니깐.....)

으아~ 공부 빡세게 하자.ㅠㅠ;;
(미친 척 하고....공부해야지 뭐....)

 

* 으아~~백일 남았네요. 한 것도 없이....백일동안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아무쪼록 낚이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드래그 해서 보셔도 좋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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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5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____-.....

제대로 낚였네요! 흑흑

멜기세덱 2007-08-25 14:35   좋아요 0 | URL
멜기가 그대를 낚을지라도, 슬프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호호^^;;

향기로운 2007-08-25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멉니까 ㅡ.ㅡ,,,, (요즘 계속 낚이고있다고요..ㅠㅠ)

멜기세덱 2007-08-25 14:36   좋아요 0 | URL
어제, 백일주 먹고 취한 김에....미친척하고....ㅎㅎㅎ

마늘빵 2007-08-25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_- 뭡니까. 여자친구 없는거 알기에 낚시질이구나 생각하고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멜기세덱 2007-08-25 14:38   좋아요 0 | URL
아 이건...여자친구 없는 설움....ㅠㅠ;;

마노아 2007-08-2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심금을 울립니다.ㅜ.ㅜ

멜기세덱 2007-08-25 14:38   좋아요 0 | URL
울지마세요....ㅎㅎ

이매지 2007-08-25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도서관 가면 절반은 임고준비하는 학생들이더군요.
저도 며칠이나 남았는지 알면 좀 좋겠어요 ㅠ_ㅠ
어쨌거나, 남은 백일, 아니 99일 열공하세요! ^^

멜기세덱 2007-08-25 14:39   좋아요 0 | URL
핸드폰에 디데이 기능이 있을 거에요...ㅎㅎㅎ
오늘도 시간이 거반 다 갔네요...ㅎㅎ 뭐 98일 열공하면 되겠죠? ㅎㅎㅎ

이매지 2007-08-25 21:57   좋아요 0 | URL
아. 공무원 시험은 언제 본다고 정해진 게 아니라.
공고 나기 전까진 디데이를 설정할 수도 없어요 ㅠ_ㅠ

멜기세덱 2007-08-26 03:04   좋아요 0 | URL
아, 공무원시험 준비하시는구나....
뭐, 수능도 아니고 백일 따지는 게 우습죠....ㅋㅋ

twinpix 2007-08-25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래그하니까, 줄마다 숨겨진 글들이 있을 줄이야.^^ 정성들인 낚시글이군요. 98일~!! 열심히 하셔서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멜기세덱 2007-08-26 03:05   좋아요 0 | URL
정성이라기보단, 시간이 좀 들었죠...ㅎㅎ
좋은 결과를 그리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세상이 잘 되려면 말이에요..ㅎㅎ

홍수맘 2007-08-25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야욧!!!
뭐라고 축하드릴까 하다가 ^^;;;
시험이 백일 남았다는 얘기시죠? 그럼요. 이제부터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요?
님. 홧팅입니다. ^^.

홍수맘 2007-08-25 16:33   좋아요 0 | URL
처음에 드래그를 어찌하라는 건지 몰라 헤맸어요.
숨겨진 글이 진짜 내용이란 거죠? ㅋㅋㅋ.
좋은 소식 기다릴께요. ^^.

멜기세덱 2007-08-26 03:06   좋아요 0 | URL
사실, 뭐 둘 다 진짜에요...ㅎㅎ
뭐 약간 부드럽게 표현했다는 정도....ㅎㅎ

프레이야 2007-08-2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덱님, 낚인 것 같다 싶으면서도 중간이후론 가슴이 두근댔는데, 역시나
두근대네요.ㅎㅎ 서로의 약속, 꼭 지키시기 바랍니다. 힘내시구요!!

