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 주식회사 힘찬문고 48
후루타 다루히 지음, 김정화 옮김, 윤정주 그림 / 우리교육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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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보다 빠른 비행기가 나와도 사계절과 숙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지성 있는 말썽꾸러기들의 필독서 <<에밀과 탐정들>>에 나오는 말이다. 에리히 캐스트너의 이 절망적인 선언을 기쁘게 받아들인 어린이들이 있었다. 1960년대- 경제 성장이 최고의 목표인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좋은 학교로 가는 것이 어린이들의 지상과제이던 시절의 일본. 동네형이 고교 홈런왕이 되어 큰 돈을 버는 걸 보고 공부는 해서 무엇 하나 숙제는 해서 무엇 하나 한탄하던 평범한 어린이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회사를 열었다. 책 제목 그대로 ‘숙제 (대행) 주식회사’를 차린 것이다. 옳거니. 이것 참 말 되는 말썽이겠군. 설정도 좋은 데다 초반에 에리히 캐스트너(존경해요*_*) 얘기도 나오고, 그림도 귀엽고, 간만에 즐거운 말썽동화 좀 읽어볼까? 라고 느긋하게 드러누워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 곧 일어나 자세를 고쳐 앉아야 할 것이다. 네꼬 씨가 그랬던 것처럼.

사장은 최종 결정을 하고, 정보원은 각 반의 숙제 중 까다로운 것을 재빨리 알아 온다. 영업 사원은 고객을 섭외해 가격과 조건을 흥정하고(실로 놀랍다), 공부 잘하는 어린이는 먼저 자기 숙제를 완벽하게 한 다음 고객의 숙제를 해준다. 이건 완벽한 회사다. 월급은 토론 끝에 똑같이 나누어 갖기로 했다. (이 토론 부분에서 나는 우리 회사 노조를 떠올리면서 잠시 심각해졌다.) 가정교사하고 뭐가 달라? 아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만, 이 일을 안 선생님은 정확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으면서 (어른들은 이럴 때 꼭 ‘스스로 생각해봐라.’ 이런다. 아니, 혼자 생각해서 알 것 같으면 애초에 사고를 왜 치나?) 회사를 해산하게 한다. 어린이는 돈돈하면 안 돼서 그런가? 아이들은 갸웃하지만 뭐 할 수 없지 하고 일단락 짓는다.

작가는 차근차근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점점 심오한 문제를 낸다. 옛날은 꽃을 좋아하는 아이도 닌자 수업을 받아야만 했으니까 야만적인 걸까?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어린이가 있는 지금은 야만적이지 않고? 전쟁은? 남의 나라 점령은? 그렇지만 옛날의 어떤 부분은 덜 나빠졌겠지. 대체 야만적이란 게 뭘까? 슬며시 답이 한번 나온다.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 것. (아멘!)


쏠쏠한 유머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타고 슬슬 더 쎈(!) 주제가 나온다. 주산을 열심히 해서 얼른 집을 부자로 만들겠다던 생활력 강한 요시다(12세)는 존경하던 주산왕 형이 전자계산기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 것을 보고 엄청난 충격에 휩싸이고, 아이들은 전화 연결 자동화에 반대하는 전화국 노조 전단지를 읽으며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우리는 조합원을 희생하는 합리화에 반대한다’... 합리화가 뭐야?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아무도 분명한 뜻은 몰랐지만 뭔가 나쁜 뜻으로 쓰인 게 놀라웠다. 다케시는 합리적이라는 말을 알았다. 이 말은 대부분 좋은 뜻으로 쓰인다.....왜 전국 전화 통신 노조는 편리해지는 것에 반대할까..... 편리해지기 위해서 8,000명이 희생되어야 해. 8,000명 중에는 가족이 있는 사람도 있으니까 세 배로 잡으면 24,000명. 24,000명이나 되는 사람을 힘들게 하면서 꼭 편리해져야만 하는 걸까?---본문에서

 

이야기는 마지막에 이르러 상대평가의 잔학성(!)까지 고발한다. 공부는 안 하고 아이들을 괴롭히는 깡패 고헤이에게 학교 신문의 기자들이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데 끝내 고헤이가 털어놓는 말이 놀랍다.

“고헤이, 넌 공부를 하기만 하면 성적이 좋아질 거야.”
“그 대신 누군가는 나빠지겠지. 그리고 그 아이가 성적표를 받으면 아버지나 어머니한테 분명 혼날 거고...”---본문에서

천의무봉의 솜씨를 가진 작가는 (역시 다루히 할아버지!!) 단 한번도 성급히 나서지 않는다. 아이들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리고, 각자의 처지에 따라(집안환경도 공부 수준도 장단점도 다 다르니!) 생각한 걸 털어놓고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새로운 발견은 발견대로 결과를 받아들인다. 오! 아이들은 이렇게 크는 것이다!!! 다만 이 아이들이 빛나는 것은 그냥 지나가지 않고 고민해보는 것. 그걸 입 밖으로 내는 것, 그리고 좀더 생각해보는 것이다.


사실 어른들 세계도 똑같지 않은가? 고민 없이 별 생각 없이 대충 살다 보면 이상한 대통령이 삽질을 하고 있고 거대한 기업이 시꺼먼 기름을 토해내고 북극 곰이 집을 잃지 않는가 말이다. 어린이들의 세계도 그렇다. 주어진 숙제라고 억지로 하고, 과거는 야만스러웠고 합리화는 좋은 것이고 미래에는 모두가 행복할 것인 양 가르치는 세상의 말을 대충 그런가 보다 하고 믿다 보면........ 큰일 난다. 그러고 보니 책 맨 앞장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제 알 것도 같다.

 

만약 네가 당근을 싫어한다면, 안 먹으면 그만이야.
하지만 숙제가 싫다면 그건 생각해볼 문제야.
왜 이 세상에 숙제가 있는지.

그리고 당근과 숙제가 어떻게 다른지도 말이야.

