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책도둑'이라는 제목에 묘하게 끌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 역시 제목에 끌려 이 책을 구입하게 되었으니깐요. 솔직히 이 책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인지도 몰랐어요. ^^;; 구입하고 나서 '홀로코스트'에 관한 책이라는 것을 알고 어딘지 무겁고 우울할것 같아 약간 방치했습니다.... ㅠ.ㅠ
그러다가 신랑이 '책도둑'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어서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소설을 먼저 읽으면 좋을것 같아서 읽기 시작했어요. 초반에는 스티븐 킹의 'It'과 같이 읽고 있어서 그쪽으로 치중하다보니 속도를 내서 읽지는 못했어요. 스티븐킹의 'It'은 빨리 읽고 엔딩을 알아내고 싶은 책이라면, 'The Book Thief'는 천천히 곱씹으면서 읽고 싶은 책이었거든요.
2차 세계대전과 홀로코스트처럼 무거운 주제를 담고, 게다가 화자가 'Death'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제가 예상했던 무거운 느낌이 아닌 따뜻한 느낌이라서 좋았어요. 그래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가 떠올랐어요. 슬프면서도 행복하고, 행복하면서도 슬픈...
이야기 진행방식이 마음에 들었어요. 인간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객관적으로 평가를 하는 Death라는 화자 때문에 초반에는 무뚝뚝하고 냉소적이게 느껴졌는데, 리젤을 통해 인간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며 서서히 감정(?)의 변화를 느끼는 Death가 마지막에 'I am haunted by humans.'(인간에게 홀렸다...라고 해야하나? ^^;;)이라는 말로 마무리할때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정말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들이 사는데, 같은 인간인데도 어떤 사람은 한없이 악하게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한 없이 착하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악하기하고 착하기도 하며 살아가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그동안 홀로코스트를 다룬 책들을 읽을때는 유태인의 시각에서 읽은것이 많았던것 같아요. 그런데 '책도둑'은 평화롭고 평범한 독일의 도시에서 나라의 정세에 따라 독일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는것이 좋았던것 같아요.
책을 끝내고 그 여운을 곱씹으면서, 영화를 찾아보았답니다.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은 분들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요. 저는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봐서인지, 솔직히 영화보다 책이 훨씬 좋았답니다. 책을 읽을때는 웃고, 울어던 부분들이 영화에서는 못 느꼈기 때문인것 같아요. 책의 여운이 너무 강해서 영화를 자꾸 책과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특히 제가 좋았던 부분들이 삭제되고, 영화적인 기법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인물들이 재해석되면서 책에서는 군더더기 없게 느껴졌던 부분들이 영화에서는 좀 질척거리는 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만약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었더라면, 또 다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는 어쩜 책 초반이 좀 지루하다고 이야기했을지도.... 하지만 책은 마지막 최고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 초반에 물밑작업을 수없이 해두었던것 같아요. 암튼, 영화가 별로인것은 아닌데(영화만 따로 보았다면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수도), 저는 영화보다는 책이 훨씬 좋았어요.
특히 책과 영화가 달랐던 부분중에, 맥스가 영화에서는 리젤에게 노트를 만들어 준 부분인데, 실제 리젤에게 노트를 준 사람은 다른 사람이랍니다. 맥스는 리젤에게 빈 노트를 준것이 아니라 그 노트에 자신과 리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선물했거든요. 제가 좋아하했던 부분인데 아무래도 영화에서 정해진 시간에 표현하기 힘들었던것 같아요.
맥스가 히틀러의 자서전을 다룬 책을 페인트로 지워, 리젤에게 그림책을 만들어주었는데 책속의 삽화도 마치 밑에 글이 있는 상태에서 페이트를 질한 느낌을 잘 살린것 같아요. 그리고 책이 누가 만드냐에 따라 나쁜 책이 될수도 있고 좋은 책이 될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첫 그림책에서 좀 더 발전해 맥스가 리젤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참 아름다웠어요. 리젤에게 큰 용기를 준 책이기도 하지요.
만약 제가 책을 읽고, 기억이 희미해질쯤 영화를 봤더라면 조금 달랐을수도 있었지만 확실히 책내용을 하나 하나 기억하고 있을때 영화를 보니, 영화속으로 몰입하는데 살짝 방해가 되긴한것 같아요. 특히 리젤 아버지... 한스를 전 리암 닐슨쪽으로 상상을 해서... ㅎㅎ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분이라면, 책도 강추합니다. 초반에 몰입이 잘 안되었다는 분들도 많으신데,(저는 처음부터 좋았습니다만..^^) 조금 참고 이야기를 읽다보면 후반으로 갈수록 울림이 강한 책이라 다 읽고 나신후 마음 한켠이 아릿하면서도 따뜻한 감정을 담으실수 있으실거예요.
오디오북을 함께 들은것도 이 책을 즐겁게 읽게 해준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나레이터가 좀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생각했는데, 듣다보니 점차 나레이터에 익숙해지고, 화자가 '죽음'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무미건조했던 부분들이 잘 맞았던것 같아요. (물론, 계속 무미건조하게 읽지 않았어요. 나름 배역에 맞아 목소리도 바꾸기도 했답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귀엽게 들을정도였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독일이 배경이다보니 영어이지만 종종 사용하는 언어가 독일어인데, 책만 읽었다면 제가 제멋대로 읽었을텐데, 오디오북으로 들어서 독일어의 정확한 발음을 읽어주니 좋았어요. 이처럼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라든지, 작가가 만들어낸 언어, 내가 잘 모르는 발음등은 일일이 찾기 귀찮은데, 오디오북이 있으면 참 좋아요. 가끔은 뜻을 모르더라도 그 발음을 정확히 듣는것만으로 이야기가 좀 부드럽게 넘어가는것 같거든요. ^^
Please believe me when I tell you that I picked up each soul that day as if it were newly born. I even kissed a few wary, poisoned cheeks. I listened to their last, gasping cries. Their vanishing words. I watched their love visions and freed them from their fear.
They were French, they were Jews, and they were you.
The consequence of this is that I`m always finding humans at their best and worst. I see their ugly and their beauty, and I wonder how the same thing can be both. Still, they have one thing I envy. Humans, if nothing else, have the good sense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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