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세권의 책을 걷기 좋은 5월에 읽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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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를 신고 어슬렁 어슬렁'과 '도쿄산보'는 일본의 노신사와 프랑스의 젊은 만화가가 세대차이, 국적차이를 두고 도쿄 일상을 담고 있고, '다니구치지로 산책'은 도쿄가 아니더라도 동네 산책에 관한 만화다보니 묘하게 겹쳐 함께 읽기 좋았던것 같아요.
최근에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지만 그래도 아침 저녁 선선해서 산책하기 좋은 날이예요. 요며칠 속이 좋지 않아 밤산책을 창포원으로 갔는데, 맑은 하늘의 별들과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를 들으니 참 좋더군요. 녹음을 했는데, 알라딘 페이퍼에는 소리파일을 올릴수가 없어 무척 아쉽네요. 더운날 들으면 완전 청량가 있어서 좋던데...^^


노신사의 산보 준비. ^^
무척 잘 차려입고 산책가시네요. 절대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닐 복장은 아닌것 같아요. ㅎㅎ

신랑과 도련님은 둘레길을 혼자 걸을때면 주변을 살피지 않고 운동의 목적으로 그냥 빠른 속도로 걸어요. 그나마 제가 함께 합류하면 제 보폭에 맞춰, 제 수다에 주변을 돌아보며 꽃이름과 새들을 구경한대요.^^ 건강 때문에 시작한 걷기 운동이지만, 가끔은 운동 목적이 아닌 사색의 목적으로 산책을 하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평소 보지 못했던 자연의 모습들을 볼때면 놀랍고, 감탄하고 감동을 받게 되거든요.

책 뒷편에는 책속에 소개된 길에 관한 지도와 사진이 함께 수록되어있어요. 아마도 저 길을 따라 어슬렁 어슬렁 산책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도쿄산보에 수록된 지도들..
상당히 정교하게 그려진것 같아요. 이 지도는 전체지도고, 부분 지도도 함께 그려져있어요.
정말 이런 그림들을 보면 손재주 있는 분들이 부럽다니깐요.^^


자신이 살고 있는 주변 건물을 사진처럼 잘 그렸어요. 그리고 소소하게 설명된 글들.
그중 '귀여운 할머니 할아버지 커플이 왜 딸의 아기를 돌봐주고 있는지' 잘 모르는 프랑스 젊은이를 보며 문화적 차이를 느꼈답니다. 왜 모를까? ^^

정말 있을법한 할아버지...

맛있어 보이는 야키소바

작가의 익살맞은 캐릭터

실제 사진과 가장 비슷하게 나오는 그림. 익살스러운 캐릭터와 다르게 멋진 청년이더군요.
실제 저자가 직접 산책을 하며 그렸다고 하지요. 물론 책속의 인물의 성격은 허구이지만 주변 상황들은 경험에 의한 그림이다보니 더 공감이 되는것 같습니다.

버스를 타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을 만날때 주저 없이 벨을 누르고 주변을 산책하는 주인공을 보며 함께 자유를 느끼게 되는것 같아요. 분명 버스를 탈때는 목적이 있어서 탔을텐데, 목적지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일인것 같아요.
예전에 저도 프라하에서 이렇게 발길이 가는대로 전차를 타고 돌아다녀보았지만, 그때는 그냥 전차를 타고 마음에 드는 곳에 내리려는 목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것 같아요.^^ 한국에 오니 참 안되더군요. 언젠가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 장소를 발견하면 주저없이 벨을 눌러보겠어요.

어른이 되어서 비를 우산없이 즐기며 맞아본적은 딱한번~~ 술취해서.. -.-;;
그나마 그일이 인연이 되어 지금의 신랑이 제 옆에 있게 되었지요. ㅋㅋ

가끔 직장생활하시는 분들 이런 유혹을 느낄거예요. 그나마 한정거전에 내래서 산책을 하며 회사로 가면 다행이지만... 우리의 주인공은 이날 땡땡이 칩니다. ㅋㅋ

살랑 살랑 바람이 부는 밤산책 참 좋아요.
오랜만에 신랑과 밤산책 하며 '좋다~~'를 연발했네요.
집근처에 이렇게 많은 개구리와 맹꽁이 소리를 들을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곧 있으면 매미 소리도 들리겠지요.

귀여운 닥스훈트라 찍었어요.
저의 산책 코스중에 한곳도 닥스훈트를 키우는 집이 있어요. 4~5마리들이 처음에는 엄청 짖다가 가까이 가서 인사하면 꼬리치면 참 귀여워요. 마당에 사는 아이들을 보니 참 발랄하고 좋아보이더군요.

나무에 걸린 비행기를 아이들에게 돌려주다가 그대로 주저 앉은 주인공.
맨발에 편하게 나무 위에 올라 마을 전경을 바라보는 모습도 참 멋지네요.

벚꽃침대도 참 멋졌어요. 흐트러지게 진 벚꽃잎들을 침대 삼아 푸른 하늘을 보며 잠이 들다니 참 낭만적지요.
책 속 별도 에피소드인 '달밤'을 읽고 나니 '산시로'를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책과 상관없어 보이는 영화 '안경'이지만, '오늘 영화를 보니 산책' 자체가 슬로우 라이프를 지향하다보니 영화 '안경'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책을 하며 주변 환경과 함께 젖어들기 한번 해보세요. 지친 하루에 큰 힐링이 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