---본문에서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이 책은 아무래도 어린이들에게 그냥  강제로 읽히는 게 좋겠다. 눈을 부릅뜨고 읽으라고 협박하거나 되게 재미있는 말썽동화라고 거짓말을 해도 좋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읽혀야 한다. 그래, 숙제로 읽히는 게 좋겠다. 좋든 싫든 해야 하는 게 숙제라면, 기왕이면 이 책 읽고 독후감 쓰는 걸 숙제로 내주자. 억지로라도 이 복잡한 문제들을 고민하게 하자. 제발 엄마 아빠 말도 모두 믿지는 말라고 얘기해주자. 교과서에서 말하는 것, TV에서 보여주는 것,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자. 어째서 대운하에 죽자고 매진하는 뇌용량 2MB 같은 대통령을 뽑으면 안 되는 건지, 어렴풋이라도 어린이들도 좀 알고 살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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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1-25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말씀을 적극 수용해 우리 아이에게 이번 주 숙제로 이 책을 읽히겠습니다.
그러니 저한테 떡 하나만....(뜬금없이 당근대신 떡을 먹고 싶어졌어요.)

네꼬 2008-01-25 09:47   좋아요 0 | URL
떡 하나 드리면 저 안 잡아드실 거죠?

앗싸아. 강제 독자 한 명 늘었다. 음하하하하.
싫다고 해도 억지로 읽히기로 해요. 승연님 보시면서도 좋았으면 좋겠고요.
^^

2008-01-25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5 0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깐따삐야 2008-01-2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은데요.^^; (뜬금없이 당근 대신 호떡이 먹고 싶어졌어요.)

네꼬 2008-01-25 09:51   좋아요 0 | URL
앗 나도 호떡 주세요. (점점.) 마분지에 끼워주는 뜨겁고 단 호떡 저도 먹고 싶어요. (참고로 전 반은 흘려요.) 저는 읽으면서 정신이 번쩍 났어요. 60년대 일본에서 출간된 책인데 왜 지금 우리랑 다르지 않을까요. ㅠㅠ

도넛공주 2008-01-25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희 아버지는 늘 '1등 해봤자 좋은 거 하나도 없어.친구가 많아야지'라고 하셨지요.그래도 방학때면 탐구생활은 꼭 다 해가라고 하셨다는.....

네꼬 2008-01-25 23:51   좋아요 0 | URL
역시 그런 거였어. 공주님은 훌륭한 왕을 아버지로 두셔서 이렇게 좋은 공주님이 되신 거였어요!!

(저는 탐구생활마다 한두 개씩 꼭 있던 그 '식물채집' 표본 붙이기가 그렇게 싫더라고요. -_-)

산사춘 2008-01-25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이 생각없는 어른도 읽어야 될 것 같습니다.

네꼬 2008-01-25 23:51   좋아요 0 | URL
춘님, 아니 어찌 그런 말씀을....! (사극 버전이에요.)

nada 2008-01-25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MB는 너무 귀여운 재치.^^
알토란 같은 리뷰, 재미있게 읽고 묵직하게 맘에 새겼어요.
우리 조카들이 얼렁 커야 네꼬님이 소개해주시는 책들을 읽힐 텐데.
그때까지 현역에서 활동해 주세요. :)

네꼬 2008-01-25 23:54   좋아요 0 | URL
(소...솔직히 고백하자면 어디서 배운 표현이에요.) 좀 심한가 싶다가도 인권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으로 한다는 둥 통일부를 엇따 통합시킨다는 둥 농림부를 어쩐다는 중 대운하를 어쩐다는 둥 하는 소릴 듣고 있노라면 너무 절박한 표현이라... -_-

아시잖아요. 저 뚱뚱한 할머니 될 때까지... ^^ 안 읽은 책이 하도 많아서 할머니 될 때까지 책 없을 걱정은 없겠어요. 하핫.

순오기 2008-01-26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찬문고 시리즈, 참 좋아요~~~ ^^ 리뷰에 감동받아 찜합니다.
그리고....마지막 구절이 전설이 되는 날이 오리라 생각하며 추천도!ㅠㅠ

네꼬 2008-01-29 09:11   좋아요 0 | URL
네, 순오기님, 저도 이 시리즈 좋아해요. 좋은 책이 참 많지요. (전 그 본문 종이도 좋더라고요. ^^) 그런데 순오기님의 추천에 왜 눈물이 있을까요? ㅠㅠ 물으면서 저도 어쩐지 눈물이... 전설이 되는 그날까지... ㅠㅠ

치니 2008-01-2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어느 정도 좋은가는 아직 몰라도 , 리뷰야말로 이거 이거 대박입니다.
힘찬문고에서 네꼬씨에게 상을 드려야해요!
이 글 읽고 안 사고 베길 부모님들이 있겠냐고용.
(적어도 알라딘에선)
하린군은 이걸 읽기엔 좀 늙은 거 같지만...그래도 읽혀보려고 보관함에 ~

네꼬 2008-01-29 09:12   좋아요 0 | URL
힘찬문고, 듣고 계세요? 저 상 주세요 상! ㅋㅋ

하린 군은 어떤 상황에서도 '늙었다'는 표현을 받으면 안된다고 봐요.
하린 군은 이미 성숙하지만, 기회가 되면 읽게 해주세요.
(하린 군, 그래봐야 숙제해야 하는 신세?)

라로 2008-01-2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글 읽고 안사고 못베기는 (부)모 여깃습니다!!!!
당장 장바구니로~~~~옷

네꼬 2008-01-29 09:14   좋아요 0 | URL
어머 여기 계시네! 하하. 나비님. 우리 함께 읽어보아요~~~~옷
(저 뭐 힘찬문고에서 뭘 받는 것도 아닌데)

2008-01-28 18: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29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8-01-2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응, 네꼬님 리뷰가 느므느므 좋아요 ^-^
아무래도 나도 어린이들보다 나한테 읽히고 싶어요

그리고 전, 당근을 먹지 않아요

네꼬 2008-01-29 09:21   좋아요 0 | URL
어머 저도 당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전 어렸을 때부터 잡채를 참 좋아했는데 당근 먹는 일이 좀 고역이었어요. 당근은 맛은 있는데, 다른 음식 맛을 너무 잡아먹는 것 같아요. 그래도 살짝 볶은 당근은 좀 맛있죠. (이런 엉뚱한 얘길)

모 씨 표현에 의하면 "이거 뭐야, 80년대 문건이야?" 라기도...^^ 그만큼 적나라한데, 또 그게 매력이었어요.

