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로 마음의 점 하나 찍는다.

유정란 조그만 하나 넣어

약간의 영양도 보충한다.

익은 김치와 함께 하는 라면 맛

좋구나...

시험문제는 느릿느릿

한 두 문제씩 내며 게으름 피운다.

한 문제 내고 커피 한잔

또 한 문제 내고는 이곳 방문

이제 한 달만 지나면 이런 생활에도 익숙해지겠지

아니 이번 방학에는 어디 수강신청이라도 하나 해야겠다.

연수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없다면 간혹 나의 느슨한 하루를

잠시동안이라도 매어 둘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붓글씨를 배우러 다닐까?

단소를 배우러 다닐까?

어릴적 배우다 만 피아노를 배울까?

아, 책보따리 싸들고 섬에 들어가는 꿈은?

한 문제 한 문제 속으로 잦은 상념 들어서니

문제 다 낼 길 멀고도 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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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20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문제군요...

달팽이 2005-06-20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어둔이 2005-06-20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둔이가 만들어본 문답송입니다.

문제가 문제라면 답은 답일 수 없다는 말에서
김삿갓의 시비노래를 한번 패러디해보았는데 어떤지?
살아가면서 답만을 찾는 사람과
문제만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있지요..
문답을 하든지 답문을 달든지
문과 답이 갈무리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답과 문이 무한이 반복되는 세계를 살게되겠지요.
문답의 바다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오직 모를 뿐인가요?
아니면 세상이 온통 답으로만 보이는가요?

귀찮아서 마구 만들어낸 시험문제를 들고
아이들은 인생을 걸고 고민을 하지요
지나고 나면 아무런 의미없는 시험문제이긴하지만은.....^^!!


물을 것을 묻고 답을 답이라고 해도 문제의 물음에 대한 답을 달아야 하는데
답에 대한 물음과 묻는 것에 대한 답은 답한 것에 대한 물음을 또 답한 것이다
답에 대한 물음과 물음에 대한 답, 그 답을 답이라고 해도 또 물을 수 있으니
물음을 물어 답한 것을 답으로만 하면 묻고 답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問問答答答問問
問答答問答答問
問答答問問答答
問問答答問問答



달팽이 2005-06-20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을 것을 묻고 답을 답이라 해도 문제의 물음에 대한 답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상대적인 문답은 또 다른 상대적인 문답을 만들어낼 뿐이로다
그러니 물음 속에 문답을 다 보아야 하며
나아가 묻기 전에 문답을 다 보아야 하는 것이다.


어둔이님 아리송 문답송에 대해 달팽이 다시 옮기다..
 

좋겠다.

장대같은 비가 왔으면

온 도시에 안개를 드리운 것 같은 하늘과

습도와 함께 몸에 들러붙은 더위를

씻어줄 그런 비가 왔으면 좋겠다.

비는 내린다.

장대비는 아니다.

비야 조금만 더 내려줘

이렇게 적게 내려서는 내 마음이 젖지를 않잖아.

드디어 차창에 떨어지는 비를 확인하고서야

바다를 향해 달려가네.

비내리는 바다

그곳에는 무엇이 있길래

비만 오면 나는 바닷가가 보고 싶은 것일까?

나를 젖게 하는 바다

내 가슴 속 바다엔

그 무엇이 있길래

이렇듯 쓸쓸한 떨림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내가 이렇게 어느듯 어른이 되었듯

나의 중년도 코앞에 놓여져 있고

그 길 뒤로 노년의 길도 이어져 있군.

또 그 길 끝 멀리 펼쳐진 바닷길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내 몸의 시간 무너져내린 그곳에서

다시 맞는 나를 찾아

나는 오늘도 바닷가를 서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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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은 이상해진다.

뭔가 잃어버린 것의 쓸쓸함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알지못할 설레임에 가슴두근대기도 하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공기를 가르는 그 미세하고 작은 소리까지도

이 우주에 빗방울이 만나 이루어내는 온갖 소리가

각 각의 파장으로 서로 만나 어울린다.

그 어울림의 파장은 보이지 않는 감각으로

내 마음의 파장을 만들어낸다.

길게 늘어지는 처량한 멧새소리 섞이면

난 어느새 쓸쓸함의 숲을 거닐게 된다.

