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겠다.

장대같은 비가 왔으면

온 도시에 안개를 드리운 것 같은 하늘과

습도와 함께 몸에 들러붙은 더위를

씻어줄 그런 비가 왔으면 좋겠다.

비는 내린다.

장대비는 아니다.

비야 조금만 더 내려줘

이렇게 적게 내려서는 내 마음이 젖지를 않잖아.

드디어 차창에 떨어지는 비를 확인하고서야

바다를 향해 달려가네.

비내리는 바다

그곳에는 무엇이 있길래

비만 오면 나는 바닷가가 보고 싶은 것일까?

나를 젖게 하는 바다

내 가슴 속 바다엔

그 무엇이 있길래

이렇듯 쓸쓸한 떨림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내가 이렇게 어느듯 어른이 되었듯

나의 중년도 코앞에 놓여져 있고

그 길 뒤로 노년의 길도 이어져 있군.

또 그 길 끝 멀리 펼쳐진 바닷길

끝도 없고 시작도 없는

내 몸의 시간 무너져내린 그곳에서

다시 맞는 나를 찾아

나는 오늘도 바닷가를 서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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