2008-01-30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1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0 13: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1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1-31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2-02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뜬한 잠 창비시선 274
박성우 지음 / 창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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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는 동물이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산 적이 있다. 실제로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살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체온을 낮추고 잠에 들어가는 것이라는 얘길 어디서 듣고는 또 숙연해져서 그 생각을 접었지만, 아무에게도 말 하지 않고 속으로는 그래도 계속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겨울잠, 겨울잠 자고 싶어. 세상에 왜 겨울이 있는 걸까? 크리스마스 캐럴만 아니라면 세상에 겨울이 꼭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캐럴을 여름에 들어도 되잖아? 필요하다면 봄, 여름, 가을 중에 한 계절을 포기해도 좋으니 겨울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 나는 겨울이 싫다. 그래도 겨울에 (캐럴 빼고) 딱 하나 좋은 것은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따뜻한 곳에 모여 앉게 되고, 좋으나 싫으나 몸을 붙이게 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것. 어쩌면 체온보다 따뜻한 것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이야기’는 아무래도 겨울과 어울리니까.

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어서 우물에 미숫가루를 털어넣었다가 ‘뺨따귀를 첨으로 맞았다’(삼학년)는, 낄낄 웃음이 나오는 이야기로 말문을 여는 박성우의 시집 『가뜬한 잠』은 문태준 시인의 말마따나 “보태지 않되 친절하다.” 나 같은 허풍쟁이 고양이는 따라갈 수 없을 만큼 담백하고 소박한 언어들로 조곤조곤 들려주는 그의 시들은, 그 솔직함 때문에 시라기보다 이야기에 가깝게 느껴진다.

사탕을 흘리면 대충 주워먹던 촌뜨기가 호텔에서 선을 보다가 떨려서 커피를 떨어뜨렸을 때 ‘그녀가 내민 냅킨이 코앞까지 왔지만 서도 그보다 빠른 것은 제 혓바닥이었습니다’ 하는 빙긋, 웃음나는 이야기(버릇), ‘신발의 반도 안되는 보폭으로 걸음을’ 떼 화단으로 가서 ‘손자에게 밥 먹이듯’ 남은 밥과 숭늉을 나무들에게 주고 거길 얼씬대는 고양이를 돌아보며 ‘예끼, 웃는’ 노인 이야기(도원경), ‘오지 않은 한 명의 하객’ 아버지를 만나러 가느라 신혼 여행을 포기했던 이의 ‘네 번이나 속옷을 벗어던’진 신혼 첫날밤 이야기(신혼 첫날),  ‘오지 않는 잠을 부르러 강가로 나가 물도 베개를 베고 잔다는 것을 안다’는 알듯 모를듯한 이야기(물의 베개)까지. 조곤조곤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가만 그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니, 시인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좋은 귀를 가졌다는 걸 알게 된다. ‘김일무선’이라는 동네 전파사에서 늙은 주인에게 낡은 선풍기를 받아와,


머리맡에 라디오 켜듯 선풍기 틀고 엎드려
왜 하필 김일무선이라는 간판을 내걸었을까
육칠십 년대에는 제법 근사하기도 했겠지?
어림짐작으로 주파수를 맞춰보면서 나는
서른다섯 내 나이 무렵의 김일씨에게 전파를 날려보았다
치익 치지직 치직 운이 좋게도 답신이 왔다
시를 쓰다가 그냥저냥 늙은 나는
서른다섯을 건너는 가전제품수리공 김일씨와
무선으로 교신을 나누며 찜통더위를 식혔다

-「김일무선」부분 

이러는 시인이다. 그래서 그는 한여름 꽃들의 소리도

니 뺨이 더 뻘겋다 니 뺨이 더 뻘겋다 뒷마당 장독대에는 분홍 주홍 빨강 봉숭아꽃들이 시끌벅적하니 피어올랐다

-「식은밥단술」부분 

듣는다. 그리고 제 속에서, 고추처럼 아무리 짜내도 맵기만 한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가 나는 것도 잘 듣는다. (고추씨 같은 귀울음소리 들리다) 

이제 곧 12월이다. 겨울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는 누구나 몸과 마음을 덥힐 필요가 있다. 아랫목 이불에 옹기종이 붙어 앉아서 귤이라도 까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거다. 우리 언 발을 언 손을 녹여 줄 따뜻한 시를, 읽자.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면 나를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턱을 괴고 엎드려 내 이야기를 들어줄 그 시집이 여기에 있다. 겨울잠이 아니라 ‘가뜬한 잠’으로 우리의 겨울을 나게 해줄 시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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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꼬님을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from 마지막 키스 2007-12-04 00:06 
    실제로 네꼬님을 라디오처럼 틀어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지 못해 저는 네꼬님을 라디오처럼 틀어놓고, 라고 생각만 하며 네꼬님께서 추천하신 시집을 읽었습니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어요. 삼학년을 읽다가 어머 너무 좋아, 했고 곧 이 시를 발견했지요. 이 시는 어쩐지 알라딘의 혜경님도 무척 좋아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행         
 
 
치니 2007-11-27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너무 멋진 리뷰에요. 가뜬한 잠, 너무 자고 싶어요. ㅠㅠ

네꼬 2007-11-28 08:58   좋아요 0 | URL
가뜬한 잠, 제목이 참 좋지요? 아아 저도 그런 잠 자고 싶어요. 제가 세 시간만 자고도 가뜬할 수 있는(말이 되나?) 방법 알게 되면 꼭 알려드릴게요. 꼭!

다락방 2007-11-28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감탄이 나올만한 리뷰로군요.
이 한권이면 되겠구나, 라고 나도 모르게 생각해버리고 말았어요.

정말 아름다운 리뷰예요.

네꼬 2007-11-28 09:00   좋아요 0 | URL
와 그런데 나는 다락님이 오늘따라 부쩍 반가워요. 왤까.

다락님은 제게 이 한장의 앨범을 소개해주셨잖아요.
전 그런 다락님 한분이면 되는 걸요.
: )

코코죠 2007-11-2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다들 "와아-" 하는 감탄사로 말문을 여는지 알 것 같아요. 이 한마디면 될 것 같아요. 저 이 시집 살래요. 그래서 올겨울에 발을 동동 거리며 조곤조곤히 읽어가야지...

네꼬 2007-11-28 09:01   좋아요 0 | URL
엇1 완전 예쁜 오즈마님이다. *_* (<-여전히 눈은 이렇다는.)

오즈마님이 읽으시면 더 많은 이야기들이 흘러나올 것 같아요. 시집에서, 오즈마님 서재에서. 기대되는걸요!

다락방 2007-11-28 12:49   좋아요 0 | URL
저두요, 저도 이 시집 살래요.
그래서 올겨울에 발을 동동거리며 조곤조곤히 읽는 또 한사람이 될래요.