멜기세덱 2007-08-26 03:07   좋아요 0 | URL
원래, 술 먹고 한 약속은 지켜지기 어렵지 않아요? ㅎㅎㅎ

dalpan 2007-08-26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제목보고 그럴 줄 알았소이다. 글을 읽을 때 드래그해서 읽는 버릇이 있어 초장에 뽀록났소이다. 세덱님의 글이 보고는 싶겠으나, 98일동안은 알라딘에는 오지않으심이 좋을것이라 아뢰오. 흐흐흐

멜기세덱 2007-08-26 03:07   좋아요 0 | URL
지금,,,,낚시질 했다고...알라딘에서 저를 퇴출시키시려는 건 아니죠?
그건 너무 가혹한뎅....ㅋㅋ

다락방 2007-08-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저는 멜기세덱님도 잘 알지 못하면서 무조건 애인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으니깐 일단 작정을 하고 들어오긴 하였으나 그것이 임고얘기였군요. 으하하

멜기세덱 2007-08-27 02:37   좋아요 0 | URL
너무들 하시는 군요...ㅎㅎ "무조건 애인은 없을거라고 생각"하신 것에는 무척 동의합니다만, 그래도 서글퍼요....ㅠㅠ;;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낱말편 2
김경원.김철호 지음, 최진혁 그림 / 유토피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대학 입시에서 본격적으로 논술 평가가 도입되고 있다.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정책, 특히 대학 입시 정책은 정책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들쑥날쑥 날림 정책이다. 대학 입시에서 논술 평가를 반영하겠다는 논의는 전부터 있어 왔지만, 이번 입시부터는 본격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대학 입시에 목맨 사람들은 또 난리다. 고3들은 논술학원까지 다니느라 난리고, 심지어 초등학생들까지 학원에서 논술을 배운다고 난리다. 이 난리의 중심에는 학부모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야 어쩌겠는가? 날림 정책으로 인해 이리 날리고 저리 날릴 뿐이다. 학부모들은 논술에 좋다는 학원이니, 과외니 찾기 여념없다. 그도 부족해서 논술에 좋다고 나오는 책들은 죄다들 꿰고 있다. 고3들은 물론이거니와, 중학생, 심지어 멋 모르고 놀아도 될 초등학생들까지 그들 부모들의 열화와 같은 논술 열기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니, 이 아니 불쌍한가?

최근에 글쓰기 관련 도서들이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이런 경향을 교묘히 반영한다. 논술에 가장 기본은 '글쓰기'겠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것이어서 대학 입시에서의 논술 평가에는 그다지 실효를 주지는 못 한다. 그러나 이 기본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현실이니, 이 맹점을 출판사들이 간파하지 못했을 리 만무하다. 게대가 무슨 논술 특효약처럼 선전을 해대니 이런 시류와 더불어 잘 팔릴 수 밖에 없지 않을까?

글쓰기 관련 도서들과 함께 '국어학' 관련 도서들도 이 시류에 편승하고 있다. 대부분이 문법, 그 중에서도 맞춤법 등의 어문규정과 어휘, 문장론 등을 다루는 그야말로 문법책이다. 이것들 또한 '글쓰기'에 있어서는 기본적인 사항이겠다. 그러나 이것들의 홍보전략 또한 그 기본됨의 불과함을 넘어 무슨 논술의 지름길인냥 한다는 데에 문제가 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런 문법책들이 이른바 대한민국의 대표 '국어책'이란 이름을 내걸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어느 국어책이 달랑 '문법' 만을 다룬단 말인가? 말하자면, 이들 '국어책'들은 다분히 사기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기성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이하 『국밥』)가 아닐까 한다.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국어 실력'만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국어 선생도 '국어 실력'이 있어 밥 먹고 산다기에는 좀 어폐가 있어 보인다. 그 선생들이 다분히 '국어 실력'으로 밥 먹고 사는 것이었다면, 애초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는 어렵지 않았겠는가 말이다. 시류에 편승하는 교묘함과 아울러 제목의 이 다분한 사기성은 열 달 만에 나온 두 번째 책 『국밥 - 낱말편2』에 이런 띠지를 하나 달게 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국어책"이는 자랑이 보락색 띠지에 세로로 걸려있다. 앞서도 말했거니와 이 책이 엄밀히 '국어책'은 아니기에 이 자랑 또한 거짓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아울러 이 책의 이런 상업적 전략이 얼마나 성공했고, 논술과 글쓰기에 대한 관심과 열기에 찬 학부모, 학생들이 얼마나 우롱당했는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의 이런 사기성과 거짓말이 애당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해 초에 이 책 첫 권을 사보게 된 것은, 과연 얼마나 잘 써놓았기에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고 떠벌리고 있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 호기심을 씁쓸함으로 마감했지만, 뭔가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 - 낱말편1』리뷰 참조 http://blog.aladin.co.kr/criticahn/1048754) 그 가능성은 '뉘앙스 사전'에 대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한국어에 대한 연구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미치지 못했기에 이렇다할 만한 사전도 변변치 않다. 거기에 '뉘앙스 사전'에 대한 기대는 가소로운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책은 그 기대에 한 줄기 빛을 주는 의외의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번째 책을 나오자마자 사들고 읽었던 것이다.

