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만화를 안 읽게 될지 모르겠어요. 만화는 어릴때만 좋아하는줄 알았는데, 제 나이가 되도 계속 만화를 찾게 되네요. 최근에 아직 완결이 되지 않은 만화 2편을 읽었어요. 둘다 너무 너무 재미있는데, 스타일은 완전 극과 극이예요. 한편은 완전 봄바람 불듯히 살랑 살랑 힐링이 되는 만화인 반면 다른 한편은 폭우로 진흙탕을 뒤집어 쓴듯한 불쾌함으로 폭력적인데도 코믹스러움이 있는 만화라 좋았어요.


우미노 치카 지음 / 시리얼(학산문화사) / 2018년 1월


'우미노 치카'는 '허니와 클로버'를 통해 알게 된 작가예요. 첫 작품을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게 봐서 '3월의 라이온'은 그냥 믿고 구입하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만약 '우미노 치카'의 작품이 아니었더라면, 제가 장기 기사에 관한 만화를 읽었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역시나 기대했던만큼 그림 스타일도 마음에 들고 이야기도 감동적이고 좋아요. 그래서인지 연장선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초반에는 혹시나하는 마음에 처음에는 한권씩 읽어보면서 구입하려 했는데, 1권 읽자마자 구입하지 않은 다른 책들도 구입해서 바로 읽었어요. 솔직히 장기와 체스를 기본으로 둘줄 알아서 괜찮을거라 생각했는데, 장기에 이렇게 많은 '수'와 이야기가 있는줄 처음 알았네요.^^ 장기 자체 이야기는 확실히 장기를 아는 분들이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지만, 잘 몰라도 큰 흐름에는 영향이 없어서 괜찮았습니다.




'3월의 라이온'이 좋았던 여러가지 이유중에 하나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인것 같아요.(사람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은 어찌나 귀여운지...) 주인공인 레이는 장기에 천재이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과 어린 시절의 상처를 가지고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던 소년이예요. 그런 레이가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아카리, 히나타, 모모 세 자매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게 됩니다. 그리고 히나타 역시 왕따 문제를 혼자 앓지 않고 가족에게 알릴수 있었던것은 자신을 믿고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예요. 히나타는 용기를 내고 교실내 왕따 문제를 정면으로 받아들일수 있었고, 그런 히나타를 통해 레이도 어릴적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그리고 히나타의 매력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게 됩니다.^^


초반 어두었던 레이는 주변에 떠밀려서 장기 기사가 된것 같았는데, 아카리, 히나타, 모모 세 자매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감과 사랑(?)도 얻게 되는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기기사인 레이의 행동을 보면 예전에 바둑기사역을 맡았던 박보검이 살짝 떠올려지기도 했습니다. 레이의 사랑외에도 항상 가족만 챙기던 아카리에게도 좋은 인연이 다가오게 되는데, 저는 둘다 마음에 들어서 과연 어떤 사람이 아카리의 마음을 쟁취하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어쩜 이 만화를 가장 사랑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것은 만화속에 나오는 요리 때문인것 같아요. 아카리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보면 절로 마음이 따뜻해지는데, 만들어진 음식 속에 가족을 염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서인것 같아요. 그런 마음이 레이에게 그리고 읽는 저에게도 전해지면서 힐링이 되는것 같습니다. '허니와 클로버'에서도 느꼈던 그런 따스함이 '3월의 라이온'에서도 전해지는것을 보면 왠지 이런 만화를 그린 만화가도 참 따뜻한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니와 클러버'는 10권에 완결되었는데, '3월의 라이온'은 아직 완결되지 않았어요. 완결이 기다리져면서도 20편정도는 더 그려주길 바라는 마음이 상반된 마음이 들어요. 그러니깐 20권까지 긴 내용을 바라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빨리 다음편을 만나고 싶어요. 완전 힐링 만화예요.
하야시다 규 지음 / 시공사 / 2010년 10월
어째서 이 책을 만나게 된지 기억에도 없어요. 처음 1,2권 구입하고 계속 읽을지 판단하려 했고, 큰 기대없이 그냥 코믹 판타지라 생각하고 1권을 읽었는데, 첫장면만 보고 제 스타일이라는것을 알았습니다. ^^;;