:)

네꼬 2007-11-29 09:03   좋아요 0 | URL
다락님, 내가 있는데 왜 발을 동동 굴러요. 내 고양이 이불 빌려 드릴게. ♡

nada 2007-11-2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이지 겨울엔 누구나 시를 읽어야 해요. 시는 "알듯 모를듯한" 게 매력이잖아요. 한 편의 시처럼 네꼬님을 자꾸 들여다보고 싶어지는 글..

네꼬 2007-11-28 09:03   좋아요 0 | URL
시는 알듯 모를듯한 게 매력이라니. 아, 이젠 어떤 시집도 두렵지 않겠어요. 갑자기 마음이 아주 편안해졌습니다. 저를 좀 더 들여다봐 주세요. (들이민다) 빙글빙글 웃는 얼굴을 언제든지 보여드릴게요!

비로그인 2007-11-28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퇴근길에 송골매 기타리스트였던 그 누구더라(콧수염 친구)
하여간 그 DJ께서 미수가루가 먹고싶어 우물에 사카린하고 풀었다가
뺨을 맞았다는 얘기를 하시던데..
미숫가루 사건의 주인공이 박성우 시인이군요.
엉뚱한 데가 있는 분인 거 같습니다.
보통사람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천상 시인인가봅니다.
서점에 가서 이분의 시들을 읽어봐야겠어요.


네꼬 2007-11-29 08:53   좋아요 0 | URL
하하하, 배철수 아저씨요?
저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무지 좋아한답니다. 근데 그런 방송을 하셨던가요?
^^

박성우 시인은 이번에 신동엽창작상을 받았지요.
보니까 얼굴이 아주 까맣고 눈빛이 아주 깊은 시인이었어요.
(그리고 쫌 귀엽기도 했음. 하하하.)

mong 2007-11-28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겨울 겨울잠자러 가게되면...
(해마다 12월이 다가오면 이생각만으로 하루하루 한숨으로 -_-)
이시집을 베고자야겠어요
자는동안 네꼬님 꿈을 꾸게되지 않을까나

네꼬 2007-11-29 08:54   좋아요 0 | URL
몽님. 어쩜 그리 적절한 이모티콘을 가지셨나요!
노오란 몽님이 저 얼굴을 해가지고(!) 겨울잠을 잘 땐 이 시집을 베겠다,
꿈에 고양이가 나오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
자꾸만 웃게 되잖아요! 으핫.

비로그인 2007-11-28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는 아무래도 겨울과 어울리니까" ^^

내가 이 마을에 들어와서 나에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
조금씩 나를 부드럽게 해주는 책,시집들을 만나게 된다는 겁니다.
바로 네팡과 같은 이웃들로 인해.
난 이 시인처럼 사물을 표현하는 것이 좋아요. 눈에 특별한 렌즈를 달고서 바라보고 쓴
이 시들은 내게 '뚜껑'이 될 것 같습니다. (웃음)

고마워요.

네꼬 2007-11-29 08:56   좋아요 0 | URL
아니 나의 쿠션이 오셨네!

저는 시를 잘 몰라서 그냥 더듬더듬 읽습니다. 그것도 내키는 대로요.
근데 저 위에 꽃양배추님 말씀이, 알 듯 모를 듯한 게 시 읽기의 매력이라 하시니
한결 위안이 되네요.
알 듯 모를 듯한 외계인 엘신님.
그러고 보니 그래서 엘신님이 매력적이었구나!

비로그인 2007-11-29 14:03   좋아요 0 | URL
엥? 그렇다면 어디..나를 시로 표현해봐요, 나의 네팡. ㅡ_ㅡ (훗)

네꼬 2007-11-29 18:34   좋아요 0 | URL


머리맡에 안테나를 켜고 엎드려
그의 이름은 왜 엘신인가 생각한다
치지직 칙칙 전파가 통했다
우주에서 잘 나가는 외계인이
지구에 와서 말 배우고 사느라 고생이구나
나는 외국어 배우는 심정으로 책을 읽는
한 마리 고양이가 되어
외계인 발치에서 가르릉거린다.

-네꼬, <외계인 엘신 씨께 바침>


=3=3=3



비로그인 2007-11-30 10:58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마음에 드는군요!! 자, 고양이 전용 생선통조림~ ^^
그런데 말이죠, 왜 갑자기 가가멜(엘신)과 아즈라엘(네꼬)가...
생각이 나죠...( -_-)
이거, 후루루룩 담아갑니다.

네꼬 2007-11-30 22:19   좋아요 0 | URL
히힛, 성공!
: )

urblue 2007-11-28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로긴하기 귀찮아 추천은 못 합니다. 나중에 할게요. ^^;
그래도 좋은 리뷰 읽었으니 인사는 하고 가야할 것 같아서요.

네꼬 2007-11-29 08:57   좋아요 0 | URL
하하하. 고맙습니다.
파란 반투명인간(?)과 "로긴하기 귀찮아"하는 말씀은 참 잘 어울리네요.
고맙습니다.
: )

urblue 2007-11-29 11:08   좋아요 0 | URL
핫핫. 다시 와서 추천 누르고 갑니다.

네꼬 2007-11-29 18:35   좋아요 0 | URL
어므나, 그 귀찮다는 로긴을, 해버리셨네!
: )
고맙고 쑥스러워요. 히힛.

프레이야 2007-11-29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당장 담아가요. 한권이면 충분한거죠?^^
김일은 프로레슬러이기도 하죠. 전설적인 박치기대왕.ㅎㅎ
울아빠의 젊음이 바쳐진 가게 '우주전파사'가 생각나요. 서른다섯 가전제품수리공
김일씨와 어느 부분 닮아있네요. 아빠는 왜 '우주'라는 이름을 지었을까요. 위에 계신
엘신님이 갑자기 생각나요.ㅋㅋ 외계엘신님..

네꼬 2007-11-29 08:59   좋아요 0 | URL
저도 생각한 것은, 혹시 그 전파사에서 고친 TV로 온 동네 사람들이 김일 선수의 경기를 본 것을 자랑삼아 그런 간판을 내건 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전파사 아저씨의 이름이 김일이라면 그것 참 대단한 자부심이고요. 근데 혜경님, '우주전파사'이야기 아주아주 흥미로운데요! 우주로 전파를 쏘아올리는 전파사! (제가 아는 버스 회사 중에 '우주투어'도 있어요. 응? 이건 아닌가?) 엘신님 어디 계세요? ㅋㅋ

로쟈 2007-11-2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추천했습니다.^^

네꼬 2007-11-29 09:01   좋아요 0 | URL
깜짝이야!
으앗, 로쟈님의 추천이라니, 이런 대칭찬이!
저 왜 두근두근하지요? (주책이야! =_=)



마늘빵 2007-11-2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내가 한눈 파는 사이에 요런 일이! 나도 시가 땡기는 날이 왔으면...