여름으로 난 오솔길

그 길을 따라 녹음은 더욱 짙어지고

저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 뒤에

더 뜨거워질 태양이

잠시 한 숨을 돌리고 있다.

저 하늘에 묻어있는 봄의 기억을 뒤로 하고

이젠 패랭이꽃 잔디 속으로 뛰어가야 하리

유월의 장마 속으로 걸어가야 하리

내 마음 데워지는 그 곳에서

꽃잎마저 녹아내리는 그 곳에서

내 사랑을 다시 보아야 하리

내 잊어버린 기억을 다시 찾아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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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6-10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잎이 녹다니요.......
그러면 제 허름한 가슴이 무너지는 건 어찌 하나요.

달팽이 2005-06-15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가슴 모두 녹아 나없는 그 자리서 다시 보아야 하는 사랑..
그대 가슴 또한 무너져 너나없는 그 자리서 다시 찾아야 하는 기억..
 

어젯밤엔 모처럼 초저녁부터 자리에 누워서 마음을 마냥 놓고서 잠을 잤다.

잠은 잠시동안 내 몸을 들락날락하다가 어느샌가 내 영혼을 몸에서 빼내어버렸고,

영혼을 잃은 나의 몸은 송장처럼 내버려졌다.

얼마쯤 잤을까

누군가가 자꾸만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에 잠을 깼다.

꿈 속  어느 깊은 산 속에서 홀로 걸으며 온갖 풀과 꽃을 구경하던 나의 영혼은 바삐 나의 몸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아들녀석이 발을 내 옆구리 쪽으로 하고 누워

자꾸만 발길질을 해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도 자는 모습이 귀여워 몸을 조심스레 바꾸어 눕히고

다시 숲속길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런데 오락가락하는 마음으로 숲을 찾아 헤맬무렵

다시 나의 옆구리는 방망이질로 인해 숨쉬기가 가빠졌고

그런 와중에도 나를 홀리는 잠은 현란했다.

아이의 발을 비몽사몽으로 밀쳐내며

침대에 오른 것을 후회했다.

그냥 여느 때와 같이 방구석에서 혼자 잤으면 아무일 없었을 텐데...쯧쯧..

꿈 속에선 자꾸만 날 쫓아다니던 새끼 소 한마리를 피하느라 분주했다.

새벽에 깬 잠에 목이 말라 물한컵 마시고 휴대폰 시계를 확인하니 5시 20분에 밤늦게 모르는 부재중전화1통.

아들녀석 얼굴보니 쌔근쌔근 잘도 자는구나.

이에 한밤의 괴로움도 한바탕 웃음으로 바뀌고...

마음이야 꿈 속에서 쫓겼어도

몸은 개운했다.

비를 뿌릴 것 같은 주말 아침...

마음은 선명함을 쫓아 어디론가 가고 있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마음으로 글공부나 하며 주말을 보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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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파트 입구로 들어서며 나는 아파트 단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꽃가루를 보았다.

별안간 내가 다른 세상으로 향하는 긴 터널을 지나버린 듯 했다.

조용하던 마음 속에 잔물결이 일기 시작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차에서 내려 올려다본 하늘엔 끝없이 끝없이 꽃가루가 날리고 있었다.

진원지를 알 수 없지만 육안으로는 유치원 벚나무 위로 끝임없이 솟아오르는 꽃가루가 온단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무수한 영혼이 날고 있다.

그들은 이 곳에 무엇하러 왔는가?

그 때 꽃가루 하나가 나의 뺨을 스치고 지나갔다.

불현듯 세상은 그 흐름을 멈추고 나는 붙박혀버린 그 세상의 한가운데 서있었다.

정적...

나를 둘러싸던 그 공기마저도 흐름을 멈추어버렸고

내 육신도 신진대사를 멈추어버린 채 그곳에 빈 껍질만 꼿꼿하게 서있었다.

마치 온 세상이 내 속으로 들어온 듯...

아니 내 의식이 몸을 빠져나가 세상이 되어버린 듯...

잠시동안 멈춰버린 세상을 깨어버린 것은 지나가던 아이의 웃음소리였다.

일순간 정적에 매어있던 세상은 다시 활기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꽃가루는 끊임없이 날리기 시작하고 사람들은 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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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1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장면을 그림으로 보는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