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음은 이상해진다.
뭔가 잃어버린 것의 쓸쓸함을 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알지못할 설레임에 가슴두근대기도 하고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잎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공기를 가르는 그 미세하고 작은 소리까지도
이 우주에 빗방울이 만나 이루어내는 온갖 소리가
각 각의 파장으로 서로 만나 어울린다.
그 어울림의 파장은 보이지 않는 감각으로
내 마음의 파장을 만들어낸다.
길게 늘어지는 처량한 멧새소리 섞이면
난 어느새 쓸쓸함의 숲을 거닐게 된다.
여름으로 난 오솔길
그 길을 따라 녹음은 더욱 짙어지고
저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 뒤에
더 뜨거워질 태양이
잠시 한 숨을 돌리고 있다.
저 하늘에 묻어있는 봄의 기억을 뒤로 하고
이젠 패랭이꽃 잔디 속으로 뛰어가야 하리
유월의 장마 속으로 걸어가야 하리
내 마음 데워지는 그 곳에서
꽃잎마저 녹아내리는 그 곳에서
내 사랑을 다시 보아야 하리
내 잊어버린 기억을 다시 찾아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