네꼬 2007-11-30 22:18   좋아요 0 | URL
제가 시를 읽으면 어, 그런가 보다인데
아프님이 시를 읽으면..... 너무 지적으로 보일 것 같아요.
읽지 마세요. -_-

비로그인 2007-11-3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추천해도 감동받으실건가요?
멋진 리뷰 읽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네꼬 2007-11-30 22:18   좋아요 0 | URL
승연님, 그런 말씀만으로도 감동입니다.
: )

마노아 2007-11-3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북적이는 서재라니~ 네꼬님의 인기가 한눈에 들어와요. 리뷰를 읽으니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나도 이 대열에 합류해요~

네꼬 2007-12-03 08:43   좋아요 0 | URL
에구, 마노아님 인기를 따르겠습니까? -_- 전 마노아님 서재 한번 가면 넋을 놓고 오는걸요! ♬

Mephistopheles 2007-12-04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의 리뷰를 읽고 있으면 분명 네꼬님도 초특급 삐끼 임이 틀림없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된다지요...

네꼬 2007-12-04 09:57   좋아요 0 | URL
흐음- 메피님 때문에 본 영화가 몇 편인데, 저한테 초특급 삐끼라 하실 건 아닌 것 같은데...!!

이매지 2007-12-1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네꼬님 축하드려요 >ㅁ<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저도 읽어보고 싶군요 :)

네꼬 2007-12-12 12:05   좋아요 0 | URL
어므나, 이매지님한테 이런 말씀을 들으니 어쩐지 (많이) 으쓱이에요!
(^^) 고맙습니다-

마늘빵 2007-12-11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해욤. :)

네꼬 2007-12-12 12:06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하핫. 독서쟁이 아프님.
: )

코코죠 2007-12-12 0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해요. 나두 이 시집 샀다요 히히. 읽고 나서 어땠는지 얘기해드리러 올게요.

네꼬 2007-12-12 12:06   좋아요 0 | URL
"샀다요." 나 이 말투, 완전히 좋아하는데!!
오즈마님의 감상 정말로 궁금해요. 내게 오지 않아도 어딘가에 써두면 달려가 읽을게요.
고마워요. : )

멜기세덱 2007-12-12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드려요...저는 시를 이렇게 멋지게 읽는 사람을 사랑한답니다...ㅋㅋ

네꼬 2007-12-12 12:07   좋아요 0 | URL
멜기세덱님, 안녕하세요? (^^) 그럼, 저, 사랑해주시는 건가요? "ㅋㅋ"라니, 농담이신 건가요? (방긋 + 침울 + 집착)

다락방 2007-12-12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해요~
꺅 >.<

네꼬 2007-12-12 14:25   좋아요 0 | URL
꺅! 내겐 다락님을 보는 게 >.< 요렇게 되는 일인걸!!!
고마워요. ♡

프레이야 2007-12-13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네꼬님, 당선 축하드려요^^

네꼬 2007-12-20 01:36   좋아요 0 | URL
제가 네꼬가 맞긴 맞는데, 귀여운진 쫌..... (긁적. 부끄. 긁적긁적)
고맙습니다. (이거 원 부끄러워서...)

마노아 2007-12-1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축하해요~ 역시 우리들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니까요^^

네꼬 2007-12-20 01:37   좋아요 0 | URL
제가 좀 눈에 띄게 웃기긴 하죠.
글쎄요, 여기저기 숨어서 글 읽는 고양이들 격려차원에서
포상한 게 아닐까 싶은데... ^^;;; 고맙습니다. (조오~탠다.)
 
땅따먹기 청년사 고학년 문고 6
최진영 지음, 김홍모 그림 / 청년사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럴 만한 사정들

개와 고양이와 닭과 참새와 쥐는 마당을 두고, 사람들은 아파트 지을 땅을 두고 어디까지가 자기 영역인지 다툰다.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이들과 동물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기술하는 이 동화는 신뢰할 만한 결론을 주진 않지만 ‘야, 그러고 보니까 정말 그럴 수 있겠네’ 하게 한다. '해묵은 주제'라는 건 '당연히 진부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해를 묵혀가며 고민할 만큼 중대한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매우 소중한 성과를 주었다. 대충 얼버무려 "사이 좋게 삽시다"가 아니라, 내 처지 네 처지 우리 처지를 함께 고민한다는 점이 좋다. 이를테면 사냥을 하는 동물은 그런 대로, 집에서 사는 동물은 그런 대로, 각자의 사정이 있다는 것을 직면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 동화의 성과는 그런 것이다.

 

2. 채식하는 집고양이

 

무엇보다 등장인(동)물 각자의 개성을 살린 말투는 눈에 띄게 훌륭하다. 특히 엄마 아빠 아들 참새의 아침 인사 부분이 압권. 어찌나들 수다스러운지, 읽기만 해도 귀가 아프다. 한국 어린이문학사상 가장 시끄러운 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 또 하나의 장점은 이 책 속의 고양이 ‘모질이’의 캐릭터가 이룬 쾌거(!)다. 모질게 사냥하라고 ‘모질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엄마 아빠의 바람이 무색하게, 이 들고양이는 고기를 입에도 못 댄다. 억지로 새 고기를 입에 대려 하면 구역질이 나오는 채식주의자 고양이로서 쥐포 등 건어물에만 조금 관심을 가질 뿐이다. 특이한 건, 자유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여러 동화 속의 집고양이들과 달리, 들고양이가 무리에서 독립하여 떳떳하게 집고양이가 된다는 점(전형성아 저리 가라!). 이것은 모질의 스스로의 ‘선택’이어서 빛난다. 모질이는 들고양이 시절, 고양이는 당연히 사냥을 하는 거라고 배워왔지만, 더 많은 동물들과 ‘놀고’ 싶고 자기 식으로 살아가고 싶어서 결심을 내린 것이다. 모질이의 엄마 아빠도 쿨하게 이 사실을 인정해준다. 엄마 아빠 고양이가 마지막 밤에 모질이를 떠나는 장면은 뭉클했다. 이제 우리 동화는 모험하는 고양이가 아니라 선택하는 고양이를 가질 만큼 여유가 생겼다. 므흣하다~ 
 