'도로헤도로'를 읽기전에 제가 알고 있던 마법사의 세계는 신비롭과 판타지적인 면이 많았어요. 그리고 착한 마법사와 나쁜 마법사가 대결하는 구도였는데, '도로헤도로'의 세계는 마법사가 인간의 입장에서 볼때 굉장히 사악한 존재랍니다. 인간을 마법의 연습용 대상으로만 보고, 신체 변형을 하는데 솔직히 그럼 연습을 하고 되돌릴 생각은 왜 안하는지 궁금하더군요. 폭력성이 강해서 '헉'하고 놀라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에 자꾸 빠져들어요. 당연 주인공이니깐 주인공편에서 생각하려해도, 유머(악취미이지만)스러운 악당을 보면 약간 마음이 흔들려요. 진짜 누가 악이고 누가 선인지 모르기 때문에 이러다가 주인공에게 뒷통수 맞을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주인공 카이만은 자신이 어째서 도마뱀 머리를 하고, 마법이 통하지 않는지 궁금해하며 인간세계로 오는 마법사를 처치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쫒는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예요. 처음에는 엔과 함께 있는 마법사들의 마법이 역겹게 느껴졌는데, 읽을수록 그들까지 매력적으로 느끼게 하니 진짜 이 만화의 엔딩이 점점 궁금해집니다. 카이만 일행은 인간 세계 '홀'에서 마법사가 오기만을 기다리다가, 결국 마법의 세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마법사들이 악마와 계약을 맺는 존재이니, 당연히 악한 세계라는 생각을 하게 됬어요. 하지만 마법 세계가 인간과 엮이지 않으면, 인간 세계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그들도 마법의 능력에 따라 계급차이가 있고, 힘이 있는 자 중에는 약한 자를 괴롭히는 자들도 있지만, 또 그 힘으로 약한자를 도와주는 마법사들도 있으니깐요. 그동안 카이만 곁에서 인간인척하고 숨어지내던 니카이도의 정체가 드러납니다. 엔이 찾던 시간 마법을 하는 마법사일수도 있지만, 카이만이 도마뱀이 되기전에도 인연이 있던 인물인것 같아요.


읽고보니 꽤 19금스러운 잔인한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코믹스러움도 있어서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아마도 퇴폐적이면서도 고어적인것이 '도로헤도로'스러움 자체이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서인지 폭력성에 혀를 내두를지경인데 '도로헤도로'가 19금이 아닌게 더 신기해요. 요즘 이보다 강한것들이 많아진것은지 제가 청소년들을 너무 어리게 생각하는건지 몰라도 만화를 볼때마다 깜짝 놀라는 장면들이 나올때면 조금 걱정이 되긴합니다. 그런점 빼고는 독특한 소재는 재미있어요.


초기에는 세계관이나 캐릭터등 불친절하게 이야기가 시작되서 정신이 없지만, 어느 정도 캐릭터들이 자리를 잡게 되면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요. 특히 SF 판타지 그리고 고어 좋아하는분들에게 강추추입니다. 그리고 악과 선이 구분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누가 악인지 누가 선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인간입장에서 마법사는 모두 나쁘다 생각했는데, 마법사들의 세계에서도 서로 힘으로 지배하고 특히 악마와의 계약을 보면 가끔은 '도로헤도로'가 좀 불경한 느낌도 있어요. 과연 작가는 어떤 엔딩을 위해 이런 장치들을 했는지... 그동안 '엔'이 나쁜 마법사라 생각했는데, 그만 죽어버려서 진짜 나쁜 마법사인가?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직 카이만의 정체도 정확히 잘 모르겠어요. 방대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이제는 그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수습해야할때가 다가온것 같습니다. 그래도 독특한 소재와 흥미로운 궁금증을 인해 완결까지는 계속 읽을것 같습니다.

살짝 이토준지가 생각났던 장면.
인상적인 장면들은 많았지만, 차마 찍을수 없었던 장면들도 많았던 '도로헤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