이 책의 상업적 전략에 대한 허망스러움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의외의 가능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었기에 나는 과감히 별 4개를 주었었고 이번 책에서도 예의 별 4개를 선뜻 주고 있다. 이 책이 분명하게 '뉘앙스 사전'을 표방했더라면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리기는 힘들었겠으나, 나에게 별 5개를 받고도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나한테 별 5개 받자고 출판사가 '뉘앙스 사전'으로 제목을 바꿀 것은 만무할 것이다. 하여간에 이 책은 '국어책'이라고 보기에는 협소하고, "밥 먹여준다"는 뻥은 너무 지나치더라도, 그 담고 있는 내용인즉 한국어에 있어 아주 귀한 의미를 지니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시다'와 '들이켜다'의 뉘앙스는 사뭇 다르다. '들이켜다'의 어감이 '마시다'보다 급하고 강하다. 대부분의 언중들은 이 미묘한 차이를 자연적으로 감지하여 무의식적으로 구분해 사용하고 있지만, 간혹 이 구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이런 뉘앙스 사전이 필요한 부분이 되겠다. 미묘한 말의 차이를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은 보다 명확하고 효과적인 의미 전달을 가져오게 한다. 이것은 곧 우리의 언어생활은 보다 명쾌하고 풍요롭게 하는 첩경이 된다. '두렵다'와 '무섭다'의 구분도 자못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 언중의 현실이다. 이 둘의 의미차이는 대단히 크다. '두렵다'가 "공포의 원인이 내재"해 있는 것이라면 '무섭다'는 그 원인이 "외부의 사물"에 있다. 이도저도 아니고 다만 '무섭다'로 통일하는 것은 언어 안에 담긴 인간의 사고작용을 무시하는 것이다. 즉 현실의 문제에 대한 그 원인에 대한 사고의 판단이 내포된 의미 자체가 무시되고 획일화 되는 것이다. 이것은 언어를 궁핍하게 만들고 만다.

'좇다'와 '쫓다'의 심각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결같이 '쫓다'를 '좇는다'. '좇다'는 어떤 것을 "추구하거나 따르는 일"이고, '쫓다'는 잘 알듯이 무엇을 "몰아내거나 추적하는 일"을 말한다. 이 심각한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발음의 유사에 천착해 우리는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무분별함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뉘앙스 사전'인 것이다.

이런 '뉘앙스 사전'으로써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의 이 책은 지금까지 2권이 나왔지만, 그 두 권을 통들어도 다루고 있는 낱말이 그리 많지 못하다. 이 점은 사전으로서의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뉘앙스 사전'으로서 쉽고 간결한 설명과 다양한 삽화와 깔끔한 정리, 그리고 재밌게 풀어볼 수 있는 문제까지, 말의 '뉘앙스'를 익히고 연습하기에 아주 유효적절하다. 그래서 이 책이 좀 큼직한, 그야말로 '사전'이라고 부르기에 족한 책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이 책까지 두 권이 나와 있으나, 10권까지는 나와야 좋은 '뉘앙스 사전'이 마련될 수 있겠다 싶기도 하다.

이 책이 왜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면서 '국어책'을 표방했는지는 저자 중 한 명인 김철호의 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국밥』은 스무 권까지 쓰는 게 목표다."라는 그의 얘기에서 이 책의 원대한 구상이 '뉘앙스 사전'에 있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국밥』이 두 권까지 나오면서 '낱말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듯이, 앞으로 '문장편', '맞춤법', '말소리' 등의 시리즈로 계속 출간될 것이라 예상이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총 20권을 만들어서 제대로 된 '문법책'을 내겠다는 심산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좀 아쉽다. 이 책이 애당초 『국밥』이 아니었으면 좋았겠다 싶기도 하다. 『국밥』인 이상 앞으로 제대로 된 '뉘앙스 사전'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이제 마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런데, 20권으로 된 '문법책' 만들겠다는 저자의 가상함에 다소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지금까지 '국어책'이라면서 쏟아져 나온 수많은 '문법책'들이 다들 거기서 거기였던데 반해, 20권까지 찍어내면서 얼마나 제대로 된 '문법책' 만들 수 있을지 좀 의심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쨌든 제대로만 만든다면 20권짜리 '문법책'도 나름 의미가 있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저자들이 좀 생각을 바꿔보는 것이 좋겠다 싶다. 지금까지 해온 작업들이 너무 소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권으로는 미미하기에 역량이 허락된다면 이 작업을 꾸준히 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쉬움 남으면서 다음편이 아직은 '낱말편3'이었으면 하는 바람가지면서 리뷰를 마친다.