3. 개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 유머감각

 

평소에 "웃기는 것은 선(善)한 것이다"라는 개인 신앙을 갖고 사는 나로선, 썩 맘에 드는 장면이 몇 번 나왔다. 예를 들어, 강아지를 사달란 말을 다시 꺼낼 속셈으로 “저 까치 소리 좀 들어봐요, 엄마, 아빠. 까치가 울면 집안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던데. 음, 이건 우리 집에 아주 예쁜 강아지가 온다든지……” 하고 운을 떼는 딸에게 “옆집 까치야.” 하고 짧게 잘라 치는(!) 아빠의 말솜씨! 또 평소엔 “으르렁” “컹컹” “멍멍” 하고 짖다가 웃을 땐 “헝헝” 소리를 내는 속깊은 누렁이 씨는 정말 완소! (본문의 그림이 얼마나 훈훈한지, 이걸 보고 웃지 않을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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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7-10-1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삐뚤어졌나봐요.마지막 문장에 "안 웃으면,안 웃으면!.........쿠키 더 주실거요?"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꼬 2007-10-12 14:03   좋아요 0 | URL
삐딱한 공주님. ㅋㅋ 전 이래서 좋아해요. ♡

보석 2007-10-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이 읽고 싶게 만드는 리뷰입니다.^^

네꼬 2007-10-12 14:04   좋아요 0 | URL
앗 보석님. 고맙습니다. (^^) 사실 횡설수설 거친 리뷰인데 우선 써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적어두었어요. (부끄)

전호인 2007-10-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책읽을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 이런 리뷰가 올라오면 그저 부럽기만 합니다. 에궁!~

네꼬 2007-10-12 14:05   좋아요 0 | URL
저도 요새 무지 분주해요. 사실 평소엔 게을러서 책을 잘 못 읽는데, 꼭 이럴 때 읽고 싶어진다는 거....뭔지 아셔요? 그나저나 오래간만이어요 전호인님!

치니 2007-10-12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 중학생이 되어버렸지만 아들에게 꼭 사주고싶어졌어요. ^-^ 네꼬님이야말로 자꾸 이러시면 안돼요 -_- 이번달에만 알라딘 주문을 세번이나 이미 했단 말예요.

네꼬 2007-10-12 14:08   좋아요 0 | URL
이러시면 안돼요 씨리즈의 강력한 선두주자님! (^^)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으니까 중학생이 읽어도 틀림없이 재미있을 거예요. (자기검열 : 퍽! 니가 무슨 어른이냐?)

프레이야 2007-10-12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답게 떼굴떼굴 구르는 서평 느무 좋아요.^^
모질이도 맘에 들어요. 집고양이가 되고픈 채식주의냥 들고양이..ㅎㅎ
추천!

네꼬 2007-10-15 08:47   좋아요 0 | URL
떼... 떼굴떼굴..... (쿠궁) 얼마전 "지금도 둥글하시잖아요?" 라고 도O공주님께 지적받은 제 얼굴... 떼굴떼굴.... ;;;;;

그러나 결론은 칭찬이란 걸 알고 정신을 수습해 좋아합니다. (^^) 왕단순.


지나가는, 2013-01-25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다 지금 댓글을 적어도 확인하시는지 몰라서 좀, 자신은 없지만 ^^; 혹시 우리 아동 문학 책들 중 해외(유럽어권)에 번역 수출된 것들이 있나요? 특히 이 책, 번역해서 외국 친구들에게도 나눠 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인 것 같아서요(아직 읽지 못했지만, 리뷰만 보더라도!).
아는 분이 프랑스인과 결혼해 지금 파리에 살고 계시는데,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지는 못하더라도 한국 책을 읽히고 싶어하셔서요, 혹시 아동 문학을 사랑하는 네꼬님이라면 수출된 책들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아실까 싶어 댓글 남겨봅니다.
늘 좋은 글 좋은 리뷰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네꼬 2013-03-15 20:47   좋아요 0 | URL
때를 너무 놓쳤네요. ㅠㅠ 이랬는데도 이 댓글을 보실지 저야말로 의문입니다. ㅠㅠ

유럽 쪽에 소개된 책들이 간혹 있는 것으로 아는데, 대체로는 매우 '한국적'인 책, 그러니까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거나 고전이거나 하는 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아직 우리 동화가 해외에 많이 소개되진 않아서 딱히 거론할 만한 책이 없네요. ㅠㅠ 다만 프랑스라면, "명혜"라는 창비 동화가 번역된 걸로 아는데, 혹시 여전히 관심이 있으시다면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번역도 잘 되었다고 들은 것 같아요. 너무 늦게 답 드려서 죄송해요. ㅠㅠ 오래 서재를 닫아 두어서... ㅠㅠ 그리고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방랑 고양이 - 도시를 누비는 작은 사냥꾼
녹스 사진, 사라 닐리 글, 한희선 옮김 / 예담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엄마 아빠가 사시는 집에는 아주 작은 마당이 있다. 옛날 집이다. 집 앞에 재래식 시장이 있는데다가 골목이 많은 동네여서 떠돌이 고양이들이 우리 집에 자주 드나들었다. 나는 고양이들의 울음소리를 무서워했는데 아빠는 다들 배고파서 우는 거라며 안쓰러워하셨다. 겨울밤이면 마당에 고양이들이 먹을 만한 음식을 내놓으시곤 내게 “고양이들 놀랄지 모르니까 넌 방에서 나오지 말고 있어” 하셨다. 고양이들은 처음엔 의심을 버리지 못하고 주저하는 눈치였지만, 언젠가부터는 우리 집 강아지들이 맹렬하게 짖어대도 (말 그대로) ‘너는 짖어라’ 하는 듯 유유히 생선 접시를 비우고 가곤 했다. 내가 그럴 만해서 대접 받겠다는데 다들 무슨 상관이야? 하는 듯 당당한 모습이었다.

