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가쿠타 미츠요.이노우에 아레노.모리 에토 지음, 임희선 옮김 / 시드페이퍼 / 2011년 9월
4명의 작가중에 에쿠니 가오리의 이름만 알았지만, 책을 다 읽었을때는 그녀의 글이 제 순위의 마지막이었어요. 물론 그녀의 글도 좋았지만, 그녀보다 앞선 글들에 혼이 나가서...^^
책을 읽는 동안 진짜 유럽작가의 글처럼 그들의 음식 문화를 이해하고 자신의 것처럼 글을 써서 일본 작가들의 글이라는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좋았답니다. 글을 읽는동안 제가 먹어본 맛을 떠올리기도 하고, 먹어보지 못한 맛들은 상상하며 읽었습니다.
가끔씩 특별한 맛이 그리울때가 있지만, 매일은 익숙한 맛에 길들여지고 어느 순간 그 맛이 그리울때가 있어요.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책 속의 음식 이야기가 그랬답니다. 제게 특별했던 음식들이 그들에게는 익숙하고 친숙한 맛이겠구나.... 하긴, 외국에 있을때는 지금의 익숙한 한국의 맛이 무척 그리울때가 있었어요. 그래서 한국에 오는 가족들에게 부탁했던 음식과 재료들이 생각나네요.
텍사스에서는 비싸지만 사먹을수 있었던 깻잎이 프라하에는 사먹을수가 없었어요. 마당이 있는 집은 깻잎을 직접 키우시는 분도 있었고, 친하게 지내던 언니의 어머니께서 오실때 깻잎 한박스를 사가지고 오셔서 나눠주시던 기억이 나요. 신선한 깻잎을 오랜만에 받아들고, 닭가슴살을 삶아 잘게 찢어서 깻잎넣고 메밀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답니다. 깻잎이 주는 독특한 향이 비빔국수와 너무 잘 맞아서 맛있게 먹었었지요. 그리고 동생은 깻잎 캔을 가지고 와서 함께 먹으면서 한국에서는 먹지 않았는데, 프라하에서 먹으니 맛난다고... 한국 돌아와서 사먹었더니 맛없더라 지금도 말해요.^^
이런 저런 음식에 관한 추억들은 한보따리 풀어도 계속 할수 있을것 같아요. ㅎㅎ
그렇게 진저리 치도록 싫었던 음식이 어느 순간 좋아질수도 있고...
그렇게 떠나고 싶어서 멀리 떠나왔지만, 어느 순간 다시 돌아가게 되는것이
내가 평생을 함께 같은 음식을 먹고 지냈던 가족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고, 앞으로 평생을 함께 같은 음식을 먹을 나의 가족이 되어줄 든든한 반려자가 있다는것이 참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4편의 글들이 모두 좋았어요. 처음에는 '신의 정원'이 가장 좋았었는데, 책을 다 읽고 계속 생각나는것은 '블레누아'였어요. 최근에 메밀꽃하면 '도깨비'가 떠올랐었는데, 지금은 '블레누아'가 떠오를만큼...^^ 하얀색 메밀꽃을 보며 눈물 흘리는 주인공을 자꾸 자꾸 생각하면 마음이 저릿해요. 우연히 만나게 된 책이었는데, 제게 큰 기쁨을 주어서 행복했습니다.
이럴 때면 정말 그런 생각이 든다고 게스트하우스의 주인이 말했다. 그러니까 이런 일이 일어난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고향의 맛을 즐기고 출발한 그룹 중 몇몇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아, 그렇구나. 그래서 그 사람은 그토록 열성적으로 요리할 사람을 찾아 다니는 것이구나. 길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그리운 고향의 맛을 맛보게 해주려고 그러는구나.
-신의 정원 중에서 -
저녁을 먹으러 나갈 무렵에는 바람이 쉬원해져 있었다. 레스토랑은 높은 언덕 위에 서 있는데, 외관부터가 고적하니 우아하고, 어스름하게 노을이 지는 여름밤 속으로 유혹하는 듯한 등불이 창문을 통해 비쳐 나오고 있었다.
=> 이 문장을 읽는 순간 그냥 가슴이 뛰었어요. 글 속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내 머리속에 떠올랐기 때문에...
킨포크 매거진 지음, 김미란 옮김 / 디자인이음 / 2014년 8월
킨 포크 매거진을 좋아하지만, 매번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예요. 가끔씩 머리 식할때 생각나면 이런류의 매거진(킨포크 이후로 감성 매거진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매거진이 출간되었지요. 그중 시리얼도 마음에 들었습니다.)을 읽게 됩니다.