 

* 저자들이 뒷부분으로 가면서 좀 꼼꼼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오자나 비문법적 표현이 있어 여기에 적어둔다. 앞부분은 내가 대강대강 빠르게 읽어서 이런 것들을 세밀히 찾아보지는 않았다. 뒷부분은 읽다가 확연히 눈에 띄는 것들이어서 이 책을 읽는 뒤의 독자제현들께 알려드리고자 한다.

296쪽의 예문 중에 "다음 신호등에서 좌회선 차선으로 붙어."에서 '좌회선'은 '좌회전'의 오자로 보인다.

312쪽 두 번째 단락 세 번째 줄 중간에 "발음이 비슷하면서 느낌이 훨씬 강한"에서 '발음'은 '의미'로 바꿔야 한다. '틀리다'와 '다르다'는 '발음'이 비슷한 것이 아니라 '의미'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책 뒤 저자들의 말 중 <김철호가 김철호를 말한다>의 첫째쪽 밑에서 7번째 줄의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한층 깊여주기도 했다."에서 '깊여주다'라는 말은 비문이다. 저자는 "깊게 해 주다"는 의미로 "깊여(이어)주다"를 쓴 듯 하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사동을 쓰지 않는다. 이 문장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을 한층 깊게 해 줬다."로 고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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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8-24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국어실력이 밥을 안 먹여주죠. 크흑... 슬퍼요!

멜기세덱 2007-08-24 09:51   좋아요 0 | URL
그것이 그닥 슬픈 일은 아닌거 같아요.ㅎㅎ 말 잘하면 좋을 때가 많으니깐, 어데가서도 국밥 한그릇을 얻어먹을 수 있겠죠...ㅎㅎㅎ
그러면 또 밥 먹여 주는 게 되네....ㅎㅎ 크흑...슬퍼요!

비로그인 2007-08-2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좋은 리뷰 ^^/

멜기세덱 2007-08-24 09:56   좋아요 0 | URL
아, 좋은 사람 ^^/

나무하나 2007-10-11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저의 생각과 비슷하군요^^반가워라!
 

* 근 1년 반 만에 열심히 게을러 본 것 같습니다.(사실 그간 주말마다 게으르긴 했지만) 9일간을 휴가랍시고 퍼질러 자고, 이리저리 기웃거리고, 모임에 몇 차례 나가고, 서점을 방황하고, 참 열심히 게을르다 보니 9일이 훌쩍 가버리네요. 시간은 제가 게을러도 한치도 방심하지 않는 법이었단 걸 새삼 깨닫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그렇다고 부지런해 지는 건 아니랍니다. 조금 덜 게을러 지는 것이지요. 이번 주에는 수강신청이 있어 약간을 빠쁠 듯 싶고, 다음 주에는 개강 준비로 또 그만큼 빠쁠 듯 싶습니다. 그래도 워낙 널널한 조교 생활인데다가, 마지막 한 학기이기에, 좀 제대로 열심히 해보아야 하겠습니다. 오는 12월 첫째주 일요일에는 중요한 시험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3번째 보는 것인데, 그간 허송세월 했다지만, 이것도 마지막이다 싶게 좀 제대로 공부도 해봐야겠네요. 다음 시험부터는 시험방식이 바뀐다고 하니 마지막이나 마찬가진 샘이죠. 내일부터는 저는 조금 덜 게을러져야 하겠습니다.

** 생활이 게을러진 김에, 서재활동도 좀 뜸했습니다. 달랑 리뷰 한 편 올린 것 외엔 댓글 몇 개 단 게 전부고, 그나마 올라온 다른 리뷰들 대강 살펴본 것이 전부네요. 그래서인지 투데이도 확 떨어지더군요. 저는 혹시나, 75분의 즐찾인들 중 다만 몇 분은 뭔가 궁금스러워서라도 명록이에 new를 만들어 주실 줄 알았는데, 뭐 어쩌겠습니까? 제가 열심히 해야 명록이도 외롭지 않을 거라는 걸 전 이미 알 나이라고 생각합니다.