‘방랑 고양이’는 도시 뒷골목에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며 살아가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이다. 이미 길들여졌거나 길들여질 수 있는 고양이들에게는 보금자리를 주고, 야생의 고양이라면 중성화를 해주는 동물보호가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무척 아름다운 책이지만 나는 한국어판 제목이 조금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방랑’이라니. 그건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이들에게 적용되는 단어가 아닌가. 이 고양이들은 그저 도시의 뒷골목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트럭 밑에서, 담장 위에서, 허물어진 집들 사이에서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생명체들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그러나 이 고양이들은 절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눈빛을 갖고 있다. 이것 역시 자의적인 해석, 특히나 카메라 렌즈를 통해 해석된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믿고 싶다. 버려진 비닐 봉지를 가지고 놀고 (도구를 이용해서 놀 줄 아는 동물은 정말 몇 종 없을 것이다!) 친구 고양이의 꼬리를 붙잡고, 길 한복판에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사람인 나를 부끄럽게 하고 ‘네꼬’인 나를 자랑스럽게 한다. 그러나 다시, “아무리 뒷골목에 숨어 지낸다 해도 동물들은 사람이 모는 자동차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 실제적으로 자동차는 뒷골목 고양이들에게 죽음을 유발하는 유일한 기계라고 할 수 있다”라는 저자의 지적에 그만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주이님께 책을 선물 받고 며칠 동안 나는 이 책 속에 있었다. 선물이 온다고, 그것도 멋진 고양이 사진집이라고 좋아라 하고 있었는데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마음이 무거웠다. 인간들이 다른 동물들과 사이좋게 사는 것은 정말 이렇게 힘든 일일까? 아무도 그것이 ‘생존을 위한 투쟁’인지 ‘선택한 방랑’인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오늘도 거리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을 지구 곳곳의 고양이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집 짓고 살 수 있는 동물들은 정말 잘 살아야 한다. 

 

 

*

알라딘 생활(!) 을 시작한 이래, 누군가 이렇게 우편으로 책을 보내주신 것은 처음이예요. 얼마나 좋았는지 포장을 뜯는데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선물 받으시는 분들, 이런 기분이셨군요, 다들!! (나는 이제야 알았다는 억울함마저!) 주이님, 고맙습니다. 주이님 주이님 그러니까 역시 "주인님"같아요. 그것도 좋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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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2007-08-2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당당한 눈빛이라고 하시니 몇년전에 봤던 풍경이 떠올라요.
지금도 현실같지 않게 느껴지는...
당산역 전철 사거리 한쪽 구석에서 각자 자리들을 잡고
고양이 수십마리가 회합을 하고 있었어요.
고양이들이 그렇게 모이는 건 만화에서만 봤는데...
너무 신기해서 쳐다봤더니 다들 절 노려보길래 얼릉 자리를 피했지만요.
무슨 얘기들을 하고 있었을지 정말 궁금해요.

네꼬 2007-08-27 19:06   좋아요 0 | URL
히야. 이거 진짜로 구미가 확 당기는 이야기인데요.
고양이 회합이라! 그것도 춘님을 노려보는 고양이들이라!!
아아, 제가 있었으면 엿들었을 텐데!! 상상이 모락모락 피어올라요.
잠 못 잘 것 같아요, 나!

라로 2007-08-27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라딘뿐 아니라 제 주위에도 보면 고양이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전 고양이가 사실 무서워요.
아마 그 당당하게 쳐다보는 눈빛 때문인가?????ㅎㅎ

네꼬 2007-08-27 19:06   좋아요 0 | URL
저도 전엔 좀 무서웠어요. (사실은 지금도 약간. 바보 네꼬.) 그런데 알고 보면 그렇게 무서운 동물은 아니더라고요. 절 보세요. 제가 어디가....?

에디 2007-08-27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제 서점에서 이 책을 조금 들쳐봤어요. (사지는 않았어요. 왜냐면 네꼬님께 빌려보려고. -_-; ) 오래보진 못했지만, 정말 권윤주씨의 글 처럼 "작은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는데- : )

마음에 드셨길 바래요!


네꼬 2007-08-28 14:20   좋아요 0 | URL
얼마든지 빌려드리지요. 하하핫.
: )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려요. 고양이들의 심장도, 제 심장도.
아주 두근두근했답니다. 마음에 들다마다요!

비로그인 2007-08-28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궁금했는데, 네꼬님 서평 보며 쪼매 풀렸습니다.
서평 잘 읽고 갑니다. ^^

네꼬 2007-08-28 14:20   좋아요 0 | URL
디드님, 반갑습니다.
: )
그러게 이 책에 아직 서평이 없었던 게 신기해요. 하지만 사진의 감동을 글로 적기란 참 어렵네요.

짱꿀라 2007-08-28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려진 도시의 고양이들은 얼마나 살기가 힘이 들까요. 인간과 동물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삶의 터전 그야말로 환상이 아닐까요. 사람들만 버적버적 대는 사회는 그저 악한 기운만이 남는 법이죠. 네꼬님께서 적어 놓으신 문구 '인간과 동물의 공존'이라는 말이 오늘 아침 참 마음에 와 닿습니다. 선물해주신 주이님도 참 마음이 고우십니다. 행복하소서.^^

네꼬 2007-08-28 14:22   좋아요 0 | URL
정말 환상일까요? -_-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완벽하게 어울려 평화롭게 살기야 어렵더라도 우리가 같이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마땅한 것 같아요. 에휴, 쓰레기 분리 수거라도 잘 해야 하는데.. 엉뚱한 결론. 하지만 제 맘 아시죠? ^^ 언제나 언제나 행복하소서. : )

마노아 2007-08-2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표 사랑스러운 리뷰! 고양이를 볼 때마다 네꼬님이 떠올라요. ^^

네꼬 2007-08-30 08:23   좋아요 0 | URL
저는 그림책, 놀이기구, 트럼프, (물론) 이승환, 만화책 등등을 볼 때마다 마노아님이 떠올라요. 나 리뷰에 자꾸 딴소리 쓰는데, 마노아님처럼 책이 훤히 보이는 그런 리뷰, 어떻게 하면 쓸 수 있어요? (진심으로 부럽습니다.)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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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 인터뷰'에 출연한 황석영 선생은, 작가가 정치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말하는 것을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있다는 PD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아주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자기가 몸 담고 있는 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작가로서의 직업 윤리"라는 내용이었는데, 역시 중견 작가의 배포인가, 여하간에 그 당당한 모습은 멋져 보였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데는 그 인터뷰의 힘이 컸다.