'치즈랑 소금이랑'을 읽다보니 자연스레 킨포크 매거진중 일본음식과 문화를 다른 8번째 책자를 읽게 된것 같아요. 일본은 우리나라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이며 불편한 관계이지만 매력적인 나라임은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무척 단아하면서도 소박하지만 뚝심있는 그들의 문화를 보며 좋은점은 취하고, 나쁜점은 버릴수 있는 현명한 사람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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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식재료하면 떠오르는 와사비. 와사비가 어떻게 키워지는지 살펴보는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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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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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마카롱 사이의 꽃이 처음에는 진짜 벚꽃으로 생각하고 읽었는데, 나중에 종이로 벚꽃만들기를 읽고 다시 돌아보니 종이 꽃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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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지지 않는 벚꽃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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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의 콤포트 푸드에 '날달걀'을 꼽아서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일본 음식에 정말 날달걀이 많이 나오던데, 직접 날계란을 먹어보면 한국보다 신선하다는 느낌이 든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파리의 부엌'을 읽으니 프랑스인들도 날계란을 그렇게 좋아한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데이비드 리보비츠 지음, 유나영 옮김, 김형석 감수 / 벤치워머스 / 2016년 8월
미국인이 프랑스 요리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무척 도전적일것 같아요. 미식의 대명사인 프랑스 요리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의 미국음식과 비교 자체가 프랑스인들에게 모욕으로 느껴질거니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비드 리보비츠는 그런 걱정어린 시선을 이겨내고 프랑스에서 인정 받은 요리사가 되어 멋진 요리책을 만들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프랑스인들은 점점 패스트 음식에 길들여져가고 미국인들은 로컬푸드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서로의 처지가 변화되는것 같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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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레시피만 담긴 요리책이 아닌 책 그의 이야기와 함께 레시피가 소개 되었다는 점이예요. 초반에 미국에서도 인정받는 곳에서 요리를 했던 그가 어떻게 프랑스에서 자리 잡고, 요리를 다시 배우기 시작한것에 대한 글이 있어서 좋았어요. 고집불통스러운 프랑스인이지만, 그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며 먹다보면 그들과 동화되어 가는 과정이 보여서 그런것 같습니다.
(절구와 절굿공이를 사기 위한 바디랭귀지는 몹쓸 행동임을 이야기할때는 웃겼습니다.^^)
그리고 레시피대로 그대로 따라하라는것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테크닉과 오감등을 이용해 자신의 맛을 추구하라는것에 동감했습니다. 요리책을 자주 찾아 보는 편이라, 겹치는 요리들을 많이 보여서 새로운 요리들을 만들때면 반가운것 같아요. 되도록 만드는 과정들을 살펴보면서 그대로 따라하려하지만, 어느정도의 맛은 제 입맛에 맞게 조절합니다.
프렌치 요리를 좋아하지만, 저는 적은 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한 요리보다는 투박하지만 본연의 맛을 낸 쪽을 더 선호해요. 초밥에서도 역시 소스가 많이 올려진쪽보다는 재료 그대로 올리고 약간의 곁들임 향채정도 있는것이 더 좋답니다. 점점 담백하고 재료 본연의 맛이 더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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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부엌은 글, 음식 게다가 목차도 멋집니다. 각 장마다 멋진 목차가 기다리고 있어요.^^
가끔은 여행에세이가 아니더라도 이런 요리책을 만나면 그 요리가 먹고 싶어서 그곳으로 여행을 가고 싶게 하는것 같아요. 아~~ 프랑스 여행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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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범죄에 가까운 사진이었어요. 항상 양파스프는 작은 양만 먹고 아쉬웠는데, 저렇게 먹는것은 반칙이예요... 흑흑... 이 사진보면서 진짜 침이 꼴딱꼴딱.. 저기에 맛있는 와인이 곁들여지면 더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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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에서 나왔던 메밀 크래프는 실제로는 갈레트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하다는것을 알았습니다. 갈레틀르 보면 우리나라의 메밀 전병이 떠올라요. 메밀은 한국과 일본만 먹을줄 알았는데, 프랑스에서도 메밀을 이용해 요리를 한다는것이 신기했습니다. 같은 재료를 만나면 비슷한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그 문화에 맞는 요리가 만들어지기도 하지요.
한국에 있을때는 크레페하면 달콤한 디저트라고 생각했는데, 프라하에서 크레페 전문점을 알게 되면서 크레페가 짭쪼름한 맛을 내는것은 식사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음식을 알면 그 나라의 문화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어 친근해지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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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파괴~~ 프랑스인조차도 와인에 얼음을???하지만, 실제 프랑스의 프로방스 사람들은 로제 와인을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신다고 합니다. 더운 날에 딱 맞는 그러니깐 로제와인은 와인이 아니라 음료로 편안하게 마실수 있다는것을 알려줍니다.저도 무더운 여름 로제와인에 얼음동동 띄워서 마셔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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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요리가 양이 적다가 투덜거린적이 있는데, 과식이 아닌 맛의 규형을 맞춰 큰 즐거움을 누리기 위한 것이라는것을 알면서 이제는 투덜거리는거 그만해야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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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 포크를 읽으면서 날 달걀은 일본인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인들도 만만치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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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 케잌은 그리 좋아하지 않은데, '파리의 부엌'의 초코는 마구 땡깁니다. 소스까지 싹싹 긁어 먹을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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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도 완벽해~~ 버섯까지 재현한 크리스마스 케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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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요리에 치즈는 빼놓을수 없지요. 저도 처음에는 체다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정도 먹었는데 이제는 블루치즈처럼 독특한 향과 풍미가 있는 치즈를 더 선호해요. 단지 살이 찔까 조심할뿐...
그냥 요리책정도로 알고 살펴만 보려다가, 책이 너무 재미있고, 맛있어 보여서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었어요. 이런 요리 누가 만들어주지 않나??? ㅋㅋ
아래는 제가 만들어 보고 요리 몇가지를 찍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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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스쿠스를 보면 자꾸 곡물의 한 종류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파스타의 한 종류로 확실히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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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 아닌것처럼 멋진 파리의 풍경들도 볼수 있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