*** 27일까지 올려야 할 리뷰가 있습니다. 알라딘 서평단에 뽑혔는데요, 『눈물』이라는 두 권 분량의 중국 소설이랍니다. 보내온 건 가제본인데요, 『독재자와 해먹』이라는 책을 덤으로 얹어 주었더군요. 근데, 아직 몇 장도 채 못 읽었답니다. 출판사에서도 덤을 붙여준 것이 뭔가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건지 모르겠습니다. 그간 게을러진 김에 게으르게 읽다보면 되겠다 싶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읽어야 한다는 것의 부담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지금입니다. 그런데, 이 가제본으로 읽고 리뷰를 쓰고 난 다음에는 출판사에서 제대로 된 책을 보내주는 것이 당연하겠지요? 그렇담 열심히 읽고 리뷰 쓰는데 도움이 될 듯 합니다.(책 욕심이 워낙에 강해서리)

**** 휴가 동안 서점 나들이가 제법 있었더랍니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두 번, 인천 교보문고에 두 번, 인천 영풍문고에 한 번, 주안에 있는 서점에 한 번, 동인천에 있는 대한서림에 한 번. 한 달에 끽해야 두세번 갈 정도인데, 노는 김에 열심히 서점 나들이를 했더랍니다. 책도 이것저것 많이도 사들였네요. 올해 안에 소장함(구매리스트) 1000권을 채우는 것이 목표인데, 머지 않아 그 목표를 쉬 달성할 수 있을거 같아 기쁩니다. 제 소원은 40살 이전에 4000권 이상의 책을 소장하는 것이랍니다. 그렇담 방안 사방 벽을 책들로 도배할 수 있을 겁니다. 책 냄새를 맡으며 잠을 청하면, 잠은 잘 오지 않을지 몰라도, 맘은 풍족할 듯 하답니다.(그렇기 때문이라도 저는 책 선물이나 공짜책을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랍니다.)

***** 여기서 일단 체셔고양이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즐찾인 75인 분중에서 첫 번째로 제게 책 선물을 해주신 분이 되셨습니다. 뭐 그렇다고 다른 즐찾인 74분들께 다른 뜻으로 드리는 말씀은 아닙니다.^^;; 다만, 체셔고양이 님께 무한 감사 드리는 바입니다. 저도 정아무개님 따라 신도가 되어야 할까 봅니다.

****** 다시금 중복리뷰 논란의 바람이 슬며시 불어오는 듯 합니다. 아프락사스 님이 걱정입니다. 얼른 논문 쓰셔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서 일단은 알라딘에서 만큼은 마태우스 님 말씀처럼 그냥 대꾸도 안 하는 게 우리의 알라딘 대표 꽃미남 아프락사스 님의 무사 졸업논문 완성을 도와 드리는 거라 사료됩니다. 아프락사스 님 아자아자! 논문에만 열심히 몰두하시기 바랍니다.

******* 이건 알라딘 서재 관리자에게 드리는 말씀이오나,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떤지 좀 궁금하기도 해서요. 서재 2.0으로 개편되면서 바뀐 것 중에 하나가, 다들 관심을 갖고 계시진 않으시겠지만, 이전에 '소장함'이었던 것이 지금은 '구매리스트'로 변경된 것입니다. '보관함'이 '보관리스트'로 바뀐 것과는 다르게 '소장함'은 '소장리스트'가 되지 않고 '구매리스트'가 되었네요. 그렇다면 알라딘 서재 관리자 분들의 다른 의도가 있다는 의미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그 의도가 심히 불순하다거나 뭔가 의심쩍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왠지 저는 '구매리스트' 보다는 '소장함'이, 적어도 '소장리스트'가 좋겠다 싶은 것이지요. '구매'라고 할 때는 여기가 알라딘 서재이다 보니, 그리고 알라딘에서 구입한 것만이 자동 '구매리스트'에 들어가므로, 알라딘에서의 '구매'에 중심점이 놓이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개인의 서재는 알라딘을 떠나서 뭔가 다른 존재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러니까 알라딘과는 사뭇 구별되는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얘기지요. 그렇게 볼 때, 개인서재에 '구매리스트'란 항목은 '소장함' 또는 '소장리스트'보다 오히려 알라딘적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구매리스트'에는 알라딘에서 구입한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서점이나 기타 오프 서점에서 구입한 것도 많고, 간혹 선물받은 것들도 있을 것 아니겠습니까?(저는 알라딘에서 구입한 것보다 다른 경로를 통해서 구입한 것이 더 많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엄밀히 개인 서재의 '구매리스트'는 '소장함'이 되어야 적절하다고 여겨집니다. 글자수를 맞춘다면 '소장리스트'가 되어도 가능하겠습니다. 이건 제 생각이 그렇다는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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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8-2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아직 안자고 있었어요 :) 부끄럽게시리 책선물을 공개하시면 어떡한담...^^
그리구...조금전 읽은 맹자에서 잠깐 인용합니다.