바리의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은 단숨에 이루어졌다. 짧지만 힘있는 문장, 정연하게 정리된 문단, 소설 속의 인물들이 내 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는 대화 등, 작가의 역량에 새삼 놀랐다. 바리가 컨테이너에 실려 밀항하는 장면에서는 나까지 처참한 기분이 들었고, 딸을 잃기 전 "그날따라 이불이며... 얼마나 더러워졌는지 발견했다"하는 대목쯤에서는 나 역시 그녀의 불행을 예감하고 심장이 두근거렸다. 무엇보다도, 탈북 소녀 바리가 중국을 거쳐 영국까지 건너가는 여정은 개인의 삶이 세계사와 어떻게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국의 장편 소설들이 사회에 경도되어 개인의 삶을 너무 등지고 있다고 여겨온 내 생각은 여기서 바로잡혔다. 그래, 소설이 관심을 갖는 사회는, 개인이 살고 있는 사회다.) 현실의 전쟁과 지옥도는 작가의 손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그림으로 완성된다.

바리가 서사무가 속의 바리데기처럼 산 자와 죽은 자를 위로하는 여신인 것은, 그녀가 여행길에 만난 피투성이의 영혼들을 위해 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이의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실감하고, 그 고통의 의미를 알기 위해 온몸으로 함께 괴로워하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그녀가 찾는 생명수는 그녀가 다른 사람을 위해 흘리는 눈물이라고 생각했다.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이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내가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닦으면서 걷다가 돌아보니 알리도 울고 있었다." 전쟁과 기아의 고통으로 얼룩진 세계를 바로잡은 일은 요원해보인다. 한두 사람이, 한두 나라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물론 아니다. 우리는 거기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같이 울어주는 데서.

문학계에서 '장편소설의 위기'를 걱정하는 소릴 들었다. 호흡이 짧아 장편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그게 부흥운동으로 되나? 예술에도 자연도태가 있는 법이지, 하고 냉소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니 여타의 예술을 가능하게 하는 이야기의 힘, 장편의 힘을 믿게 된다. 책장을 덮은 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내내 감동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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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7-08-09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인적으로 황석영 작가님을 참 좋아하고 이 책도 여기저기 좋은 평을 많이 읽었는데, 마케팅이 너무 요란했어요 -_-; 그러니까 책이 어쩐지 싸구려 소설 같이 느껴져서 손이 안 가더라구요. 아무래도 시간이 좀 지나야 읽어볼 것 같네요.

비로그인 2007-08-09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작가의 이름을 보는 경우도 많지요.
제목만 들었을때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황석영이라니 반전되는 상황이요.
리뷰 잘 읽었어요.

네꼬 2007-08-09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좌회전님.
(매번 이렇게 부르는데, 턴레프트님보다 이게 좋아서... 괜찮으시죠? ^^)
아, 마케팅이 그랬던가요? (저도 광고가 싫어서 안 사는 제품이 간혹 있으니, 그 심정 압니다만. ㅋㅋ) 널리 알리고픈 마음에 그랬던 게 아닐까요? -_- 하지만 아무튼 작품은 좋으니 나중에라도 꼭 읽어 보세요. 저는 참 좋았습니다.

민서님.
저도 제목은 좀 의아했어요. 혹 억지스럽게 갖다 붙이면 어떡하나 걱정도 약간. 그런데 역시 굉장한 소설가구나, 싶어요.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 이음새들이란!

마노아 2007-08-10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울어주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말에 희망을 봅니다. 저도 네꼬님과 같이 울래요.

2007-08-10 07: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7-08-1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때로는 같이 울어주는 게 어디 비할 수 없는 힘이 되기도 하지요. 저는 같이 울어주는 마노아님 덕분에 웃습니다. : )

비밀님.
흠--- 믿어줄까요 말까요? ㅋㅋ (휴-- 그래서 그랬다니 다행이다. 난 또!)

2007-08-10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7-08-10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아직 못읽었지만 네꼬님 리뷰에 추천^^

네꼬 2007-08-10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님.
말씀 드린 대로예요. ㅠ_ㅠ 정말 사람들에겐 다양한 관점이 있는 걸까요?

혜경님.
앗, 감사합니다. ^^ 언제 기회되면 책도 꼭 보시어요. : )

라로 2007-08-10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읽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첫째 제목이 그랬고
둘째 마케팅이 요란하다보니 제목에 대한 반감에 가 되서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은 다 님처럼 역시!라는 말을 하더군요.
리뷰 감사합니다.

네꼬 2007-08-11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비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도 나비님 서재를 들락거렸는데 ^^ )
황석영 선생이 살짝 무서워질 정도였어요. 아니, 헛것을 보는 바리의 묘사가 얼마나 실감나는지요. 개인적으로는 오래간만에 몰입이 되었던 소설입니다. 자자 외적인 것들은 모두 잊으시고--

2007-08-11 15: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1 17: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07-08-11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이 소설을 읽어볼까 어절까 고민했는데 (저도 제목에서 걸려서요..) 네꼬님 리뷰를 보니 보고싶어 졌어요.

네꼬 2007-08-11 17:58   좋아요 0 | URL
저도 제목이 좀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인데, 읽고 보면 딱 맞는 제목이긴 해요. 보세요 보세요.(부채질~)

2007-08-11 17: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8-11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꿀라 2007-08-1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저는 바리데기 소설이 잘 눈에 들어오지 않네요. 아마 작가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아요. 옆지기가 책을 사서 다 읽고 읽어보라 서재실 한켠에 놨두었는데 잘 눈이 가질 않습니다. 근데 네꼬님 리뷰 읽어보니 읽어볼까 하네요. 뜨거운 여름 잘지내고 계시죠.

산사춘 2007-08-14 0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오래된 정원 읽고 좀 그래서 쉬고 있었는데,
네꼬님이 이리 써주시면 읽을 테야요. 아자!

네꼬 2007-08-14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저도 몇 개 단편밖에 읽은 게 없어서 그간은 잘 몰랐어요. 뭔가 '이야기'가 읽고 싶다 생각해 시도한 건데 그러기엔 참 좋았습니다. 근데... 엉뚱한 얘기지만... 부러워요. 옆지기님이 사서 읽은 책, 좀 읽어보라고 서재에 둔다.... 멋져요. (쓰고 나니 정말 엉뚱한 소릴..)

산사춘님.
전 작년에 "오래된 정원" 영화에 뜨악. 어찌나 클리셰가 넘쳐나는지. 최악의 대사 : "너답지 않아" "나다운 게 뭔데?" -_- 하지만 이런 대사도 있었죠. : "(시가) 아주 의젓하네" 그후로는 "의젓하다"는 단어를 즐겨 쓰는 네꼬라 한다. 춘님 흉내.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