사람이 내게 함부로 덤빌때는 내가 사랑이 모자랐던가,
아니면 예의가 모자랐던가를 반성한다.
그래서 잘못이 없다고 생각되는데도 함부로 덤비면
이것은 새, 짐승과 같은 것이다.
금수를 어찌 상대할 것이며 또 어찌 나무라겠는가. -맹자-

아프님 이 글 읽고 논문 무사 통과해야 됩니다. :) ㅎㅎㅎ


멜기세덱 2007-08-20 14:46   좋아요 0 | URL
ㅋㅋㅋ, 좋은 일은 만방에 알려야 합니다요...ㅎㅎㅎ, 그러나 슬픈 사연도 있더랍니다....ㅠㅠ;;

비로그인 2007-08-20 15:24   좋아요 0 | URL
슬픈 사연이 뭐당가요 멜기님~ :)

궁금해용~

멜기세덱 2007-08-20 15:38   좋아요 0 | URL
근사하게 포장되어 보내주신 책을 받아보고는 기뻐했더랍니다. 그런데, 덜컥,,,,ㅋㅋㅋㅋㅋ
엊그제 주문넣어, 오늘 배송오는 책들중에, 그 책이 포함되어 있지 뭐에요....ㅎㅎㅎ(완전 바보~~~~)

비로그인 2007-08-20 16:10   좋아요 0 | URL
앗!
멜기님 바보다!


3=3=3=3=3=3=3=3=3

Jade 2007-08-20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멜기님도 책 소유욕 대단하시네요...40세 이전 4000권이라...거의 작은 도서관 수준인데요 ㅎㅎ

멜기세덱 2007-08-20 14:48   좋아요 0 | URL
진정한 책 소유욕은 그 4000권을 다 읽겠다는 심사겠지요? 그러나 저는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답니다...ㅋㅋ

마노아 2007-08-20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멜기님을 방치시킨1人, 지금 반성중입니다^^;;;;

멜기세덱 2007-08-20 14:49   좋아요 0 | URL
설마, 반성하신다고 즐찾을 빼신건 아니겠지요? 고새, 74인이 되부렀어요...ㅠㅠ;;

프레이야 2007-08-20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가중이신가 싶었습니다. 12월 첫번째 일요일 시험 잘 치르실 거라 믿습니다!!
멋진 리뷰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나저나 구매리스트로 바뀐 건 모르고 있었네요.

멜기세덱 2007-08-20 14:50   좋아요 0 | URL
저는 항상 시험을 보기는 잘 본다고 생각합니다......만, 결과는 영 형편 없더라구요......
아 막~~ 긴장이 안 돼요....ㅋㅋㅋ

마늘빵 2007-08-20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읽었습니다. 논문 때문에 되는건 없고 스트레스만 받습니다.

멜기세덱 2007-08-20 14:52   좋아요 0 | URL
아, 스트레스? 그렇다면, 우리가 아프락사스님 스트레스 한 번 제대로 풀어드려야 되는뎅.....ㅋㅋ 제가 한 번 샌드백이라도 되어 드릴 요랑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정 원하신다면....ㅋㅋ

twinpix 2007-08-20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방치한 걸까요. 'ㅁ';; 저도 요즘 게을러지는 터라.^^ 이제 여름도 지나갈 테고 힘내세요!~~~

이매지 2007-08-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동안 바빠서 정신이 없었어요 :)
저도 사실 멜기님 서재는 몇 번 왔었는데 글만 안 남긴거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